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그녀는 다소 누그러진 표정으로 수표를 건네 주며 말했다."제가 그럼 저녁에 당신이랑 함께 가서 아버님을 위해서 함께 인사드릴 테니, 제발 이런 가짜 수표를 헷갈려서 다른 사람들에게 쓰지 말아요!! 만약 이런 거 쓰기라도 하면 정말 큰일 날지도 몰라요!"시후도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여보 안심해요! 내가 꼭 주의할게요! 어머니, 그리고 이 수표는 진짜예요, 여기 있어요!"시후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3천만 원짜리 수표를 꺼내 급히 우선에게 건네 주었다."어머님께서 이걸 일찍 발견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제가 이 수표를 불태워 버릴 뻔했어요! 그랬으면 정말 큰 손해가 아니었겠습니까?"우선은 그를 한번 노려보았다. 만약 오늘 이 수표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오늘 시후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이미 이렇게 여유 자금이 생기게 되었으니 못살게 굴게 무엇이 있겠는가? 당장 이 수표를 가지고 가면 나머지 수천만 원이 모두 자신의 돈이 될 것이다!그녀가 수표를 받자, 시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오늘 조심성 없었던 그의 행동으로 큰일이 날 뻔했지만 다행히 반응을 빠르게 했기에 일을 잘 처리할 수 있었다.하지만, 만약 장모님이 이 100억짜리 수표가 진짜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아쉬운 마음에 바로 창문에서 뛰어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중, 병실 문밖에서 갑자기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곤아, 상곤아! 내 아들아, 이게 무슨 일이야?!! 이 엄마가 널 보러 왔다!"이 목소리가 들리자 시후는 눈살을 찌푸렸다.곧바로 신 회장이 지팡이를 짚고 김창곤, 김혜준, 김혜빈과 함께 병실로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신 회장은 안타까운 얼굴과 붉어진 눈시울로 들어왔다. 그녀는 문을 들어서자마자 눈물을 참지 못하고 급히 병상에 누워 있는 김상곤에게 다가가 눈물을 흘리며 외쳤다."상곤아, 이 엄마는 네가 차 사고가 크게 났다는 말을 듣고 놀라서 심장병으로
시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왜냐하면 시후는 WS 그룹의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가족애의 굴레가 없었기 때문에 그는 제3자의 눈으로 지금의 상황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었다. 신 회장은 고육지책을 쓰고 있는 것이었다.WS 그룹은 지금 궁지에 몰려 있었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들은 결국 파산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신 회장은 ‘회장’이라는 직책에서 한 순간에 길바닥에 나앉는 신세가 된다.그녀는 한평생 체면과 지위를 중시하는 사람으로 살아왔기에, 가난하고 초라한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렇기에 어떻게 해서든 바닥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그녀는 앞서 유나를 꼬드겨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인 뒤, 이 상황을 벗어나려고 했지만 유나는 더 이상 그녀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말이 통하지 않자 그녀는 다음 번 타겟으로 며느리 우선에게 돈을 주며 다시 한 번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우선은 유나를 설득하는데 실패했다.그래서 이제 그녀는 자신의 아들 상곤을 겨냥해 고육지책을 통한 돌파구를 찾았다! 아마 오늘은 그녀의 마지막 한 수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그런데 신 회장에게도 기회는 있었는지 김상곤이 이미 그녀의 말에 속아 넘어가 마음을 열기 시작한 것이었다.그는 가슴에 뭉쳐 있던 응어리가 조금씩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던 어머니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그러자 상곤은 눈물을 흘리며 신 회장에게 호소했다."엄마아!!! 내..내가 왜 엄마를 탓하겠어요! 난 엄마 탓 한 적 없어요!! 내가 다 못나서 그런 거죠~ 흐으윽.. 제가 크게 될 놈이 아니라 엄마를 실망시켜드려서 늘 죄송합니다.."신 회장은 이 때다 싶어 더욱 슬픈 척을 하며 말했다. "아이고 대단한 우리 아들.. 이 어미의 고심을 이해해 줘서 정말 고맙다.. 이 엄마는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어!"라며 상곤의 손을 꼭 잡으며 울먹거렸다.병실 한쪽 구석에 서 있던 형
