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우선은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눈을 똑바로 뜨고 보니, 신 회장이 침대 위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자신을 가리키며 욕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신 회장 역시 구치소에서 윤우선을 만날 줄은 몰랐다. 윤우선은 자신과 같은 구치소 죄수복을 입고 있었는데, 보아하니 뭔가 잘못을 저질러서 잡혀 들어온 것이 분명했다!윤우선도 신 회장과 김혜빈을 보고 매우 당황했다. 그녀는 자신이 두 사람이 있는 감방에 배치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설마 같은 방을 쓰게 될까 생각했지만, 정말 이렇게 될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교도관이 아직 멀리 가지 않은 틈을 타서, 얼른 철문의 작은 창문을 향해 소리쳤다. “저기 교도관 님!!! 저, 방 좀 바꿔 주시면 안 될까요??! 저 이 여자들이랑 같은 방은 쓸 수 없어요!”하지만 교도관은 어이없다는 얼굴을 한 채 소리쳤다. "구치소가 네 집이야? 뭐? 방을 바꾸고 싶어? 아니, 감방에서 살기 싫으면 일단 죄를 안 저질렀어야지! 그러게 왜 나쁜 짓을 저질렀어?!”하지만 윤우선은 서둘러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교도관 님! 제가 나쁜 짓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내 쓰레기 같은 사위가 날 이렇게 만든 거라고요!! 전 아무 상관도 없어요!! 날 이렇게 여기에 잡아 두지 말고, 제발 그 자식을 잡아 가세요!!"교도관은 구걸하는 윤우선의 눈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리쳤다. "헛소리 지껄이지 마! 그리고 평생 나갈 생각도 하지 말고!” 그녀는 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바로 사무실로 가버렸다. 윤우선은 상대방의 뒷모습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보고, 기분이 가라 앉고 말았다.김혜빈은 이 때 윤우선을 비웃으며 말했다. "윤우선! 어떻게 하나? 얼마 전에 입주한 별장에서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이렇게 누추한 곳으로 왔을까? 교도관의 말을 들어보니, 심각한 죄를 지은 것 같던데..? 후후후..”윤우선은 고개를 돌려, 신 회장과 김혜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속으로 이렇게 재수가 없을
신 회장은 자신의 생각대로 장옥분이 화를 내자 눈물을 흘리고 자신의 허벅지를 두드리며 소리쳤다. "하이고!! 이 불쌍한 늙은이를 좀 보시오!! 우리 집안도 참 불행하지.. 이런 며느리를 얻어서 죽을 것 같은데 손가락질까지 받고 모욕까지 당해야 하다니!!!" 신 회장이 또 다시 눈물을 흘리자 장옥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농약을 마신 후 응급실로 이송되었던 어머니의 비극적인 모습이 떠올랐다. 그녀는 그 당시 바로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의사는 어머니가 대량의 농약을 복용했기 때문에 이미 폐의 섬유화가 진행되었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거라고 말했다. 그때 어머니는 병실 침대에 누워 이렇게 울부짖었고, 장옥분은 그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눈물이 앞을 가려 참을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윤우선이 할머니를 이렇게 몰아붙이고, 또 자신의 그 나쁜 제수보다 더 날뛰는 것을 보고, 그녀는 마음속의 분노를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표출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즉시 윤우선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험악한 말로 그녀를 협박했다. "이 개 같은 년아!!!! 시집가기 전에 시댁에 효도하는 법을 네 부모님이 안 가르쳐 주시던?"윤우선은 장옥분이 자기와 싸우러 온 줄도 모르고, 자신의 부모님을 욕하는 말을 듣고 대들었다. "뭐? 시댁에 효도를 해? 너 지금 뭔 개소리야? 그리고, 이런 시어머니가 있었으면, 너도 진작에 때려 죽였을 거다?!"장옥분은 신 회장이 얼마나 징그럽고 치사한 인간인지 전혀 알지 못했기에, 그저 신 회장의 말만 듣고 윤우선에 대한 분노를 키웠다! 그렇기에 그녀는 순식간에 윤우선에게 달려들었고, 주먹으로 윤우선의 콧등을 내리쳤다!!윤우선은 “꺄악!!”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주저앉았다. 큰 덩치의 장옥분은 그대로 윤우선의 배에 올라타서 한 손으로는 그녀의 머리채를 붙잡고, 한 손에는 온 힘을 가득 실어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 "야 이 년아!! 이 버르장머리 없는 년! 내가 오늘 너를 제대로 교육시켜 줄게! 죽을 정도로 맞으
