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 이룸 그룹.최우식과 우신이 선물을 고르고 나서야 부자는 이룸 그룹으로 달려갔다.송 회장은 그들이 온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들의 아들이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이렇게 빨리 자신의 집에 찾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나 오송 그룹의 대표와 장손이 모두 온 이상, 송 회장도 당연히 매우 정중하게 대할 것이었다.최우식과 우신은 한쪽에 있는 객석에 앉았고, 송 회장은 맞은 편에 앉았으며 비서는 사람들에게 차를 대접하고 물을 따라 주었다. 최우식은 선물을 잔뜩 건네고 나서야 "오랜만에 송 회장님을 뵙게 돼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송 회장님께서 그래도 이렇게 건강하신 것까지 보니 제가 부러울 따름입니다."라고 말했다.송 회장은 미소를 지으며 "내 몸은 건강하다고 할 수 없어요. 능력은 한 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했다."아휴.. 송 회장님도.. 정말 겸손하시네요." 그러더니 최우식은 "송 회장님, 얼마 전까지는 조금 몸이 편찮으시다고 들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나오시는 거 보니까 몸이 많이 좋아지셨나 봅니다..?"라고 물었다.송 회장은 "처음에는 나도 좋은 것 같았는데, 오늘 갑자기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라고 말했다.최우식은 조금 의아해하며 "송 회장님, 그게 어떻게..?"라고 물었다.송 회장은 미소를 지으며 "밤새 10여 년 전 몸 상태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어서요.. 하하.."라고 말했다. 이 말을 하면서도, 송 회장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바로 오늘 그의 인식을 뒤엎고, 그를 한없이 놀라게 한 최 선생이 있었다.제세당을 다녀온 뒤 그는 마음속으로 이를 잊지 못했고, 심지어 마음에 두고 있었다. 언젠가 자신도 이런 기회를 만날 수 있다면 스스로도 헛수고를 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최우식은 그가 이렇게 말을 한 것이 농담인 줄 알고 웃었다. "꽃은 다시 피는 날이 있지만, 소년 시절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지요. 하하.."라며 "송 회장님
송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지요.. 아무래도 이런 일들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 것인데.. 어떤 사람에 의해 이렇게 된 것인지 참.. 안타까움을 전합니다.”최우식은 "실마리를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그 배후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 보입니다.."라고 말했다.그러자 그는 "송 회장님, 저와 아들이 잠시 며칠 머무르면서 관련 단서를 잘 찾아보려고 하는데 송 회장님 쪽에서 며칠 동안만 잠시 지내다가 가도 될지요? 혹시 불편하실까요??"라고 물었다.송 회장은 "우리 양가는 대대로 아는 사이인데 이런 작은 일에 격식을 차릴 필요가 있겠어요? 기왕 온 이상, 나도 성의를 다 해야지. 이따가 우리 비서에게 방 두 개 정도 잡아 달라고 할 테니, 며칠 지내다 가면 됩니다.”라고 말했다.이룸 그룹의 별장은 대저택으로, 1층에도 방이 십여 개 있고, 집에 있는 객실만 해도 여덟 개나 되었다. 그러니 오송 그룹 부자를 잠시 묵게 하는 것은 별 일이 아니었다. 최우식은 이 말을 듣자 미소가 지어졌고 "송 회장님 감사합니다!"라며 황급히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최우식은 우신의 어깨를 끌어안고 "송 회장님, 아직 정식으로 소개도 안 했죠? 이 놈은 제 첫째 아들 우신이고 미래 우리 그룹의 후계자입니다. 하하하!"라며 웃었다."안녕하십니까, 송 회장님?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라고 우신이 황급히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송 회장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송 회장님 정말 좋으시겠습니다. 손자 손녀들 모두 다 정말 멋있더라고요!" 최우식은 인사치레로 한 마디를 한 뒤 덧붙여 말했다. "특히 민정 양은 몇 년 동안 만나지 못한 사이에 너무나 성숙해졌어요?! 어제 병원에 왔을 때 거의 알아보지 못했거든요.. 더 예뻐지고요.. 하하"송 회장은 "민정이는 세련돼 보일 뿐이지, 마음은 아직 어린 소녀입니다. 하하.”라며 웃었다.고개를 끄덕이며 최우식은 본론으로 넘어갔다. "송 회장님, 민정 양도 이제 결혼 적령기 아닙니까? 시댁을 잘 찾아주셨는
