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광경을 목격한 유나와 우선은 놀라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고, 장 부장은 더욱 더 경악스럽다는 표정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우선은 분명 류 선생이 자기 남편의 병을 고쳐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누가 류경진의 실력이 평범하고, 게다가 시후에게 무릎을 꿇고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약이 불완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겠는가?장 부장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 있었고, 한사코 두 손을 움켜잡은 채 뻣뻣하게 서 있었다. 그는 체면을 구겼고 마치 자신이 시후의 발 밑에 밟혀 있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시후가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믿을 수 없었기에, 이 쓰레기 같은 놈 앞에서 고개 숙여 사과할 생각은 죽어도 없었다.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이화룡이 갑자기 그를 향해 썩소를 날리며 시후에게 말을 거는 것이 아니겠는가..?“선생님, 이 새끼는 제가 어떻게 처리할까요..?”그는 시후 앞이라 감히 함부로 행동하지 못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그는 장 부장을 이미 죽여버렸을 것이고 물고기 밥으로 만들어 버렸을 것이었다.”"알아서 처리해 주시죠..?"이화룡은 시후의 말을 듣고, 그를 신명나게 구타하려고 했으나 갑자기 진원호가 얼굴을 찌푸리며 이야기를 꺼내는 바람에 쥐었던 주먹을 잠시 펼 수밖에 없었다."저 사람, 이정목 팀장에게 들은 것 같은데..? 어제 그 모빌리티쇼에서 은 선생님을 곤란하게 만든 놈 아니에요?""아, 아닙니다!! 전...저는.. 저는......"장 부장은 완전히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 했다.어제 그는 유나에게 좀 잘 보이려다가 오히려 큰 손해를 입은 형국이었는데, 결국 시후를 귀찮게 만든 꼴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문제는 이 두 사건이 합쳐져 더욱 더 큰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이화룡은 진원호의 이야기까지 듣자, 자신만의 판단이 선 듯 외쳤다. "야아, 이 새끼 완전 골치 덩어리구만? 어제 은 선생님을 또 귀찮게 만들어? 그럼 내가 그 대가를
사실 병원에 오는 길에, 시후는 장인을 직접 치료하려고 계획을 세웠다.왜냐하면 마침 자신이 정제해 낸 환약이라면, 척추 부상을 치료하는 것도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그런데 병원에 와보니, 장 부장이 류경진을 불러들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만약 이 두 사람이 잘못해서 장인 어른을 손쓸 수 없는 상태로 만들더라도 장모는 절대 자신이 이 일에 책임이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자신이 만든 약을 꺼내면 유나와 장모가 의심하게 될까 걱정스럽기도 했다. 이번에도 어떻게 이런 약을 구하게 된 것인지 해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다행히도 이곳에 최 선생이 왔으니, 아마 그에게 이 일을 처리하도록 한다면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될 것이었다.최 선생은 한의학계에서 손에 꼽을 만한 명의였기에 그의 손을 빌려 장인을 치료하면 따로 해명할 필요가 없다. 그의 실력으로는 분명 다른 사람들이 장인 어른의 부상을 치료했을 때 의심을 하지 않을 것이다.최 선생은 시후의 귓속말을 듣고 그의 생각을 알아차렸으나,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런데.. 선생님.. 정말 그 환약으로 척추의 부상을 치료할 수 있습니까? 척추 손상은 바로 양·한방의 공통의 난제로서, 지금은 극복할 방법이 없다고 알고 있는데요..”그리고 그는 말을 마친 뒤 곧 바로 미안한 표정으로 사과를 했다."아, 은 선생님 제가 선생님의 실력을 못 믿는 것이 아니라.. 지금 심장이 조마조마하네요.. 아무튼, 이건 정말 제가 알고 있는 한의학의 범주를 조금 벗어나는 일이기에...”"아.. 하하.. 안심하세요. 아마 이 약을 복용하게 된다면 척추의 손상도 고칠 수 있을 겁니다.""세상에.. 만약 장인 어른을 치료하게 된다면, 이것은 의학의 기적이 될 것입니다! 만약 이 기술이 전해지기만 한다면 온 세상을 놀라게 할 거라고요!”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사실 명예에 죽고 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게다가 한의학이나 의학계에 몸 담은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유나는 아버지의 부상에 대해 너무나도 걱정을 하고 있었다.그녀는 진환이 마침 류경진처럼 사람을 속여 돈만 밝히는 돌팔이 의사를 데리고 올 줄은 몰랐다.다행히도 지금 류경진의 속셈은 이미 간파되었지만, 문제는 과연 누가 아버지의 척추를 고칠 수 있는 가였다.생각하던 차에, 시후는 최 선생을 데리고 유나의 앞으로 데려갔다. "여보, 이 분은 아주 유명한 한의사 최 선생님입니다. 