김창곤도 부랴부랴 맞장구를 쳤다. "그래, 유나야, 네 아버지 건강도 중요하니까.. 그리고 나으려면 좋은 환경도 있어야 하고, 기분도 좋아야 빨리 낫지 않겠냐? 그러니 할머니의 말대로 WS 그룹 별장으로 돌아와서 당분간 지내도록 해. 내가 도우미 몇 명을 불러서 24시간 내내 네 아버지를 보살필게!"병상에 누워 있던 김상곤은 이 말을 듣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감동한 나머지 마음이 흔들리고 뜨거워지자 유나에게 "유나, 우리 이사 가서 살까...?"라고 물었다.유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왜냐하면 신 회장이 진심인지 거짓인지 한동안 헷갈렸기 때문이다.하지만 신 회장이 병실에 들어와서 그녀의 아빠와 큰 아버지까지 세 사람이 손을 잡고 엉엉 눈물을 흘리자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빠의 회복을 위해서라면 지금 살고 있는 곳보다 WS 그룹 별장에 돌아가서 사는 것이 더 나아 보였다. 분명 환경도 좋고 아버지의 기분도 좋을 것이니 분명 더 빨리, 더 잘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자 우선은 옆에서 "유나야, 이게 얼마나 좋은 기회야?! 왜 아직도 멍청히 서 있어? 어서 할머니께 대답해!"유나는 머뭇거리다 엄마 아빠가 자신을 설득하는 것을 보고 "그럼, 그냥 이사가요.."라며 말을 꺼냈다.신 회장은 표정이 일시에 밝아지며 가슴이 벅차 올랐다.‘아이구! 드디어 됐다! 호호호! 역시 내 계획이 통했어! 역시 구관이 명관이라고 하더니.. 호호호.. 둘째 상곤은 아무 생각도 없는 멍청이고, 며느리라는 것은 돈만 밝히는 거렁뱅이에다, 손녀 사위라는 건 아무 능력 없는 병신이야. 유나는 재주가 좀 있는 것 같지만, 결국 내 고육지책으로 다 함께 넘어오게 되었으니 결국 내 손에 다 들어온 게 아니겠어?”이렇게 생각하자, 신 회장은 속으로 어찌나 흐뭇한 지 자신을 자랑스러워할 수 밖에 없었다.김창곤은 자신도 모르게 어머니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는데, 그의 어머니에 대한 존경은 흐르는 강물처럼 끊이지 않았다.엄마는 역시 대단하신 분이었다.
시후는 이들의 실체를 폭로하기 위해 말했다."제가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WS 그룹 별장으로 돌아가서 사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모두가 다 가족이니까요..하지만 이제 유나 씨의 사업장이 다 완공이 되었기 때문에 다시 WS 그룹으로 돌아가서 일하게 될 일은 없다는 걸 미리 말씀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뭐라고?!"시후의 말을 들은 신 회장은 순식간에 꼬리를 밟힌 듯 펄쩍 뛰며 소리쳤다."그게 무슨 말이야! 나는 우리 모두가 함께 살 뿐만 아니라, 함께 머리를 맞대어 힘든 일도 헤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 그런데 어떻게 유나가 우리 그룹에서 일을 하지 않는 다는 말이야 은 서방?”시후는 웃으며 답했다. "할머니, 할머니께서는 조금 전에 장인 어른이 몸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조금 편하게 지내면서 살자고 우리 식구들을 초대하는 거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나요? 그러니 별장에서 함께 사는 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WS 그룹으로 유나 씨가 돌아가서 일하는 것은 함께 지내는 것과는 별개이기 때문에 혼동하시면 안 되지요?"“그건 절대 안 돼! 우리 별장으로 돌아오게 된 이상 WS 그룹에 출근해야 말이 되는 거다!"라며 신 회장은 시후의 말에 못을 박았다.그리고 그녀는 또 다시 계속해서 유나를 꼬드기기 시작했다."아이고~ 내 손녀 유나야.. 회사가 막 개업해서 이렇게 업무도 없고 얼마나 힘들어? 혼자서 회사 하나 운영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네가 경험해보지 않아서 잘 몰라! 만약에 빚이라도 진다면 네가 어떻게 대처할 거야? 차라리 네가 차린 회사는 그냥 다시 폐업하고 WS 그룹으로 돌아와! 그러면 너는 더 편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니까? 왜 자꾸 힘든 일을 가려고 하는 거야?!"유나는 이제서야 신 회장의 말에서 조금 이상함을 느꼈다.왜냐하면 시후의 말이 맞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가족들을 불러 다시 별장으로 이사 오게 한 이유는 바로 자신이 WS 그룹으로 돌아와 일을 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부들부들 떨며 유나의 앞에 가서, 곧바로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병실 안의 사람들은 모두 놀라서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했다.늘 남들 위에서 군림하며 냉담하고 거만했던 그 WS 그룹의 신 회장이 유나의 앞에서 무릎을 꿇다니??!