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처제는 지금 살아있는지 아님 죽었는지도 모른다."혹시 우리가 휴가를 가서 마음을 풀고있을때 당신 동생을 만나거나 그의 자식을 만날지도 모르잖아요."이경혜는 잠시 침묵을 하고 입을 열었다. "우리가 해여질때 동생은 너무 어렸어요. 그리고 여자는 자라면서 열대번도 더 바뀐다고 하잖아요. 동생이 커서는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그의 자식들을 만나도 제가 어떻게 조카들인지 알아보겠어요.""그래, 휴가갑시다.'이경혜는 딸의 효심을 차마 거절할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정신을 차라고 딸과 함께 바닷가로 휴가사기로 하였다.어머니께서 응납하자 성소현은 아버지와 눈빛교체를 하고 화제를 찾아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야기를 하다나니 오늘 발생한 일을 얘기하기 시작하였다.그는 기분좋게 말을 했다. "어머니, 저 오늘 전태윤을 봤어요. 그리고 전태윤이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려서 저하고 말도 했어요. 아쉽게도 제가 차안으로 던진 꽃다발은 그가 내던져 나왔지만요."이경혜, "......""그리고, 저 새 친구를 사귀였어요. 하예정이라고 첫 만남이였는데 오래 만났던 친구같았어요. 또 이상하게도 그를 보는데 자꾸 친근감이 들었어요. 그가 저를 도와줘서 저의 명함까지 줬어요."이경혜는 그의말을 듣고 물었다. "그 이상한 친척들한테 시달리고 있는 불쌍한 동생말이야?""네, 맞아요.""너네둘이 참 인연이 깊구나. 검색어 순위에서도 붙어있었고 그 많은 차들중에서 붙잡은 차가 그자의 차였다니. 그리고 또 그가 너를 대리고 서방을 찾으러 전씨그룹에 대려다주다니 참 희한한 일이군."이경혜는 소현이을 놀리며 말했다. "그리고 더 희한한건 니가 그를 친구로 삶다니, 여보 이따가 하늘에서 빨간 비가 내리는지 잘 지켜봐요. 당신 딸이 친구를 사귀었다내요.""어머니!"성소현은 부만을 담아 소리를 쳤다."어머니의 딸은 친구가 있으면 안되나요? 저는 예정이가 저랑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또 그는 저에게 친절감을 줘요. 그리고 그는 제가 전태윤을 추구하는데 응원도 해
하예정이 도착했을때 김진우도 가게에 있었다. 그는 웃으며 김진우이랑 인사를 하고 물었다. "진우야, 너 오늘 출근 안 하는거야?"김진우는 하예정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의 눈빛 깊은곳에는 사랑이 담겨 있었다. "어제 저녁에 야근을 늦게까지 해서 아침에 좀 늦게 가도 괜찮아.""예정이 누나, 오늘 왜 이렇게 늦게 왔어?"김진우는 무심한듯 물었지만 실은 하예정과 그와 초고속 결혼한 남편의 근황을 물어보고 싶은것이다.효진이 누나가 그러는데 하예정과 초고속 결혼한 남편이 검색어사건에서 돕고 심지어 고향까지 함께 가서 반격할 증거를 수집했다고 한다. 그래서 하예정은 그쪽을 아주 고마워 한고 있다.김진우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도 예정이 누나를 돕고 싶었는데 예정이 누나가 기회를 안 주었다. 그날 그는 예정이 누나에게 전화를 했는데 누나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나중에서야 하예정이 괜찮다고 문자를 보내였다. "오는길에 한 예쁜 아가씨가 도움을 청해서 그를 돕고 오느라고 늦었어. 맛있는 냄새, 효진아, 너 뭐 먹고있어?"하예정은 카운터안으로 들어가 앉으려고 했는데 맛있는 냄새에 발걸음을 돌리고 주방으로 향했다.김진우는 그를 따라가고 있는데 다가가서 안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감히 그러지 못한다. 그리고 그가 여태것 배워온 교양도 그러지 못하게하고 있다. 그런행동은 하예정을 희롱하는 것이다.그는 그를 사랑하지만 존중한다. 아무리 그와 친해지고 싶고 안고 싶고 심지어 키스하고 싶어도 그런 감정들을 억눌러야 한다. 왜냐면 그녀는 이미 결혼을 하였기 때문이다.이 생각을 하자 김진우의 마음속에는 아픔이 스쳐 지나갔다. 하예정의 속에서 그는 그냥 동생이다. 그리고 하예정이 초고속 결혼대상이 필요했지만 그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내가 집에서 음식을 좀 챙겨왔어. 누나랑 효진이 누나 먹으라고."심효진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김진우가 하예정에게 알려주었다.그는 두 누나에게 정성가득한 아침을 가져다주로 왔다. 김씨 가문도 역시 호족이다. 그래서 집에 있는 요리사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하예정은 시원하게 응했다.그러고나서 김진우는 만족스러웠다.그는 토요일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갑자기 차 몇대가 서점앞에 주차를 하였다. "내가 나가 볼게." 