‘응?? 절대 안 돼?’최우식은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왜냐하면 송 회장이 거절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왜?! 대체 뭘 믿고?! 우리 오송 그룹이 당신 이룸 그룹보다 한 수 위인데, 게다가 우리 아들은 우리 집안의 장손이고, 강남에서 가장 걸출한 인물이다.. 얼마나 많은 대가족이 우리 아들과 결혼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지금 내가 당신네들 송민정 양을 말한 건 이룸 그룹의 체면을 세워주는 거야!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 그런데 이 늙은이가 어째서 조금의 망설임 없이 거절을 하는 거지..? 왜?’ 최우식은 당황한 듯 "송 회장님, 우리 우신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라고 물었다.송 회장은 속으로 한 마디 했다. ‘당연히 안 어울리지! 지금 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당신 집 우신이라는 놈이 은 선생과 비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내 눈에는 은 선생님의 털 끝도 못 따라 갈 애송이처럼 보이는구먼.. 당신의 아들이 날 한 달이라도 젊게 해줄 능력이 있나? 하지만 단 은 선생님은 10년은 젊게 해줄 수 있지!! 은 선생의 솜씨가 하늘을 찌르는 격으로, 남다른 실력을 가지고 있는데, 오송 그룹의 젊은이가 어디 견줄 수 있단 말이야? 흥!!’그러나 송 회장이 이렇게 생각은 했지만 오송 그룹은 자신들과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온 곳이기 때문에, 말을 너무 직설적으로 해서는 안 되었다. 그래서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저.. 최 대표 너무 흥분하지 말게. 최 대표도 알다시피, 지금은 모두 연애, 결혼 모두 자유롭게 정하지 않나? 그러니 나도 사실 우리 손녀 딸의 결혼을 내가 주인 노릇을 할 수는 없어."라고 말했다.최우식은 "송 회장님, 우리 같은 사람들이 연애의 자유가 어디 있습니까..? 결혼의 자유? 가족한테 다 좌지우지되어 시키는 대로 따르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송 회장님이 허락해 주신다면 민정양이 뜻을 거스르지 않으리라 믿습니다."라며 다시 그를 설득했다.그들 같은 대기업 들은 원래 결혼을
이런 최고의 대기업들의 여식들은 왕왕 모두 20대 중반 정도 되면 이미 혼사를 정했다. 또 돈이 많을 경우에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결혼하는 경우도 있었다.그래서 최우식은 송 회장이 민정에게 이 일을 직접 이야기하기를 바라면서, 심지어 직접 결혼을 하라고 요구하는 것까지 바라고 있었다.대기업의 여식들은 대부분 가문에서 혼인을 주선할 각오가 되어 있으니, 집안에서 어른이 결혼을 주선하면 순종해야 한다.하지만 송 회장이 이렇게 자신의 청을 완곡하게 거절할 줄 몰랐고, 최우식은 뜻밖에도 난처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송 회장은 껄껄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사실 솔직히 말해서, 우리 민정이는 아직 어려. 그러니 아직 시집보낼 생각은 없다네.”최우식은 "남자 아이들은 많이 기다려도 됩니다. 서른 살까지 기다린 후에 결혼해도 좋고요!?”라며 물러서지 않았다.하지만 송 회장 역시 호락호락한 양반은 아니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진심으로 그녀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우리 민정이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남자를 찾아서 결혼하길 바라지 내가 엮어 주는 건 별로 좋지 않다고 판단해요.”그러자 옆에 있던 우신이 말했다."송 회장님, 민정이를 저와 결혼시켜 주시면 제가 꼭 영원히 그녀를 첫사랑처럼 대해주겠습니다!"송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는 자네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믿지만, 이 일은 역시 민정의 뜻에 달려 있다네. 내가 주인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지."라고 말했다.최우식의 마음이 좀 불편했다. ‘아니.. 내가 이렇게 말했는데 끝까지 거절하고.. 내 아들이 약속까지 했는데 거절을 하고 있어. 이게 무슨 뜻이지? 우리 집안을 깔보는 것인가?’ 잠시 침묵이 흐르자 그는 "송 회장님, 감히 한 마디 묻겠습니다.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혹시라도 이룸 그룹에 우리 아들보다 더 좋은 사윗감이 있어서 그런 건가요?"라고 직설적으로 물었다.송 회장은 이렇게 돌려 말하다가는 집요하게 될 것이 분명하여,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기로 결
