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전태윤을 추구하는데 가족들이 지지해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의 절친들도 포기하라고 권한다. 전태윤을 추구하는 것은 그렇게 쉽게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닌 데다 양가 집안의 그룹이 사이가 좋지 않다.그래서 그를 응원해 주는 사람은 하예정뿐이였다.그는 하예정에게 달라붙어서 속마음을 털어내는 상대로 삼았다."만약에 전 씨 도련님이 아내가 있거나 여자 친구가 있다고 하면 그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난 절대 쫓아다니지 않을 것이야. 내가 이렇게 우수한데 다른 사람의 남자를 빼앗을 필요는 없어. 그런데 그는 솔로고 나는 그를 좋아하기에 행동으로 표현한 것일 뿐이야. 내가 노력한 후 결과가 안 좋다 해도 절대로 후회는 안 해."성소현은 자신의 속마음을 한가득 털어놓았다.하예정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성소현의 성격이 오만하다고 들었지만, 그녀는 오만할 자격이 있다. 그리고 또 그녀는 간사하고 제멋대로라고 들었다. 그러나 지금의 성소현은 그냥 평범한 소녀일 뿐이다.하예정도 성소현의 가치관을 인정한다. 그리고 그녀의 가치관이 괜찮다고 생각한다.그날 밤에 그가 친구와 파티에 참석했을 때 전 씨 도련님에 대하여 얘기를 조금 들었다. 그 남자는 아직 솔로고 어디를 갈 때마다 경호원들이 항상 곁에 있어 여성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한다.그는 어떤 여성에게도 기회를 주지 않았다. 성소현은 담이 커서 공개적으로 고백하여 전 씨 도련님과 함께 묶어 스캔들을 좀 낸 것이다."소현 씨는 잘못이 없어요. 누구나 사랑을 추구할 권리가 있어요. 소현 씨 말대로 전 씨 도련님은 장가를 가지 않았고 여자친구도 없어요. 그리고 소현 씨도 미혼이고 남자친구도 없는데 좋아한다고 추구하는 것이 불법행위도 아니고 도덕적인 행동을 취한 것도 아니잖아요, 이건 정상적인 행동이에요."성소현은 고개를 심하게 끄덕이었다."예정아, 넌 내가 전 씨도련님을 추구하는 일에 대하여 처음으로 응원해 준 사림이야."하예정은 웃었다, 그녀는 성소현이 왜 자기를 찾아왔는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한
"남자를 추구하는 것은 사실 남자가 여자를 추구하는 것과 같은 거야. 취향에 맞춰 꾸준히 하면 반드시 결과가 있을 것이다."성소현은 잠시 생각하고 입을 열었다. "나도 꾸준해야 한다는 거 알아. 실은 우리 형수도 그때 당시에 주동적으로 우리 오빠에게 고백하고 추구했거든 내가 그 과정을 다 지켜봤어. 우리 형도 처음엔 전 씨 도련님처럼 시크하고 차가웠거든.""그런데 우리 형수가 매일 우리 오빠한테 매달렸어. 정성이 지극하면 바위에도 꽃이 핀다고 결국 오빠는 형수님한테 넘어왔지. 매일 매달리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안 나타나고 포기하려 하자 오빠가 주동적으로 찾아가기 시작했어.""지금은 이 관성에서 우리 오빠가 아내 바보라는 것을 누가 몰라."성소현이 제일로 부러워하는 것이 바로 오빠와 형수님의 사랑 가득한 혼인이다. 처음에는 형수님이 오빠를 추구하느라 확실히 고생을 많이 했다. 지금의 자신처럼. 하지만 후에는 오빠가 형수를 이뻐하고 좋아해서 매일매일 꿀이 뚝뚝 떨어진다.결혼한 후, 오빠는 여전히 형수님을 사랑하고 아끼었다.하예정은 성씨 그룹의 대표께서는 아내에게 대시를 받았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바로 눈앞에 형수님의 사례가 있네요. 형수님한테 경험을 물어보고 배우면 되겠네요.""우리 오빠가 허락하지 않아서 형수님도 이젠 안 도와줘. 처음엔 형수도 나를 위해 쟁취를 했었지만, 집안사람들은 절대 동의하지 않았어. 결국엔 형수도 대중의 선택에 따르기로 했어."하예정은 동정하는 마음으로 성소현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재벌 집의 딸이자 대갓집의 규수이다. 그러니 더욱 혼인에서는 자유롭지 못하겠지.그녀는 재벌 집에서는 이익을 위하여 혼인 관계를 맺는다고 들었다."그의 취향에 맞춰 매일 선물을 해드려요. 그리고 한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위부터 잡아야 해요. 매일 맛있는 것을 갖다주면 처음에는 싫어하고 난감하게 굴겠지만 버티다 보면 어느 날 받아들일 수도 있잖아요.""그쪽 오빠도 형수님의 존재를 습관 하여 형수님이 포기
