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은 자신의 생각대로 장옥분이 화를 내자 눈물을 흘리고 자신의 허벅지를 두드리며 소리쳤다. "하이고!! 이 불쌍한 늙은이를 좀 보시오!! 우리 집안도 참 불행하지.. 이런 며느리를 얻어서 죽을 것 같은데 손가락질까지 받고 모욕까지 당해야 하다니!!!" 신 회장이 또 다시 눈물을 흘리자 장옥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농약을 마신 후 응급실로 이송되었던 어머니의 비극적인 모습이 떠올랐다. 그녀는 그 당시 바로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의사는 어머니가 대량의 농약을 복용했기 때문에 이미 폐의 섬유화가 진행되었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거라고 말했다. 그때 어머니는 병실 침대에 누워 이렇게 울부짖었고, 장옥분은 그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눈물이 앞을 가려 참을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윤우선이 할머니를 이렇게 몰아붙이고, 또 자신의 그 나쁜 제수보다 더 날뛰는 것을 보고, 그녀는 마음속의 분노를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표출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즉시 윤우선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험악한 말로 그녀를 협박했다. "이 개 같은 년아!!!! 시집가기 전에 시댁에 효도하는 법을 네 부모님이 안 가르쳐 주시던?"윤우선은 장옥분이 자기와 싸우러 온 줄도 모르고, 자신의 부모님을 욕하는 말을 듣고 대들었다. "뭐? 시댁에 효도를 해? 너 지금 뭔 개소리야? 그리고, 이런 시어머니가 있었으면, 너도 진작에 때려 죽였을 거다?!"장옥분은 신 회장이 얼마나 징그럽고 치사한 인간인지 전혀 알지 못했기에, 그저 신 회장의 말만 듣고 윤우선에 대한 분노를 키웠다! 그렇기에 그녀는 순식간에 윤우선에게 달려들었고, 주먹으로 윤우선의 콧등을 내리쳤다!!윤우선은 “꺄악!!”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주저앉았다. 큰 덩치의 장옥분은 그대로 윤우선의 배에 올라타서 한 손으로는 그녀의 머리채를 붙잡고, 한 손에는 온 힘을 가득 실어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 "야 이 년아!! 이 버르장머리 없는 년! 내가 오늘 너를 제대로 교육시켜 줄게! 죽을 정도로 맞으
윤우선이 구치소에서 정신없이 맞고 있을 무렵, 시후는 안세진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도련님, 윤우선은 이미 구치소에 갇혔고 도련님의 명령에 따라 WS 그룹 신회장과 김혜빈과 같은 감방에 넣었습니다.”"교도관과는 연락하셨나요?”"네, 부하 직원들에게 구치소 책임자를 직접 만나 인사를 나누도록 했습니다. 아마도 윤우선이 안에서 어떤 괴롭힘을 당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겁니다.”"좋아요. 윤우선이 안에서 반성을 좀 하도록 해주시죠.”그러자 안세진은 급히 물었다. "도련님, 아니면.. 제가 사람 몇 명을 보내서 바로 좀 손봐 드릴까요? 그럼 다시는 윤우선이 도련님을 건드리지 못할 텐데요."시후는 잠시 망설이다가 답했다. "아니요, 그렇게 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일단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보시죠." 시후는 이제 윤우선이 자신과 유나의 공간에서 사라지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그리고 김상곤은 이 같은 의견에 대해 아마 이견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안도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유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시후가 아는 그녀는, 부모님을 아끼고 매우 의리 있는 여자였다. 그러니 만약 그녀의 어머니가 갑자기 실종된다면, 평생 마음을 놓지 못하고 괴로워할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시후는 서두를 것 없이 먼저 유나의 반응을 관찰하려고 했다. 유나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그는 오후에 슈퍼마켓에 가서 음식을 살 때, 4인분 정도의 양을 구매했고, 윤우선이 좋아하는 음식도 조금 샀다. 그러나 오늘 윤우선은 이 식사를 맛볼 기회가 없을 것이다.장옥분은 사람들을 데리고 윤우선을 반쯤 혼절시켰는데, 그녀의 얼굴이 이미 피투성이가 된 것을 보고서야 비로소 구타하는 것을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는 윤우선을 향해 말했다. "야, 내가 경고하는데.. 