최우식은 상황이 이렇게 되자 마음이 답답했다. 분명 자신이 직접 찾아 오면 주저 없이 두 사람의 결혼을 승낙하고 아들을 사위로 맞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런데 이게 웬걸? 생각지도 못하게 송 회장이 자신의 의사를 여러 번씩 거절하다니!?최우식은 일종의 굴욕감을 느꼈다.우신도 표정이 일그러지긴 마찬가지였다."아.. 송 회장님, 왜 민정이와 저를 결혼시키려고 하지 않으시는 거예요? 음.. 우리 오송 그룹은 아무래도 최근에 제일 잘 나가는 재벌가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니 전국에서 찾으셔도 저 최우신보다 나은 사윗감이.. 몇 명이나 있겠습니까?”이 말을 들은 송 회장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다. "아하하.. 물론 우신 군 역시 대단한 젊은이라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더더욱 감정과 관련된 일이라는 건 내가 어떻게 강하게 주장하기가 어렵지요..”송 회장은 이 두 부자가 자신의 분수도 모르면서 계속해서 밀어붙이자, 어쩔 수 없이 그들을 설득하는 데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송 회장의 말을 들은 우신은 속으로 ‘흥’ 하고 콧방귀를 뀌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을 유난히 불편했다. 원래는 그냥 아버지의 말을 듣고 이곳에 들르기만 하면 당연히 쉽게 일이 해결될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인생이 늘 원한대로 흘러 가기만 하던가? 역시 쉬운 일은 없었다.우신의 마음이 혼란스러운 바로 그 때, 송영예가 집으로 돌아왔다.최 부자가 있는 것을 본 송영예는 "아이고, 최 대표님, 우신 씨 두 분이 오늘 이룸 그룹에 오셨어요?"라고 정중하고 공손하게 물었다.최우식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영예 군, 오늘 아침에 우리 둘째를 집으로 데려다 놓고, 며칠 동안 우신이와 함께 이곳에서 누가 우리 우진이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알아보려고 해서요. 마침 이쪽에 올 일이 있으니 할아버님도 찾아 뵙고 며칠 동안 이룸 그룹에서 묵으려고요."최우식이 또 말했다. "아참, 우리 아들 우신이 영예군의 사촌 동생 민
"그래요." 송 회장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야기를 듣자 최우식은 아들 우신과 눈빛을 교환했다.우신은 아버지의 눈빛에 담긴 뜻을 알아차렸다고는 민정에게 자신이 말을 걸도록 격려하고 있었던 것이다.잠시 후, 민정이 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최우식과 우신을 본 뒤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지만, 조금 뒤 몇 마디 인사말을 주고받았다.우식은 웃으며 민정에게 말했다. "민정아, 할아버지와 너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라고 말했다.민정은 의아해하며 "내 얘기? 우리 할아버지와 무슨 얘기를 한 거야..?"라고 물었다.우신은 이때 민정의 눈을 쳐다보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민정아, 우리 어려서부터 알던 사이잖아.. 그리고 알고 보니, 우리 두 집안은 대대로 교류도 많았고.. 그러니 우리 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없을 거라 생각해서, 나는 우리 아버지께서 송 회장님께 우리 두 사람의 혼사를 한 번 논해 달라고 부탁드렸어.. 그런데 송 회장님께서는 네 의사가 어떤지 물어보겠다고 하셔서.. 넌 어때? 나에게 한 번 기회를 줄 수 있을까..??"이 말을 들은 민정은 당황해하며 말했다."어.. 우리 두 사람이 오랫동안 만난 적도 없고, 갑자기 이렇게 중요한 일을 말하기에는 좀 갑작스럽지 않니..?""음.. 만약 네가 너무 갑작스럽게 느껴진다면 우리는 천천히 감정을 키워 나갈 수 있잖아.. 한 번 사귀어 보기라도 하면 어떻겠어?"민정은 할아버지를 힐끗 보고는 뒤이어 미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 저으며 "미안해. 난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라고 고백했다.우신은 갑자기 가슴에 울분이 차올랐다. "민정아, 내가 조금 전에 송 회장님에게 들었는데.. 네가 대기업 자제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을 좋아한다고 들었어. 그런데 너와 같은 이룸 그룹의 자제가 그런 사람을 좋아하는 건 좀.. 어불성설 아니야..?""아닌데?" 민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결혼이란 건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서 해야 하는 거야. 그러니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에 두긴 누굴 마음에 둔다는 말이에요?"아버지의 말을 듣고 있던 우신이 분노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 강남 땅에 사는 놈들 중에서 누가 감히 제 앞에서 저보다 나은 놈이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그가 누구든지 내 앞에서는 쓸모없는 놈일 뿐이라고요! 어디 감히 내 앞에 똑바로 설 수 있겠어요!"그러더니, 어두운 표정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우신은 입을 열었다. "송 회장님은 정말 무식하시네요. 민정 양을 제게 시집보내는 건, 분명 영광인데요. 이룸 그룹이 뭐라고 감히 나를 업신여기는 거예요?"최우식은 "아들아, 여기가 이룸 그룹이라는 걸 잊지 마라. 이룸 그룹에 와서 이렇게 막말을 하고 있는데 혹시 사람들 귀에 들어가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라고 목소리를 낮췄다.