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됐어, 모두 다 일자리를 잃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엄청 욕먹고 사이버 폭력의 맛을 느껴봐야해. r그들은 너무 비인간적이야."성소현은 간사하고 횡포했으나 양심은 있었다.그리고 그는 하예정이에게 호감적이여서 돕고 하씨네 집사람들을 보복하는것을 바란다.그가 하예정에게 신세를 갚는다고 생각했다.어쨌든 오늘 하예정이 그를 전씨그룹에 대려다주어서 전태윤을 만날수 있었고 전태윤이 그와 말을 한것이다."오빠, 나 집에가서 엄마를 모실게 일봐."성소현은 말을하고 나서 전화를 끊어 버렸다.큰 오빠의 귀한 시간을 차지하지 않았다.성씨 본가는 전씨 본가와 멀지 않다. 하지만 가는로선이 다르다.만약에 같은길을 간다면 성소현은 길에서 전태윤의 차를 막을수 있다. 아, 전태윤은 본가에 별로 안 와서 길을 막고싶어도 쉽지가 않다.성씨 집안은 관성의 두번째로 큰 호족으로써 본가의 인테리어도 엄청 좋고 아주 넓다. 전씨네는 장원스타일의 인테리어였고 성씨도 전씨를 따라서 장원스타일로 건설하였다.지금, 화려한 로비에 한 중년부인이 소파에 앉아있다. 그의 손에는 사진 한장을 들고있는데 시선은 사진을 보고 오랫동안 때지 못하였다.성소현이 들어와 이 모습을 보고 다가가서 어머니의 손에 들고있는 사진을 빼앗아가고 말을 했다. "어머니, 맨날 사진만 보지말아요, 작은 이모가 아직 살아있다면 꼭 찾을수 있을거에요. 마음을 편이 놓고 너무 걱정하지 말고 우울해 하지마세요."물컵을 들고 오던 성문철은 역시 딸의 말을 거들었다. "그래요, 여보. 소현이 말에도 일리가 있어요.사진만 자꾸 보지말아요. 우리가 이미 많은 인력을 투자하여 찾고 있으니 곧 좋은소식이 있을거에요."그는 물컵을 아내에게 건넸다.두 부부가 젊었을때 사업을 하느라 바빠서 별로 같이 보낸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은퇴한후 아내곁에 함께있고 남은 인생을 아내와 함께 즐기고 싶었다.그런데 아내가 요즘에 그는 보지도 못했던 처제때문에 늘 우울해하고 있다. 성문철은 아내가 이러고 있는 모습을보고 마음이 아팠지만
그의 처제는 지금 살아있는지 아님 죽었는지도 모른다."혹시 우리가 휴가를 가서 마음을 풀고있을때 당신 동생을 만나거나 그의 자식을 만날지도 모르잖아요."이경혜는 잠시 침묵을 하고 입을 열었다. "우리가 해여질때 동생은 너무 어렸어요. 그리고 여자는 자라면서 열대번도 더 바뀐다고 하잖아요. 동생이 커서는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그의 자식들을 만나도 제가 어떻게 조카들인지 알아보겠어요.""그래, 휴가갑시다.'이경혜는 딸의 효심을 차마 거절할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정신을 차라고 딸과 함께 바닷가로 휴가사기로 하였다.어머니께서 응납하자 성소현은 아버지와 눈빛교체를 하고 화제를 찾아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야기를 하다나니 오늘 발생한 일을 얘기하기 시작하였다.그는 기분좋게 말을 했다. "어머니, 저 오늘 전태윤을 봤어요. 그리고 전태윤이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려서 저하고 말도 했어요. 아쉽게도 제가 차안으로 던진 꽃다발은 그가 내던져 나왔지만요."이경혜, "......""그리고, 저 새 친구를 사귀였어요. 하예정이라고 첫 만남이였는데 오래 만났던 친구같았어요. 또 이상하게도 그를 보는데 자꾸 친근감이 들었어요. 그가 저를 도와줘서 저의 명함까지 줬어요."이경혜는 그의말을 듣고 물었다. "그 이상한 친척들한테 시달리고 있는 불쌍한 동생말이야?""네, 맞아요.""너네둘이 참 인연이 깊구나. 검색어 순위에서도 붙어있었고 그 많은 차들중에서 붙잡은 차가 그자의 차였다니. 그리고 또 그가 너를 대리고 서방을 찾으러 전씨그룹에 대려다주다니 참 희한한 일이군."이경혜는 소현이을 놀리며 말했다. "그리고 더 희한한건 니가 그를 친구로 삶다니, 여보 이따가 하늘에서 빨간 비가 내리는지 잘 지켜봐요. 당신 딸이 친구를 사귀었다내요.""어머니!"성소현은 부만을 담아 소리를 쳤다."어머니의 딸은 친구가 있으면 안되나요? 저는 예정이가 저랑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또 그는 저에게 친절감을 줘요. 그리고 그는 제가 전태윤을 추구하는데 응원도 해
