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학진의 하소연에 육문주는 그에게 진실을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이 일이 결코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았다. 송학진이 만약 진실을 알게 된다면 조수아에 대해 감정을 드러낼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조수아는 또다시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다. 육문주는 내색조차 하지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이 일을 나 말고 또 누구한테 얘기했어?”송학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어.”“잘했어. 모든 감정을 접어두고 이상한 점을 드러내지 마. 만약 네 여동생이 아직 살아있다면 네 작은 행동 하나가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 갈 수도 있
그의 준수한 미모와 몸에 배어있는 우아한 분위기가 무대 아래에 있는 많은 여자로 하여금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들었다.박서준은 매너 있게 조수아의 의자를 당겨주었다. 그러고는 또 식판에서 딸기 케이크 한 조각을 가져와 자기 앞에 놓았다.포크를 든 그의 모습에 그녀는 그가 혼자 먹으려는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그가 케이크 안에 있는 딸기를 조심스럽게 골라내고는 그녀한테 건네줬다.“먹어도 돼요, 이제는 딸기가 없으니까.”그녀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그를 쳐다보았다.어렸을 때부터 가장 좋아했던 딸기 케이크였지만 지금까지 안에
조수아는 누군가가 자신의 쪽으로 넘어지는 것을 보고 뒤로 피하려고 했다. 서둘러 몇 걸음 물러선 그녀는 그제야 그 뒤에 샴페인 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순식간에 위험한 느낌이 들었다. 유리에 찔려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될 줄 알았는데 바로 그때 뒤에서 커다란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더니 바로 그녀를 품에 꼭 안았다.한바탕 비명과 함께 샴페인 탑이 쓰러져 와당탕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그런데 물 같은 것이 그녀의 몸에 쏟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술인 줄 알았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새빨간 피였다.순간 그녀는 너
그녀는 의사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후 바로 병실로 들어갔다.몸에 붕대를 감은 박서준을 보고 그녀는 미안한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서준 씨, 날 위해 다쳤으니 보상은 얼마든지 할게요.”박서준은 그녀를 한번 쳐다보고는 질투가 가득한 얼굴로 그녀의 뒤에 서 있는 육문주를 쳐다보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수아 씨를 구한 건 내가 원해서 그런 거예요. 근데 무슨 보상이 필요하겠어요? 정말 나한테 미안한 마음이라면 나랑 약속 한 가지 해요.”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육문주는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기며 차갑게 입을 열
말이 끝나자마자 육문주가 조수아의 허리를 감싸안았다.육문주는 사나운 눈빛으로 박서준을 바라봤다.그가 입을 열자 분위기는 순간 살얼음판이 되었다.“안 돼요! 수아는 제 여자예요.”그의 분노는 10미터 밖에서도 느껴질 정도였다.박서준이 무슨 꿍꿍이 인지 육문주가 모를 리가 없었다.명목상으로는 조수아가 여자 친구 행세를 해주는 것이지만 박서준은 분명 이번 기회로 조수아의 옆자리를 꿰차려 할 것이다.육문주가 겨우 연성빈과 백시율을 떼어냈는데, 또 다른 사람한테 조수아를 뺏길 수 없었다.박서준이 조수아를 구해준 은인이 아니었다
송학진이 이렇게 연락이 되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송미진은 항상 그의 첫 순위에 놓였다.그녀는 혹시 목숨을 걸어가면서 육문주를 붙잡은 것 때문에 화난 것은 아닌지 추측해 보기도 했다.육문주는 송학진을 가장 견제했었다.송미진은 그런 송학진이라는 좋은 카드를 놓칠 수 없었다.마음이 조급해진 그녀는 송학진이 좋아하는 야식을 바리바리 사 들고 그의 집으로 향했다.하지만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송미진은 한참 빈집에서 서성거렸다.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지루해질 때쯤, 서재 책상 위에 놓인 하얀 토끼 인형이 그녀의 눈에 띄었다.그녀는
조수아는 연이어 몇 차례 완벽하게 승소했다.그러던 중 대세 스타인 이준우의 이혼 소송을 맡게 된 조수아는 다시 법무부에서 명성을 얻었다.이준우에게는 10년 동안 만난 여자 친구가 있었지만 한 번도 외부에 공개한 적은 없었다.그 여자 친구는 18살 때부터 그를 따라다니며 그의 의식주를 챙겨줬다.심지어 이준우가 별 볼 것 없을 때도 묵묵히 그의 곁을 지켰다.하지만 이준우가 유명해지자 바로 그녀와 이별을 고했고 재벌 집 여자와 결혼했다.여자 친구와 이준우가 법적으로 부부인 것도 아니었기에 그녀는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밀크는 지금 마치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고아 같잖아요.”수의사의 말을 들은 조수아는 밀크를 감싸안고 입을 맞췄다.구슬 같은 눈물은 예쁜 턱선을 타고 새하얀 밀크의 털 위로 떨어졌다.조수아는 흐느끼며 말했다.“밀크는 고아가 아니야. 밀크는 엄마 아빠의 보물이야. 엄마는 우리 밀크를 너무너무 사랑해. 아빠도 너를 끔찍하게 사랑하는데 밀크가 왜 고아야. 엄마 아빠는 절때 밀크를 안 버려!”조수아의 말을 들은 밀크는 어느새 눈이 촉촉해졌다.그 둘의 모습은 너무 감동적이어서 수의사도 가슴이 벅찼다. 수의사는 밀크의 머리를 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