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아가 놀란 마음을 잠재우기도 전에 육문주가 그녀를 불렀다.그녀는 넋을 잃은 채 육문주의 침대에 다가가서 몇 초 동안 그를 멀뚱히 쳐다보았다.“내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야. 네가 더 심하게 다쳤으니까 푹 쉬어야 해.”육문주는 그녀를 와락 끌어안더니 다짜고짜 그녀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조수아의 하얀 등에는 거즈가 붙어 있다.거즈로 가려진 피부는 이미 손상되었고 매화 문양도 없어진 지 오래였다.조수아의 상처를 본 육문주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팠다.육문주는 범인의 표적이 조수아라는 것을 눈치챘다.조수아 등에 매화 모반을 없
육연희는 조수아의 손에 작은 케이크 한 상자를 쥐여주고는 귓가에 속삭였다.“너무 빨리 육문주를 받아주지 마. 남자들은 얻을 수 없을 때 가장 애틋해하고 얻은 후에는 소중함을 몰라. 알겠지?”그 말을 남기고 육연희는 재빨리 자리를 떴다.그녀는 병실에서 나오자마자 황애자한테 전화했다.“할머니, 오늘 푹 주모셔도 되겠어요. 둘이 껴안고 난리 났어요. 얼마 안 있으면 만나는 사이가 될 것 같아요.”육연희의 말을 들은 황애자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잘됐네. 문주가 칼을 헛맞지 않았네. 드디어 효과가 나타났어. 내일 모두 해외로
조수아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육문주는 그녀의 손을 자신의 바지 속에 쑤셔 넣었다.조수아는 뜨거운 온도에 놀라 몸을 한껏 움츠렸다.이내 그녀의 작은 얼굴은 사과처럼 빨개지고 목소리는 잠겼다.“문주 씨, 또 함부로 하면 가만두지 않겠어.”잠깐 이성을 잃었던 조수아는 다시는 그의 수에 넘어가지 않으려 정신을 바짝 차렸다.육문주는 빨갛게 부어오른 조수아의 작은 입을 보고 득의양양하게 입술을 구부렸다.“수아야, 넌 아직 나한테 감정이 남아있어. 방금도 같이 즐겼잖아. 안 그래?”“조용히 해!”조수아는 옆에 놓여있던 베개를 집어
한편.육문주가 조수아에게 전화를 걸어 왜 아직 돌아오지 않는지 물어보려고 했다.그때, 병실 문이 슬며시 열렸다.송미진은 임다윤을 앞에 내 세워 병실에 들어섰다.송미진은 간밤에 쫓겨난 일은 잊은 듯 여전히 웃음을 띠고 있다.“오빠, 아주머니가 같이 병문안 가자고 해서 왔어요.”저 둘의 등장으로 육문주의 방금까지 좋았던 기분은 순식간에 나빠졌다.“깨자마자 제대로 쉬지도 않고 뭐 하러 돌아다니는 거예요.”임다윤은 안색이 어두웠지만 말소리는 여전히 힘이 넘쳤다.임다윤은 육문주의 상처 부위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수아 씨를
임다윤은 씩씩대며 송미진을 데리고 병원을 떠났다.육문주가 항상 조수아를 보호하고 있기에 임다윤도 감히 그녀를 막대할 수 없었다.게다가 육상근은 임다윤이 황애자를 구했다는 이유로 이혼할 생각이 없어져서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임다윤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육상근의 안사람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조수아는 조만간 천천히 처리하면 그만이다.조수아가 병실에 들어오자 육문주는 먹이를 기다리는 새끼 새처럼 쫓아다녔다.“어디 갔었어? 왜 이렇게 오래 걸린 거야?”“밖에서 산책 좀 했어요.”조수아는 육문주의 눈빛을 피하느라 바빴다
친자 확인 결과를 지켜보던 육문주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다.단순한 바꿔치기가 아닌 오래전부터 계획된 살인인 것 같았다.어쩌면 그들이 설매의 교통사고를 꾸밀 때, 두 목숨을 앗아갈 생각이었을 지도 모른다.그리고 그들은 곧장 송미진을 설매의 아이로 위장해 송씨 일가에 보냈다.하지만 예상밖에 조수아가 꿋꿋하게 살아남았다.그래서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조수아를 길바닥에 버릴 수밖에 없었고 우연히 한영미가 그녀를 주워갔다.육문주는 당장 한영미를 만나야 했다.“어서 한영미 씨를 찾아. 어쩌면 그 여자가 그때의 모든 진실을 알고 있을
