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룡이, 보스가 왔다!이분이라니? 누굴 말하는 거지?룸으로 성큼성큼 들어온 이화룡은 박복만의 가슴팍을 걷어차 날려 버렸다. "이 병신아, 사람을 몰라봐도 유분수지! 시발 너 이 새끼 죽었어!"이화룡은 미친 듯이 박복만을 걷어차면서 욕을 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서 기세등등하던 박복만이 바닥에 웅크리고 얻어맞고 있다.여빈은 갑자기 전세가 역전된 상황에 황당했다.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이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당황했다. 우리가 사람을 잘못 건드려도, 제대로 잘못 건드렸다. 제 무덤을 판 건 다름 아닌 자기들이었다.!이화룡은 부하들에게 호통쳤다. "이 병신새끼들이 뭘 멀뚱히 서서 보고 있어! 당장 사과 드리지 않고!""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가 보스의 지인이신 것도 몰라보고, 용서해 주십시오!"남자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고 사과를 했다.박복만도 스스로 자신의 뺨을 때리며 사과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 무례함을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제 불찰로 선생님과 친구분들에게 이런 일을 겪게 해서 정말 면목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이화룡이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시후는 여빈을 힐끗 보더니 "그냥 아내의 친구한테 식사 대접하고 싶어서 왔어."라며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그러고 나서 혜준과 현우, 혜빈을 가리키며 "그리고 저 사람들은 내 친구가 아니고."라고 냉랭하게 말했다. 여빈은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결국 시후는 허세를 부린 게 아니었다. 그는 몇 달 동안이나 예약이 불가능한 헤븐 스프링스에 무려 VVIP 룸으로 예약을 해두었다.무엇보다도 예약을 한 사람이 유성파 두목인 이화룡이라는 사실이 쇼크였다!한때 자신도 시후를 깔봤던 것을 떠오르자, 그런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거렸다.한편 정신을 차린 혜준이 그들의 대화를 들었다.진짜로 은시후 저 루저 새끼가 유성파 보스랑 아는 사이라고? 그게 말이 돼?혜빈도 오빠 못지않게 충격을 받았다. 진짜로 은시후가 이화룡을 알고 있었다니
권여빈과 이태리 부회장이 계약한 입사일이 바로 다음 날로 다가왔다.헤븐 스프링스에서 나온 시후는 여빈을 그녀가 묵고 있는 호텔로 데려다 주고 돌아갔다.권여빈은 저녁 식사 때 있었던 일에 놀라워하면서도, 향후 자신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했다.이번에 서울로 온 그녀는, 외부적으로 엠그란드 그룹으로 출근한 것이긴 했지만, 사실 그녀의 어깨에는 무거운 짐이 지워져 있었다.서울로 오기 전, 그녀의 아버지는 서울 최고 재벌가인 LCS 그룹과 관련된 극비 정보를 알려줬다. 아버지에 의하면 LCS는 몇 년간 실종되었던 도련님을 드디어 찾았다고 했다. 게다가 집안으로 돌아온 도련님을 위해 엠그란드 그룹을 인수하여 경영을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그렇다면 이 말은.. LCS 그룹의 아들이 서울에 있고, 바로 엠그란드 그룹의 회장이 되었다는 건데..그녀의 집안은 서울에서 유명하긴 했지만, 서울에 숨겨진 재벌가인 LCS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그래서 그녀의 집에서는 엠그란드 그룹 도련님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틈을 타 권여빈이 미리 그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잡길 바랐다. 그래서 딸과 엠그란드의 도련님이 사귀기라도 해서, 양가의 결혼을 성사시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 될 테니 말이다.권여빈은 비록 이런 방식에 거부감을 느끼긴 했지만, 자신에게 집안을 일으킬 수 있는 막중한 책임이 주어졌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 책임이 자기 어깨에 지워져 있으니 소홀히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그녀가 외국에서 서울로 와서 엠그란드에 입사를 준비한 것은, 엠그란드의 그 신비로운 회장과 접촉할 기회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일단 접촉한 후에 그의 주의를 끌 방법을 강구할 그녀였다.권여빈의 미모는 서울의 상류사회에서도 단연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탑이었다.그녀는 자신의 외모·학식·능력, 그리고 얼음과 옥처럼 깨끗한 피부로 LCS 그룹 도련님의 주의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만약 정말 그와 결혼할 수만 있다면, 그녀의
