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0755 화

작가: 달코
그 위에는 커다란 글씨가 삐뚤빼뚤 적혀 있었다.

[우리 아빠]

글씨로만 봐도 이건 성지원이 아주 어릴 때 썼던 것이다.

연필로 쓴 글씨는 오래된 세월을 못 이기고 이미 색이 바래 희미해져 있었다.

하지만 조병윤은 그 간단한 몇 글자에도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는 본격적으로 스케치북을 천천히 넘기기 시작했다. 스케치북에는 여러 장의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정확히는 성지원이 상상해서 그린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한없이 어설펐던 그림들이 점점 스케치가 되어갈수록 그림 속 아버지의 모습은 점점 입체적이고 뚜렷해졌다.

그 위에는 때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나쁜 남편   0756 화

    곁에서 그림을 함께 확인한 조수아는 잔뜩 흥분한 채 조병윤의 어깨를 꼭 끌어안았다.“아빠,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지원이는 절대 반대할 애가 아니라고. 이건 지원이가 아프리카로 떠나기 전에 저한테 주고 간 거예요. 사실 지원이도 속으로는 아빠랑 고은 아줌마가 같이 살길 바라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제 더 걱정 안 해도 되는 거잖아요.”조병윤이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수아야, 아빠를 위해 멋진 결혼식을 준비해 주겠니? 고은 아줌마랑 결혼해야겠구나.”보름이 지나자 조병윤과 성고윤은 한 5성급 호텔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게 되

  • 나쁜 남편   0757 화

    모든 것이 끝나고 나서야 조수아는 엄청난 진리를 몸소 체험하고 나서야 깨달았다.남자의 말은 정말 믿을 것이 못 된다는 사실을.분명 딱 한 번만 한다고 약속했던 육문주는 벌써 몇 번을 했을지도 모를 정도로 그녀를 헤집어 놓았다.얼마나 많은 장소와 체위를 바꿨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결국, 지쳐버린 조수아는 육문주의 품 안에 쓰러졌다.온몸의 뼈가 빠져나가기라도 한 것처럼 온몸이 힘없이 축 늘어졌다.육문주는 그녀를 품에 안은 채 고개를 밑으로 숙여 조수아의 눈가에 맺힌 눈물에 입을 맞추었다.그의 목소리는 허스키했다.“미안

  • 나쁜 남편   0758 화

    “자꾸 내 와이프 뺏으려고 하지 마. 우리 같이 엄마 잘 돌봐줘야 해. 알겠지?”“네,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아빠 와이프 뺏으려고 안 할 테니까. 저는 그냥 엄마랑 아빠가 빨리 제 여동생을 낳아주길 기다리고 있다고요.”조수아와 육문주는 각자의 업무를 정리하고 아이와 함께 신혼여행 길에 올랐다.그 소식을 들은 한지혜는 질투 섞인 비명을 질렀다.“아아악, 수아야. 나도 정말 가고 싶어. 남편이 없어서 못 가는 게 너무 아쉽다. 흑흑.”조수아가 웃으며 말했다.“지금 찾고 있는 거 아니었어? 내가 돌아왔을 땐 좋은 소식 전해

  • 나쁜 남편   0759 화

    거실 소파에 앉아 여유롭게 바둑책을 보고 있던 허순철은 갑자기 귀가 찢어질 듯한 급정거 소리를 들었다.허순철이 상황 파악을 제대로 끝내기도 전에 한지혜가 숨을 헐떡이며 집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그 모습에 깜짝 놀란 허순철의 눈이 크게 떠졌다.“지혜야, 네가 여기까지는 웬일이니? 미리 말하고 왔으면 맛있는 음식이라도 준비해놨을 텐데.”그는 끼고 있던 돋보기안경을 벗고는 반가운 미소로 한지혜에게 다가갔다.허순철의 호의에 한지혜는 여기까지 오며 쌓아뒀던 화를 차마 터뜨릴 수 없었다.그녀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으며 물

  • 나쁜 남편   0760 화

    “아직도 상황 파악 못 하는 것 같네요. 뒤늦게 후회해도 제 탓 아닙니다.”말을 마친 한지혜가 뒤돌아 자지를 떴다.마침 허순철이 주방에서 걸어 나왔다.잔뜩 화가 난 채 집을 나서는 한지혜를 발견한 허순철은 의아한 표정으로 허가은을 바라보며 물었다.“너희 방금 무슨 얘기 한 거야? 무슨 말을 했길래 지혜가 저렇게 가는 거야?”허가은이 악의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가고 싶었나 보죠. 가든 말든 지혜 씨 마음인데 제가 어떻게 막겠어요?”하지만 그러면서도 허가은의 속마음은 달랐다.‘한지혜, 네까짓 게 나한테서 쉽게 벗