아마 이 분이 장인 어른의 부상을 고칠 수 있을 것 같아요."그러자 유나와 우선은 이 말을 듣고, 너무나도 기뻐했다.두 모녀는 최 선생을 TV 프로그램에서만 보았지, 눈 앞에서 이런 유명한 의사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최고의 한의사가 김상곤을 치료하다니..유나는 다급하게 말했다. “선생님!! 제발 저희 아버지를 좀 살려주세요~!!!”최 선생은 빙긋 웃으며, "부인, 안심하십시오.”라고 말했다.말을 마치자, 그는 병상에 누워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김상곤의 앞에서 환약을 꺼내 조심스럽게 반으로 자른 후, 김상곤의 입에 약 반 알을 조심스럽게 넣었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의 눈초리로 그의 손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사실 한의학이 척추의 부상을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는 믿지 않았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최고로 유명한 최 선생이 왔으니 분명 조금이라도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다.송민정, 임 대표, 진원호, 이화룡은 모두 시후의 환약을 얻었기 때문에, 최 선생의 손에 들려 있는 이 약의 출처를 한 눈에 알아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도대체 시후의 약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정말 전신 마비를 낫게 할 수 있을 것인가?약을 복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상곤의 몸이 가늘게 떨리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는 더없이 창백하던 얼굴빛이 살짝 붉어지며 질끈 감겨 있던 두 눈이 껌뻑껌뻑하고 뜨였다.김상곤이 두 눈을 떴을 때는 몸이 살짝 떨리는 느낌만 있었고,
이때 김상곤은 자신의 몸 안에서 일어난 놀라운 변화를 실감하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는 어렴풋이 자신이 교통사고를 당했고, 온몸이 강한 충격에 의해 꼼짝도 할 수 없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그런데 지금.. 어떻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고통이 사라지고, 오히려 자신의 몸의 사고 전보다 더 좋아진 것 같은 거지?이건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김상곤은 한참 동안 이 사실을 믿지 못해 멍하니 있었다.그는 참지 못하고 유나에게 말했다. "유나야? 내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유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다급하게 울면서 "아빠!!! 조금 전에 자동차 사고가 너무 크게 나셔서 전신 마비로 식물인간이 되실 뻔했어요~~~!!! 흑..흑흑.. 그런데 이 분 덕분에 아빠가 살아나셨어요."라고 상황을 설명했다.그리고 그녀는 최 선생에게 다가가 감격하며 "선생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흑흑..”이라고 울며 인사를 건넸다.유나는 정중하게 최 선생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하려 했다.최 선생은 그녀의 어깨를 잡고 다시 일으켜 세웠다. 그는 사실 고맙다고 해야 할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옆에 있는 당신의 남편이 만든 약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자신의 실력으로는 그녀의 아버지를 치료하지 못할 것이라고.. 그녀의 아버지가 완쾌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은 선생의 환약 때문이라고..하지만, 시후가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최 선생은 어쩔 수 없이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사모님, 이건 별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이렇게 예의 차리지 않으셔도 됩니다!”만약 은 선생이 없었다면, 설령 한의학계의 명의라고 할지라도, 반신불수를 치료할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그리고 가장 놀란 것은 바로 성모병원의 주치의였다. 그는 최 선생을 바라보며, "선생님, 이건 세계적으로도 없는 일인데.. 정말 기적을 만들어 내신 겁니다! 방금 환자에게 준 약만으로도 선생님은 아마 노벨상을 받으실 걸요?!! 이건 정말 전 인류를
