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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말을 마친 심효진은 조금 의아한 얼굴로 자신의 사촌동생을 보며 물었다. "진우야, 그건 왜 물어?"

당연히 하예정에게 마음이 있어 이혼하기만 기다린다고 말을 할 수 없었던 김진우는 핑계를 대며 말했다. "난 그저 예정 누나 걱정돼서 그러는 거지, 별 뜻은 없어. 예정 누나도 대단한 사람인데 만약 남편이 누나를 마음에 들어ㄴ 하지 않으면 일찍 이혼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이혼하고 진짜 누나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과 결혼하면 분명 잘 지낼 거니까."

"하긴, 예정이는 아주 좋은 애잖아. 그래서 난 전태윤 씨가 예정이를 사랑하게 될 거라고 믿어. 어쩌면 예정이보다 전태윤 씨가 먼저 마음이 움직일지도 몰라."

심효진은 친구가 점점 더 잘 지내기를 바랐다.

그런 누나를 보는 김진우는 마음이 아파왔다.

사촌 누나가 자신의 엄마에게 이야기를 할까 봐 그는 하예정을 짝사랑한다고 심효진에게 말할 수도 없었다.

김진우가 하예정보다 어린것은 차치하더라도 하예정이 기혼이라는 것만 해도 문제였다.

설령 이혼을 한다고 해도 그의 어머니는 하예정을 바로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충분한 확신이 있기 전까지, 김지우는 조심스레 자신의 마음을 숨긴 채 아무도 알지 못하게 했다.

노을이 점차 저물며 밤의 장맥이 조용히 세상을 뒤덮었다. 어두운 밤은 그렇게 조용히 찾아왔다.

발렌시아 아파트.

주방에서 바삐 돌아치는 하예정 덕에 이따금씩 향긋한 냄새가 풍겨져 전태윤은 저도 주방 입구 쪽으로 와 섰다.

전태윤은 원래 도와주려 했었지만, 기왕 대접을 하겠다고 했으니 자신이 전부 하겠다는 하예정의 말에 그는 도와주지 못한 채 한가로이 거실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TV를 봐도 재미가 없었다. 차라리 아내가 요리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더 나았다.

하예정의 그 현모양처 같은 모습을 보자 전태윤의 눈빛은 짙게 가라앉았다가 이내 다시 부드럽게 풀렸다. 다만 그는 스스로도 이런 변화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저 하예정에게는 장점이 참 많다는 생각뿐이었다.

"예정아."

그러다 무언가 떠오른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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