권여빈은 감격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부회장님, 제가 회장님을 뵐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네요. 앞으로 회사 행정을 책임져야 하는데, 회장님 얼굴도 모르면 제가 실수할까 걱정이에요."이태리는 순간 그녀를 경계하기 시작했다.은시후는 이전에 권여빈을 눈여겨보라고 당부한 적이 있었다. 그녀가 벌써부터 은회장에 대해 캐묻는 것을 보니 호락호락하지 않을 듯한 상대였다. 이 예쁘장하게 생긴 아이는 도대체 무슨 속셈으로 멀리서 엠그란드를 찾아왔을까?그녀는 권여빈에게 말했다."회장님께서 회사에 오는 일은 드물지만, 만약 오신다면 소통은 저와 할 테니 필요하다면 저에게 이야기하세요.”권여빈의 얼굴에는 살짝 실망한 표정이 드러났지만, 그녀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부회장님.”이태리는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와 은시후에게 이 일을 보고했다. 은시후는 권여빈이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을 만나고 싶다고 한 일 때문에 그녀를 더욱 경계하게 되었다. 역시 나 때문에 그룹에 입사한 거야. 무슨 속셈이지? 나에게 다가오려고 하는 건 날 해치려는 건가, 유혹하려는 건가? 그녀가 품은 것이 어떻든 간에 은시후는 거부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가능한 한 그녀와의 접촉을 자제하고, 자신의 정체를 더욱 비밀리에 부치기로 했다. ******권여빈이 입사하던 날 밤, 시후의 아내 유나는 고급 호텔의 레스토랑을 예약해 두고 여빈에게 식사를 대접하려 했다. 시후는 유나의 남편이기 때문에 자연히 그 자리에 함께해야 했다. 은시후에게는 짜증스러운 상황이었다.권여빈과 거리를 두려고 했더니 저녁식사라니..짜증은 났지만 그는 어쩔 수 없이 준비를 마치고 유나와 함께 레스토랑을 찾았다. 그러나 은시후는 식당에 도착하고 나서야 유나가 예약한 곳이 샹그릴라 호텔의 스카이 가든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스카이 가든은 일반적으로 VIP만을 상대하기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도 대관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후가
아내가 말하는 것을 들은 시후는 마음 속으로 뿌듯함을 느꼈다.자신이 선택한 장소가 결혼 기념일에 분명 유나에게 기쁨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보였다.두 사람은 스카이 가든에 도착해서 예약된 자리를 찾아 갔다. 권여빈이 먼저 도착해 자리에 앉아있었다. “유나야~~~!”“여빈아~~~!”두 베프는 서로를 보자마자 포옹을 하며 깔깔댔다.두 사람은 한껏 들떠 손을 맞잡고 어릴 때 이야기를 하다 차츰 조용해졌다. 권여빈이 말했다. “야, 너 너무 돈 많이 쓰는 거 아니야? 스카이 가든에서 식사라니~!" 유나는 “권여빈이 왔다는데! 내가 돈 좀 쓰더라도 이런 데 와야지!”라며 씩 웃었다.“으이그~ 역시 내 베프 아니랄까 봐~!?”“사실, 여기 출입 권한이 없어서 엠그란드 이태리 부회장님에게 부탁해서 예약한 거야! 이건 부회장님 멤버십 카드고!"권여빈은 감탄하며 말했다. "스카이 가든은 확실히 다른 곳에 비해 출입 기준이 까다롭다니까. 다이아몬드 등급 정도 회원들만 출입할 수 있는 건가 봐?""응." 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나도 여기 처음 올라와 봐!" 권여빈은 웃으며 말했다. "진짜 고마워 유나야아~!"여빈이 또 다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아! 맞다. 내가 방금 여기 올라오다가 3일 뒤 스카이 가든 대관 안내문을 봤는데, 너도 봤어?""응." 유나가 말했다. “수상하단 말이지. 스카이 가든에서는 단 한 번도 대관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권여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한동안 유튜브에 재벌 관련 동영상이 떠돌아 다녔잖아~ 목걸이 하나 사려고 롤스로이스 십여 대랑 검은 수트 입은 수십 명을 데리고 1억이 넘는 현금을 들고 온 그 재벌 영상! 시후 씨도 혹시 동영상 보셨어요?"시후는 고개를 가로저었고, 유나는 "나 그 영상 봤어! 스케일이 어마어마 하던데?"라고 말했다.“영상 속 남자가 누군지 다들 짐작하고 있어.” 여빈이 말했다.“짐작은 무슨...?
