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945화

Author: 고능비
전호영은 고빈을 힐끗 쳐다보며 물었다.

“고빈 씨에게 잘 보여서 저에게 무슨 좋은 점이 있죠? 형을 저에게 곱게 포장해서 주기라도 하나요? 만약 그렇다면 잘 보이도록 하죠.”

고빈은 입을 열었다.

“...제가 그렇게 도와주고 싶어도 감히 못 해요. 형이 저를 때려죽일 거예요. 호영 대표님이 몰라서 그러는데, 전 어렸을 때부터 형님의 괴롭힘 아래에서 자랐거든요. 제가 교양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모두 겉모습이에요, 허상이거든요. 형 말인데요, 엄청 폭력적이에요. 나중에 호영 대표님에게 폭행을 가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전호영도 지지 않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저도 폭력적인 경향이 있어서 말이에요. 싸움 잘하는 사람을 찾고 싶었던 참이에요. 앞으로 어떤 갈등이 있으면 누가 옳든 그르든 싸워서 지는 쪽이 바로 잘못한 거죠.”

고빈은 또다시 말문이 막혔다.

전호영의 두뇌는 그들과 다르게 회전하는 듯했다.

어이없어하는 고빈의 모습에 전호영은 웃으며 고빈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고빈 씨, 전 속지 않아요. 그러니 더 이상 거짓을 지어낼 필요 없고요. 당신 형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봤거든요.”

“알아본 건 다 거짓 정보예요. 우리 형은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인 데다가 언론 기자들이 주시하는 대상이라 만약 잘못 행동했다간 몰래카메라에 찍혀 보도될 수도 있잖아요. 우리 고씨 그룹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 봐 여태 잘 참아온 거예요.”

전호영은 웃으며 말했다.

“저도 들은 것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더욱 당신의 형에게 구애하고 싶네요. 그래야 천천히 현이 씨를 이해할 수 있죠. 이제 구애에 성공하여 함께 살게 되면 서로 더욱 잘 이해하게 되겠죠? 현이 씨가 어떤 사람이든 간에 일생의 시간을 들여 이해하도록 노력할 테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요.”

“...어떻게 이리도 안 먹히는 거지?”

고빈은 참지 못하고 투덜거렸다.

전호영도 속으로 비꼬았다.

‘현이 씨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 않고서야 어떻게 감히 행동할 수 있겠어?’

두 사람은 아래층에서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946화

    “저는 호영 대표님과 다툴 시간이 없습니다. 배고프면 앉아서 밥을 드시고 배가 고프지 않으면 꽃을 들고 이만 떠나세요.”“나한테 달라니까...”누나의 눈총을 받자 고빈은 또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전호영은 즉시 고현의 곁에 앉아 뻔뻔스럽게 말했다.“배고프니 현이 씨와 같이 밥을 먹을게요. 이 꽃다발은 무조건 받으라고 강요하지 않을게요. 앞으로 제가 강성에 있는 한 현이 씨가 제 꽃을 받아줄 때까지 전 매일 보낼 겁니다.”“한번 받아주면 더 이상 보내지 않을 건가요?”“아뇨, 받아주면 더더욱 많이 보내야죠.”고현은 못 들은 듯 침묵했다.집사가 주방에서 요리를 가져왔다.요리가 나온 후 집사는 술 두 병을 가져와 테이블에 올려놓으며 고현에게 말했다.“고현 도련님, 말하셨던 술 두 병입니다. 이따가 꼭 가지고 가세요.”“고마워요. 잘 담아줘요.”집사는 곧 봉투를 가져와 술 두 병을 담아놓았다.고현과 한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한 경험이 있는 전호영은 고현이 음식을 빨리 먹는다는 것을 알고 말을 많이 하지 않고 묵묵히 밥을 먹었다. 미래의 약혼녀 집 요리사의 요리 솜씨를 감상하며 개선이 필요한 곳을 생각하며 다음에 기회가 있을 때 그녀에게 한 수 자랑할 것을 계획했다.고현이 자기 요리 솜씨에 반해 고백을 들어줬으면 하는 속셈이었다.식사 후, 십여 분간 휴식한 고현은 바로 출발했다.전호영은 여전히 그녀를 따라다녔다.고현은 차에 오르기 전에 전호영에게 고개를 돌리고는 말했다.“호영 대표님, 저는 지금 연회에 참석하러 가야 하니 더 이상 따라오지 마세요.”예전부터 고현은 연회에 참석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의 신분으로 자주 각종 연회에 참여해야 했다.하지만 오늘 밤, 연회에 가기만을 기다리게 되었다.그녀는 연회에 참석하면 전호영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전호영은 강성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오늘 저녁 연회 초대장은 이미 보름 전에 사람들에게 보냈다.고현은 전호영에게 초대장이 없을 거로 생각했다.전호영은 손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947화

