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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이때, 회관의 가장 호화로운 프리미엄 룸 안.

눈썹이 짙고 위엄 있어 보이는 중년 남자가 손님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그가 바로 명동 상업거리의 총 매니저이자 명동시의 거물인 이정국이었다.

하지만 이정국은 전화를 받기 바쁘게 화들짝 일어나더니 미친 듯이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 사장님은 왜 저러는 거야?"

다들 어안이 벙벙했다.

홀에서 아직 들어가지 않았던 이상천은 백이겸이 들어온 것을 보고 정지현을 도와 이렇게 말했다.

"정지현씨, 그냥 경비원을 불러요. 이런 촌놈들에게 다른 방법은 통하지 않아요!"

이상천은 싸늘하게 웃었다.

정지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곧 경비원 몇 명이 백이겸에게 몰려들었다.

"당장 그만두지 못해!!"

바로 이때 이정국은 가장 빠른 속도로 홀까지 뛰어나왔다.

그의 고함소리에 모든 사람들이 멍해졌다.

"이......이정국 사장님?"

정지현을 비롯한 직원들은 모두 바짝 긴장했고 이상천도 공손하게 말했다.

"이정국 삼촌, 안녕하세요. 전 이상천이라고 합니다. 저희 아버지는 이건이시고, 저희는 전번 비즈니스 파티 때 만난 적이 있습니다......"

이상천은 급히 다가가 인사를 했지만 이정국은 그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는 곧장 백이겸 쪽으로 걸어가더니 매우 거칠게 정지현을 비롯한 여직원들을 밀쳐냈다.

"당신이 바로 백이겸이십니까?"

이정국은 공손한 얼굴로 물었다.

백이겸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백이지는 당신의?"

"저의 누나입니다."

백이겸이 답하자 이정국은 곧장 허리를 구십 도로 숙이면서 말했다.

"백이겸 도련님, 안녕하십니까! 전 이정국이라고 합니다!"

???

"뭐?"

눈앞에 벌이진 상황에 정지현을 비롯한 직원들은 모두 멍해졌다.

이상천은 눈에서 경련이 일었다.

이정국 사장님이 저 촌놈 앞에서 굽실거리다니?

저 사람이 누구기에?

백이겸도 조금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누나가 명동 거리의 주인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위세가 이렇게 대단할 줄은 몰랐다. 총 매니저가 그의 앞에서 이토록 공손하다니?

솔직히 말한다면 백이겸은 아직까지도 재벌 2세의 생활이 익숙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명동 거리가 자신의 것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에헴, 이정국 사장님, 누나가 저더러 무슨 사인을 하러 오라고 했어요!"

백이겸도 예의를 차리면서 말했다.

"백이겸 도련님, 재계약을 가리키는 겁니다. 명동 거리와 이 회관의 절반은 백이지 대표님의 것이고 나머지 절반은 도련님의 것입니다. 전 일찍부터 찾아 뵙고 싶었지만 대표님께서 절대 찾아가면 안되다고 당부하셨습니다!"

이정국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

백이겸이 예의 있게 대해주자 그는 실로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정지현과 이상천은 완전히 충격을 먹었다.

뭐?

명동 거리가 모두 저 사람 집안 것이라고?

저 거렁뱅이가 진정한 배후 거물이라고?

"아까 누가 백이겸 도련님을 가로 막은 것이냐?"

이때 이정국은 고개를 돌리면서 홀에 있는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대표인 백이지의 신분은 매우 특별했고, 이정국이 지금과 같은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건 모두 백이지 덕이었다.

지금 경호원들이 하마터면 두번째 대표를 쫓아내려고 했었던 것이다.

만약 백이지 대표가 이 일을 알게 된다면 이정국은 예전 생활로 돌아가야 할 수도 있었다.

정지현은 빨개진 얼굴을 급급히 숙였고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곁에 있던 이상천은 놀라면서 말했다.

"이정국 삼촌, 잘못 본 거 아니에요? 이 거지가 명동거리의 소유자라고요?"

"철썩!"

이정국은 이 말을 듣고 바로 그의 뺨을 갈겼다.

"병신 같은 놈, 너 아까 뭐라고 했어?"

"이정국 삼촌, 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뺨을 맞은 이상천은 얼굴을 감싸 쥐고 억울해 했다.

그의 집안도 돈이 많지만 이정국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여봐라, 이 사람을 쫓아내버려!"

이정국은 경호원들에게 말했다.

"네!"

경호원들은 곧장 몰려오더니 이상천과 여자 연예인을 밖으로 쫓아냈다.

이상천은 오늘 너무 큰 창피를 당했다!

백이겸은 곁에서 바라 보면서 저지하지 않았다.

그는 점잖아 보이는 이정국에게도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 있을 줄 몰랐다.

백이겸은 스스로도 언젠가 그런 카리스마를 지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휴!

그는 이정국을 따라 회관에 들어갔다.

이정국의 설명을 들은 백이겸은 예전 이정국과 그의 아내가 찐빵 장사를 했던 평범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때 누나인 백이지도 가난하게 지냈으며 거의 길바닥에 나앉게 될 정도였다. 바로 이정국과 그의 아내가 누나에게 일자리를 내준 것이다.

그 후 누나는 서민생활체험이 끝나자 어마어마한 자산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정국도 함께 지금 위치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러니 이정국이 백 씨 가문 사람들에게 그렇듯 공손한 것이었다!