이건 좀 곤란하다.먼저 안세진 부장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할 것 같다. 어떻게 하든지 내 신분을 노출시켜서는 안 된다. 식사를 하던 중 권여빈이 두 사람에게 물었다. “서울에 와서 우리 대학 동기들과 약속을 잡았는데, 이 참에 동창회를 하자고 묻더라고요? 어때요?”그러자 은시후가 말했다. “두 사람 동창 모임이죠, 전 안 나가는 게 좋겠습니다. “왜요?” 권여빈이 말했다. “우리가 대학 4년 모두는 아니어도, 1년은 같이 수업 들었잖아요!?” 당초 김영식 회장이 은시후를 거두기 전 유나에게 미리 소개시켜주기 위해 시후를 서울대학에 보냈고, 그녀와 대학 4학년 생활을 함께 했던 것이다. 둘은 대학 4학년을 졸업하자마자 바로 결혼했다。시후는 동기들과 1년 밖에 함께 수업을 듣지 않은 데다가, 대부분이 자신을 무시했고 친분도 없었다. 그렇기에 동창회라는 말을 듣고도 전혀 구미가 당기지 않는 그였다.다행히 유나도 동창회에 썩 가고 싶지 않아 하는 눈치여서 그는 마음이 놓였다. “나랑 시후 씨는 참석 안 할래. 졸업하고 애들이랑 연락한 적도 없는데 뭐.”권여빈은 다급한 듯 말했다. “이번에 해야 돼~~~! 이번에 김도훈이 레스토랑을 차려서 내일 개업한다잖아~ 그래서 애들 좀 불러서 대접도 할 겸 같이 밥 먹자는 건데.” 그러자 여빈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좋은 일인데, 안 가는 게 말이 되겠어?”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세 사람의 휴대전화가 동시에 울렸다. 카톡이 온 거였다. 카톡은 계속해서 알림창을 띄워 댔다.각자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보니, 김도훈이 단체방에 동기들을 초대했는데 족히 30명은 되어 보였다. 김도훈은 장문의 톡을 보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가 투자한 작은 레스토랑이 내일 정식 오픈 예정이며, 위치는 강남입니다. 혹시 가까이 있는 동기들이 계시면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 주시기를 바랍니다. 다들 그냥 가볍게 동창회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누군가 “잘 됐네, 우리 과 여신 중 한 명인
시후가 동창회에 참석하겠다고 대답하자 유나는 “도훈이 레스토랑을 오픈했다고 하니까, 우리 선물을 준비해야겠어요. 빈손으로 갈 수는 없죠.”라고 귀띔했다. 시후는 “내일 오전에 선물을 하나 사 올게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아! 나 내일 오전에 엠그란드 그룹에 갈 일이 있는데.”권여빈이 말했다. “내일 오전에 엠그란드에 온다고? 그럼 미팅 끝나고 나 보러 와! 점심 때 네 차 타고 도훈이 레스토랑 가면 되겠다!” “쏘리, 차가 없어서 말이지. 평소에 택시나 버스 타구, 가끔 남편이 스쿠터로 데려다 줘.” “뭐라고? 너 이사라며? 아직 차도 없어?” “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돈도 별로 못 벌었어~ 평소에 둘 소비하는 거랑, 우리 엄마 생활비도 드려야 되는데. 매달 수중에 남는 돈이 고작 몇 십인데 차를 살 돈이 어디 있냐?”“솔직히 난 버스가 편하고, 날이 좋을 때 남편이 태워주는 스쿠터도 좋아.”여빈이 말했다. “야.. 격식 차려야 될 때도 있는 거야. 지금 넌 WS 그룹 이사고, 엠그란드랑 직접 호흡을 맞춰서 합작품을 만들고 있는 거라고. 그런데 차가 없다? 너 분명 구설수에 오른다.” 시후도 여빈의 말이 옳다고 느꼈다. 아내는 그동안 너무 검소한 데다 번 돈은 대부분 장모에게 맡겼기 때문에, 정작 본인에게는 너무 야박했다. 장모는 돈만 받아먹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모은 돈은 말도 안 되는 곳에 투자해서 다시 돌려내라고 말도 못하고, 딸에게는 그저 스쿠터 한 대를 사주며 타고 다니라고 하는 사람이었다.아무래도 그는 아내에게 차를 한 대 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차가 있으면 일하기도 편할 것이고, 사업 관련 미팅을 할 때면 더욱 체면이 설 테니까.이렇게 마음먹은 그는 내일 아침 일찍 매장에 들러 보기로 했다. ******식사를 마친 부부는 여빈에게 인사를 한 후 함께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택시 안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에서는 샹그릴라 호텔의 스카이 가든 대관과 관련된 토크가 진행중
수많은 여성들은 이 소문을 듣고 부러워하고 질투를 해댔다.대체 어떤 여자가 이렇게 행복할 수 있는지 다들 의견이 분분했다. 하룻밤 만에 ‘억’ 소리 나는 스카이 가든 전체를 빌려 사랑을 전하려고 하다니! 많은 사람들이 어서 그날이 와 미스터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기를 바랐다.시후는 자신의 신원이 발설되지 않도록 안세진에게 거듭 분부했고, 가든 전체를 리모델링하며 어서 결혼기념일 당일이 되기를 고대했다. 이번 결혼 기념일에는 꼭 유나에게 잊지 못할 성대한 결혼식을 해줄 테니.. ******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시후는 아우디 매장을 찾았다. 그는 지난 번 박기사를 통해 받았던 카드를 가지고 있었다. 별로 쓸 곳이 없어 아직 남은 돈을 다 쓰지 못했던 그였다.그래서 이번 기회에 유나가 공개 석상에서 탈 수 있을 만한 고급 세단을 사주고 싶었다. 