    고현 일행은 곧 고성 호텔에 도착했다.고성 호텔 입구에는 고현 전용 주차 석이 있다. 다른 사람은 그 주차 석들을 사용할 수 없다. 다른 손님들은 어떤 신분이든 상관없이 다 지하 주차장에 주차해야 했다.전호영은 고현의 덕에 호텔 입구에 주차할 수 있게 됐다.호텔 입구에는 미녀들이 적지 않게 있었다.하나같이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호화롭게 단장을 하고 호텔 입구에 서 있어 독특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었다.전호영이 차에서 내리자 미녀들이 우르르 달려왔다.‘이게 무슨 상황이지?’전호영은 자신을 향해오는 미녀들을 보면서 생각했다.‘강성의 미녀들을 건드린 적이 없는데?’“대표님.”“도련님.”그녀들이 입을 연 후에야 전호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를 향해 온 것이 아니라 미래의 와이프를 향해 온 것이었다.‘아니지, 그럼 이 사람들 다 내 라이벌이잖아?’전호영이 수를 세어보니 십여 명은 되였다.게다가 이건 단지 강성 상류사회의 명문 규수들일 뿐이고, 스타들과 유명한 모델들, 고씨 그룹의 비즈니스 파트너나 여직원 중에도 고현을 좋아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현도 결혼 전의 전태윤처럼 차가웠지만 여전히 많은 팬을 두고 있었다. 이 방면에서는 전태윤보다 훨씬 강했다. 전태윤의 성격은 모두가 잘 알고 있었고 또 성소현이 공개적으로 고백하는 바람에 감히 라이벌이 될 담이 없었다.그래서 전태윤을 좋아하는 사람은 고현만큼 많지 않았다.여기엔 주로 고빈의 도움이 컸다. 고현의 쌍둥이 동생인 고빈이 전호영처럼 말도 잘하고 친구도 많이 사귀었기 때문이다. 고빈은 예쁘고 기질이 좋고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기만 하면 모두 친구로 여겼다.여자들은 먼저 고빈의 친구로 된 수 고현에게 접근하는 목적을 달성했다.이때, 고현의 경호원들은 즉시 앞을 가로막으며 보호했다.고빈은 되려 웃으며 인사했다.“다들 여기서 저를 기다리는 거예요?”고빈은 빙그레 웃으며 말을 이었다.“저도 대표에 도련님인걸요.”“고빈 대표님은 둘째 도련님이시죠.”그녀들의 마음속에 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948화

    그리고 전호영이 반응하기도 전에 단숨에 그를 에워쌌다.라이벌을 대할 때 그녀들은 그야말로 한마음 한뜻이라고 할 수 있다.너무 많은 여자가 고현을 좋아하는 것에 이미 머리가 아플 지경인데 남자 라이벌까지 한 명 추가되었으니... 심지어 새로 나타난 남자 라이벌은 관성의 전씨 그룹에서 온, 전씨 일가의 셋째 도련님이다.비록 그녀들은 집안 어른들로부터 전호영에게 미움을 사는 일을 절대 하지 말라고 거듭 당부받았지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전호영은 호텔에 들어가기도 전에 10여 명의 라이벌에게 포위 공격을 당했다.다행인 것은 전호영은 말솜씨가 좋고 입도 독했다.동시에 10명 이상의 라이벌에게 포위당했지만 대단한 말재주로 규수들을 말문이 막히게 반박했다.그러고는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누나를 따라 호텔에 들어가지 않은 고빈은 말싸움의 전 과정을 목격했다.심지어 전호영이 열 몇 명의 라이벌들을 상대하는 영상을 휴대폰으로 찍어 가족 단톡방에 보냈다. 단톡방의 구성원은 네 식구뿐이다.고빈은 아예 누나를 단톡방에서 부르며 말했다.[누나, 호영 대표님 얼마나 대단한지 봐. 모두 내놓으라 하는 명문가 규수들인데 호영 대표님 앞에서 다 져버렸어. 일대 십으로 이긴 거잖아? 정말 대단해. 존경할 지경이야.]고현은 아예 휴대폰을 보지 않았다.연회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다.그녀는 주위 사람이 자기 휴대폰 화면을 보게 될까 봐 항상 걱정했다. 여자인 신분이 드러나길 원하지 않았다.가족들만 있을 땐 부모님들은 모두 그녀를 딸이라고 불렀고 동생도 그녀를 누나라고 불렀다.그녀는 매번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가족들에게 채팅 기록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했다. 비록 가족들이 그녀의 비밀을 누설할 리는 없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었다.특히 최근에는 부모님과 동생이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그녀를 시집보내려고 한다.이때, 고현의 경호원 중 한 명이 실수로 한 여자아이와 부딪쳤다. 상대방이 들고 있던 와인도 모조리 경호원의 몸에 다 쏟아졌다.“죄송해요.”여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949화

    이윤미는 바삐 말했다.“괜찮아요, 다치지 않았어요. 저는 괜찮아요.”그녀는 고현을 힐끔 보고는 얼른 고개를 숙였다. 수줍은 듯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고현 대표님, 정말 죄송해요. 제가 길을 잘 보지 않아서 실수로 대표님의 경호원과 부딪혔네요.”“제가 사과해야죠. 연회장에 사람도 적지 않은데 제가 이렇게 많은 경호원을 데리고 온 탓에 윤미 씨가 제 경호원과 부딪치게 된 거잖아요. 무사하다니 다행입니다.”고현은 자신을 따르는 규수들과는 보통 차갑게 대했고 누구에게도 특별히 친절하지 않았다.뭔가 눈에 든 이윤미를 대할 때는 자신도 모르게 말투가 누그러졌고 얼굴의 차가운 표정도 어느 정도 녹았다.이걸 본 다른 사람들은 이씨 일가의 규수가 아주 뻔뻔한 방법으로 고씨 일가의 큰 도련님의 관심을 끈다고 생각했다.“저런 시골뜨기도 감히 고현 도련님의 관심을 끌려 들어?”“지금은 이씨 집안의 귀한 규수잖아요. 앞으로 이씨 일가의 가장이 될 사람인데... 고현 도련님에게 빠질 만도 하죠 뭐. 전씨 일가의 셋째 도련님마저도 반할 정도로 훌륭한 분이니까요.”“나도 딸이 있다면 고현 씨를 사위로 삼았으면 하는걸요.”“이씨 일가 가장이 이윤정을 데리고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누군가가 이씨 일가 가장이 수양딸 이윤정과 함께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보고 작은 소리로 사람들에게 더 이상 논의하지 말라고 일깨워줬다. 하지만 청력이 좋은 이윤미는 주위 사람들의 속삭임을 모두 들었다.그녀는 마음속으로 비꼬았다.‘그래, 고현 도련님을 마음에 두고 있어. 그래서 어쩔 건데? 당신들이 나에게 어떻게 할 수라도 있을 것 같아?’강성에는 젊은 인재들이 적지 않게 있지만 대부분은 이미 결혼했고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마음에 둔 사람이 따로 있어 이윤미의 눈에 들지 못했다.과거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봤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여태까지 독신으로 살아온 것이다.양부모는 그녀가 18살이 된 후부터 항상 그녀를 시집보내고 싶어 했다. 그녀에게 주선해 준 남자들은 모두 재벌 2세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950화

