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육문주가 조수아에게 전화를 걸어 왜 아직 돌아오지 않는지 물어보려고 했다.그때, 병실 문이 슬며시 열렸다.송미진은 임다윤을 앞에 내 세워 병실에 들어섰다.송미진은 간밤에 쫓겨난 일은 잊은 듯 여전히 웃음을 띠고 있다.“오빠, 아주머니가 같이 병문안 가자고 해서 왔어요.”저 둘의 등장으로 육문주의 방금까지 좋았던 기분은 순식간에 나빠졌다.“깨자마자 제대로 쉬지도 않고 뭐 하러 돌아다니는 거예요.”임다윤은 안색이 어두웠지만 말소리는 여전히 힘이 넘쳤다.임다윤은 육문주의 상처 부위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수아 씨를
임다윤은 씩씩대며 송미진을 데리고 병원을 떠났다.육문주가 항상 조수아를 보호하고 있기에 임다윤도 감히 그녀를 막대할 수 없었다.게다가 육상근은 임다윤이 황애자를 구했다는 이유로 이혼할 생각이 없어져서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임다윤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육상근의 안사람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조수아는 조만간 천천히 처리하면 그만이다.조수아가 병실에 들어오자 육문주는 먹이를 기다리는 새끼 새처럼 쫓아다녔다.“어디 갔었어? 왜 이렇게 오래 걸린 거야?”“밖에서 산책 좀 했어요.”조수아는 육문주의 눈빛을 피하느라 바빴다
친자 확인 결과를 지켜보던 육문주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다.단순한 바꿔치기가 아닌 오래전부터 계획된 살인인 것 같았다.어쩌면 그들이 설매의 교통사고를 꾸밀 때, 두 목숨을 앗아갈 생각이었을 지도 모른다.그리고 그들은 곧장 송미진을 설매의 아이로 위장해 송씨 일가에 보냈다.하지만 예상밖에 조수아가 꿋꿋하게 살아남았다.그래서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조수아를 길바닥에 버릴 수밖에 없었고 우연히 한영미가 그녀를 주워갔다.육문주는 당장 한영미를 만나야 했다.“어서 한영미 씨를 찾아. 어쩌면 그 여자가 그때의 모든 진실을 알고 있을
허연후는 사람 속도 모르고 해맑게 장난을 쳤다.“연기 좀 그만해, 조수아 씨는 변호사야. 네가 수아 씨랑 언어유희를 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수아 씨가 너를 갖고 놀지 않으면 다행이지.”육문주는 상처를 감싸쥐며 허연후를 매섭게 노려보았다.“그만 말해! 그 입 좀 닫으면 죽어?”“아니, 죽지는 않지. 하지만 네가 수아 씨한테 놀아나는 거 보면 웃겨 죽겠어, 하하하.”그때, 송미진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오빠, 다음 주 토요일에 저의 단독 연주회를 열 거니까 꼭 와주세요.”육문주는 눈꺼풀을 떼지도 않고 공연 티켓
“이거 송미진 아니야? 남자 문제가 이렇게 복잡한데 어떻게 우리 앞에서 지고지순한 사랑을 말할 수 있지? 미쳤나 봐 진짜!”“어쩐지 육문주가 외면한다더니... 이런 더러운 여자를 누가 원하겠어?”“우린 다 저 청순한 외모에 속았던 거야. 사랑을 위해 희생은 무슨... 남자들이랑 저렇게 놀아나니 아이도 못 낳게 된 거겠지!”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고 온갖 추악한 말들이 오갔다.송미진은 이 상황을 전혀 몰랐다.그녀는 여전히 기자의 인터뷰요청에 응하고 있었고 자신의 지고지순한 사랑에 대해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고 있었다.
조수아는 마지막 줄에 조용히 앉아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지켜보았다.그녀의 맑은 눈동자에 한 줄기 어두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하지만 문을 나서면서 찢겨진 설매의 포스터를 보자 그녀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파왔다.그 포스터 앞에 선 조수아는 우아하고 고상한 모습의 설매를 바라보며 죄책감을 느꼈다.그녀의 타깃은 송미진뿐이었다. 그런데 설매의 명예까지 훼손할 줄은 조수아 본인도 생각지 못했다.설매는 한때 이름을 떨쳤던 예술가였다. 그녀는 온화하고 지혜로우며 겸손한 사람이었다. 어떻게 그런 사람이 송미진처럼 못되고 잔인한 딸을 낳을
조수아는 놀란 티를 내지 않고 오히려 피식 가볍게 웃었다.“송 대표님, 제 도움이 필요하신 소송이라도 있으신가요? 그럼 내일 사무실에서 상의합시다.”“조수아, 네가 오늘 수아 공연 망친 거지? 네가 오늘 한 일로 손해를 본 건 수아 한명뿐이 아니야. 몇 년간 쌓아온 수아 엄마의 명성도 네가 짓밟은 거라고. 그러니 공개적으로 사과해.”조수아는 그 모습이 참 우스워 보였다.‘딸을 극진히도 아끼네. 조사도 안 해보고 송미진이 무고하다고 생각하다니. 정말 좋은 아버지야.’조수아는 그의 위협에 겁먹지 않았고 오히려 차분히 말했다.
‘바람난 여자의 아이를 위해 너를 이렇게 모욕하다니...’그는 얼음같이 차가운 손끝으로 조수아의 눈가를 살짝 어루만졌다. 비록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빛은 그러하지 않았다.“전 아저씨가 그렇게 많은 남자들을 주선해줄 만큼 미진이에게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번 조사해보지 그러세요? 최근 이 몇년동안 미진이가 해외에서 어떻게 지냈는지.”한 마디가 송군휘의 말문을 완전히 막히게 했다.최근 몇 년 동안 송미진은 줄곧 혼자 해외에 있었고, 많아봤자 주변에는 일상생활을 돌봐주는 아주머니 한 분이 있었다.송군휘는 정말 그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