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알겠다며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냉장고 안에는 계란 한 통이 있었는데, 그는 윤우선에게 하나도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달걀을 다 깨서 단숨에 하수구에 부었다. 좀 아깝기는 하지만 윤우선의 배에 들어가는 것이 더 아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뒤이어 그는 뜨거운 물을 좀 끓여서, 국수를 한 움큼 집어넣었다. 그가 적당히 면을 익히고 있을 때, 갑자기 카톡 한 통이 왔다. 카톡을 열어보니 에서 톡이 와 있었다. 이 그룹의 사람들은 모두 보육원 아주머니께서 직접 도와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모두가 보육원에서 자란 고아들이지만, 지금은 모두 사회에 진출한 지 여러 해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었기에 서로 간의 연결고리가 그리 끈끈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시후가 채팅방에 다시 들어가자, 누군가 공지 메시지를 띄운 것을 알 수 있었다.메시지는 보육원의 이소분이라는 사람이 보낸 것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이소분은 시후가 보육원에 있을 때 알게 된 아이였다. 그녀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모에게 버림받아 이곳에 오게 되었다. 아주머니는 시후보다 두세 살 어린 소분과 시후를 함께 도와주었는데, 시후는 늘 그녀가 자신의 여동생 같다고 느꼈기에 그 누구보다 잘 대해주었다.이씨 아주머니는 소분의 성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 길이 없어서, 한국에서 가장 많은 성씨인 김, 이, 박 씨 중에 이씨를 골라 이소분이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다.이소분은 성인이 된 후, 여사를 따라 보육원에서 함께 일했다. 그래서 많은 친구들 중 유일하게 복지관에 남아 있는 사람이었다. 그녀가 아주머니가 병이 다 나았다고 알림을 보내는 것을 보고, 시후는 급히 물었다. 그러자 이소분은 시후 오빠, 아주머니께서 괜히 이 일을 주변에게 알려서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
조강호라는 친구가 말했다.그러자 권민준은 이소분은 라며 민준을 말렸다.시후는 20여 년 동안 운영해 온 그 고기집을 생각하면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18세 생일 때 아주머님은 아끼고 아껴 쓴 돈으로 시후를 비롯한 몇몇 친구들을 데리고 그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케이크를 사서 생일을 축하해주었는데, 사실 이건 복지관의 규정에 맞지 않은 행위였기에 그녀는 이렇게 홀로 자신을 축하해 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곳에서 했던 식사는 그가 평생 먹어본 것 중 가장 따뜻하고 맛있었던 식사였다. 그러자 시후는 권민준은 어이없다는 듯 카톡을 보냈다. 시후는 이 카톡을 보고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았다. 권민준은 계속해서 시후에게 빈정댔다. 큭큭.. 내가 아직도 널 모를
아주머니를 만나 좋은 시간을 보낼 생각에 시후는 너무나 설레었다. 처음에 신 회장의 생신잔치에서 자신이 돈을 빌렸다가 많은 욕을 들은 후 그는 아주머니를 다시는 보지 못했다. 그리고 시후는 아주머니와 감정이 매우 깊었는데, 시후는 그녀를 거의 친어머니처럼 여겼다. 그래서 보육원에 있을 때도 그녀를 여사님이 아니라 그냥 아주머니라고도 불렀던 것이다. 그녀가 처음 아팠을 때, 시후는 필사적으로 돈을 구하려고 노력했다. 아주머니를 살리기 위해서는 사실 유나의 비상금도 많이 받았던 그였다. 만약 그가 이렇게 온 힘을 다해 아주머니의 치료비를 마련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애초에 박상철이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가기 전까지 기다리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후는 이 모든 것이 모두 마땅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고, 자신을 키워준 큰 은혜에 10분의 1도 보답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시후의 아버지는 생전에 라고 가르치셨다. 그래서 그는 늘 도움을 받은 사람에게는 보답하는 것을 당연시 여겼다. 그래서 시후는 카톡들을 읽고 난 뒤 윤우선에게 줄 국수를 끓여 놓고는 바로 앞치마를 벗고, 주방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유나에게 "여보, 급한 일이 있어서 보육원에 다녀올게요!”라고 말했다.그러자 윤우선은 "내 국수는 다 끓여 놨어? 내가 아직 젓가락도 안 들었는데 지금 밖에 나가고 싶어?”라며 짜증을 냈다.시후는 그녀를 혐오스럽게 쳐다보더니, 짜증을 내며 말했다. "지금 냄비에 끓여 놨으니까, 이따가 직접 퍼 드세요. 지금 저를 키워 주신 아주머니께서 병이 호전되었다고 하셔서, 직접 가서 축하 파티를 좀 열어 드려야겠어요!’윤우선은 이 말을 듣자마자 욕지거리를 해댔다. "어이 은 서방, 이 개 자식아! 지금 이게 무슨 건방진 태도야? 그런 늙은이를 위해서는 파티를 열어주고, 나한테는 이런 거지 같은 밥상을 차려 놔?! 너는 데릴사위면서 지금 누구 때문에 이렇게 사는지 몰라?? 넌 이 장모가 뒤져도 넌 아~무런 타