하예정이 도착했을때 김진우도 가게에 있었다. 그는 웃으며 김진우이랑 인사를 하고 물었다. "진우야, 너 오늘 출근 안 하는거야?"김진우는 하예정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의 눈빛 깊은곳에는 사랑이 담겨 있었다. "어제 저녁에 야근을 늦게까지 해서 아침에 좀 늦게 가도 괜찮아.""예정이 누나, 오늘 왜 이렇게 늦게 왔어?"김진우는 무심한듯 물었지만 실은 하예정과 그와 초고속 결혼한 남편의 근황을 물어보고 싶은것이다.효진이 누나가 그러는데 하예정과 초고속 결혼한 남편이 검색어사건에서 돕고 심지어 고향까지 함께 가서 반격할 증거를 수집했다고 한다. 그래서 하예정은 그쪽을 아주 고마워 한고 있다.김진우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도 예정이 누나를 돕고 싶었는데 예정이 누나가 기회를 안 주었다. 그날 그는 예정이 누나에게 전화를 했는데 누나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나중에서야 하예정이 괜찮다고 문자를 보내였다. "오는길에 한 예쁜 아가씨가 도움을 청해서 그를 돕고 오느라고 늦었어. 맛있는 냄새, 효진아, 너 뭐 먹고있어?"하예정은 카운터안으로 들어가 앉으려고 했는데 맛있는 냄새에 발걸음을 돌리고 주방으로 향했다.김진우는 그를 따라가고 있는데 다가가서 안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감히 그러지 못한다. 그리고 그가 여태것 배워온 교양도 그러지 못하게하고 있다. 그런행동은 하예정을 희롱하는 것이다.그는 그를 사랑하지만 존중한다. 아무리 그와 친해지고 싶고 안고 싶고 심지어 키스하고 싶어도 그런 감정들을 억눌러야 한다. 왜냐면 그녀는 이미 결혼을 하였기 때문이다.이 생각을 하자 김진우의 마음속에는 아픔이 스쳐 지나갔다. 하예정의 속에서 그는 그냥 동생이다. 그리고 하예정이 초고속 결혼대상이 필요했지만 그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내가 집에서 음식을 좀 챙겨왔어. 누나랑 효진이 누나 먹으라고."심효진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김진우가 하예정에게 알려주었다.그는 두 누나에게 정성가득한 아침을 가져다주로 왔다. 김씨 가문도 역시 호족이다. 그래서 집에 있는 요리사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하예정은 시원하게 응했다.그러고나서 김진우는 만족스러웠다.그는 토요일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갑자기 차 몇대가 서점앞에 주차를 하였다. "내가 나가 볼게." 김진우는 말했다.그는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얼마지나지 않아 그는 돌아오고 하예정에게 말을 했다. "예정이 누나, 누나 고향의 만만치 않은 친척들이야."하예정는 이미 배불리 먹었다. 그는 휴지를 한장 뽑고는 입을 닦으며 말했다. "오면 어때, 내가 그들을 무서워 할가봐?"그들이 여지까지 찾아오는것에 대해서 하예정은 전혀 의외롭지 않았다.여러 네티즌들 덕에 삼촌이랑 큰아버징들 그리고 사촌 형제들의 직장까지 다 밝혀냈다. 그들은 잘 나가고 이 사건때문에 실시간 검색어에 두번이나 올랐으니 그와 언니를 찾는데 어렵지 않다."하예정."하지명이 위주로한 하씨 형제들이 일곱,여덟명이 왔다. 그들은 온 몸이 명품으로 장식되였다. 그리고 사람마다 열쇠고리를 들고 있는데 가끔씩 열쇠고리를 흔들거렸다. 마치 그들의 열쇠가 황금으로 만든것 마냥.그러나 그들은 많이 피곤해 보였다. 하예정의 박격이 그들에 대한 충격이 컷고 네티즌들의 분노의 욕설은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하예정은 할머니가 병원에서의 상황을 특별히 알아보지 않았다. 그러나 참지못하고 그에게 디엠을 보내는 좋은 분들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할머니의 병실에 가서 지적하고 욕을 하여서 억척스러운 할망은 몹시 화가 났었다.그 많은 효자현손들이 다 병원에 있었는데 환자한명을 못 지키다니, 참 웃으운 일이다."어머, 웬일로 당신들이 찾아왔을까? 빠짐없이 다 모였네."그의 사촌형들은 이것 뿐이였다. 사촌 언니들은 시네로 따라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도 시선을 끌려고 인터넷에서 가짜 소식을 많이 뿌려서 상황을 모르는 네티즌들을 바보취급 하였다. 간단하게 말해서 하씨네 일족에서는 그의 두자매를 편드는 사람은 누구도 없었다.하예정은 카운터로 들어가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공예품을 만드는 도구를 꺼내고는 파키라를 만들
"하지만 당신들이 흑백을 뒤바꿔 사실을 왜곡하고 불효라는 오명을 씌웠으니 병문안도 안갈거고 돈도 주기 싫어졌어. 당신들이 나를 욕하는데 거기에 또 찾아가서 욕을 먹어야 하나?""하예정, 그들은 우리의 할머니랑 할아버지야. 할머니가 욕을 좀 했으면 또 어때, 살 떨어지는것도 아니고. 너희들이 어르신들을 챙기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효성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보러도 오지 않고 생활비도 안 주겠어? 그래 좋아, 너희들의 양심이 아프지 않다면 우리도 더 이상 말하지 않겠어.""우리가 올린 글은 이미 삭제했어, 너도 올린 글을 삭제해. 니가 이러는거 우리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줄 알아? 니가 이렇게 사이버 폭력을 하는것은 우리가 고소할수도 있어. 하지만 우리가 남매니깐 이렇게 찾아와서 합이를 보겠다는 거야.소송까지는 하기 싫으니까."말하는 사람은 하지문이였다. 그는 하씨 집안에서 제일 잘 나가는 사람이다. 그가 얘기를 할때는 윗자리에서 사람을 내려다보는 태도였고 또 하예정을 혼내는 말투였다.