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허리를 굽혀 그녀와 눈을 맞췄다.그리고 한참 동안 노골적으로 뚫어져라 바라보았는데 마치 한 마리 굶주린 늑대가 자기 사냥감을 보듯 금방이라도 덮쳐올 것 같았다.그의 모습에 조수아는 본능적으로 한 발짝 물러서며 말했다.“저는 여태껏 모든 의뢰인을 그렇게 대했습니다. 제가 조사한 진실과 의뢰인의 진술이 일치해야 사건을 접수할 수 있거든요.”“그래요? 전 또 조 변호사님께서 저에게 첫눈에 반한 줄 알았네요. 그건 그렇고 변호사님도 지금 남자 친구 필요하지 않으세요? 아니면 오늘처럼 전남편한테 미련이 남아 여지
여자의 얼굴이 한미영과 똑 닮아있었기 때문이다.만약 그녀가 죽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분명 한미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조수아는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다가 대뜸 물었다.“당신은 누구예요?”그 여자는 코웃음을 치면서 답했다.“전 조병윤 씨 친딸인 조현영이라고 해요. 조씨 가문의 진짜 핏줄이죠. 그러니까 가짜는 이만 물러나시죠?”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가방에서 친자 확인 보고서를 꺼냈다.한미영과 조현영의 검사 결과였고 위에는 99% 일치한다고 적혀있었다.또한 국과수 도장까지 찍혀있었다.조수아는 조사 중
그와 몇 초간 눈이 마주쳤지만 재빨리 피했다.그리고 차가운 얼굴로 다시 답했다.“당신 마음 받아줄 생각 없으니까 괜히 애쓰지 마세요.”주지훈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과연 그럴지 두고 봐야겠죠. 그건 그렇고 제가 밥을 사 왔는데 먼저 드세요. 제가 아버님을 돌보고 있을게요.”“아니요.”“왜요? 제가 아버님께 독이라도 먹일 것 같아 두렵나요? 조 변호사님, 그래도 제가 한 기업의 대표인데 누워있는 사람에게 그런 짓을 하겠어요? 절 너무 얕잡아 보시네요.”조수아는 이 사람이 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도통 알 수 없었다.
조수아는 화장실에서 나온 뒤 주저하지 않고 주지훈이 사 온 밥을 먹기 시작했다.그가 파놓은 함정이 얼마나 깊은지는 몰라도 지금으로서는 이 길로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H 국의 몇몇 재벌 그룹을 무너뜨리려면 그녀 혼자 힘으로서는 턱없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확실히 도와줄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했다. 마침 주지훈이 H 국의 경제를 담당하는 주요 인물이라 조수아한테는 좋은 방패가 되어줄 것 같았다.사실 그녀는 주지훈이 2년 전부터 블랙 타이거 조직에 가입했다고 의심했다.주씨 가문의 세력은 아무나 통제할 수 없었다.그게 막강한 블
조수아는 다급히 주지훈의 손을 뿌리치고 조병윤에게 달려가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아빠, 제 말이 들려요? 들리면 손가락 하나만 움직여 보세요.”이때 조병윤은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손가락 하나를 까딱 움직여 보였다.그의 모습에 조수아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아빠, 꼭 일어나셔야 해요. 지금 많은 일들이 아빠가 증언해 주시기를 기다리고 있거든요. 조씨 가문에서 지금 아빠 친딸이라면서 어떤 여자를 데려왔는데 아빠 전 재산을 그 여자한테 넘겨줘도 되는지 도무지 판단이 안 서요. 아빠가 깨어나셔야 모든 일이 해결될 것 같
육문주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결코 쉽지만은 않을거야. M 국에서 지금 우리 칩 기술을 원하고 있어. 내가 만에 우리 데이터베이스를 넘겨주면 그들은 누나를 바로 풀어줄 거야. 근데 이 기술은 내가 10년이라는 시간을 공들여서 연구한 결과인데 이대로 쉽게 넘겨줄 수는 없지. 이 일은 아마 오랜 시간을 두고 의논해 봐야 할 것 같아.”두 사람은 현 상황에 대해 다시 한번 계획을 짠 뒤 전화를 끊었다.육문주는 차를 몰고 예전의 별장으로 오게 되었다.하지만 차마 내리지는 못하고 그저 먼 곳에 차를 세워두고 가만히 바라만 보
조수아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다시 그들의 손에서 검사 결과를 가져와 확인했다.애초에 이 검사를 의뢰했던 목적이 바로 조병윤의 친딸을 찾아주기 위해서였다.하지만 두 사람의 검사 결과는 불일치로 판명 났다. 한미영이 당시 임신했던 아이가 조현영이 맞고 조수아와 같은 날, 같이 낳은 건 사실이나 아이의 친아버지가 조병윤이 아니다. 조수아는 빠르게 상황이 파악되었다.그리고 한미영에 대한 원망이 더욱 깊어졌다.그 뜻인즉슨 처음부터 조병윤을 속였다. 한미영은 당시 임신했다는 핑계로 조병윤과 결혼하는 데까지 성공해서 이 가문으로 들
당시 조병윤은 한미영의 속임수에 넘어간 것이다.분명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음에도 아버지의 아이로 둔갑시켜 그의 첫사랑과 헤어지게 만들었다.하지만 결혼해서도 그녀는 아버지의 소중함을 모르고 자주 다른 남자들과 문란한 생활을 이어갔다.그 악독한 여자 때문에 아버지는 평생 불행하게 살아온 것이다.조수아는 순간 죽은 한미영이 너무 원망스러웠고 불쌍한 아버지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바로 이때, 백시율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왔는데 받자마자 그의 다급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누나, 내가 그 신의를 찾아냈어!”그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