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곤도 부랴부랴 맞장구를 쳤다. "그래, 유나야, 네 아버지 건강도 중요하니까.. 그리고 나으려면 좋은 환경도 있어야 하고, 기분도 좋아야 빨리 낫지 않겠냐? 그러니 할머니의 말대로 WS 그룹 별장으로 돌아와서 당분간 지내도록 해. 내가 도우미 몇 명을 불러서 24시간 내내 네 아버지를 보살필게!"병상에 누워 있던 김상곤은 이 말을 듣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감동한 나머지 마음이 흔들리고 뜨거워지자 유나에게 "유나, 우리 이사 가서 살까...?"라고 물었다.유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왜냐하면 신 회장이 진심인지 거짓인지 한동안 헷갈렸기 때문이다.하지만 신 회장이 병실에 들어와서 그녀의 아빠와 큰 아버지까지 세 사람이 손을 잡고 엉엉 눈물을 흘리자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빠의 회복을 위해서라면 지금 살고 있는 곳보다 WS 그룹 별장에 돌아가서 사는 것이 더 나아 보였다. 분명 환경도 좋고 아버지의 기분도 좋을 것이니 분명 더 빨리, 더 잘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자 우선은 옆에서 "유나야, 이게 얼마나 좋은 기회야?! 왜 아직도 멍청히 서 있어? 어서 할머니께 대답해!"유나는 머뭇거리다 엄마 아빠가 자신을 설득하는 것을 보고 "그럼, 그냥 이사가요.."라며 말을 꺼냈다.신 회장은 표정이 일시에 밝아지며 가슴이 벅차 올랐다.‘아이구! 드디어 됐다! 호호호! 역시 내 계획이 통했어! 역시 구관이 명관이라고 하더니.. 호호호.. 둘째 상곤은 아무 생각도 없는 멍청이고, 며느리라는 것은 돈만 밝히는 거렁뱅이에다, 손녀 사위라는 건 아무 능력 없는 병신이야. 유나는 재주가 좀 있는 것 같지만, 결국 내 고육지책으로 다 함께 넘어오게 되었으니 결국 내 손에 다 들어온 게 아니겠어?”이렇게 생각하자, 신 회장은 속으로 어찌나 흐뭇한 지 자신을 자랑스러워할 수 밖에 없었다.김창곤은 자신도 모르게 어머니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는데, 그의 어머니에 대한 존경은 흐르는 강물처럼 끊이지 않았다.엄마는 역시 대단하신 분이었다.
시후는 이들의 실체를 폭로하기 위해 말했다."제가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WS 그룹 별장으로 돌아가서 사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모두가 다 가족이니까요..하지만 이제 유나 씨의 사업장이 다 완공이 되었기 때문에 다시 WS 그룹으로 돌아가서 일하게 될 일은 없다는 걸 미리 말씀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뭐라고?!"시후의 말을 들은 신 회장은 순식간에 꼬리를 밟힌 듯 펄쩍 뛰며 소리쳤다."그게 무슨 말이야! 나는 우리 모두가 함께 살 뿐만 아니라, 함께 머리를 맞대어 힘든 일도 헤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 그런데 어떻게 유나가 우리 그룹에서 일을 하지 않는 다는 말이야 은 서방?”시후는 웃으며 답했다. "할머니, 할머니께서는 조금 전에 장인 어른이 몸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조금 편하게 지내면서 살자고 우리 식구들을 초대하는 거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나요? 그러니 별장에서 함께 사는 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WS 그룹으로 유나 씨가 돌아가서 일하는 것은 함께 지내는 것과는 별개이기 때문에 혼동하시면 안 되지요?"“그건 절대 안 돼! 우리 별장으로 돌아오게 된 이상 WS 그룹에 출근해야 말이 되는 거다!"라며 신 회장은 시후의 말에 못을 박았다.그리고 그녀는 또 다시 계속해서 유나를 꼬드기기 시작했다."아이고~ 내 손녀 유나야.. 회사가 막 개업해서 이렇게 업무도 없고 얼마나 힘들어? 혼자서 회사 하나 운영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네가 경험해보지 않아서 잘 몰라! 만약에 빚이라도 진다면 네가 어떻게 대처할 거야? 차라리 네가 차린 회사는 그냥 다시 폐업하고 WS 그룹으로 돌아와! 그러면 너는 더 편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니까? 왜 자꾸 힘든 일을 가려고 하는 거야?!"유나는 이제서야 신 회장의 말에서 조금 이상함을 느꼈다.