윤우선은 이 말을 듣자 갑자기 울적해졌다. 구치소에 들어갔다 왔을 뿐인데, 겨우 이틀 만에 가족들 모두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 남편은 자신을 무시하고 심지어 화를 내기도 했다. 사위도 예전과 같이 막 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심지어 자기 자신에게 화를 내면서 마음에 안 들면 예전 집으로 돌아 가라고 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자신이 유일하게 의지하는 딸조차도, 지금은 자신의 편을 들지 않았다. 그녀는 유나가 사위의 편을 들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 연극의 달인인 그녀는, 점점 더 권력이 적어지는 것 같다고 생각해 다시 연기를 시작했다. "난 이제 이 집에서 필요가 없는 존재인가 보지?? 네 아버지는 나에게 관심이 없고, 네 남편은 나를 쫓아내겠다고 협박하고, 이제는 너 마저도 내 편을 들지 않고...” 윤우선은 입을 삐죽거리더니 눈물을 흘렸다.유나는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 방금은 엄마가 잘못했잖아요. 언제나 엄마의 편을 들 수는 없어요." 유나는 속으로 어머니가 이렇게 고생하신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기는 했지만, 엄마가 남편에게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보육원의 이씨 아주머니를 모욕할 일은 더더욱 아니었다. 유나는 시후가 어릴 때부터 아주머니의 손에 자랐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시후는 어렸을 때부터 너무나 가난했기에 세상에 진정한 가족이 많지 않다는 것도 잘 알았다. 그러니 유나 자신을 제외하고 아주머니가 유일한 시후의 정신적 가족일 수도 있었다. 그러니 시후가 필사적으로 돈을 구해서 그녀의 병을 고친 이유도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그녀는 시후가 아주머니를 친어머니처럼 여기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늘 시후가 자신이 받은 도움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태도를 굉장히 높이 평가했다. 만약 자신이 그렇지 않았다면 유나는 자기가 모아둔 비상금을 다 털어 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유나는 오늘 엄마가 시후에게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고 그에 따라 엄마의 편을 들어주
그래서 유나는 윤우선에게 말했다. "알겠어요. 엄마, 그럼 혼자 집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그럼 전 시후 씨와 먼저 나가요! 참, 시후 씨가 국수도 끓여줬으니 잊지 말고 드시고요." 그리고 시후에게 "우리 가요!"라고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 유나를 데리고 집을 나와 그녀를 차에 태워 보육원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시후는 꽃다발과 과일 바구니를 샀고, 직접 카드를 써서 아주머니께 드릴 준비를 했다. 보육원 앞에 이르자 시후는 길가에 차를 세웠다. 여전히 낡아 보이는 보육원의 입구를 보고 있자니, 시후는 지금 이 순간 시간을 거슬러 자신의 기억 속 한 장면과 눈 앞의 풍경이 겹쳐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의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가장 행복하고, 따뜻하며 가장 소중한 추억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처음 이곳에 왔을 때를 결코 잊을 수 없었다.여덟 살 되던 해, 그는 양친을 잃은 채, 거리에서 고생하며 떠돌아다녔다. 그리고는 마치 천사와 같은 이씨 아주머니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녀는 시후의 한 손을 잡고 보육원으로 데려왔다. 그녀는 다른 한 손으로 대문을 가리키며 자상하게 설명했다. "얘야, 겁내지 마라. 이곳이 앞으로 네가 생활하게 될 집이라고 생각하면 돼~”시후는 이 더 없이 따뜻한 장면을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시후는 이 추억을 떠올리자 입꼬리를 치켜 올렸다.유나는 그의 얼굴에 웃음기가 머금어진 것을 보자, "오늘 시후 씨 좀 즐거워 보이는 것 같네요?”라고 물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하.. 그런가요? 당신도 알다시피, 아주머니께서 아프신 이후로 계속 내가 걱정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래서 여기저기서 돈을 구하려고 했지만, 충분한 수술비를 마련하지도 못했고.. 우연이 아니었다면 아마 아주머니께서는 세상을 떠나셨을지도 몰라요.”유나는 시후가 아주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할머니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부탁하던 때가 떠올랐다. 그 당시 유나는 어릴 적
