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광경을 목격한 유나와 우선은 놀라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고, 장 부장은 더욱 더 경악스럽다는 표정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우선은 분명 류 선생이 자기 남편의 병을 고쳐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누가 류경진의 실력이 평범하고, 게다가 시후에게 무릎을 꿇고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약이 불완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겠는가?장 부장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 있었고, 한사코 두 손을 움켜잡은 채 뻣뻣하게 서 있었다. 그는 체면을 구겼고 마치 자신이 시후의 발 밑에 밟혀 있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시후가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믿을 수 없었기에, 이 쓰레기 같은 놈 앞에서 고개 숙여 사과할 생각은 죽어도 없었다.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이화룡이 갑자기 그를 향해 썩소를 날리며 시후에게 말을 거는 것이 아니겠는가..?“선생님, 이 새끼는 제가 어떻게 처리할까요..?”그는 시후 앞이라 감히 함부로 행동하지 못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그는 장 부장을 이미 죽여버렸을 것이고 물고기 밥으로 만들어 버렸을 것이었다.”"알아서 처리해 주시죠..?"이화룡은 시후의 말을 듣고, 그를 신명나게 구타하려고 했으나 갑자기 진원호가 얼굴을 찌푸리며 이야기를 꺼내는 바람에 쥐었던 주먹을 잠시 펼 수밖에 없었다."저 사람, 이정목 팀장에게 들은 것 같은데..? 어제 그 모빌리티쇼에서 은 선생님을 곤란하게 만든 놈 아니에요?""아, 아닙니다!! 전...저는.. 저는......"장 부장은 완전히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 했다.어제 그는 유나에게 좀 잘 보이려다가 오히려 큰 손해를 입은 형국이었는데, 결국 시후를 귀찮게 만든 꼴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문제는 이 두 사건이 합쳐져 더욱 더 큰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이화룡은 진원호의 이야기까지 듣자, 자신만의 판단이 선 듯 외쳤다. "야아, 이 새끼 완전 골치 덩어리구만? 어제 은 선생님을 또 귀찮게 만들어? 그럼 내가 그 대가를
사실 병원에 오는 길에, 시후는 장인을 직접 치료하려고 계획을 세웠다.왜냐하면 마침 자신이 정제해 낸 환약이라면, 척추 부상을 치료하는 것도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그런데 병원에 와보니, 장 부장이 류경진을 불러들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만약 이 두 사람이 잘못해서 장인 어른을 손쓸 수 없는 상태로 만들더라도 장모는 절대 자신이 이 일에 책임이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자신이 만든 약을 꺼내면 유나와 장모가 의심하게 될까 걱정스럽기도 했다. 이번에도 어떻게 이런 약을 구하게 된 것인지 해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다행히도 이곳에 최 선생이 왔으니, 아마 그에게 이 일을 처리하도록 한다면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될 것이었다.최 선생은 한의학계에서 손에 꼽을 만한 명의였기에 그의 손을 빌려 장인을 치료하면 따로 해명할 필요가 없다. 그의 실력으로는 분명 다른 사람들이 장인 어른의 부상을 치료했을 때 의심을 하지 않을 것이다.최 선생은 시후의 귓속말을 듣고 그의 생각을 알아차렸으나,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런데.. 선생님.. 정말 그 환약으로 척추의 부상을 치료할 수 있습니까? 척추 손상은 바로 양·한방의 공통의 난제로서, 지금은 극복할 방법이 없다고 알고 있는데요..”그리고 그는 말을 마친 뒤 곧 바로 미안한 표정으로 사과를 했다."아, 은 선생님 제가 선생님의 실력을 못 믿는 것이 아니라.. 지금 심장이 조마조마하네요.. 아무튼, 이건 정말 제가 알고 있는 한의학의 범주를 조금 벗어나는 일이기에...”"아.. 하하.. 안심하세요. 아마 이 약을 복용하게 된다면 척추의 손상도 고칠 수 있을 겁니다.""세상에.. 만약 장인 어른을 치료하게 된다면, 이것은 의학의 기적이 될 것입니다! 만약 이 기술이 전해지기만 한다면 온 세상을 놀라게 할 거라고요!”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사실 명예에 죽고 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게다가 한의학이나 의학계에 몸 담은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유나는 아버지의 부상에 대해 너무나도 걱정을 하고 있었다.그녀는 진환이 마침 류경진처럼 사람을 속여 돈만 밝히는 돌팔이 의사를 데리고 올 줄은 몰랐다.다행히도 지금 류경진의 속셈은 이미 간파되었지만, 문제는 과연 누가 아버지의 척추를 고칠 수 있는 가였다.