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원중이 이때 평온한 태도로 손을 들며 말했다. “나는 1억 달러를 제시하겠습니다.” 1억 달러라는 제안은 이전의 두 번째 회춘단 금액과 같은 금액이었다. 이 가격이 나오자마자 경쟁을 하려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낙찰가를 올리는 것을 그만 두었다. 호신부와 회춘단은 분명 다른 것이었다. 회춘단의 효과는 모두가 직접 목격했지만, 호신부는 그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아무도 몰랐기 때문이다. 이러한 호신부가 1억 달러라는 가격에 낙찰되는 것은, 분명 세계에서 가장 비싼 부적이라고 손꼽힐 수 있을 것이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누구도 1억 달러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려 하지 않았고, 그렇게 세 번째 호신부는 배원중이 성공적으로 낙찰 받았다. 네 번째 호신부가 나왔을 때, 갑자기 부적에 관심을 가진 입찰자들이 생겼고 그들은 금방 낙찰가를 1억 5천만 달러까지 올렸다. 하지만 이 단계에 이르러서 많은 사람들이 이 호신부가 그렇게 큰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경쟁에서 하나둘씩 물러났다. 바로 그때, 사람들 속에서 누군가가 손을 들어 조용히 말했다. “2억 달러를 제시하겠습니다.” 이렇게 말을 꺼낸 사람은 바로 한 중년 남성으로, 이정재와 상당히 비슷한 인상을 풍기면서도 그보다 더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었다. 배원중은 이 목소리가 어딘가 익숙하게 느껴져 무의식적으로 그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렸고, 목소리의 주인공을 발견하자 마자 순간적으로 위기감을 느끼며 얼굴이 즉시 굳어졌다. 이때, 중년 남성이 제시한 2억 달러라는 금액은 다른 사람들의 경쟁 의지를 완전히 꺾어 버렸다. 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돈이 많았지만, 2억 달러로 효과가 불분명한 호신부를 낙찰 받는다는 것은 분명 쉽게 용기가 나지 않는 일이었다. 그래서 현장은 일순간 조용해졌다. 송민정은 말했다. “마지막 호신부입니다. 99번 참가자는 2억 달러를 제시했습니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할 분 있으십니까?” 현장에서는 여전히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이때, 경매 현장에 있던 송민정이 큰 목소리로 선언했다. "이제 곧 무대에 오를 경매품은 오늘 밤 세 번째 회춘단입니다! 회춘단을 낙찰 받을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으니, 꼭 이 기회를 잘 잡으셔서 후회하지 않도록 하십시오.”이 말을 듣고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왜냐하면 조금 전 토드가 두 번째 회춘단을 복용하면서, 사람들은 회춘단의 더욱 신비한 효과를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많은 사람들이 주먹을 불끈 쥐며 무슨 일이 있어도 세 번째 회춘단을 차지하겠다는 결심을 다졌다. 직원이 다시 은쟁반에 세 번째 회춘단을 올리고 무대로 올라왔다. 송민정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세 번째 회춘단의 시작가는 변함없이 100만 달러입니다. 매번 최소 100만 달러씩 입찰가를 올려 주시면 됩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이 이미 빠르게 진행되는 걸 바라고 계신 것 같으니,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입찰을 시작하겠습니다!” 송민정의 말이 끝나자마자 누군가가 외쳤다. "500만 달러!" 그가 외치자마자 다른 사람이 말했다. "지금 무슨 500만 달러야? 나는 1천만 달러로 올리겠소!" 모두가 알고 있었다. 세 번째 회춘단이 두 번째 회춘단의 낙찰가인 1억 달러 이하의 가격으로 낙찰될 리는 없다는 것을. 두 번의 호가로 1천만 달러로 올라간 것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세 번째 회춘단은 비록 100만 달러에서 시작했지만, 10초도 채 지나지 않아 1천만 달러에 이르렀다. 1000만 달러를 제시한 사람은 조금 전 토드에게 약을 양보하여 이번 회춘단을 저렴하게 얻으려 했던 그 부자였다. 그는 원래 최대 9천만 달러 정도면 이번 회춘단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토드가 회춘단을 복용한 후 상태의 변화를 보고 깊이 감명받아, 이전에 일찍 경매에서 물러났던 사람들이 이번에는 이를 악물고 경매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이전과는
