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아는 다정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조언했다.그녀도 한지혜라는 사람이 태생적으로 자존심이 세고 콧대가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하지만 오랫동안 그녀를 봐온 사람으로서 지금 한지혜는 허연후한테 마음이 있는 게 느껴졌다.아니라면 한지혜 성격에 몇 번이고 허연후와 잠자리를 같이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녀가 지금 뭘 망설이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조수아의 말에 한지혜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됐어.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우리 양아들이나 신경 써줘. 이제 두 달밖에 안 남았으니까 내가 출산 준비 같이 도와줄게.”안전을
그의 말에 육문주의 미간이 순간 찌푸려졌다.원래 그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유품을 찾아 DNA 검사를 통해 누가 진짜 임다윤인지 확인하려 했다.그러나 이렇게 되면 상황이 또다시 맨 처음으로 돌아간 꼴이 되었다.그는 미간을 긁적이면서 다시 진지하게 물었다.“확실해요?”“응. 외할머니께서는 당시 죽은 아이를 낳으셨대. 외할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고 집에서 내쫓을까 봐 이웃집 사람이 대신 보육원에서 임다윤을 데려왔대. 그리고 이 사실은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까지도 모르셨고.”육문주는 담담한 얼굴로 답했다.“다른 방법이 없
한지혜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뭐가 어떻게 돼요? 어차피 저랑 평생 같이할 사람은 아니에요.”“만약 연후가 진지하게 지혜 씨와의 관계를 고민한다면요?”“그게 진지해 보여요? 하루 종일 건들건들, 진지한 모습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사람이에요. 나중에 누가 저 사람을 데려갈지 정말 안타깝네요.”한지혜는 음식이 담긴 그릇을 내려놓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됐어요. 그 빌어먹을 인간에 대해서는 그만 얘기합시다. 지금 입맛까지 뚝 떨어질 것 같은데 그건 아저씨께서 해주신 요리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이때 마침 조병윤이
그럴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육문주는 그제야 서서히 평정심을 되찾았다.그러다가 다시 차가운 눈빛으로 임다윤에게 물었다.“그 그림 지금 어디 있어요?”하지만 임다윤은 태연하게 답했다.“내 마음속에 있지.”“버렸어요?”“맞춰봐.”덤덤한 임다윤의 모습에 육문주는 그녀가 진작에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을 예상했다고 생각되었다.또한 사전에 그들이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하게 손을 썼을 것이다.감옥에서 나오자마자 그는 목걸이를 들고 박주영을 다시 찾아갔고 임다윤이 그렸던 설계도랑 같은 그림도 얻었다.다시보니 두 사람의 그림 수법마저
육문주는 잠긴 목소리로 답했다.“그래요. 최대한 손실을 낮춰서 송씨 가문과 박씨 가문에 아무런 피해가 가지 않게 해야 합니다.”박서준이 그를 힐끔 보고 다시 입을 열었다.“근데 이미 송진 그룹과 선진 그룹의 주식이 오늘 아침에 모두 하한가인 걸로 확인했습니다. 또한 대표님과 사모님의 일이 온 인터넷에 퍼지면서 사모님의 친정이 두 그룹인 것까지 알아내서 화살이 그쪽으로 향하고 있고요. 게다가 송학진 씨랑 박현철 씨가 가장 먼저 육엔 그룹을 두둔하면서 말했다고 두 분도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다른 프로젝트들도 이번 사건으로
조수아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마침 육문주가 침대옆에 앉아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하지만 눈에는 피로가 가득한 채 다크써클도 턱밑까지 내려올 기세였다.조수아는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다가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혹시 온밤 못 잤어?”육문주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손에 입을 가볍게 맞췄다.“며칠 동안 못 봤는데 자기 아쉬워서.”조수아는 하필이면 이때 변호사 모드로 돌변해 그의 말을 곱씹어봤다.앞으로 두 사람이 같이할 날이 얼마나 많은데 고작 며칠을 못 만났다고 잠까지 안 잤을 리가
다행히 육문주가 재빠르게 조수아의 팔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면서 돌진해 오는 송미진의 휠체어를 발로 차버렸다.송미진은 그렇게 휠체어에서 떨어진 뒤 바닥에서 여러 번 굴렀다.그녀는 너무 아픈 나머지 고통스러운 신음을 연신 냈다.육문주는 그러거나 말거나 냉큼 뒤돌아서 조수아의 상태부터 살피면서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수아야, 어디 다친 데 없어?”조수아는 고개를 저으며 그를 안심시켰다.“아니. 근데 아기가 조금 놀랐나 봐.”“다시 병원에 가자.”“아니야. 그저 살짝 놀랐을 뿐이야. 송미진 씨는 어떤지 한번 가봐.”송
말을 마친 뒤 냉큼 송미진을 품에 안았는데 두 눈에서는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미진아, 왜 이렇게 되었어? 다 엄마 잘못이야. 이 엄마 때문에 네가 고생이구나.”하지만 송미진은 임다윤이 자기 친엄마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단번에 그녀를 밀어내면서 소리쳤다.“꺼져. 당신은 내 엄마가 아니야!”“미진아, 네가 받아들이든 아니든 난 네 친엄마야. 그러니까 이제 아무 걱정하지 마. 엄마가 널 돌봐줄 것이고 다시는 네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게 할 거야.”며칠 뒤. 육문주는 감옥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게 되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