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진이 넘어질 때 뒤에 휘발유 통이 넘어지더니 안에서 휘발유가 거침없이 쏟아져 나왔다.조수아는 이 모든 게 송미진이 그녀를 위해 준비한 것임을 알고 있었다.송미진은 배 속의 아이 목숨뿐만 아니라 조수아의 목숨도 노리고 있었다.조수아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도망치려 했지만 손과 발이 묶여서 속도가 느렸다.송미진이 몸을 일으키기까지 조수아는 단 1미터도 멀리 달아나지 못했다.송미진이 라이터를 꺼내 들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푸른 불길이 조수아의 눈앞에 나타났다.이 라이터가 바닥에 떨어지면 배 전체에 불이 붙을 수 있음을 조수
육무주는 미친 듯이 불길로 향해 달려갔지만 경호원 몇 명이 그를 막아섰다.“육 대표님, 너무 위험합니다. 배 안에 이미 휘발유가 곳곳에 쏟아있어 불길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꺼져. 얼른 수아를 구해야 해. 내 아이를 구하러 가야 한다고.”“육 대표님 지금 들어가셨다간 죽을 수도 있어요. 저희가 들어가면 돼요.”결국 육문주는 주먹을 휘둘러 경호원을 쓰러뜨리고 사람들이 뜯어말리는 것도 뒤로하고 바닷물에 몸을 적시고 불길로 뛰어들었다.육문주는 뛰어가며 큰 소리로 외쳤다.“수아야, 내가 왔어. 너 어디에 있는 거야?”육문주가
수색대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육문주는 매섭게 그의 말을 끊었다.“계속 수색하세요. 분명 살아있을 거예요.”조수아가 평소에 운이 지지리도 나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그였지만 조수아가 그를 혼자 내버려두고 죽지는 않았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송학진은 엄숙한 표정으로 육문주를 바라봤다.“미진이는 온몸에 화상을 입어 얼굴도 성대도 다 망가졌는데 아빠가 미진이를 구하고 떠났어. 사람 시켜서 미진이를 다시 데려올까?”송미진의 이름을 들은 육문주는 이를 악물었다.“어떻게든 송미진을 살려내라고 전해줘. 이대로 죽게 내버려두면
그 말을 들은 송군휘는 방금 휘두르려고 했던 주먹은 그대로 허공에서 갈 길을 잃었다.송군휘는 어안이 벙벙해서 한참 그 자리에 멈춰있다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가 없어. 조수아가 어떻게 내 딸일 수 있어?”송학진은 어두운 얼굴로 송군휘를 바라봤다.“아빠는 지금 제 말을 믿기 싫은 게 아니라 아빠가 친딸한테 그런 짓들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은 거겠죠. 아빠는 여태까지 미진이를 위해 끊임없이 수아 씨를 상처 줬죠. 이번에도 아빠가 송미진이 탈옥할 수 있도록 도와줘서 수아 씨가 현재 행방불명이 됐죠. 아빠
차에 실려 간 송군휘는 팔과 허벅지가 욱신거렸다.송군휘는 자신이 골절되었을 거라고 확신했다.하지만 몸의 통증보다 마음이 더 그를 힘들게 했다.그는 고통스럽게 머리를 감싸더니 뒷좌석에 누워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송군휘가 탄 차가 떠나자마자 실버 스포츠카 한 대가 주차장으로 들어서더니 빈자리에 주차했다.허연후는 한지혜에게 휴지를 건네며 낮은 소리로 다독였다.“그만 울어요. 벌써 며칠째 울고 있는 건지 알아요? 문주 씨보다 지혜 씨가 더 슬퍼하면 어떡해요. 오늘 그들과 만나서 폐를 끼치면 안 되죠.”한지혜는 눈물을 닦으면
육문주의 얼굴은 어느새 어두워졌다.칩 기술이 육엔 그룹에 얼마나 중요한지 육문주는 잘 알고 있었다.칩 기술을 개발하는 데까지 5년이 걸렸고 몇십조를 투자해서야 M 국의 칩 독점에 저항할 수 있었다.이 데이터나 누출되었다면 후속 제품을 개발하였더라도 출시되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이렇게 된다면 회사에 큰 손실을 초래할 것이다.육문주는 바로 전화를 내려놓고 서재로 달려가 컴퓨터 시스템에 접속해 잃어버린 데이터를 추적했다.허연후와 한지혜가 별장에 들어섰을 때 육문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컴퓨터를 보고 있었다.인기척을 들은 육문주는
“연후 씨, 도대체 언제까지 게임을 할 거예요.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자겠어요.”한지혜의 얼굴은 허연후의 허벅지에 스치며 그녀의 뜨거운 숨결이 그의 배에 닿았다.허연후는 갑자기 몸에 전류가 흐르는듯한 느낌을 받았다.그는 동작을 멈추고 큰손으로 한지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속삭였다.“알겠어요. 제가 조용히 할 테니까 계속 자요.”허연후의 소리에 한지혜는 더욱 자신이 집 소파에 누워있다고 확신했다.한지혜의 집 소파에는 그녀가 잘 때마다 껴안고 자는 돼지 인형이 있었다.그녀는 자연스레 허연후의 배를 돼지 인형으로 착각하고 그의
허연후는 속삭이며 큰 손으로 한지혜의 볼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그의 반듯한 외모와 반짝거리는 눈망울은 매우 매혹적이었다. 그의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어 모나리자처럼 표정을 알 수가 없었다.그의 뜨거운 숨결이 점차 가까워지자 한지혜의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두 입술이 드디어 맞닿자 한지혜는 그제야 정신을 번쩍 차렸다.한지혜는 다급히 손으로 허연후의 입술을 막았다.“남자들은 역시 다 짐승 같아서는. 틈틈이 기회를 엿보면서 저와 키스를 해볼 생각이라면 일찍이 꿈 깨는 게 좋을 거예요.”허연후는 눈을 치켜뜨며 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