왜냐하면 시후의 말이 맞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가족들을 불러 다시 별장으로 이사 오게 한 이유는 바로 자신이 WS 그룹으로 돌아와 일을 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부들부들 떨며 유나의 앞에 가서, 곧바로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병실 안의 사람들은 모두 놀라서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했다.늘 남들 위에서 군림하며 냉담하고 거만했던 그 WS 그룹의 신 회장이 유나의 앞에서 무릎을 꿇다니??!이건 정말 그들의 가치관을 뒤엎는 것이었다!김창곤 역시도 어머니가 유나를 속이기 위해 이렇게까지 많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그녀는 평생 강인하고, 남을 통제하며 무릎 꿇리고 싶어했고 남에게 이렇게 무릎 꿇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유나도 역시 지금 상황에 당황하여, "할머니, 이게 무슨 일이에요? 어서 일어나세요!”라며 안절부절 못했다.하지만 신 회장은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하며 말했다."유나야, 전에는 다 이 할미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그래, 내가 너에게 이렇게 사과를 하마!! 너는 이 할머니를 용서하고, 제발 WS 그룹에서 일을 좀 도와 주라.. 우리 그룹에는 네가 없으면 안 돼. 네가 없으면 WS 그룹은 정말 끝이야!! 그러니 이 할머니 말을 듣고 제발 돌아오너라!!"지금의 신 회장은, 유나를 대하는 태도가 크게 바뀌었다. 그녀는 더 이상 예전의 오만함이 없었다. 그저 끝없는 후회와 탄식만이 남았을 뿐이었다. 지금 WS 그룹은 이미 위험에 처해 있어서, 그녀는 자신이 무릎을 꿇고 부탁해도 별로 아쉬울 것이 없었다. 그저 유나를 그룹으로 데려오는 것이 능사일 뿐..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큰 그룹은 그대로 몰락하고 말 것이다!김창곤은 신 회장을 보자마자 자신도 무릎을 꿇고 부탁하기 시작하더니, 김혜준을 데리고 와 화해를 시도했다. 그러자 혜빈 역시 덩달아 무릎을 꿇고 줄곧 유나에게 빌고 또 빌었다.유나는 이런 광경을 보고 잠시 쩔쩔맸다.늘 체면이 자기 목숨보다 더 중요한 할머니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기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아마도 지금의 그룹은 정말 지쳐 있는 듯했다...신 회장은 유나를 보고도
신 회장의 실제 동기가 갑자기 시후에 의해 폭로되자, 사람들은 순간 당황하여 삐걱거렸다.신 회장은 자신이 작은 꾀를 써서 유나 일가족을 자신의 편으로 다시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은시후 이 멍청이는 더더욱 별 어려움 없이 속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게다가 혜준, 혜빈으로 하여금 그에게 사과를 하게 하고 그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게 한다면, 그는 틀림없이 감사하며 감동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혼자 정신이 깨어 있는 건 은시후 혼자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자신의 동기가 간파되자, 신 회장은 우물쭈물했다."아니.. 그저 다 한 집안 식구.. 한 집안 식구가 같이 일하는 게 아니라 따로 따로 회사를 차렸다고 소문이 나면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는 일이 아니냐?"하지만 시후는 신 회장을 비웃었다. “하하.. 과연 그런가요?? 글쎄요.. 제가 보기에 회장님의 속셈이 빤히 보이는 것 같은데.. 지금까지 회장님께서 유나 씨에게 했던 일들을 한 번 기억해보십시오. 그저 유나 씨를 이용해서 WS 그룹을 절망적인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것 아닙니까?”"너...너...!!!?" 신 회장은 화를 내며 할 말을 잃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김창곤이 대뜸 호통을 쳤다. "은 서방, 자네 말 좀 조심해! 그리고 자넨 이 집에서 그냥 외부인일 뿐이라고!"하지만 시후는 창곤을 무시했고, 대신 아내 유나에게 말했다. “여보 이것 좀 봐요! 이 인간들은 당신을 이용하고 싶어할 뿐이라고요! 그러니 당신을 모두 이용한 뒤에는 즉시 당신을 버릴 것이 분명해요. 당신이 지난 번에 어떤 일을 했던가요? 잘 기억해봐요. 이전에 당신이 엠그란드 그룹과의 계약을 따낸 후에 이들이 당신에게 어떻게 했는지를 잊은 거 아니죠? 겉으로는 당신을 이사라고 하면서 어떻게 했냐고요? 축하 자리에서 갑자기 김혜준을 이사로 발탁했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기까지 했어요! 이런 일을 또 경험하고 싶은 건 아니죠 유나 씨?”유나의 표정은 한 순간에 차갑게 식었
