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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0장

그래서 김상곤은 입술을 깨물고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유나야, 너희 엄마에게 말한 건 우리 둘 사이의 일 밖에 없어! 내가 왜 널 싫어 하겠어?!”

유나는 부모님 사이에 있었던 옛이야기들을 알지 못했기에, 김상곤에게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아빠, 저는 아빠와 엄마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든 간에, 그리고 누가 끼어 들어서 바람을 피웠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저에게 중요한 건, 20여 년 전에 이미 아빠가 엄마와 결혼했다는 거라고요. 이것은 아빠가 선택한 결혼이잖아요, 그러니까 엄마를 충분히 존중하셔야죠! 그러니까 아빠가 비밀번호를 첫사랑의 생일로 바꾸는 건 존중이 아니에요. 만약 엄마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이혼하신 후에 행복을 추구하실 수 있어요. 하지만, 이혼을 하기도 전에 이런 일을 저지를 수는 없죠."

김상곤은 딸의 이야기를 듣고 갑자기 몸둘 바를 몰랐다. 그 역시 딸의 말이 맞다는 것을 알았다. 아직 윤우선과 이혼하지도 않았고, 비밀번호를 첫사랑의 생일로 바꾸는 것도 사실 옳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나야, 네 말이 맞아. 내가 잘못했다. 사과할게.”

하지만 유나는 자신이 아니라 윤우선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김상곤은 윤우선에게 "내 잘못이다. 암호를 미정이의 생일로 바꾼 건 잘못했어.”라며 사과했다.

윤우선은 목적이 달성되자 기뻐하며 소리쳤다. "당장 휴대폰 비밀번호를 내 생일로 바꾸고, 모두 다 내 생일로 바꿔!!”

그러자 김상곤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냥 돈 관리하고 싶다고 하면 되지, 왜 이 정도까지 연기를 하고 난리야?”

"나는 돈을 챙기려는 게 아니라, 당신이 나에게 보여줘야 할 존중에 대해서 화를 내고 있는 거거든?!”

그러자 김상곤은 고개를 끄덕이며 비밀번호를 변경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먼저 모바일 뱅킹 어플을 열어 남은 돈을 모두 시후에게 이체한 뒤 비밀번호를 모두 윤우선의 생일로 바꿨다. "됐어. 다 바꿨어. 만족하냐 이제?!”

윤우선은 즉시 그의 손에서 휴대전화를 빼앗아 확인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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