그리고 그의 말에는 역시 하예정자매들이 어르신을 보러 가지 않았고 생활비도 안 준다며 불효하다는 뜻이였다.하지문은 그때 당시 어르신들이 싸인한 계약서에 대해서는 자동으로 생략하였다.하예정은 냉소하였다. "실컷가서 고소해. 소환장을 기다릴테니. 사이버 폭력? 당신들이 우리 자매를 사이버 폭력 시킨것은 아니고? 당신들이 우리한테 사이버 폭력하는것은 되고 우리가 사실을 밝히는것은 안 되는가? 당신들이 너무 하니까 네티즌들이 보다 못해 당신들의 직업이고 과거에 대하여 폭로한것이야.""그래, 우리는 효성이 없어서 할머니할아버지한테 생활비를 안 줬어. 그럼 하지문씨, 당신은 한달에 생활비를 얼마나 드리나요? 그리고 또 일년에 어르신들 보러 몇번이나 가셨나요?""눈과 마음이 썩은 사람은 양심이 있으리라고 기대를 하면 안되는거였어. 당시에 우리 자매가 어떻게 가문에서 쫓겨나고 우리의 집을 빼앗아 갔었는데, 당신이 이익을 재일 많이 얻지 않았나? 그들이 심지어 당
하예정의 제일 어린 사촌동생은 이제서야 열일곱여덟살 밖에 안된다. 마침 혈기왕창할 나이였다.그는 성격이 안 좋다. 하예정이 계속 병원으로 가기 싫어하고 인스타에 올린 글을 를 삭재하려 하지 않으니 성이나 하예정의 서점을 때려 부수겠다며 소리를 질렀다.하예정은 썰렁한 눈빛으로 스쳐보고 또 썰렁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감히 내 가게 를 부셜수 있으면 한번 부셔봐!!"그의 눈빛은 매섭고 차가왔다. 패기가 담긴 차가운 말은 하씨형제들을 왠지 모르게 위축되게 하였다."하지안."하지명은 고개를 돌려 제일 어린 사촌동생을 홀겨 보고나서 말 한마디도 감히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나서야 하예정을 보며 웃음을 짜내였다. "예정아, 지안이의 말을 듣지마, 얘가 원래 말투가 이래.""예정아 아까 둘째형도 말했듯이 우리는 친한 사촌남매고, 혈연관계도 엄청 가까워. 단번에 하자 두개를 못 쓴다고 우리가 망신당하면 넌 뭐 자랑스럽겠니? 이번 일은 우리가 잘못했으니 미안해, 사과할게 그냥 이렇게 끝내자,어?""돈은 안 내도 되. 다만 할머니보러 한번만 가줘, 할머니가 진짜로 널 보고 싶어서 그래. 요즘에 할머니랑 할아버지도 많이 자책하고 있어. 전에 너희들한테 무정한 일들을 많이 했고 세째 삼촌과 세째 숙모한테도 미안하다고.""예정아, 우리가 성인(圣人)이 아니기에 잘못할수도 있는거야, 그리고 잘못을 뉘우치면 되는것이고. 어르신도 이 많은 나이에 잘못을 뉘우쳤으니 사과할 기회를 한번드려라."양쪽의 관계가 완화되고 혈욱의 정을 카트로 내야만이 하예정이 인스타에 올린 글을 삭제하고 이 일이 끝나는것이다.돈은 그들이 가지고 싶어도 못 가질것이니 포기할수밖에 없다.실은 지금 그들도 후회한다.하얘정이 이렇개 딱딱하고 집안의 망신까지 주면서 일을 폭로하여 그들에게 반격하고 이렇게 큰 영향을 끼칠줄 알았으면 그들은 절대로 이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그들은 하예정자매들은 명성을 중히 여길줄 알았다. 그리고 도와줄 사람이 없을줄 알았는데 많은 사람이 그들을 돕고 오히려 자기가 당하
하예정은 허허 웃음을 터트렸다. "듣자 하니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잠자는 시간과 식사하는 시간을 빼고는 주구장창 내 욕만 하시면서 자신의 잘못은 조금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던데, 정말로 제게 사과를 하려는 거예요?"하지명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 변명하려고 입을 달싹였지만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할아버지 할머니는 진심으로 사과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저들에게 설득을 당해 괜한 피해를 입을까 얼른 이 일을 마무리하려는 것이었다.쌍방이 합의만 하면, 열기는 빠르게 가실 것이다. 또 그 자리에 새로운 이슈가 나타나 네티즌들의 관심을 덜어낼 테니, 사람들은 이내 그들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게 될 테고 그때가 되면 그들은 다시 평화를 되찾을 수 있었다.이번 일은 그들에게 물이 배를 띄우는 동시에 뒤집을 수도 있다는 교훈을 주었다. 인터넷은 강대하지만, 쉽사리 인터넷을 이용해 타인을 공격하다가 일단 반격을 당하게 되면 손해를 보는 것은 자기 자신이었다."다른 볼일 없으면 그만 떠나주세요. 괜히 여기에 우르르 몰려서 남 장사하는 데 방해하지 말고요."하예정은 더는 그들과 말씨름을 하고 싶지 않아 축객령을 내렸다.그러자 하씨 형제들의 얼굴이 구겨졌다.옆에 서 있던 심효진과 김진우는 그들을 경고가 담긴 눈빛으로 노려봤다.한참 뒤, 하지문이 말했다. "예정아, 용서를 해야 할 때는 용서를 해야 하는 법이야. 무슨 일을 하든 한발 양보를 해야 앞으로 서로 다시 좋게 얼굴을 마주할 수 있어."말을 마친 하지문은 먼저 등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하씨 집안의 그 세대에서 하지문은 가장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들 집안에서만이 아니라 마을에서도 그가 제일 능력이 출중했다.예전에는 마을에 돌아가면 하지문은 가장 추앙받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사촌 동생에게 반격을 당해 하마터면 체면도 못 차릴 뻔했으니, 하지문은 지금 여기서 하예정에게 욕을 먹고 있을 기분이 아니었다.하지문은 하예정이 형제간의 정은 전혀 없는 것 같아 하예정이 원망스럽기 그지없었다. 뭐가 됐든 사