성소현은 할 말을 잃었다. "…"내가 제멋대로라고?잠시 생각하던 성소현은 자신이 조금 제멋대로라는 것을 인정하고 말았다.그녀가 성씨 가문에서는 모든 사람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터라, 비록 안하무인으로 자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친해지기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그녀의 눈에 들지 않는 사람이 감히 눈앞에서 얼쩡거린다면 사정없이 밖으로 내쫓는 정도였다.체면은 조금도 봐주지 않았다.심지어는 성씨 가문의 일족도 내쫓은 적 있었다.한참 뒤, 성소현은 감격하며 하예정에게 말했다. "하예정 씨, 저한테 이런 말을 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저 이렇게 클 때까지 아무도 저게 성격이 나쁘다고 알려주지 않았어요. 앞으로 고칠게요."하예정은 속으로 구시렁댔다. '당신 신분이 있는데, 누가 감히 밉보이려 하겠어요?'다 그녀와 성소현은 같은 업계가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게다가 성소현은 그녀에게 연애 자문까지 구했으니 대놓고 말할 용기가 있었다."예정아."낮잠을 자던 심효진이 잠에서 깼다. 하예정이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에 밖으로 나온 심효진은 성소현을 봤을 때, 두 눈을 비볐다. 아, 낯선 사람이네, 모르는 얼굴이야.하지만 어쩐지 낯이 익은 게 어디서 만난 적 있는 것 같았다.심효진은 비록 성소현 본인을 만난 적은 없었다. 하지만 낯이 익다고 생각한 이유는 바로 인터넷에서 성소현의 사진을 본 적 있기 때문이었다.전씨 도련님과 성소현의 가십에 대해 이야기할 때, 친구에게 두 사람이야말로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났다."효진아, 깼어?" 하예정은 친구를 불러 와 성소현에게 친구를 소개했다. "성소현 씨, 여기는 저의 제일 친한 친구이자 저희 가게의 파트너, 심효진이에요."성소현은 심효진에게는 그리 친근감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하예정의 얼굴을 봐 시원스럽게 심효진을 향해 고개를 끄덕여 나름 인사를 건넸다.심효진은 눈앞의 고고해 보이는 예쁜 여자가 무려 성씨 그룹 현직 대표 이사의 친동생이자 공개적으로 전씨 가문 도련님에게 구혼
성소현을 보낸 뒤, 심효진은 호기심 가득한 말투로 하예정에게 물었다. "예정아, 너 성소현 씨는 어떻게 알게 된 거야? 직접 찾아오기까지 할 정도로?"하예정은 성소현이 자신의 차를 세워, 그녀를 전씨 그룹까지 바래다준 이야기를 심효진에게 이야기해줬다.심효진은 놀라워하며 말했다. "…이런 일도 있구나."정말이지 성소현은 전씨 가문 도련님에게 구애하기 위해 정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같았다. 용기도, 그 멘탈도 참 대단한 것 같았다."내가 보기에 성소현 씨는 소문처럼 막무가내인 사람이 아니라 그냥 좀 도도한 것 같아. 그 사람 출신을 보면 그럴 만하기도 하고. 사실 개념은 제대로 갖고 있는 사람이더라고. 그렇게 전씨 가문 도련님을 좋아하면서도 그 분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면 절대로 더 구애하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니까 말이야."성소현의 고고함은 절대로 그녀가 다른 사람의 연애 사업에 끼어들게 하지 않았다.심효진이 동의하며 말했다. "네 말대로면 정말 괜찮은 사람이네. 그 사람과 같은 바닥이 아니라 아무런 접점도 없어서 진짜 성격이 어떤지 몰랐었네. 역시 떠도는 소문은 믿을 게 못 돼. 가끔은 직접 본 건도 믿을 수가 없는데, 소문은 더하지."성소현은 신분이 고귀해 어쩌면 그녀를 질투하는 사람들이 일부러 그녀를 제멋대로에 고집불통이라고 소문을 냈던 걸지도 몰랐다.성소현의 등장은 하예정에게 아무런 방해도 되지 않았다.하예정은 해야 할 일들을 해나갔고, 오히려 심효진이 하예정에게 함께 어느 사모님의 생일 파티에 같이 가자고 매달리기 시작했다."이번 파티는 도씨 가문 별장에서 열린대. 도씨 가문은 우리 고모네와 이웃인 데다 사업상으로도 교류가 있어서 사이가 아주 좋아. 그렇지 않으면 우리 고모도 날 데리고 안 갔겠지. 예정아, 나랑 같이 가자. 우리 고모는 나랑 도씨 가문 도련님이랑 이어주려고 해."심효진은 그 도씨 가문 도련님에 대해 얼핏 알고는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고모네 집에 자주 놀러 가는 데다 두 집은 서로 이웃이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