그러자 우신이 갑자기 놀라서 입을 다물었다.최우식은 탄식하며 말했다. "아이고.. 우신아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면 안 되는 거야. 나중에 앞으로 일을 생각한다면 더 침착해야 한다고.""네 아버지, 제가 너무 성급했죠.. 아버지 죄송합니다.”그러자 최우식은 말했다. "송 회장은 평생 그 큰 회사를 문제없이 이끌 정도로 총명한 분이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가업을 할 수 없었을 테지. 그러니 만약 민정 양이 누군가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었을 때, 정말 별 것 아닌 사람이라면 그는 분명 엄청나게 반대했을 거다. 그러니 내 생각에 그 사람은 엄청난 세력을 가지고 있거나 굉장히 대단한 인물임에는 분명해.”하지만 우신은 눈을 게슴츠레 뜨며 의아해했다. "아버지.. 강남에서 대체 얼마나 잘 나가는 놈이 있는지 저는 들어본 적이 없어요. 게다가 이 강남 바닥은 오송 그룹이 꽉 지고 있지 않습니까...?"최우식은 한 번 고민한 뒤 말했다."오송 그룹은 강남에서는 꽤 유명 하기는 하지만 전국에서 제일 잘 나간다고 하기에는 아직 멀었다. 정말 막강한 사람들이 숨어 있을 지도 몰라. 그래서 내 생각에는 송 회장이 말한 민정 양의 마음을 사로 잡은 사람이 아마도.. LCS 그룹
"동창 모임?" 장모 우선은 "아니?! 이 나이 들어서 무슨 동창 모임을 간다는 소리야..? 동창회는 그냥 바람 피러 간다는 소리 못 들었어!"라며 소리를 질러 댔다."아니 당신은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하지 마!?" 김상곤은 "이번 모임에는 모두 남자 동창만 모이는 것이고 여자 동창은 한 명도 초대하지 않았다고!!"라고 맞받아쳤다."진짜?" 하지만 우선의 얼굴에는 불신감이 가득했다.김상곤은 황급히 "정말 진짜야, 지금 우리 여자 동창들은 다들 해외에 놀러 가 있고, 지금은 모두 외국에 있다고!! 그래서 이번 모임은 모두 남자들 밖에 없어!!"라고 말했다."못 믿어! 그런 곳은 못 가! 분명히 그 년 만나고 싶어 안달이 났지??!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지 마!"시후는 멍하니 장모님의 이야기를 듣고, 장인 김상곤이 자신이 모르는 이야기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다 남자 동창이라니까 이 여편네가 참?!!"하지만 윤우선은 콧방귀를 뀌며 대답을 하지 않았고, 안색도 안 좋았다."그럼 오후에 시후랑 같이 갈게. 우리 담임 선생님이 휠체어를 타시는데 오늘 만나는 건물이 낡아서 엘리베이터가 없대. 그러니까 우리가 필요하다고 했어! 우리 은 서방이 돌아와서 당신에게 보고하게 하면 되잖아!! 한 명이라도 여자가 그 자리에 있으면 내가 돌아와서 당신 앞에 무릎 꿇고 빌게!!”"싫다고! 그래도 못 간다니까?!!!”그러자 김상곤도 참을 수 없었는지, 화가 나서 소리쳤다."아니!!! 몇 십 년 동안 못 본 동창들인데, 내가 어떻게 뻐꾸기를 날려!! 게다가 우리 담임 선생님은 이미 여든이 넘었다고!! 이번에 못 만나면 평생 못 볼지도 몰라!!"옆에 있던 유나가 이렇게는 힘들겠다고 생각했는지 두 사람을 말리기 시작했다."엄마, 아빠 좀 그냥 동창회에 가게 해 줘요. 이런 나이에도 동창회를 여기가 어디 쉬워요? 여자 동창들은 없다고 하잖아요?!”윤우선은 유나를 노려보며 말했다."야, 네가 뭘 알아? 네 아빠가 그 같은 반의 여우 같은
이때 양주성은 자신감 넘치게 안경을 정리하며, 무의식적으로 몇 걸음 앞으로 나왔다. 그는 홍원산이 도착하면 오늘 자신은 이미 승리를 확신한다고 생각했다. 남은 일은 은 비서라는 이 자식을 어떻게 고문하여 자신의 분노를 풀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시후가 여전히 매우 여유롭게 소파에 앉아 있는 것에 조금 놀랐다. 시후는 전혀 긴장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옆에 서 있던 유가휘는 아예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는 진심으로 양주성을 도와주고 싶었으나, 양주성은 절벽으로 떨어지려는 걸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은 필사적으로 그를 붙잡고 끌어 올리려고 했지만, 양주성은 칼을 휘둘러서 자기 손을 자르려 했다. 그래서 결국 유가휘는 그의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고, 이제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곧, 홍원산은 열 명이 넘는 부하를 거느리고 위풍당당하게 사무실로 들어왔다. 문이 열리자, 홍원산은 두꺼운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이 모습에 양주성은 약간 놀랐지만, 그는 그가 바로 홍문의 두목임을 한눈에 알아봤다. 그래서 그는 바로 다가가며 공손하게 인사했다. “홍 대표님, 드디어 오셨군요!”홍원산은 그를 한번 쳐다본 뒤, 큰소리로 외쳤다. “누가 감히 은 선생님께 무례한 짓을 한 거야?!”양주성은 너무 흥분해서 잠시 반응하지 못했고, 무의식적으로 시후의 뒤통수를 가리키며 크게 말했다. “홍 대표님, 바로! 이! 놈! 입니다!” 말을 마친 뒤, 갑자기 그의 뇌가 잠시 정지했다. 그리고 그는 당황한 듯 홍원산을 보며 물었다. “홍 대표님, 방금 뭐라고 하셨죠? 