롤스로이스 한 대를 뽑아주면 좋지 않을까?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비싼 차를 사주면 유나에게 설명하기도 까다롭고, 유나의 소심한 성격으로는 차를 몰고 나가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아내에게 8천 만원 정도의 업무용 차를 사주기로 결심했다. 체면도 세우고, 크게 부담스럽지도 않고, 실용적이기까지 하니 긁히거나 사고가 나도 그렇게 아깝지는 않을 정도로.아우디 A6 정도면 적당하지 않을까 싶었다. 체면도 서고 비즈니스용으로 아내에게 잘 어울려 보였다. 아우디 매장에 도착한 시후는 스쿠터를 세워 두고 매장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에 있던 매니저 두 명이 손님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즉시 일어나 그를 맞이하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한 여자가 급히 “뭐야, 저 사람? 스쿠터나 타고 온 걸 보니 에어컨 바람이나 쐬고 와이파이 공짜로 쓰려고 온 것 같으니까 따로 상대할 필요 없다고.”작은 스쿠터를 타고 왔다는 말에 매니저들은 순식간에 관심이 사라졌다. 요즘 날씨가 더우니 가난뱅이들이 에어컨을 쐬러 매장에 들어온다. 어떤 얌체 같은 것들은 차안에 타서 들어가면
시후는 별달리 화를 내지 않고 웃으며 되물었다. “그러면 당신이 이 차를 팔면 얼마를 벌 수 있지?” 딜러는 “200만 원을 벌 수 있지. 뭘 물어?”하고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시후는 “그래, 그렇다면 당신은 그 돈을 벌 기회를 잃었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말을 마친 시후는 몸을 돌려 매장을 나섰고, 때 마침 매니저가 매장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명패에는 김하원이라는 이름이 쓰여 있었다. 그것을 보고 시후는 그에게 “당신이 이곳의 책임자입니까?”라고 물었다.“맞습니다.” 김하원은 “무엇을 원하십니까?”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는 아까 그 딜러를 가리키며 “제 생각에 저 딜러는 이곳에서 퇴출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저 사람을 계속 썼다가는 당신의 매출만 지체될 뿐이니까요.”라고 말했다. 딜러는 시후의 말을 듣자마자 급히 달려와 말했다. “팀장님! 헛소리하는 거예요. 믿지 마세요. 이 사람 정신병이라고요. 그냥 에어컨 바람이나 쐬러 오는 찌질이라고요!” 시후는 “내가 찌질이인지는 두고 보면 되겠죠.”라며 웃었다.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문을 나서 바로 옆 BMW 전시장으로 향했다. BMW 매장에 도착하자마자 시후는 그 중에서 제일 좋아 보이는 BMW M760을 보았다. BMW 7시리즈 중 최고로 BMW에서 가장 비싼 차종이었다. BMW M760은 12기통 엔진으로 파워풀하기도 하고 내부도 럭셔리 했다.아우디 그 멍청한 딜러 놈들이 자신을 무시하지 않았던가. 좋아, 그럼 BMW를 한 대 사서 보여주지.어차피 돈도 많으니까!마음먹은 그는 BMW 딜러를 한 명 불렀다. “이 M760. 바로 몰고 갈 수 있나요?” “아.. 사장님 이 차는 오늘 막 전시된 차량입니다. 정말 사시겠어요?” “네.”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농담하는 거 아닙니다. 카드 결제요. 갑시다!”“네? 지금 이 모델은 2억 3천만원이에요!” 딜러는 순간 어리둥절했다. 차를 판매한 지도 오래됐는데, 갑자기 매장으로 그냥
한 경찰관이 곧바로 앞으로 나와 큰 소리로 경고했다. “배한빈 씨, 만약 계속 현장을 떠나지 않고 파손을 지속하신다면, 강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배한빈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감히 누가 나를 건드릴 수 있나 보자고!”경찰들 역시 그의 신분을 알고 있어, 그가 분노하자 함부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다.제이크 한은 몸을 돌려 말문을 열었다. “좋습니다, 배한빈 씨. 그렇게 고집을 부리신다면 여기 그대로 계십시오.”배한빈은 제이크 한이 마침내 한 발 양보하자 마음이 조금 풀렸다. 오늘 밤 내내 그에게 억압당하고 있던 터라 굉장히 답답했는데, 이제서야 한 번 이긴 기분이었다. 그러자 그는 냉소를 지으며 거만하게 말했다. “제이크 한, 이번엔 당신을 현명하다고 인정해 주지!”제이크 한은 그의 거만함에 화내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배한빈 씨.. 이렇게 큰 사건이 터졌으니 우리는 대중에게 알릴 의무가 있습니다. 잠시 후 여러 언론사들이 이곳에 와서 보도를 할 테니, 그때 가서 기자들과 잘 얘기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절대 이곳을 떠나지 마십시오. 잠깐의 기자회견을 준비할 테니 특별 게스트로 출연하시면 됩니다.” 이 말을 듣자 배한빈은 속이 완전히 뒤집어졌다. 사실 그는 꼭 여기에 머무르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그저 제이크 한이 자신을 내쫓으려 해서 반발심이 생긴 것뿐이었다. 그런데 제이크 한이 여기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하다니! 배한빈으로선 세상 사람들에게 아들이 납치당했다는 사실을 공개할 생각은 꿈에도 없었다. 이런 치욕을 어찌 견디겠는가? 그래서 그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나한테 여기서 허송세월 할 시간이 어디 있겠어!! 당신이나 기자회견 하시고, 난 아들을 찾으러 가겠어!”제이크 한은 냉소를 지으며 비꼬았다. “뭐죠? 내가 가라고 하면 억울하다고 하더니, 갑자기 본인이 제 발로 떠나겠다고 하는 건 무슨 의미입니까?”배한빈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가고 싶으면 가고, 있고 싶으면 있는 거지