심효진은 입술을 삐죽였다. "못생기긴 했어. 난 못생긴 남자랑 결혼하면 나중에 태어날 아기도 못생길까 봐 걱정이야. 너 같은 경우는 최고지, 부부가 둘 다 미남미녀니 앞으로 태어날 아이도 분명 엄청 예쁠 거야."그녀는 오히려 친구같이 열정적인 직장인과 결혼하고 싶었다. 전태윤은 비록 재벌 가문 출신은 아니었지만 뭐 어떤가? 그는 스스로의 재주로 여전히 전씨 그룹의 고위 간부 자리를 차지하지 않앙ㅆ던가.전씨 그룹 본부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엘리트 중의 엘리트였다.하예정이 말했다. "소설 좀 그만 봐. 내가 보기엔 넌 소설을 너무 많이 봐서, 스스로가 소설 속 여자 주인공처럼 젊고 잘생긴 데다 돈도 많은 사장님을 만나길 바라는 것 같아. 젊은 사장님이 오로지 여자 주인공만 좋아하고 일편단심인 데다 아내를 아끼기까지 하는 남자 말이야. 효진아, 그건 다 소설이야, 현실에 그런 사람이 어딨어?""전씨 그룹 대표는 그래도 젊긴 하지만 그 사람은 재벌 N세잖아,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거라 비교 대상이 안되지. 너도 알잖아, 전씨 가문 도련님 같은 기업 총수는 구애는 고사하고 얼굴 한 번 보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래."심효진은 입술을 달싹이며 몇 마디 변명을 하려고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할 말이 없었다.소설 속의 주인공을 부러워하지 않는 사람이 어딨던가?하지만 그녀는 정말로 무슨 기업 총수에게 시집가고 싶은 게 아니었다. 정말로 그 남자들에게 마음이 생기지 않는 걸 어떡한단 말인가?"예정아, 나랑 한 번만 같이 가주라.""안 가.""예정아, 우리 친구 맞아?"하예정은 고개 한 번 들지 않고 대답했다. "맞아.""친구한테 어려움이 생겼는데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니야?""너한테 정말로 어려움이 생겼을 때면 당연히 나서서 도와줄 거야. 넌 지금 선보러 가는 거지 어려움이 생긴 게 아니니까, 내가 도와주길 바라지는 마."심효진은 애걸복걸했다. "예정아, 딱 한 번만. 진짜야, 딱 이번 한 번만 가 줘. 거기 맛있는 음식들 생각해 봐, 맛있는
밤 11시가 되어서야 가게 문을 닫은 하예정은 스쿠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예정아, 조심해서 가."옆집 여사장이 여전히 다정하게 그녀에게 당부했다.하예정은 그 걱정에 웃으며 대답했다. "그럴게요."여사장은 멀어지는 하예정을 보며 말했다. "정말 의지가 대단한 아이야. 가정 환경을 보면 불쌍한 아이기도 하고, 등골을 싹 다 빼먹으려는 대단한 친척들이라니. 그래도 그 친척들에게 잡혀 살지 않고 당당히 벗어나서 다행이야.""두고 봐, 예정이는 복이 많은 아이라, 이제 앞으로 큰 복을 누리게 될 거야. 그것도 돈복이 엄청나서, 처음에는 고생해도 나중에는 누리고 살 팔자야. 전에 예정이를 괴롭혔던 사람들은 나중에 발끝에도 못 미칠 거야."여사장은 남편을 흘깃 보더니 입을 삐죽였다. "하루 종일 무슨 소린지, 그렇게 사람 관상을 잘 보면 저기 다리 밑에 가서 판이나 깔지 그래? 어디 나도 좀 봐줘 봐, 나는 언제쯤 팔자가 피는데?""얼른 물건부터 옮겨. 문 닫고 일찍 자야지."여사장은 자신의 남편이 사주에 관한 책 좀 몇 권 읽었다고, 관상 볼 줄을 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게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었다면 아무나 다 배우고 말 것 아닌가.하예정이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11시 반이 넘은 시각이었다. 문을 열어 어두컴컴한 집안을 확인한 하예정은 전태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문을 잠그지 않았다.이렇게 큰 집에 부부 둘만 지내는 데다 평소에는 둘 다 출근을 해 집안은 늘 썰렁했다.배가 조금 고파와 하예정은 주방으로 들어갔다. 냉장고를 열어 안에 있는 식재료를 본 그녀는 끝내 계란 하나와 파 하나를 꺼내 국수를 해 먹으려고 했다.그때, 바깥 문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주방에서 나온 하예정은 집안으로 들어서는 전태윤을 발견했다."태윤 씨, 왔어요?"고개를 돌려 하예정을 본 전태윤은 응하고 대답하며 문을 잠갔다. 전태윤은 안으로 들어서며 물었다. "당신도 방금 전에 돌아온 거야?""효진이한테 일이 있어서, 오늘은 제가 가