시후를 만난 소분의 얼굴에는 기쁨과 놀라움이 교차하고 있었다. 그녀는 재빨리 시후에게 달려와 예전처럼 두 손으로 시후의 팔을 붙잡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시후 오빠아~~!! 왜 이렇게 오랫동안 보육원에 안 왔어어어!!”시후는 그녀에게 팔을 잡혔지만 전혀 불편해하지 않았고, 오히려 오빠처럼 그녀를 귀여워하며 말했다. "에이.. 내가 뭐 잘 사는 것도 아닌데.. 무슨 면목으로 찾아 가겠어!?”소분은 이 말을 듣자마자 눈이 빨갛게 변한 채 울먹거렸다. “아주머니께서 오빠가 나간 뒤에 다 설명해줬어!! 오빠가 건설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힘들게 번 돈을 모두 보육원에 줬다고! 아주머니가 그 돈을 받아서 우리 책도 사주고 옷도 사주고 먹을 것도 사주셨다며!!? 그렇게 좋은 일을 하고도 오빠는 우리를 보러 한 번도 오지 않았어.." 소분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아주머니가 아프셨을 때, 아주머니를 보러는 자주 왔다며~ 매번 우리가 돌아간 뒤에 왔던데!! 일부러 우리를 피한 거지?! 오빠는 우리가 오빠를 못 만나서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알기나 해?!!”시후는 이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그가 보육원에서 나온 이후로 생활이 순탄치 못했고, 줄곧 공사장에서 일하며 1년 365일 연중무휴로 일을 했다. 그리고 번 돈은 자신의 배를 채우는 것 외에 모두 아주머니께 보냈다. 이렇게 많은 도움을 줬음에도 보육원에 방문하기를 꺼렸던 이유는, 자신이 너무 못 살았기에 아직 사회에 진출하지 못한 동생들에게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WS 그룹의 유명한 데릴사위가 되자, 그는 보육원에 동생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 더욱 부끄러워졌다. 하지만 아주머니가 아프다는 것을 알고는 누구보다 걱정하고, 마음을 졸였고 그 누구보다 신경을 썼던 시후였다. 하지만 시후는 여전히 보육원 동생들을 만나는 것이 부끄러웠다. 비록 돈이 많이 생겼고, LCS 그룹으로부터 엠그란드 그룹까지 얻었지만 이 시기에는 아주머니가 보육원에 계시지 않아 시후가
그녀도 외모로는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유나에 비하면 아직 턱없이 부족한 것 같았다. 자신은 부모도 없는 고아에다가, 현재 보육원에서 일하고 있기에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시후와 마찬가지로 얼마 안 되는 월급을 받지만, 남은 돈은 모두 복지원에 기부를 하고 있기에 그녀는 가난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그녀는 유나처럼 직장인인 여성들에 비해서는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소분은 부러운 마음에 긴장한 표정으로 인사를 건넸다. "아~ 언니 안녕하세요? 처음 뵙네요! 저는 이소분이라고 해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유나예요. 반가워요~”소분은 유나를 보며 "언니.. 저는 언니가 너무 부러워요~ 시후 오빠처럼 이렇게 좋은 남자를 만나다니..” 시후는 갑자기 무안했다. 그는 소분이 유나의 아름다움이나 몸매 또는 성격에 대해 칭찬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그녀는 시후와 결혼해서 부럽다는 말을 해주었다. 역시 어려서부터 자신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며 자란 동생답게 자신이 가난했던 걸 알면서도 소분은 자신을 좋은 사람이라고 치켜세워주었다. 시후는 그 칭찬을 듣고 기분이 매우 좋았다.유나는 이 말을 듣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몰라 당황했다.그 때 소분은 이렇게 말했다. "언니, 시후 오빠는 제가 지금껏 봤던 남자 중에서 가장 좋은 남자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부디 잘해 주셔야 되는 거 잊지 마세요! 오빠는 어릴 때부터 우리를 엄청 잘 돌봐 주었고, 보육원을 떠난 뒤에도 계속 공사판에서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을 전부 다 보육원에 주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공부를 잘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도와주었고 맛있는 것들도 먹을 수 있게 해준 거예요. 그 당시 보육원에는 아이들이 엄청 많았는데, 이렇게 자신을 키워준 은혜를 알고 갚은 사람은 시후 오빠 한 명 뿐이었어요! 그러니까 언니.. 우리 시후 오빠가 세상에서 가장 속 깊고 멋진 사람인 거예요!”유나는 이 말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녀는 시