생각하던 차에, 시후는 최 선생을 데리고 유나의 앞으로 데려갔다. "여보, 이 분은 아주 유명한 한의사 최 선생님입니다. 아마 이 분이 장인 어른의 부상을 고칠 수 있을 것 같아요."그러자 유나와 우선은 이 말을 듣고, 너무나도 기뻐했다.두 모녀는 최 선생을 TV 프로그램에서만 보았지, 눈 앞에서 이런 유명한 의사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최고의 한의사가 김상곤을 치료하다니..유나는 다급하게 말했다. “선생님!! 제발 저희 아버지를 좀 살려주세요~!!!”최 선생은 빙긋 웃으며, "부인, 안심하십시오.”라고 말했다.말을 마치자, 그는 병상에 누워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김상곤의 앞에서 환약을 꺼내 조심스럽게 반으로 자른 후, 김상곤의 입에 약 반 알을 조심스럽게 넣었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의 눈초리로 그의 손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사실 한의학이 척추의 부상을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는 믿지 않았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최고로 유명한 최 선생이 왔으니 분명 조금이라도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다.송민정, 임 대표, 진원호, 이화룡은 모두 시후의 환약을 얻었기 때문에, 최 선생의 손에 들려 있는 이 약의 출처를 한 눈에 알아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도대체 시후의 약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정말 전신 마비를 낫게 할 수 있을 것인가?약을 복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상곤의 몸이 가늘게 떨리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는 더없이 창백하던 얼굴빛이 살짝 붉어지며 질끈 감겨 있던 두 눈이 껌뻑껌뻑하고 뜨였다.김상곤이 두 눈을 떴을 때는 몸이 살짝 떨리는 느낌만 있었고,
이때 김상곤은 자신의 몸 안에서 일어난 놀라운 변화를 실감하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는 어렴풋이 자신이 교통사고를 당했고, 온몸이 강한 충격에 의해 꼼짝도 할 수 없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그런데 지금.. 어떻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고통이 사라지고, 오히려 자신의 몸의 사고 전보다 더 좋아진 것 같은 거지?이건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김상곤은 한참 동안 이 사실을 믿지 못해 멍하니 있었다.그는 참지 못하고 유나에게 말했다. "유나야? 내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유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다급하게 울면서 "아빠!!! 조금 전에 자동차 사고가 너무 크게 나셔서 전신 마비로 식물인간이 되실 뻔했어요~~~!!! 흑..흑흑.. 그런데 이 분 덕분에 아빠가 살아나셨어요."라고 상황을 설명했다.그리고 그녀는 최 선생에게 다가가 감격하며 "선생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흑흑..”이라고 울며 인사를 건넸다.유나는 정중하게 최 선생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하려 했다.최 선생은 그녀의 어깨를 잡고 다시 일으켜 세웠다. 그는 사실 고맙다고 해야 할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옆에 있는 당신의 남편이 만든 약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자신의 실력으로는 그녀의 아버지를 치료하지 못할 것이라고.. 그녀의 아버지가 완쾌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은 선생의 환약 때문이라고..하지만, 시후가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최 선생은 어쩔 수 없이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사모님, 이건 별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이렇게 예의 차리지 않으셔도 됩니다!”만약 은 선생이 없었다면, 설령 한의학계의 명의라고 할지라도, 반신불수를 치료할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그리고 가장 놀란 것은 바로 성모병원의 주치의였다. 그는 최 선생을 바라보며, "선생님, 이건 세계적으로도 없는 일인데.. 정말 기적을 만들어 내신 겁니다! 방금 환자에게 준 약만으로도 선생님은 아마 노벨상을 받으실 걸요?!! 이건 정말 전 인류를
