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순간 오현자의 맥박이 다시 서서히 뛰기 시작했다.그 모습을 본 의사가 다급히 외쳤다.“환자분 의식이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몇 마디 더 해주세요!”창백한 오현자의 얼굴을 본 조수아는 그녀에게 안겨 슬피 울었다.그녀는 자신의 친아버지를 지금껏 인정하기 싫었는데 오현자가 변함없이 자신을 이뻐해 줬던 기억에 차마 뭐라고 말하기 어려웠다.분명 조수아가 자신의 친손녀라는 사실을 진작에 알아챘을 텐데도 혹시나 충격받고 유산될 것 같아 하고 싶던 말도 참고 또 참아왔다.이미 친딸을 잃으면서 큰 충격을 받았던 사람
이 순간이 감격스럽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지만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외할머니가 딸을 잃은 게 슬프고 자신의 어머니가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은 사실이 슬펐다.조수아는 오현자의 손을 잡고 눈물을 글썽거렸다.“할머니께서 퇴원하시면 저희같이 엄마 뵈러 가요.”그녀의 말에 오현자는 감격스러운 나머지 입술이 떨렸다.“수아야, 정말 우리 집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거야?”조수아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저희 아버지께서 더 많은 사람이 저를 예뻐하는 게 나쁠 건 없다고 하셨거든요. 또한 그분이 제 아빠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고요.”“그
순간 병실에 있던 모든 사람의 시선이 소리가 난 방향으로 쏠렸다.그곳에는 송군휘가 다리에 깁스를 한 채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머리는 이미 많이 희끗희끗해졌고 얼굴에 주름살도 많이 생겼다.그리고 한껏 미안한 얼굴로 조수아를 바라보고 있었다.하지만 송학진이 재빨리 그의 앞을 가로막으며 소리를 질렀다.“수아한테는 당신 같은 아버지가 필요 없으니 그만 돌아가서 그 혼외 자식이나 계속 돌보세요.”친아들에게 모진 말을 들었지만 송군휘는 화도 내지 않고 그저 낮은 목소리로 애원했다.“그저 수아가 어떤지 보러왔을 뿐이야. 날 아빠로
그녀는 온몸이 붕대로 감긴 채 미라처럼 침대에 누워있었다.입으로는 그저 비명만 지를 뿐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육문주는 옆에 서 있던 조수아에게 해명했다.“사실 저 여자에게 우리 두 사람의 행복한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어서 내가 구했어.”말을 마친 뒤 먼저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송미진은 한창 간호사가 건네준 약을 이를 악물고 거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앞에 누군가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조수아가 비록 부상을 당했지만 며칠 병원에서 치료받고 나니 다시 원래 아름다운 미모를 되찾는 데 성공했다.그리고 혈색도 많이
그들의 외침과 함께 풍선은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일정한 높이에 올라간 뒤 풍선이 터지면서 안에 들어 있던 꽃가루가 터져 나왔다.조수아가 고개를 들고 장미꽃 가루가 공중에서부터 흩날리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사실 다시 여기에 돌아오는 게 그녀로서는 큰 트라우마였다.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준 덕분에 두려움이 순간 사라졌다.이때 한지혜가 달려와 그녀를 끌어안고 웃으며 말했다.“사모님, 오늘 육 대표님께서 호주 바닷가재, 알래스카 킹크랩, 남아프리카 전복요리를 해준다고 했거든. 근데 이런 날에
어디선가 들려오는 자기 딸의 목소리에 곽명원은 재빨리 행동을 멈췄다.그리고 깜짝 놀란 얼굴로 유나 쪽을 바라보았다.“육문주, 방금 우리 딸이 나를 아빠라고 불렀어. 어느 누가 고작 6개월밖에 안 되었는데 아빠라고 부르겠어. 혹시 천재인가? 너도 부럽지?”그는 잡고 있던 육문주의 멱살을 놓고 단번에 유나 쪽으로 달려갔다.그리고 활짝 웃으며 물었다.“유나야, 방금 뭐라고 불렀어? 다시 한번 불러주면 안 돼?”유나는 재빨리 곽명원의 품에 안기더니 눈물과 콧물을 그의 가슴팍에 닦았다. 그러다가 다시 진주알 같은 두 눈을 깜빡이
송학진은 허연후의 어깨를 두드려준 뒤 다시 육문주에게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나 혼자 솔로로 남을 수 없지.”이때 육문주도 웃으며 답했다.“나중에 눈치채면 널 때려죽일 거야.”“때리려면 널 제일 먼저 때려야지, 네가 먼저 시작한 거잖아. 난 그저 옆에서 거들었을 뿐이라고.”한 무리의 사람들이 하하 호호 홀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하지만 유독 연성빈 혼자만 제자리에 선 채 움직이지 않았다.육문주가 그의 모습을 발견하고 낮은 소리고 물었다.“혹시 세리 씨를 기다려요?”연성빈이 살짝 고개를 끄덕인 뒤 답했다.“지금 팔을
하지만 세리는 무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저희 엄마는요?”“민우를 데리고 먼저 돌아가셨어. 그래서 수아 씨가 나더러 가보라고 알려주더라.”연성빈은 그렇게 세리를 데리고 차에 올라탔다.그러다가 뒷좌석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그녀에게 건넸다.“네가 좋아하는 가게의 에그타르트야. 맛있는지 한번 먹어봐.”세리는 손에 들린 에그타르트 포장 용기를 보고 가볍게 웃더니 그에게 물었다.“민우가 알려줬어요?”정곡이 찔린 연성빈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확실히 민우가 그에게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디저트는 에그타르트고 제일 좋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