"다 만들었었는데, 성소현 씨가 갑자기 찾아와서요. 엄청 마음에 들어 하길래 우리는 같이 살기도 하고 언제든지 다시 만들어 줄 수 있으니까, 그냥 선물로 줬어요."그 말을 들은 전태윤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가라앉은 눈동자로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봤다.하예정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태윤 씨, 화난 거예요?"전태윤은 가라앉은 얼굴로 차갑게 대꾸했다. "날 주려던 물건을 내 동의도 없이 다른 사람에게 줬는데, 화내면 안 돼?"그것도 성소현에게 주다니!성소현은 지금 그녀의 남편에게 구애를 하고 있는데, 그건 알기나 하고 있는 걸까? 하예정은 지금 자신에게 줄 마네키네코를 그녀의 정적에게 준 것이다!정말 관대하기 그지없었다!하예정은 아예 휴대폰을 내려놓은 채 국수를 들고 먹으면서 다가왔다. 전태윤의 옆에 붙어 앉은 그녀는 달래듯 말했다. "태윤 씨, 미안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내일 바로 하나 만들어 줄게요, 화내지 마요."전태윤은 가라앉은 얼굴로 그녀를 노려봤다.두 입술을 굳게 닫혀 있었다.화가 아직 풀리지 않은 것을 알아챈 하예정은 국수를 그의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아니면, 제 저녁 양보할까요?"전태윤은 얼굴이 서슬 퍼레졌다. "당신이 먹었던 걸, 나한테 준다고?"그는 아주 가벼운 결벽증이 있어, 다른 사람이 먹었던 걸 절대로 받아먹지 않았다."저도 딱 몇 입밖에 안 먹었어요. 싫으면 말아요, 저 아직 배 안 불렀어요." 하예정은 곧바로 손을 거두며 계속 식사를 이어갔다. "전 참 요리를 잘해요. 평범한 국수도 제 손을 거치니 엄청 맛있어졌네요. 당신은 싫다고 하니, 참 먹을 복도 없는 사람이네요.""하예정, 말 돌리지 마. 우린 지금 마네키네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선물도 다 했는데, 다시 달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성소현 씨가 어머니랑 같이 바다에 놀러 간다는데 아마 지금쯤 이 도시에 없을지도 몰라요. 게다가 전 성소현 씨가 어디 사는지도 모르는걸요."그런 부자들이 사는 별장은 다 고급진 곳이라 보안 시스템도 아주 철저했
전태윤은 하예정이 들고 있는 그릇을 흘깃 쳐다봤다. 자신은 속상해 죽겠는데 하예정은 맛있게 식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자신은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았는데 하예정은 옆에서 식사나 이어가고 있었다.정말이지… 조금 눈치가 없는 것 같았다.하지만 뭐가 됐든 두 사람은 다른 부부와는 조금 달랐다. 그들은 감정이 없이 그저 함께 생활을 이어갈 뿐이었다.마음속의 불만을 누르며 전태윤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성소현 씨라면, 성씨 그룹의 아가씨 말하는 거야? 그 사람이 당신은 왜 찾아간 건데? 두 사람은 언제부터 알고 지낸 거야?"비록 진작에 그 이유를 알고 있었어도 전태윤은 모른 척 물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다 성소현에게서 알아낸 것들이기 때문이었다. 하예정의 앞에서 그는 한 번도 성소현은 거론한 적 없었다.하예정은 자신이 성소현과 알게 된 과정을 전태윤에게 말해주었다.성소현이 말한 것과 일치했다."성소현 씨는 절 찾아와서 저에게 전씨 가문 도련님에 대한 마음을 토로하면서 구애를 하는데 가족이 응원해 주지 않는다고 속상하다고 했어요. 그리고 저한테 어떻게 해야 도련님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도 물었고요."그 말에 전태윤은 눈썹을 들썩였다.성소현이 무려 하예정에게 어떻게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는지를 물었다니?전태윤은 태연한 얼굴로 하예정을 쳐다봤다. "당신에게 무슨 방법이 있어? 아니면 다른 남자를 좋아해 본 적이 있는 거야?""저한테 무슨 경험이 있겠어요? 제 첫사랑도 시작하자마자 끝나고 그랬는 걸요. 그러니까 사랑 쪽으로 저는 백지장이나 마찬가지예요." 하예정은 고개를 돌려 전태윤을 보며 말했다. "물론, 당신보다는 좀 낫죠. 당신이야말로 백지장이에요, 하하. 얼굴 한번 만진다고 당신은 펄쩍 뛰면서 변태 보듯이 절 경계하잖아요."전태윤은 가라앉은 얼굴로 하예정을 노려봤다.하예정은 헤헤 웃으며 식사를 얼른 이어갔다. 이내 식사를 다 마친 그녀는 스스로 칭찬하는 것까지 잊지 않았다. "제가 한 요리지만 참 맛있어요.""우리 내일 국수 먹자."