김진우도 그 사람들은 대단하다 못해 감탄이 나올 정도라고 생각했다. 뻔뻔하기도 뻔뻔했고,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었다."하예정, 방금 전의 대화 내가 다 녹음했어."심효진이 입을 열었다. "녹음 파일 보내줄게. 괜히 또 인터넷에서 허튼소리하고 없는 얘기 지어낼라."심효진의 행동에 하예정은 그녀를 향해 엄지를 척 세웠다. 하예정은 하씨 집안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나 녹음을 한다는 것도 잊고 있었다."진우야, 출근 안 해?"녹음 파일을 하예정에게 보낸 심효진은 김진우가 아직 가게에 있다는 것이 떠올라 얼른 출근하라고 재촉했다.김진우는 가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어, 투덜대며 말했다. "우리 집안 회사에서 출근하는 건데, 뭘. 좀 늦어도 괜찮아.""집안 회사에서 출근하는 거니까 더 열심히 하고, 회사의 규율을 잘 지켜서 모범이 되어야지.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네 트집을 못 잡을 거 아니야. 얼른, 가서 출근해. 고모가 너 출근 안 한 거 알면 너 큰일 나."김진우는 장손이라, 김진우의 부모는 그에게 아주 큰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들은 김진우가 김씨 그룹의 후계자가 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하예정도 옆에서 거들었다. "진우야, 너 얼른 출근 해. 더 늦었다간 퇴근 시간 다 되겠다."김진우는 구시렁대면서도 차키를 챙겨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면서 하예정에게 귀띔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예정 누나, 나 밥 사주는 거 잊지 마요.""알았어. 내가 언제 너랑 했던 약속 안 지킨 적 있어?"김진우는 그제야 내키지 않는 걸음으로 서점을 나섰다.김진우를 보내자 서점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심효진은 다시 소설을 읽기 시작했고, 하예정은 공예품을 만들기 시작했다.점심쯤이 되자, 그녀는 도구들을 정리했다. 이제 곧 있으면 학생들 하교 시간이었다.그리고 그 시각, 전씨 그룹.대표 사무실 안, 공적인 일에 대한 이야기를 끝낸 뒤, 소정남은 무심하게 말했다. "전 대표, 방금 전에 형수님네 고향 사람 수십 명이 엄청난 기세로 차 여러 대를 나눠타고 형수님네 가게
전태윤은 큰 손으로 그녀의 손등을 덮으며 말했다.“얼굴만 비추고 대략 30분 정도 머물렀다가 바로 자리를 뜨자. 당신은 술 마시지 말고 그 여자들과도 멀리 떨어져 있어. 가장 좋은 건 내 옆에서 한 발짝도 떨어지지 않는 거야.”“그럼 태윤 씨 말대로 30분만 머물러요. 하지만 당신 옆에 딱 붙어 있을 필요는 없어요. 내가 있는 곳엔 사람들이 알아서 몇 미터씩 떨어지니까요.”모두가 그녀가 전태윤이 애지중지하는 아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겨우 임신에 성공한 그녀의 아이는 매우 귀한 존재였다. 그래서 누구도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려 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그녀가 실수로 넘어지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자신들이 연루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하예정은 이 상황이 과도하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달랐다.관성 상류층 사람들은 그녀와 거리를 유지하며 아기를 낳고 나서야 모임에 나오라고 권했다.전태윤이 그녀를 달래듯 말했다.“그 사람들이 현명한 거야. 거리를 유지하는 게 나아. 그들 중 많은 사람이 담배를 피우는데 간접흡연을 많이 하면 좋을 게 없잖아.”하예정이 임신한 후, 전태윤은 그녀를 사교 모임에 데려가지 않았다. 간접흡연이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까 봐서였다.“그럼 그냥 안 갈게요. 아기를 낳고 나서 당신이랑 모임에 나가죠 뭐. 사실 그 여자가 누군지 저랑은 아무 관계도 없잖아요. 낯익다고 느끼긴 했지만 어디서 봤는지는 모르겠어요. 아마 만난 적이 있어도 제대로 알지 못해서 누군지 떠오르지 않는 거겠죠.”전태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아직도 서로 모르는 걸 보면 전에도 잘 안 맞았을 거야. 그렇지 않았다면 이미 친구가 되었겠지.”하예정은 많은 귀부인들과 잘 맞지 않았고 그들과는 가볍게 인사만 나누는 정도였다. 그녀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아예 관심도 없었고 그들이 누구인지조차 몰랐다.사실 전태윤도 아내가 사교 모임에 가지 않는 것을 더 바랐다. 만약 그녀가 참석하면 그는 그녀가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며 시간을 보낼 동안 옆에서 지켜야 했다. 그러