그러자 이화룡은 "은 선생님, 저 이화룡은 서울에 많은 동생들이 있고.. 클럽, 술집, 노래방, 건설현장에도 엄청난 인맥들이 있거든요. 청부살인을 누구를 하라고만 알려주시면 매일 그냥 찾아다니면서, 목숨을 노리는 친구들이 수없이 많을 겁니다!”김혜준은 그의 이야기에 놀라 겁에 질린 채 시후의 앞에 털썩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빌면서 눈물을 흘렸다."형!! 내 좋은 매형, 제가 정말 형에게 장난친 거라니까요? 그냥 절 봐주세요!!”하지만 시후는 별로 영향을 받지 않고 말했다. "왜? 조금 전까지도 그렇게 자신만만해하지 않았나?”"아니요, 아닙니다!!" 김혜준은 이때 깜짝 놀랐다. 그리고 왜 자신이 그렇게 시후에게 엄살을 부렸는지 후회를 하기 시작했다.서울 바닥에서 이화룡에게 청부살인을 받는다면 아마 온 동네 조폭들이 몰려들어 그를 죽이려고 하지 않겠는가?왜냐하면 잡아오기만 하면 이것은 이화룡의 비위를 맞출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이니까!시후는 이때 전화기를 들고 김혜준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당장 빠져나가려고 나에게 복종하는 척하지 말고, 나에게 성의를 좀 보여주시죠? 그렇지 않다면, 난 아마 잠깐 넘어가려고 수를 쓰는 것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으니까.. 내가 만약 여기서 너를 놔준다면 분명 다시 나에게 건방진 짓거리를 할 수 있잖아..?”김혜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시후가 그렇게 쉽게 자신을 놓아줄 리 없겠다는 생각에 말없이 병원의 매끈하고 단단한 벽에다 머리를 박으며 소리쳤다."형님, 제가 틀렸습니다! 제가 사과드릴게요! 그러니 제발 용서해주십시오. 이화룡 선생님이 날 쫓지 못하게요!!”이쯤 되자 김혜준은 눈물을 흘리며 후회했다.머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왜 굳이 시후에게 강한 척했던 것인지.. 이건 자기가 죽고 싶어서 한 짓이 아니겠는가..? 이화룡은 자신이 사기꾼이란 걸 알아차리고서 그를 죽여버릴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시후가 이화룡에게 자신을 죽여버리라고 한다면, 아마 자신은 내일 아침까지
이 말에 무릎을 꿇고 깜짝 놀란 김혜준은 신 회장을 압박하기 시작했다."할머니, 빨리 진실을 말해 보세요!!! 안 그러면 저희는 그냥 죽게 생겼다고요!!”김창곤도 불똥이 튈까 황급히 "어머니, 그냥 사실대로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간청했다.신 회장은 이번에는 거짓말하는 것을 포기하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후우.. 그래.. 은 서방의 말이 맞다. 내가 이번에 여기에 온 것은 고육지책을 써서 그냥 너희들을 속이고 유나를 그룹으로 데리고 돌아가려고 한 것이다."하지만 신 회장은 자신의 잘못을 좀 줄여보고자 "그런데 내가…"라며 또 한 마디를 덧붙이려고 했다.하지만 시후는 곧바로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 "네, 그럼 이제 가셔도 됩니다."신 회장은 그를 원망스럽게 쳐다보면서 말했다. "어쨌든 나에게 말을 시켰으면 나도 할 말은 다 해야 하지 않겠어? 그런데 나도 고충이 있어서 이렇게..""그렇다면 회장님께는 고충이 있으셨나요? 하지만 그건 다 회장님께서 자초하신 일 아닙니까? 그러니 회장님 손으로 다시 거두셔야죠?”그러자 시후는 이야기를 마친 후 다시 말했다. "당신들이 눈치 있게 지금 입을 다물고 몸을 사리며 당장 이곳에서 사라지면 이 일은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그러자 시후는 이화룡에게 분부를 내렸다."이화룡 씨, 만약에 이 전화기 너머로 회장님의 윽박지르는 소리를 또 들으면 당장 김창곤, 김혜준을 죽여버리십시오.”이화룡은 즉시 "은 선생님 걱정 마십시오! 분부대로 저 이화룡이 감히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신 회장은 너무 놀라 고개를 끄덕이며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고 아들과 손자에게 말했다. "우리 그럼 돌아가자!”그러자 김창곤, 김혜준, 그리고 묵묵부답이던 혜빈은 얼른 그녀를 부축하여 재빨리 병실을 빠져나갔다.그들이 돌아간 뒤 김상곤은 한숨을 내쉬며 "난.. 이제 엄마가 드디어 깨달은 줄 알았는데, 그냥 다 계산이었어.."라고 쓸쓸히 말했다.우선은 "