어머니의 경고를 들은 유나는 당황했다.그녀 역시도 시후가 풍수로 거물급 인사과 교류를 하는 것은 사실, 그랜드 캐니언에서 위험천만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과 같이 위태롭고 또 위태롭다고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이전에 듣기로는 거물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들에게 자신이 풍수를 잘 보는 사람이라고 속이고 참석한 뒤, 벼락이 쳤고 자리에 있던 한 사람이 죽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만약 시후가 계속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속이고 돌아다닌다면, 앞으로 자신의 집안이 어떤 결말로 끝나게 될 지 알 수 없는 그녀였다.우선은 유나도 근심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시후가 없는 틈을 타 이 때다 싶어 바로 더욱 강하게 유나를 밀어붙였다."얘, 너희 아빠가 퇴원하면 당장 저 은시후랑 이혼해! 알겠어?!! 안 그러면 저 사람들이 네 남편이 아무것도 아닌 데릴사위라는 걸 알기라도 해 봐!!? 우리 집안이 어떤 봉변을 당할지 짐작이나 가?? 너 그리고, 장 부장 봤어 못 봤어??? 몇 마디 변명하지도 못하고 건물 밖으로 내동댕이쳐졌잖아!!! 은시후도 그렇게 그 사람을 속였는데, 만약 들키기라도 하면 우리도 똑같이 당한다니까?!!”유나는 "엄마, 조금 전에 시후 씨가 데리고 온 의사가 아버지의 목숨을 구한 거 못 보셨어요? 그런데도 어떻게 엄마는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요? 이건 좀 선을 넘는 거 아니에요?”라고 우선의 말을 반박했다."왜? 나는 이런 말도 하면 안 돼?" 우선은 화가 나서 "너 그거 알고 있어? 지금 이 상황은 내가 예~전에 주식에 투자했던 것과 똑 같은 상황이라고!! 언제 어디서 문제가 터질 지 모르는 일이야!! 주식 한 번 말아먹으면 투자한 돈 하나도 못 돌려 받는 거, 너 알아 몰라?!!!"라고 소리쳤다. 유나는 진지하게, "엄마, 그래도 난 무슨 일이 있어도 시후 씨와 이혼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라고 답했다.말은 이렇게 했지만, 유나 역시도 머리 속에 수많은 생각들이
시후는 어이가 없어서 어깨를 으쓱하며 주머니에서 수표를 꺼내 건넸다. “알겠습니다 장모님.. 수표는 여기 있어요.”우선은 흥분하여 수표를 받자마자 기쁨에 가득 찬 표정으로 서둘러 카운터로 달려갔다.시후는 그녀가 이렇게 조급해하는 것을 보고, 그녀가 아마도 손에 돈이 들어올 것을 깨달았다고 생각하자 한숨을 쉬고 돌아서서 병실로 향했다.병실로 들어가자, 유나는 "엄마가 쫓아오셨어요?"라며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장모님께서 수표를 내놓으라고 하시더군요.."라고 말했다."그래요.." 유나 역시도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그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늘 재물을 탐내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돈만 보면 물불을 안 가리고 뛰어드는 성격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3천만 원의 수표를 엄마가 얻었다면 절대 돌려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녀도 뭐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렇게 말을 했다가는 우선이 울고불고 말썽을 피워댈 것이 뻔했기에........한편, 손에 3천만 원이 들어온 우선은 빠른 걸음으로 카운터의 직원 앞으로 가서 수표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호호홋? 내가 저기 김상곤 환자의 입원비를 내러 왔어요!!"직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모니터로 입원 정보를 확인하더니, "네, 총 3백만 원입니다!”라고 말했다. "좋아요.” 우선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이 수표로 돈을 지불할 건데요, 나머지는 내 개인 카드에 입금해주세요."라고 말했다.그러곤 자신의 카드를 꺼내 건네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카드에 나머지 돈을 넣어 줘요!"라고 당부했다.그러자 직원은 “네 알겠습니다.”하고 수표를 한 번 집어 보고는 놀라서 아연실색하였다.우선은 그녀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자, 일부러 화를 내며 말했다. “뭐예요? 빨리 처리해 달라고요?! 나도 할 일이 아직 많이 있다고요!"카운터 직원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거만한 표정의 우선에게 반격을 했다. 직원은 우선의 얼굴
시후는 병실에서 아내 유나와 함께 장인어른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그때, 별안간 병실 문이 “콰앙!!” 하고 소리를 내며 열렸다.장모 우선이 무서운 표정으로 병실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우선은 수표를 엄지와 검지 사이에 집어 들고서는 시후의 얼굴 앞에 팔랑대며 소리쳤다. "은시후! 이 자식이 지금 장모인 나까지 속이려 들어?!""어.. 장모님.. 이..이게 무슨 소리세요? 제가 언제 장모님을 속였다고 그러세요..?"우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유나에게 달려가 "딸! 너, 더 이상 큰 일이 벌어지기 전에 이 사기꾼 지식과 당장 이혼해! 이 녀석은 우리 모두를 지옥으로 보낼 작정이라고!"유나 역시 당황하며 "엄마, 대체 왜 그래요?"라고 물었다.우선은 수표를 유나의 손에 쥐어 주며 분노했다.“너의 잘난 서방이 나에게 100억짜리 위조 수표를 주었다고!! 그래서 카운터에 있던 직원이 날 사기꾼으로 신고할 뻔했어!!"그 말을 들은 시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 젠장.. 100억짜리.. 