김진우는 말했다.그는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얼마지나지 않아 그는 돌아오고 하예정에게 말을 했다. "예정이 누나, 누나 고향의 만만치 않은 친척들이야."하예정는 이미 배불리 먹었다. 그는 휴지를 한장 뽑고는 입을 닦으며 말했다. "오면 어때, 내가 그들을 무서워 할가봐?"그들이 여지까지 찾아오는것에 대해서 하예정은 전혀 의외롭지 않았다.여러 네티즌들 덕에 삼촌이랑 큰아버징들 그리고 사촌 형제들의 직장까지 다 밝혀냈다. 그들은 잘 나가고 이 사건때문에 실시간 검색어에 두번이나 올랐으니 그와 언니를 찾는데 어렵지 않다."하예정."하지명이 위주로한 하씨 형제들이 일곱,여덟명이 왔다. 그들은 온 몸이 명품으로 장식되였다. 그리고 사람마다 열쇠고리를 들고 있는데 가끔씩 열쇠고리를 흔들거렸다. 마치 그들의 열쇠가 황금으로 만든것 마냥.그러나 그들은 많이 피곤해 보였다. 하예정의 박격이 그들에 대한 충격이 컷고 네티즌들의 분노의 욕설은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하예정은 할머니가 병원에서의 상황을 특별히 알아보지 않았다. 그러나 참지못하고 그에게 디엠을 보내는 좋은 분들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할머니의 병실에 가서 지적하고 욕을 하여서 억척스러운 할망은 몹시 화가 났었다.그 많은 효자현손들이 다 병원에 있었는데 환자한명을 못 지키다니, 참 웃으운 일이다."어머, 웬일로 당신들이 찾아왔을까? 빠짐없이 다 모였네."그의 사촌형들은 이것 뿐이였다. 사촌 언니들은 시네로 따라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도 시선을 끌려고 인터넷에서 가짜 소식을 많이 뿌려서 상황을 모르는 네티즌들을 바보취급 하였다. 간단하게 말해서 하씨네 일족에서는 그의 두자매를 편드는 사람은 누구도 없었다.하예정은 카운터로 들어가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공예품을 만드는 도구를 꺼내고는 파키라를 만들
"하지만 당신들이 흑백을 뒤바꿔 사실을 왜곡하고 불효라는 오명을 씌웠으니 병문안도 안갈거고 돈도 주기 싫어졌어. 당신들이 나를 욕하는데 거기에 또 찾아가서 욕을 먹어야 하나?""하예정, 그들은 우리의 할머니랑 할아버지야. 할머니가 욕을 좀 했으면 또 어때, 살 떨어지는것도 아니고. 너희들이 어르신들을 챙기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효성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보러도 오지 않고 생활비도 안 주겠어? 그래 좋아, 너희들의 양심이 아프지 않다면 우리도 더 이상 말하지 않겠어.""우리가 올린 글은 이미 삭제했어, 너도 올린 글을 삭제해. 니가 이러는거 우리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줄 알아? 니가 이렇게 사이버 폭력을 하는것은 우리가 고소할수도 있어. 하지만 우리가 남매니깐 이렇게 찾아와서 합이를 보겠다는 거야.소송까지는 하기 싫으니까."말하는 사람은 하지문이였다. 그는 하씨 집안에서 제일 잘 나가는 사람이다. 그가 얘기를 할때는 윗자리에서 사람을 내려다보는 태도였고 또 하예정을 혼내는 말투였다.그리고 그의 말에는 역시 하예정자매들이 어르신을 보러 가지 않았고 생활비도 안 준다며 불효하다는 뜻이였다.하지문은 그때 당시 어르신들이 싸인한 계약서에 대해서는 자동으로 생략하였다.하예정은 냉소하였다. "실컷가서 고소해. 소환장을 기다릴테니. 사이버 폭력? 당신들이 우리 자매를 사이버 폭력 시킨것은 아니고? 당신들이 우리한테 사이버 폭력하는것은 되고 우리가 사실을 밝히는것은 안 되는가? 당신들이 너무 하니까 네티즌들이 보다 못해 당신들의 직업이고 과거에 대하여 폭로한것이야.""그래, 우리는 효성이 없어서 할머니할아버지한테 생활비를 안 줬어. 그럼 하지문씨, 당신은 한달에 생활비를 얼마나 드리나요? 그리고 또 일년에 어르신들 보러 몇번이나 가셨나요?""눈과 마음이 썩은 사람은 양심이 있으리라고 기대를 하면 안되는거였어. 당시에 우리 자매가 어떻게 가문에서 쫓겨나고 우리의 집을 빼앗아 갔었는데, 당신이 이익을 재일 많이 얻지 않았나? 그들이 심지어 당