시후는 여덟 살부터 10년 동안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 보육원에서 생활했기에 이곳에 매우 애정이 깊었다. 다만 그동안 자신이 가난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돌아올 면목이 없었다. 지금은 돈이 좀 생겼으니 보육원에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보고 나중에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래, 그럼 들어가서 한 바퀴 돌아볼까?”그러자 소분은 기뻐하면서 급히 시후의 팔을 붙잡고 그를 끌고 보육원 안으로 들어갔다.시후는 그녀가 자신의 팔을 잡고 보육원 안으로 들어가자, 그와 동시에 아내 유나의 손을 더 꼭 쥐었다.유나는 이내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유나는 그를 따라 보육원 안으로 들어갔다.진화 보육원은 50년 전에 세워진 것으로 이미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곳의 건물들은 모두 비교적 낮은 벽돌 건물로 되어 있었다. 시후는 이전에 생활하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곳을 보고 "지금까지 보육원을 증축하거나 리모델링 한 적은 없었어?”라고 물었다.그러자 소분은 안타까워했다. "뭐.. 확장이나 리모델링은 늘 생각하고 있었는데.. 경비가 계속 빠듯했고 아이들은 점점 늘어나서.... 원장님과 아주머니는 일단 나라에서 지원받는 돈들이나 기부금들은 일단 건물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시니까.. 이런 외부적인 건 아낄 수 있으면 아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어..”시후는 앞 마당의 놀이터를 바라보았다. 녹슨 미끄럼틀, 삐걱대는 시소, 회전봉은 낯익었지만, 씁쓸함을 자아냈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모두 자신이 어렸을 때 가지고 놀았던 것들이었고, 색을 다시 칠하기는 했지만 또 다시 벗겨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적어도 20년은 그대로 있었다는 건데.. 시후가 나간 뒤에 입소한 동생들이 지금도 가지고 놀기에는 굉장히 부족하고 낡아 있었다. 시후는 속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박상철이 자신을 찾아오기 전까지, 그는 아주머니의 건강을 걱정했고, 그녀의 병을 고치려고 만전을 기울였다. 그리
20분 뒤, 시후와 유나는 공항에서 오랜만에 윤우선을 만났다. 윤우선은 유나와 시후를 보자 매우 흥분하며 신나게 말했다. "아이고, 유나야, 은 서방 내가 그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저는 엄마가 혼자 집에서 자유롭게 지내느라 정말 편하게 계셨을 거라 생각했는데.."윤우선은 웃으며 대답했다. "편하긴 편했는데, 맨날 혼자 있는 건 너무 외롭더라!" 그러면서 약간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이번에 미국에 오면서 환전도 못 하고 카드도 안 가져왔네. 너희 돈은 충분하지?"유나는 별다른 의심 없이 웃으며 말했다. "엄마, 우리 보러 오셨는데 어떻게 엄마에게 돈을 쓰게 할 수 있겠어요. 그냥 편히 계시다 가요."시후도 말을 보탰다. "맞아요, 장모님. 미국에 오셨으면 당연히 저희가 책임 져야죠. 이곳은 결제가 불편하니까 제가 비자 카드를 하나 드리고 현금도 조금 드릴게요." 그리고 덧붙였다. "아, 장모님.. 미국은 치안이 좋지 않을 수도 있으니 너무 많은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으시는 게 좋으십니다."윤우선은 시후가 카드와 현금을 주겠다는 말에 눈이 반짝이며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역시 내 사위야! 그러니까 사람들이 사위는 반쪽 아들이라고 하는 거 아니겠어?! 자네처럼 이런 사위가 있으면 아들 하나 있는 것보다 백배는 낫지!"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는 윤우선의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평소에는 거칠고 강하게 굴어도, 작은 호의만 보여주면 태도가 금방 180도 바뀌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래서 약간의 돈으로 윤우선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시후에게 매우 간단했고 비용 효율적인 거래였다.그 후, 두 사람은 윤우선을 차에 태우고 호텔로 데려갔다. 윤우선이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 들어섰을 때, 그녀는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놀랐다. 윤우선은 객실 안을 몇 바퀴나 뛰어다녔지만, 여전히 구조를 다 파악하지 못한 채 감탄하며 말했다. "세상에, 이 스위트룸은 너무 크잖아!