어머니의 경고를 들은 유나는 당황했다.그녀 역시도 시후가 풍수로 거물급 인사과 교류를 하는 것은 사실, 그랜드 캐니언에서 위험천만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과 같이 위태롭고 또 위태롭다고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이전에 듣기로는 거물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들에게 자신이 풍수를 잘 보는 사람이라고 속이고 참석한 뒤, 벼락이 쳤고 자리에 있던 한 사람이 죽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만약 시후가 계속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속이고 돌아다닌다면, 앞으로 자신의 집안이 어떤 결말로 끝나게 될 지 알 수 없는 그녀였다.우선은 유나도 근심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시후가 없는 틈을 타 이 때다 싶어 바로 더욱 강하게 유나를 밀어붙였다."얘, 너희 아빠가 퇴원하면 당장 저 은시후랑 이혼해! 알겠어?!! 안 그러면 저 사람들이 네 남편이 아무것도 아닌 데릴사위라는 걸 알기라도 해 봐!!? 우리 집안이 어떤 봉변을 당할지 짐작이나 가?? 너 그리고, 장 부장 봤어 못 봤어??? 몇 마디 변명하지도 못하고 건물 밖으로 내동댕이쳐졌잖아!!! 은시후도 그렇게 그 사람을 속였는데, 만약 들키기라도 하면 우리도 똑같이 당한다니까?!!”유나는 "엄마, 조금 전에 시후 씨가 데리고 온 의사가 아버지의 목숨을 구한 거 못 보셨어요? 그런데도 어떻게 엄마는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요? 이건 좀 선을 넘는 거 아니에요?”라고 우선의 말을 반박했다."왜? 나는 이런 말도 하면 안 돼?" 우선은 화가 나서 "너 그거 알고 있어? 지금 이 상황은 내가 예~전에 주식에 투자했던 것과 똑 같은 상황이라고!! 언제 어디서 문제가 터질 지 모르는 일이야!! 주식 한 번 말아먹으면 투자한 돈 하나도 못 돌려 받는 거, 너 알아 몰라?!!!"라고 소리쳤다. 유나는 진지하게, "엄마, 그래도 난 무슨 일이 있어도 시후 씨와 이혼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라고 답했다.말은 이렇게 했지만, 유나 역시도 머리 속에 수많은 생각들이
시후는 어이가 없어서 어깨를 으쓱하며 주머니에서 수표를 꺼내 건넸다. “알겠습니다 장모님.. 수표는 여기 있어요.”우선은 흥분하여 수표를 받자마자 기쁨에 가득 찬 표정으로 서둘러 카운터로 달려갔다.시후는 그녀가 이렇게 조급해하는 것을 보고, 그녀가 아마도 손에 돈이 들어올 것을 깨달았다고 생각하자 한숨을 쉬고 돌아서서 병실로 향했다.병실로 들어가자, 유나는 "엄마가 쫓아오셨어요?"라며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장모님께서 수표를 내놓으라고 하시더군요.."라고 말했다."그래요.." 유나 역시도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그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늘 재물을 탐내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돈만 보면 물불을 안 가리고 뛰어드는 성격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3천만 원의 수표를 엄마가 얻었다면 절대 돌려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녀도 뭐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렇게 말을 했다가는 우선이 울고불고 말썽을 피워댈 것이 뻔했기에........한편, 손에 3천만 원이 들어온 우선은 빠른 걸음으로 카운터의 직원 앞으로 가서 수표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호호홋? 내가 저기 김상곤 환자의 입원비를 내러 왔어요!!"직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모니터로 입원 정보를 확인하더니, "네, 총 3백만 원입니다!”라고 말했다. "좋아요.” 우선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이 수표로 돈을 지불할 건데요, 나머지는 내 개인 카드에 입금해주세요."라고 말했다.그러곤 자신의 카드를 꺼내 건네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카드에 나머지 돈을 넣어 줘요!"라고 당부했다.그러자 직원은 “네 알겠습니다.”하고 수표를 한 번 집어 보고는 놀라서 아연실색하였다.우선은 그녀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자, 일부러 화를 내며 말했다. “뭐예요? 빨리 처리해 달라고요?! 나도 할 일이 아직 많이 있다고요!"카운터 직원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거만한 표정의 우선에게 반격을 했다. 직원은 우선의 얼굴