제이크 한은 배한빈을 늘 탐탁지 않게 여겼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배한빈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배한빈의 아버지 배해산이 권력을 빼앗으려 했다는 소문을 들어서였다. 제이크 한은 페이셔스 그룹의 원로인 배원중 회장을 존경했기에, 배해산과 그의 아들 배한빈 부자를 경멸했다.반면, 배한빈이 제이크 한을 건드리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제이크 한이 워낙 명망 높은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심지어 백악관에서도 높이 평가 받는 정치적 지위를 가지고 있었고, 미국 내에서는 존경받는 인물이었다. 특히, 10년 동안 이어진 연쇄살인 사건을 해결해 현직 대통령에게 표창을 받은 인물로, 커뮤니티에서 거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만약 그가 무슨 일이라도 당한다면, 미국의 국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컸다. 이 때문에 배한빈은 제이크 한을 함부로 건드릴 수 없었고, 만약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한다면 페이셔스 그룹 역시 큰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이때 제이크 한은 배한빈을 바라보며 냉담한 어조로 말했다. "배한빈 씨, 지금 당신의 아들이 실종 상태이긴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오늘 벌어진 일들에 있어서 당신의 아들이 무고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는 주위를 둘러보며 차갑게 덧붙였다. "당신은 똑똑한 사람일 테니 스스로 잘 생각해 보시죠. 그냥 단순한 자선 행사인데, 당신의 아들이 굳이 이렇게 복잡하게 일을 벌일 필요가 있었을까?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게 분명하지 않나요?"배한빈은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비록 남을 깔보는 성격이었지만, 그 역시도 똑똑한 편이었다. 그래서 배한빈은 뭔가 아들이 일을 이 정도로 과하게 벌인 것이 확실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가장 수상한 점은 제이크 한이 언급한 것뿐만 아니라, 사건의 성격 자체가 비정상적이라는 것이었다. 배한빈은 그의 아들 배호영이 평소에 자선 활동에 큰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가족이 자선 행사를 열 때마다 배호영은 참여조차 꺼렸는데,
잠시 멈칫한 후, 제이크 한은 다시 말했다. “오늘 밤 이곳에 있는 모든 직원들을 전부 조사할 것이며, 인원이 줄어들지 않았는지 특히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한다. 각 직원들이 서로를 확인하여 누가 빠졌는지 알아내도록 해!”사람들은 즉시 지시에 따랐고, 제이크 한은 이어 시후에게 말했다. “당신들은 현장에 있던 간접적인 증인이니, 비록 직접 목격자는 아니지만 사건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잠시 후 경찰차를 타고 함께 경찰서로 가서 진술서를 작성해 주시면 좋겠습니다.”시후는 대답했다. “혜리 씨는 공인이라 경찰서를 드나들었다는 소문이 퍼지면, 언론에서 어떻게 허위 기사를 만들어내 눈길을 끌지 모릅니다.. 그러니 그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시후는 제안했다. “일단 저희들이 먼저 호텔로 돌아가면 어떻겠습니까? 진술서가 필요하시면 호텔로 오시면 되고요. 그렇다면 저희도 성심껏 협조하겠습니다.”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좋겠군요. 현장 조치가 끝나면 호텔로 방문하겠습니다.”시후는 “그럼 지금 나가도 되나요?”라고 물었다.“물론입니다.”그러자 옆에서 배한빈이 불만스럽게 말했다. “내 아들은 아직 행방불명 상태야! 내 아들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아무도 여길 떠날 수 없어!”시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뭐 때문에요?” 그러고 나서 그는 더 이상 배한빈과 대화하지 않고 바로 제이크 한을 향해 말했다. “경감님, 저는 이번 사건이 사전에 계획된 음모라고 강하게 의심합니다. 특히 페이셔스 그룹이 크게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배한빈은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 “뭐라고?!”시후는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페이셔스 그룹이 크게 의심스럽다고요!”배한빈이 화가 나서 뭔가 소리치려던 찰나, 제이크 한이 매우 진지하게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시후는 진지하게 설명했다. “이번 일 자체가 매우 이상하니까요. 페이셔스 그룹의 그 젊은 도련님이라는 자가 혜리 씨를 자선 파티에 초대했고, 혜리 씨가 특