지금 WS 그룹은 구멍 난 쌀 가마니 같이 내부에 쌓여 있는 자금이 별로 없었고, 이제 더 이상 버틸 수 있는 자금도 다 떨어지는 중이었다.더욱 짜증나는 일은, 그녀가 가장 아끼는 어린 손녀 혜빈이 본래 로이드 그룹의 아들 현우에게 시집갈 기회가 있었지만 지금은 등을 돌린 뒤였다는 것이다.이제 로이드 그룹이 자신들에게 등을 돌림으로써 마지막 의지마저 사라졌다고 할 수 있었다.이런 생각을 하자 신 회장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김 회장이 돌아가신 후 자신은 몇 년 동안 가계를 장악하고 살았지만, 자신이 이렇게까지 회사를 관리하게 될 줄은 몰랐다.그러나, 이대로 가다가는 그룹이 완전히 도산할 뿐만 아니라 막대한 빚을 지게 될 것이며 그때는 아마 자신의 오래된 별장도 보존할 수 없을 것이다.이 일은 모두 자신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만약 자신이 로이드 그룹이 시후에게 선물한 별장을 빼앗으려고 마음먹지 않았더라면.. 상곤과 유나 부녀가 자신을 떠났을까..?유나가 WS 그룹을 떠나지 않았다면 엠그란드 그룹이 과연 WS 그룹을 외면할 수 있었을까..?맏아들 창곤 역시도 멘탈이 붕괴되기 직전이었다.가족 기업이 위태로워지자 딸은 행복을 잃었고, 아들은 장래를 잃었으며, 은시후라는 쓰레기에게 연신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자신은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과연 그룹의 쇠퇴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자신들은 조금도 밝은 빛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혜빈은 돌아올 때부터 계속 울고 있었고, 아버지의 마음도 역시 쓰라렸다.그러자 그는 "어머니.. WS 그룹.. 희망이 있기는 합니까??"라고 신 회장에게 다짜고짜 물었다.신 회장은 눈물을 흘리며 고통스러운 듯 말했다. "별 다른 방법이 없다 창곤아.. 우리가 파산하지 않으면 아마 빚 더미에 나앉을 거야..”김창곤은 "엄마, 혹시 친한 친구를 찾아서 WS 그룹에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지 한 번 찾아봐요.. 이 상황은 헤쳐 나가야 하지 않겠어요?"라며 울먹였다."투자?"
WS 그룹의 가족들이 시후를 향해 통곡하며 악담을 퍼붓는 사이, 두 대의 롤스로이스가 WS 그룹의 별장 입구에 서서히 멈춰 섰다.두 대의 차 안에서 곧 바로 여섯 명의 검은 옷의 경호원이 내렸고, 그 중의 한 사람은 차의 뒷좌석 문을 열어주었다. 그러자 차에서 50대 중반의 중년 남자가 내렸다.이 남자는 이탈리아에서 손으로 한 땀 한 땀 만든 최고급 양복을 입고 아주 화려하게 차려 입었고, 꽤 스타일리시해 보였다.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두툼한 책 한 권을 들고 주변 보좌관에게 물었다. “여기가 그 서울의 WS 그룹 별장인가?"보좌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예 그렇습니다. 제가 한 번 더 확인 완료했습니다.”라고 답했다."흐음.. 그래요. 알겠습니다." 중년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쪽 집안이 이렇게 돈이 없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라고 안타까워했다. “하필.. 가난한 친척이라니.."그러자 옆에 있던 비서는 다급하게 말했다."김 회장님?! 아니면 그냥 그만 둘까요? 굳이 이런 집안과 엮이실 필요가 있겠습니까?”중년 남자는 살짝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후우.. 그래도 이 집안은 우리 핏줄입니다. 우리 아버지의 말씀에 따르면 6.25 전쟁 당시에 이 집안의 사람들이 아버지의 목숨을 구해 주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버지께선 늘 생전에 그들을 찾아 면전에서 감사의 말을 하고 싶어 하셨어요.. 다만 몸이 마비가 되어 침대에 누워 계시니 그들을 직접 만날 기회가 없어서, 내가 대신 와야 하죠. 그건 그렇고 우리는 이 김에 족보도 정리하고 좋지요 뭐..”"회장님, 그럼..? 인연이 꽤 깊으신 것 같습니다..?"중년 남자는 "당시 WS 그룹은 꽤 크고 잘 사는 집안이라고 했어요. 그 당시에는 온 가족이 한 마을에 살았는데, 이후에 전란이 일어나자, 모두들 뿔뿔이 흩어져 달아났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버지와 이 집의 조상은 먼 사촌 지간으로, 둘이 함께 도망쳤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우리 아버지가 총탄에 맞아 죽을 뻔한 것을
