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백악관이 이 약을 얻는 것에 대해 매우 절박했다는 점을 떠올리자, 이 일을 보고하면 그들이 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말을 듣고 스미스는 시후에게 말했다. "이사님, 이 일은 제가 지금 당장 약속드릴 수는 없지만, 방법을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시후는 그의 대답을 듣고 모든 상황이 분명해졌다. 지금 스미스가 정부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그는 이런 일을 추진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 스미스가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한 것은 그의 뒤에 정부가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서 시후는 이어서 말했다. "그 외에도, 우리는 FDA가 향후 구현 제약의 모든 의약품에 대해 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나는 FDA를 난감하게 만들 생각은 아닙니다. 다만,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면 한 달 이내에 승인을 해주기를 바랍니다."스미스는 이것은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고 판단했다. 어차피 FDA는 매년 많은 약품을 승인하는데, 몇 개를 더 추가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즉시 동의하며 말했다. "이 문제는 가능합니다. 이사님께서는 안심하셔도 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세 번째 요구는, FDA는 즉시 대중에게 구현재조환의 실제 효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FDA가 구현재조환의 효능을 전 세계적으로 보증해 주길 바랍니다."스미스는 별다른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이것 역시도 문제가 없겠군요. 현재 구현재조환의 미국 내 유일한 사례는 제 아들이 복용한 사례이니까요. 제 아들의 치료 과정과 결과를 모두 공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는 약간 당황한 얼굴로 이학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 참.. 이학수 씨, 지난 번 주셨던 구현재조환 한 박스를 제 아들이 이미 다 복용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먹을 약이 없어서, 추가로 약을 좀 더 제공해 주셨으면 합니다..”이학수는 시후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문제는 이사님과 상의하셔야 합니다. 모든 것은 이사님이
‘I don't give a shit’라는 말은 사실 미국에서 흔히 쓰이는 슬랭으로, 대략적인 의미는 '내가 신경 쓸 바 아니다.' 혹은 '알 바 아니다.' 정도이다. 시후가 이 문장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고 직설적으로 스미스에게 자신의 태도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즉, 구현재조환 앞에서 규칙을 논하는 스미스에게 ‘왜 당신이 감히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인가?’라는 의미를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다.스미스는 시후가 하는 말을 듣고, 시후의 태도를 이제서야 완전히 이해하게 되었다. 구현재조환은 생명을 구하는 대단한 효능을 지닌 약이지만, 규칙과 관련해서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핵무기 같은 존재였다. 게다가 생산량이 적기 때문에 그 희소성으로 인해 이 약을 접한 누구든지 간절히 원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전적으로 판매자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래서 스미스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이사님.. 아까는 제 표현이 부적절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자세를 고쳐 앉으며 말했다. "이사님, 걱정 마십시오. 우리는 기꺼이 이사님께 약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겁니다. 다만, 이 약의 가격이 어떻게 책정될지 궁금하네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FDA의 책임자라면, 이미 많은 특효약의 경우 연구 개발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기 때문에 가격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시후는 일부러 주제를 바꿔 말했다. "아 참, 얼마 전에 FDA가 승인한 한 특효약이 주사 한 번에 200만 달러 이상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맞습니까?"스미스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 약은 노바티스가 출시한 것으로, 소아 척수성 근위축증을 치료하는 특효약이었죠."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러면 우리의 구현재조환 같은 말기 암을 치료할 수 있는 특효약은 당연히 가격이 낮을 수 없겠군요.. 그렇지 않나요?"스미스는 급히 말했다. "이사님, 노바티스의 약이 비싼 이유는 바로 주사를 한 번 맞으면 치료가 끝나기 때