시후는 병실에서 아내 유나와 함께 장인어른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그때, 별안간 병실 문이 “콰앙!!” 하고 소리를 내며 열렸다.장모 우선이 무서운 표정으로 병실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우선은 수표를 엄지와 검지 사이에 집어 들고서는 시후의 얼굴 앞에 팔랑대며 소리쳤다. "은시후! 이 자식이 지금 장모인 나까지 속이려 들어?!""어.. 장모님.. 이..이게 무슨 소리세요? 제가 언제 장모님을 속였다고 그러세요..?"우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유나에게 달려가 "딸! 너, 더 이상 큰 일이 벌어지기 전에 이 사기꾼 지식과 당장 이혼해! 이 녀석은 우리 모두를 지옥으로 보낼 작정이라고!"유나 역시 당황하며 "엄마, 대체 왜 그래요?"라고 물었다.우선은 수표를 유나의 손에 쥐어 주며 분노했다.“너의 잘난 서방이 나에게 100억짜리 위조 수표를 주었다고!! 그래서 카운터에 있던 직원이 날 사기꾼으로 신고할 뻔했어!!"그 말을 들은 시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 젠장.. 100억짜리.. 송민정 대표가 준 수표가 잘못 나갔네..’그저 주머니에 쑤셔 넣어 두었으니, 3천만 원짜리 수표와 헷갈릴 법 했다..! 하지만.. 젠장.. 망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하지?유나는 이때 수표를 집어 들고는,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시후 씨, 이 위조 수표..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 거냐고요?!!”시후는 다급하게 "아이고.. 여보, 완전 오해예요.."라고 변명했다.유나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그럼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나에게 정확하게 설명해요!”라고 화를 냈다.우선은 옆에서 "아니 이걸 물어볼 필요가 있나? 분명 틀림없이 사람을 속이는 데 쓰는 거지! 그러다가 실수로 나에게 준 거야! 흥!!! 정말 이런 수표로 남을 속이면, 바로 감방 행이라고!”라고 유나의 의심에 부채질을 해댔다.그리고 그녀는 다시 유나를 바라보며, "유나야, 이런 인간이 능력이 없으니까 이제는 밖에서 이렇게
그러자 그녀는 다소 누그러진 표정으로 수표를 건네 주며 말했다."제가 그럼 저녁에 당신이랑 함께 가서 아버님을 위해서 함께 인사드릴 테니, 제발 이런 가짜 수표를 헷갈려서 다른 사람들에게 쓰지 말아요!! 만약 이런 거 쓰기라도 하면 정말 큰일 날지도 몰라요!"시후도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여보 안심해요! 내가 꼭 주의할게요! 어머니, 그리고 이 수표는 진짜예요, 여기 있어요!"시후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3천만 원짜리 수표를 꺼내 급히 우선에게 건네 주었다."어머님께서 이걸 일찍 발견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제가 이 수표를 불태워 버릴 뻔했어요! 그랬으면 정말 큰 손해가 아니었겠습니까?"우선은 그를 한번 노려보았다. 만약 오늘 이 수표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오늘 시후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이미 이렇게 여유 자금이 생기게 되었으니 못살게 굴게 무엇이 있겠는가? 당장 이 수표를 가지고 가면 나머지 수천만 원이 모두 자신의 돈이 될 것이다!그녀가 수표를 받자, 시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오늘 조심성 없었던 그의 행동으로 큰일이 날 뻔했지만 다행히 반응을 빠르게 했기에 일을 잘 처리할 수 있었다.하지만, 만약 장모님이 이 100억짜리 수표가 진짜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아쉬운 마음에 바로 창문에서 뛰어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중, 병실 문밖에서 갑자기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곤아, 상곤아! 내 아들아, 이게 무슨 일이야?!! 이 엄마가 널 보러 왔다!"이 목소리가 들리자 시후는 눈살을 찌푸렸다.곧바로 신 회장이 지팡이를 짚고 김창곤, 김혜준, 김혜빈과 함께 병실로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신 회장은 안타까운 얼굴과 붉어진 눈시울로 들어왔다. 그녀는 문을 들어서자마자 눈물을 참지 못하고 급히 병상에 누워 있는 김상곤에게 다가가 눈물을 흘리며 외쳤다."상곤아, 이 엄마는 네가 차 사고가 크게 났다는 말을 듣고 놀라서 심장병으로
이 시각, LCS 그룹의 콩코드 여객기는 공항 활주로의 끝에서 대기 중이었다. 가느다란 기체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이 비행기를 마치 유령처럼 보이게 만들었다.이 비행기는 시후가 미리 준비해 국내에서 멕시코까지 보낸 전용기로, 그를 귀국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민간 항공이나 일반 전세기는 환승이나 준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 콩코드기는 전체 비행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줄 수 있었다.시후가 탄 차량이 공항 활주로에 진입하자마자, 기체 내부에서 탑승문이 열렸고 두 사람이 빠르게 내려와 계단 아래 좌우에 나란히 서서 정중히 대기하고 있었다. 이 둘은 바로 시후의 왼팔, 오른팔이라 할 수 있는 인물들로 한 명은 바로 버킹엄 호텔의 책임자 안세진, 나머지 한 명은 뒷골목의 실세 이화룡이었다.두 사람 모두 시후의 지시로 이 전용기를 타고 국내에서 멕시코까지 날아왔지만, 정작 그들은 왜 시후가 자신들을 이렇게 먼 곳까지 불렀는지 아직 알지 못했다.이화룡은 시후가 탄 차량이 다가오는 것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안세진에게 물었다. “부장님, 도련님께서 우릴 멕시코까지 부른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안세진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모르지... 