그 후 비행 내내 윤우선은 거의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휴대폰을 열어 확인했지만, 비행기가 미국 상공에 도달할 때까지도 여전히 홍라연의 연락 밖에 없었다. 이 상황에서 윤우선은 몇 번이나 휴대폰을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나, 결국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을 위로하며 생각했다. ‘에휴, 그래 가족 외에 진짜로 나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 다들 남 잘되는 꼴 못 보는 사람들이지! 흥, 내가 전용기를 타고 미국 가는데 너희들이 연락 안 하고 관심 없어도 그만이야. 정말 웃겨!’윤우선은 이렇게 생각하며 슬쩍 휴대폰을 다시 확인했지만, 여전히 아무도 연락을 남기지 않은 것을 보고는 더욱 화가 났다. 그녀는 결국 휴대폰을 옆으로 던져버리고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려 애썼다.몇 시간 후, 윤우선이 탄 걸프스트림 G650 전용기는 마침내 미국 프로비던스 공항에 착륙했다. 이때는 미국 시간으로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한편, 시후와 유나는 보스턴에서 열린 혜리의 두 번째 콘서트를 보고 프로비던스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시후는 이미 윤우선의 동향을 알고 있었고, 그녀의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이를 확인했다. 하지만 시후는 윤우선이 자신과 유나에게 전용기를 탔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다. 따라서 그녀가 비행기에서 내린 뒤에야 유나와 연락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게다가 시후는 윤우선이 혼자 입국 심사를 마치는 것은 문제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윤우선은 기본적인 영어 대화는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30분 뒤, 유나의 휴대폰으로 미국 현지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유나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받으며 영어로 말했다. "헬로?" 그러자 전화 건너편에서 윤우선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나야! 나야! 나 미국에 도착했어!"유나는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잠시 멍해졌다. 그리고 그녀는 몇 초 뒤 정신을 차리고는 깜짝 놀라 물었다. "엄마, 언제 미국에 오신 거예요? 출발 전에
윤우선의 성격은 다소 억척스러운 면이 있는데, 그 본질은 강한 자존심에서 비롯되었다. 그녀는 50년을 살면서 대부분의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해왔다. 특히 WS 그룹에 시집온 이후로 그런 일은 더 심해졌다. 시댁의 멸시와 남편의 무능함은 그녀의 자존심을 철저히 짓밟았고, 이는 그녀의 성격을 더욱 거칠게 만들었으며 동시에 체면에 대한 집착을 극단적으로 강화시켰다.이제 그녀는 비로소 개인 전용기를 타보게 되었고, 이렇게 고급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 만큼 반드시 제대로 즐기고 이 상황을 기념으로 남기고 싶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SNS에 올려 친구들에게 제대로 자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항공기 승무원들은 매우 협조적이었다. 그들은 이런 항공편에서 일할 때, 윤우선 한 명을 상대하며 얻는 수입이 민간 항공기 한 대에서 수백 명을 상대하며 버는 것보다 몇 배 더 많았기에, 윤우선을 마치 황후처럼 떠받들며 대우했다.만족스럽게 영상을 찍은 윤우선은 가족들 앞에서 티를 내지 않기 위해 일부러 시후, 유나, 김창곤을 따로 멀티 프로필 설정을 하고, 사진을 올렸다. 그리고 프로필에 라고 한 줄을 남겨두었다. 글과 사진을 올린 후, 그녀는 사무장에게 물었다. "저기, 우리 이륙하면 인터넷이 안 되는 거죠?" 사무장은 서둘러 대답했다. "비행기 이륙과 상승 단계에서는 인터넷이 안 되지만, 안정 비행에 들어가면 객실 와이파이를 켜드릴 겁니다. 그때 인터넷을 사용하실 수 있어요." 윤우선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좋아요, 그럼 기장님에게 이륙해 달라고 해주세요." 그녀는 속으로 흐뭇해하며 생각했다. ‘이미 사진이랑 글은 올렸으니, 하늘에 올라가 인터넷이 연결되면 분명 많은 사람들이 관심 있겠지? 그럼 다들 얼마나 부러워할까?’ 이렇게 생각하며 윤우선은 휴대폰을 옆에 두고 창밖 풍경을 보며 기분이 한껏 들떴다.비행기는 곧바로 이륙 우선권을 얻어 구름 위로 올라갔다. 약 30분 후, 비행기가 1만 1
