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하나는 아직도 지난번 일 때문에 화가 났다.백이겸이 가방을 살 때 그녀와 최호의 체면을 생각하지 않았다!그녀가 백이겸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백이겸을 도발하려는 그녀였다!“학생 여러분, 공공장소에서 소리를 지르지 말아 주세요!”여성 종업원이 다가와 양하나를 보며 말했다.양하나가 높은 소리로 말하는 것은 다른 손님의 쇼핑을 방해하기 위함이었다.“너 무슨 뜻이야? 날 쫓아내는 거야? 두 눈 똑바로 뜨고 바. 내가 얼마나 많은 물건을 샀는지. 쫓겨날 사람은 내가 아니라고.”양하나가 악에 받쳐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매니저 나오라고 해!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구매한 손님을 이렇게 쫓아내도 되는지. 돈 없는 거지들이나 쫓아내라고!”종업원은 그녀의 기세에 움츠러들었다.종업원이 매니저를 호출했다. 진상 고객을 상대로 자신의 직장을 잃을 것 같았다.종업원이 난처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한편에서 그 광경을 지켜본 최호는 어깨가 으쓱해졌다.이렇게 많은 사람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된 것을 느낀 최호는 자신이 너무 멋져 보였다.20만 원 정도의 옷을 보고 있던 양휘성은 양하나의 목소리를 듣고 백이겸의 팔을 끌며 말했다.“이겸아. 가자. 우리 다른 매장에 가보자!”돈을 지불하기만 하면 되었던 양휘성은 양하나가 백이겸을 물고 늘어지는 것을 보고 옷을 원래 있던 자리에 놓았다.백이겸을 여기에 데려온 것이 바로 자신이기 때문이었다.“간다고?”백이겸이 썩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가 왜 나가야 되는데? 우리도 옷 사러 왔어!”백이겸이 양하나와 최호를 힐끗 보며 말했다.백이겸은 최호가 궁금했다. 최근에 최호의 씀씀이가 날로 커지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의 주머니에 돈이 많아진 것이다.잘 사는 집 아들인 최호가 도를 지나치고 있기 때문이다.양하나가 200만 원 상당의 옷을 입고 다녔다.전 여자친구 양하나를 보는 백이겸은 자존심이 구겨졌다.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양하나를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그의 자존심은 더욱 바닥을 쳤다.백이겸이
백이겸이 웃었다.양휘성은 옷을 사지 않으려 했다. 옷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그는 백이겸에게 이렇게 큰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았다.양휘성은 마음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렸다. 백이겸에게 남은 돈이 얼마 남지 않았다.백이겸의 확신에 찬 눈빛을 확인한 후에야 양휘성은 백이겸이 장난을 하는 것 같지 않다고 생각했다.백이겸과 양휘성은 제일 비싼 옷을 골랐다.“흥. 너 살수 있어?”양하나가 비아냥 거리며 말했다.그녀가 최호를 돌아보며 말했다.“최호야, 나도 나도 살 거야!”“거지가 살수 있겠어? 하나야 나 돈 얼마 남지 않았어!”최호는 자신이 어렵게 구한 돈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보고 마음이 급해졌다.그가 양하나를 달래며 말했다.종업원도 백이겸이 진짜 살줄 몰랐다. 백이겸이 옷을 고른 후 카드로 결제를 했다.2800만 원. 제일 비싼 옷을 손에 넣었다.“뭐야 진짜 결제한 거야?”“전 남자친구와 현 남자친구 대결이야? 2800만 원 진짜 결제한다고?”“하하 현 남자친구 다이했네. 전 남자친구가 돈이 훨씬 많은 거 아니야?”가게에 있는 손님들이 최호와 백이겸을 보며 말했다.최호의 체면이 다시 한번 나락으로 떨어졌다.그러나 이번만큼은 최호도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그는 백이겸이 하는 행동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2800만... 네가 진짜 결제한다면 지금 당장 여기서 혀 깨물고 죽을 거야.“손님. 결제하시겠어요?”종업원이 POSS 기계를 내밀며 말했다.“네. 이 두 개 포장해 주세요...”백이겸이 POSS 기계에 카드를 내밀며 말했다.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POSS 기계가 띡띡 소리를 내며 결제를 하고 있었다.종업원도 깜짝 놀란 눈으로 기계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기계의 띡띡 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표정에는 실망한 기색이 여력 했다.“저 손님 잔액이 부족합니다!”휴. 종업원은 기세만 가득한 청년이 얄미웠다.학생이 진짜 비싼 옷을 살수 있는 사람인 줄 기대했는데 잔액 부족이라니...종업원은 자신의 부족함을