윤우선이 구치소에서 정신없이 맞고 있을 무렵, 시후는 안세진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도련님, 윤우선은 이미 구치소에 갇혔고 도련님의 명령에 따라 WS 그룹 신회장과 김혜빈과 같은 감방에 넣었습니다.”"교도관과는 연락하셨나요?”"네, 부하 직원들에게 구치소 책임자를 직접 만나 인사를 나누도록 했습니다. 아마도 윤우선이 안에서 어떤 괴롭힘을 당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겁니다.”"좋아요. 윤우선이 안에서 반성을 좀 하도록 해주시죠.”그러자 안세진은 급히 물었다. "도련님, 아니면.. 제가 사람 몇 명을 보내서 바로 좀 손봐 드릴까요? 그럼 다시는 윤우선이 도련님을 건드리지 못할 텐데요."시후는 잠시 망설이다가 답했다. "아니요, 그렇게 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일단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보시죠." 시후는 이제 윤우선이 자신과 유나의 공간에서 사라지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그리고 김상곤은 이 같은 의견에 대해 아마 이견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안도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유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시후가 아는 그녀는, 부모님을 아끼고 매우 의리 있는 여자였다. 그러니 만약 그녀의 어머니가 갑자기 실종된다면, 평생 마음을 놓지 못하고 괴로워할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시후는 서두를 것 없이 먼저 유나의 반응을 관찰하려고 했다. 유나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그는 오후에 슈퍼마켓에 가서 음식을 살 때, 4인분 정도의 양을 구매했고, 윤우선이 좋아하는 음식도 조금 샀다. 그러나 오늘 윤우선은 이 식사를 맛볼 기회가 없을 것이다.장옥분은 사람들을 데리고 윤우선을 반쯤 혼절시켰는데, 그녀의 얼굴이 이미 피투성이가 된 것을 보고서야 비로소 구타하는 것을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는 윤우선을 향해 말했다. "야, 내가 경고하는데.. 조금 있다가 교도관이 왔을 때 함부로 지껄이지 마, 알겠어? 안 그러면 너 나중에 더 괴로워질 거야?!”"알았어, 알았어, 말 안 할게..” 윤우선은 감히 거절하지 못하고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교도관은 한 발짝 물러서서 윤우선에게 잡힌 다리를 빼내더니, 밥을 가지러 가려는 두 사람에게 "빨리 빨리! 어서 나가!"라고 다그쳤다.두 사람은 급히 교도관을 따라 문을 나섰다.윤우선은 속으로 절망했다.교도관이 철문을 막 닫자 장옥분은 어두운 얼굴로 윤우선에게 다가가 무섭게 소리쳤다. "야, 너 진짜 간도 크다? 맞은 걸 감히 꼰질러?!!”윤우선은 멘붕한 채로 말했다. "저..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잠시 미쳤나 봐요! 제발 이번 만은 용서해주세요!""용서를 해 달라고??" 장옥분은 잠깐의 여유도 주지 않고 팔을 휘둘러 윤우선의 뺨을 갈겨버렸다. 윤우선은 눈앞이 핑 돌며 현기증을 느꼈다.신 회장도 부들부들 떨며 다가와, 쓰러진 윤우선의 손가락을 발로 짓밟았다. "이 개 같은 년아!! 보아하니 네가 아직 덜 맞았구나!? 조금만 기다려, 나는 여기에 15일 동안 있을 테니까 너는 남은 시간동안 나랑 좋~~은 시간을 보내면 될 거다! 알겠어?!!”그러자 장옥분이 다급하게 물었다. "저, 어르신.. 이제서야 겨우 저 년과 한 감방에 들어왔는데 제가 할머니라면 15일만 있다가 나가기 너무나도 아까울 것 같은데.. 매일 대여섯 번씩 패면서 한을 푸시는 게 어떻습니까?” 신 회장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래 맞아.. 매일 그 정도로 팰 수 있으면 참.. 떠나기 아쉬울 것 같구먼!”그러자 윤우선은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어머님, 살려주세요! 앞으로 저를 때리지 않고 이 여자가 저를 때리지 못하게 하면, 별장에 방을 하나 마련해드릴게요!! 어떠세요…?”신 회장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지금 내가 바보인 줄 알아?? 이 안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갇혀 있어야 할지도 모르는데, 네가 어떻게 방을 마련해준다는 말이냐?!”그러자 윤우선이 말했다. "그럼 어머님께서 구치소를 나가실 때 제가 쓴 편지를 들고 가서 유나를 찾으시면 되죠. 그럼 그때 가서 유나는 어머님을 꼭 별장에 들일 거예요!!”신 회장은 얼굴을 찡그리며 "정말이야?