은... 은 선생님이라고요...?!”그때, 시후는 자리에서 일어나 홍원산을 바라보고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홍 대표님, 또 뵙네요.”홍원산은 시후를 보고 두 다리가 떨리며, 그 순간 무릎을 꿇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두려운 인물이라, 오늘 상황이 무슨 이유에서든 자신이 먼저 무릎을 꿇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반쯤 정신을 차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설수아는 눈물을 계속해서 흘리며 목이 메어 말했다. “그리고 계약을 해지하려면, 20배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전 그만큼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양 대표님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어요....”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그 100만 홍콩 달러가 필요했죠?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건가?”설수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계속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집안에 문제가 생겨서, 빚이 많이 생겼고 저는 더 이상 학비를 낼 수 없게 되었어요....”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이어서 말했다. “원래는 졸업 후 바로 일을 구해 부모님을 도와 빚을 갚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도쿄 거리에서 양 대표님을 만나게 됐고, 양 대표님이 저를 가수로 키워주겠다고 제안을 하셨어요. 그리고 양 대표님은 계약금으로 100만 홍콩 달러를 주겠다고 약속했어요. 그 돈이면 집안의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어서, 저는 계약을 했고요....”시후는 계속해서 물었다. “그가 당신과 10년 전속 계약을 했고, 100만 홍콩 달러만 준 건가요?”설수아는 급히 대답했다. “네.... 저에게는 100만 홍콩 달러가 정말 큰 돈이었어요.... 당시엔 다른 선택지가 없었거든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만약 위약금이나 집안의 빚 같은 것들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당신은 스타가 되고 싶었나요 아니면 계속 공부를 하고 싶었나요?”설수아는 본능적으로 대답했다. “저는 공부를 계속하고 싶었어요.... 음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스타가 되고 싶었던 건 아니거든요. 그리고 계약을 한 뒤에 이 업계의 여러 가지 어두운 면들을 알게 되었고, 알려지지 않은 내부 사정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들과 같은 길을 걷는 게 무섭고 힘들었어요.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녀는 눈물을 계속해서 흘리며 말했다. “사실, 저는 도쿄대학교 석사 과정에 합격했었어요. 그런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학업을 계속할
“조언이라고?” 피가 머리끝까지 솟은 양주성은 유가휘의 말을 듣고 기분이 몹시 언짢아졌다. 그래서 그는 차갑게 소리쳤다. “유가휘, 네가 한 말을 기억해 둬. 조금 뒤에 홍 대표님이 오면, 이 자식을 위해 변명이나 하지 말라고!”오늘 시후가 자신을 무시한 것은 양주성에게는 커다란 치욕이었다. 그리고 그가 이토록 분노한 이유는, 결국 그동안 홍콩에서 쌓아온 자신의 지위 때문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이곳에서 군림하며 살아왔고, 평소 그와 교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일반인들이 보기에 유명한 스타들이었다. 본디 연예인의 사회적 지위는 일반인에 비해 훨씬 높았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대부인 그는 더 높은 존재였다. 광적인 팬들은 막대한 돈과 시간을 들여야 겨우 스타와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으며, 심지어 악수할 기회조차 없었다. 그러나 양주성은 오랫동안 톱스타들에게 아부를 받고 존경받으며 떠받들어지는 삶을 살아왔기에, 오늘 시후에게 이런 모욕을 당한 것은 그에게 있어 수십 년 만에 경험한 일이었다. 바로 그 때문에, 그는 더욱 수치심과 분노에 휩싸였던 것이다.반면, 유가휘는 한숨을 내쉬었다. 양주성이 끝까지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려 하자, 그는 더 이상 설득하는 것을 포기했다. 그때, 자신을 ‘설윤아’라고 소개했던 여성이 긴장한 표정으로 시후에게 말했다. “선생님, 저 때문에 양 대표님과 다투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이건 당신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입니다. 난 원래 이런 위선적인 인간들을 극도로 싫어해요. 내 눈에는 이런 인간의 탈을 쓴 짐승들 보다 오히려 도쿄 거리를 활보하는 폭주족들이 더 낫다고 보니까. 적어도 폭주족들은 가식적이지 않거든.” 그런 뒤 시후는 그녀를 보며 물었다. “이름이 설윤아라고 했죠?”여성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제 본명은 설수아예요.... 양 대표님이 제 본명으로는 절대 뜰 수 없다고 해서 설윤아로 이름을 바꿔 주셨죠.... 예전에 이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사람