“그놈이 후회할 날이 올 거야! 분명 내가 친누나인데 이복누나인 여운초를 믿다니!”여운별은 속으로 분노를 삭이고 있었다.한편, 하예정은 방금 서점에서 책을 구매한 젊은 주부가 정교한 인피 가면을 쓴 여운별이라는 사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사실 하예정은 여운별과 개인적으로 잘 알지도 못했다. 변장한 여운별의 체형이 어딘가 낯익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그녀가 누구인지 끝내 떠올리지 못했다. 하예정의 친한 지인 범위에는 여운별이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익숙하고도 차분한 발소리가 들리자 하예정은 서점 밖으로 나갔다.“태윤 씨!”하예정은 환한 미소를 띠며 남편을 향해 걸어갔다. 전태윤은 눈웃음을 지으며 성큼성큼 다가와 그녀를 안아주었다. 그리고 낮고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였다.“여보, 보고 싶었어.”그는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나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하예정이 작게 말했다.“다들 보고 있잖아요. 매일 보는데 뭐가 그렇게 보고 싶다고 그래요.”전태윤과 함께 온 경호원 한 명이 봉투 두 개를 들고 서 있었다. 봉투 안에는 포장된 음식이 들어 있었고 그는 그것을 서점 입구에 있는 직원에게 건넸다.전태윤이 직접 아내를 데리러 왔기 때문에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서점에 남아 가게를 봐주기로 했고 음식을 준비한 것도 직원들이 서점에서 식사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전태윤은 아내의 손을 잡고 차로 향하며 물었다.“피곤하지 않아?”“안 피곤해요. 저 그렇게 약하고 여리지 않아요.”하예정은 어려운 시절을 겪었던 사람답게 단호히 말했다.전태윤은 그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웃었다.“그럼, 우리 아내가 얼마나 강하고 대단한데.”“말만 번지르르하네요.”전태윤은 그녀를 차에 태웠다. 하예정이 올라타자 그도 따라 탔고 문을 닫은 뒤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그는 아내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장난스레 말했다.“그럼 벌로 뽀뽀 한 번 해줘야겠네.”하예정이 그를 살짝 밀어내며 작게 말했다.“사람들이 웃어요.”“아참. 방금 당신 오기 10분 전
용태호는 여운별에게 약속했다.만약 예씨 가문 사모님의 양자가 자신들이 찾고 있는 사람임이 확인되어 그 아이를 데려오게 되면 여씨 가문의 모든 재산을 여운별에게 넘기겠다고 했다.뿐만 아니라 전씨 가문의 큰 며느리도 여운별에게 맡기겠으니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그러나 용태호는 자신이 뱉은 약속을 지킬 생각이 전혀 없었다. 일이 끝난 후 여운별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했지만 그녀는 용태호가 자신을 위해 전씨 가문과 소씨 가문을 적으로 돌릴 것이라고 허황한 꿈을 꾸고 있었다.경호원들 또한 용태호의 진짜 속내를 알고 있었지만 그들은 여운별을 감시하고 돕는 역할만 맡고 있었다. 진실을 말하지 않고 그녀가 꿈을 꿀 수 있도록 놔두는 것이 그들한테는 최선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여운별은 용 사장을 위해 일할 동기를 잃을 게 뻔했다.여운별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알겠어요. 하지만 왜 저한테 이렇게 냉정하고 무정하게 대하는 거죠? 사람들 앞에서는 저를 ‘사모님’이라고 불러야 할 거 아니에요.”경호원들은 사람들 앞에서는 그녀에게 공손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했지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마치 관리인처럼 그녀를 철저히 통제했다. 그들은 싸움에도 능했고 여운별은 그들과의 대결에서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다.한 번은 그녀가 용태호에게 그들에 대해 고자질했지만 용태호는 그녀에게 경호원들을 화나게 하지 말라고만 조언했다.“그들은 무식하고 자비를 모르는 자들이야. 손에 피를 묻혀본 경험도 많지.”이 말에 겁이 난 여운별은 다시는 그들을 건드리지 않았다.경호원 중 한 명이 냉정하게 말했다.“오늘 당신은 새로운 얼굴로 하예정 씨 앞에 나타났습니다. 이제 여운별의 신분으로 돌아가 언니를 다시 한번 도발하세요. 그들이 여운별의 소식을 놓치면 곧바로 사장님의 부인 신분을 의심할 겁니다.”여운별이 실종된 상태에서 낯선 용씨 가문의 사모님이 갑작스레 나타난다면 두 사람을 연결 지으려는 의심이 생길 가능성이 있었다.여운별은 경호원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