모두 웃으며 말했다.“우리가 소 대표님한테 매수된 게 아니라 사실을 말한 것뿐이에요. 소 대표님은 정말 좋은 분이에요. 윤하에게 잘 어울려요.”코치 중 한 명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소 대표님도 우리 윤하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윤하가 주로 만나본 젊은 남자들이 우리 말고는 좋은 남자가 없어서 그래요. 게다가 사장님과 사모님도 얼마나 걱정하세요. 만약 소 대표님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면 우리도 반대했을 거예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소 대표님과 윤하가 잘 지내고 있거든요. 근데 우리 윤하가 왠지 소 대표님께 남녀 간의 정이 없다고 느껴져요. 윤하가 우리를 대한 것처럼 똑같이 소 대표님을 대하는 것 같아요.”정혁주는 코치들의 말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깊이 공감했다.도장에는 여성 후배들도 많지만 유독 정윤하가 정혁주를 무척 걱정시켰다.정윤하는 습관적으로 남자들과 형제 사이로 지냈기에 그들도 정말 어찌할 도리가 없다.그들도 정윤하에게 남자 친구를 소개해 주려고 했지만, 그녀가 상대방이 무술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리고 소개를 받을 남자들은 정윤하의 “명성”을 듣더니 심지어 몰래 도장에 가서 정윤하를 지켜보기까지 했다. 그러나 정작 그녀의 막강한 실력을 보더니 정윤하를 다스리지 못할까 봐 걱정하며 결국 투항하게 되었고 다른 맞선남들과 마찬가지로 감히 나서지 못했다.이로 하여 뒷부분의 맥락은 그대로 뚝 끊기게 되었다.정혁주가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너희도 사실 소 대표님의 재력에 넘어간 거야. 나조차도 좋게 느껴지는데 너희들은 더 말할 것도 없지. 소 대표님의 재력이 정말 좋은 건 사실이야. 우리도 자기도 모르게 속아 넘어간 거지. 그런데 소 대표님은 꽤 좋은 사람이긴 해. 우리 윤하와도 너무 잘 어울리고. 너희들도 장난치고 있는 걸 알기에 나도 너희들 탓하지 않아. 우리 전부 윤하를 위해서 하는 소리잖아. 내가 소 대표님을 오랫동안 지켜봤는데 그분이 안 좋은 사람이라면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았을 거야.”“너희들의 말처럼 윤하 계집
“들어가요. 밖이 너무 추워요.”정윤하는 꽃다발과 보온도시락을 들고는 소지훈을 도장으로 가자고 말했다.소지훈은 그녀를 따라갔다.도장의 사람들은 정윤하가 꽃다발을 안고 있는 모습을 보더니 두 사람이 썸타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았다.그 꼬맹이들조차 정윤하가 안고 있는 그 꽃다발이 뭔가 다르다고 느꼈다.정윤하는 학생들에게 다가갔다.“코치님, 이 꽃다발이 정말 아름다워요.”“코치님, 바비큐 드실래요? 우리 거의 다 먹었어요.”“코치님, 지훈 아저씨가 선물한 꽃이죠? 왜 코치님께 꽃을 주세요?”정윤하가 웃으며 대답했다.“많이 먹어. 다 먹어도 돼. 지훈 아저씨가 나에게 따로 준비해 줬거든. 너희 지훈 아저씨가 꽃집을 지나다가 꽃집에 있는 꽃이 너무 예뻐서 나에게 꽃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라고 선물해줬어. 어때? 예쁘지? 나도 이 꽃다발이 너무 예뻐서 좋아.”학생들은 꽃다발이 예쁘다고 연신 칭찬했다.정윤하의 사제들은 헤벌쭉한 정윤하를 보고는 또 여우처럼 웃고 있는 소지훈을 보더니 결국 모두 정혁주를 일제히 쳐다보았다.정혁주는 정윤하를 힐끔힐끔 쳐다보고는 평소에 앉던 테이블에 앞에 앉아 바비큐를 먹으며 보이차도 곁들여 마셨다.“선배님.”몇몇 코치들이 정혁주에게 다가가더니 그중 한 명이 작은 목소리로 궁금한 듯 물었다.“소 대표님이 우리 윤하에게 고백한 거예요? 그런데 또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데...”정윤하의 표정을 보면 고백받은 것 같지 않았다.그녀는 자연스럽게 웃으며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았다.“소 대표님이 꽃집을 지나다가 꽃집의 꽃이 예쁜 것을 보고 윤하에게 선물했다고 하던데, 이런 어설픈 이유도 윤하가 믿다니, 참! 저렇게 멍청한 꼴을 보니 사람들에게 팔려가도 돈을 세어줄 기세인데.”“윤하가 종일 우리와 함께 지내다 보니 남자답고 털털해서 그래요. 소 대표님만큼 신중하지 못하잖아요. 소 대표님이 윤하에게 직접 고백하지 않는 한 윤하는 분명 별생각 하지 않을걸요.”“어휴, 윤하가 소개팅마다 실패하고 시집을 못 가는 데는 우리 책임도 있어요
