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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4화

“우리 형의 취향은 제가 제일 잘 압니다만, 왜 당신에게 알려줘야 하는 거죠? 알려주면 제가 제 형을 배신한 거로 되잖아요. 저는 형을 팔아먹는 일은 하지 않아요.”

전호영은 그 말을 듣고 웃었다.

그도 고빈한테서 고현의 취향을 알 수 있기를 바라지도 않았다.

고씨 집안 부부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더 쉬울 것 같았다.

비록 고빈은 히죽히죽 웃으며 아무 경각성 없는 모습이지만 사실 그의 형을 매우 보호하고 있었다.

“고현 대표님은 들어오자마자 위층으로 올라갔어요?”

전호영은 꽃다발을 곁에 두고 미지근한 물을 들어 한 모금 마신 후 고개를 들어 2층을 바라보았다.

“우리 형은 조금 있다가 연회에 가야 해서요. 외출하기 전에 샤워하고 옷도 갈아입고 배도 좀 채운 후에 술 두 병을 챙겨 가는 게 습관이에요.”

“술 두 병을 가지고 가는 건 왜죠? 여기 사람들은 연회에 참석할 때 술 두 병을 가지고 가는 게 습관인가요?”

고현이 외출하기 전에 샤워하는 것에 대해 전호영은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만약 파티에 갔다가 술에 취해 돌아와 샤워하지 않고 자면 더러우니까.

보아하니, 고현은 생활에 매우 신경 쓰는 사람이고 결벽증이 있을지도 모른다.

결벽증이 심하지 않다면 상관없었다. 큰형도 결벽증이 좀 있지만 형수가 생기면서부터 결벽증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형수님이 생활에 신경을 안 쓴다는 뜻은 아니고, 그저 형수님이 생기고 나서 큰형은 더 이상 다른 곳에 신경 쓸 겨를이 없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의 힘인지 모른다.

고빈은 전호영에게 말했다.

“호영 대표님, 저의 형에게 구애하려거든 먼저 형에 대해 잘 알고 나서 행동해요. 우리 형의 얼굴만 보고 함부로 행동하다가 후회하지 말고요. 우리와 알고 지내는 사람들은 우리 형이 보통 먼저 집에서 밥을 먹고 연회에 참석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연회에서 우리 형이 술을 마시기는 하지만 자기가 가지고 간 술만 마시는 것은 남의 술이 맛없다고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호영 대표님과 같은 구애자를 경계하는 것이고요.”

전호영은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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