시후는 배한빈의 극도로 적대적인 시선을 느끼고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가 보기에 이 남자는 배원중과 닮은 점이 많아 보였다. 방 안에서 들은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시후는 이 사내가 바로 배호영의 아버지, 바로 배한빈임을 확신했다.현재 배한빈은 극도로 화가 난 상태였다. 그는 시후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바로 따져 물었다. "아까 내가 문 열라고 했을 때, 왜 열지 않았지?"시후는 약간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신을 몰라서죠. 당신이 누구인지 내가 어떻게 압니까? 이렇게 긴급한 상황에서 경찰이 아닌 사람을 내가 믿을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배한빈은 답답한 듯 말했다.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배한빈이라고 한다. 내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는 건가?"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나는 얼마 전에 한국에서 왔고, 당신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게다가,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아들을 찾는 것이지 여기서 나에게 위세를 부릴 필요는 없지 않나요? 그럴 시간에 아드님의 행방을 찾는 게 더 나을 겁니다.""너..!?" 배한빈은 너무 화가 나서 할 말을 잃었다. 그러나 그는 분노를 억누르며 이를 악물고 물었다. "방금 전에 뭘 봤는지 어서 말해!"시후는 냉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미안하지만, 이 일에 대해 나는 법적 권한을 가진 경찰에게만 이야기하겠습니다. 당신에게는 말할 수 없습니다."배한빈은 평생 동안 자신을 이렇게 대하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었기에 순간적으로 이 젊은이를 당장 보디가드에게 명령해 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제이크 한이 옆에 있음을 떠올리자 화를 참아야 했다.이때 제이크 한이 시후를 보며 물었다. "젊은이, 나는 뉴욕 경찰청의 경감입니다. 나에게 본 것을 말해줄 수 있습니까?"시후는 바닥에 쓰러진 시체 일곱 구를 가리키며 얼굴을 찌푸린 채 말했다. "뭘 봤겠습니까? 당연히 문을 열자마자 죽은 사람들을 봤겠죠! 미국에 오기 전에는 치안이 정말 좋은 줄 알았는데, 문을 열고 보니 죽은 사람들이 잔뜩 있
배한빈은 아들이 이 기회를 이용해 혜리를 만나려 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아들이 평소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번 행사를 준비했던 이유가 그녀를 겨냥한 것이 아닌가 짐작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일본 닌자들이 그 틈을 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었다. 그래서 그는 혹시 혜리가 이 사건과 연관이 있는지, 아니면 그녀가 배후에서 이 모든 일을 주도한 건 아닌지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그래서 호텔 책임자에게 말했다. “혜리에게 문을 열라고 해. 물어볼 말이 있다.”호텔 책임자는 급히 말했다. “대표님, 조금 전 혜리 씨의 측근이 경찰이 올 때까지는 문을 열지 않겠다고 전했습니다.”“뭐?!” 배한빈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모르는 건가? 여기가 우리 페이셔스 그룹의 영역이라는 것을?!” 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VIP실 문에 발길질을 하며 소리쳤다. “문을 여시죠!”그러자 안에서 시후가 말했다. “우리는 경찰과만 이야기하겠습니다. 관계없는 사람은 저 멀리 물러서세요! 그리고 무례한 자는 더 멀리 떨어지십시오!”배한빈은 이를 듣고 곧바로 격노했다. 지금 자신의 아들이 실종되어 이미 속이 뒤집힌 상태인데, 모르는 녀석이 문 뒤에서 자신을 조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화를 참지 못하며 소리쳤다. “감히 나에게 그렇게 말하다니, 내가 누군지 알고는 있나?”시후는 경멸스럽게 대답했다. “당신이 누군지는 모르겠고 알고 싶지도 않아. 당신이 말을 알아들을 수 있으면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지도록 해. 우리는 경찰과만 이야기하겠어. 다른 사람은 대통령이라도 소용없다고!”배한빈은 화가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어디에서든 항상 최고라고 존중 받는 자신이 지금 무명의 남자에게 무시당하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이를 갈며 말했다. “네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이곳에서 본 모든 것을 고스란히 말하는 것이다. 경찰 같은 것은 필요 없어! 이곳은 페이셔스 그룹의 영역이다. 뉴욕 경찰 따위가 감히?!”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한 중년 남자가 불쾌한 목소리