전화를 끊고 나서 유나는 서둘러 시후에게 물었다. "여보, 엄마가 미국에 오면 당신에게 폐가 되지 않을까요? 엄마는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잖아요. 괜히 당신 기분 나빠질까 걱정이에요." "아니에요." 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장모님이 미국에서 즐겁게 놀다 가시는 것도 좋고, 당신과도 시간을 보내실 수 있으니 괜찮아요. 당신도 집을 떠난 지 꽤 됐으니 장모님이 그리울 거잖아요." 유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이렇게 멀리 오랫동안 집을 떠난 건 처음이라, 마음 한구석에 계속 걱정이 되긴 해요."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방은 엄청 크잖아요. 둘이 있으면 너무 휑해서 장모님이 오시면 더 활기찰 거예요." 유나는 시후가 진심으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심하며 부드럽게 말했다. "여보, 고마워요!"......다음 날 오전. 유나는 이미 미국행 비자를 손에 넣었다. 불가리 매장 직원이 그녀에게 비행기 출발 시간이 오늘 오후라는 것을 확인해주자, 윤우선은 점심 무렵 가장 멋진 옷으로 갈아입고, 시후가 선물한 에르메스 가방을 메고, 불가리에서 제공한 비즈니스 차량을 타고 공항으로 갔다.공항에서 윤우선은 처음으로 VIP 라운지에서의 고급 서비스를 경험했다. 럭셔리 비즈니스 차량은 그녀 혼자만을 위해 활주로까지 데려다 줬고, 두 명의 아름다운 직원이 짐을 들어주며 그녀를 개인 전용기로 안내했다. 이 전용기, 걸프스트림 G650은 이룸 그룹 소유의 비즈니스 전용기였고, 이번에 송민정이 특별히 이 비행기를 배치하여 윤우선이 혼자 탈 수 있도록 준비했다.비행기 내부는 말 그대로 럭셔리 그 자체였다. 윤우선은 비행기에 발을 들이는 순간 마치 공중에 있는 궁전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들었다. 넓고 고급스러운 객실에는 그녀 혼자 뿐이었고, 이로 인해 그녀의 허영심은 한껏 부풀어 올랐다.윤우선이 매우 부드럽고 큰 안락의자에 앉자마자, 세 명의 아름다운 승무원들이 다가왔다. 그들은 먼저 윤우선
한편, 윤우선은 눈물을 흘리는 척하며 카메라에 비치지 않은 사각지대에서 얼굴을 뒤쪽으로 돌려 안약을 몰래 넣었다. 유나는 영상에서 엄마가 외로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가슴 아파하며 말했다. "엄마, 여행이라도 다녀오시는 게 어때요? 시후 씨가 3천만 원을 드렸잖아요. 고급 투어 상품을 하나 예약해서 푹 쉬다 오세요. 엄마가 충분히 놀다 오시면, 우리도 그때쯤 돌아올 거예요."윤우선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생각했다. ‘딸내미.. 말이 좋지, 문제는 나에겐 여행 갈 돈이 없다는 게 문제야....’ 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흐느끼듯 말했다. "유나야.... 엄마는 지금 여행 갈 마음이 없어.... 엄마는 그냥 네가 너무 보고 싶을 뿐이야...." 그러자 유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했다. "엄마, 제 수업이 아직 20일 넘게 남아서 당장은 돌아갈 수 없어요...." 사실 유나는 엄마를 미국으로 부를 수 있을지 잠깐 고민했지만, 무의식적으로 어머니가 미국에 오는 게 그다지 편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우선,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미국 비자는 복잡하고 대사관에서 인터뷰를 해야 하며 거절당할 가능성도 있었다. 게다가 엄마의 다소 시끌벅적한 성격을 알기에, 엄마가 미국에 오면 자신과 시후의 평화로운 일상이 깨질지도 몰랐다. 유나 자신은 그나마 괜찮았지만, 남편 시후가 엄마를 불편해할까 걱정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허락 없이 엄마를 초대하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그런데 이때 시후가 뜻밖에도 기분 좋은 표정으로 다가와, 영상 속의 윤우선에게 웃으며 말했다. "장모님, 집에 혼자 계시는 게 외롭다면 비자 신청해서 미국에 오셔서 놀다 가세요." 시후의 말에 유나는 놀라움에 눈이 커졌다. 그녀는 시후가 이렇게 아무런 고민 없이 엄마를 미국으로 오라고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윤우선 역시 시후가 이렇게 쉽게 동의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고, 그 자리에서 흥분해 환호했다. "아이고, 우리 은 서방! 정말이야? 진짜야, 우리 착한 사위?!" "물론이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유가휘 마음속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과대평가했다. 또한 이중열에 대한 유가휘의 증오 역시도 과소평가했다. 남편의 손이 자신의 뺨에 닿자, 순간적으로 그녀는 공포에 휩싸였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이 누리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을 또 다시 잃게 되지 않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급히 유가휘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여보.... 