나도 그냥 도련님이 오라고 하셔서 비행기를 타고 같이 온 거야. 이후 일정은 나도 모르지.”이화룡은 혀를 차며 말했다. “쯧쯧, 제 생각엔 도련님께서는 이번에 당장 떠날 준비를 하시는 것 같은데요. 아 참... 난 무슨 일 시킬 줄 알고 기대했잖아… 게다가 온 김에 정통 멕시코 타코를 좀 먹어볼까 했는데 말입니다...? 제가 타코를 꽤나 좋아하잖아요. 국내에서도 파는 데가 있긴 한데, 뭔가 제대로 된 맛이 아닌 것 같아서 말이죠. 원래 음식은 그 나라에서 먹어야 진짜 맛이 나는 거 아니겠습니까.”그러자 안세진은 웃으며 말했다. “타코를 먹는 건 급한 일이 아니니까, 나중에 도련님이 시키시는 일이 끝나고 내가 제대로 자리를 마련해주도록 하지!” 그리고는 곧이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여기 멕시코에서는
시후는 장모 윤우선이 감옥 안에서 그런 별명을 스스로 붙였을 줄은 몰랐다. 베드포드 힐의 귀신도 벌벌 떠는 수감자라니... 솔직히 말해, 이 별명은 들으면 들을 수록 묘하게 인상적인 것 같았다. 하지만 시후는 놀라지 않았다. 그게 바로 장모 윤우선의 전형적인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윤우선은 바로 뒷배만 믿고 날뛰는 약자라고 하기에는 뭔가 애매하지만, 뒷배가 있다면 남을 괴롭히는 스타일이라면 딱 들어맞는 인물이었다.예상치 못하게 불과 이틀, 사흘 사이에 교도소 내에서 그런 존재가 됐다니 윤우선은 정말 감탄할 만한 적응력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그럼 그냥 두지 뭐. 본인이 즐거우면 된 거지... 내가 뉴욕에서 볼일을 다 보고 돌아오면, 장모님께서 베드포드 힐의 귀신도 벌벌 떠는 수감자든, 미친 듯 날뛰는 멧돼지가 됐든 간에, 어쨌든 그때는 무조건 나오셔야죠.”성도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럼 은 선생님 연락을 기다리겠습니다.”“그렇게 하죠.”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럼 가서 볼일을 처리하고, 나는 버스 쪽으로 가서 아직 정리 안 된 일이 있는지 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네, 은 선생님.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성도민은 공손히 인사를 한 뒤 자리를 떴다.시후는 대형 버스에 올라탔다. 그는 구조된 사람들 한 명 한 명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고, 동시에 아주 미세한 영기를 그들의 몸속으로 전해주었다. 물론, 사람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마지막으로 시후가 악수한 사람은, 예전에 자신에게 봉골등을 건넨 할머니였다. 시후는 그 할머니의 손을 잡으며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어르신, 제 부하들이 어르신과 아드님을 먼저 귀국시킨 뒤 생활상의 문제들도 도와드릴 겁니다. 주소도 기록할 거고요. 제가 귀국한 후에 직접 어르신 댁으로 찾아 뵙겠습니다.”할머니는 감격스러우면서도 당황한 듯 말했다. “은... 은 선생님... 그게 어찌 가능하겠습니까. 저희는 은인 덕분에 살아난 사람들이니,
“예 알겠습니다! 이해했습니다!” 성도민은 그 때 다소 흥분한 상태였다. 비록 그는 오랫동안 블랙 드래곤을 이끌어왔지만, 블랙 드래곤이 자체 위성 통신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다. 이건 단순히 조직의 업그레이드를 넘어, 질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나훈구가 시리아로 가는 것을 승낙했기에, 시후는 그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버스에 태우지 않고, 성도민에게 지시하여 그를 다른 대원들과 함께 따로 차량으로 이동하게 하도록 지시했다.이때 성도민이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저희 쪽 사람들이 구지화의 행방을 찾아냈습니다. 그녀와 그녀의 정부는 현재 라스베이거스에 숨어 있으며, 구지화를 뉴욕으로 데려오기만 하면 장모님 쪽의 혐의는 완전히 벗을 수 있을 겁니다. 언제쯤 행동을 개시할까요?”“구지화?” 시후는 살짝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뉴욕 공항에서 우리 장모님과 접선했던 그 여자 말인가?”“예 맞습니다.” 성도민이 대답했다. “그 여자의 본명은 황수향이라고 하고, 김미화와 비슷한 부류의 인간입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히 말했다. “우선은 계속 감시만 하도록 합시다. 나도 아직 뉴욕에서 처리할 일이 남아 있으니, 지금은 성급하게 움직이지 말고 내가 필요하다고 할 때 그때 데려오도록 하죠.”“예 알겠습니다.” 성도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대원들에게 24시간 밀착 감시를 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언제든지 행동할 수 있도록 대비시켜 두겠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그에게 물었다. “우리 장모님은 교도소 안에서는 잘 지내고 계시죠?”성도민은 머리를 긁적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은 선생님, 이걸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시후는 무심하게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그냥 하세요.”성도민은 두어 번 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크흠... 장모님께서... 지금 베드포드 힐 교도소에 계신데... 말 그대로 물 만난 고기처럼, 돌아갈 생각을 안 하시는 것 같
