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하동하는 싸늘하게 웃었다.

"바로 그 사람이야!"

이에 이도혁의 표정이 매우 흥미로워졌다. 그는 백이겸과 악수하려던 손을 도로 움츠렸다.

그리고는 백이겸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말했다.

"백이겸, 하하, 전부터 너의 이름을 들었다. 너의 전 여자친구 양하나를 본 적이 있어, 꽤 예쁘던걸? 내 친구가 너의 여자친구를 빼앗아 미안해, 내가 대신 사과할게!"

"참, 이후 명동 거리에 와서 놀 때 내 이름을 말하면 돼. 70%할인해줄거야!"

이도혁은 무덤덤한 말투로 미안하다고 말했다.

"도혁씨의 이름을 대도 안돼요! 저 거지 같은 놈은 명동 거리에서 아무것도 사지 못하거든요!"

이때 조가현 곁에 있던 여자가 입을 가리면서 웃었다.

"그렇구나. 내가 오해했어! 예전 최호에게서 돈 한푼 없는 놈의 여자친구를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별로일 줄 알았어. 하지만 그날 너희 학교에 가보니 꽤 예쁘더라고.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백이겸이 돈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나 봐!"

이도혁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럴 수가. 하하...."

하동하는 크게 웃었다.

"그때 네가 최호더러 돈으로 양하나를 꼬시라고 말해줬잖아. 결과 최호는 돌아가서 반 시간 만에 카톡으로 양하나를 불러냈어!"

이때 백이겸와 같은 기숙사에 지내던 친구들은 모두 화가 치밀었다.

구은혜도 분노가 솟구쳤다.

"너희 무슨 뜻이야? 돈이 많으면 다야?"

양휘성은 일어서서 그들에게 따져 물었다.

이도혁은 눈을 살짝 치켜 올렸다.

"친구, 이건 돈의 문제가 아니잖아. 지금은 누가 가장 능력이 좋으면 미인을 얻는 세상이야! 조가현씨, 그렇죠?"

지금 조가현은 기품 넘치는 이도혁을 바라 보고 있었다.

이도혁은 이런 상황에서도 매우 품위가 있었다.

또한 그녀는 백이겸에 대한 인상이 아주 좋지 않기 때문에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양하나를 본 적이 있고 백이겸은 양하나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너희들은 가난한 사람이면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가난하면 사람도 아니야? 돈이 많으면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함부로 파괴할 수 있어? 함부로 다른 사람을 가지고 놀 수 있냐고?"

바로 이때 계속 참고 있던 백이겸이 벌떡 일어섰다.

그는 벌개진 눈으로 주먹을 꽉 쥐더니 몹시 화가 난 얼굴로 이도혁을 바라 보았다.

그들은 계속 백이겸을 조소하며 짓밟고 있었다.

오늘 구은혜의 생일이기 때문에 백이겸은 원래 참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참을 수 없었다!

이때 조가현은 혐오 섞인 눈빛으로 백이겸을 바라 보았디. 이 사람은 돈이 없을 뿐만 아니라 마음도 좁구나. 다른 사람의 몇 마디도 참지 못해?

곁에 있던 황인석은 단번에 울화가 치밀었다.

"백이겸, 네가 뭐라고 이도혁 앞에서 큰 소리를 치는 거야?"

이도혁에게 잘 보이기 위해 황인석은 술병 하나를 백이겸에게 던졌다.

그가 백이겸에게 손을 대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또한 지금은 이도혁 앞이었다.

"이겸아, 조심해!"

눈치 빠른 양휘성은 다급히 백이겸을 곁으로 끌었다.

맥주는 우아한 포물선을 그리면서 곧장 날아갔다.

"퍼엉!"

큰소리와 함께 문 앞에 놓였던 풍수어 어항이 깨졌다.

와장창!

유리 파편이 모두 바닥에 떨어졌다.

"이건......"

황인석은 멈칫했고 곧 얼굴이 창백해졌다.

하동하와 이도혁도 눈가에 경련이 일었다.

"제기랄! 이건 풍수어라서 비싸다고!"

하동하는 조금 놀란 말투로 황인석을 노려보았다.

"미안, 정말 저 빈털터리가 피할 줄 몰랐어. 고의가 아니었어, 정말 고의가 아니야!"

황인석은 이렇게 말한 후 백이겸을 노려보았다.

"맞아, 인석이를 탓할 수 없어. 백이겸, 좀 맞으면 어때, 치료비를 주면 되잖아. 왜 피하는 거야?"

여자들도 모두 깜짝 놀랐다. 그녀들은 모두 피한 백이겸을 탓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바로 이때 밖에서 동정을 들은 웨이터가 경호원들을 데리고 들어왔다.

귀빈실 룸의 풍수어 어항이 깨진 것을 본 경호 팀 팀장 그들을 노려보았다.

"누가 한 짓이야?"

말레이시아산 풍수어에는 많은 설이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 엄청난 가격이었다!

그가 당직을 설 때 그런 풍수어 어항이 깨진 것이다!