송민정 대표가 준 수표가 잘못 나갔네..’그저 주머니에 쑤셔 넣어 두었으니, 3천만 원짜리 수표와 헷갈릴 법 했다..! 하지만.. 젠장.. 망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하지?유나는 이때 수표를 집어 들고는,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시후 씨, 이 위조 수표..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 거냐고요?!!”시후는 다급하게 "아이고.. 여보, 완전 오해예요.."라고 변명했다.유나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그럼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나에게 정확하게 설명해요!”라고 화를 냈다.우선은 옆에서 "아니 이걸 물어볼 필요가 있나? 분명 틀림없이 사람을 속이는 데 쓰는 거지! 그러다가 실수로 나에게 준 거야! 흥!!! 정말 이런 수표로 남을 속이면, 바로 감방 행이라고!”라고 유나의 의심에 부채질을 해댔다.그리고 그녀는 다시 유나를 바라보며, "유나야, 이런 인간이 능력이 없으니까 이제는 밖에서 이렇게
그러자 그녀는 다소 누그러진 표정으로 수표를 건네 주며 말했다."제가 그럼 저녁에 당신이랑 함께 가서 아버님을 위해서 함께 인사드릴 테니, 제발 이런 가짜 수표를 헷갈려서 다른 사람들에게 쓰지 말아요!! 만약 이런 거 쓰기라도 하면 정말 큰일 날지도 몰라요!"시후도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여보 안심해요! 내가 꼭 주의할게요! 어머니, 그리고 이 수표는 진짜예요, 여기 있어요!"시후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3천만 원짜리 수표를 꺼내 급히 우선에게 건네 주었다."어머님께서 이걸 일찍 발견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제가 이 수표를 불태워 버릴 뻔했어요! 그랬으면 정말 큰 손해가 아니었겠습니까?"우선은 그를 한번 노려보았다. 만약 오늘 이 수표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오늘 시후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이미 이렇게 여유 자금이 생기게 되었으니 못살게 굴게 무엇이 있겠는가? 당장 이 수표를 가지고 가면 나머지 수천만 원이 모두 자신의 돈이 될 것이다!그녀가 수표를 받자, 시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오늘 조심성 없었던 그의 행동으로 큰일이 날 뻔했지만 다행히 반응을 빠르게 했기에 일을 잘 처리할 수 있었다.하지만, 만약 장모님이 이 100억짜리 수표가 진짜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아쉬운 마음에 바로 창문에서 뛰어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중, 병실 문밖에서 갑자기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곤아, 상곤아! 내 아들아, 이게 무슨 일이야?!! 이 엄마가 널 보러 왔다!"이 목소리가 들리자 시후는 눈살을 찌푸렸다.곧바로 신 회장이 지팡이를 짚고 김창곤, 김혜준, 김혜빈과 함께 병실로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신 회장은 안타까운 얼굴과 붉어진 눈시울로 들어왔다. 그녀는 문을 들어서자마자 눈물을 참지 못하고 급히 병상에 누워 있는 김상곤에게 다가가 눈물을 흘리며 외쳤다."상곤아, 이 엄마는 네가 차 사고가 크게 났다는 말을 듣고 놀라서 심장병으로
시후는 배유현이 파텍 필립과 롤렉스라는 두 유명한 시계 브랜드를 내걸고, 자신과 거풍환을 교환하려는 의향이 있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녀의 할아버지 배원중과 같은 재벌이라면, 어떻게 해서라도 금액을 지불하고 수명을 3~5년 연장하는 것이 오히려 매우 합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을 것이었다. 어차피, 회춘단 한 알이 이미 16억 달러 이상에 낙찰된 상황에서, 거풍환이 회춘단과 비슷한 가격에 거래되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었다.사실, 시후도 잘 알고 있었다. 배유현이 아무리 농담처럼 말한다고 하더라도 이 제안은 그녀의 진짜 속마음이라는 것을... 다만, 그녀는 농담조로 말을 꺼냄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한 협상 환경을 조성했다. 그렇게 하면, 시후가 거절하더라도 그저 농담이었다는 듯이 가볍게 넘어갈 수 있고, 반대로 시후가 관심을 보이면 즉시 태도를 바꿔 진지한 협상으로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이런 교묘한 협상 전략을 본 시후는 다시 한번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배유현 씨는 역시 비범하군...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완벽한 타이밍을 잡아내는 능력이 뛰어나. 역시 대단한 여자야.’ 하지만 시후는 곧 속으로 피식 웃었다. ‘다만, 배유현 씨는 내가 이미 그녀에게 거풍환 한 알을 줄 결심을 했다는 사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거야.’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 시후는 갑자기 배유현을 놀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는 배유현이 교묘하게 협상 주도권을 잡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알았지만, 일부러 모르는 척 능청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시후는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아, 참. 배유현 씨, 이 비행기는 정말 새 것 같은데요... 설마 이번에 새로 구입한 건가요?"배유현은 순간 당황했다. 그녀는 방금까지 거풍환 거래에 대한 본격적인 대화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전