전태윤의 차량 행렬이 지나가자 여운별은 급히 좌석에 몸을 낮추어 바깥에서 그녀를 볼 수 없도록 했다.사실 전태윤은 그녀를 알아보지 못할 가능성이 컸지만 여운별은 마치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상대방이 자신을 알아볼까, 자신이 저지른 일이 들통날까 걱정했다.하예정이 그녀를 감옥에 보낸 이유는 단순히 그녀가 방심해 하예정의 무술 실력을 몰랐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가장 큰 이유는 하예정 뒤에 전태윤이라는 강력한 후원자가 있었기 때문이다.지금은 여운별 역시 용 사장을 등에 업었지만 전태윤의 전용 차량을 보기만 하면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숨고 싶어 했다.전태윤의 차량이 지나가자 조수석에 앉아 있던 경호원이 고개를 돌려 의자에 몸을 움츠리고 있는 여운별을 발견했다. 바깥에서 보면 마치 뒷좌석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지금 뭐 하는 겁니까?”경호원이 불만 가득한 어조로 물었다.여운별은 고개를 들어 차창 밖을 몰래 살폈다. 전태윤의 차량이 보이지 않자 그녀는 안도하며 자세를 바로 세우고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급히 몸을 숨기느라 옷이 약간 구겨졌는데 모두 명품 옷이라 그녀는 저절로 조심스럽게 다뤘다.“방금 지나간 차들, 누구 차인지 아세요? 그 롤스로이스는 전태윤이 자주 사용하는 차량이에요. 뒤따라온 차량들은 그의 경호팀 차량이고요. 그의 경호팀은 항상 그를 따라다녀요.”여운별은 긴장한 얼굴로 설명했다.전태윤이 경호팀을 대동하는 이유는 과거 그의 열렬한 팬들이 과도하게 따라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결혼 후에도 그는 경호팀을 유지했는데 이는 젊은 여성들이 그에게 가까이 다가와 아내의 오해를 사는 일을 막기 위함이었다.특히 과거 도차연 사건은 전태윤과 하예정에게 깊은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전태윤과 도 대표가 사업을 논의하면서 도차연에게 접근할 기회를 줬고 하예정의 자리를 넘보고 있던 도차연은 전태윤과 비슷한 외모를 가진 남자를 찾아 애정 행각이 담긴 사진을 찍어 하예정에게 보냈다.경호원은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아가씨, 자신의 얼굴을 만져
“사장님께서는 아가씨에게 더 많이 배우고 자신의 능력을 키우라고 하셨습니다. 성격도 고치고 온화하며 품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귀부인의 태도를 갖추라고 하셨죠. 예전처럼 오만하고 거칠게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상류층 귀부인들 사이로 들어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경호원의 말에 여운별은 입을 삐죽이며 불만을 드러냈다.“당신들은 그 귀부인들이 오만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사실 그 여자들도 꽤 오만한 점이 있어요. 당신들이 직접 만나보지 못했을 뿐이죠.”“우리 여씨 가문도 명문가라고요. 나는 단지 나이가 어리고 성격이 좀 강해서 그렇지 품위가 없는 건 아니에요. 나도 품위를 지킬 줄 알아요. 예전 내 사교계에도 다 명문가의 딸들과 부잣집 아가씨들뿐이었죠.”비록 여운별의 어머니가 형부와 재혼하며 사교계에서 좋은 평판을 받지 못했지만 이로 인해 여씨 가문의 둘째 딸로서 그녀가 관성의 상류층에서 차지한 지위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여운별은 자신이 성소현 같은 이들과는 비교될 수 없더라도, 많은 부잣집 딸들보다 훨씬 낫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그녀는 여전히 자신감이 넘쳤고 자신의 기품과 교양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어릴 적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고, 지금은 스무 살로 한창 꽃다운 시기였다. 조금 오만하다고 해도 그것이 무슨 큰 문제냐는 태도를 유지했다.“아가씨, 지금은 관성에 있으니 더 이상 여씨 가문의 부잣집 아가씨 행실을 하면 안 됩니다. 이를 꼭 명심하세요. 만약 사장님께서 지시하신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정체가 드러난다면 매우 끔찍한 결과를 맞게 될 것입니다. 사장님은 성격이 별로 좋지 않으시거든요.”경호원의 경고는 이어졌다.“게다가 사모님의 수완도 뛰어나십니다. 사장님이 직접 나서지 않고 사모님께 아가씨를 넘기시면, 차라리 죽는 게 나을 만큼 고통스러운 일이 생길 겁니다. 사모님은 당신이 어느 명문의 딸인지 개의치 않으십니다. 당신의 목숨은 사모님의 한마디에 달려 있죠.”이 말을 들은 여운별의 얼굴이 굳