나훈구의 전공은 IT였고, 그 중에서도 위성 통신이 바로 그의 세부 전공이었다. 원래 그는 과학기술 연구와 개발 능력이 매우 뛰어난 전문가였다. 하지만 나이가 다소 많다는 이유와 대부분의 통신 업계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이 안정된 상태에서 이익만을 추구하며 신기술 개발에 큰 투자를 하지 않는 상황이 겹쳐 그동안은 만족할 만한 직장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사실 전문 기술자에게 가장 가슴 아픈 일은 바로 해고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야망을 펼칠 수 있는 진정한 환경을 만나지 못하는 데 있다. 그러나 시후의 말 한마디가, 나훈구에게는 엄청난 격려로 다가왔다. 시후는 그저 한 마디를 던진 것일 뿐이었지만, 블랙 드래곤을 위한 자체 위성 통신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결심을 내보였고 이와 같은 결단력은 보기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나훈구는 자신의 능력과 포부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기에, 시후의 말을 듣고 몹시 흥분하고 들뜬 상태가 되었다. 그는 거의 아무런 망설임 없이 바로 소리쳤다. “은 선생님! 저를 믿고 이 일을 맡겨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반드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옆에 있던 성도민을 향해 말했다. “성도민 씨, 형님이 시리아에 도착하면 세후 연봉을 백만 달러로 지급하도록 하세요. 게다가 그쪽은 꽤나 멀기 때문에 매년 오십만 달러의 정착 지원금도 별도로 지급하고, 만약 프로젝트가 품질과 일정 모두 만족스럽게 진행되면 성과급도 따로 지급하는 걸로 하죠.”성도민은 즉시 공손하게 대답했다. “은 선생님, 안심하십시오! 시키신 대로 잘 준비하겠습니다!”옆에 있던 나훈구는 갑자기 긴장한 듯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안 됩니다, 안 됩니다... 은 선생님! 제 목숨을 구해주신 분께 제가 어떻게 돈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지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먹고 자는 것만 해결해 주신다면 나머지는 저는 한 푼도 필요 없습니다.”시후는 손을 내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형
시후 은 웃으며 말했다. “형님,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하면, 미국에 있는 아내와 자식들은 어떻게 하시려고요?”“괜찮습니다...” 나훈구는 매우 단호하게 말했다. “사람은 은혜를 알면 반드시 갚아야지. 만약 은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아내와 자식들은 제가 실종된 줄 알고 평생 불안에 떨며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 헤맸을 겁니다. 결국 제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경찰로부터 자세한 내막까지 듣게 될 테고, 그땐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고 비통해 했겠죠...” 이 말을 하며, 나훈구는 시후를 바라보다가 목이 메어 말했다. “제 목숨을 구해주신 건 물론이고, 제 아내와 자식들이 그런 극도의 슬픔을 겪지 않게 해주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생님은 저뿐만 아니라 제 가족들도 구하신 겁니다. 제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최선의 결과가 될 테니까요. 생활고야 어찌 되든, 저는 가족들이 충분히 견뎌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다만 조금 힘들게 살 뿐이죠.”시후는 나훈구의 단단한 표정과 흔들림 없는 눈빛을 보고는, 마음속 깊이 감동을 느꼈다.잠시 후, 그는 성도민을 불러 곁으로 오게 하더니 말했다. “성도민 씨, 이 분은 IT 분야의 전문가, 나훈구 씨입니다. 나는 블랙 드래곤에 반드시 이런 인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니, 그를 데리고 중동으로 돌아가도록 하세요.”성도민은 기쁘게 말했다. “그거 정말 잘 됐습니다! 