하예정의 제일 어린 사촌동생은 이제서야 열일곱여덟살 밖에 안된다. 마침 혈기왕창할 나이였다.그는 성격이 안 좋다. 하예정이 계속 병원으로 가기 싫어하고 인스타에 올린 글을 를 삭재하려 하지 않으니 성이나 하예정의 서점을 때려 부수겠다며 소리를 질렀다.하예정은 썰렁한 눈빛으로 스쳐보고 또 썰렁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감히 내 가게 를 부셜수 있으면 한번 부셔봐!!"그의 눈빛은 매섭고 차가왔다. 패기가 담긴 차가운 말은 하씨형제들을 왠지 모르게 위축되게 하였다."하지안."하지명은 고개를 돌려 제일 어린 사촌동생을 홀겨 보고나서 말 한마디도 감히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나서야 하예정을 보며 웃음을 짜내였다. "예정아, 지안이의 말을 듣지마, 얘가 원래 말투가 이래.""예정아 아까 둘째형도 말했듯이 우리는 친한 사촌남매고, 혈연관계도 엄청 가까워. 단번에 하자 두개를 못 쓴다고 우리가 망신당하면 넌 뭐 자랑스럽겠니? 이번 일은 우리가 잘못했으니 미안해, 사과할게 그냥 이렇게 끝내자,어?""돈은 안 내도 되. 다만 할머니보러 한번만 가줘, 할머니가 진짜로 널 보고 싶어서 그래. 요즘에 할머니랑 할아버지도 많이 자책하고 있어. 전에 너희들한테 무정한 일들을 많이 했고 세째 삼촌과 세째 숙모한테도 미안하다고.""예정아, 우리가 성인(圣人)이 아니기에 잘못할수도 있는거야, 그리고 잘못을 뉘우치면 되는것이고. 어르신도 이 많은 나이에 잘못을 뉘우쳤으니 사과할 기회를 한번드려라."양쪽의 관계가 완화되고 혈욱의 정을 카트로 내야만이 하예정이 인스타에 올린 글을 삭제하고 이 일이 끝나는것이다.돈은 그들이 가지고 싶어도 못 가질것이니 포기할수밖에 없다.실은 지금 그들도 후회한다.하얘정이 이렇개 딱딱하고 집안의 망신까지 주면서 일을 폭로하여 그들에게 반격하고 이렇게 큰 영향을 끼칠줄 알았으면 그들은 절대로 이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그들은 하예정자매들은 명성을 중히 여길줄 알았다. 그리고 도와줄 사람이 없을줄 알았는데 많은 사람이 그들을 돕고 오히려 자기가 당하
하예정은 허허 웃음을 터트렸다. "듣자 하니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잠자는 시간과 식사하는 시간을 빼고는 주구장창 내 욕만 하시면서 자신의 잘못은 조금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던데, 정말로 제게 사과를 하려는 거예요?"하지명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 변명하려고 입을 달싹였지만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할아버지 할머니는 진심으로 사과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저들에게 설득을 당해 괜한 피해를 입을까 얼른 이 일을 마무리하려는 것이었다.쌍방이 합의만 하면, 열기는 빠르게 가실 것이다. 또 그 자리에 새로운 이슈가 나타나 네티즌들의 관심을 덜어낼 테니, 사람들은 이내 그들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게 될 테고 그때가 되면 그들은 다시 평화를 되찾을 수 있었다.이번 일은 그들에게 물이 배를 띄우는 동시에 뒤집을 수도 있다는 교훈을 주었다. 인터넷은 강대하지만, 쉽사리 인터넷을 이용해 타인을 공격하다가 일단 반격을 당하게 되면 손해를 보는 것은 자기 자신이었다."다른 볼일 없으면 그만 떠나주세요. 괜히 여기에 우르르 몰려서 남 장사하는 데 방해하지 말고요."하예정은 더는 그들과 말씨름을 하고 싶지 않아 축객령을 내렸다.그러자 하씨 형제들의 얼굴이 구겨졌다.옆에 서 있던 심효진과 김진우는 그들을 경고가 담긴 눈빛으로 노려봤다.한참 뒤, 하지문이 말했다. "예정아, 용서를 해야 할 때는 용서를 해야 하는 법이야. 무슨 일을 하든 한발 양보를 해야 앞으로 서로 다시 좋게 얼굴을 마주할 수 있어."말을 마친 하지문은 먼저 등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하씨 집안의 그 세대에서 하지문은 가장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들 집안에서만이 아니라 마을에서도 그가 제일 능력이 출중했다.예전에는 마을에 돌아가면 하지문은 가장 추앙받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사촌 동생에게 반격을 당해 하마터면 체면도 못 차릴 뻔했으니, 하지문은 지금 여기서 하예정에게 욕을 먹고 있을 기분이 아니었다.하지문은 하예정이 형제간의 정은 전혀 없는 것 같아 하예정이 원망스럽기 그지없었다. 뭐가 됐든 사
김진우도 그 사람들은 대단하다 못해 감탄이 나올 정도라고 생각했다. 뻔뻔하기도 뻔뻔했고,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었다."하예정, 방금 전의 대화 내가 다 녹음했어."심효진이 입을 열었다. "녹음 파일 보내줄게. 괜히 또 인터넷에서 허튼소리하고 없는 얘기 지어낼라."심효진의 행동에 하예정은 그녀를 향해 엄지를 척 세웠다. 하예정은 하씨 집안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나 녹음을 한다는 것도 잊고 있었다."진우야, 출근 안 해?"녹음 파일을 하예정에게 보낸 심효진은 김진우가 아직 가게에 있다는 것이 떠올라 얼른 출근하라고 재촉했다.김진우는 가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어, 투덜대며 말했다. "우리 집안 회사에서 출근하는 건데, 뭘. 좀 늦어도 괜찮아.""