    하지만 이윤미는 이 모든 것은 양부모와 형제들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피를 빨릴까 봐 두려웠다.생각하지 못한 것은 그녀가 원래는 이씨 일가의 친딸로 어마어마한 재산을 물려받을 운명이었지만 양아버지의 음모로 이윤정과 신분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윤미는 부유하게 자라는 대신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게 되었다.친부모와 세 오라버니는 비록 이윤미의 존재를 받아들였지만 가짜 딸이자 가짜 동생인 이윤정에 대한 배려를 멈출 수 없었다.잘못을 저지른 양아버지는 벌을 받았지만 이윤정이 마음에 걸린 이씨 일가는 이윤정을 이씨 일가의 둘째 아가씨로 남게 했다.이윤미와 이윤정은 같은 해 같은 달에 태어났고 이윤정이 이윤미보다 10분 빨리 태어났다.다만 이윤미는 이씨 일가의 핏줄이자 앞으로 이씨 일가 가장의 자리를 이어받아야 했기에 첫째 아가씨로 되었다.“고현 도련님.”이씨 일가의 현 가장은 70세 좌우이지만 관리를 잘해 50대 초반처럼 보였다.그녀의 곁에는 친딸처럼 아끼며 키워온 이윤정이었다. 그녀는 걸어오면서부터 시선을 고현의 몸에서 떼지를 못했다.“고현 대표님, 우리 집 윤미랑 부딪쳤다고 들었는데... 어디 다친 데는 없으신지요?”이씨 일가 가장은 고현에게 관심 있게 물었다.고현은 말했다.“제가 아니라 경호원이 실수로 윤미 아가씨와 부딪힌 겁니다. 다행히 무사해요.”그녀는 이윤미가 경호원과 부딪혔다는 것을 듣고 바로 말을 바꿨다. “윤미도 괜찮을 거예요. 우리 집 윤미는 어릴 적부터 시골에서 자란 탓에 힘든 일을 많이 해봐 몸이 든든하거든요. 부딪혀도 아프지 않을 거예요.”구경꾼들은 참지 못하고 또 술렁댔다.이윤미가 이씨 일가에 돌아온 후 현 가장의 친딸에 대한 태도는 시종일관 무덤덤했다고 했다. 하긴, 자기 곁에서 자란 아이가 아니니 아무런 애정도 없을 수 있었다. 마음이 모질고 독한 가장이 남과도 다름없는 친딸에게 특별히 잘해주길 바라는 것도 말이 되지 않았다.하지만 아무리 친딸과 사이가 안 좋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친딸이 몸이 든든하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951화

    “이 대표.”고현이 나지막이 말했다.“저는 윤미 씨의 피부가 너무 부드러워 보여요. 우리 경호원이 윤미 씨를 아프게 했을까 봐 걱정이에요.”고현은 이윤미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항상 동생을 만날 때마다 이윤미에게 구애하라고 설득했다. 고현은 이윤미의 인격과 능력이 마음에 들었다.많은 사람은 표면에 드러난 것만 보았다. 이윤미가 가주의 역할을 감당하기 어렵고 이씨 가문의 가주 자리를 이어받을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이씨 가문의 사업은 주로 이씨 가주가 직접 통제하고 관리하고 있었다.이윤미는 사람들에게 연약하고 겁이 많으며 세상 물정을 잘 모른다는 인상을 주었다.그러나 고현은 이윤미의 실력을 한눈에 알아보았다.고빈은 이씨 가문 사람들의 관계가 너무 복잡해서 싫어하는 모양이었다. 이윤미와 함께 있으면 이씨 가문의 싸움에 휘말릴 것으로 생각했다.지금 이 대표가 이윤미에 대한 태도를 직접 보고 나서야 고현은 동생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대표, 우리 언니는 괜찮을 거예요”이윤정이 그들의 대화에 참견했다.이윤정은 고현이 이윤미를 관심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었다.고현이 두 마디만 했을 뿐인데도 이윤정은 고현이 이윤미를 관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강성에서는 아직 고현의 차별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여자가 없었다.이윤정은 조금 전에 고현이가 이윤미에 대한 태도가 유난히 부드러운 것을 발견했다.이윤정은 그 광경을 보기만 해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윤정은 이윤미가 고현에게 꼬리 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엄마에게 이윤미가 뻔뻔스럽게 상투적인 방법으로 고 대표에게 접근하는 거라고 욕했다.“고 대표, 아까는 정말 미안했어요. 저는 지금 괜찮아요.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이윤미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려고 핑계를 대고 서둘러 나갔다.“고 대표.”이윤미가 자리를 뜨자마자 전호영이 들어왔다.전호영의 뒤로 고현이 동생 고빈이가 따라 들어왔다.고빈은 전호영이 열 몇 명의 연적들과의 말싸움에서 이긴 일에 대해 매우 탄복했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952화