지금 블랙 드래곤에서는 IT 분야 하드웨어 구축을 강화하려는 참이었는데, 바로 이런 인재가 필요했습니다. IT 인프라와 미래 로드맵을 같이 설계해줄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했거든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내가 보기엔, 앞으로 블랙 드래곤은 IT 기업들과 협력해서 자체 위성을 제작하고, 상업 위성 발사 기업을 통해 발사하여 자체 위성 통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블랙 드래곤 내부의 통신은 보안 수준이 매우 높아야 하기 때문에, 외부 통신망이나 서비스 업체에 의존하면 100% 보안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시후의 질문을 들은 나훈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씁쓸하게 웃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무슨 계획이 있겠습니까. 간신히 은 선생님의 은혜로 살아남았으니, 일단은 미국으로 돌아가서 다른 방법을 생각해봐야죠...”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형님, 이미 멕시코까지 와서 선원 일을 하려 하셨던 걸 보면, 미국으로 돌아가도 마땅한 일을 찾기는 힘들지 않을까요?”시후의 이 말을 들은 나훈구의 표정엔 다소 민망함과 무력감이 함께 떠올랐다. 그는 한숨을 깊게 내쉬며 말했다. “괜찮은 일을 못 찾으면, 그냥 허드렛일이라도 해야지 뭐... 우리 어머니도 식당에서 일하셨는데, 저라고 못할 이유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형님, 제 생각엔 차라리 이렇게 하시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이제 밖으로 나오셨으니 굳이 그렇게 서둘러 돌아가실 필요는 없잖아요? 형님은 IT 쪽 일을 하셨다면서요. 그렇다면 이후엔 블랙 드래곤에서 일해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블랙 드래곤은 현재 중동을 거점으로 해서 해상과 항공 양쪽으로 전 세계에 영향을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분명 IT 분야의 수요는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지게 될 것이고, 수준도 높아질 겁니다. 형님 같은 인재가 절실히 필요해요.”시후가 이 말을 할 때, 그의 마음속에는 이미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었다. 만약 나훈구가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최상의 결과일 것이었다. 그는 성도민에게 충분한 보상을 준비시키고, 곧바로 중동으로 데려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나훈구가 거절한다면, 여기서 벌어진 비밀들을 알고 있는 그를 미국으로 그냥 돌려보낼 순 없었다. 그렇기에 다른 구출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오늘 일에 대한 기억을 완전히 지워야 할 것이다.다만 시후는 가능하면 그 두 번째 방법은 쓰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자신과 인연이 닿은 사람이고, 이렇게 큰 사건을 겪은 이상 그에 걸맞은 기회도 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억을 지워버리면, 그에겐 이 피비린
때로는, 평생을 바쳐도 이성 무인에서 삼성 무인으로의 도약조차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성 무인이란, 사실 대부분의 무인들이 평생 머무는 한계점과도 같았다. 하물며, 삼성에서 사성, 사성에서 오성, 오성에서 육성으로의 도약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그런데 이번에 시후가 건넨 이 한 잔의 술이, 백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단숨에 수련 경계를 뛰어넘게 해주었다는 건, 그들에겐 말 그대로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블랙 드래곤에서 가장 강한 실력을 가진 성도민은 자신과 함께한 대원들을 돌아보았다. 그들 대부분이 수련 능력이 상승한 것을 발견하고는, 성도민은 가슴 속 깊은 감격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러자 그는 시후를 다시 바라보며, 감격과 동시에 경외심 가득한 눈빛으로 무릎을 꿇은 뒤 공손히 말했다. “저 성도민은 은 선생님의 하늘과 같은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은 선생님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다른 블랙 드래곤의 구성원들도 즉시 정신을 차리고, 성도민을 따라 시후 앞에 모두 한쪽 무릎을 꿇고 소리 높여 외쳤다. “저희들은, 은 선생님의 하늘과 같은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들 역시도 은 선생님을 위해서라면, 그 모든 것들을 하겠습니다!”시후는 눈앞에 있는 100여 명의 블랙 드래곤 대원들을 바라보았다. 시후는 그들의 눈에 맺힌 눈물과 결연한 표정을 보고는 이들이 자신의 확고한 동료가 되어줄 것임을 느꼈다. 만족스러운 마음에 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힘찬 목소리로 말했다. “나 은시후는, 앞으로 결코 여러분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블랙 드래곤이든 여러분 각자든, 앞으로 반드시 날개를 펼쳐, 저 넓은 하늘을 훨훨 날게 될 겁니다!”이 말을 들은 대원들은 곧바로 가슴이 뜨거워지며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이때, 지하 수술실을 불태우고 있던 화염은 이미 지상까지 뜨겁게 달궈 놓았고, 불꽃은 땅 위의 건물까지 번지고 있었다. 이에 시후는 성도민에게 말했다. “성도민 씨, 이제 시간이 됐습니다다. 모두 질서 있게 철수하도