오해하지 마세요.... 정말로 다른 뜻은 없었어요.... 저는 그냥...." 그러자 유가휘는 냉정하게 말했다. "그만해! 무슨 뜻이었던 건지는 알고 싶지도 않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단 하나야. 앞으로 내 앞에서 이중열이란 이름 석 자를 절대 꺼내지 마! 그렇지 않으면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지던가!"방가흔은 공포에 휩싸였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유가휘가 자신을 좋아하고, 자신에 대한 소유욕이 강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끊임없이 경계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비록 자신이 유가휘와 결혼했지만, 재산은 여전히 그의 손 안에 있었다. 유가휘는 그녀를 아내로 맞아들이기 전에 이미 모든 공동 재산을 자발적으로 포기한다는 계약서에 서명하게 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유가휘와 이혼하면 그녀는 빈손으로 쫓겨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유가휘에게 말했다. "여보, 내가 잘못했어요.... 제발 마음 풀어요.... 다시는 화나게 하지 않을게요...." 그러자 유가휘는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냉정하게 말했다. "한 씨가 아직 승마장에서 기다리고 있을 텐데."방가흔은 급히 대답했다. "맞아요.... 아직 승마장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여보, 그럼 저는 먼저 가볼 게요. 저녁에 드시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사람들에게 미리 준비하라고 할게요." "그럴 필요 없어." 유가휘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지금은 기분이 안 좋으니 혼자 조용히 있고 싶어." 방가흔은 두려움에 찬 얼굴로 말했다. "알았어요.... 그럼 저는 먼저 가볼게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당황한 채로 몸을
방가흔은 이중열의 첫사랑이었다. 젊은 시절 그녀는 홍콩에서 여신으로 불리며 수많은 재벌과 엘리트들이 그녀에게 반해 무릎을 꿇게 만들 정도였다. 이중열이 미국으로 떠났을 때,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되었고, 이어서 유가휘는 자신이 초고액 자산가라는 후광과 막대한 부를 무기로 그녀를 자신의 연인으로 만들었고 홍콩 호화 저택에 가두었다.그 당시 방가흔은 물질적으로는 세상을 다 가진 듯했다. 아침에 런던 광장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럭셔리한 개인 비행기를 타고 떠났다가, 저녁에는 같은 비행기를 타고 낭만적인 에게해로 향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다음 날 눈을 뜨면 뉴욕이나 도쿄의 명품 매장에서 마음껏 쇼핑하는 것도 가능했다. 그리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유가휘의 개인 요트를 타고 홍콩에서 인도양의 몰디브나 남태평양의 타히티로 떠날 수도 있을 정도였다. 간단히 말해 그녀는 그 당시 원하기만 하면 뭐든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중열이 홍콩으로 돌아오자, 그와의 옛 감정은 걷잡을 수 없이 재점화되었다. 그 때 그녀는 비로소 깨달았다. 모든 물질을 소유하더라도, 마음속의 공허함은 채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 공허함의 주인공은 바로 이중열이었던 것이다.결국 그녀는 이중열과 함께 미국으로 도망쳤다. 홍콩 전체는 그녀가 왜 그렇게 갑자기 떠나버린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에 도착한 그녀는 서서히 깨달았다. 마음속에 있던 공허함은 채워졌을지 몰라도, 그 외의 모든 것은 텅 비어 버렸다는 사실을. 그렇게 되자 더 이상 자연스럽게 잠에서 깨어 즉흥적으로 목적지를 골라 세계 여행을 떠날 수 없었다. 그리고 예전처럼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최고의 상품들과 서비스를 즐기는 것 역시도 불가능했다. 그렇게 되자 그녀는 자신이 포기한 것이 어떤 것인지 깨달았다. 그녀가 포기한 것은 단순히 유가휘가 아니었다. 그녀가 포기한 것은 인류 문명이 수천 년에 걸쳐 발전시키고, 각 분야에서 집약한 궁극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그녀가 탔던 개인 비행기는 세계에