    고현은 말을 마치자마자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나중에 우리 집안 사람 될건데요. 먼저 연습해 본 거예요.”전호영은 뻔뻔하게 고현을 따라 다녔다. 그러다가 익숙한 사장님들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도 건넸다.전호영은 고현의 뒤를 따라다녔기 때문에 그 사장님들도 전호영과 더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말할 기회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전호영은 고현의 껌딱지가 되어 고현이 떼어낼 수가 없었다.고현의 경호원들도 전호영 막을 수 없었다. 그들이 전호영을 막으려고 할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전호영과 싸움으로 겨뤄야 했다. 하지만 그 경호원들은 자신이 전호영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듣자니 전씨 가문 남자들은 문무를 모두 겸비했다고 한다. 실력이란 단지 어렸을 적에 태권도를 몇 년 배운 기술로 여겨졌으나 놀랍게도 전씨 가문의 남자들은 전업적으로 권법을 배운 진정한 실력자였다.“전 대표.”고현은 전호영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고현은 걸어가던 발길을 멈추고 전호영에게 물었다.“대체 뭘 하려는 겁니까? 전 대표가 제 사업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 안 들어요? 저와 다른 대표들의 교류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말입니다.”전호영은 씩 웃으며 대답했다.“고 대표는 고 대표 일 봐요. 대표들과 얘기도 나누고요. 제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을게요. 제가 고 대표 사업을 가로채는 일은 없을 거예요. 저는 요식업만 책임지고 있거든요. 빼앗고 싶었으면 이미 빼앗은 지 오래일 겁니다.”고현은 분노를 억누르면서 차갑게 말했다.“전 대표가 대낮에 하신 일 덕분에 우리가 지금 연회의 주인공으로 되었거든요. 제가 누군가와 사업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어도 모두의 관심은 당신에게만 쏠리고 있다는 말입니다.”전호영은 고현에게 맛있는 음식을 가져다주었다. 먼저 먹어보고 독이 없다면서 안심하고 먹으라는 말도 잊지 않고 건넸다.그리고 고현에게 배고픈지, 목마르지 않은지 자주 물어봤다.전호영은 세심한 배려와 예의 있는 태도로 고현을 대했다. 곁에서 보면 서로 사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953화

    전호영의 말을 들은 순간 고현은 당황했다.전호영이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고현의 의심이 맞을 수도 있었다.전호영은 고현이가 여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수도 있었다.어떻게 알아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고현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확고한 눈빛으로 대답했다.“저는 남자입니다! 진정한 남자예요!”고현은 20년 넘게 남자로 살았다.전호영은 고현의 허점을 말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전호영이 정말 허점을 말할 수 있다고 해도 고현은 돌려서 말할 계획이었다.전호영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전호영은 차 탁자를 에돌아 고현 앞에 다가가더니 고현을 내려다보았다.고현은 전호영이 자신을 내려다보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나서 전호영과 눈을 수평으로 마주했다.고현의 키는 전호영의 키와 비슷했다.사실 전호영보다 조금 더 컸다.“고현 씨, 당신이 남자라면 제 앞에서 옷 벗을 담은 있어요?”전호영은 머리를 고현에게 바짝 기울였다. 조금만 더 앞으로 나오면 고현에게 뽀뽀할 수도 있었다.고현은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 전호영의 이런 행동에 마음이 두근거리지도 않았다.“제가 왜 당신 앞에서 옷을 벗고 보여 줘야 하죠? 제가 미쳤어요?”전호영은 피식 웃었다.“못 벗는 것 아니고요? 당신이 남자라면 저랑 똑같이 모든 것이 다 있을 텐데 왜 못 벗는 거죠? 여기 다른 사람도 없어요. 당신이 벗는다고 해도 제가 나가서 말하지 않을게요.”고현은 여전히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제가 남자라면 남자예요. 옷까지 벗으면서 당신에게 증명할 필요 없어요. 전 대표가 저를 의심하는 것으로 보면 제가 남자라는 증거가 있는 모양이네요.”고현은 말을 할 때 일부러 소리를 깔면서 말했다. 여자처럼 말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목젖도 있고 가슴도 평평했고 말과 행동이 모두 남자와 다름없었다.20년 넘게 남자로 분장한 고현도 샤워할 때만이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이 생각났다.전호영의 시선은 고현의 얼굴에서부터 목으로 향했고 더 아래로 바라보다