  • 나쁜 남편   0761 화

    한지혜가 차를 어느 정도 몰고 멀리 벗어나자 조수석에 앉아 있던 고선재는 뒤늦게 초라한 모습의 한지혜를 발견하고는 말했다.“지혜 누나, 운전은 내가 할 테니까 정리 좀 하고 있을래?”한지혜가 무심하게 웃으며 대답했다.“괜찮아, 조금 있다가 집에 가서 씻으면 되니까.”“누나가 집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 허씨 가문 본가도 저렇게 기자들한테 둘러싸여 있는데.”그 말에 다시 화가 치밀어 오른 한지혜는 입 밖으로 욕설을 내뱉었다.허가은이 이렇게까지 한지혜에 대해 조사했으니, 분명 그녀의 집 앞에도 기자들이 숨어 있을 게 뻔했

  • 나쁜 남편   0762 화

    “허가은, 너 진짜 죽고 싶어? 왜 내 일에 네가 끼어드는데!”난데없이 오빠에게 혼이 난 허가은의 눈시울이 순식간에 빨개졌다.“오빠, 이게 다 오빠를 위한 거잖아. 오빠는 정정당당한 우리 가문의 후계자야. 그런데 대체 뭐가 아쉬워서 자꾸 한지혜만 쫓아다녀? 오빠를 원하는 여자가 얼마나 많은데 왜 하필 한지혜 나고?”화가 치밀어 오른 허연후가 주먹으로 책상을 힘껏 내리쳤다.“허가은, 지금 당장 실시간 검색어 내려. 안 그러면 너 진짜 죽여버릴 거야!”허가은이 발을 세게 구르며 말했다.“싫어, 난 꼭 한지혜 끝장낼 거야.”

  • 나쁜 남편   0763 화

    한지혜는 허연후를 보는 순간 그동안의 억울함과 분노가 터져버리고 말았다.그녀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허연후를 노려보며 말했다.“여긴 뭐하러 왔어요? 나 놀리러 온 거예요?”허연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까이 다가와 한지혜를 와락 끌어안았다.그의 묵직한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오해가 있었어요, 지혜 씨. 지혜 씨를 버린 게 아니에요. 수술하느라 몇 시간 동안 휴대폰을 확인하지 못했어요. 실시간 검색어도 내리고 언론에도 해명 끝냈으니까 너무 화내지 마요.”허연후를 차갑게 밀어낸 한지혜가 냉소를 흘렸다.“그래서요? 왜

최신 챕터

  • 나쁜 남편   1287 화

    차유라와 말다툼이 벌어지려는 찰나 지켜보던 경호원이 다가가 제지하며 말했다.“고의로 대표님 약혼자의 헛소문을 퍼뜨리고 헐뜯는 당신들은 육엔 그룹에서 출근할 자격이 없습니다. 당장 이곳에서 나가세요.”쫓겨나는 여자들을 지켜보던 차유라는 그제야 뭔가를 깨달았다.사실 육천우는 그녀를 용서하는척하면서 이 모든 걸 직접 보면서 마음을 접기를 바란 거였다.차유라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문 채 강당 위에서 다정한 눈빛으로 허나연에게 목걸이를 걸어주는 육천우를 노려보았다.간간이 들리는 축복의 소리에 이가 부서지도록 악물고 있는데 차 교수의

  • 나쁜 남편   1286 화

    내연녀라는 말에도 허나연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차유라 씨, 이 시점에도 그런 말을 하는 거 보면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요?”“허나연 씨, 저의 아빠가 천우의 스승이라는 걸 잊었어요? 천우가 배은망덕한 사람도 아니고 날 뭐 어떻게 할 거로 생각하는 거예요? 천우야, 안 그래?”차유라는 육천우한테 눈길을 돌렸다.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육천우는 침대에서 내려오더니 허나연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자기야, 우리 일단 연회에 먼저 참가하고 차유라는 연회

  • 나쁜 남편   1285 화

    육천우는 손님들 접대하느라 한 바퀴 돌고 나니 머리가 좀 어지러워지자 자리를 찾아 앉아 휴식을 취했다.혼자 앉아 있는 육천우를 발견한 차유라는 바로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천우야, 왜 그래? 술 많이 마신 거야?”육천우는 반쯤 감은 눈을 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머리가 좀 어지럽네.”“내가 부축할게. 위층에 올라가 좀 셔.”차유라는 복무원을 불러 함께 육천우를 부축해 위층 방으로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육천우는 침대에 쓰러져 꼼짝하지 못했고 차유라는 그런 육천우에게 다가가며 불렀다.“천우야, 천우야.”아무리 불러