시후가 이 약을 만든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현 제약이 전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다. 스미스는 여기까지 듣고, 즉시 마음속으로 시후의 말에 있는 깊은 속뜻을 추측하기 시작했다. ‘구현 제약이 이 약을 대량 생산하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히 자체 생산 기술이 부족해서 약을 많이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한 그는 급히 말했다. "이학수 씨, 이사님.. 혹시.. 두 분께서는 이 약의 특허를 미국 제약회사에 판매할 의향이 없으십니까?"시후는 이 말을 듣고 스미스를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봤다. 시후의 눈에 스미스의 숨겨진 속내가 드디어 드러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후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럴 일은 없어요. 이 약에 대한 특허는 절대 팔지 않을 겁니다!"스미스는 급히 말했다. "만약 미국 기업이 거액의 비용을 지불한다고 해도 말입니까? 예를 들어 천억 달러에 해당하거나 그 이상의 금액을 낸다고 해도요?"시후는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천억이 아니라 1조, 10조 달러라 해도 우리는 팔지 않을 겁니다." 시후가 구현제조환의 특허를 넘기는 것을 원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제조법을 아예 팔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이 제조법은 언제든 누구에게나 줄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이 약을 쉽게 생산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상대방이 생산할 수도 없는 약을, 어떻게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할 수 있겠는가? 이건 고바야시 제약을 속이는 것과는 다른 문제였다. 당시 고바야시 이치로는 시후가 만든 약을 강탈하러 왔기 때문에, 가짜 약을 줘서 그의 아버지를 죽게 만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입을 다물고 넘어가야 했다. 하지만 만약 구현제조환의 제조 특허를 판다면, 이는 천 억 달러 규모의 특허 거래가 될 것이며, 그때는 전 세계가 깜짝 놀랄 만한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이 특허권을 얻은 뒤 속았다는 걸 알게 되면, 국제적인 스캔들이 될 지도 모르는 일이기도 했다.스미스는 구현 제약이 특허를 판매하
할 수 없이 스미스는 시후에게 물었다. "이사님, 우리가 현 단계에서 한 상자에 100만 달러의 가격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에 도입하기로 결정하면.. 얼마나 많은 양을 제공해 주실 수 있습니까?"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이제 가격이 그렇게 낮지 않아요. 만약 미국 내에 도입을 원한다면 한 상자에 500만 달러로 가격을 매긴 뒤, 한 번에 20상자를 드릴 수 있습니다."스미스는 거의 피를 토할 뻔하며, 반사적으로 물었다. "이사님, 조금 전에 말씀하실 때는 노바티스의 약보다 더 비싸지는 않을 거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이건 이미 노바티스 보다 300만 달러 더 비싼 금액입니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100만 달러의 가격은 정식 출시 후의 가격입니다. 나는 늘 내가 한 말은 지키니, 정식 출시 후 가격이 100만 달러를 초과한다면 특허권을 무료로 드리죠.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의 가격은 500만 달러입니다. 이 밑으로는 협상 불가이고요."스미스는 시후의 뻔뻔함에 더 이상 할 말을 잃었다. 그는 이제 깨달았다. 구현재조환의 특허를 이들은 판매할 의사가 없기 때문에,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가능한 한 많은 구현재조환을 얻어 미국으로 가는 것임을.. 스미스는 한편으로 아들에게 약을 공급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제약 회사들이 비밀리에 이 약의 조제법을 풀어내도록 해야 했다. 구현재조환을 만드는 방법의 비밀이 풀려 인도에서 대량 생산되기 시작하면, 구현 제약은 울고 싶어도 눈물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당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스미스는 이렇게 말했다. "이학수 씨, 이사님.. 