집안 회사에서 출근하는 거니까 더 열심히 하고, 회사의 규율을 잘 지켜서 모범이 되어야지.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네 트집을 못 잡을 거 아니야. 얼른, 가서 출근해. 고모가 너 출근 안 한 거 알면 너 큰일 나."김진우는 장손이라, 김진우의 부모는 그에게 아주 큰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들은 김진우가 김씨 그룹의 후계자가 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하예정도 옆에서 거들었다. "진우야, 너 얼른 출근 해. 더 늦었다간 퇴근 시간 다 되겠다."김진우는 구시렁대면서도 차키를 챙겨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면서 하예정에게 귀띔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예정 누나, 나 밥 사주는 거 잊지 마요.""알았어. 내가 언제 너랑 했던 약속 안 지킨 적 있어?"김진우는 그제야 내키지 않는 걸음으로 서점을 나섰다.김진우를 보내자 서점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심효진은 다시 소설을 읽기 시작했고, 하예정은 공예품을 만들기 시작했다.점심쯤이 되자, 그녀는 도구들을 정리했다. 이제 곧 있으면 학생들 하교 시간이었다.그리고 그 시각, 전씨 그룹.대표 사무실 안, 공적인 일에 대한 이야기를 끝낸 뒤, 소정남은 무심하게 말했다. "전 대표, 방금 전에 형수님네 고향 사람 수십 명이 엄청난 기세로 차 여러 대를 나눠타고 형수님네 가게
전태윤은 비록 하예정이 하씨 집안 형제들을 상대하지 못할까 봐 걱정되긴 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하예정에게 전화 한 통도 하지 않았다.결혼한 지 이제 약 한 달쯤 되었을까, 전태윤은 하예정에 대해 처음보다는 알게 된 게 많았다. 하예정이 만약 정말로 상대하기 힘들었다면 분명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텐데, 아직 전화가 없는 걸로 봐선 혼자 상대할 수 있는 것 같았다.게다가, 그녀는 떳떳한 입장이니 절대로 지지 않을 것이다.그렇게 생각한 전태윤은 저녁에 퇴근한 뒤 차를 바꿔서 관성중학교로 향했다.회사를 떠날 때, 소정남은 그에게 최근 전태윤이 접대도 가지 않아 모든 부담을 다 자신이 짊어지고 있다고 투덜거렸다.그에 전태윤은 소정남에게 이런 답을 남겼다. "난 아내가 있어서, 퇴근하면 집으로 가서 아내 곁에서 감정을 키워 나가야지.""..." 소정남은 어이가 없었다.핑계!핑계가 분명했다!게으름을 피우기 위한 핑계가 확실했다!소정남은 속으로 자신의 상사에게 결혼을 한 뒤로 점점 더 게을러진다고 거듭해서 비난했다. 정말로 전태윤답지 않은 행보였다.소정남의 비난을 듣지 못한 전태윤은 곧 관성중학교에 도착했다. 하예정의 서점에는 수많은 학생들이 자료를 보거나 문구를 고르고 있었다.자신의 기가 큰 것을 아는 전태윤은 곧장 가게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괜히 학생들이 놀라 도망이라도 가면 하예정의 영업을 방해하는 것밖에 되지 않았다.하예정은 전태윤에게 교감 선생님보다 더 엄숙하다고 하면서, 선생님이 되지 않은 것이 참 아깝다고 말했었다.한참이 지나, 밤 자습 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하나둘씩 학교로 돌아갔다.전태윤은 그제야 차에서 내려 가게로 들어갔다.조금 어지러워진 카운터를 정리하고 있던 하예정은 안으로 들어오는 전태윤에 조금 의외라는 눈으로 쳐다봤다. 그러다 성큼성큼 다가오는 그의 모습에 하예정은 다시 한번 전태윤의 아우라에 감탄했다.그것은 마치 왕이 왕림하는 것 같은 아우라였다. 어쩐지 학생들이 전태윤이 가게에 있으면 감히 들어오
노동명이 대답했다.“내가 갑자기 강성에 오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우빈은 아직 몰라. 우빈의 친구가 찾아오는 바람에 신나게 놀고 있거든. 내가 누구인지조차 잊을 정도인데 내가 어디로 갔는지 걱정할 겨를도 없어.”하예진이 웃었다.“동명 씨는커녕 엄마인 저조차도 생각하지 않나 봐요.”“우빈이 녀석이 예정 씨와 사이가 좋으면 예진이 네가 자유로워서 좋잖아.”“그건 그래요. 우빈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예정이가 늘 저를 도와 녀석을 봐줬거든요. 우빈이 아빠가 출근해야 해서 제가 산후조리 때부터 예정이가 늘 우리 모자를 돌봐줬죠. 제가 병원에서 아기를 낳을 때야 우빈 아빠가 휴가를 냈거든요. 전 시부모님은 병원에서 우빈을 한 눈만 보고는 행방이 묘연해지고요. 이혼 전에는 심지어 저보고 둘째를 낳으라고 했는데 다행히도 제가 이혼했네요. 아니면 제가 평생 그 집안에 얽매여서 살아야 할지도 몰라요.”하예진은 노동명을 밀고 엘리베이터에 들어갔다.3층으로 올라간 두 사람은 레스토랑으로 들어갔고 하예진은 노동명을 부축해 앉힌 뒤 물어보았다.