이때 유미경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지만, 시후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비행기에 오른 후에도 그녀가 여전히 같은 자리에 서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시후는 한동안 돌아보며 그녀를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왠지 모르게, 시후는 유미경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시후는 유미경이 홍콩에서 수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받는 아름다운 여인이지만, 사실 그녀의 삶은 아버지가 불륜을 저지른 그날부터 색 바라고 말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날마다 어머니의 눈물과 슬픔을 마주해야 했고, 어머니의 건강이 점점 악화되어 가는 현실도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리고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비록 아버지가 물질적으로는 많은 보상을 해주었지만,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상처에 비하면 보상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했다.그래서 시후는 유미경이 지난 몇 년 동안 단 한 순간도 행복하지 않았으며, 오직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속에서 살아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시후의 그녀를 향한 연민은 더욱 깊어졌다.그 때 시후의 감정 변화를 알아챘는지, 배유현은 그의 아련한 표정을 보며 살짝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늘 자신도 유미경 못지않은 여인이라 자부했고, 어떤 면에서는 더 나은 부분도 많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후가 유미경을 알게 된 지 불과 며칠 만에 그토록 그녀를 아끼고 심지어 마음까지 흔들리는 듯한 모습까지 보이자, 그녀는 그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반면, 배유현 자신은 시후와 함께한 시간이 훨씬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시후가 자신에게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듯한 모습을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내심 속으로 안타까움을 느끼면서도, 그녀는 곧 밝은 목소리로 시후를 상기시켰다. "은 선생님, 미경 씨가 선물한 물건 한번 열어보지 않으시겠어요?""아, 참!" 시후는 그제서야 받은 선물의 존재를 떠올렸다. 그는 조심스럽게 상자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천천히 열었다. 가방 안에는 정교하고 고급스러운 나무 상자가 담겨 있었고, 상
10분 간의 이동 끝에, 차량 행렬은 배유현의 전용기가 있는 격납고에 도착했다.시후는 배유현의 전용기가 걸프스트림 G650 같은 고급 비즈니스 제트기일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격납고 안에 서 있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거대한 보잉 747이었다. 이 기종은 미국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과 동일한 기종으로, 부와 권력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이때, 기장과 승무원을 포함한 10여 명의 인원들이 이미 모든 비행 전 점검을 마치고, 트랩 아래에서 공손히 대기하고 있었다.차량들이 차례로 정차하자, 일행들이 차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시후는 옆에 서 있는 유미경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녀는 입술을 앙다문 채 말없이 서 있었다.시후가 먼저 입을 열었다. "미경, 우리도 내립시다."유미경은 고개를 들어 시후를 바라보며,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은 선생님, 혹시 다음에 홍콩에 다시 오실 기회가 있을까요?"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상황을 봐야겠지만, 기회가 생기면 꼭 오겠습니다."유미경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부디 몸조심하세요. 