Latest chapter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11화

    하예정은 웃으면서 해명했다.“동서들과 어울리지 못할까 봐 물어본 거 아니에요. 단지 할머니께서 어떤 며느릿감을 고르실지 궁금해서 물어본 것뿐이에요.”그녀는 이런 가십거리를 매우 좋아했다.동서끼리 사이가 안 좋을까 봐 걱정하는 것이 아니었다. 전씨 할머니의 안목은 무척 좋기 때문에 전씨 할머니께서 고르신 아내감은 분명 인성 좋은 사람일 것이다.설령 인성이 나쁘더라도 하예정과 마음이 맞지 않아도 괜찮았다.그들은 모두 서원 리조트에 살고 있지만, 모두가 서로 다른 별장에 살고 있었다. 함께 살지 않으니 마음이 맞으면 서로 좀 더 잘 만나고 마음이 맞지 않으면 관계만 잘 유지하면 그뿐이었다.전태윤이 말을 이었다.“나도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몰라. 아마 비주얼은 좋을 것 같아. 어쨌든 우리 사촌 동생들은 전부 다 뛰어난 외모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할머니께서도 못생긴 여자는 고르시지 않을 거야. 이혁이도 오랫동안 날 찾아오지 않았는데 어떻게 됐는지 몰라.”전태윤은 심지어 전이혁의 미래 아내의 성씨도 몰랐다. 그의 여자도 아니었기에 너무 많은 관심을 돌리지 않았다.언젠가 동생들도 그들의 여자들을 데리고 부모님을 뵈러 올 것이다.“그런데 할머니께서 저를 마음에 들어 하시는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저는 못생기지 않게 생겼지만, 우리 집안은 부유하지도 않고 전씨 가문의 재력과는 너무 차이 나는 데다 태윤 씨는 전씨 가문의 장남이잖아요, 왜 태윤 씨와 저를 맞세우려고 하셨는지, 또 왜 우리 두 사람을 결혼시키려고 하셨는지... 태윤 씨도 무척 난처했겠네요.”전태윤은 잠자코 있다가 대답했다.“우리는 아마도 그 점쟁이가 점을 쳐 주신 덕분일 거야.”전씨 할머니는 그 점쟁이를 가장 신임하셨다. 점쟁이는 전태윤과 하예정이 부부 인연이 있다면서 만약 그가 하예정을 놓치게 되면 평생 홀아비로 살 것이라고 귀띔해주셨다.전씨 할머니는 장남 전태윤을 가장 아끼시는데 어떻게 그가 홀아비로 살게 할 수 있겠는가!하여 전씨 할머니는 몰래 하예정의 인성을 관찰하다가 인품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10화

    사람들에게 하예정의 친정집의 실력도 강하다는 것을 알게 해야 했다.하예진은 이경혜의 지시에 따라 강성에 와서 이은숙 가족 교통사고의 진실을 추적하는 것 외에도, 이씨 가문의 주인 자리를 되찾아 하예정의 친정집에도 재력이 막강하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강성 이씨 가문은 점점 몰락하고 있지만, 어쨌든 재벌 가문이기 때문에 지금의 하씨 집안보다는 훨씬 나았다.하씨 집안에도 가족들이 많지만, 고향의 그 “일품” 친척들은 하예정의 발목만 잡는 사람들이라 연계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통화를 끝내자 하예정은 휴대전화를 들고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전태윤은 부드럽게 물었다.“무슨 생각해?”하예정은 빙그레 웃으며 전태윤의 어깨에 기대며 말을 이었다.“당신 그래요? 운명이란 게 참 이상해요. 저는 지금 같은 날은 꿈도 꾸지 못했거든요. 우리 엄마가 원래 부잣집 딸일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게다가 제가 태윤 씨와 결혼하게 되다니, 사람 사이 인연이란 게 참 신기해요. 내일 일어나게 될 일을 누구도 모르잖아요.”전태윤은 하예정의 얼굴에 뽀뽀하고 난 뒤 말을 건넸다.“처형이랑 일상적인 통화를 하는 것 같더니 왜 이렇게 감회가 새로워졌어? 먼저 회사로 갈 거야? 아니면 서점으로 가려고? 내가 너 데려다주고 다시 회사로 갈게.”“일단 회사로 돌아가야죠. 지금 이 시간이면 학생들도 다 수업하고 있을텐데 가게도 별일 없을 거예요. 서점으로 간다 해도 한가해서 파리만 잡을 텐데. 지금은 날씨가 추워서 파리도 없겠네요.”“그래.”“참, 저의 언니가 말씀하시는데 어제 고 대표님이 연회에 드레스를 입고 참석하셨다면서요? 호영 도련님께서 드디어 소원을 이루셨네요.”전태윤이 웃으면서 말했다.“호영이가 어젯밤에 기뻐하며 나에게 이 좋은 소식을 알려주더라고. 이진이와 호영이가 결실을 보았으니 이제 이혁이와 전우만 남았네.”지난번에 어떤 여자가 전씨 그룹에 가서 전이혁을 찾으러 갔었다. 전이진은 그에게 전화를 걸어 물건을 훔친 거 아니냐면서 캐물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9화