'일본 닌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배한빈의 첫 번째 생각은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전에 부하들에게 일본 닌자들을 처리하라고 지시한 경험이 있었고, 따라서 그의 생각에 일본 닌자는 결코 페이셔스 그룹에 맞설 엄두조차 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배한빈의 아들을 납치한다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그래서 배한빈은 나동오를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정말 일본 닌자가 맞아?”“확실합니다!” 나동오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수리검 같은 무기는 일본인이 아니면 쓰지 않고, 이런 즉사성 독약 역시 그들만 쓰는 무기입니다.”배한빈은 냉정하게 말했다. “이런 투척 무기와 즉사성 독약을 쓰는 이들이 없다는 말인가?”나동오는 서둘러 말했다. “대표님, 물론 예전에 한국에서도 중국에서도 이런 무기를 쓰는 이들이 있었지만, 그것은 옛날 이야기입니다. 과거에는 이런 것들이 존재했지만, 시간이 흐른 후 사실상 이런 비열한 암살 무기는 이제 더 이상 무술계에서는 볼 수 없습니다.” 그는 이어 말했다. “사실 20세기 이후 전 세계가 검과 창 같은 무기 제거 열풍에 휩싸였지만, 유독 일본 닌자들은 그 전통을 유지해왔습니다. 그래서 이 무기는 이제 그들만 사용하고 있지요.”배한빈은 매우 화가 난 표정으로 이를 악물고 자신의 비서에게 지시했다. “즉시 집에 연락해서 보낼 수 있는 인원들을 전부 파견해. 닌자들을 반드시 찾아내고, 호영이를 무사히 데려와야 해!” 그리고는 덧붙였다. “그리고 뉴욕의 모든 조직과 단체에 통보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자에게는 정보의 가치를 따져 1천만에서 5천만 달러까지 보상하겠다고. 만약 누군가 내 아들을 구출해 준다면 1억 달러로 보상하고, 아들을 구함과 동시에 닌자들을 체포한다면 2억 달러를 보상하겠다고!”비서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곧바로 진행하겠습니다!”배한빈은 다시 자신의 보디가드 장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장 선생, 당신과 당신의 형제들도 도와 호영이를 구할 수 있는
말을 마친 후, 시후는 다시 말했다. "혜리 씨의 안전을 위해 지금부터 이 문은 닫겠습니다. 경찰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열지 않을 것입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시후는 방 문을 쾅 닫았다.그 시각, 혜리와 계약을 맺은 보안 회사의 외부 보디가드들도 이 소란을 듣고 달려왔다. 그들은 6명의 동료가 사망한 모습을 보며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고, 호텔 측에 설명을 요구했다.호텔 책임자가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왔으나, 그 역시도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간신히 침착함을 유지하며 보디가드들을 진정시키려 했다. 사건이 경찰에 보고되고 소문이 퍼지면 페이셔스 그룹의 큰 치부가 될 수 있기에, 그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책임을 지기 어려웠다. 하지만 다른 미국인들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곧바로 911에 신고했다. 호텔 책임자는 상황이 완전히 통제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재빨리 사람들 사이에서 빠져나와 배호영의 아버지인 배한빈에게 연락을 취했다.그 시각, 배한빈은 맨해튼의 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몇몇 사업 파트너들을 접대하고 있었다. 아들이 실종되었고, 그것도 자신의 호텔에서 실종되었다는 소식에 그는 크게 충격을 받았다. 거리는 호텔과 5km도 채 되지 않았지만, 배한빈은 헬기를 타고 빠르게 현장으로 향했다.뉴욕 경찰국 NYPD 역시 WF 호텔에서 일어난 7명 사망 사건의 신고를 접수하고는 대규모 경찰 병력을 현장으로 파견했다. 그와 동시에 고위급 인사들이 경찰 헬리콥터를 타고 사건 조사를 주도하기 위해 현장으로 향했다.몇 분 뒤, 배한빈은 불안한 얼굴로 현장에 도착했고, 호텔 책임자는 직원들과 함께 그를 맞이하며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대표님, 잘못했습니다. 벌을 주십시오.."배한빈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손을 들어 책임자의 뺨을 때리고는, 아주 어두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말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호텔 책임자는 거의 울먹이며 말했다. "대표님, 저도 구체적인 상황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호영