“우리 가게에는 유아용 교재가 없어서요. 다른 문구 방에 가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하예정의 서점은 중학교 앞에 위치해 주 고객층이 중학생이었고 유치원용 책은 들여놓지 않았다.“아, 그렇군요. 그럼 잠시 후 다른 문구 방에 가봐야겠어요.”젊은 여자는 책값을 지불하고 책을 들고 나가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그녀가 가게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며 하예정은 어딘가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아마도 전태윤과 함께 행사에 참석했을 때 스치듯 본 적이 있을지 몰랐지만 깊이 알지는 못해 기억나지 않는 것이라 여겼다.‘잠시 후 태윤 씨한테 물어봐야겠다. 어떤 가문일까? 장남은 결혼했고 작은아들은 중학생이고 막내딸은 유치원이라니...’젊은 여자는 스물한두 살쯤으로 보였고 남편도 젊을 가능성이 컸다. 하예정은 임신 전 상류층 모임에 자주 참석했지만 어느 집안 자제가 그렇게 일찍 결혼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그녀가 아는 젊은 여자들은 대체로 그보다 나이가 많았기에 방금 본 여자가 속한 가문은 아직 명문으로 자리 잡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여자의 차는 근처에 주차된 흰색 BMW7 시리즈였다. 차 앞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 두 명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자가 가까이 다가가자 두 남자는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경의를 표했다. 그녀의 경호원과 운전기사인 듯했다.“출발하죠.”여자는 차에 올라 운전사에게 지시했다. 차가 멀리 떠난 후, 그녀는 가게 쪽을 돌아보았다. 하예정이 더 이상 자신을 보지 못할 거리라고 판단한 순간, 여자는 얼굴을 만지며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그 젊은 여자는 바로 여씨 가문의 둘째 딸, 여운별이었다. 그녀는 현재 용태호의 스폰녀로 지내고 있었지만 사교계에서는 용씨 가문 사모님을 사칭하며 활동 중이었다. 이는 용태호가 모든 의심을 피하기 위해 마련한 조치였다.여운별은 용태호가 준 인피가면 덕분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녀의 임무는 하예정에게 접근해 친구가 된 후 용정이라는
“저도 마음이 놓이네요. 엄마, 윤하가 아직 소 대표의 고백을 받아주지 않은 거 맞죠? 제가 대신 받아주고 싶네요. 소씨네 식구들 성격이 다들 시원시원해서 우리 윤하한테 잘 맞는 거 같아요. 윤하도 덜렁덜렁 거리는게 저 집안과 바이브가 맞아요.”윤하 어머니는 혁진에게 말했다. “네 동생 일생의 큰 일이야. 우리가 잘 체크해주고 나머지는 윤하한테 맡겨야지. 지훈한테 시집가는 사람도 윤하도 한평생 같이 살 사람도 윤하 자신이니까 걔가 좋아야 되지. 그리고 윤하 다음은 너랑 혁주야. 너희 둘도 이제 슬슬 준비해야지.”“엄마, 저 쌀 씻으러 갈게요.” 윤하 어머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결혼 잔소리를 했고 혁진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들어갔다.그런 혁진을 보고 어머니는 몇 마디 나무랐다.연성의 겨울은 눈 내린 광경을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관성은 아직도 최고 기온이 25도나 되는 여름이어서 길거리에는 반팔티를 입고 걸어 다니는 사람이 많았다.하예정은 서점에서 남편이 데리러 오기를 기다렸다. 두 사람은 관성 호텔에 가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다.그녀는 이제 더 이상 공예품을 만들지 않았다. 온라인 쇼핑몰도 전에 그녀를 도왔던 아기엄마한테 양도했다.지금은 서점에서 일하고 있고 학생들이 수업이 끝나면 조금 바빠질 뿐, 다른 시간에는 아주 한가해서 옆 가게 탐방도 자주 하곤 했다. 비록 경호원들이 뒤따르지는 않지만 행여나 무슨 일이 생길까 항상 주시하고 있었다.심효진은 소설을 좋아해서 그녀가 서점을 지키고 있을 때는 하루 종일 앉아 소설을 읽곤 했다.하예정은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고전 작품 한 권을 골라 읽었지만 자꾸만 하품이 나와 결국 읽기를 포기했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를 지나 책장 앞에 다가가 먼지털이로 책우의 먼지를 털기 시작했다. 사실 먼지가 별로 없었지만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할 일을 찾아야 했다.그때, 밖으로부터 또깍또깍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처음 보는 젊은 부인이 서점으로 들어왔다. 손에는 에르메스 백을 들고 있었고