정혁주는 아예 보이차 한 병씩 모두에게 나눠주었다. 그는 보이차를 나누어 주면서 소지훈은 학생들이 정윤하 앞에서 좋은 말을 해주기를 기대하며 매번 큰돈을 퍼부었다.소지훈은 도장으로 올 때마다 도장의 사람들에게 맛 나는 음식을 가져다주었고 또 각자의 몫도 전부 챙겨주었으며 심지어 다 먹지도 못할 정도로 많이 사 올 때도 있었다.그렇게 많은 사람에게 음식을 대접하려면 돈도 많이 들었도 또한 보통 사람들에게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정윤하의 말대로 그녀의 수입으로 전체 도장의 사람들에게 음식을 사주면 몇 번이나 사줄 수 있겠는가!정혁주는 도장의 여러 코치 중에서 수입이 가장 높지만, 소지훈처럼 돈이 많지 않았다.역시 대기업 대표답다!정혁주가 보이차를 나누어 줄 때 밖에 서 있는 두 바보를 유의하여 보며 마음속으로 소지훈은 아마 정윤하에게 첫눈에 반했을 거라고 짐작했다.그래서 연성까지 머나먼 길을 달려서 왔을 것이다.소지훈은 지금 출장 중이지만 저녁에 약속도 없이 도장으로 온 것을 보면 아마 출장할 때 처리해야 할 일들을 다 처리한 모양이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떠나지 않았다.정씨 저택에 남아서 설을 쇠려고 하는 모양인데...정윤하를 노리고 온 것이 틀림없다.그리고 소지훈은 정윤하와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녀에게서 작은 도움을 받았지만, 소지훈은 기어코 그녀가 자신의 은인이라고 외치며 다녔다.정혁주는 정윤하가 오지랖이 넓고 너무 빨리 움직여 소지훈을 도와주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사실 소지훈의 실력으로 그날 밤 그 건달들 정도는 아주 쉽게 때려눕힐 수 있었을 것이다. 아니, 소지훈의 상대도 되지 못했을 것이다!그렇게 정윤하는 소지훈의 생명의 은인으로 되었다.그리고 정윤하가 전태윤 부부의 연애사에 관심을 두는 모습을 본 소지훈은 천 리 길을 달려와 그녀를 데리고 전태윤 부부의 결혼식에 함께 참석했다.정씨 가문은 관성과 멀리 떨어져 있지만, 관성 전씨 가문의 명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몇 번만 뒤져봐도 관성 전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날은 이미 어두워졌지만 사실 시간은 아직 이르다. 다만 겨울에는 낮이 짧고 밤이 길어서 빨리 어두워질 뿐이다.정윤하의 수업도 마침 끝났다.“지훈 아저씨 오셨어.”한 학생이 소지훈의 차를 보더니 소리를 질렀고 그러자 다른 학생들도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밖으로 나오지 마. 바람이 많이 불어.”소지훈은 웃으면서 소리쳤지만, 학생들은 모두 뛰쳐나갔다.소지훈은 이내 사 온 간식 몇 봉지를 큰 학생들에게 건네고 포장된 바비큐는 조금 작은 학생들에게 건네주어 도장 안으로 들여보냈다.정윤하는 두꺼운 외투를 걸치면서 걸어 나왔다.그녀는 소지훈을 보더니 웃으며 말을 건넸다.“아저씨가 오시기 전에는 제가 도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는데 이제 아저씨가 가장 인기가 많네요.”정혁주도 따라 나와 정윤하의 말을 이었다.“너무 인색한 거 아니야? 소 대표님처럼 시원스럽게 모두에게 음식을 대접하면 다들 다시 널 좋아하게 될걸.”“내가 인색한 게 아니라 월급이 쥐꼬리밖에 안 되는데 음식을 몇 번 정도 대접할 수 있을 것 같아? 아저씨는 회사의 대표잖아. 난 절대로 이 방면에서 아저씨와 다투지 않을 거야. 이런 일들은 돈으로 해결해야 하는 일이잖아... 음? 눈이 오는 것 같아.”정혁주도 하늘을 보며 말을 이었다.“눈이 오는 것 같긴 하네. 근데 뭐가 이상해? 겨울이 되면 눈이 자주 올 텐데, 정상이잖아.”“형님, 얼른 오세요. 보이차 몇 상자 드릴게요. 바비큐를 사 왔는데 혹시라도 학생들이 먹으면 소화가 안 될까 봐 몇 상자 사 왔어요.”소지훈은 보이차 상자를 들면서 정혁주에게 자연스럽게 건넸다.정혁주는 차를 향해 다가갔고 조수석에 놓인 꽃다발을 보더니 눈이 번쩍 뜨였지만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소지훈이 그들 정씨 가문의 저택에 오래 머문 덕분으로 정씨 집안 가족들이 소지훈의 성격과 사람 됨됨이를 잘 알게 되었다.소지훈은 냉혹한 면과 부드러운 면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냉혹한 면을 정씨 가문의 가족들 앞에서 보여준 적 단 한 번도 없었다.하지만 그들도
소지훈은 잠시 일을 멈추고 비서를 올려다보았다.비서가 꽃다발을 안고 걸어왔다.“저기 탁자 위에 올려 주세요.”“알겠습니다.”비서는 꽃다발을 안고 돌아서서 소파로 가더니 그 꽃다발을 탁자 위에 살며시 올려놓고는 몸을 곧게 펴고 소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소 대표님, 또 분부하실 일이 있으십니까?”“당분간 없어요.”“그럼, 일 보러 나가겠습니다.”비서는 소지훈이 머리를 숙이고 서류를 처리하는 것을 보더니 사무실에서 나왂다.소지훈은 최대한 빨리 일을 끝내고 컴퓨터를 꺼버린 뒤 휴대전화와 자동차 키를 챙겼다. 그의 정윤하를 데리고 드라이브를 나가기 위해 새로 차 한 대를 뽑았다.그는 다가가서 장미 꽃다발을 집어 들고 잠시 바라보더니 그가 이전에 성소현에게 아무렇게나 샀던 꽃다발보다 더 아름답다고 느꼈다.다음에 그는 직접 꽃을 사러 가야겠다고 다짐했다.“꽃 한 다발만 샀는데 부족하지 않을까?”소지훈은 소정남이 평소에 심효진에게 꽃다발과 액세서리를 자주 선물했던 기억을 떠올렸다.하지만 지금 정윤하에게 보석을 선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고 또한 정윤하도 그런 선물을 받지 않을 것이다.소지훈은 별장과 차를 정윤하에게 선물하고 싶었지만, 정윤하가 받아줘야 말이지...“먼저 시험해 보지 뭐.”소지훈은 혼자 중얼거렸다.