“뭐 드시고 싶어요?”“네가 주문해. 난 편식하지 않아. 아무거나 먹으면 돼.”하예진은 경호원들을 불러 앉힌 뒤 휴대전화를 꺼내 벽에 붙어 있는 주문 코드를 스캔하여 노동명이 좋아하는 요리 몇 가지를 시켰고 고개를 돌려 경호원들에게 물어보았다.“술 드실래요? 동명 씨는 제가 차로 모시면 되니까 다들 술 마시고 싶으면 한잔해도 돼요. 운전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노동명의 경호원이 대답했다.“우리는 술 안 마셔요. 술을 주문하지 않으셔도 돼요.”노동명도 술 마시지 않았다.“그럼 술 주문하지 말아요.”하예진과 강일구 일행은 식사했지만 지금 또 노동명과 함께 식사하려고 한다.곧 하예진은 주문을 마쳤다.하예진 옆에 앉은 노동명은 그녀에게 가까이하며 부드럽게 말했다.“예진아, 사실 난 형인 씨 무식함이 너무 감격스러워.”하예진은 바로 노동명을 노려봤고 그는 히죽히죽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가 안목이 뛰어났다면 내가 널 가까
“고마워요. 괜찮습니다.”노동명은 정중하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사실 노동명은 하루 호텔에 묵은 적 있지만, 횟수가 적은 탓으로 누구도 그가 노씨 가문의 넷째 도련님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다.노동명은 말할 것도 없고 전씨 가문의 대표 전태윤이 왔다고 해도 호텔 사람들은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전씨 그룹의 모든 호텔을 관리하는 사람은 전호영이기 때문에 모든 호텔 직원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전호영이었다.전호영은 고현을 배웅하러 나오는 길에 마침 안으로 들어가는 노동명을 만났다.“동명이 형.”전호영은 노동명을 보고 조금 놀랐지만, 어느 정도 예상했다.하예진이 오늘 노동명이 올 것이라는 소식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노동명은 오후 2시 전에 도착한다고 했기에 전호영은 노동명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줄 알았다.하예진이 방금 밖에서 돌아왔고 아직 노동명을 데리러 가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경호원들이 노동명을 밀고 들어오는 모습을 본 전호영은 좀 의외라는 듯 웃으며 노동명 앞으로 다가서며 인사했다.“형, 혼자 오셨어요?”“응, 내 개인 비행기를 공항에 세웠거든. 강성으로 오기 전에 차를 빌려놨어. 내리면 바로 차를 탈 수 있게 말이야. 다들 바쁜 거 알고 내가 미리 말 안 하고 왔거든.”노동명은 고현을 바라보았다.고현은 노동명의 앞으로 다가가 오른손을 내밀면서 공손히 인사했다.“노 대표님.”노동명은 고현과 악수를 하고 나서 전호영에게 말을 건넸다.“호영아, 먼저 일 봐. 날 신경 쓰지 말고. 예진이가 호텔에 있다고 했어. 날 데리러 내려올 거야.”경호원 두 명을 데리고 걸어오는 하예진을 본 전호영은 노동명에게 웃으며 말했다.“예진 누나 오셨어요. 형, 그럼 우리 먼저 가볼게요.”전호영은 하예진에게 눈썹을 움직이며 개구쟁이 표정을 짓자 하예진이 그를 째려보았다. 전호영은 빙그레 웃으며 고현과 함께 밖으로 향했다.“식사하셨어요?”하예진은 노동명을 보자마자 배고프냐고 물었다.노동명은 배를 더듬으며 가여운 모습을 보였다.“너희들이 어젯밤에
“엄마...”“더 이상 엄마라고 부르지 마. 난 네 엄마가 아니야! 또 엄마라고 부르면 네 혀를 잘라서 밖에 던질 거야! 네 엄마는 촌에서 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말을 마친 이은화는 다시 병실 문을 닫았다.이윤정은 눈물범벅이 되었지만 더는 소리 내서 울지 못했다.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셈이다.병실 침대에 누워있던 정군호는 이윤정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면서 가슴이 매우 아팠지만 한 마디도 내뱉지 못했다.발걸음 소리를 들려오자 정군호는 재빨리 눈을 감았다.이은화의 눈에 밟힐까 봐 무서웠다.정군호는 자신의 생활과 이윤정의 생활도 이제 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가 지금 이씨 가문에서 쫓겨나지 않았다고 해도 앞으로 이씨 가문에서 지낼 삶은 개만도 못할 것이다.하지만 정씨 집안을 위해 참을 수밖에 없다.정일범이 가주 자리에 오르지 않는 이상 정군호의 삶은 나아질 수 없을 것이다.친딸 이윤미가 가주 자리에 오른다고 해도 정군호의 삶은 변할 것이 하나도 없다.정군호는 마음속으로 자신이 상처가 다 나아서 퇴원하면 정일범을 도와 자리를 가주 차지하여 이씨 가문의 역사를 새로 쓰겠다고 맹세했다.고급 렌터카 한 대가 하루 호텔 입구에 도착했다.