결국 몇 차례 금액이 더 상승한 뒤에 9천만 달러로 회춘단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부자는 결국 눈물을 머금고 또 다시 입찰을 포기하고 말아야 했다. 그 이유는 그가 단순히 돈이 없어서는 아니었고, 현재의 낙찰가가 당장의 지불 능력을 이미 초과했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이 회춘단은 70세 정도 되어 보이는 유대인 사업가가 2억 8500만 달러에 낙찰 받았다. 이 유대인 사업가는 오랫동안 당뇨병, 고혈압, 관상동맥 질환 등 다양한 만성 질환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그의 건강 상태는 점점 악화되고 있었다. 최근에 그의 주치의는 그의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가 지나치게 높다고 진단했고, 그의 신장이 이미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퇴행되고 있음을 알렸다. 여기에 다른 합병증들까지 겹쳐, 의사는 그가 몇 년 내에 만성 신부전 말기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때가 되면 그는 장기간 투석에 의존하거나 신장 이식을 받아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었다. 이처럼 많은 만성 질환들은 그를 괴롭히고 있었고, 그의 체력도 이미 매우 약해져 있었다. 의사는 그의 수명이 10년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겨우 70세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매우 늙어 보였고, 85세나 90세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가 회춘단을 성공적으로 낙찰 받은 후, 그는 그의 아들의 부축을 받아 천천히 무대로 올라갔다. 무대 위에서 그는 간절히 기도를 한 후, 직원이 건넨 회춘단을 감사히 복용했다. 이번에는 모든 관중들이 시간의 흐름이 거꾸로 가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그 노쇠했던 노인의 외모가 눈에 띄게 젊어지기 시작했고, 원래 구부정했던 그의 몸도 점차 곧게 펴졌다. 이 유대인 부자는 자신도 모르게 그의 만성 질환이 얼마나 많이 개선되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는 그의 몸 상태가 놀라운 속도로 개선되고 있음을 느꼈다. 곧 그는 온 몸이 가벼워진 것을 체감했다. 나이를 10살 정도 젊어졌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5년 전의 상태로 되돌아간 느낌이
몇 건의 일반 수집품 경매가 끝난 후, 경매는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곧 네 번째 회춘단 경매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시후는 통신 시스템을 통해 경매 무대에 서 있는 송민정에게 말했다. “송 회장님, 네 번째 회춘단 조각의 경매가 시작되기 전에 꼭 친절하게 경고를 하나 해주시죠. 만약 마지막 회춘단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 중에 자본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무리하지 말고 먼저 네 번째 회춘단 조각을 낙찰 받으라고요. 그렇지 않으면 빈손으로 돌아가게 될 수도 있다고.” 송민정은 시후의 뜻을 바로 이해하고, 즉시 참가자들에게 말했다. "이제부터는 오늘 밤 네 개의 회춘단 조각 중 마지막 남은 하나의 조각에 대한 낙찰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조금 전 세 개의 회춘단 조각의 신비한 효과를 여러분 모두가 이미 직접 목격하셨을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자리에 계신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앞선 세 개의 회춘단 조각을 놓친 것에 대해 매우 아쉬워하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마지막 회춘단 조각을 낙찰 받을 기회를 반드시 잡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그러고 나서 송민정은 덧붙여 말했다. "또한, 마지막 온전한 한 알의 회춘단을 목표로 하는 입찰자 분들께 친절한 경고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 경매는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입니다. 만약 이 한 알의 회춘단을 원하신다면, 반드시 현장의 상황과 자신의 경제적 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셔야 합니다. 만약 낙찰을 받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느껴 지신다면, 저는 이 네 번째 회춘단 조각을 낙찰 받는 기회를 잡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빈손으로 돌아갈 수도 있으니까요." 송민정의 말은 현장에 있던 몇몇 강력한 구매자들의 표정을 어둡게 만들었다. 그들은 첫 번째 회춘단 조각의 효과를 본 후, 어떻게든 마지막 전체 한 알의 회춘단을 경매에서 얻어야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첫 번째 회춘단 조각이 4천만 달러에 낙찰된 후, 두 번째 회춘단 조각이 한 번에 1억 달러