여자 연예인들은 말할 것도 없이, 오히려 필사적으로 조폭들과 가까워지고 싶어했다. 심지어 몇몇 남자 연예인들조차도 출세를 위해 남색을 좋아하는 늙은이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경우도 있었다. 양주성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거물로서 홍원산과 수십 년간 친분을 쌓아왔다. 홍원산은 그를 이용해 연예계에서 돈을 빨아들였고, 양주성은 홍원산을 이용해 자신의 절대적인 위상을 공고히 했던 것이다. 두 사람은 최고의 협력 관계였고, 수십 년간 긴밀하게 협력해왔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는 가장 먼저 홍원산을 떠올리며, 직접 그를 불러와 시후에게 '폭탄'을 터뜨려 줄 생각이었다.그 시각.홍원산은 자신의 럭셔리한 저택 내 욕실 거울 앞에 서 있었다. 그는 어젯밤 믿을 만한 의사들을 불러 찢어진 입 양쪽을 꿰매었지만, 상처는 여전히 처참했고, 그는 극도로 초췌해 보였다. 게다가, 시후의 요구대로 그는 곧 자신의 모든 재산과 부동산, 차량을 기부해야 했다. 그는 마음속으로 그 요구를 백 번도 더 거부하고 싶었지만, 감히 시후의 뜻을 거스를 수 없었기에 곧 마스크를 쓰고 일을 처리하러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때, 갑자기 양주성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바로 전화를 받고는 "양 대표, 무슨 일이야?"라고 물었다.양주성은 급히 말했다. "홍 대표님, 부탁드릴 일이 있습니다!"그러자 홍원산은 "양 대표, 우리 사이에 그런 말이 필요 있나. 무슨 일이든 말해봐."라고 답했다.양주성은 시후를 힐끔 쳐다보며 이를 갈고 말했다. "지금 유가휘 사장 사무실에 있는데, 여기 내게 막말을 퍼붓고 모욕을 주는 젊은 은 비서라는 놈이 있습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습니다. 홍 대표님, 제발 이 놈을 혼내주십시오!""성이 은 씨라고?!" 이 말을 들은 홍원산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으며 그는 반사적으로 물었다. "확실해? 그 놈의 성이 은 씨라고?!""맞습니다!" 양주성은 시후를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한국에서 온 놈입니다!"홍원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마
양주성의 질문에 시후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널 보고 말하는데, 당연히 너에게 하는 말이지. 이걸 굳이 물어야 해? 머리에 대체 뭐가 들었나?""이런 젠장!" 양주성은 순간 분노를 참지 못하며, 이전의 점잖은 태도를 버리고 이를 갈며 소리쳤다. "이 자식이! 고작 회사의 비서 주제에 감히 나에게 그런 식으로 말해?! 네가 내가 홍콩에서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누군지 알고는 있다. 찌라시에서 네 늙은 얼굴을 몇 번 봤거든. 그렇지만 난 네 배경 따위는 알고 싶지도 않아. 내가 지금 알고 싶은 건, 이 여자를 강제로 이렇게 입힌 게 맞느냐는 거야."양주성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런 씨, 내 회사와 계약한 연예인은 내가 키우는 개나 다름없어! 내가 시키는 대로 입어야 하고, 내가 시키는 대로 움직여야 한다고! 그런데 네가 뭔데 나에게 따지는 거냐?!"시후는 가볍게 웃으며 그를 무시하고 유가휘를 바라보며 물었다. "회장님, 당신 친구들은 원래 이렇게 건방집니까?"유가휘는 겁에 질려 온몸이 떨렸다. 그는 황급히 양주성에게 말했다. "양 대표, 너...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어서 은 비서님께 사과드려!"양주성은 어이없다는 듯 유가휘를 삿대질하며 물었다. "뭔 소리야? 나를 욕하는데, 날 더러 사과하라고?! 유가휘, 네가 돈은 나보다 많을지 몰라도, 사회적 지위로 보면 나도 너에게 절대 밀리지 않아! 너는 그냥 해운 회사의 도움이 필요하고 이 꼬맹이에게 아부를 떨어야 하는 거겠지만, 나는 아무 상관없어! 난 이 자식한테 한 푼도 안 받았다고! 근데 내가 왜 이 자식한테 허리를 숙여야 하지?!"유가휘는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극도의 초조함이 서려 있었다. 그는 시후의 배경을 말할 용기가 없었지만, 그 때문에 양주성은 더욱 분노하고 있었다.유가휘가 말을 잇지 못하는 사이, 양주성은 시후를 노려보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이 자식아, 가서 좀 들어봐라! 홍콩에서