다음에 홍콩에 오시게 되면 미리 연락 주시고요.""그렇게 하죠." 시후는 흔쾌히 약속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알 수 없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지금은 미국에서 아내인 유나의 학업을 돕고 있기에 비교적 여유가 있는 상태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다시 정신없이 바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홍콩에 올 시간과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후는 그 순간, 유미경이 이미 조용히 한국으로 가서 일하겠다는 결심을 굳힌 상태라는 것을 몰랐다. 다만, 유미경은 아직 시후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상태였다. 그녀는 먼저 서울대학교에서 일자리를 확보한 후, 서울에서 시후에게 깜짝 선물을 안겨주고 싶었다.잠시 후, 시후와 유미경은 차에서 내렸다. 먼저 내린 배유현은 이미 트랩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유가휘와 이중열도 다가왔다.유가휘는 아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말했다. "은 선생님, 이번 방문 일정
유미경은 부끄럽게 말했다. “배유현 회장님... 저는 어떤 차를 타도 괜찮습니다...” 배유현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어떤 차든 괜찮다면, 이 차에 타요. 저는 원 선생님과 같은 차를 타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녀는 몸을 돌려 뒤에서 손을 흔들며, 차량 대열 뒤쪽에 있는 롤스로이스에 탑승했다. 시후는 이를 보고는 한 손으로 차 문을 잡고, 유미경에게 말했다. “미경, 차에 타요.” 유미경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아버지 유가휘에게 인사를 한 후, 몸을 굽혀 차에 탔다. 시후는 유미경이 차를 탄 뒤에 탑승했고, 유미경이 여전히 숨을 헐떡이고 있는 것을 보고, 그녀가 이곳까지 뛰어오느라 꽤나 피곤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후는 말을 꺼냈다. “친구의 비행기가 지연되었으면, 그냥 전화해주면 되었을 텐데, 왜 그렇게 급히 뛰어온 거죠?” 유미경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고, 비행기가 지연된 시간은 길지 않았으니까 제가 조금만 뛰면 시간을 맞출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시후는 약간 직설적인 성격이라 손에 들고 있는 상자를 보며 말했다. “사실, 날 위해 특별히 선물을 고를 필요는 없었어요. 난 사실 뭐든지 부족한 게 없으니까요.” 유미경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선생님이 그렇게 귀한 약을 저에게 주셨는데, 저는 아직 보답을 못 했잖아요...” 시후는 호기심을 가지며 물었다. “누가 그 약이 그렇게 귀한 거라고 했나요? 배유현 회장이었나요?” “네...” 유미경은 마치 잘못한 아이처럼 긴장한 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 선생님이 저에게 핸드폰 케이스를 사주셨을 때, 제가 그 약을 실수로 배유현 회장님께 우연히 보여주었어요...” 그녀는 급히 또 설명했다. “저는 자랑하려던 게 아니었어요... 그냥 배유현 회장님이 말하길 은 선생님이 특별한 약 두 가지를 가지고 계시다고 말씀하셔서, 선생님이 주신 약을 떠올렸고,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보여드렸던 거예요...” 그렇게 말한 후 유미경은 용기를 내어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시후는 차 밖에 서 있는 사람들 중에서 여전히 유미경의 모습을 찾지 못해 약간의 실망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유가휘에게 더 이상 묻지 않고 말했다. “유 회장님, 시간이 늦었으니 차를 타고 출발하시죠.” 유가휘는 시간을 확인하고는 급히 말했다. “은 선생님, 미경이 이 녀석이 왜 그런지 전화도 안 받네요.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다시 한 번 전화해보겠습니다.” 말을 마친 유가휘가 휴대폰을 꺼내려던 찰나, 유미경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아빠!” 시후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고, 유미경을 보는 순간 그동안 마음 속에 깃들었던 실망감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오늘 홍콩을 떠나기 전에 유미경을 다시 못 보게 되었다면, 그의 마음속에는 아쉬움이 남았을 것이다. 그때 유가휘의 얼굴 역시 밝아졌고, 그는 유미경을 향해 손을 흔들며 불평했다. “어디 갔었던 거냐? 모두가 기다리고 있었잖아. 전화 한 통도 없고!” 그러자 유미경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친한 친구가 일본에서 돌아왔거든요... 그 친구에게 부탁해서 물건을 좀 가져오는 바람에... 그래서... 그래서 그 친구에게 먼저 가서 물건을 받느라... 그런데 친구의 비행기가 지연되었고, 겨우 물건을 받아 급히 왔어요. 오는 길에 계속 뛰느라, 핸드폰을 확인할 시간이 없었어요.” 그 말을 마친 유미경은 유가휘 옆에 서서 시후와 배유현을 보며 죄송한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해요, 은 선생님, 배 회장님. 두 분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배유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우리도 조금 전에 도착했어요. 게다가 비행기를 아직 타는 것도 아니고, 서두를 필요도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녀는 유미경이 들고 있는 서류 가방 크기 정도의 상자를 보고 궁금한 듯 물었다. “미경 씨, 그건 뭐예요? 꽤 무거워 보이는데?” 유미경은 손에 든 상자를 보고, 또 시후를 잠시 바라본 뒤, 조금 부끄러운 듯 말했다. “이거는 제가 일본에서 은 선생님께 드리