두 분의 요구를 정리하여 가능한 한 빨리 FDA 위원회 및 국회에 제출하겠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즉시 두 분께 피드백을 드리죠!”이학수는 시후가 자신에게 분위기를 잘 만들라고 요청했기에, 테이블을 두드리며 말했다. "스미스 씨, 어서 FDA가 움직일 수 있도록 하세요. 우리는 계속 기다릴 인내심이 없습니다."스미스는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서, 미국 메이오 클리닉은 전 세계에 긴급 뉴스를 발표했다. 한국의 한 제약회사가 모든 종류의 말기 암을 치료할 수 있는 특효약을 생산했다는 것이었다..! 지미의 치료 상황이 공개됨에 따라, 메이오 클리닉은 이 약물이 말기 암에 대해 전례 없는 치료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암 치료의 역사를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전 세계에 선언했다!메이오 클리닉을 통해 퍼진 이 소식은 전 세계 암 분야 전문가들을 즉각적으로 충격에 빠뜨렸다... 단 하룻밤 만에 지미를 치료한 결과는 구현재조환이 말기 암에 대한 강력한 치료 효과를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따라서 메이오 클리닉이 발표한 내용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이어서, 이 소식은 매체를 통해 계속 확산되어 전 세계를 환호하게 만들었다..!구현 제약이라는 이름은 순식간에 전 세계에 빠르게 퍼졌다! 순식간에 거의 대부분 국가의 의약품 관리 기관들이 자발적으로 구현 제약에 초청장을 보내왔다. 그들은 구현 제약이 그들의 시장에 신속히 진입하도록 초대할 것이며 모든 절차를 대폭 간소화할 것을 약속했다.이학수는 시후의 지시에 따라, 구현 제약의 공식 채널을 통해 전 세계에 공개적으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시후는 전 세계가 구현재조환을 통해 구현 제약을 알게 되고, 그들의 회사의 인지도를 크게 높일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는 전 세계가 구현재조환에 희망을 걸기를 원치 않았다. 왜냐하면 이 약은 대량 생산이 어렵고 거의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전 세계가 구현재조환에 의존하여 모든 암 환자의 운명을 바꾸려 한다면 이는 비현실적일 것이다. 비록 구현 제약은 직접적인 언급으로 전 세계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구현 제약에 대해 큰 기대를 품고 있었다. 많은
12시간의 비행 끝에 스미스는 마침내 워싱턴에 도착했다. 흥미롭게도, 그가 탄 비행기는 워싱턴 공항에 착륙하지 않았고, 항공 교통 관제 요원들의 안내를 받아 워싱턴 교외의 군용 공항으로 향했다.그의 비행기를 군용 공항에 착륙시키는 이유는 바로 스미스가 가져온 20박스의 구현재조환이 미국의 눈에 귀중한 보물일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경쟁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비행기가 착륙한 후, 지상 안내 차량의 인도를 통해 폭격기 전용 군용 격납고로 이동했다.격납고는 이미 완전히 비워져 있었고, 백여 명의 사람들은 그곳에서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스미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 중에는 군 당국자, 보건 부서 고위층, 주요 실험실의 엘리트들, 그리고 최고의 제약 회사의 연구팀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정장을 입은 엄숙한 표정의 사내들도 몇몇 보였는데, 스미스의 경험상 이들은 모두 CIA 요원인 것 같았다.스미스는 자신이 이번에 미국으로 돌아올 때 이렇게 큰 환영을 받을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비행기 문이 열리자마자, 스미스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여러 명의 군사들이 비행기로 올라왔다. 이들은 즉시 이렇게 명령했다. "이곳의 모든 승객들은 휴대 물품을 가지고 즉시 줄을 서서 비행기에서 내리십시오. 이 비행기는 곧 전면 검사를 받을 것입니다. 몸에나 비행기에 민감한 물품을 몰래 숨긴 것이 발견되면 엄격하게 처리할 것입니다!"라고 명령했다.스미스는 난처하게 말했다. "설마 우리가 무슨 금지 물품을 밀반입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군인은 냉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스미스 씨, 약을 안전하게 보관해 왔는지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스미스는 즉시 이 군인들의 동기를 이해했다. 그들은 자신이 구현재조환을 몰래 숨기거나 비행기에 남겨두어 다른 나라로 전달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이렇게 과도하도록 민감하게 구는 것을 이해할 만했다. 구현재조환의 가치는 그들의 눈에 엄청났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스미