핫토리 카즈오는 이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바보가 아니었기에, 시후의 말 속에 담긴 뜻을 이해했다. 순간, 그의 마음가짐이 180도 바뀌었다. 그는 처음에 이가 가문이 페이셔스 그룹의 복수로 인해 모두 죽게 될까 두려웠다. 그러나 이제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무모해 보이는 도전도 성공만 한다면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이렇게 생각하자, 그는 점점 흥분되기 시작했고, 입이 저절로 떨어졌다. “은 선생님, 필요한 일이 있으시면 무엇이든 말씀만 하십시오.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좋아, 그 자세 마음에 드는군!” 그리고 나서 시후는 핫토리 카즈오에게 자신의 요구 사항을 자세히 전달했다. 핫토리 카즈오는 불안하기는 했지만 주저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걱정 마십시오.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성도민에게 말했다. “성도민 씨, 나는 지금 프로비던스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곳에 남은 일은 핫토리 카즈오와 협력해서 전부 해결하도록 하세요. 내일 다시 오죠.” 성도민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몇 분 후, 헬리콥터가 별장에서 이륙하여 프로비던스로 향했다. 한편, 뉴욕 전역에서는 배호영의 행방을 찾기 위해 수만 명이 동원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리 머리를 짜내며 단서를 찾아도, 여전히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WF 호텔에서 출발했던 쓰레기차는 마치 증발해버린 것처럼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배해산은 평소 아들인 배한빈에게는 매우 엄격했지만, 손자 배호영에게는 무척 관대하고 애정을 가득 쏟았다. 배호영이 납치된 후 아무런 소식이 없자, 배해산은 배한빈을 서재로 불러 따져 물었다.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데, 왜 아직도 아무런 소식이 없는 것이냐 말이다!” 배한빈도 난
배호영은 시후의 눈에 숨김없는 살의가 가득 찬 것을 보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 그는 퍽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는 그저 젊은 혈기로 잠시 이성을 잃었을 뿐입니다... 저희 페이셔스 그룹이 그래도 미국에서 꽤나 잘 나가는 집안인데, 제발 이번 한 번만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필요하신 돈이 얼마든 말씀만 하시면, 저희 아버지께서 반드시 만족시켜 드릴 겁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시후는 그의 연극이 지겨워 차갑게 말했다. “배호영, 정말 돈이면 모든 게 다 된다고 생각하나? 너희 증조할아버지께서도 돈이 그렇게 많았지만, 결국 그룹 내에서 자리를 지키지 못했지 않나? 내가 분명히 말해두는데, 너 하나의 목숨과 바꾼다고 해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모든 자산을 거부할 거다! 성인이라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까지도 너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원래 자식의 잘못은 부모에게서 비롯된 것 아니겠어?”배호영은 본능적으로 반문했다. “넌 페이셔스 그룹의 복수가 두렵지도 않나?!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내가 죽은 걸 알면, 페이셔스 그룹 전부를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복수할 거다!”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 시후는 이를 듣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을 말해주지. 너희 증조할아버지 배원중과 너희 사촌 배유현은 지금 내 사람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래서 나는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끝장을 낼 생각이야.. 만약 네 증조할아버지가 미국으로 돌아올 기회가 생긴다면, 그가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그냥 둘 것 같아? 그가 그들을 용서하겠다고 한다면, 난 그를 용서하지 않을 거다!” 배호영은 그 말을 듣고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토록 찾으려 했던 증조할아버지와 사촌이 시후의 손아귀에 있을 줄이야! 그 순간, 그는 비로소 시후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깨달았다.
