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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나 오늘 월급 탔어. 조금 있다 생활비 넣어줄 테니까 먹고 싶은 거 먹고, 쓰고 싶은 것도 좀 쓰고 그래, 너무 아껴 쓰지 마."

"괜찮아요. 당신이 저번에 준 생활비 1500만 원도 아직 많이 남았는걸요. 우리 지출이 크지 않아서 얼마 안 써요." 기껏해야 그냥 가구 살 때 몇백만 원 쓰는 정도였다.

남은 몇백만 원으로 집에서 쓰려면 몇 개월도 거뜬했다.

게다가 하예정도 전태윤의 돈만 쓸 리가 없었다.

"다 못 쓸 것 같으면 모아둬. 남자는 손이 커서 돈을 함부로 쓰니까 돈 보내주면 당신이 저축해놔. 나중에 혹시 급한 일 생기면 또 쓸 수도 있으니까. 안 그러면 내가 정말 다 쓸지도 몰라."

하예정은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그래요."

그녀는 꼼꼼히 장부에 기록할 예정이었다.

그가 매달 얼마를 보내주는지 그녀는 모두 저축해서 기록해 두었다. 나중에, 두 사람이 정말 이혼까지 간다면, 계산이 편해졌다.

"태윤 씨, 그럼 일 봐요, 방해 안 할게요."

"저녁에 나 많이 늦을 거야. 그냥 문만 열어두면 돼, 나 기다리지 말고." 하예정은 그가 집에 돌아오기까지 기다려 본 적도 없었지만 전태윤은 참지 못하고 이렇게 한마디 보탰다.

하예정은 짧게 대답만 하고는 별말 없이 통화를 마쳤다.

하예정의 태도에서 전태윤은 자신이 늦게 들어오든 일찍 들어오든 하예정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챘다.

휴, 이것도 처음에 그들이 계약했던 사항 아니던가. 하예정은 그가 하는 일에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기로 했었다.

잠시 침묵한 전태윤은 이내 카톡으로 하예정에게 3백만 원을 보냈고, 하예정은 이내 수락했다.

그녀가 수락한 것을 보자 전태윤은 묘하게 또 기분이 좋아졌다.

남편이 돈을 벌면 아내가 쓰는 것이 마땅했다.

하예정은 점심에 카운터에 엎드려 잠깐 눈을 붙였다.

그렇게 잠시 잠을 자고 난 뒤, 다시 도구와 재료를 꺼내 그녀의 공예품을 하나하나 만들기 시작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밖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또각또각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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