먼저 꽃다발을 선물하여 정윤하의 반응을 보고 그녀가 기뻐하면 천천히 다른 선물을 주려 했다.천천히 다가가야 한다.비록 소지훈과 그의 부모님은 모두 마음이 조급해 정윤하를 빨리 소씨 가문에 데려가고 싶어 하지만 마음이 급하면 아무 일도 성사시키지 못할 게 뻔하다.소지훈은 꽃다발을 안고 사무실을 나섰다.“소 대표님.”“퇴근할게요. 저녁때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 한 전화하지 마세요.”소지훈과 정윤하가 친분을 쌓는 데 영향을 주지 말라는 의미였다.일이 아무리 중요한들 그의 결혼에 관한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겠는가!가장 중요한 것은 그는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점이다.다른 사람들은 연인과 헤어져도 다시 찾을 수 있지만, 소지훈
전태윤은 하예정에게 심효진이 가끔 소정남의 팔을 물어뜯고 싶다고 말하길래 소정남이 몰래 자신에게 물어보았다고 알려주었다.하예정은 의아했다.그녀는 닭 다리만 뜯어먹고 싶을 뿐 팔을 물어뜯을 생각은 해본 적 없다.소지훈은 소정남 부부의 달콤한 생활을 무척 부러워하며 자신과 정윤하의 미래가 소정남 부부처럼 행복하기를 바랐다.소정남과 통화를 마친 소지훈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단도직입적으로 고백할까? 아니면 이따가 윤하 씨에게 꽃다발을 선물해 줄까?’소지훈은 꽃다발을 선물하면 정윤하가 그 꽃다발을 먹지도 못하는 데 돈 낭비만 한다고 꾸지람할까 봐 걱정했다.한참 고민하던 소지훈은 결국 인터폰으로 전화를 걸어 회사 비서에게 지시했다.“장미꽃을 사고 싶은데 지금 저를 도와 나가서 사 오세요. 제가 퇴근하면 가져갈게요.”이런 임무를 받은 비서의 얼굴은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소지훈이 정윤하를 좋아하는 건 눈 밝은 사람이라면 전부 알 수 있었으니까.단지 정윤하만 여전히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그 꽃다발은 정윤하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아도 뻔한 일이다.“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꽃 사러 가겠습니다.”“그래요.”소지훈은 얼굴을 붉혔지만, 여전히 담담한 척 대답했다.그는 이런 일을 거의 하지 않았다.어쩐지 쑥스러웠다.소지훈은 여자에게 꽃을 보낸 것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번 성소현에게 구애하는 척할 때 하루건너 그녀에게 꽃을 선물하곤 했다.꽃집 사장님에게 부탁해 꽃을 배달한 적도 많았고 직접 선물한 적도 있었다.아마 소지훈은 성소현에게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성소현에게 꽃을 선물한다고 해서 창피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았을 것이다.그는 단지 연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정윤하는 다르다. 정윤하는 소지훈이 진심으로 사랑하고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여자로서 결혼하고 싶은 상대였다.그는 엄청나게 긴장했고 또 매우 신중했다.정윤하에게 꽃을 선물하는 의미도 다르고 느낌도 다르기에 너무 부끄러워 얼굴이 그만 빨개지고 말
심효진도 맞장구쳤다.“그럼. 나야 당연히 안목이 뛰어나지. 예정이가 처음에 당신을 나에게 소개해 주었을 때 내가 정남 씨에 인상이 깊었거든. 태윤 씨 곁의 능력자라면서? 내가 정남 씨와 같은 업계에 있지 않지만 그래도 당신의 높은 명성에 대해 들은 바가 있었어.”소정남은 히죽히죽 웃으며 말을 이었다.“난 당신이 날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어. 우리 두 사람 소개팅할 때 순조롭지 않은 거로 기억했는데.”“그래? 아무튼, 난 정남 씨가 무척 마음에 들었어.”“나도. 당신 성격도 나랑 너무 잘 어울려. 우리 두 사람 다 구경거리를 좋아하잖아. 여보, 나는 처음에 당신이 가십거리를 듣기 위해 나와 함께 있는 줄 알았어.”심효진은 그를 힐끗 쳐다보면서 해명했다.“비록 내가 가십거리를 좋아하지만, 평생의 큰일을 어찌 그런 일 때문에 당신에게 시집갈 수 있겠어? 당신을 사랑하면 결혼하는 거고 사랑하지 않으면 결코 결혼하지 못하지. 사랑은 역시 서로 사랑해야 행복한 법이야.”소정남 부부의 연애사에는 큰 사고 없이 매우 순조로웠다.약간의 비바람도 연적도 없었다.두 집안의 어르신들은 두 사람이 함께 있다는 것을 알고 매우 기뻐했다. 특히 소씨 집안의 어르신들은 심효진을 매우 어여뻐 했다. 두 집안이 결혼 얘기를 나눌 때 소씨 가문의 사람들은 심효진을 연신 칭찬했지만, 소정남은 자랑할 곳이 아무 데도 없다고 나무랐다.소씨 가문의 어르신들은 심지어 소정남이 심효진보다 못하다고 여겼다.“얼른 운전해. 나 한강에 가고 싶어. 가서 한 바퀴 돌다가 올래. 곧 날이 어두워질 텐데, 집에 늦게 집에 돌아가면 당신 사촌 누나가 또 뭐라고 잔소리할 거야.”최서우는 소정남의 사촌 누나이자 소씨 가문에서 영양사로 일하고 있다.심효진도 최서우가 그녀를 걱정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예전에 최서우는 심효진이 소정남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싫어했지만 오랫동안 함께 지내면서, 또 소정남 어머니의 설득을 들은 최서우는 그제야 심효진에 대한 태도가 많이 좋아졌다.최서우는 소정남을 많이
