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군휘의 물음에 오현자는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수아가 누구든 자네와 아무런 상관도 없으니 내가 애지중지하든 말든 자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네. 자네가 학진이와 부자 관계만 아니었다면 설매를 그렇게 대하는 자네를 우리 송씨 가문에서 가만히 있었을 것 같나? 여기에 자네를 환영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으니 얼른 떠나게. 제 발로 떠나지 않으면 경호원한테 끌려 나가는 수가 있네.”조병윤도 자연스레 빗자루를 손에 들고 송군휘를 내리쳤다.“저번에 분명 경고했을 텐데. 다시 한번 수아를 욕하면 용서하지 않겠다고. 너 같은 놈 욕하라고 공주님
오현자는 너무 기쁜 나머지 입을 다물지 못했다.“수아가 이 늙은이가 매실주를 좋아하는 것도 기억해 주고 참 착해. 한 잔만 따라줘.”조수아는 먼저 오현자한테 한 잔 따르고 나머지 사람들한테도 한 잔씩 따랐다.마지막 순서로 육문주한테 매실주를 건네며 조수아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조수아는 결국 참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육문주한테 물었다.“문주 씨, 나 혹시 조금만 마셔보면 안 될까?”육문주는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거절했다.“자기야, 산모는 술을 마시면 안 되는 거 잊었어? 주정뱅이 낳고 싶어서 그래?”“한 모금만 마
조수아는 얼른 박서준 모자를 만나 자초지종을 물어야 했기에 마지못해 대답했다.“그래.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문주 씨니까 우리 빨리 가자.”조수아는 말하면서 육문주를 끌고 차를 향해 다급하게 걸어갔다.그녀가 급해하자 육문주는 더 질투심이 났다.조수아가 차에 오르려고 하자 육문주는 그녀를 문에 바짝 붙여놓고 잘생긴 얼굴을 숙였다.그의 코끝이 조수아의 얼굴을 스치며 매력적이면서도 불쌍하게 말했다.“지금 너를 보면 네 마음속에 온통 첫사랑 준이 오빠뿐이고 나는 없어 보여.”육문주의 시무룩한 모습에 조수아는 발끝을 들어 입을
박서준의 손은 갈피를 잃어 한참을 방황하다가 결국 조수아의 머리 위에 얹고는 웃으며 말했다.“울지 말아요. 이젠 아이의 엄마가 될 사람인데 아직도 울고 그래요.”조수아는 눈물을 닦아내고 고개를 들어 박서준을 바라봤다.“몇 년 동안 저한테 연락도 없이 어디에 있었던 거예요? 제가 매년 겨울 방학 때마다 그 낡은 집에서 서준 씨를 기다렸어요. 그쪽 동네가 철거된 후로도 제가 공사 인원들과 싸우면서 집이 철거되는 것을 막으려고 애썼어요. 그 집마저 철거되면 서준 씨와 주영 아주머니가 집을 못 찾을까 봐 걱정되었어요.”그 말을 들은
육문주가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은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만 아는 사실이었기에 박주영이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게 불가능한 일이었다.육문주는 의아해하며 박주영을 바라봤다.“제가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질문을 받은 박주영은 자신마저도 어떻게 육문주가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건지 몰라서 적잖게 놀랐다무의식적으로 기억한 거라면 조수아와 육문주가 옛날에 어떤 관계였기에 기억을 잃은 후에도 이 일을 기억할 수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박주영이 한참 당황해하다가 겨우 핑곗거리를 생각해 냈다.
“아마도 전에 지나가면서 만난 적 있을 거야. 하지만 나와 만났을 땐 어떤 신분이었는지 모르겠어. 그리고 내가 왜 아예 박 여사님이 기억나지 않는 건지도 의문이야.””그래도 이상할 건 없지. 박 여사님 옛날에 화재 사고로 얼굴에 화상 입었어. 그때도 박 여사님이 얼굴에 붕대를 감고 다녀서 나뿐만 아니라 마을에서 박 여사님 얼굴을 본 사람이 없었어. 설상가상으로 박 여사님이 기억상실증에 걸려서 자신의 이름도 기억 못 했어. 마침 박 여사님이 매실주를 정말 맛있게 잘 담가서 마을에서 다들 여사님을 매주라고 불렀고 서준 씨는 소주라고
육문주가 장소에 도착했을 때 이미 소방차 몇 대가 도착해 있었다.그는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보며 주먹을 불끈 쥐고 육상근한테 다가가 물었다.“지금 무슨 상황이에요? 불이 왜 난 거래요?”육상근은 미간을 찌푸렸다.“임다윤이 어디서 휘발유를 잔뜩 구했는지 하인들을 모두 내보내고 혼자 침실에서 자살하려고 했나 봐. 지금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소방관 몇 명이 임다윤을 구하러 빌라에 들어갔어.”육문주는 눈빛이 어두워 지더니 말했다.“어머니가 자살하려는 건 어떻게 아셨어요?”“임다윤이 불을 지르기 전에 나한테
“육문주, 게임은 이제 시작이야. 앞으로 볼거리가 많을 거야.”남자가 혼잣말하고 있을 때, 남자의 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어르신, 육문주가 현재 엄청난 악플에 시달리고 있어요, 이번에는 반드시 육씨 가문을 무너뜨릴 수 있을 거예요, 모든 게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어요.”남자는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육문주가 뭔가 가지려고 할 때마다 내가 산산조각 내버릴 거야. 그러면 육문주가 무슨 능력으로 나와 싸울 수 있을지 기대되는군.”남자는 앞으로의 일들을 기대하며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음산한 기운을 내뿜었다.남자는 아무런 감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