유가휘는 시후의 반응을 보고 그가 이런 스타일의 여성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곧바로 두 번째 여성에게 말했다. “너, 얼른 은 비서님께 인사드려.”그러자 여성은 다소 주저했지만, 양주성이 옆에서 헛기침을 하자 온몸을 움찔하며 어쩔 수 없이 용기를 내어 시후 앞에 다가가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은... 은... 은 비서님 안녕하세요... 저... 저... 저는 서... 설윤아라고 합니다...”유가휘는 불만스럽게 말했다. “은 비서님께 인사를 드리라 했는데, 눈도 못 쳐다보는 건 도대체 무슨 예의냐?”그러자 여성은 겁에 질려 얼른 고개를 들어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너무 놀라 말을 잇지 못하며 무심결에 외쳤다. “아니! 어떻게 당신이 여기에?!”시후도 그녀를 알아보았다. 예전에 자신이 일본에 갔을 때, 도쿄대 근처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던 그 한국인 여성이었던 것이다. 그녀 역시도 조금 전의 여성처럼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있었다. 이에 시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당신 일본에서 공부 중이지 않았나요?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유가휘는 깜짝 놀라 물었다. “은 비서님, 이 여성을 아십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하게 말했다. “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습니다.”그러자 여성은 몹시 부끄러워하며 대답했다. “저... 저... 지난 달에 졸업했어요... 원래는 일본에 남아 석사를 준비하려 했지만, 양 대표님께서 저와 계약을 하고 앨범을 내주신다고 하셔서 이렇게 홍콩으로 오게 됐어요...”시후는 다소 꾸짖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노래를 부를 거라면 제대로 잘 부르고, 작곡을 잘 하면 되는 거지. 그리고 앨범을 내고 싶다면 진지하게 준비해야 하고. 그런데 이렇게 입고 이곳에 온 게 앨범 활동의 일부라도 된다는 겁니까?”그러자 그녀의 눈가가 붉어졌고, 설윤아는 초조하게 옷깃을 여미며 두 다리를 최대한 모았다. 그러면서 그녀는 매우 부끄러운 듯이 흐느끼며 말했다. “죄송해요, 은 비서
곧 안경을 쓴 지적인 중년 남성이 두 명의 젊은 여성을 데리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두 여성은 긴장한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조심스럽게 서 있었다. 양주성은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소파에 앉아 있던 유가휘를 발견하고는 반갑게 웃으며 말했다. "가휘! 내가 이번에 새로 계약한 신인 두 명을 소개해 줄게!"유가휘는 손을 흔들며 웃었다. "잠깐! 그보다 먼저 너에게 젊고 유망한 친구 한 명을 소개해 주지!" 그러면서 그는 공손하게 시후를 향해 말했다. "은 비서님, 괜찮으시다면 제가 당신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양주성은 처음에 사무실에 들어왔을 때 시후의 뒷모습만 보며 속으로 원래 사람이 이렇게 무례한 스타일인지 의아해했다. 손님이 들어왔으면 고개도 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살짝 불쾌한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가휘가 그를 ‘비서님’이라고 부르며 극존대하는 것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그가 뭔가 대단한 인물이 분명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자 양주성은 즉시 얼굴에서 불쾌한 기색을 지우고, 유가휘 앞으로 다가가 공손한 태도로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시후가 겨우 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젊은 청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더욱 깜짝 놀랐다. 그러자 양주성은 즉시 아부하듯 말했다. "아니, 아니, 은 비서님 이렇게 젊으신데 유능하기까지 하시다니! 정말 예상 밖입니다!"시후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양주성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양 대표님, 아직 저에 대해 아는 것도 없으면서 어째서 제가 유능하다고 단정 짓는 겁니까?"양주성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저는 가휘를 아주 잘 압니다. 가휘가 은 비서님을 손님으로 극진히 모신다는 것 만으로도, 분명히 보통 인물은 아니실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죠!"유가휘는 웃으며 양주성에게 시후를 소개했다. "주성이, 은 비서님은 TS Shipping의 회장 비서님이시네. 이번에 홍콩에 오신 것은 나와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서지."양주성은 그 말을 듣자 속으로 살짝 비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유가휘를 따라 그의 사무실로 향했다. 