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가 웃으며 말했다.“제가 오늘 맛있는 저녁 사겠습니다.”두 사람은 그렇게 프랑스 레스토랑으로 향했다.차에서 내리자마자 조수아는 웬 익숙한 얼굴의 남자를 보게 되었다.누군지 알아챈 순간 그녀는 얼굴이 하얘졌다.그리고 재빨리 옆에 서 있던 주지훈에게 고개를 돌렸는데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눈앞에 나타난 사람은 바로 육문주였다. 이렇게 되면 여태껏 주지훈에 대한 의심이 한 방에 날아가게 된다.육문주와 강지영은 마침 차에서 내리더니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조수아는 자기도 모르게 두 주먹을 꽉 쥐
모든 음식을 다 가져다준 뒤 웨이터는 조용히 자리를 떴다.주지훈은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설레는 마음으로 와인병 안에 담긴 술을 조수아에게 따라 주었다.그와 조수아는 2년 동안 떨어져 지냈는데 매일 밤 그녀에 대한 그리움과 행복했던 순간들이 생각나곤 했었다.그리고 그럴 때마다 누군가가 바늘로 심장을 콕콕 찌르듯 아팠다.하여 명절 때마다 그는 해안가에 서서 바다 건너편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당장에라도 조수아의 곁에 달려가 그녀를 품에 안고 그들의 아이가 아직 살아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그러다가 조수아가 그로 인해 입은 상
그녀의 물음에 육문주는 순간 온몸이 굳어버렸다.그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조수아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문득 그녀에게 되물었다.“설마 일부러 그런 거야?”“아니면? 다른 신분으로 지금 날 바보 취급하는 걸 그저 보고만 있으라고?”“그럼 방금 약에 취한 건 뭔데?”조수아는 여전히 빨간 눈으로 그에게 말했다.“누군가가 술에 약을 탔다는 걸 진작에 눈치챘어. 그걸 알면서도 난 마셨고. 당신이 대체 누구인지 난 알고 싶었거든. 당신은 아마 박서준더러 육문주인 것처럼 행동하라고 시키면서 내 의심을 없애려고 했겠지. 하지만 이 수법이 강
조수아의 고집에 육문주는 어쩔 수 없이 그녀를 안고 욕실로 향했다.그리고 조심스레 욕조 안에 눕힌 뒤 차가운 물을 틀어 불덩이 같은 몸을 식혔다.다른 한 편.강지영은 고객과의 식사 자리에서 누군가가 보내온 메세지를 받게 되었다.열어보니 호텔 방안의 모습이 보였다.그리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즉시 답장했다.[당장 각 언론사에 법조계 1인자에게 새 애인이 생겼다고 퍼뜨려.]만약 이 소문이 진짜 퍼지기라도 하면 조수아는 다시는 육문주의 곁으로 돌아올 수 없게 된다.그러면 자연스레 육문주는 자신의 것으로 생각했다.그 생각에
그의 물음에 강지영이 순간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리고 멍한 얼굴로 육문주를 한참 동안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겨우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무, 무슨 말씀이세요? 전 무슨 뜻으로 묻는 건지 도통 모르겠네요. 전 강지영이잖아요. 요양원에서 알게 된 그 강지영이라고요.”그녀의 말에 육문주가 쓴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그래요? 그럼 지금 바로 대답해 봐요. 예전에 우리 두 사람이 단풍나무 아래에 묻었던 물건이 뭐였어요?”“미래에 대한 편지를 서로 써줬잖아요. 대표님은 저에게, 저는 대표님에게.”강지영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
그리고 떨리는 입술로 겨우 말을 내뱉었다.“제 임무는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 후 박경준에게 보고하는 것이었어요. 또한 제가 조수아 씨를 대신해 당신의 아내 자리까지 꿰차기를 바랐죠.”“오늘 저에게 주지훈 씨와 조수아 씨의 술에 약을 타게 해서 두 사람이 관계를 맺도록 계획했어요. 여기서 만약 당신이 조수아 씨를 아직 잊지 못했다면 분명 주지훈 씨와 싸움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고요. 그러면 박경준은 그저 가만히 앉아 동시에 두 사람을 처리해 버릴 수 있게 되는 거였죠.”그녀의 말에 육문주의 눈빛이 순간 차가워지면서 다시 입꼬
차가운 촉감과 익숙한 숨결에 조수아는 순간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았다.이 황홀한 키스에서 벗어나려 열심히 몸부림쳤다.하지만 벗어나기엔 온몸이 이미 나른해져 내칠 힘도 없었다.조수아의 손은 마치 솜방망이처럼 가볍게 육문주의 가슴을 툭툭 쳤다.그녀의 거부 반응에도 육문주는 키스를 멈추기는커녕 오랫동안 참아왔던 본능이 슬슬 깨어나고 있었다.육문주는 숨을 헐떡이며 조수아의 입술에서 입을 떼지 못했다.드디어, 키스가 멈추자 육문주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수아야, 지난번 네가 약물에 취해서 정신을 못 차릴 때, 내가 너를 포기
두 사람은 더는 떨어져 있지 않아도 되었다.육문주는 손으로 조수아의 팅팅 부어오른 입술을 가볍게 어루만지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수아야, 내가 얼마나 너를 미치도록 그리워했는지 알아?”육문주는 차마 마음속의 고민마저 조수아에게 털어놓을 수 없었다.그는 혼자 바닷가에 앉아 조수아를 향해 끊임없이 그녀의 이름을 외쳤다.이내 바닷물은 그의 옷을 완전히 적셨다.그는 다가오는 거센 파도를 못 이겨 계속하여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했다.바닷물은 그의 몸을 찰싹찰싹 쳐대며 모래를 곳곳에 묻혀놨다.처음부터 끝까지 육문주는 줄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