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끝나자마자 육문주가 조수아의 허리를 감싸안았다.육문주는 사나운 눈빛으로 박서준을 바라봤다.그가 입을 열자 분위기는 순간 살얼음판이 되었다.“안 돼요! 수아는 제 여자예요.”그의 분노는 10미터 밖에서도 느껴질 정도였다.박서준이 무슨 꿍꿍이 인지 육문주가 모를 리가 없었다.명목상으로는 조수아가 여자 친구 행세를 해주는 것이지만 박서준은 분명 이번 기회로 조수아의 옆자리를 꿰차려 할 것이다.육문주가 겨우 연성빈과 백시율을 떼어냈는데, 또 다른 사람한테 조수아를 뺏길 수 없었다.박서준이 조수아를 구해준 은인이 아니었다
송학진이 이렇게 연락이 되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송미진은 항상 그의 첫 순위에 놓였다.그녀는 혹시 목숨을 걸어가면서 육문주를 붙잡은 것 때문에 화난 것은 아닌지 추측해 보기도 했다.육문주는 송학진을 가장 견제했었다.송미진은 그런 송학진이라는 좋은 카드를 놓칠 수 없었다.마음이 조급해진 그녀는 송학진이 좋아하는 야식을 바리바리 사 들고 그의 집으로 향했다.하지만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송미진은 한참 빈집에서 서성거렸다.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지루해질 때쯤, 서재 책상 위에 놓인 하얀 토끼 인형이 그녀의 눈에 띄었다.그녀는
조수아는 연이어 몇 차례 완벽하게 승소했다.그러던 중 대세 스타인 이준우의 이혼 소송을 맡게 된 조수아는 다시 법무부에서 명성을 얻었다.이준우에게는 10년 동안 만난 여자 친구가 있었지만 한 번도 외부에 공개한 적은 없었다.그 여자 친구는 18살 때부터 그를 따라다니며 그의 의식주를 챙겨줬다.심지어 이준우가 별 볼 것 없을 때도 묵묵히 그의 곁을 지켰다.하지만 이준우가 유명해지자 바로 그녀와 이별을 고했고 재벌 집 여자와 결혼했다.여자 친구와 이준우가 법적으로 부부인 것도 아니었기에 그녀는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밀크는 지금 마치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고아 같잖아요.”수의사의 말을 들은 조수아는 밀크를 감싸안고 입을 맞췄다.구슬 같은 눈물은 예쁜 턱선을 타고 새하얀 밀크의 털 위로 떨어졌다.조수아는 흐느끼며 말했다.“밀크는 고아가 아니야. 밀크는 엄마 아빠의 보물이야. 엄마는 우리 밀크를 너무너무 사랑해. 아빠도 너를 끔찍하게 사랑하는데 밀크가 왜 고아야. 엄마 아빠는 절때 밀크를 안 버려!”조수아의 말을 들은 밀크는 어느새 눈이 촉촉해졌다.그 둘의 모습은 너무 감동적이어서 수의사도 가슴이 벅찼다. 수의사는 밀크의 머리를 쓰
육문주의 뜨거운 입술은 조수아의 귀를 스쳤다.그의 낮은 웃음소리가 악마의 속삭임처럼 조수아의 머릿속을 맴돌았다.조수아는 이내 참지 못하고 몸서리쳤다.육문주는 또 조수아를 이런 방식으로 꼬시고 있었다.동물 병원에서 성욕이 불타오르다니 짐승이 따로 없었다.조수아는 뒤로 한 발짝 물러나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미안하지만 저는 대표님한테 관심이 없어요.”그녀의 말은 성공적으로 불타오르는 육문주의 성욕을 잠재웠다.육문주는 냉정한 조수아의 얼굴을 보며 잔뜩 풀이 죽었다.“그럼 네 취향은 뭐야? 점잖은 스타일을 좋아해? 너만
조수아가 있는 곳은 좀 외진 데다가 도로에 사람도 별로 없었다. 그녀가 한참을 걸은 후에야 국숫집을 발견했다.그녀가 막 국숫집을 향해 걸어가려는데 뒤에서 갑자기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조수아가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보자 한 남자가 그녀를 매서운 눈빛으로 빤히 쳐다보았다.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한 조수아는 걸음을 재촉했다.하지만 조수아는 저혈당이 재발한 상황에 체력이 바닥이 나 있었다.도무지 쫓아 오는 남자와 게임이 되지 않았던 조수아는 얼마 도망가지도 못했다.이윽고 뒤에서 남자가 소리를 쳤다.“조수아, 죽어버려!”
조수아는 피투성이가 된 육문주를 보며 눈물이 마구 흘러나왔다.그때 조수아를 몰래 보호하던 경호원이 나타났다.경호원은 육문주를 병원에 데려갔다.30분 후.육문주는 바로 응급실로 보내져 응급처치를 받았다.물에 흠뻑 젖은 조수아는 병원 복도에 멀뚱히 서 있었다.진영탁은 조수아한테 다가가 위로를 건넸다.“수아 씨, 등에 상처가 났던데 얼른 가서 치료받으세요. 안 그러면 흉터 남아요.”조수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저 어디도 안 가요. 저 여기서 문주 씨를 기다릴래요.”“수아 씨, 대표님이 그렇게 위급한 상황에서도 수아 씨의
“조수아, 넌 영원히 내가 얼마나 문주 오빠를 좋아하는지 모를 거야.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우리는 결혼을 약속했어. 그리고 나는 오빠의 그늘 아래서 자라왔고 한 번도 싸우지 않았어. 네가 갑자기 끼어들지만 않았다면 우리는 이미 결혼했을 거야.”조수아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그래? 감정이 그렇게 깊다면 문주 씨가 가장 힘들었을 때 옆에 있어 줘야 하지 않아? 근데 왜 누구보다도 빨리 발을 빼던데?”“그건 우리 아빠 생각이니까 나도 어쩔 수 없었어.”“너한테 얼마든지 방법이 많지 않아? 정 안되면 확 죽어버리겠다고 협박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