오후 다섯 시.롤스로이스 차량 행렬이 유가휘와 이중열을 태우고 정시에 시후와 배유현이 머물고 있는 호텔에 도착했다.시후를 보자마자 유가휘는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차량 행렬이 준비되었습니다. 언제든 출발할 수 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유미경이 보이지 않자 무심코 물었다. “미경 씨는 왔나요?”유가휘는 서둘러 설명했다. “은 선생님 조금 전 미경이에게 전화를 했는데, 공항에서 일이 있어서 먼저 출발했다고 하더군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우리도 출발하시죠.”30분 뒤, 시후와 배유현은 유가휘의 차량 행렬을 따라 홍콩 국제공항에 도착했다.차량 행렬이 VIP 전용 건물 앞에 멈춰 서자, 유가휘는 앞차에서 내려 급히 뛰어가 시후가 탄 차의 문을 열며 정중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이제 은 선생님과 배유현 회장님께서는 먼저 보안과 출국 심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저희 차량 역시도 전용 통로를 통해 보안 검사를 받아야 하므로, 검색을 마친 후 공항 내부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은 선생님께서 출국 수속을 마치시면 바로 저희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유가휘는 이렇게 말하면서 혹시라도 시후가 이러한 절차를 불편해할까 봐 서둘러 덧붙였다. “은 선생님, 홍콩은 항공 보안에 대해 엄격한 편입니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느슨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당 절차를 생략할 수 없으니 부디 양해해 주십시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일이죠. 그럼 배유현 회장과 함께 이쪽으로 들어가겠습니다.”“예 알겠습니다!” 유가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가 두 분을 안으로 모시겠습니다.”그러나 시후는 말했다. “유 회장님,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끼리 들어가도 됩니다.” 그렇게 말한 뒤, 그는 배유현과 나란히 차에서 내렸다.유가휘는 끝까지 시후와 배유현을 VIP 전용 건물 안까지 안내한 뒤, 그들이 보안 검색 통로로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그런 뒤에야
유미경은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끼며 약간 짜증내듯이 말했다. "진재은! 너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뻔뻔하게 굴 거면, 너랑 좀 거리를 두는 게 낫겠다!"진재은은 입을 삐쭉 내밀며 물었다. "미경 언니, 언제 시간 돼? 그 사람 불러서 같이 밥이나 한 끼 먹자! 나 말이야, 다른 건 몰라도 쓰레기 감별, 그거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해~ 그러니까 그 사람이 좋은 남자인지 아닌지, 식사 한 번만 해보면 알 수 있다니까?!"유미경은 약간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럴 기회가 없을 것 같은데. 오늘 밤에 그 분은 떠나거든, 홍콩을 떠나셔.""뭐?" 진재은은 놀라서 물었다. "그럼 한국으로 돌아가는 거야? 내 예상이 맞다면, 그는 한국 사람이겠지?"유미경은 마음속으로 아쉬움을 느끼며, 더 이상 감정을 숨기지 않고 그저 무기력하게 한숨을 쉬었다. "미국으로 돌아 갈 거야.""미국으로?" 진재은은 급히 물었다. "그럼 언니는 한국에 왜 가는 건데? 미국으로 따라가야지!"유미경은 턱을 괴고 멍하니 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아내가 교육을 받는데, 그것 때문에 미국에 가는 거야. 아내 분이 학교를 다녀야 하거든. 그리고 다음 달에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했어."진재은은 충격을 받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외쳤다. "미경 언니... 언... 언니 뭐라고 했어?! 그 남자가 아내가 있다는 거야?!”"응." 유미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결혼한 지 4년 됐다고 했어.""세상에..." 진재은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미경 언니, 미... 미경 언니... 지금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유미경은 무의식적으로 손에 든 펜을 돌리며 중얼거렸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 아니야. 그냥 내 마음을 제어할 수가 없을 뿐이지..." 그러다가 그녀는 문득 컴퓨터 화면의 오른쪽 아래에 떠있는 시간을 보더니 깜짝 놀라며 말했다. "큰일 났네, 벌써 4시가 넘었어! 빨리 몇 시에 떠나는지 물어봐야겠어."......한편, 시후는