경호 팀 팀장은 정신이 아찔해졌다.

"춘식이 형, 오해예요. 아니면 제가 수홍이 형에게 말할 까요?"

이도혁은 그를 보더니 담배 한대를 꺼내면서 다가갔다.

장춘식은 그의 손을 막았다.

"어? 도혁 도련님, 오해라 하여도 이 풍수어 어항의 가격을 잘 알 겁니다. 전 이 일을 도울 수 없습니다. 곧 사장님에게 연락할 겁니다!"

장춘식은 곧 무전기에 대고 뭐라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른 살 남짓한 남자가 사람들을 가득 거느리고 들어왔다.

그 사람이 바로 제왕 KTV의 사장인 이수홍이었다.

"수홍 형!"

이도혁은 웃으며 반기자 이수홍은 난장판이 된 룸을 살피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도혁아, 어떻게 된 거야? 훼방 놓으러 왔어?"

"제가 어떻게 감히 그럽니까? 저의 친구가 부주의로 풍수어 어항을 깨뜨린 겁니다!"

이도혁은 공손하게 말했다.

비록 이수홍은 제왕 KTV의 사장일 뿐이지만, 명동 거리 사람들 중 그가 이정국의 심복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는 이종국의 보디가드 출신이었다.

이도혁 아버지도 이수홍을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이때 황인석이 주춤거리면서 나섰다.

"수홍 사장님, 아까 제가 홧김에 술병으로 저 놈을 때렸습니다. 저 놈이 피했기 때문에 어항이 깨진 겁니다!"

이수홍은 황인석을 흘깃 바라 보았다.

그는 순식간에 황인석을 걷어차더니 술병으로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

"빌어먹을. 홧김이라고? 나도 화나는 걸?"

"꺅!"

여자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할 거냐? 이 어항은 룸과 매칭하여 인테리어 한 거다. 원래 훼손하면 더블로 배상해야 돼, 하지만 도혁이 아버지 체면을 보아 본값만 받으마. 3700만원만 배상하면 돼! 도혁아, 내가 이만큼 봐주면 됐지?"

말을 마친 이수홍은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밖으로 나갔다.

문앞에는 당연히 두 명의 보디가드가 지키고 있었다.

"어떡하지? 지금 나에게 100만원 밖에 없어."

황인석은 피투성이가 된 머리를 감싸 쥐며 일어섰다.

하동하는 지갑을 열어보았다.

"나에게 아직 1000만원이 있어! 하지만 그건 다음달 용돈이야."

구은혜는 너무 화가 났지만 오늘 모두 그녀의 생일을 축하해주러 온 사람들이었다.

그녀는 이 상황을 관계하지 않을 수 없어 이렇게 말했다.

"나에게 200만원정도 있어!"

룸 안에 사람들은 모두 지갑을 열었다. 조가현도 200만원을 꺼냈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모아도 2000만원도 되지 않았다.

"너희들끼리 먼저 토론해. 난 수홍 형님에게 더 사정해볼게!"

이도혁은 이렇게 말한 후 곧장 도망쳤다.

사정은 무슨. 내가 왜 저 돈을 내야 되지?

룸 안에 사람들은 모두 안절부절 못했다.

"내가 생일을 쇠지 말아야 했어! 내가 아빠한테 전화할게!"

구은혜를 조급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렀다.

조가현이 그녀를 저지했다.

"은혜야, 네가 어떻게 주요 책임을 질 수 있어. 문제를 저지른 사람이 주요 책임을 져야지!"

조가현을 이렇게 말하면서 백이겸을 노려 보았다.

"백이겸, 만약 네가 도혁씨에게 그런 말투로 말하지 않았다면 인석이가 널 때렸겠어? 왜? 지금은 왜 아무 말도 못하는 거야?"

조가현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맞아!"

그녀의 친구들도 맞장구를 쳤다.

구은혜는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발 이겸이를 탓하지 않으면 안돼? 누구도 돈을 낼 필요 없어. 내 생일이니까 그냥 내가 낼게!!!"

말을 마친 구은혜는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양휘성 일행은 도와주고 싶었지만 한달 용돈이 20만원 밖에 안되었다.

백이겸은 지금 이도혁과 황인석 때문에 너무 화가 났다.

하지만 안절부절 못하는 구은혜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

비록 이 가게는 백이겸 것이지만 이수홍은 그를 몰랐다.

백이겸은 룸에서 이정국에게 전화하는 것이 불편하여 담담하게 말했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

이렇게 말한 백이겸이 밖으로 쑥 나가자 조가현을 비롯한 여자들은 눈이 휘둥그래졌다.

"헐, 난 여태껏 찌질한 놈은 봐도 저렇게 찌질한 놈은 처음이야! 이렇게 도망친 거야? 여자보다도 못해!"

백이겸이 홀로 나오자 경호원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백이겸은 화장실에 들어가 전화를 했다.

"이정국 대표님."

"백이겸 도련님! 절 정국이라고 부르면 됩니다. 무슨 분부라도 있습니까?"

"제가 난처한 일을 좀 겪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