“너도 어쩌다 휴가 냈는데 제수씨랑 잘 쉬어. 그럼 나도 가봐야겠어. 저녁에 윤하 씨랑 저녁 약속이 있거든.”소정남은 소지훈이 정씨 가문의 저택에서 산다는 것을 알고 웃으면서 말을 건넸다.“형이 그 집에 살게 되었는데 정씨 가문의 가족들에게 잘해줘. 가족들에게 잘 보이기만 하면 윤하 씨가 망설인다고 해도 그 집 식구들이 윤하 씨에게 형을 받아들이라고 설득할 거야.”특히 그의 미래의 장인어른과 장모님에게 잘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소정남은 심씨 가문의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소지훈은 자신 있게 말했다.“심씨 집안 가족들은 전부 날 엄청 좋아하거든.”윤미연은 이미 소지훈을 한 집 식구로 여기고 있다. 만약 소지훈이 정윤하와 함께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윤미연은 한쪽으로 따뜻한 차를 끓여 주면서 한쪽으로 그를 꾸지람하곤 한다.소지훈이 처음 그 집으로 들어갔을 때의 공손함은 온데간데없었다.하긴, 정윤하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소지훈의 속내를 발견한 윤미연은 그를 진작 자신의 사위로 생각하고 있었다.한집안의 사람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윤미연은 당연히 꾸지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내 생각도 그래. 난 우리 형을 믿거든. 그럼 힘내. 나도 가봐야겠어. 우리 효진이와 함께 드라이브하러 갈 거야.”“운전 조심해. 제수씨 임신했잖아. 내 조카를 다치게 하지 말고.”소지훈은 신신당부했다.“알았어.”소정남은 늘 조심스러웠다.물론 소정남도 몰래 심효진을 데리고 바람을 쐬러 나온 것이기 때문에 만약 그의 부모님께 알려지면 혼나 죽을지도 모르는 일이다.소정남도 심효진을 잘 돌보지 못할까 봐, 너무 빨리 운전하면 그녀를 넘어뜨릴까 봐 항상 걱정하며 다녔다.심효진의 배 속의 아기는 그의 혈육일 뿐만 아니라 소씨 집안 어른들의 작은 보물이다.외출하기 전에 소정남의 사촌 누나 최서우는 심효진을 데리고 밖에서 식사하지 말라고 했다. 밖에 음식이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조미료가 너무 많이 들어가면 건강에 안 좋다면서 말이다.소정남은 그제야 사랑하는 아내의
“그... 그 당시 제수씨한테 어떻게 고백했어? 네가 고백할 때 제수씨가 받아들였어? 거절한 적이 있어? 거절당하면 창피하지 않았고? 어떻게 마음을 다잡았어? 날 비웃지 마. 나도 살면서 처음으로 여자를 좋아해 봐서 그래. 경험이 전혀 없거든. 태윤 씨 부부의 재미있는 연극을 본 적은 있지만, 그들은 나와 다르잖아. 그들은 이미 그때 혼인 신고했을걸.”소지훈은 이런 감정적인 일로 사촌 동생에게 가르침을 청하는 것이 창피하고 소씨 가문의 장남 이미지에 손상을 입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는 소정남에게 물어보는 것 외에는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지 몰랐다.일반적으로 소지훈이 다른 사람의 사적인 일에 대해 알아보러 다녔지, 그의 개인적인 일이 남들에게 알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소정남이 바로 대답했다.“형, 정말 내가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형이 지금 윤하 씨에게 구애하고 있잖아. 내가 보기에 형이 윤하 씨에게 무척 자상하게 대해주는 것 같던데 윤하 씨가 바보도 아닌데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을걸. 어쩌면 형이 그녀에게 고백하기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나와 효진이는 무척 자연스럽게 관계를 이어왔어. 태윤이가 주선해 줬는데 우리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친 순간부터 상대방이 마음에 들어서 지금까지 순조롭게 걸어왔어. 난 거절당한 적도 없어. 우리는 연애부터 결혼까지 정말 순조로웠거든.”“형은 둔한 것도 아닌데. 평소 윤하 씨와 지내면서 형한테 어떤 태도도 대했어? 그녀도 형에게 태도가 괜찮았다면 분명 형한테 마음이 있다는 증거일 거야. 여자들은 수줍음을 잘 타서 먼저 말하기 거북해하거든. 그러니 우리는 남자로서 얼굴에 철판을 깔고 먼저 가서 고백해야 해. 먼저 한 걸음 다가서야 형과 윤하 씨가 연인으로 발전하게 될 거야. 난 형처럼 훌륭한 남자가 윤하 씨의 마음을 훔치는 일은 정말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봐. 윤하 씨도 아마 우리 형처럼 훌륭한 남자를 본 적 없을걸.”소지훈은 매우 괴로워하며 말했다.“윤하 씨는 나를 친구로 생각해. 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