시후와 배유현이 쇼핑을 하고 있을 때, 학교에서 논문 발표 준비를 하고 있던 유미경은 갑작스럽게 서울대학교에서 보낸 이메일을 받았다. 라는 글자를 본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며 얼른 이메일을 열었고 이메일의 내용을 조용히 읽어 내려갔다."유미경 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대학교 글로벌 인재 채용 프로젝트의 책임자 이루다라고 합니다. 보내주신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검토한 결과, 귀하의 경력이 당교의 글로벌 인재 채용 프로젝트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귀하를 서울로 초청하여 면접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면접 일정은..."메일을 다 읽은 유미경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정말 잘 됐다!"바로 옆에서 조용히 자료를 찾고 있던 같은 학과 동기이자 절친인 진재은은 유미경의 갑작스러운 외침에 놀라며 물었다. "미경 언니, 무슨 일이야? 뭐가 그렇게 좋은 일인데?!”유미경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나 서울대학교에서 면접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았어! 논문 발표가 끝나면 바로 면접을 보러 갈 수 있을 거야! 만약 면접을 통과하면, 나는 서울대학교에서 일할 수 있게 될 거라고!"진재은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뭐라고, 언니...?! 언니는 곧 홍콩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을 사람이야. 언니가 우리 학교에서 남아서 교수 일을 하고 싶다면 당연히 할 수 있을 텐데, 굳이 한국에 있는 듣보잡 대학에서 일하려는 이유가 뭐야?"유미경은 단호하게 말했다. "서울대학교는 듣보잡 대학이 아니야. 오히려 한국 안에서 일류 대학이자 최고의 대학으로 알려진 곳이라고. 우수한 교수진들과 탄탄한 발전 가능성을 갖춘 명문 대학이지."진재은은 망설임 없이 반박했다. "그렇다 쳐도, 홍콩대학교만큼 좋은 대학은 아닐 걸? 게다가 홍콩대학교에 남으면, 굳이 홍콩을 떠날 필요도 없고, 집에서 편하게 출퇴근하면 되는데, 왜 멀리 다른 나라인 한국까지 가려고 해?"유미경은 살짝 미소 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난 이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아내와 장모님께 줄 거라, 여성들이 좋아하는 걸 고르면 돼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여성들에게 선물을 할 때는 가방과 쥬얼리가 무난하게 좋은 선택이죠. 가방이라면 에르메스나 샤넬이 좋고, 쥬얼리 브랜드는 좀 더 다양해요. 반클리프 아펠, 티파니, 불가리가 대표적이고요."시후는 생각하며 말했다. "가방은 이미 전에 선물했으니 이번에는 안 사도 될 것 같고, 쥬얼리는 한번 고려해볼 만하네요......" 선물에 대해 생각하던 중, 시후는 문득 송민정이 윤우선을 위해 꾸민 ‘그 일’을 떠올렸다. 당시 윤우선은 불가리의 한 목걸이에 반해 결국 가진 현금을 몽땅 써버리지 않았던가. 시후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윤우선이 ‘복권에 당첨’됐을 때 샀던 목걸이와 똑같은 걸 다시 사준다면, 그녀는 어떤 기분이 들까?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그는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그럼 불가리 매장으로 가보도록 하죠!"곧 두 사람은 차를 주차한 후, 홍콩에서 가장 큰 SOGO 백화점으로 향했다. 혹시라도 누군가 자신을 알아볼까 봐, 배유현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착용한 뒤 시후와 함께 백화점에 들어섰다. 백화점에 들어서자마자, 배유현은 불가리 매장의 간판을 발견하고 말했다. "은 선생님, 불가리 매장은 저쪽입니다.""그래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와 함께 불가리 매장으로 들어갔다.곧 한 명의 직원이 다가와 정중하게 물었다. "불가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어떤 제품을 찾으시나요?"시후는 곧장 물었다. "목걸이를 좀 보려고 하는데, 매장에 재고가 있나요?"직원은 곧바로 대답했다. "네,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이윽고 직원은 카운터에서 에메랄드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를 꺼내 시후 앞에 내밀었다. "고객님, 해당 에메랄드 목걸이는 올해 출시된 신상으로, 매우 인기 있는 상품입니다. 가격은 55만 홍콩 달러입니다."시후는 목걸이를 받아 살펴보았다. 실물을 보니 확실히 아름다웠고, 고급스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