백이겸은 곧 계약서에 사인하러 갔다. 과연 명동 상업 거리의 가게는 대부분 누나의 이름이나 그의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백이겸을 명동 상업 거리의 소유자라 말하여도 하여도 과언은 아니었다!

그는 꿈에서도 스스로가 이렇게 대단한 인물을 될 줄 몰랐었다!

조금 후 이정국은 백이겸을 위해 한 상 가득 요리를 준비했다.

점심부터 지금까지 밥 한 술도 먹지 못한 백이겸은 확실히 배가 많이 고팠다.

거의 배불렀을 때 곁에 있던 이정국이 웃으며 말했다.

"백이겸 도련님, 먼저 식사를 하십시오. 식사가 끝나신 후 도련님 명하의 산업을 둘러보셔도 됩니다. 백이지 대표님은 도련님이 하루 빨리 집안의 사업에 익숙해지길 바라며, 예전 생활을 잊으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말하던 이정국의 눈에서 묘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

"백이겸 도련님, 전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이정국은 이렇게 말한 후 밖으로 나가더니 전화를 쳤다.

"모두 올라오거라!"

그는 이렇게 한마디만 하고는 눈치 있게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백이겸은 이정국이 무슨 꿍꿍이를 품고 있는지 몰랐다. 배가 고팠던 그는 오스트레일리아산 전복을 밥처럼 우적우적 먹고 있었다.

그가 신나게 먹고 있을 때 별안간 룸 문이 열렸다.

백이겸은 곧 여자 다섯, 여섯 명이 들어온 걸 발견했다.

지금 그녀들의 눈빛은 완전히 달라졌다. 정지현은 애교 섞인 눈빛으로 미소를 지었다.

"백이겸 도련님, 아까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백이겸 도련님, 죄송했습니다!"

나머지 직원들도 불안한 마음으로 말했다.

"당신들은?"

백이겸은 입을 닦았다.

솔직히 아까 홀에서 여직원들이 백이겸을 비웃었지만, 그는 복수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그저 누나를 도와 빨리 일을 처리하고 싶어 그냥 자리를 뜬 것이었다.

지금 보아하니 이정국은 그녀들을 혼낸 것 같았다.

"저희는 백이겸 도련님을 모시러 온 겁니다. 도련님께서 저희를 용서해주신다면, 어떤 일도 기꺼이 할 수 있습니다......"

정지현이 유혹적으로 말했다.

온천 회관에서 일하고 있는 미녀들의 목적은 똑같았는데, 모두 재벌 집에 시집가는 것이었다.

이정국이 의도적으로 그녀들을 보내지 않아도 그녀들은 백이겸을 찾아오고 싶어 이미 안달이 나있었다.

어떤 사람이 재벌 2세인가?

눈앞에 소년이 바로 재벌 2세였고 진정한 거물이었다!

백이겸은 단번에 그녀들의 뜻을 알아차리고 깜짝 놀랐다.

뭐야, 6명이?

이건 너무......

백이겸이 멍을 때리고 있을 때 정지현은 리모컨을 가져오더니 벽 쪽을 향해 눌렀다.

곧 천으로 만들어진 벽이 천천히 움직였고 백이겸 눈앞에 실내 수영장 하나가 나타났다!

룸 안에 다른 장소가 숨어있었던 것이다!

정지현이 백이겸 곁에 앉자 그는 정신이 아찔해졌다.

"띠링띠링......"

백이겸이 참지 못하고 손을 움찔거린 순간 휴대폰 벨이 울렸다.

그의 누나의 전화였다.

이에 백이겸은 정신을 차렸다.

"저는 먼저 나가볼게요!"

백이겸은 이렇게 말한 후 방에서 뛰쳐나왔다.

누나는 계약에 대해 묻더니, 백이겸에게 하루 빨리 가난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된다고 당부했다.

하여튼 누나는 잔소리만 가득 늘여놓았다.

전화를 끊은 후 백이겸은 돌아갈까, 말까 고민했다.

스물두 살인 백이겸에게 있어 이건 확실히 큰 유혹이었다.

예전에 그는 비록 양하나와 교제했었지만 그녀를 많이 사랑했기 때문에 사실 아무 짓도 하지 못했다.

양하나가 떠오르자 백이겸은 별안간 가슴이 아파왔다.

만약 지금 자신에게 돈이 생겼다는 걸 알게 된다면 양하나는 돌아오지 않을까?

후유!

그는 양하나와 함께 있던 추억들이 떠올랐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교내 식당, 도서관, 공원 등 곳을 거닐면서 장난을 쳤었다.

백이겸은 흥분이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첫 번째를 이렇게 낭비할 수 없지 않겠는가?

회관에서 나온 백이겸은 다시 명동 거리로 돌아갔다.

오가는 손님들은 모두 잘 차려 입은 젊은이들이거나 사장님들이었다.

이 명동 거리는 나의 것이야! 백이겸, 더 이상 열등감 가지지 마!

백이겸은 자신에게 말해주었다.

바로 이때 그의 귓가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백이겸!"

백이겸이 고개를 돌리자 제왕 KTV 앞에 있는 구은혜와 조가현이 보였다.

그리고 하동하와 황인석 그들도 있었다.

"백이겸, 너무해! 기숙사로 돌아간다고 했잖아, 왜 이곳에 있는 거야? 흥, 나 속인거지?"

구은혜는 백이겸을 발견하고 삐죽거리면서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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