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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5화

“몰래 마당에서 몇 입만 먹으면 안 될까? 나 몸이 좋아서 두 입만 먹어선 괜찮을 거야. 그냥 맛만 본다니까. 작년 이맘때 난 매일 아이스크림을 두 개 먹었는걸.”

먹보로서 어떤 음식을 먹고 싶게 되면 정말 당장이라도 입에 넣고 싶은 마음이었다.

1분도 기다리지 못할 정도였다.

소정남은 말문이 막혔다.

아내를 사랑하는 그는 정말이지 아내의 부탁을 거절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주치의가 임신 중에는 될수록 차가운 음식을 먹지 말라고 했다.

“여보, 우리 아기 이름 아직 생각 안 했는데. 예쁜 이름 생각해 봤어?”

소정남은 화제를 돌려 먹보 아내의 주의를 분산시키려고 했다. 그러면 아이스크림를 잊을 수도 있으니까.

아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면 얼마든지 먹일 것이다.

하지만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이라면 거절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이름을 짓는 일은 아직 이르니까 거의 낳을 때가 돼서 다시 생각해도 늦지 않아. 게다가 아직 아들인지 딸인지도 모르잖아.”

“남자애 이름이랑 여자애 이름 다 하나씩 지으면 돼. 그러면 아들이든 딸이든 모두 이름을 갖게 되잖아.”

“내 주의 돌릴 생각 마. 여보, 세상에서 제일 좋은 남편분, 아이스크림 몇 입만 먹게 해줘.”

심효진은 바보가 아니다.

소정남이 화제를 돌린 것을 그녀는 알고 있다.

그녀는 다시 아이스크림에 대한 화제로 돌렸다.

소정남은 할 수 없이 말했다.

“...엄마가 나를 욕할 때 날 지켜줘야 해.”

“당연하지.”

“정말 몇 입만 먹는 거지?”

심효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정말 몇 입만.”

‘한입부터 아홉 입까지 다 몇 입에 속하니까.’

소정남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이따가 마당에 가서 10분 정도 걷다가 다시 아이스크림을 가지러 집에 돌아갈게. 걸으니 너무 더워서 먹고 싶어졌다고 할게.”

심효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만 있으면 상관없었다.

임신한 후 먹고 싶은 것이 떠오르기만 하면 한시도 참을 수 없었다.

임신하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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