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27화

단지 안에는 산책하는 사람이 많았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 가족이 대부분이었지만 간간이 젊은 부부가 손을 잡고 다정하게 걷는 모습도 보였다.

하예정 부부는 다정한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도 여전히 어깨만 나란히 한 채 누구도 손을 뻗지 않았다.

하지만 선남선녀인 탓일까, 두 부부를 돌아보는 사람은 꽤 많았다.

끝내, 하예정은 단지 내의 놀이터에서 걸음을 멈추고 옆에 있는 남자에게 말했다. "우리 여기 앉아요. 아이들 구경하게요."

하예정은 아이를 몹시 좋아해, 조카인 주우빈도 몹시 예뻐했다.

전태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그녀를 따라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우빈이도 있었다면 분명 신나게 놀았을 거예요."

전태윤은 응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하예정은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봤다. 하예정의 시선을 느낀 전태윤은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아 경계하며 물었다. "왜 그렇게 보는 거야?"

"잘생겨서요, 눈요기하려고 몇 번 더 보는 중이에요."

전태윤은 그만 할 말을 잃었다.

"태윤 씨는 잘생긴 데다, 능력도 뛰어나니 아주 좋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겠죠. 앞으로 아이를 낳으면 분명 똑똑하고 영리할 거예요."

"나에게 아이를 낳아주려고?"

하예정은 웃으며 말했다. "할머니께서는 계속 증손녀 좀 생기게 당신을 덮치라고는 하세요."

그 말에 전태윤은 조용히 엉덩이를 옮겨 하예정과의 거리를 슬쩍 벌렸다.

전태윤의 행동을 눈치채지 못한 하예정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저도 태윤 씨가 저에게 마음 없는 거 알아요. 사실, 저도 지금은 태윤 씨에게 마음이 있는 건 아니에요. 서로 사랑하지 않는 부부인데 제가 정말로 당신을 덮치면 그건 부부 사이의 감정의 교류라기보다는 오히려 제가 당신을 산 것 같잖아요. 돈만 안 줬을 뿐이지."

그 말을 들은 전태윤은 얼굴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저희 둘에게 아이는 없을 거예요. 할머니 보고는 혁진 씨를 재촉하라고 하죠."

두 사람에게 아이는 없는 걸까?

그 말을 들은 전태윤은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 말을 반박할 수가 없어 그저 입술만 꾹 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