뉴욕 한인회의 회장인 김사년이 연설을 막 끝내고 배호영에게 연설을 부탁하려던 순간, 현장에 갑작스러운 소란이 발생했다.페이셔스 그룹의 부하들과 호텔 직원들이 시후의 외침 소리에 이끌려 그쪽으로 몰려가자, 그들은 충격적인 광경을 마주하게 되었다. 혜리를 보호하던 6명의 보디가드가 현장에서 즉사했고, 배호영의 비서 손진호 역시 처참하게 죽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배호영 본인은 행방 불명된 상태였다.배호영의 몇몇 보디가드는 겁에 질려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그들은 도련님이 페이셔스 그룹이 관리하는 호텔에서 실종될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그 중 보디가드 중 한 명인 나동우라는 중년 남성은 배원중의 경호원인 원서훈의 조카로, 배호영의 안전을 담당하는 무술 고수였다. 하지만 배호영은 그를 자신의 사람으로 여기지 않았기에, 그를 여러 가지 이유로 쫓아내곤 했으며 종종 계획을 바꿔 그를 따돌리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동우는 배호영에게 불만을 품게 되었고, 결국 원서훈에게 자신을 대신할 다른 사람을 보내 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원서훈은 그의 요청을 들어주기로 했지만, 당분간 인내심을 가지고 자신이 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만 참아 달라고 당부했다. 오늘의 자선 만찬 행사에서도 나동우는 배호영을 가까이서 보호하려 했으나, 배호영이 그를 연회장에만 머물게 했고 한 발자국도 나가지 말라고 지시했다. 만약 큰일이 났다는 소식을 듣지 않았다면 그는 경솔하게 연회장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나동우는 VIP실 앞에 급히 도착했고, 현장에 있는 시신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한눈에 이 시신들에 꽂혀 있는 단검이 닌자들의 전용 무기임을 알아챘다. 그는 즉시 물었다. "누가 이곳을 가장 먼저 발견했습니까?"문가에 서 있던 시후가 대답했다. "제가 발견했습니다!"나동우는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자세히 말해 보세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시후는 그의 강경한 태도에 한 발 물러서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맞받아쳤다. "당신들이 감히 우리
배호영은 닌자들이 대체 뭘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지금 당장 혜리를 이렇게 보낼 수는 없었다. 혜리를 보내면 다시 이런 기회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손진호에게 말했다. "가자, 같이 가보자고!"지금 배호영의 머릿속에는 어떻게든 혜리를 붙잡아 놓고, 그 후에 닌자들에게 연락해 사태를 수습할 방법을 찾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것이 자신을 겨냥한 함정일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곳은 자신의 페이셔스 그룹이 운영하는 장소였기에 자신의 영역 안에서 위험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손진호와 함께 급히 VIP실로 걸음을 옮겼다.배호영이 VIP실에 도착하자, 혜리가 시후를 포함한 사람들의 동행 하에 VIP실 문 앞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혜리를 보자마자 물었다. "아니, 혜리 씨! 왜 그러시는 겁니까? 갑자기 아무 말도 없이 떠나시려고요? 제가 곧 무대에 올라 인사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 그때 혜리 씨를 특별 게스트로 소개할 예정이었어요. 혜리 씨가 지금 떠나시면 제가 무대에서 체면이 서지 않는데...."혜리는 말없이 그를 분노에 찬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그 눈빛은 배호영을 움찔하게 만들었다.그때, 시후가 냉소하며 말했다. "배호영 씨, 무대에 오르지 않아도 되니 걱정 마세요. 왜냐하면, 당신은 무대에 설 기회조차 없을 테니까!"배호영은 놀라서 되물었다. "무, 무슨 말이죠?!"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뒤에서 무언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배호영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그의 비서 손진호는 앞으로 쓰러졌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손진호가 바닥에 엎어지며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배호영은 깜짝 놀라 손진호의 등을 보니, 네 개의 새까만 단검이 꽂혀 있었다. 그 단검은 바로 닌자 핫토리 카즈오가 던진 수리검이었다!배호영은 놀라움과 공포에 휩싸여 도움을 청하려 했지만, 뒤에서 누군가 그를 순식간에 제압했고, 목에 강한 충격을 받고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