조금 있다가 교도관이 왔을 때 함부로 지껄이지 마, 알겠어? 안 그러면 너 나중에 더 괴로워질 거야?!”"알았어, 알았어, 말 안 할게..” 윤우선은 감히 거절하지 못하고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교도관은 한 발짝 물러서서 윤우선에게 잡힌 다리를 빼내더니, 밥을 가지러 가려는 두 사람에게 "빨리 빨리! 어서 나가!"라고 다그쳤다.두 사람은 급히 교도관을 따라 문을 나섰다.윤우선은 속으로 절망했다.교도관이 철문을 막 닫자 장옥분은 어두운 얼굴로 윤우선에게 다가가 무섭게 소리쳤다. "야, 너 진짜 간도 크다? 맞은 걸 감히 꼰질러?!!”윤우선은 멘붕한 채로 말했다. "저..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잠시 미쳤나 봐요! 제발 이번 만은 용서해주세요!""용서를 해 달라고??" 장옥분은 잠깐의 여유도 주지 않고 팔을 휘둘러 윤우선의 뺨을 갈겨버렸다. 윤우선은 눈앞이 핑 돌며 현기증을 느꼈다.신 회장도 부들부들 떨며 다가와, 쓰러진 윤우선의 손가락을 발로 짓밟았다. "이 개 같은 년아!! 보아하니 네가 아직 덜 맞았구나!? 조금만 기다려, 나는 여기에 15일 동안 있을 테니까 너는 남은 시간동안 나랑 좋~~은 시간을 보내면 될 거다! 알겠어?!!”그러자 장옥분이 다급하게 물었다. "저, 어르신.. 이제서야 겨우 저 년과 한 감방에 들어왔는데 제가 할머니라면 15일만 있다가 나가기 너무나도 아까울 것 같은데.. 매일 대여섯 번씩 패면서 한을 푸시는 게 어떻습니까?” 신 회장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래 맞아.. 매일 그 정도로 팰 수 있으면 참.. 떠나기 아쉬울 것 같구먼!”그러자 윤우선은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어머님, 살려주세요! 앞으로 저를 때리지 않고 이 여자가 저를 때리지 못하게 하면, 별장에 방을 하나 마련해드릴게요!! 어떠세요…?”신 회장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지금 내가 바보인 줄 알아?? 이 안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갇혀 있어야 할지도 모르는데, 네가 어떻게 방을 마련해준다는 말이냐?!”그러자 윤우선이 말했다. "그럼 어머님께서 구치소를 나가실 때 제가 쓴 편지를 들고 가서 유나를 찾으시면 되죠. 그럼 그때 가서 유나는 어머님을 꼭 별장에 들일 거예요!!”신 회장은 얼굴을 찡그리며 "정말이야?
장옥분의 말에 윤우선은 온 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그녀는 장옥분의 말을 의심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장옥분은 굉장히 잔인한데다가, 조금 전 자신을 구타했던 것을 생각하면, 자신에게 보여줄 동정 따위는 없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장옥분이 자신의 뒤를 봐주는 것을 믿고, 윤우선을 걷어차며 말했다. "이 년아! 그래서 쓸 거야 안 쓸 거야?!”윤우선은 고통에 신음하며 소리쳤다. “아악!! 쓸.. 쓸게요!! 쓰면 되잖아요!!”장옥분은 또 그녀의 뺨을 한 대 때리며, 말했다. "이 병신 같은 게?! 대답을 제대로 안 하다가, 맞아야 결국 제대로 답하지?”윤우선은 억울함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좋게 말을 해야지.. 조금 전에 날 때렸.. 악!!”장옥분은 이를 악물고 또 윤우선의 뺨을 한 대 치며 소리쳤다. "누가 말대꾸 하래??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 이번에 장옥분의 손바닥은 윤우선의 앞니 두 개를 함께 강타했다. 윤우선은 갑자기 윗입술이 탈락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곧 이어 입 안에서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앞니 두 개는 입 안으로 들어가 하마터면 삼킬 뻔했다. 그녀는 급히 이를 뱉어 내고, 피 묻은 앞니 두 개를 보고 울면서 가슴이 찢어지는 듯 슬피 울었다. “그냥 날 죽여!! 더 이상 살기 싫으니까 그냥 죽이라고!!”장옥분은 그래도 윤우선의 뺨을 몇 대 더 때리며 욕을 했다. "무슨 개소리야? 구치소를 전부 시끄럽게 만들려고?”윤우선은 얼굴을 가리고 절망에 빠져 울었지만, 신 회장은 흥분하여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녀는 윤우선의 머리채를 있는 힘껏 쥐고 흔들며 욕을 해댔다. "왜 울어 이 년아? 청년재에 있을 때, 그렇게 잘 나간다고 나대더니? 이제 와서 왜 울고 난리야? 여기 구치소에 있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네가 평소에 하던 짓거리를 한 번 보여주란 말이야!!! 서울에서 하나도 무서울 것 없던 그 간 큰 년은 어디 갔어?!”김혜빈은 이때 서둘러 할머니의 말에 동의하며 사람들에게 말했다.