허연후는 사람 속도 모르고 해맑게 장난을 쳤다.“연기 좀 그만해, 조수아 씨는 변호사야. 네가 수아 씨랑 언어유희를 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수아 씨가 너를 갖고 놀지 않으면 다행이지.”육문주는 상처를 감싸쥐며 허연후를 매섭게 노려보았다.“그만 말해! 그 입 좀 닫으면 죽어?”“아니, 죽지는 않지. 하지만 네가 수아 씨한테 놀아나는 거 보면 웃겨 죽겠어, 하하하.”그때, 송미진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오빠, 다음 주 토요일에 저의 단독 연주회를 열 거니까 꼭 와주세요.”육문주는 눈꺼풀을 떼지도 않고 공연 티켓
“이거 송미진 아니야? 남자 문제가 이렇게 복잡한데 어떻게 우리 앞에서 지고지순한 사랑을 말할 수 있지? 미쳤나 봐 진짜!”“어쩐지 육문주가 외면한다더니... 이런 더러운 여자를 누가 원하겠어?”“우린 다 저 청순한 외모에 속았던 거야. 사랑을 위해 희생은 무슨... 남자들이랑 저렇게 놀아나니 아이도 못 낳게 된 거겠지!”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고 온갖 추악한 말들이 오갔다.송미진은 이 상황을 전혀 몰랐다.그녀는 여전히 기자의 인터뷰요청에 응하고 있었고 자신의 지고지순한 사랑에 대해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고 있었다.
차유라와 말다툼이 벌어지려는 찰나 지켜보던 경호원이 다가가 제지하며 말했다.“고의로 대표님 약혼자의 헛소문을 퍼뜨리고 헐뜯는 당신들은 육엔 그룹에서 출근할 자격이 없습니다. 당장 이곳에서 나가세요.”쫓겨나는 여자들을 지켜보던 차유라는 그제야 뭔가를 깨달았다.사실 육천우는 그녀를 용서하는척하면서 이 모든 걸 직접 보면서 마음을 접기를 바란 거였다.차유라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문 채 강당 위에서 다정한 눈빛으로 허나연에게 목걸이를 걸어주는 육천우를 노려보았다.간간이 들리는 축복의 소리에 이가 부서지도록 악물고 있는데 차 교수의
내연녀라는 말에도 허나연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차유라 씨, 이 시점에도 그런 말을 하는 거 보면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요?”“허나연 씨, 저의 아빠가 천우의 스승이라는 걸 잊었어요? 천우가 배은망덕한 사람도 아니고 날 뭐 어떻게 할 거로 생각하는 거예요? 천우야, 안 그래?”차유라는 육천우한테 눈길을 돌렸다.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육천우는 침대에서 내려오더니 허나연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자기야, 우리 일단 연회에 먼저 참가하고 차유라는 연회
육천우는 손님들 접대하느라 한 바퀴 돌고 나니 머리가 좀 어지러워지자 자리를 찾아 앉아 휴식을 취했다.혼자 앉아 있는 육천우를 발견한 차유라는 바로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천우야, 왜 그래? 술 많이 마신 거야?”육천우는 반쯤 감은 눈을 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머리가 좀 어지럽네.”“내가 부축할게. 위층에 올라가 좀 셔.”차유라는 복무원을 불러 함께 육천우를 부축해 위층 방으로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육천우는 침대에 쓰러져 꼼짝하지 못했고 차유라는 그런 육천우에게 다가가며 불렀다.“천우야, 천우야.”아무리 불러
허나연은 그들의 말에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어머니의 명성을 희롱하는 소리를 듣고 더는 억제 할 수 없어서 홧김에 달려 나가 그 여자의 뺨을 후려쳤다.“누가 감히 뒤에서 우리 엄마를 희롱하고 있어?”“허나연, 내가 틀린 말 했어? 차유라 씨랑 육 대표님이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 걸 알면서 매일 대표님 사무실에 드나들더니 내연녀가 아니면 뭔데?”허나연은 그들을 비웃으면서 말했다.“차유라가 당신들한테 그렇게 말한 거야?”“차유라 씨가 말해줄 필요가 있겠어? 회사 사람들 전부 그렇게 알고 있는데. 해외에 있는 3년 동안 차유라
