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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화

하예진은 칼을 든 채 주형인의 뒤를 쫓아갔다.

주형인은 하예진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결혼한 뒤 그녀는 늘 조용하고 소심했다. 최근 한동안 주형인이 계속 하예진에게 욕설을 퍼부어도, 아주 심한 정도가 되어서야 겨우 대들며 그와 싸웠다.

이번에 그가 손을 대자 하예진은 무슨 미친 사람처럼 달려들었다.

같이 싸우려 할 뿐만 아니라 아예 칼까지 들었다.

주형인은 집 밖으로 뛰쳐나온 뒤에도 계속 밖으로 도망쳤다.

하예진도 멈추지 않고 칼을 들고 그 뒤를 쫓아갔다.

부부 두 사람은 서로 쫓고 쫓기며 단지 아래로 내려왔다.

그 소란에 온 단지 사람을 놀라게 했다.

하예진은 칼을 든 채 주형인을 족히 다섯 블록을 쫓아갓다. 하예진은 지쳐서 더 이상 뛰지 못할 때가 되어서야 길가에 앉아 숨을 헐떡였다.

주형인도 지쳤다.

그는 하예진과 멀리 떨어진 곳에 주저앉았다.

그러다 자신의 부모님과 누나가 쫓아왔을 때, 부모님과 누나를 마주한 주형인은 서러움을 감출 길이 없었다.

주형인의 부모는 두 뺨이 잔뜩 부어 처참하기 그지없는 귀한 아들의 얼굴을 보자 분통을 터트렸다. 주서인은 아예 소매를 걷어붙이며 화를 벌컥 냈다. "그 망할 년이 감히 내 동생을 때리다니, 맞아 죽고 싶어 작정을 했네."

주형인의 어머니는 속상함에 눈물이 다 날 지경이라 하예진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뭐 원수라도 된다니? 왜 우리 애를 이렇게까지 때려? 그러니까 내가 진작에 말했잖아. 부모가 없어서 가르쳐 줄 사람이 없는 애라 막돼먹어서 결혼하면 안 된다고. 그런데도 네가 고집을 피웠잖아."

"남자 녀석이라는 것이 여자 하나 못 이기니? 평소에 우리 앞에서 교육 시키겠다고 큰소리를 칠 땐 언제고, 지금 이게 무슨 꼴이니?"

주형인의 어머니인 김은희는 당시 온 가족이 하예진 더러 일찍 시집 오라고 어르고 달랬던 것은 죄 까먹은 듯했다. 당시 하예진의 수입이 아주 높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하예진을 업신여기고 있었다.

주경진도 따라서 욕설을 뱉었다. "아들을 이 나이까지 키우면서 나도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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