장옥분의 말에 윤우선은 온 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그녀는 장옥분의 말을 의심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장옥분은 굉장히 잔인한데다가, 조금 전 자신을 구타했던 것을 생각하면, 자신에게 보여줄 동정 따위는 없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장옥분이 자신의 뒤를 봐주는 것을 믿고, 윤우선을 걷어차며 말했다. "이 년아! 그래서 쓸 거야 안 쓸 거야?!”윤우선은 고통에 신음하며 소리쳤다. “아악!! 쓸.. 쓸게요!! 쓰면 되잖아요!!”장옥분은 또 그녀의 뺨을 한 대 때리며, 말했다. "이 병신 같은 게?! 대답을 제대로 안 하다가, 맞아야 결국 제대로 답하지?”윤우선은 억울함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좋게 말을 해야지.. 조금 전에 날 때렸.. 악!!”장옥분은 이를 악물고 또 윤우선의 뺨을 한 대 치며 소리쳤다. "누가 말대꾸 하래??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 이번에 장옥분의 손바닥은 윤우선의 앞니 두 개를 함께 강타했다. 윤우선은 갑자기 윗입술이 탈락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곧 이어 입 안에서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앞니 두 개는 입 안으로 들어가 하마터면 삼킬 뻔했다. 그녀는 급히 이를 뱉어 내고, 피 묻은 앞니 두 개를 보고 울면서 가슴이 찢어지는 듯 슬피 울었다. “그냥 날 죽여!! 더 이상 살기 싫으니까 그냥 죽이라고!!”장옥분은 그래도 윤우선의 뺨을 몇 대 더 때리며 욕을 했다. "무슨 개소리야? 구치소를 전부 시끄럽게 만들려고?”윤우선은 얼굴을 가리고 절망에 빠져 울었지만, 신 회장은 흥분하여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녀는 윤우선의 머리채를 있는 힘껏 쥐고 흔들며 욕을 해댔다. "왜 울어 이 년아? 청년재에 있을 때, 그렇게 잘 나간다고 나대더니? 이제 와서 왜 울고 난리야? 여기 구치소에 있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네가 평소에 하던 짓거리를 한 번 보여주란 말이야!!! 서울에서 하나도 무서울 것 없던 그 간 큰 년은 어디 갔어?!”김혜빈은 이때 서둘러 할머니의 말에 동의하며 사람들에게 말했다.
말을 마치자 윤우선은 손을 들어 또 윤우선의 뺨을 한 대 때린 후 차갑게 말했다. "상곤이 너와 결혼하려고 했던 날부터 나는 네가 눈엣가시였다! 그런데 네가 나를 이렇게 오랫동안 괴롭혀 왔으니, 나는 반드시 널 충분히 괴롭혀야 속이 풀릴 것 같다!”윤우선은 완전히 멘탈이 나갔다! 그녀는 신 회장이 이렇게 파렴치할 줄은 몰랐다! 자신이 한 말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이렇게 변덕스럽게 바꾸다니!! 하지만, 자신은 지금 그녀를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장옥분이라는 여자까지 있어서, 자신은 지금 불평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니 윤우선은 슬픔이 극에 달해 이 악몽에서 빨리 깨어나기만 바랄 뿐이었다. 잠시 뒤, 식사를 가지러 간 두 사람이 커다란 플라스틱 바구니 두 개를 들고 돌아왔다. 바구니 안에는 모두 동일한 규격의 알루미늄 도시락과 식기들이 들어 있었다. 두 사람이 들어서자 누군가 "자! 밥 먹자, 밥 먹자!"라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는 도시락 하나를 먼저 가져간 뒤, 그것을 열어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장옥분도 배가 고파서 잠시 윤우선을 놔두고 배부터 채우기로 계획했다.신 회장과 김혜빈 역시도 배가 고파서 도시락을 가지러 왔다. 혜빈이 도시락을 열자마자 눈 앞에 두 개의 칸으로 나뉜 도시락이 보였다. 한 곳에는 반찬이 있었고 다른 한 쪽에는 쌀밥이 들어 있었다. 이 요리는 김혜빈의 눈에 좀 낯익어 보였다. 같은 방의 누군가가 소리를 쳤다. "어머나, 오늘 양배추 볶음이랑 돼지고기 조림이네?!" 김혜빈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이 음식이 왜 이렇게 낯익었는지 깨달았다. ‘조금 전에 점심을 먹었구나..’ 그녀는 조금 전에 점심을 먹었다고 생각하니 속이 메스껍고 고팠던 배가 갑자기 가득 찬 것 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신 회장은 아무렇지도 않게 식사를 하면서 혜빈에게 물었다. “혜빈아, 왜 안 먹고 있냐?" 혜빈은 울상을 지으며 "할머니.. 이거 할머니가 집에서 해주던 거랑 뭐가 달라요..?” 라고 물었다