차 안에 앉아있던 노동명은 하예진에게 그가 도착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하예진은 노동명이 아직 하루 호텔로 오는 중인 줄 알고 서둘러 그에게 전화했다.노동명이 전화를 받자 하예진이 물었다.“동명 씨, 지금 어디예요? 공항이에요? 기다리세요. 제가 지금 바로 떠날게요.”“아니야. 내가 렌터카를 타고 왔어. 지금 하루 호텔 앞인데 네가 지금 호텔에 있다면 지금 대문으로 나오면 나를 볼 수 있을 거야.”“알겠어요. 바로 내려갈게요.”하예진은 방금 밖에서 호텔로 돌아왔다.오늘 노동명이 그녀를 보러 온다는 생각에 일찍 호텔로 돌아왔다.노동명이 오늘 오후 2시쯤 하예진을 찾아오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아마 호텔로 돌아가지도 않고 회사 설립을 위해 밖에서 뛰어다녔을 것이다.그녀는 고씨 그룹에 가서 고현을
이은화는 한참 동안 이윤미를 올려다보더니 부드럽게 말했다.“엄마는 네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 난 네 마음속에도 강한 힘이 있다는 것도 잘 알아. 젊었을 적 날 닮았지. 그런데 넌 좀 착해. 이 세상에는 절대적인 공평함은 없다는 것만은 알아야 해. 강자만이 살아남는 세상이야.”이윤미는 말을 잇지 않았다.“돌아가.”이은화는 이윤미가 이윤정보다 낫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이윤미가 자신의 말을 전부 듣지 않으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친딸 이윤미는 그녀만의 생각을 갖고 있었다.이은화는 어느 땐가 그녀가 애써 얻은 모든 것이 맏언니 이은숙의 후손에게 돌아갈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그렇게 되면 이은화가 수십 년 동안 열심히 일한 것들이 전부 헛수고로 될 테니까.정말 그런 날이 온다면 이은화는 아마 죽어서도 편히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이윤미는 이은화에게 스스로를 잘 돌보라고 당부한 뒤 병실을 나섰다.이은화는 딸이 떠나는 것을 지켜본 뒤 다시 병실로 돌아와 침대 옆에 앉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윤미가 돌아갔어.”“네.”정군호가 대답하며 맘속으로 불효녀 이윤미를 욕했다.방문하러 왔으면서 그에게 관심 어린 말도 건네지 않는다고 원망했다.‘내가 몹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나? 그래도 나한테 와서 관심 정도는 보여 줘야 하는 거 아니야?’“내가 윤정을 내쫓았어. 앞으로 윤정이는 우리 이씨 가문 사람이 아니야. 그리고 내가 윤정이한테 준 모든 것을 전부 되돌려 받을 거야. 그 애는 단지 집사의 딸일 뿐인데 우리 윤미의 자리를 이십여 년 동안 차지하면서 윤정의 몫이 아닌 부귀영화를 누렸지. 그거면 충분해.”앞으로 이윤정은 거지만도 못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이은화는 예전에 이윤정을 아끼던 만큼 지금 그녀를 미워했다.이윤정과 정군호가 남의 음모에 말려들었다 할지라도 이은화는 용서하지 못했다.이은화는 그녀의 분노를 전부 정군호와 이윤정에게 쏟아부었다.정군호는 이은화를 미치광이라고, 수단이 악랄한 여편네라고 욕하고 싶었
“엄마, 저는 밖에서 낳은 딸이 없어요. 만약 밖에서 낳은 딸이 있다면 그 딸을 이씨 가문에서 인정하나요?”“네가 낳은 친자식이라면 당연히 인정하지. 네가 임신하고 아기를 낳을 때 가족 모두가 동행한다면, 그 아이가 태어나면 가문의 사람들도 인정할 거야.”이윤미가 대답했다.“그러면 제가 왜 시집을 가야죠? 시집가지 않으면 그 쓰레기들이 재산을 가져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잖아요.”이은화는 말문이 막혔다.이은화는 정신이 나갔는지 갑자기 딸의 이상한 질문에 대답까지 해주었다.정군호의 배신 때문인지, 기분이 나쁜 탓인지 모른다.이윤미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완벽한 대책을 세워도 빈틈이 생길 것 같으면 가장 좋은 방법은 제 딸이 아빠를 두지 않으면 좋잖아요. 제가 결혼도, 혼인신고도 하지 않으면 합법적인 부부로 되지 못하니 당연히 부부의 공동 재산이 될 리가 없을 테고 그 남자도 재산을 분할 받고 싶어도 못 받을 거고요.”이은화는 곰곰이 생각해보더니 다시 이윤미를 설득했다.“윤미야, 내가 아무 말도 안 한 거로 생각해. 엄마는 네가 외롭지 않게 행복한 결혼생활을 했으면 좋겠어.”“제가 딸을 낳고 서로 의지하면서 살 텐데 어떻게 외롭다니요? 가주 자리에 앉으면 스트레스가 심하고 일이 바빠서 매일 발이 땅에 닿지 못할 정도로 바쁠 텐데 외로움을 느낄 여유가 어디 있겠어요? 저는 좋아하는 남자가 없어요. 그런데 또 딸을 낳아 가주 자리를 물려주려면 예진 리조트의 넷째 사모님을 따라 배우면 되잖아요.”“이윤정은 어떻게 됐어?”이윤미의 생각에 놀란 이은화는 재빨리 화제를 바꾸었다.그녀는 나이가 들었지만 그래도 사상은 여전히 비교적 보수적이었다.“우리 별장 앞에서 밤새 울부짖었어요. 오늘 아침에 윤정이가 형수님 몇 분한테 괴롭힘을 당했는데 또 괴롭힐까 봐 도망쳤어요. 어디로 갔는지는 몰라요. 우리 오빠들이 윤정에게 준 돈과 카드도 전부 형수님들이 빼앗아 갔어요. 엄마가 옷 외에 다른 물건은 전부 가져갈 수 없다고 하셨잖아요. 형수님들도 엄마의 말씀을
