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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4장

시후는 서둘러 방에서 나왔다. 밖에는 한 눈에 봐도 화려하게 꾸민 여빈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여빈은 오늘 베이지 컬러의 트렌치코트와 브라운 원피스를 매치해 늘씬하고 볼륨감 있는 몸매에 여성스러움을 더했고, 가죽 부츠를 매치해 늘씬한 다리를 더욱 가늘고 길게 보이도록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여빈은 시후를 보자마자 얼굴이 붉게 물들었고, 긴장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시후 씨?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시후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환영합니다!” 하지만 시후는 지금 상황이 살짝 애매하다고 느꼈다. 그는 이미 여빈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에게 고백을 하는 것은 사실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거절하거나 아니면 못 들은 척 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데 지금, 갑자기 별장으로 이사를 와서 자신과 한 지붕 아래 살겠다고 하니, 이건 좀 머리 아픈 일이었다. 그렇다고 그가 유나 앞에서 이상하게 행동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유나는 여빈의 트렁크 두 개를 가리키며 시후에게 말했다. "시후 씨, 힘이 세니까 여빈을 도와서 침실로 가져갈 수 있게 부탁해요~”

"알겠어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트렁크를 끌고 여빈의 침실로 그녀를 안내했다.

그녀가 보기에, 앞으로 시후와 더 가까이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시후와 사귈 수 있든 없든 간에 그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만 있다면 자신은 매우 만족스러울 것이었다. 시후는 그녀의 짝사랑 상대일 뿐만 아니라, 두 차례의 생명의 은인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여기서 지내면서 시후와 더 가까워지고 싶을 뿐이었다.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울 테니까..

하지만 두 사람의 감정이 어떻게 발전할지는 앞으로 시후와 유나의 관계에 달려 있었다. 두 사람이 거짓 결혼을 한 것이라면, 당연히 싸워서 그를 쟁취해야 할 테지만, 만약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이 깊다면 절친의 남편을 강타할 수는 없었다.

여빈은 시후의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가 사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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