그들은 점점 더 지금이라도 기회를 잡지 않으면, 오늘 밤은 아무런 성과도 없이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느꼈다. 마지막 회춘단 조각의 가격은 어떠한 경우에도 2억 8500만 달러~3억 달러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없었다. 회춘단 조각을 계산하면 4분의 1개당 3억 달러가 되었을 때, 문제는 한 알의 완전한 회춘단은 최소 12억 달러를 넘게 될 것이고 대부분 사람들의 지불 능력을 초과하게 될 것이었다. 경매장의 규칙은 참가자들이 자금을 모아 공동 구매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었기 때문에, 돈이 부족하다면 어쩔 수 없이 차선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설령 회춘단 조각이 단가가 비싸더라도 참가자들은 이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었다. 그들이 회춘단 조각 경매에 참여한 이유는 대부분이 이미 나이가 70세를 넘겼고, 몸에 다양한 질병이 있거나 심지어 불치병을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번 죽음이 다가오면 돈은 사람들에게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된다. 결국, 네 번째 회춘단 조각은 경매가 3억 200만 달러까지 치솟으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누구도 똑같은 물건의 첫 번째 조각의 가격이 4천만 달러였는데, 마지막 조각이 3억 200만 달러에 도달할 줄은 몰랐다. 이 순간, 이 대가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극도의 고통스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한 편으로는 몸 상태 때문에 회춘단 조각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고, 다른 한 편으로는 10배 이상에 가까워진 가격 차이를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며 고통스러워한 것이다. 수 차례의 가격 상승 끝에 회춘단 조각의 가격은 계속 올라 3억 500만 달러에 가까워졌다. 10배 이상의 가격 차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럽게 낙찰을 포기했고, 이때 여전히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은 단 두 명 뿐이었다. 그 두 사람은 모두 말기 암 환자였다. 한 명은 다 년간의 간암으로 인해 암이 전신으로 전이된 영국의 부자였다. 그는 여러 차례의 방사선 및 화학 요법을 거쳤으나 의사로부터 6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는 선고를 받았다.
이 세상은 결코 공평하지 않다, 심지어 죽음 앞에서도 말이다. 아프리카나 아시아, 남미의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깨끗하지 않은 물 한 잔으로 인해 말라리아에 걸려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는다. 하지만 평범한 나라의 노동자들은 암 진단을 받더라도, 좋은 사회 보장 체계 덕분에 몇 년, 심지어는 수십 년간 생존할 수 있다. 또한 세계 최고의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 중에는 암의 중기나 말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사람들보다 5년 이상, 심지어 그 이상을 더 살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 경매에서 회춘단 조각을 획득한 사람들은, 암이 중기나 말기, 심지어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완전히 회복될 수 있고, 수명이 몇 달에서 몇 년, 심지어는 십여 년으로 연장될 수도 있었다. 시후는 이 특별한 경매와 그 규칙, 방식을 통해 그들에게 이 세상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신비한 약인 회춘단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 약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금씩 사람들의 욕망을 끌어올렸다. 이 때문에, 이 잔인한 지옥 같은 경매에서도 사람들은 생존의 기회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들은 스스로에게서 많은 살을 도려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오직 그들에게 도려낼 살이 충분하지 않아서, 살을 더 도려낼 수 있는 기회조차 없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마지막 회춘단 조각을 두고 경쟁 중인 두 명의 불치병 환자는 끝까지 낙찰을 받기 위해 싸우기로 결심을 했다. 지금 두 사람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한 가지 후회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들은 처음부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마지막 한 알의 회춘단을 두고 경쟁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미리 알아 차렸어야 했다. 그들은 처음부터 모든 걸 걸고 앞선 경매에서 회춘단 조각 하나를 손에 넣었어야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판단 실수로 인해 지금 궁지에 몰리게 되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첫 번째로 4천만 달러