이윤미는 더는 정군호를 쳐다보지 않고 이은화를 따라 거실로 나갔다.이윤미는 보온 도시락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도시락 뚜껑을 열어주면서 말했다.“만두 두 개도 포장해 가져왔어요.”이은화는 앉아서 이윤미가 가져온 흰죽과 반찬을 한참 바라보다가 말했다.“너니까 나에게 진짜로 흰죽과 반찬을 가져오는구나.”정일범 형제와 이윤정이라면 흰죽과 반찬들이 이은화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이은화의 요구대로 가져오지 않을 것이다.“엄마, 따뜻할 때 얼른 드세요.”이윤미는 양부모 집에서 자라면서 학대받았을 때 흰죽 한 그릇도 먹지 못했다.어렸을 때, 흰 죽 한 그릇도 그녀에게 사치였다.삶의 고달픔을 일찍 알아버린 이윤미는 커서 자신의 능력으로 돈을 벌어도 함부로 쓰지 않고 여전히 절약하며 살았다.이는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성격으로 지갑이 두꺼워졌다고 해서 바뀌지는 않았다.이은화는 묵묵히 죽을 먹으며 수십 년 전 그날 새벽의 이은숙 가족과 함께 아침을 먹던 기억을 떠올렸다.이은화는 자신의 맏언니와 여동생을 죽이고 가주 자리에 앉았지만, 결코 행복한 삶을 살지 못했다.“엄마, 아버지께서...”이윤미가 조용히 물었다.그녀는 정군호가 얻어맞은 것 같지 않다고 생각했고 아마 이은화에게 칼에 찔렸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어젯밤 정군호가 병원으로 이송된 후 이은화는 자식들이 자신에게 정군호의 상처에 관해 묻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이윤미 또한 정말로 묻지 않았다.어쨌든 이은화는 정군호를 죽게 내버려두지 않을 테니까.이은화의 수단으로 분석해 보면 그녀는 정군호를 단번에 죽이지 않고 천천히 괴롭힐 것이다.이은화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죽지는 않아. 단지 내시가 되었을 뿐이야. 감염되지 않고 상처가 다 나으면 퇴원할 수 있대. 네 아버지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은 없을 거야. 앞으로 미녀를 보게 되면 눈으로만 볼 수밖에 없을걸.”이윤미는 잠시 어떻게 말을 이어나가야 할지 몰랐다.“윤미야.”이윤미는 이은화를 바라보았다.이은화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엄마
정군호는 잠깐 고통과 절망한 표정으로 이은화를 바라보다가 눈을 감았다.그는 정말 아팠다.정군호가 이은화를 보지 않아도 이은화는 화를 내지 않았다.그리고 일어나 다시 창가로 걸어가더니 창밖을 바라보았다.이은화의 생각은 이미 멀리 떠났다.만약 그 사람이 이은화와 함께 있었더라면, 그녀를 돕고 그녀와 결혼했다면, 그녀의 인생은 분명 아름답고 행복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사람은 영원히 이은숙에게 충성했다.이은숙이 시집가서 딸을 낳고 세상을 떠났다고 해도 그 사람은 여전히 이은화와 함께하지 않고 오히려 자취를 감췄다.이미 몇십 년이 흘러 이은화가 70세의 노인으로 되었는데, 그 사람은 아마 세상을 떠났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은화는 여전히 걱정하고 있다.따르릉...이은화의 핸드폰이 울렸다.휴대전화를 꺼내 보니 이윤미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이은화는 잠시 휴대전화를 쳐다보다가 전화를 받았다.“엄마.”이윤미는 전화기 너머로 말을 건넸다.“엄마, 괜찮으세요?”그녀는 아버지의 부상이 어떤지 직접 묻지 않고 어머니의 안부부터 물었다.이은화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이미 최악인데 뭐가 괜찮겠어? 너희도 어른이 되고 나도 할머니로 되었는데 네 아빠가 내연녀가 있다고 해도 난 이제 여의치 않아.”앞으로 정군호는 다시는 여자를 만날 수 없을 것이다.걱정할 것 하나도 없다.“엄마, 오늘 밥 안 드셨을 텐데 드실 것 좀 갖다 드릴까요?”“필요 없어.”이은화는 거절하다가 다시 생각을 바꾸었다.“그래, 너무 많이 가져오지는 말고. 흰죽에 반찬 조금만 갖다 줘.”이윤미가 대답했다.“엄마가 병원에서 아버지를 돌보느라 힘드실 텐데 그렇게 간단하게 드시면 쉽게 배고파요. 쉽게 체력도 떨어져서 안 돼요.”이은화는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말을 건넸다.“네 큰이모가 세상을 떠나신 날 아침, 큰이모가 이렇게 드셨거든. 산해진미를 많이 먹었다면서 가끔 흰죽에 반찬을 곁들이면 특별한 맛이 난다고 하셨어.”“알았어요. 제가 가져다드릴게요.”이윤미는 더는 아무