바닥 위에는 두 개의 피 묻은 귀가 뚜렷하게 보였고, 배호영은 온 힘을 다해 두 귀를 감싸며 고통스러워 소리쳤다. 그의 손가락 사이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이때 성도민은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며 말했다. “상처를 처리해 줘.” 부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혈용 약병을 꺼내 배호영의 상처 부위에 소독약을 뿌렸다. 성도민은 핫토리 카즈오에게 다시 말했다. “바닥에 있는 걸 주워서 화장실로 가서 깨끗이 씻어. 아직 쓸 일이 있다.” 핫토리 카즈오는 거부하지 못하고 재빨리 바닥에 떨어진 두 귀를 주워 화장실로 가서 물로 씻어냈다. 이때, 한 대의 헬리콥터가 이곳 건물의 빈 공간에 착륙했다. 시후는 혼자 헬리콥터에서 내렸고, 곧 블랙 드래곤의 한 병사가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 리더는 지하실에 있습니다. 함께 가시죠.”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병사의 안내를 따라 별장 지하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성도민이 방 중앙에 서 있었고, 배호영은 두 귀를 잘린 채 고통에 몸을 떨고 있었다. 성도민은 시후가 온 것을 보고 즉시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배호영을 바라보고 냉소하며 말했다. “배호영 씨, 또 만났군요.” 배호영은 그제야 시후를 보고, 귀에서 밀려오는 고통을 잊은 채 경악하여 말했다. “당... 당신은 그 풍수사 아니야?!”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왜? 날 보니 놀랍습니까?” 배호영은 혼란스러워하며 소리쳤다. “도대체 누구야?! 왜 블랙 드래곤에게 나를 여기로 끌고 오라고 했어?! 왜 내 귀를 잘라버렸지?!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유가 뭐 그리 많겠어? 네가 마음에 안 드니까. 그거면 되지 않나?” 배호영은 분노에 차서 외쳤다. “나랑 아무런 원한도 없잖아! 이런 짓을 하는 이유가 뭐야?! 우리 페이셔스 그룹이 복수할까 봐 두렵지도 않나?!” 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점점 차가운 눈빛으로
핫토리 카즈오는 이 말을 듣고 몸이 벌벌 떨렸다. 그는 성도민이 한마디로 자신에게 배호영의 두 귀를 자르라고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배호영 역시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기에 뉴욕에서 아무도 감히 자신을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눈앞의 이 남자가 가차 없이 자신의 두 귀를 자르라고 하다니! 공포에 질린 배호영은 큰 소리로 외쳤다. "너희들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 배호영이다! 페이셔스 그룹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는 굳이 내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알지? 너희가 나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내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너희를 가만두지 않을 거다!" 그러자 성도민은 배호영을 바라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내가 누구인지 말해두지. 나는 성도민, 블랙 드래곤의 전주다. 네가 페이셔스 그룹 손자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야. 네 아버지, 네 할아버지까지도 은 선생님의 명령이라면 다 없애 버릴 수 있다! 페이셔스 그룹을 송두리째 멸하는 것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처리할 자신도 있고." 배호영은 이 말을 듣고 감전된 듯한 충격을 느꼈다. "성도민?! 너... 네가 바로 성도민이라고?!" 그는 절망에 빠져 말했다. "성... 성도민 씨... 우리 페이셔스 그룹은 당신과 아무런 원한도 없고, 난 항상 당신을 존경했습니다. 그런데 왜 저에게 이런 잔혹한 짓을 하죠?!" 그러면서 그는 불안한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그리고 은 선생님이라는 사람은 또 누구십니까? 난 그런 사람을 단 한 번도 건드린 적이 없습니다!" 성도민은 시간을 확인하고 냉소하며 말했다. "곧 알게 될 거다." 그리고 그는 핫토리 카즈오를 바라보며 바닥에 있는 칼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이 명령은 은 선생님께서 직접 내리신 거다. 나는 그저 명령을 전달할 뿐이야. 은 선생님이 곧 이곳에 오실 거니까, 그가 오시기 전에 이 일을 끝내는 게 좋을 거다. 안 그러면 네 귀도 같이 잘릴 테니!" 핫토리 카즈오는 얼굴이 창백해졌
성도민은 남아 있는 두 명의 부하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이 쓰레기차를 몰고 가서 처리해." 그 중 금발의 백인 부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걱정 마십시오. 이미 폐차장을 찾아 뒀습니다. 한 시간 후면 차를 완전히 분해하여, 부품을 수십 대의 차량과 함께 쇳덩이로 압축할 것입니다. 그럼 아무도 차량의 행방을 찾을 수 없을 겁니다." "좋아!" 성도민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서둘러 처리하고, 시내에서 다시 만나자." "예 알겠습니다!" ....한편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은 쓰레기차에 대한 단서를 파악했다. 비록 핫토리 카즈오 일행이 호텔 내에서는 CCTV 기록을 남기지 않았지만, 밖의 시내 감시카메라까지는 제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호텔에서 나오는 모든 사람과 차량은 시내 감시카메라에 포착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쓰레기차가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 모두에게 동시에 발견되었다. 