    하예정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우빈은 말할 것도 없고 나조차도 아침에 이불 속에서 겨우 일어났어. 언니, 강성은 더 춥지? 인스타에서 보니 사람들이 눈 내리는 영상을 찍어 올렸던데. 우리 관성은 눈은 오지 않지만, 강성 쪽에 눈이 오면 우리 여기도 따라서 추워져.”관성 기온은 낮에는 10도가 넘지만, 밤에는 가장 낮아서 8~9도까지 떨어지곤 한다.이런 기온은 강성 사람들에게는 춥지 않지만, 더위에 길들여진 관성 사람들에게는 매우 추운 날씨다.“옷 좀 더 입혀줘. 유치원에서 나누어준 겨울옷은 너무 두껍지 않으니까.”우빈은 겨우 세 살 남짓 된 어린이였기에 하예진이 걱정하지 않는다고 하면 그건 분명 거짓말일 것이다.“입혔어. 그런 걱정하지 마. 언니도 강성에서 감기 조심하고. 많이 입고 다녀.”“내가 어린애도 아니고. 걱정하지 마. 넌 오늘 회사로 출근했어? 요즘 관성도 추울 텐데, 먼저 집에서 쉬는 건 어때? 제부가 돈 잘 벌잖아. 네가 회사로 뛰어다니면서 돈 벌 필요 없어.”하예진은 너무 바빠서 땅에 발을 내디딜 틈이 없으면서도 여동생에게는 집에서 배 속의 아기를 잘 돌보라고 설득했다.“괜찮아. 우리 회사에도 일이 별로 없어서 그냥 와 본 거야. 좀 이따가 서점에 들러야 해. 정남 씨가 이틀을 휴가 내서 나도 효진에게 쉬라고 했어. 두 사람이 함께 편히 쉬라고 가게에 나오지 말라고 했어. 나 혼자서도 충분히 볼 수 있으니까.”소정남은 늘 전태윤에게 그의 아내가 샤브샤브를 먹고 싶어 하지만 시간이 없어서 먹지 못한다고 투덜댔다.하예진도 그냥 잔소리 한 번 해봤을 뿐 하예정이 말을 듣지 않을 것을 뻔히 알기 때문에 더는 말을 설득하지 않았다.하예진은 과거 임신하여 집에서 쉬면서 사회와 단절되었고 출산한 뒤로도 모든 정력을 우빈에게만 쏟아부어 자기 관리에 소홀해 몸매가 많이 무너졌었다.그러나 전태윤은 주형인처럼 어리석게 행동하지는 않을 것이다.하예진의 실패한 결혼은 하예정에게 경적을 울릴 것이고 하예정도 최대한 친언니의 과거 생활을 피해 가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8화

    전호영은 싱글벙글 웃으며 말을 내뱉었다.“당연히 습관 되지 않을 거예요. 현이 씨는 평소 너무 엄숙해요. 너무 부끄러우면 방에 혼자 있을 때 연습해도 되는데. 누구도 듣지 못하면 누가 현이 씨를 비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잖아요.”고현은 전호영이 계속 말하는 모습을 보더니 스테이크를 한 조각 잘라 포크로 그의 입에 쑤셔 넣었다.따르릉...전호영의 휴대전화가 울렸다.하예정이 걸어온 전화였다.전호영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예진 누나, 무슨 일 있어요?”“없어요. 그냥 호텔 문 앞에 기자들이 많다고 알려주려고요. 혹시 고현 씨가 혹시 외부에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인정하셨어요? 기자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왔는데 아마도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싶어서 찾아온 것 같아요. 하루 호텔에 와서 모여있는 거로 보면 아마 맞은편의 고성 호텔에서도 지키고 있을 거예요. 아까 일구 씨가 가봤는데 확실히 기자들이 몰려들어 있대요. 오늘 호텔에 모여있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호영 씨, 어제 호영 씨와 고현 씨가 무슨 일을 벌인 거 맞죠? 소문이 어찌나 빠른지 아침에 식사하러 내려왔는데 저도 벌써 그 소문을 듣게 됐다니까요.”전호영은 쑥스러워하며 대답했다.“마치 저와 현이 씨가 어젯밤에 바람을 피우다가 잡힌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하하! 어젯밤에 저와 현이 씨가 송씨 가문 연회에 참석하러 갔거든요. 현이 씨가 드레스를 입고 참석했을 뿐이에요. 다른 건 아무 일도 없었어요.”하예진은 그제야 이해했다는 듯 웃으며 말을 건넸다.“그렇군요. 축하드려요. 고현 씨가 호영 씨를 위해 치마를 입다니, 그녀가 드디어 호영 씨를 사랑하게 됐네요. 저는 두 사람의 결혼 축하주를 마시기만을 기다리면 되겠네요.”고현은 전호영에 대한 감정이 매우 더딘 편이었다.전호영이 고현을 쫓아다닌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데, 그녀는 이제야 사람들이 전호영을 오해하는 것이 가슴 아팠고 진정으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하여 고현은 자발적으로 치마를 입고 세상 사람들에게 그녀가 원래 여자이고 전호영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7화

    고현과 전호영은 함께 계단을 내려갔다.“큰 도련님, 아침 식사가 준비되었습니다.”집사는 계단 입구에 서서 고현에게 공손히 말했다.고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전호영과 함께 식사하러 갔다.집사는 따라가지 않았다.고현이 식사할 때, 누군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 있으면 종종 스스로 가지러 가곤 했다.집사는 고현과 같은 도련님을 모시는 것이 너무 수월하다고 생각했다.“집사님은 아직 현이 씨가 여자인 줄 모르세요?”고현은 전호영을 힐끗 쳐다보더니 되물었다.“제가 여자라는 사실을 전세계 사람들에게 선언할 필요는 없잖아요?”전호영은 히죽히죽 웃으며 대답했다.“필요 없죠.”“얼른 아침 식사나 해요. 이따 출근해야 하니까.”“네.”전호영은 그녀를 도와 식탁 의자를 당겨주며 말했다.“제가 오늘 더 일찍 오지 못해서 아쉽네요. 좀 더 일찍 왔더라면 현이 씨에게 직접 요리해 줄 수 있었을 텐데. 저의 별장 실내 장식이 끝나고 나서 들어가 살게 되면 매일 현이 씨에게 요리해 줄 수 있어요.”별장 한 채를 장식하려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들었다.그 별장은 전호영이 강성에 생활할 때 거주하는 별장이기에 그의 높은 요구 사항 때문에 장식하는 진도가 좀 느렸다.설전에 실내 장식을 마치기만 해도 빠른 편일이다.고현은 잠자코 있다가 말을 이었다.“호영 씨 때문에 제 입맛이 까다로워지면 어떡하죠?”전호영의 요리 솜씨가 좋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그녀도 그의 요리 솜씨를 인정한다.전호영이 만든 음식을 먹고 나서 고현은 호텔이나 자기 집에서 밥을 먹을 때 항상 맛이 부족하다고 느꼈다.전호영은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했다.“앞으로 부부 될 사이인데 그런 말 하지 마세요. 한 가족으로 되면 매일 같이 살 텐데 현이 씨의 하루 세끼를 제가 모두 책임지면 되잖아요.”이때 고현이 갑자기 엄숙하게 그에게 물었다.“만약, 만약 제가 우리가 결혼 후에도 강성에 남아 여전히 고씨의 그룹을 운영하고 싶어 한다면 호영 씨 동의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6화