그때 가계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사람들이 눈길을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돌렸다.가계는 대형 쇼핑몰과 비슷한 건물에 위치한 가계였다.예쁜 여자가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종업원들은 그녀에게 허리 굽혀 인사했다.“뭐야 너무 예뻐!”“선녀 아니야? 진짜 예뻐!”“이 가게 사장님인가? 다들 너무 공손한데?”가계에 있는 남자들은 그녀의 예쁜 미모와 몸매에 침을 흘렸다.그녀의 얼굴을 확인한 백이겸은 눈썹을 찡그렸다.“임연아?”백이겸은 그녀를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폭력성향이 강한 그녀에게 얼굴을 맞을 뻔한 기억이 강한 백이겸은 그녀에게 엉덩이를 내주고서야 끝냈다.그녀의 하얗고 긴 다리가 백이겸은 자꾸 떠올랐다.임연아가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다가왔다.그녀가 가계에 들어온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백이겸은 본 그녀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백이겸의 얼굴에 빠진 임연아는 그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었다.자신이 처음으로 수모를 당한 사람이 바로 백이겸이기 때문이다.아버지도 자신에게 백 도련님에게 잘 보이라고 지시하고 몇번이나 으름장을 놓았다.“백 도련님, 또 만났네요!”임연아가 허리를 조금 굽혀 인사하자 가게에 있는 사람들이 놀란 표정으로 쳐다보았다.“뭐야 뭐라는 거야? 백 도련님? 무슨 상황인 거야?”“진짜 여신님과 아는 사이라고?”양하나는 두 눈을 껌벅거리며 상황 파악에 나섰다.한눈에 보아도 자신보다 예쁘고 잘난 여자가 백이겸과 친한 사이인 것 같아 양하나는 마음이 불편했다.자신보다 예쁜 여자가 아니라 못생긴 여자가 백이겸의 곁에 있어도 양하나는 마음이 쓰였다.“사람 잘못 보신 거 아니에요? 도련님은 무슨.. 거지 주제!”양하나가 백이겸에게 삿대질을 하며 임연아를 보며 말했다.최호도 질투 어린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이렇게 예쁜 여자가 백이겸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고?나에게 인사를 먼저 건네주면 얼마나 좋을까!“그러네요. 연아 씨 또 만났네요. 옷 사러 왔는데 5000만 원 한도가 안돼서 결제가 안되네요.”
“도련님 제가 모실게요...”임연아가 백이겸의 팔에 팔짱을 끼고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내려갔다.“이거....”양하나가 급한 마음에 어버버 말을 잇지 못했다.백 도련님이라고? 저 여자 진짜 미친 거 아니야?5000만 원 한도가 되지 않아 결제를 못한다면 돈이 아직도 남았다는 거잖아!5000만 원만 있는 게 아니야! 절대!옷 두벌에 2800만 원인데!양하나는 백이겸이 낯설게 느껴졌다.최호가 양하나의 팔을 끌고 가게를 나서려고 했다.“손님, 포장 끝났습니다. 모두 680만 원입니다.”눈치 빠른 종업원이 최호의 앞에 다가와 말했다.지금 이 상황에서 무조건 구매를 해야 했다.최호는 오늘 양하나에게 비싼 옷을 사주고 모텔로 가려고 했다.지금 모텔에 갈 분위기가 아니다!680만 원을 주고 옷을 산다고 해도 낯 뜨거운 현장이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옷을 사지 않는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아. 그는 이를 악물고 680만 원을 결제하고 나서야 양하나의 손을 잡고 가게를 나섰다.쇼핑몰 앞.양휘성은 백이겸에게 학교 앞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다.백이겸의 팔짱을 풀지 않은 임연아가 길가에 서서 물었다.“백 도련님. 이렇게 예쁜 옷을 누구에게 선물하나요? 여자친구인가요? 누가 이렇게 복이 많을까요?”임연아가 질투를 하며 물었다.지난번 명성 호텔 개업식에서 임연아는 백이겸을 지켜보았다.백이겸은 그녀가 알고 있는 재벌 2세들과는 달랐다. 무게감 있고 진정성 있고 사치를 부릴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백이겸은 다른 재벌 2세들처럼 여자친구를 휴대폰 바꾸듯 바꾸지 않을 것이다.백이겸의 여자친구가 된 사람은 앞으로의 백 씨 가문 안주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그냥 친구예요. 여자친구 아니에요.”자신이 어려울 때 나타나 구해준 임연아에게 백이겸은 웃으며 말했다.백이겸이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이 쇼핑몰은 임연아 씨 집에서 하는 건가 보네요?”백이겸에게 여자친구가 없다는 대답을 들은 임연아는 기분이 좋았다.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네