그들은 이 차량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뿐만 아니라, 뉴욕의 모든 조직원, 직업 킬러, 사설 탐정들이 상금을 위해 전부 나섰고, 뉴욕 거리는 순식간에 혼란의 장이 되었다. 하지만 아무도 성도민이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롱비치에 하루 렌트비만 무려 8만 달러에 달하는 럭셔리 빌라를 빌렸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이 럭셔리 빌라는 롱비치에서 최고의 고급 주택 중 하나로, 주로 부호들이 뉴욕에 왔을 때 휴가를 즐기거나 영화 촬영을 위해 대여되곤 했다. 성도민은 시후의 명령을 받고 해외에서 온 영화 촬영팀을 가장해 이 빌라를 빌렸으며, 가난한 주인공이 뉴욕에서 성공하는 이야기를 담은 전기 영화의 촬영 준비를 한다고 사람들을 속였다. 게다가 가장 의외인 점은 성도민이 빌린 이 빌라가 페이셔스 그룹의 저택과 불과 500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 있다는 점이었다. 성도민의 부하들은 뉴욕 시내를 돌고 돌아 핫토리 카즈오를 포함한 닌자들과 의식을 잃은 배호영을 이 빌라로 데려왔다. 이때 뉴욕 전역에서 찾고 있는
이중열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시후가 닌자 몇 명을 시켜 배호영을 납치한 것이 자칫 시후 자신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서야 그는 깨달았다. 시후의 눈에 페이셔스 그룹은 결코 대단한 존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 그의 눈에 페이셔스 그룹은 그저 접시 위의 요리에 불과했다. 이제 그들을 어떻게 할지는 전적으로 시후의 기분에 달려 있었다. 배한빈이든 배해산이든, 시후에게는 어떠한 위협도 될 수 없었다. 시후에게는 블랙 드래곤이라는 강력한 세력이 있었고, 페이셔스 그룹과 정면 대결을 벌인다 해도 그들은 결코 상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시후는 페이셔스 그룹의 실질적 영향력을 지닌 배원중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쥐고 있었다. 만약 시후가 배원중을 미국으로 데리고 온 뒤 블랙 드래곤의 힘으로 그의 안전을 보장한다면, 배산해는 그가 차지한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배산해가 기회를 틈타 아버지의 권력을 탈취하고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막았다는 사실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될 테니, 그야말로 모든 사람에게 비난 받는 존재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법적 조사까지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시후가 이 비장의 카드를 내놓기만 하면 배해산과 그의 아들에게는 커다란 타격이 될 것이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시후가 배호영을 그들 앞에서 죽인다 해도 그들은 감히 큰 소리 한 번 지르지 못할 터였다.그러자 이중열은 시후에게 물었다. "도련님, 이 일을 다음엔 어떻게 진행하실 생각이십니까?" 시후는 냉랭하게 말했다. "제임스가 모습을 드러내면 그와 배호영을 한곳에 모아 두고, 이 인간 말종들을 제거해야겠죠?!" 이중열이 다시 물었다. "그들의 비열한 행각을 외부에 폭로하실 계획이십니까?" 시후는 말했다. "물론이죠! 배호영을 바로 처리하지 않은 이유는 그의 행동과 제임스의 소행을 모두 파헤쳐서 공개하고, 가능하다면 이 무리의 소행을 한 번에 폭로하면 좋을 것 같아서입니다."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갑자기 좋은
이중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이 있고 나서야 전해 들었는데, LCS 그룹이 블랙 드래곤에 자산 절반을 넘긴 뒤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 도련님을 만나고도 그 얘기는 꺼내지 않았습니다.” 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건 제가 일부러 흘린 소문일 뿐입니다. 실제 상황은 정반대예요. LCS 그룹은 블랙 드래곤에 자산을 넘긴 적이 없고, 오히려 블랙 드래곤 전체가 제게 충성을 맹세했죠. 다만 LCS 그룹이 너무 주목받지 않게 하기 위해 그런 소문을 낸 겁니다.” 이중열은 이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후가 이전에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그야말로 믿기 힘든 충격을 받았다. 명성이 자자한 블랙 드래곤이 이제 시후의 휘하에 있다니, 이는 LCS 그룹의 힘에 엄청난 보탬이 될 일이었다. 아무리 페이셔스 그룹의 자산이 많다고 해도 블랙 드래곤 같은 세력을 가진 용병 조직을 가질 수는 없었다.시후가 덧붙였다. “오늘 그 일본 닌자들은 제 일본 친구 집안의 세력입니다. 구름산에서 저를 본 적이 있어서 두려워했던 거예요.” 이중열은 한참 동안 시후의 말을 곱씹은 뒤 감탄했다. “도련님, 지금 당신의 힘으로 LCS 그룹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도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겁니다!”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단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1위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우디 왕가는 글로벌 강자로 로스차일드 가문 다음 가는 수준이죠. LCS 그룹이 아시아에서 최고가 되려면 사우디 왕가를 넘어야 하고, 세계 1위가 되려면 로스차일드 가문을 넘어서야 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도련님의 실력이라면.. 아마도 LCS 그룹이 세계 정상에 서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일 것 같네요.” 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가능한 빨리 그 시간이 오면 좋겠군요.” 이중열은 시후를 새롭게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시후가 LCS 그룹을 세계 정상에 세우