상처투성이가 된 윤우선은 배가 고파서 뱃가죽이 등에 붙을 지경이었다. 점심 때, 시후는 식사를 준비해 뒀지만 그녀는 한 입도 먹지 못하고 경찰에 체포되어 연행되었다. 게다가 오후 내내 사람들과 실랑이를 벌이며 체력 소모가 심했기에 그녀는 평소보다 더더욱 배가 고파왔다. 그래서 그녀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조심스럽게 기어서, 플라스틱 광주리에서 도시락을 하나 꺼냈다. 그녀는 도시락을 품에 조심스럽게 안고 자신이 쪼그려 앉아 있던 모퉁이를 향해 다시 돌아갔다.구석에 앉아 도시락을 연 뒤, 밥을 먹으려던 찰나! 장옥분이 갑자기 윤우선을 불렀다. "어이, 너 뭐하는 거야!?!”그러자 윤우선은 다급하게 말했다. "저.. 큰....언니..? 저 밥 한 끼 먹고 싶어요...""밥을 먹어? 너 같이 시어머니에게 불효한 년이 무슨 낯짝으로 밥을 먹어?!! 진짜 뻔뻔하다!””"저.. 저는.." 윤우선은 갑자기 또 숨이 막혀왔다. 그녀는 장옥분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장옥분은 "저.. 저.. 뭐! 말 제대로 안 하냐!? 빨리 와!”윤우선은 비틀거리며 그녀에게 다가가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저 언니.. 무슨 할 말이라도 있으세요..?”장옥분은 윤우선이 들고 있던 도시락을 홱 낚아챘다. "야, 너 같은 년은 이런 거 먹을 자격도 없어! 얼른 꺼져!”윤우선은 이 말을 듣자마자, 절망에 눈물을 흘렸다. "언니, 오늘 아침에 밥을 먹고 지금까지 아무것도 못 먹었어요.. 배가 고파서 기절할 지경이에요.. 제발 저 좀 불쌍하게 생각해주세요..”"아이고.. 청년재 별장에 산다며, 그런데 이런 걸 먹어서 되겠어???”윤우선은 눈물 흘리며 말했다. "언니, 저 진짜 배고파 죽겠어요.. 그러니까 제발 자비 좀 베풀어 주세요.. 그냥 한 두 입만 먹으면 되는데.. 사람이 굶어 죽는데.. 이걸 보고만 있을 순 없잖아요..?"장옥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하.. 사람이 말이야.. 2-3일 안 먹어도 굶어 죽지는 않아. 그러니 걱정 마!""하지만.
"아니요?" 시후는 일부러 놀란 척하며 물었다. "왜 그래요? 장모님이 아직 집에 안 돌아오신 거예요?”"아니에요. 그냥 엄마가 친구분들과 모임에 간 줄 알았는데, 아까 전에 친구 분이 연락이 와서 엄마가 오후부터 연락이 안 된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기다렸는데 엄마가 안 보이는 거예요? 그런데 또 아빠한테 물어봐도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고 해서요..”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장모님께서는 어디 가셨는지 잘 모르겠어요.. 생각해 보니까 점심 때 저에게 돈을 달라고 하시긴 하던데.. 친구들이랑 밥 먹겠다고 하셨고요.. 지금 아버님께서 돈 관리를 하고 계시잖아요, 그래서 아버님의 동의를 얻지 않으시면 안 된다고 했는데.. 아버님께서 주지 말라고 하셔서 아마 어머님께서 화가 나신 건가..?”그러자 유나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을 했다. “흐음.. 그럼 엄마가 친구들 모임에 갔다가 어디로 간 거지..?"시후는 어깨를 으쓱하며 "아니면 또 고스톱 칠 곳을 찾아가셨을 수도 있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아무리 그래도 휴대폰을 꺼 놓고 칠 정도는 아니잖아요..”"혹시 배터리가 없는 게 아닐까요? 그리고 걱정 마세요, 어머님은 이제 성인이세요. 그러니까 자신을 스스로 잘 돌보실 것이 분명해요.”유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당신도 잘 알잖아요? 우리 엄마는 비록 성인이지만, 행동은 어린아이보다 못하다는 걸요.. 그래서 지금 사고라도 쳤을까 봐 정말 두려워요.."여빈은 놀라서 물었다. "왜? 유나야? 아주머니께서 나가셨어? 아직 못 찾은 거야?""글쎄.. 휴대폰이 계속 꺼져 있어서 연락이 안 돼.. 수소문해 봤지만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고 해서 걱정이네..?”그때 김상곤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들어왔다. "너희들은 왜 돌아오자마자 부엌에 들어가서 안 나오는 거야? 내가 차 마시러 나오라고 했잖냐?"유나는 상곤에게 물었다. "아빠, 혹시 엄마가 아빠한테 연락하지 않으셨어요? 왜 이렇게 늦은 시간에도 집에 안 와요?"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