전화를 끊은 백이겸은 소나현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그의 손에는 소나현에게 줄 선물도 들려 있었다.예쁜 포장지에 담긴 옷을 백이겸은 어떤 이유로 소나현에게 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좋아한다고 말하며 옷을 주면 양하나와 같은 된장녀에게 먹힐 방법이지 소나현에게는 다른 방법으로 선물하고 싶었다.백이겸은 빨리 소나현이 자신에게 소개해 주겠다는 친구들을 만나고 싶었다.운전 연습장에 도착한 백이겸은 눈앞에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긴 의자에 앉아 백이겸에게 등을 보인 소나현의 두 손은 곁에 있는 남자의 팔을 꼭 껴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붙어 앉은 두 사람은 하하 호호 사이가 아주 좋아 보였다.“쿵!”백이겸은 머리에서 굉음이 울리는 것 같았다.너무 긴장되고 정신이 혼미해질 것 같았다.심장이 당장 튀어나올 것 같았다.“소나현. 남자친구가 있었어?”백이겸은 마음이 차갑게 식어내렸다.연습장으로 오는 길에 백이겸은 선물을 보고 기뻐할 소나현을 생각하고 있었다. 소나현이 거절하면 어떡하지?진짜 어떡하면 좋지?그러나 백이겸은 소나현이 자신의 선물을 기쁘게 받아줄 것 같았다.백이겸은 눈앞에 펼쳐진 장면을 생각지도 못했다.“백이겸 여기야!”백이겸이 머릿속으로 온갖 상상을 하고 있을 때, 소나현이 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백이겸 왔으면서 왜 말도 안 하고. 그기 서서 머 하는 거야?”백이겸이 소나현의 앞에 갔을 때 소나현은 남자의 손을 잡고 웃고 있었다.“아... 아니야!”백이겸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그는 소나현의 곁에 있는 남자를 실눈으로 쳐다보았다. 동갑이 되어 보이는 남자는 하얀 얼굴에 잘생겼다.이 남자와 함께 이 자리에 있는 자신이 너무 초라해 보였다.이렇게 예쁜 사람을 좋아하는 남자가 없다는 게 말이 안 되지.“백이겸 내 사촌 동생 소지혁이야. 지혁아 내 친구 백이겸!”소나현이 소지혁의 손을 잡고 내려왔다.백이겸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아 소나현 사촌 동생이었구나.백이겸의 마음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것 같았
백이겸은 내민 손을 거두며 말했다.“괜찮아!”백이겸은 소지혁이 자신을 무시하는 태도에 조금 짜증이 났다. 무시해도 되는 작은 기분이었다.왜?조금 전 백이겸은 소지혁이 소나현의 남자친구인 줄로만 알고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소나현은 소지혁이 자신의 동생이라고 소개했다. 이런 감정의 파동으로 인해 백이겸은 화가 났다. “맞다 이겸아!”소나현은 백이겸의 안색을 살피며 물었다.“아까 얼굴이 많이 안 좋아 보였는데 무슨 일 있어?”소나현이 소직혁을 백이겸에게 소개해 줄 때 그녀는 백이겸의 심경 변화를 느꼈다.“아니야. 사실 나현이 남자친구인 줄 알았어!”백이겸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풋, 뭐야! 내 동생을 남자친라고 오해했다고? 하하!”소나현이 배를 끌어안고 웃었다.“어떻게 그럴 수 있어. 사실 나 아직 연애를 한 번도 못해밨어. 나 눈이 엄청 높아!”소나현이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그녀의 말에 백이겸은 흥미를 느꼈다.“남자친구에 대한 요구가 어떤데?”백이겸이 소나현을 시험하며 물었다.“내 남자친구는, 첫째. 돈이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데 아우라가 넘쳤으면 좋겠어!둘째. 너무 못생기면 안 돼. 셋째는, 착해야 돼. 여자친구를 울리면 안돼. 네 번째는...”“네 번째 도 있어?”백이겸은 두통이 느껴지기 시작했다.앞에 조건 3개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 같았다.너무 못생기지는 않아. 그리고 백이겸은 자신이 착하다고 생각했다.아우라....백이겸은 재벌 2세인 자신이 재벌 같은 아우라가 없다고 생각되었다.여기까지 생각한 백이겸은 마음이 아팠다.백이겸은 마음속으로 이제부터 더는 찌질한 남자가 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소나현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지만 선물을 줄 이유가 없어졌다.그녀가 남자친구에 대한 요구를 들은 백이겸은 그녀의 요구에 부합되지 않는 자신을 생각하며 의기소침해졌다.친구부터 천천히 시작하면 되잖아?운전연습을 하는 동안 백이겸은 소나현을 자신의 여자친구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지않고 친구로 대했다.
