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대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육문주는 매섭게 그의 말을 끊었다.“계속 수색하세요. 분명 살아있을 거예요.”조수아가 평소에 운이 지지리도 나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그였지만 조수아가 그를 혼자 내버려두고 죽지는 않았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송학진은 엄숙한 표정으로 육문주를 바라봤다.“미진이는 온몸에 화상을 입어 얼굴도 성대도 다 망가졌는데 아빠가 미진이를 구하고 떠났어. 사람 시켜서 미진이를 다시 데려올까?”송미진의 이름을 들은 육문주는 이를 악물었다.“어떻게든 송미진을 살려내라고 전해줘. 이대로 죽게 내버려두면
그 말을 들은 송군휘는 방금 휘두르려고 했던 주먹은 그대로 허공에서 갈 길을 잃었다.송군휘는 어안이 벙벙해서 한참 그 자리에 멈춰있다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가 없어. 조수아가 어떻게 내 딸일 수 있어?”송학진은 어두운 얼굴로 송군휘를 바라봤다.“아빠는 지금 제 말을 믿기 싫은 게 아니라 아빠가 친딸한테 그런 짓들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은 거겠죠. 아빠는 여태까지 미진이를 위해 끊임없이 수아 씨를 상처 줬죠. 이번에도 아빠가 송미진이 탈옥할 수 있도록 도와줘서 수아 씨가 현재 행방불명이 됐죠. 아빠
차에 실려 간 송군휘는 팔과 허벅지가 욱신거렸다.송군휘는 자신이 골절되었을 거라고 확신했다.하지만 몸의 통증보다 마음이 더 그를 힘들게 했다.그는 고통스럽게 머리를 감싸더니 뒷좌석에 누워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송군휘가 탄 차가 떠나자마자 실버 스포츠카 한 대가 주차장으로 들어서더니 빈자리에 주차했다.허연후는 한지혜에게 휴지를 건네며 낮은 소리로 다독였다.“그만 울어요. 벌써 며칠째 울고 있는 건지 알아요? 문주 씨보다 지혜 씨가 더 슬퍼하면 어떡해요. 오늘 그들과 만나서 폐를 끼치면 안 되죠.”한지혜는 눈물을 닦으면
육문주의 얼굴은 어느새 어두워졌다.칩 기술이 육엔 그룹에 얼마나 중요한지 육문주는 잘 알고 있었다.칩 기술을 개발하는 데까지 5년이 걸렸고 몇십조를 투자해서야 M 국의 칩 독점에 저항할 수 있었다.이 데이터나 누출되었다면 후속 제품을 개발하였더라도 출시되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이렇게 된다면 회사에 큰 손실을 초래할 것이다.육문주는 바로 전화를 내려놓고 서재로 달려가 컴퓨터 시스템에 접속해 잃어버린 데이터를 추적했다.허연후와 한지혜가 별장에 들어섰을 때 육문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컴퓨터를 보고 있었다.인기척을 들은 육문주는
“연후 씨, 도대체 언제까지 게임을 할 거예요.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자겠어요.”한지혜의 얼굴은 허연후의 허벅지에 스치며 그녀의 뜨거운 숨결이 그의 배에 닿았다.허연후는 갑자기 몸에 전류가 흐르는듯한 느낌을 받았다.그는 동작을 멈추고 큰손으로 한지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속삭였다.“알겠어요. 제가 조용히 할 테니까 계속 자요.”허연후의 소리에 한지혜는 더욱 자신이 집 소파에 누워있다고 확신했다.한지혜의 집 소파에는 그녀가 잘 때마다 껴안고 자는 돼지 인형이 있었다.그녀는 자연스레 허연후의 배를 돼지 인형으로 착각하고 그의
허연후는 속삭이며 큰 손으로 한지혜의 볼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그의 반듯한 외모와 반짝거리는 눈망울은 매우 매혹적이었다. 그의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어 모나리자처럼 표정을 알 수가 없었다.그의 뜨거운 숨결이 점차 가까워지자 한지혜의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두 입술이 드디어 맞닿자 한지혜는 그제야 정신을 번쩍 차렸다.한지혜는 다급히 손으로 허연후의 입술을 막았다.“남자들은 역시 다 짐승 같아서는. 틈틈이 기회를 엿보면서 저와 키스를 해볼 생각이라면 일찍이 꿈 깨는 게 좋을 거예요.”허연후는 눈을 치켜뜨며 한지
남자는 말하면서 손을 조수아의 몸을 더듬으려 했다..조수아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남자의 급소를 찼다.남자는 아파서 소리를 지르며 바짓가랑이를 감싸고 바닥에서 뒹굴었다.남자 뒤에 서 있던 노란 머리를 한 다른 남자가 조수아의 뺨을 후려쳤다.“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년. 우리 형님이 너와 자겠다면 감사한 줄 알아야지. 네가 우리 형님의 비위만 잘 맞춰도 앞으로 호화를 누릴 수 있는데 감히 반항해? 죽고 싶어 환장했어?”조수아는 입가에 피가 철철 흐르도록 노란 머리 남자한테 맞아댔다.문신남은 노란 머리의 엉덩이를 걷어차며 욕을
조수아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육문주의 품에 달려가 안겼다.“문주 씨.”두 사람은 이번 이별로 인해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상처를 입었다.그들은 하고 싶은 말은 삼켜두고 서로 꼭 끌어안았다.육문주의 눈가는 어느새 붉어져서 조수아를 바라보며 그녀의 이마에 키스했다.조수아의 따뜻한 체온과 숨소리를 들은 후에야 지금 이 상황이 꿈이 아닌 현실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육문주는 마침내 조수아를 찾아냈고 다행히 그녀가 무사했다.“수아야, 미안해. 내가 너무 늦었지.”조수아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문주 씨, 송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