시후의 구호가 떨어지자, 그와 함께 모든 대원들이 술잔을 들어 잔 속의 소주를 단숨에 들이켰다.시후에게 있어 이 술에 담긴 영기는 이미 아주 미미한 수준이었기에, 몸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블랙 드래곤 대원들이 느끼는 기운은 완전히 달랐다! 그들은 애초에 이 술에 이토록 강력한 에너지가 담겨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대원들이 술을 한 번에 들이켰을 때 온몸에 강렬한 온기가 복부에서 시작해 단전으로 몰려들었고, 곧이어 기운은 마치 산을 무너뜨리고 바위를 쪼개는 듯한 맹렬한 기세로 팔맥을 향해 폭발적으로 밀려들었다!무술가들에게 있어 자신의 실력 향상은 두 가지 핵심 요소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첫 번째는, 기경팔맥 중 몇 개의 경맥이 열려 있는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무술가들의 경지와 실력을 판단하는 가장 근본적인 기준이다. 경맥을 많이 열수록, 무술가의 등급과 전투력도 함께 높아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이미 열린 경맥이 얼마나 잘 순환되고 있느냐이다. 대부분의 무술가들은 몇 개의 경맥 만을 겨우 열 수 있을 뿐, 모든 경맥을 완전히 순환시킬 수는 없다. 이것은 마치 사람의 코에 있는 양쪽 콧구멍과도 같아서, 누가 더 뚫려 있느냐에 따라 들숨의 양이 달라지듯 경맥도 얼마나 원활히 순환되느냐에 따라, 에너지 흡수량이 달라지게 된다. 지금 이 소주 안에 담긴 영기는 그들에게 단순히 경맥을 몇 개 더 열게 해준 것이 아니라, 기존에 뚫려 있던 경맥까지 더 넓고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즉, 두 가지 방향에서 동시에 무술가들의 실력을 향상시킨 것이다.그래서 이 순간 블랙 드래곤 대원들은 하나같이 깜짝 놀라며 자신의 몸속에서 터져 나오는 그 엄청난 기운이 자신이 오랫동안 뚫지 못했던 다음 단계의 경맥까지 열도록 밀어붙이고 있다는 사실에 크나큰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잠시 후 누군가 감격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나... 나 네 번째 경맥을 뚫었어! 진짜야! 네 번째 경맥이 열렸어!!”곧이어 또 다른 사람이 외쳤다. “나도!
조금 전 까지만 해도 꽤 오랜 시간 동안 시후는 지하 수술실에 있었고, 소이연은 다른 블랙 드래곤 대원들과 함께 들어오긴 했지만, 지상에 남아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시후는 이제서야 소이연도 멕시코에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었다.이 순간, 소이연은 사랑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수줍게 말문을 열었다. “은 선생님... 리더가 선생님께서 업무가 있다고 삼성 이상 무인들만 참여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딱 맞는 위치라... 바로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어요.”시후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물었다. “이번엔 본래 신분을 사용하진 않았겠죠?”“아니에요.” 소이연은 다른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등을 돌린 채, 시후를 향해 장난스럽게 혀를 살짝 내밀고는 말했다. “이번엔 완전히 새 신분으로 왔어요~”“좋습니다.” 시후는 미소 지으며 손에 든 소주를 그녀에게 건넸고, 조금 전 다른 대원들에게 했던 것처럼 공손히 말했다. “오늘 수고 많았어요.”소이연은 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은 선생님께 충성을 다할 수 있는 건, 제게는 큰 영광이에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됐어, 자리에 돌아가요. 돌아가는 길에 이야기 더 하는 걸로 하고. 오늘 밤엔 나랑 같이 미국으로 돌아가죠. 좀 도와줘야 할 일이 있어서요.”소이연은 약간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은 선생님, 탐정... 아직도 절 추적하고 있잖아요. 제가 미국에 가면 혹시 폐를 끼치게 되지 않을까요...?”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감회 어린 어조로 말했다. “제이크 한은 이제 이연 씨를 추적하지 못해요. 얼마 전 그 친구한테 사고가 있었거든. 그 이후로 그가 맡았던 사건들도 대부분 흐지부지 종결됐죠. 게다가 이연 씨는 이미 새로운 신분으로 바꿨잖아. 문제없을 겁니다.”“그럼 정말 다행이에요! 은 선생님께 폐만 안 된다면 저는 뭐든지 다 좋아요! 은 선생님 말씀만 따를게요!”그제야 소이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