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아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다시 그들의 손에서 검사 결과를 가져와 확인했다.애초에 이 검사를 의뢰했던 목적이 바로 조병윤의 친딸을 찾아주기 위해서였다.하지만 두 사람의 검사 결과는 불일치로 판명 났다. 한미영이 당시 임신했던 아이가 조현영이 맞고 조수아와 같은 날, 같이 낳은 건 사실이나 아이의 친아버지가 조병윤이 아니다. 조수아는 빠르게 상황이 파악되었다.그리고 한미영에 대한 원망이 더욱 깊어졌다.그 뜻인즉슨 처음부터 조병윤을 속였다. 한미영은 당시 임신했다는 핑계로 조병윤과 결혼하는 데까지 성공해서 이 가문으로 들
당시 조병윤은 한미영의 속임수에 넘어간 것이다.분명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음에도 아버지의 아이로 둔갑시켜 그의 첫사랑과 헤어지게 만들었다.하지만 결혼해서도 그녀는 아버지의 소중함을 모르고 자주 다른 남자들과 문란한 생활을 이어갔다.그 악독한 여자 때문에 아버지는 평생 불행하게 살아온 것이다.조수아는 순간 죽은 한미영이 너무 원망스러웠고 불쌍한 아버지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바로 이때, 백시율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왔는데 받자마자 그의 다급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누나, 내가 그 신의를 찾아냈어!”그의 말
하지만 주지훈은 아무런 반항도 없이 미소를 살짝 지으며 답했다.“전에 이런 식으로 저를 대했던 사람이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 아세요?”백시율은 그의 위협에도 겁먹지 않고 여전히 차가운 눈빛을 장착한 채 다시 물었다.“그럼 당신이 어떻게 성지원 씨를 알고 있나요? 수아 누나한테는 대체 무슨 목적으로 접근한 건가요?”주지훈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도 그분 어머니가 신의라는 사실을 알아냈거든요. 그리고 오늘 그 사실을 수아 씨한테 말해주려고 온 건데 뜻밖에도 당신이 먼저 선수 쳤네요.”“그럼 그 시골 이름은 무엇이고 어
하지만 왜 두 사람은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이렇게 친근해 보일까?그녀는 천우 쪽으로 다가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천우야.”그제야 조수아가 돌아온 사실을 발견한 천우는 주지훈의 다리에서 내려와 그녀에게 달려왔다.그리고 그녀의 다리를 끌어안고 말했다.“이모, 보고 싶었어요. 이모도 천우 보고 싶었죠?”조수아는 허리를 굽혀 그를 품에 안고 그의 귀에 속삭였다.“당연하지. 근데 어떻게 혼자 왔어?”“엄마랑 형은 진료받으러 갔는데 전 너무 기다리기 힘들어서 먼저 이모 보러 달려왔어요. 근데 간호사 누나가 데려다준 거니까 너무
그 사람은 손에 손전등을 들고 있었는데 마치 무언가를 찾고 있는 듯 끊임없이 누군가를 불렀다.“나비야, 나비야, 어딨어?”이때 갑자기 풀숲에서 작은 물체가 튀어나오더니 조수아의 허벅지를 스쳐 지나갔다.깜짝 놀란 그녀는 비명과 함께 뒤돌아서다가 그만 자기도 모르게 주지훈의 품에 안기게 되었다. 주지훈은 얼떨결에 그녀를 안았지만 그래도 놀란 그녀를 다정한 목소리로 달래줬다.“괜찮아요. 고양이일 뿐이에요.”조수아는 그제야 살며시 눈을 떴는데 맞은 편에서 다가오던 사람이 쪼그리고 앉아 고양이를 안고 있었다.그도 그제야 세 사람
조수아의 머릿속에 인상이 깊게 남아있을 정도로 여자의 모습이 낯익었다.머리가 터지도록 기억을 되짚어 보다 한 이름이 뇌리에 스쳤다.임다윤.여자의 눈과 코는 임다윤과 매우 닮아 있었다.설마 임다윤과 연관 있는 사람인지 의심이 될 정도였다.조수아는 발버둥 치며 얼른 몸을 일으켜 백시율과 주지훈을 찾으려 했지만 손발이 꽁꽁 묶인 탓에 꼼짝도 할 수 없었다.조수아는 낮은 목소리로 이름을 불러보았다.“시율아, 지훈 씨.”하지만 메아리만 들릴 뿐 두 사람의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았다.포기를 모르는 조수아는 다시 한번 이름을 부르
방에 앉아 있는 노인은 다름 아닌 육문주의 외할아버지인 박근태였다.박경준에 의해 M 국에 붙잡혀 있는 줄 알았던 박근태가 대뜸 눈앞에 나타나자 그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심지어 박근태는 약물에 중독되어 의식불명이라고 알려졌다.하지만 눈앞의 박근태는 의자에 앉아 여유작작하게 바둑을 두고 있었다.점점 좁혀져 오는 톱니바퀴에 조수아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스위치를 냉큼 누르자 바로 옆에 있던 문이 스르륵 열렸다.문이 열리기 바쁘게 그들은 안으로 달려 들어갔고 유리문은 이내 다시 닫혔다.그들이 숨돌릴 새도 없이 방 전체가 밑으로 천
톱니바퀴는 입을 활짝 벌린 거대한 상어처럼 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주지훈은 조수아를 와락 품에 껴안고는 그녀의 이름을 외쳤다.허스키한 중저음 보이스에 은은한 긴장감이 겉돌았다.“수아 씨.”조수아의 이름을 입에서 뱉어낸 주지훈은 그녀를 더 꼭 껴안았다.주지훈은 조수아를 자기 몸속에 집어넣을 것처럼 팔에 힘이 불끈 주며 다른 한 손으로 노란색 버튼을 눌렀다.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점점 가까워지는 톱니바퀴를 쳐다봤다.만약 이 노란색 버튼이 정지 버튼이 아니라면 이 톱니바퀴는 멈추지 않을 뿐만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