말을 마치자 윤우선은 손을 들어 또 윤우선의 뺨을 한 대 때린 후 차갑게 말했다. "상곤이 너와 결혼하려고 했던 날부터 나는 네가 눈엣가시였다! 그런데 네가 나를 이렇게 오랫동안 괴롭혀 왔으니, 나는 반드시 널 충분히 괴롭혀야 속이 풀릴 것 같다!”윤우선은 완전히 멘탈이 나갔다! 그녀는 신 회장이 이렇게 파렴치할 줄은 몰랐다! 자신이 한 말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이렇게 변덕스럽게 바꾸다니!! 하지만, 자신은 지금 그녀를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장옥분이라는 여자까지 있어서, 자신은 지금 불평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니 윤우선은 슬픔이 극에 달해 이 악몽에서 빨리 깨어나기만 바랄 뿐이었다. 잠시 뒤, 식사를 가지러 간 두 사람이 커다란 플라스틱 바구니 두 개를 들고 돌아왔다. 바구니 안에는 모두 동일한 규격의 알루미늄 도시락과 식기들이 들어 있었다. 두 사람이 들어서자 누군가 "자! 밥 먹자, 밥 먹자!"라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는 도시락 하나를 먼저 가져간 뒤, 그것을 열어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장옥분도 배가 고파서 잠시 윤우선을 놔두고 배부터 채우기로 계획했다.신 회장과 김혜빈 역시도 배가 고파서 도시락을 가지러 왔다. 혜빈이 도시락을 열자마자 눈 앞에 두 개의 칸으로 나뉜 도시락이 보였다. 한 곳에는 반찬이 있었고 다른 한 쪽에는 쌀밥이 들어 있었다. 이 요리는 김혜빈의 눈에 좀 낯익어 보였다. 같은 방의 누군가가 소리를 쳤다. "어머나, 오늘 양배추 볶음이랑 돼지고기 조림이네?!" 김혜빈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이 음식이 왜 이렇게 낯익었는지 깨달았다. ‘조금 전에 점심을 먹었구나..’ 그녀는 조금 전에 점심을 먹었다고 생각하니 속이 메스껍고 고팠던 배가 갑자기 가득 찬 것 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신 회장은 아무렇지도 않게 식사를 하면서 혜빈에게 물었다. “혜빈아, 왜 안 먹고 있냐?" 혜빈은 울상을 지으며 "할머니.. 이거 할머니가 집에서 해주던 거랑 뭐가 달라요..?” 라고 물었다
상처투성이가 된 윤우선은 배가 고파서 뱃가죽이 등에 붙을 지경이었다. 점심 때, 시후는 식사를 준비해 뒀지만 그녀는 한 입도 먹지 못하고 경찰에 체포되어 연행되었다. 게다가 오후 내내 사람들과 실랑이를 벌이며 체력 소모가 심했기에 그녀는 평소보다 더더욱 배가 고파왔다. 그래서 그녀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조심스럽게 기어서, 플라스틱 광주리에서 도시락을 하나 꺼냈다. 그녀는 도시락을 품에 조심스럽게 안고 자신이 쪼그려 앉아 있던 모퉁이를 향해 다시 돌아갔다.구석에 앉아 도시락을 연 뒤, 밥을 먹으려던 찰나! 장옥분이 갑자기 윤우선을 불렀다. "어이, 너 뭐하는 거야!?!”그러자 윤우선은 다급하게 말했다. "저.. 큰....언니..? 저 밥 한 끼 먹고 싶어요...""밥을 먹어? 너 같이 시어머니에게 불효한 년이 무슨 낯짝으로 밥을 먹어?!! 진짜 뻔뻔하다!””"저.. 저는.." 윤우선은 갑자기 또 숨이 막혀왔다. 그녀는 장옥분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장옥분은 "저.. 저.. 뭐! 말 제대로 안 하냐!? 빨리 와!”윤우선은 비틀거리며 그녀에게 다가가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저 언니.. 무슨 할 말이라도 있으세요..?”장옥분은 윤우선이 들고 있던 도시락을 홱 낚아챘다. "야, 너 같은 년은 이런 거 먹을 자격도 없어! 얼른 꺼져!”윤우선은 이 말을 듣자마자, 절망에 눈물을 흘렸다. "언니, 오늘 아침에 밥을 먹고 지금까지 아무것도 못 먹었어요.. 배가 고파서 기절할 지경이에요.. 제발 저 좀 불쌍하게 생각해주세요..”"아이고.. 청년재 별장에 산다며, 그런데 이런 걸 먹어서 되겠어???”윤우선은 눈물 흘리며 말했다. "언니, 저 진짜 배고파 죽겠어요.. 그러니까 제발 자비 좀 베풀어 주세요.. 그냥 한 두 입만 먹으면 되는데.. 사람이 굶어 죽는데.. 이걸 보고만 있을 순 없잖아요..?"장옥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하.. 사람이 말이야.. 2-3일 안 먹어도 굶어 죽지는 않아. 그러니 걱정 마!""하지만.