혁진은 거실에서 지훈이 부모님이랑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지훈이 아버지는 성격이 아주 호탕한 분이셨다. 혁진이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두 사람은 말이 잘 통했다.지훈이 마침 아침밥을 들고나오지 않았다면 두 사람은 의형제를 맺을 기세였다.지훈이 어머니는 그런 남편을 몇 번이나 눈치를 주었다.이 양반이 지금 여기가 어디인지 까먹은 거 아니야?여기는 윤하네 집, 예비 사돈댁이라고. 혁진은 예비 며느리 친오빠고, 두 사람이 형제를 맺으면 나중에 아들더러 어떻게 처신하라는 거야. 아주 그냥 엉망진창이네.“아버지, 어머니, 윤하 씨 어머님께서 아침을 준비해 주셨어요. 따뜻할 때 드세요. 저희는 이미 먹었어요.”지훈은 부모님을 주방으로 불렀다. “점심은 여기서 먹어요. 조금 있다가 윤하 씨랑 제가 장 봐 올게요.”지훈이 어머님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좋아, 나도 나가서 눈이 내리는 걸 보고 싶어. 지훈이 아버지, 당신도 같이 가요. 짐도 들어줄 겸.”남편의 의견을 물어보는 듯했지만 사실상 답정너였다. 집에 두고 갔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장 보고 돌아올 땐 이미 혁진이랑 형제를 맺었을지도 모른다.“그래요.”지훈이 아버지는 흔쾌히 대답했다.윤하 어머니는 주방에서 나오며 민망한 듯 말했다. “두 분께서 오시는 줄을 몰라서 제대로 준비 못 했어요. 점심에는 뭘 드시고 싶으세요? 말만 하세요, 제가 다 할 수 있어요. 가족이라 생각하고 편히 말씀하세요. 내외할 것 없어요.”지훈이 어머니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 저희 안 그래요. 이제는 가족이나 마찬가진데요. 저희는 뭐든 잘 먹어요. 아무거나 다 돼요.”“사돈, 윤하는 정말 훌륭한 아가씨예요. 저희 지훈이랑은 비교가 안 돼요. 지훈이 때문에 저희 두 사람 속 많이 태웠어요.”지훈이 어머니는 실수도 사돈이라고 불렀지만 윤하 어머니는 개의치 않았다. “과찬이세요. 저희 윤하도 속 썩일 때가 많았어요. 지훈이야말로 성숙하고 성격도 온화하고 너그럽고 유망한 청년이죠. 저희 윤하보다 훨씬 나은 걸
원래부터 지훈을 마음에 들어 하던 윤하 어머니는 지훈의 특별한 사정을 알고 나서 더욱 자신의 사윗감이라는 확신이 들었다.윤하와 결혼을 하게 되면 지훈은 그녀를 더욱 소중히 아낄 것이 분명했기에 윤하 어머니는 딸이 멀리 관성에 시집가서 마음고생할 거라는 걱정이 사라졌다.윤하와 어머니는 주방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지훈이 부모님을 대접할 아침을 준비했다.지훈도 주방으로 들어와 일손을 도왔다.“지훈 씨, 안 도와줘도 돼요. 가서 부모님이랑 얘기 나눠요.”윤하는 지훈을 밀어냈다.“부모님이 저더러 도와주라고 해서 들어왔는데 저를 또 저쪽으로 보내시면 어떻해요? 누구 장단에 맞춰야 해요? 아차! 아버님이랑 큰형님이 안 보이시는데 아직 주무시나요? 아니면 도장에 일찍 나가셨어요?”지훈은 그 두 사람이 보이지 않자 물어보았다. 아까는 그럴 겨를조차 없었다.“두 사람 볼일이 있어서 아침 일찍 공항에 갔어. 이쯤 되면 아마 비행기에 올랐을 거야.”윤하 어머니가 대답했다.지훈은 별생각 없었다. 고백도 했고 부모님도 인사하러 오셨고 지금은 그저 윤하의 답변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사실 지훈도 내심 많이 긴장됐다.그도 윤하가 자신을 밀어내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옷도 사주고 고백 후에 도망치지도 않았기에 희망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윤하가 명확히 대답하기 전까지는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었다. 만에 하나 거절할 수도 있기에 두려웠다.윤하가 설령 거절한다고 해도 지훈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질병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렇지 않다고 해도 그가 선택한 사람이라면 평생 그 한 사람한테만 마음을 줄 그런 사람이었다. “어머님, 준비 많이 하시지 마세요. 두 분 간단히 요기하면 돼요. 제가 이따가 두 분 호텔로 모셔다드릴 거예요. 거기서 식사하시면 돼요.”“귀한 손님들이 멀리서 오셨는데 점심은 내가 대접해야지. 외식할까 아니면 집에서 먹을까?”윤하 어머니는 물었다.“집에서 먹으면 윤하랑 혁진이는 오늘 도장 나가지 말고 장 좀 봐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