스미스는 즉시 긴장하여 물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제 아들은 지금 당장 목숨을 구해야 한단 말입니다!"로드릭은 스미스가 크게 긴장한 것을 보고 급히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게! 내가 말하는 건, 자네 아들이 정상적인 복용량을 따라 약을 복용한다면 하루에 한 알.. 그러면 한 달 동안 4박스 정도로도 충분히 약을 복용할 수 있을 거라는 말일세." 그런 뒤 로드릭은 스미스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우리의 약학 역량으로 미루어 짐작해 볼 때.. 아마도 한 달 안에 완전한 복제에 성공할지도 몰라. 그때가 되면 내가 직접 100박스를 자네의 집에 가져다 주겠네!"스미스는 즉시 격하게 반응하며 외쳤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만약 한 달 안에 복제에 성공하지 못하면 어떡합니까? 제 아들이 눈앞에서 죽어가는 걸 계속 봐야 한다는 말씀이세요? 저는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이 약의 10박스를 원할 뿐이고요. 1박스라도 줄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스미스는 덧붙였다. "제가 약학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이 약의 성분을 알아내는 데는 많은 샘플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각 연구팀은 두 세 알만 있어도 충분히 연구할 수 있어요. 게다가 10박스면 70알이나 되는 양인데, 그것으로도 충분히 연구할 수 있습니다!"로드릭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며 낮은 목소리로 스미스에게 말했다. "잘 생각해 보게. 메이오 클리닉이 자네 아들의 치료 자료를 전부 공개한 이후로, 전 세계의 암 환자들이 얼마나 흥분했는지 말이야! 그들이 얼마나 기뻐했나! 그리고 다시 생각해 보게. 지금 암 환자가 이렇게나 많은 세상인데 말이야..! 백악관의 정계 인사들 중 누구의 친척이나 지인들 중 암 환자가 없는 사람이 있겠나? 그들도 모두 이 약이 자신의 손에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어! 잔에 아들에게 4박스를 줄 수 있는 것도 내가 극도로 노력한 결과라는 말일세!"스미스는 갑자기 뭔가 크게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로드릭의 말이 무
곧 스미스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군용 차량을 타고 이미 준비된 최첨단 실험실로 향했다. 이곳은 이미 군에 의해 점거되어 가장 엄격한 통제를 취하고 있었다. 스미스의 아들 지미 역시도 메이오 클리닉에서 바로 이곳으로 이송되었다. 지미 외에도 강력한 뒷배경을 가진 네 명의 환자가 이곳으로 함께 이송되었다.군은 이 다섯 명의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특별 의료팀을 구성하는 동시에, 환자들이 약을 복용한 뒤에 발생하는 모든 세부 사항을 기록하기 위해 전방위 촬영팀도 동원되었다.스미스에게 위안이 된 것은 바로 그의 아들이 드디어 자신이 가져온 구현재조환을 복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기적은 계속해서 일어났다. 지미가 약을 복용한 후, 신체의 각종 지표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눈에 띄게 개선되고 치료되었던 것이다. 나머지 네 명의 환자들은 지미 보다 더 좋은 반응이 있었다. 그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구현재조환을 복용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약을 복용하자마자 그 탁월한 효과를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약을 복용한 뒤의 모든 데이터는 이곳의 연구원들을 흥분시킬 정도로 놀라웠다. 구현재조환의 강력한 효능을 직접 목격하면서, 연구원들은 당장이라도 이 약을 빨리 해독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 그리고 여러 팀이 동시에 구현재조환을 심층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약학 전문가들과 관련 장비들이 모두 이곳에 모여 있었다. 각 팀들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구현재조환의 성분을 연구한 결과, 곧 통일된 결론이 도출되었다. 구현재조환은 순수한 천연 식물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인공 합성된 호르몬이나 새로운 화학 물질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이와 같은 결론을 얻은 모든 사람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천연 식물 성분만으로 암에 강력한 효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구현재조환에 대한 연구 결과는 그야말로 비과학적이었다. 그들은 암을 치료하려면 매우 복잡한 화학 성분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예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