  • 나쁜 남편   1284 화

    허나연은 그들의 말에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어머니의 명성을 희롱하는 소리를 듣고 더는 억제 할 수 없어서 홧김에 달려 나가 그 여자의 뺨을 후려쳤다.“누가 감히 뒤에서 우리 엄마를 희롱하고 있어?”“허나연, 내가 틀린 말 했어? 차유라 씨랑 육 대표님이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 걸 알면서 매일 대표님 사무실에 드나들더니 내연녀가 아니면 뭔데?”허나연은 그들을 비웃으면서 말했다.“차유라가 당신들한테 그렇게 말한 거야?”“차유라 씨가 말해줄 필요가 있겠어? 회사 사람들 전부 그렇게 알고 있는데. 해외에 있는 3년 동안 차유라

  • 나쁜 남편   1283 화

    육천우는 대중들의 환호 속에서 허나연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 주고는 몸을 일으켜 허나연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나연아, 나 이제 키스해도 돼?”이 말은 분명 물음형이었지만 허나연이 대답도 하기 전에 커다란 손은 이미 그녀의 머리를 감싸 쥐고 촉촉한 입술로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고 있었다.현장에서는 축하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고 허나연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지만 육천우의 애틋한 마음에 그녀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둘은 얼마 동안 키스를 했는지도 모르고 서아의 목소리가 들릴 때 대서야 키스를 멈췄다.“아빠, 삼촌이랑 이모가 뽀뽀하

  • 나쁜 남편   1282 화

    육천우의 말을 듣던 허나연은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며 코를 훌쩍거리며 말했다.“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잘해주는 거야? 조금이라도 나쁘게 대했어도 내가 이 정도로 슬프진 않았을 거잖아.”육천우는 허나연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달래며 말했다.“애기야, 울지마. 오빠한테 이거 하나만 대답해 줄래?”허나연은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빠가 묻고 싶은 게 뭔지 나도 알아. 천우 오빠, 나 어릴 적부터 오빠랑 붙어 있는 걸 좋아했고 커서도 항상 오빠 옆에만 있었고 후에 사춘기가 되니까 오빠가 너무 간섭해서 자유가 없는 것이 싫

  • 나쁜 남편   1281 화

    허나연은 의아해하며 고개 들어 까맣고 반짝이는 눈동자로 육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어떤 이벤트길래 이렇게 비밀스럽게 행동하는 거야?”허나연은 겉으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수도 없이 긴장해 하고 있었고 머릿속에 한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가면서 기대하면서도 긴장한 듯 하였다.육천우는 허나연의 눈을 막고 지하실에 있는 극장 쪽으로 향했고 따라가는 허나연의 궁금증은 점점 커져만 갔다.“육천우, 대체 어딜 데리고 가는 거야?”육천우는 극장의 문을 열고 허나연의 눈을 가린 커다란 손을 내리며 사랑이 가득 담긴 목

  • 나쁜 남편   1280 화

    “오빠 이제 다신 어딜 안 갈 거야. 알았지?”허나연은 붉어진 눈으로 입을 삐쭉 내밀면서 말했다.“거짓말하지 마. 3년 전에 떠나면서 매일 연락한다고 해놓고 가서는 내 연락도 다 무시해 버렸으면서. 나 밤마다 오빠 전화 기다리다 잠들었단 말이야.”허나연은 술땜에 말투가 흐트러졌지만 육천우는 다 알아들을 수 있었고 듣고 나서 그의 마음은 칼로 베는 듯 아팠다.여태껏 육천우는 허나연이 자신을 귀찮아한다고만 생각했고 서로 성장 공간을 가져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해외에 나간 건데 허나연이 이런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줄은

  • 나쁜 남편   1279 화

    허나연은 입을 쀼죽하게 내밀고 육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뭔 생각했다고 그래. 나 혼자서 얼마나 자유스러웠는데.”허나연은 사실 자유스러웠던 건 맞지만 마음은 많은 공허함을 느꼈다.육천우가 항상 옆에서 이것저것 참견하여 허나연은 귀찮게만 느꼈었지만, 그가 해외로 떠나고 나서야 그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다.허나연은 사람들이 없을 때면 항상 조용하게 혼자 육천우랑 함께했던 나날들을 회상했었고, 커플들끼리 꽁냥 거리는것을 볼 때면 항상 옆에 있어 줬던 육천우를 생각했다.이 말을 들은 육천우는 웃으면서 허나연의 머리를 어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