유가휘는 변지현과 몇 마디 인사를 나눈 후, 기분 좋게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그는 흥분한 목소리로 크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 이게 겹경사가 아니고 뭐야! TS Shipping의 변지현이 그녀의 개인 비서를 홍콩으로 보내 조사를 시키겠다니, 이번에는 어떻게든 이 협력을 따내야 해!”비서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대표님, TS Shipping이 우리와의 협력에 관심이 있다니 정말 대단한 소식 아닙니까?! 지금 좋은 항로는 모두 TS Shipping이 쥐고 있고, 우수한 항구와 고객 자원도 전부 그들 손에 있지 않습니까. 그들과 협력하면 우리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겁니다!”유가휘는 시가를 깊게 빨아들이며, 미소를 띠고 말했다. “TS Shipping에 있는 여자들이 말이야, 이토 그룹의 이토 나나코는 세상에 둘도 없는 미녀고, 엘에이치 그룹의 소민지 역시 뒤지지 않는 미모라고 했지. 듣자 하니 변지현도 수퍼 모델 같은 미녀라고 하더군. 그래서 TS Shipping과의 협력도 물론 좋지만, 만약 그들 중 한 명이라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내 인생이 정말 엄청난 가치를 가지게 될 거야!”유가휘가 말을 끝내자, 사무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 그러자 우아하고 기품 있는 중년 여성이 문을 밀고 들어오며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유가휘! 도대체 누구를 손에 넣고 싶어서 그렇게 신이 난 거야? 목숨이라도 걸 참이었나 봐?”그때, 중년 여인의 옆에 서 있던 비서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꼭 들어가겠다고 하셔서 말릴 수가 없었습니다...”유가휘는 고개를 흔들며 비서와 비서에게 말했다. “둘은 나가 있어.”두 사람은 그 말을 듣고 서둘러 방을 나섰다.그런 뒤 유가휘는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중년 여성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 “여보, 나란 사람 잘 알잖아. 말은 제일 잘 하지. 조금 전에도 그냥 아민이랑 농담한 거라고...” 이렇게 말한 뒤 그는 급히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 “오늘 한 씨
이중열이 곧 홍콩으로 송환된다는 소식을 알게 된 유가휘의 기분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았다. 지난 20년 동안, 그는 자신이 마치 남의 여자를 빼앗은 것 같다는 느낌에 굴욕감을 느껴왔고, 이제 마침내 그 치욕을 씻을 복수의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제부터 그는 초조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손꼽으며 복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중열이 돌아오면, 홍콩에 자신이 내건 현상금을 위해 목숨을 걸고 그를 없애려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몰려들 것이다. 그로 인해 이중열이 죽으면, 자신에게 드리운 그 치욕스러운 그림자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었다.바로 그때, 그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유가휘는 대충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거만하게 말했다. “여보세요, 누구십니까?”전화기 건너편에서 변지현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유 대표님 맞으시죠? 저는 TS Shipping의 변지현입니다.”유가휘의 표정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는 한 손에 시가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 휴대전화를 쥐며 공손하게 말했다. “아, 누구신가 했더니 변지현 대표님 아니십니까! 제가 정말 오래전부터 존경해 왔습니다. 늘 직접 뵙고 싶었는데 이렇게 연락을 주시다니요!” 그러면서 그는 급히 덧붙였다. “아 참, 대표님. 제 비서가 전에 제 회사의 상황을 간략히 말씀드렸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희는 진심으로 TS Shipping과 협력을 희망합니다. 혹시 대표님께서 시간이 되시면, 제가 직접 찾아 뵙고 저희의 장점을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유가휘의 입장에서 보면, 그의 개인 재산은 변지현 같은 직업 경영인을 훨씬 능가했다. 하지만 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할 때는 재산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플랫폼과 그가 가진 자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변지현은 개인 자산은 없지만,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강력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TS Shipping의 책임자였다. 따라서 유가휘가 TS Shipping과 협력하고, 변지현으로부터 자원의 일부를 양도받아 유휴 자산을 수익화 하기 위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