제이크 한은 감시 기록이 조작된 부분이 호텔 내부에만 해당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크리스와 일본 닌자들이 호텔 외부에서 접촉한 것은 시내 감시망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크리스가 호텔 외부에서 닌자들과 만났던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기만 하면, 제이크 한은 그들의 영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제이크 한이 경찰력을 모아 크리스의 진술을 바탕으로 영상 자료를 찾는 동안, 시후는 고은서, 김지우, 이중열과 함께 WF 호텔을 떠났다. 자선 행사가 망쳐지면서 저녁 식사가 무산되자 시후는 모두와 함께 식사할 장소를 찾기로 했다. 그는 이중열이 할 말이 더 있을 거라 생각했고, 이중열이 어떤 제안을 할지도 들어보고 싶었다.이중열 역시도 시후에게 묻고 싶은 질문들이 많았다. 특히 오늘 시후가 일본 닌자들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아들을 납치하도록 한 일은 장난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되면 큰 문제가 생길까 봐 염려했다. 그래서 그는 제안했다. "제 집으로 가는 건 어떻습니까? 음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대화하기엔 편할 텐데요." 시후는 흔쾌히 동의했고, 고은서를 바라보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댁의 삼겹살 구이가 최고죠~ 질리지도 않고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손짓했다. "좋아, 한인타운으로 가자!" 네 사람은 보디가드의 호위를 받으며 한인타운에 도착했다. 이중열의 가게는 이미 문을 닫았고, 직원들도 모두 퇴근한 상태였다. 이중열은 시후 일행을 2층으로 안내하고 직접 요리를 준비하러 갔다.그때 시후는 성도민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확인했다. 핫토리 카즈오와 그의 일행, 그리고 페이셔스 그룹의 배호영 모두 성도민의 통제 하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시후는 그들에게 절대 외부와 연락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통제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시후는 성도민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사업체 근처에 인력을 더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제임스가 지금 페이셔스 그룹에 숨어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다만 페이셔스 그룹은 넓고
크리스는 이 상황을 경찰이나 배한빈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용기가 없었다. 왜냐하면 일본인들이 자신의 아내와 자식들의 생명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죽는 것은 상관없지만, 가족들을 구할 수 없다면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그가 불안에 떨고 있을 때, 한 경찰이 그의 앞에 다가와 말했다. "크리스 씨 입니까?"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황한 듯 대답했다. "네... 네, 맞습니다..." 경찰은 그에게 손짓하며 차갑게 말했다. "함께 가시죠." 크리스는 더욱 불안해졌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경찰을 따라 제이크 한의 임시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크리스는 온몸이 덜덜 떨렸다. 그는 제이크 한의 명성을 오래전부터 들어왔기 때문에 그에게서 자신의 의도를 들킬까 봐 겁이 났다. 크리스는 몸을 한껏 움츠린 채로 제이크 한 앞에 다가가서 더듬거리며 말했다. "경.. 경.. 경감님... 안녕하십니까..." 제이크 한은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갑자기 냉랭하게 몰아붙였다. "크리스! 하나 묻지, 왜 일본인 닌자들과 결탁해서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을 납치했지?" 제이크 한의 갑작스러운 질책에 크리스는 크게 놀라며 황급히 변명했다. "저... 저는... 저는 그런 적 없습니다... 정말입니다...!" 제이크 한은 차갑게 말했다. "어디서 거짓말을 해?! 그 일본인 닌자들은 당신이 데려왔잖아! 당신이 그저 그들을 고용하기만 한 것이라면 실수라고 믿어주겠지만, 그들을 사건 현장에 배치한 것은 명백한 계획적 행동이야! 그러니 당신은 그들의 내부 협력자라고!" 크리스는 계속해서 손사래 치며 말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저는 일본 닌자 같은 건 전혀 모릅니다..." 제이크 한은 그의 이마와 뺨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보며 냉소를 지었다. "크리스.. 당신이 나에게 변명하는 건 상관없지만, 경고하나 할 까? 당신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내가 알아낸 정보를 배한빈에게 전달할 거야.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