“괜찮아요. 누나는 일 보러 나갔어요. 우리 예진 누나를 너무 과소평가하면 안 돼요. 누나는 이미 온갖 피바람을 겪은 사람이거든요. 15살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여의고 사람 잡아먹을 정도의 친척들을 상대하면서 열 살짜리 여동생을 잘 가르치면서 살아오셨어요. 삶의 고초를 겪은 사람의 의지는 엄청나게 강한 법이죠.”전호영은 이경혜가 왜 하예진을 선택하고 강성으로 보내 이윤미와 경쟁하게 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놀라지 않았다니, 안심이 되네요.”전호영도 웃으며 말을 이었다.“이제 퇴근해도 될까요? 참, 현이 씨에게 선물을 준비했어요.”그는 양복 안주머니에서 작은 케이스를 꺼내 고현에게 건넸다.고현은 케이스를 받아 열어 보지도 않고 일어나서 그녀의 책상 앞으로 다가가더니 서랍을 열어 서랍 안에 넣었다.“열어 보지 않을래요?”“볼 필요 없어요. 호영 씨가 준 물건은 모두 최고이기 때문에 제가 한가할 때 천천히 열어보면서 호영 씨의 사랑을 느껴볼게요.”전호영은 고현을 보면서 오늘의 그녀가 좀 부드러워진 것 같다고 느꼈다. 고현은 전호영의 감정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전호영의 이 고된 사랑의 길에서 드디어 또 한 걸음 더 나아간 셈이다.전호영은 너무 뿌듯했다.병원.어느 고급 병실에서 이은화가 창가에 서서 창밖의 고층 빌딩들을 바라보고 있었다.병실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은 정군호였다. 정군호는 얼굴이 창백해 보였고 표정도 고통스러웠다.그는 눈을 감고 있다가 가끔 눈을 뜨고 그러다가 창가에 서 있는 이은화를 보더니 또 재빨리 눈을 감았다.아무도 정군호를 방문하러 오지 않았다.그가 칼을 휘둘러 그런 일을 저지른 소식을 이은화가 억눌러 소문이 퍼지지 않게 했다.그의 체면을 살려준 셈이다.이은화는 정군호가 아들딸 앞에서 그의 유일한 존엄을 잃지는 않도록 했다.시간이 한참 흘러 이은화가 돌아앉아 자는 척하는 정군호를 보며 말을 건넸다.“당신이 잠들지 않았다는 것을 나도 알아.”그녀는 정군호가 아파서 잠을 잘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진통제
고진호도 고현이 여자였기 때문에 며느리가 아닌 사위가 필요했고 따라서 재벌가 딸들에게 희망을 품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전호영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장 꼭대기 층으로 올라갔다.꼭대기 층에 올라가서 엘리베이터를 막 빠져나오자마자 고현이 고객을 배웅하는 것을 보았다. 그들 뒤에는 단정하게 양복을 입은 젊은 여성 몇 명이 따르고 있었는데 아마도 고객의 비서일 것이다.전호영과 고객들은 서로를 잘 몰랐다.고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전호영은 말없이 한쪽으로 비켜섰다.고현은 직접 고객을 아래층으로 배웅했다.남 비서가 전호영을 쳐다보자 전호영은 눈빛으로 고현을 따라가라고 신호를 보냈다.전호영은 이미 고현의 사무실에 대해 매우 익숙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남 비서가 그에게 예의를 갖출 필요 없었다.고현의 사무실과 휴게실에 관해 전호영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고현 일행이 엘리베이터에 들어간 후, 전호영은 스스로 고현의 사무실로 갔고 바로 문을 밀고 들어갔다.사무실에 들어선 전호영은 먼저 커피 한 잔을 타고 소파에 앉았다. 그때 고현이 돌아왔다.“어젯밤 일은 어떻게 됐어요?”고현은 그에게 다가가 나지막이 물었다.“예진 누나를 대신해서 죽은 경호원 가족들이 와서 뒷일을 처리했어요. 이씨 가문도 가족에게 보상을 해주고 보험회사에서도 가족들에게 보상해 줄 거예요. 이씨 가문의 모든 경호원은 거액 보험에 가입했거든요. 저도 이따가 예진 누나에게 전화해서 오늘 오후에 그 경호원의 가족들을 보러 가자고 해야겠어요. 그 경호원은 비록 이씨 가문의 희생 품이지만 그래도 예의는 갖추어야 하는걸요.”현재, 그 차 사고는 잠시 의외 사고로 단정 지어졌다.이씨 가문의 음모라는 증거가 없어서 이씨 가문은 충분한 연기를 해야 만이 사람들의 비난을 받지 않았다.죽은 그 이씨 가문의 경호원은 스스로 재수 없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이은화의 마음이 그토록 모질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하예진을 이씨 가문의 가족 연회에 처음 초대한 당일에 그녀를 죽이려고 했으니 말이다.하예진이 경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