흥미로운 점은, 사무실로 가는 길에 만난 직원들이 전부 같은 복장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성들이었다는 것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이 층에서는 남성 직원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이에 시후는 흥미로운 듯 물었다. "회장님, 어째서 직원들이 전부 여성입니까?"“보기 좋잖아요!” 유가휘는 웃으며 대답했다. "제 직원들은 대부분 승무원이나 미스 홍콩 출신들입니다. 키는 전부 175cm 이상이고, 나이는 28세 이하이지요. 나는 그녀들에게 급여를 두 배로 지급합니다. 하지만 특별한 역할을 맡길 필요는 없어요. 그저 이렇게 예쁘게 차려 입고 나에게 인사하고,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 충분하지요." 그러면서 그는 혹시라도 오해를 살까 봐 서둘러 덧붙였다. "은 비서님! 제가 말하는 '서비스' 라는 건 절대로 다른 의미가 아닙니다. 오로지 순수하고 정상적인, 건강한 서비스를 뜻합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제가 오기 전에 회장님의 스타일에 대해 어느 정도 들었으니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유가휘는 살짝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하하,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오해를 많이 받아왔습니다. 은 비서님께서도 혹시 이상한 소문을 들으셨더라도 전부 믿지는 말아 주십시오.""네 알겠습니다." 시후는 가볍게 응답하며 그의 사무실 소파에 앉았다.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화제를 바꿨다. "회장님,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시죠. TS Shipping과 어떻게 협력하고 싶으신 겁니까?"유가휘는 시후가 예상보다 빠르게 본론을 꺼내자 황급히 태도를 바꾸며 말했다. "아, 네! 은 비서님. 상수리에도 해운 회사가 하나 있긴 합니다만, 운영이 썩 잘되지 않아서 많은 운송력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TS Shipping과 깊이 협력하여 TS Shipping이 감당하지 못하는 물량을 우리 쪽에서 일부 맡고 싶습니다."시후는 차분하게 말했다. "그런 협력 자체는 당
시후의 질문을 듣고, 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은 비서님, 미경이의 가장 큰 문제는 말입니다.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시후는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당신이 먹자골목을 철거하는 것과 미경 씨가 연애를 안 해본 게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유가휘는 서둘러 대답했다. “보십시오. 미경이는 올해 벌써 24살입니다. 이제 곧 결혼을 생각할 나이이가 될 텐데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죠. 그러다 보니 감정적으로 늘 공허함을 느끼고, 그 심리로 인해 과거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겁니다. 이제 24살이나 되었는데도 여전히 매일 먹자골목에 가서 밥을 먹고, 그곳의 상인들과 어울리는 걸 보면 알 수 있죠. 이건 그 녀석이 아직도 어머니를 추억하는 감정적 공허함을 채우고 있다는 겁니다." 유가휘는 시후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지금 가장 좋은 해결책은, 그 녀석이 빨리 성숙해지고, 진정한 사랑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한 번 사랑에 빠지면, 감정적 공백은 사랑하는 남자가 대신 채워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먹자골목도 더 이상 그 녀석에게 그렇게 중요한 장소가 아니게 될 겁니다."시후는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회장님, 미경 씨의 말에 따르면, 이 먹자골목은 원래 당신이 그녀에게 선물한 거라고 하던데요? 그러니 엄밀히 따지면 미경 씨의 소유라는 건데, 철거와 재개발은 당연히 그녀의 동의를 먼저 구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유가휘는 시후가 유미경을 옹호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하지만 그는 전혀 불쾌해하지 않고, 오히려 속으로 무척 기뻐했다. 그래서 그는 시후를 바라보며 매우 진지한 태도로 약속했다. "은 비서님, 안심하십시오. 이 문제는 반드시 미경이의 동의를 얻고 진행할 것입니다. 게다가 저는 당장 철거하고 재건축할 생각도 없습니다. 최선은 그녀가 자신의 반려자를 만나고, 가정을 꾸린 후에 그 아이의 의견을 다시 묻는 것이죠." 그러면서 유가휘는 일부러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한 가지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