    “기자들이 모여있든 말든 저는 상관없어요. 저의 경호원들과 회사 경비실 직원들이 제가 회사에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보장할 거예요. 하지만 저한테서 답을 얻지 못하면 호영 씨에게 매달릴지도 모르니 호영 씨도 조심하세요.”고현이 연예기자를 처음 상대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긴장하지 않았다.전호영은 그녀의 남자 친구이다.연예 기자들도 전호영의 곁을 맴돌며 혹시 그도 고현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그녀에게 구애하지 않았냐며 그에게 매달릴 것이다.전호영은 웃으며 대답했다.“저는 무서울 것 하나도 없어요. 저에게 그런 물음을 물어본다면 제가 바지를 벗겨보지도 못했는데 내가 그런 걸 어떻게 아느냐고 되물으면 기자들이 더는 물어보지 못할 거에요. 어차피 사람들은 우리를 동성애자라고 생각할 텐데 제가 그런 말을 하면 기자들도 어쩔 수 없을 거예요. 이미 저를 게이로 보고 있기도 하고 고현 씨가 여자인 걸 알았다고 해도 뭐 어쩔건데요? 저도 어제 금방 알았다고 말하면 기자들도 믿을 수밖에 없을 거예요.”고현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하긴, 전호영은 말재주가 좋아 연예 기자들은 몇 번이나 그의 손에 놀아났는지 모른다.전호영이 말하고 싶지 않으면 기자들이 제아무리 애써봤자 그의 입에서 실오라기 하나도 건질 수 없을 것이다.그리고 전호영은 화제를 돌려 연예 기자들의 주의력을 딴 곳으로 끌어가면서 기자들을 되돌려 보낼 것이다. 그러다가 기자들은 떠난 뒤에야 또 그에게 속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예전에 고현과 전호영의 일에 관해 연예 기자들에게 쫓겨 다녔을 때 연예 기자들은 모두 얼굴에 철판을 깔고 그녀의 주위를 맴돌지언정 친근해 보이고 그들을 배척하지 않는 전호영의 주위를 맴돌지 않았다.연예 기자들은 왠지 전호영이 그들을 원숭이 놀리듯 조롱당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다시는 전호영을 찾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현은 옷을 갈아입고 욕실에서 늠름하고 멋진 예전의 모습으로 나왔다.전호영은 사랑하는 여인을 보며 휘파람을 불며 농담했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5화

    전호영은 정돈을 마친 후 노크했다.“현이야, 나야, 호영이”방금 잠에서 깨나 침대에 아직 누워 있던 고현은 노크 소리를 들고 마지못해 일어나 문을 열었다.“좋은 아침!”전호영은 꽃다발을 내밀면서 그윽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이 꽃처럼 매일 환하게 웃을 일이 가득하길 바랄게.”고현은 호영과 꽃다발을 번갈아 보다가 꽃을 건네받으면서 물었다.“고작 이 꽃 선물 때문에 아침 댓바람부터 찾아온 거야?”“아침 같이 먹으려고 왔지, 꽃은 덤으로 선물하는 거고. 내가 선물 한 꽃이 향도 좋고 예쁘다고 했잖아. 매일 선물 해줄게. 매일 싱싱하고 이쁜 꽃다발을 받는 게 좋지 않아?”고현은 꽃다발을 든 채 뒤돌아서서 말했다.“내가 싫다고 해도 매일 보낼 거잖아.”전호영은 구애하는 데 있어서 고현의 말을 들은 적이 없이 줄곧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해왔고 고현은 그런 전호영이 귀찮다 못해 한 대 패주고 싶을 정도였다.맨 처음 호영은 고현의 부모님을 공략해 자신의 편을 들어주게끔 만들더니 나중에는 고씨 그룹도 자유롭게 출입하곤 했다.“네가 없이도 난 아침밥 잘만 먹었어.”고현은 입으로는 전호영이 너무 강압적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꽃 선물을 한다고 나무랐지만 어느새 꽃을 꽃병에 꽂아 넣고 한 발짝 멀리서 구경했다.방으로 들어온 전호영은 아직 잠옷 차림인 고현을 보더니 옷방에서 옷을 꺼내 건네 주며 말했다.“요즘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어, 아침에는 특히 더 추워, 얼른 옷 갈아입어,그러다 감기 걸리겠다.”고현은 별다른 얘기 없이 옷을 건네받고는 말했다.“소파에서 기다리고 있어, 옷 갈아 입고 올게.”“그래.”어젯밤 일이 생각 난 호영은 큰 목소리로 말했다.“어제 네가 여자 옷을 입은 일이 강성에 다 퍼졌어, 오늘 아마 인기 검색어가 돼 있을 거야, 너희 회사랑 고성 호텔에 기자들이 잔뜩 모여 있을걸. 오늘 회사 나가지 말고 하루 쉬는 건 어때?”회사랑 고성 호텔은 고현이 매일 가는 두 곳이었다.연예기자들은 고현이 여자가 맞는지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4화