“지금 소나현 집으로 갈 건데 너도 와...”장시유가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장시유는 백이겸이 로또에 얼마가 당첨되었는지 알지 못했다.그녀는 예전처럼 백이겸을 막대하지 않았다.그러나 경멸하는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백이겸이 아무리 로또에 많이 당첨되었다고 한 대도 졸부는 졸부다. 왕지훈과 같은 진짜 재벌 2세와 비교할 수 없잖아?백이겸은 장시유와 함께 소나현의 집에 가지 못했다. 왕지훈이 사람이 찼다는 핑계를 대고 백이겸을 자신의 차에 태우지 않았기 때문이다.장시유는 백이겸에게 주소가 적힌 종이만 던져주었다.백이겸은 과일을 한 바구니 사들고 택시를 탔다.소나현을 알고 지낸 시간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구은혜처럼 그의 소중한 친구였다.백이겸은 소나현에게 아직도 호감을 갖고 있었다.백이겸이 도울만한 일이 있다면 돕고 싶었다.택시는 하늘 아파트에 멈춰 섰다.가족 모두가 회사 업무에 참가한 소나현 회사는 꽤 잘나가는 회사였다.소나현의 집에는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소나현 집 사람들과 그녀의 친구들.“백이겸 왔구나!”눈시울이 빨개진 소나현이 소파에 앉아 장시유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소나현의 부모님도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그녀의 친구들을 맞이하고 있었다.자금이 끊기는 문제로 당장 망하게 생겨 소나현은 기분이 울적해 보였다.소나현의 부모님들은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그들은 오늘이 되어서야 진짜 사람들의 무서움을 알게 되었다.시끌벅적하던 소 씨 집안에 소나현의 친구들을 빼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응응!”소나현을 어떻게 위로할지 몰라 망설인 백이겸은 과일 바구니를 놓고 소나현의 부모님이 있는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뭐야, 이 새끼는 왜 여기에 있어?”그때 비아냥 거리는 말투가 들려왔다.젊고 잘생긴 남자가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의 손을 잡고 걸어왔다.그는 백이겸을 흘겨보았다.방금 한 말은 백이겸을 보고 한 말이다.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백이겸은 소나현의 사촌동생 소지혁이 있었다.이 미
“소지혁, 너 그 입 다물어!”소나현이 소파에 있는 베개를 소지혁에게 던졌다.“헛소리하지 마. 백이겸이 로또에 당첨돼서 질투라도 하는 거야?”소지혁이 백이겸에게 하는 더러운 조롱을 듣고 소나현은 화가 났다.자신은 백이겸을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다.“뭐? 누나 지금 내가 없는 말을 지어냈다는 거야?”소지혁이 웃으며 말했다.못 믿겠으면 백이겸 학과 부주석 왕지훈에게 물어봐. 장시유도 알고 있어. 2000원을 벌겠다고 전 여자친구에게 콘돔을 배달했다잖아!”소나현은 미간을 찌푸렸다.자신의 부모님과 친구들이 백이겸을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착해 보이는데 돈 때문에 아무 짓이나 하고 다니나 봐!”“웩, 역겨워!”친구들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백이겸은 심호흡을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왕지훈을 쳐다보았다.소지혁은 왕지훈에게 들었을 것이다.왕지훈이 학교에서 제일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은 바로 자신이다.자신을 바라보는 소나현의 눈빛을 느낀 백이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내가 했어!”돈 없던 시절 배달 알바를 하며 생활비를 마련했는데 그게 죄야?백이겸은 부끄럽지 않았다.그날 밤. 하동호의 계락대로 그는 콘돔을 양하나에게 배달했다.이건 사실이었다.감추고 싶지도 않았다.“백이겸 네가...”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던 소나현은 백이겸을 똑바로 쳐다보았다.소나현은 돈이 없는 시절을 겪어보지 못했다. 그녀의 신념대로 자존심은 돈보다 중요했다.백이겸이 이런 일을 할 줄 꿈에도 몰랐다.조금 전까지도 그녀는 백이겸의 편에 서서 말했다.백이겸의 자신의 입으로 했다고 말하자 소나현은 너무 놀랐다.소나현의 부모님도 백이겸을 아니꼬운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백이겸이 자신의 딸을 넘보고 있다니. 말도 안 돼!소나현의 어머니는 백이겸이 있는 방향으로 쳐다보지도 않았다.딩동.그때 총인종 소리가 들려오고 젊은 남자가 걸어들어왔다.젊은 남자를 본 백이겸의 무표정한 얼굴에 비웃음이 걸려있었다.“강 도련님!”“어머! 강윤이 왔구나!”소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