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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3장

신 회장과 김창곤은 사이가 틀어진 뒤 서로 가슴에 아물지 않는 균열이 생겼다. 신 회장은 결국 500만 원 정도를 꺼내어 네 식구의 생활비로 쓰기로 하고, 나머지는 전부 은행에 상환했다. 은행은 일부를 상환 받자, 부서 책임자가 와서 신 회장의 마음을 다독이며 앞으로도 적당히 빚을 갚을 수 있으실 거라고 설득했다. 그들은 이렇게 라도 연기를 하여 WS 그룹에게 숨 돌릴 기회를 주어야 했다.

신 회장은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여전히 WS 그룹이 회생할 수 있을 만큼 유예 시간이 생기게 된다면 파산하기 전에 자신들이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언제 김익수와 같은 후원자가 들이닥칠지 모른다. 자신에게 있어서, WS 그룹은 현재 엄청난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결국 김익수와 같이 100억대의 자산을 자랑하는 사장이라면 약간의 돈만 지갑에서 꺼내 주어도 WS 그룹은 충분히 회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희망에 부푼 신 회장에 비해 창곤은 답답하기만 했다. 어머니는 가구를 판 돈에서 고작500만 원만 남겨두었고, 게다가 이 돈을 자신의 손에 쥐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손에 돈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김창곤은 담배 한 갑도 살 수 없을 정도였다.

그날 저녁.. 신 회장은 장을 보고 왔는데 시장통에서 거의 시들시들해진 상추와 돼지고기 한 덩이를 사왔다. 김창곤은 마음이 불편하고 괴로웠으나,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렇기에 마음속으로 불만을 꾹 참는 동시에 어머니가 도대체 골동품들을 어디에 숨겨 두었는지 찾아내기 위해 머리를 쥐어 뜯을 수밖에 없었다.

WS 그룹이 빈궁한 생활에 지쳐가고 있을 때, 유나네는 아침 일찍부터 이미 이사 준비에 한창이었다. 가구들은 모두 새로 산 것이기 때문에, 따로 운반할 필요는 없었기에 네 식구는 각자 옷과 생활 용품을 잘 챙긴 후 차 하나에 싣고 떠났다.

시후는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짐을 정리할 때 일부러 유나에게 바닥에서 쓸 이불을 따로 챙겨야 하냐고 묻자 유나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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