    병실 안은 다시 고요해졌다.밤은 깊어져 가고 북적이던 도시도 점점 고요해져갔다.다음 날, 마이바흐 한 대가 고현의 별장 앞에 세워져 있었다.손에 꽃다발과 예쁜 쇼핑백을 든 전호영이 차에서 내려 벨을 눌렀다.한참이 지나서야 문을 연 집사는 문 앞에 서 있는 전호영을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좋은 아침이에요, 전 대표님, 저희 대표님께서 아직 주무시고 계셔요.”고현은 어젯밤 늦게 집에 돌아왔다. 사실 일도 바쁘고 접대도 많아서 매일 집에 늦게 돌아오곤 했다.고현은 어젯밤 파티에서 모두의 주목을 받았었다.그녀는 친분이 있는 몇몇분의 대표님들과 인사를 건넨 뒤 비즈니스를 나누고는 전호영과 같이 파티장을 떠났다.고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온 그녀는 곧바로 남장으로 바꿔 입었다. 대신 가짜 복근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워낙 살쪄 보이지 않는 데다가 날씨도 추워서 옷 한 벌 더 입고 겉에 양복을 걸치면 남들 눈에는 여전히 멋진 고씨 집안 도련님이었다.그 후 고현은 여의 팰리스로 돌아와 잠을 잤다.전호영은 웃으며 집사와 얘기했다.“괜찮아요, 안 깨울 거예요. 제가 일찍 도착한 거예요. 늦게 오면 아침을 같이 못 먹을까 봐서요.”집사는 전호영의 차를 보고는 물었다.“대표님, 안쪽에 주차해 드릴까요?”“괜찮아요, 밖에 세워둬도 아무 일 없어요.”그곳에 주차하면 기자들이거나 고씨네 친척들이 별장 문 앞에 모여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오히려 방지할 수 있었다.집사는 별장 문을 닫았다.“이모님, 무슨 얘기 못 들으셨어요?”전호영은 집 안으로 들어가며 물었다.집사는 전호영이 자신과 고현의 연애에 관해서 물어보는 줄 알고 대답했다.“얘기 많이 들었어요. 전 대표님과 저희 도련님 두 분께서 좋으시면 되죠, 남들 신경 쓸 필요가 뭐가 있어요.”전호영과 만나기 시작한 후로 고현의 성격도 많이 부드러워졌다.전호영은 웃으며 답했다.“하긴 그렇죠. 내 갈 길 가는데 남들이 뭐라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집사는 아직 고현이 여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듯했다.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803화

    “윤미의 결혼을 생각하면 나도 걱정이 태산이야. 걔는 보통 사람들이랑은 달라.”윤미는 혼자 아이를 낳아 후계자로 둘 생각이었다. 남편 없이 아이만 원하는 윤미의 생각에 이 가주도 머리가 아주 복잡했다.비록 이 가주와 정화의 오랜 결혼생활에도 결국 금이 생겼지만 수십 년간 부부생활을 해온 만큼 사랑까지는 아니라도 정은 남아있었다.노년이 됐을 때 동반자가 있으면 적어도 외롭지는 않을 것이다.자식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나이가 들면 다들 가정을 차리게 되고 또 일과 육아 때문에 부모는 뒷전일 게 분명했다.결국 곁에 남는 것은 동반자일 뿐.정화와 윤정의 해프닝이 있고 난 뒤에도 결국에는 윤정이만 내쳐지고 정화는 수술하는 것에 그치고 집에서 쫓겨나지는 않았다.이 가주는 정화가 나중에 해코지할 걱정도 없었다. 그녀는 이씨 집안의 실세이고 윤미가 후계자가 된다고 할지라도 윤미는 이 가주랑 더 친하고 정화랑은 아무 감정도 없었기 때문이다.정화가 이 가주보다 나이가 몇 살 더 많은 것을 고려하면 이 가주가 나이가 들어 걷지 못할 때가 온다고 해도 어쩌면 그땐 정화는 이미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른다. 어찌됐든 이 가주는 윤미가 그냥 아무 남자나 만나 후계자가 될 아이를 낳는 것이 아니라 결혼해서 남편이랑 정상적인 부부 생활을 보내기를 바랐다.정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친딸이랑 친하지도 않았고 또 그녀의 결혼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도 아니었다.얼마 전에도 남자 친구를 소개해 주려고 하자 좋아하기는커녕 상대가 돈만 많고 능력 없는 부잣집 도련님이라고 나무랐다.이씨 집안은 데릴사위를 찾는 상황인데 데릴사위가 되기를 원하는 남자가 몇이나 되겠는가?이씨 가문의 재력과 사회적 지위가 아니라면 정화도 애당초 데릴사위가 될 일은 없었다.정화는 자신과 이 가주의 친딸이 나중에 이씨 가문의 주인이 되면 젊었을 때 체면이 구겨졌더라도 그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누가 알았겠는가? 아이가 뒤바뀌었고 다시 제자리로 되돌려졌을 때에는 이미 부녀지간의 감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