이 말은 곧, 자신은 거액의 재산을 지킬 수 있었지만, 자신의 생명은 앞으로 3개월에서 6개월 안에 끝날 것이라는 뜻이었다. 중국 갑부는 상대방이 더 이상 가격을 올리지 않자, 몸이 저절로 떨릴 정도로 흥분했다. 송민정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회춘단 4분의 1 조각이 4억 2천만 달러에 팔리다니, 이것은 이룸 그룹이 벌어들이는 1년 수입을 초과하는 금액이었다. 이것은 그녀의 모든 상식을 뒤엎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매우 프로페셔널 하게 물었다. "4억 2천만 달러, 이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실 분이 있습니까?" 현장은 마치 죽음의 정적이 흐르는 듯했다. 충격보다 더 큰 것은 절망이었다. 그들은 마침내 생명의 기적을 발견하게 되었지만, 그 누구도 그 기적이 이렇게 비싼 값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후, 송민정은 두 번 더 물었고, 마침내 망치를 내리치며 말했다. "009번 입찰자께서 4억 2천만 달러에 오늘 밤 마지막 회춘단 조각을 낙찰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중국인 갑부는 눈물이 얼굴 가득 흘렀다. 직원이 그의 앞에 다가가 휴대전화를 건네며 말했다. "009번, 30분 안에 결제를 완료하셔야 합니다. 결제에 실패할 경우 기회는 조금 전 4억 1800만 달러를 제시한 029번에게 기회가 넘어갑니다." 앞서 실패했던 029번, 즉 그 영국의 갑부는 절망적인 표정 속에서 다시 한 번 희망을 되찾았다! 그는 마음속으로 속삭였다. ‘신이시여, 예수님, 성모 마리아여, 부디 저 중국인의 결제 과정에 문제가 생기게 해주십시오..!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이것 뿐입니다!’ 그때 중국인 갑부는 손을 뻗어 휴대전화를 집어 들며, 흥분 외에도 전례 없는 마음의 고통과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가 고통을 느끼는 이유는, 많은 자산을 가진 자신의 집안은 이 금액을 지불할 능력은 있지만, 이는 모든 현금 흐름을 완전히 말려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이후 계속해서 사업을 유지하
중국의 갑부가 4억 2천만 달러의 결제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그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무대 앞으로 나아갔다. 죽음이 임박한 쇠약함이 그를 휘청거리게 했고, 말기 암이 주는 고통은 그를 극도로 괴롭히고 있었다. 원래 그는 하루에도 여러 번 진통제를 맞아야 할 정도로 쇠약했다.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 객실을 떠나기 전에도 그는 비서를 통해 주사를 맞았지만, 지금은 약효가 확연히 떨어졌고 한 발 한 발 내딛는 것마다 그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느꼈다. 그러나 다행히 이 부자의 인내력은 보통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했다. 그는 한때 전쟁터에 파견되어 직접 전쟁터에 나가 본 적도 있었기에, 포화 속에서 단련된 그의 의지는 비범할 정도로 강했다. 그는 고통을 억누르며 한 걸음씩 무대 앞으로 다가갔다. 비록 몸은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한 층 가벼워진 것 같았다. 그는 이것이 마치 불사조가 재탄생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 와도 같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전신에 퍼진 고통은 마치 불길과 같았고, 그것은 자신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재탄생 시킬 것임을 그는 느꼈다. 그래서 그는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 고통을 통해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즐겼다. 무대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곧 그가 누구인지를 알아차렸고, 그가 중국의 최정상 재벌가인 이호 그룹의 회장임을 알았다. 수 년 전, 언론에서는 이 중국의 전설적인 부자가 암 투병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했었다. 얼마 전에 언론에서는 그의 병세가 악화되었다는 소식을 알렸다. 그런데 지금 그가 이곳에 있는 것을 보고, 많은 이들이 왜 그가 4억 2천만 달러를 들여 마지막 4분의 1의 회춘단 조각을 낙찰 받기 위해 경매에 참가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은 그의 재력으로는 마지막 한 알의 회춘단 조각 전체를 낙찰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중국 갑부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경영하는 그룹은 대부분 반도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