"아니요?" 시후는 일부러 놀란 척하며 물었다. "왜 그래요? 장모님이 아직 집에 안 돌아오신 거예요?”"아니에요. 그냥 엄마가 친구분들과 모임에 간 줄 알았는데, 아까 전에 친구 분이 연락이 와서 엄마가 오후부터 연락이 안 된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기다렸는데 엄마가 안 보이는 거예요? 그런데 또 아빠한테 물어봐도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고 해서요..”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장모님께서는 어디 가셨는지 잘 모르겠어요.. 생각해 보니까 점심 때 저에게 돈을 달라고 하시긴 하던데.. 친구들이랑 밥 먹겠다고 하셨고요.. 지금 아버님께서 돈 관리를 하고 계시잖아요, 그래서 아버님의 동의를 얻지 않으시면 안 된다고 했는데.. 아버님께서 주지 말라고 하셔서 아마 어머님께서 화가 나신 건가..?”그러자 유나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을 했다. “흐음.. 그럼 엄마가 친구들 모임에 갔다가 어디로 간 거지..?"시후는 어깨를 으쓱하며 "아니면 또 고스톱 칠 곳을 찾아가셨을 수도 있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아무리 그래도 휴대폰을 꺼 놓고 칠 정도는 아니잖아요..”"혹시 배터리가 없는 게 아닐까요? 그리고 걱정 마세요, 어머님은 이제 성인이세요. 그러니까 자신을 스스로 잘 돌보실 것이 분명해요.”유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당신도 잘 알잖아요? 우리 엄마는 비록 성인이지만, 행동은 어린아이보다 못하다는 걸요.. 그래서 지금 사고라도 쳤을까 봐 정말 두려워요.."여빈은 놀라서 물었다. "왜? 유나야? 아주머니께서 나가셨어? 아직 못 찾은 거야?""글쎄.. 휴대폰이 계속 꺼져 있어서 연락이 안 돼.. 수소문해 봤지만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고 해서 걱정이네..?”그때 김상곤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들어왔다. "너희들은 왜 돌아오자마자 부엌에 들어가서 안 나오는 거야? 내가 차 마시러 나오라고 했잖냐?"유나는 상곤에게 물었다. "아빠, 혹시 엄마가 아빠한테 연락하지 않으셨어요? 왜 이렇게 늦은 시간에도 집에 안 와요?"상
저녁 식사 때 유나는 젓가락을 거의 건드리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휴대폰만 들고 엄마에게 전화를 하고, 영상 통화를 반복해서 걸어봤지만 윤우선은 마치 바다에 가라앉은 것처럼 아무런 회신이 없었다.하지만 이 와중에 김상곤은 굉장히 만족스러운 얼굴이었다. 왜냐하면 그의 생각에는 윤우선이 차라리 홍라연처럼 집을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자신의 인생은 정말 자유롭게 해방될 것이 뻔하니까.유나는 아버지의 생각과는 달리 다급하게 경찰서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곤은 옆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표현했다. "아이고.. 유나야 네 엄마는 어른이야.. 혹시 무슨 일이 있다면 알아서 연락하겠지! 뭘 걱정하니? 그리고 만약에 네 엄마가 진짜 진심으로 집을 나가고 싶었으면, 경찰이 오라고 해도 굳이 다시 오려고 하겠어?!”"엄마가 그럴 리가 없어요!” 유나는 진지하게 말했다. "엄마는 오랫동안 청년재에 들어오기만 기다렸어요. 그리고 드디어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고요, 그러니까 엄마가 아무리 이 집을 떠나고 싶다고 해도.. 엄마의 성격상 절대 지금 당장 집을 나가지는 않을 거예요! 아빠는 엄마랑 이렇게 오래 살았는데도 아직도 엄마를 모르세요??”김상곤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딸의 말을 듣자 뭔가 새로운 생각이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윤우선은 누구인가? 그녀는 허영심이 폭발하는 여자이다. 그리고 이런 부유함을 즐기기를 늘 바라는 인간이었다. 그러니 이런 여자가 청년재로 이사한 직후에 바로 집을 떠날 수 없었다. 이런 일은 그녀의 스타일이 전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자, 그는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정말 이 여편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니겠지?’ 사실 김상곤은 윤우선을 싫어하기는 하지만,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기 때문에 갑자기 상대방이 사고를 당했다고 하니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 그러니 그냥 집에 있으면서 차를 마시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아무래도 좀 이 상황에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된 그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일단 밥부터 먹자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