육천우는 대중들의 환호 속에서 허나연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 주고는 몸을 일으켜 허나연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나연아, 나 이제 키스해도 돼?”이 말은 분명 물음형이었지만 허나연이 대답도 하기 전에 커다란 손은 이미 그녀의 머리를 감싸 쥐고 촉촉한 입술로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고 있었다.현장에서는 축하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고 허나연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지만 육천우의 애틋한 마음에 그녀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둘은 얼마 동안 키스를 했는지도 모르고 서아의 목소리가 들릴 때 대서야 키스를 멈췄다.“아빠, 삼촌이랑 이모가 뽀뽀하
육천우의 말을 듣던 허나연은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며 코를 훌쩍거리며 말했다.“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잘해주는 거야? 조금이라도 나쁘게 대했어도 내가 이 정도로 슬프진 않았을 거잖아.”육천우는 허나연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달래며 말했다.“애기야, 울지마. 오빠한테 이거 하나만 대답해 줄래?”허나연은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빠가 묻고 싶은 게 뭔지 나도 알아. 천우 오빠, 나 어릴 적부터 오빠랑 붙어 있는 걸 좋아했고 커서도 항상 오빠 옆에만 있었고 후에 사춘기가 되니까 오빠가 너무 간섭해서 자유가 없는 것이 싫
허나연은 의아해하며 고개 들어 까맣고 반짝이는 눈동자로 육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어떤 이벤트길래 이렇게 비밀스럽게 행동하는 거야?”허나연은 겉으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수도 없이 긴장해 하고 있었고 머릿속에 한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가면서 기대하면서도 긴장한 듯 하였다.육천우는 허나연의 눈을 막고 지하실에 있는 극장 쪽으로 향했고 따라가는 허나연의 궁금증은 점점 커져만 갔다.“육천우, 대체 어딜 데리고 가는 거야?”육천우는 극장의 문을 열고 허나연의 눈을 가린 커다란 손을 내리며 사랑이 가득 담긴 목
“오빠 이제 다신 어딜 안 갈 거야. 알았지?”허나연은 붉어진 눈으로 입을 삐쭉 내밀면서 말했다.“거짓말하지 마. 3년 전에 떠나면서 매일 연락한다고 해놓고 가서는 내 연락도 다 무시해 버렸으면서. 나 밤마다 오빠 전화 기다리다 잠들었단 말이야.”허나연은 술땜에 말투가 흐트러졌지만 육천우는 다 알아들을 수 있었고 듣고 나서 그의 마음은 칼로 베는 듯 아팠다.여태껏 육천우는 허나연이 자신을 귀찮아한다고만 생각했고 서로 성장 공간을 가져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해외에 나간 건데 허나연이 이런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줄은
허나연은 입을 쀼죽하게 내밀고 육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뭔 생각했다고 그래. 나 혼자서 얼마나 자유스러웠는데.”허나연은 사실 자유스러웠던 건 맞지만 마음은 많은 공허함을 느꼈다.육천우가 항상 옆에서 이것저것 참견하여 허나연은 귀찮게만 느꼈었지만, 그가 해외로 떠나고 나서야 그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다.허나연은 사람들이 없을 때면 항상 조용하게 혼자 육천우랑 함께했던 나날들을 회상했었고, 커플들끼리 꽁냥 거리는것을 볼 때면 항상 옆에 있어 줬던 육천우를 생각했다.이 말을 들은 육천우는 웃으면서 허나연의 머리를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