이건 정말 그들의 가치관을 뒤엎는 것이었다!김창곤 역시도 어머니가 유나를 속이기 위해 이렇게까지 많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그녀는 평생 강인하고, 남을 통제하며 무릎 꿇리고 싶어했고 남에게 이렇게 무릎 꿇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유나도 역시 지금 상황에 당황하여, "할머니, 이게 무슨 일이에요? 어서 일어나세요!”라며 안절부절 못했다.하지만 신 회장은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하며 말했다."유나야, 전에는 다 이 할미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그래, 내가 너에게 이렇게 사과를 하마!! 너는 이 할머니를 용서하고, 제발 WS 그룹에서 일을 좀 도와 주라.. 우리 그룹에는 네가 없으면 안 돼. 네가 없으면 WS 그룹은 정말 끝이야!! 그러니 이 할머니 말을 듣고 제발 돌아오너라!!"지금의 신 회장은, 유나를 대하는 태도가 크게 바뀌었다. 그녀는 더 이상 예전의 오만함이 없었다. 그저 끝없는 후회와 탄식만이 남았을 뿐이었다. 지금 WS 그룹은 이미 위험에 처해 있어서, 그녀는 자신이 무릎을 꿇고 부탁해도 별로 아쉬울 것이 없었다. 그저 유나를 그룹으로 데려오는 것이 능사일 뿐..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큰 그룹은 그대로 몰락하고 말 것이다!김창곤은 신 회장을 보자마자 자신도 무릎을 꿇고 부탁하기 시작하더니, 김혜준을 데리고 와 화해를 시도했다. 그러자 혜빈 역시 덩달아 무릎을 꿇고 줄곧 유나에게 빌고 또 빌었다.유나는 이런 광경을 보고 잠시 쩔쩔맸다.늘 체면이 자기 목숨보다 더 중요한 할머니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기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아마도 지금의 그룹은 정말 지쳐 있는 듯했다...신 회장은 유나를 보고도
신 회장의 실제 동기가 갑자기 시후에 의해 폭로되자, 사람들은 순간 당황하여 삐걱거렸다.신 회장은 자신이 작은 꾀를 써서 유나 일가족을 자신의 편으로 다시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은시후 이 멍청이는 더더욱 별 어려움 없이 속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게다가 혜준, 혜빈으로 하여금 그에게 사과를 하게 하고 그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게 한다면, 그는 틀림없이 감사하며 감동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혼자 정신이 깨어 있는 건 은시후 혼자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자신의 동기가 간파되자, 신 회장은 우물쭈물했다."아니.. 그저 다 한 집안 식구.. 한 집안 식구가 같이 일하는 게 아니라 따로 따로 회사를 차렸다고 소문이 나면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는 일이 아니냐?"하지만 시후는 신 회장을 비웃었다. “하하.. 과연 그런가요?? 글쎄요.. 제가 보기에 회장님의 속셈이 빤히 보이는 것 같은데.. 지금까지 회장님께서 유나 씨에게 했던 일들을 한 번 기억해보십시오. 그저 유나 씨를 이용해서 WS 그룹을 절망적인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것 아닙니까?”"너...너...!!!?" 신 회장은 화를 내며 할 말을 잃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김창곤이 대뜸 호통을 쳤다. "은 서방, 자네 말 좀 조심해! 그리고 자넨 이 집에서 그냥 외부인일 뿐이라고!"하지만 시후는 창곤을 무시했고, 대신 아내 유나에게 말했다. “여보 이것 좀 봐요! 이 인간들은 당신을 이용하고 싶어할 뿐이라고요! 그러니 당신을 모두 이용한 뒤에는 즉시 당신을 버릴 것이 분명해요. 당신이 지난 번에 어떤 일을 했던가요? 잘 기억해봐요. 이전에 당신이 엠그란드 그룹과의 계약을 따낸 후에 이들이 당신에게 어떻게 했는지를 잊은 거 아니죠? 겉으로는 당신을 이사라고 하면서 어떻게 했냐고요? 축하 자리에서 갑자기 김혜준을 이사로 발탁했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기까지 했어요! 이런 일을 또 경험하고 싶은 건 아니죠 유나 씨?”유나의 표정은 한 순간에 차갑게 식었
그러자 이화룡은 "은 선생님, 저 이화룡은 서울에 많은 동생들이 있고.. 클럽, 술집, 노래방, 건설현장에도 엄청난 인맥들이 있거든요. 청부살인을 누구를 하라고만 알려주시면 매일 그냥 찾아다니면서, 목숨을 노리는 친구들이 수없이 많을 겁니다!”김혜준은 그의 이야기에 놀라 겁에 질린 채 시후의 앞에 털썩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빌면서 눈물을 흘렸다."형!! 내 좋은 매형, 제가 정말 형에게 장난친 거라니까요? 그냥 절 봐주세요!!”하지만 시후는 별로 영향을 받지 않고 말했다. "왜? 조금 전까지도 그렇게 자신만만해하지 않았나?”"아니요, 아닙니다!!" 김혜준은 이때 깜짝 놀랐다. 그리고 왜 자신이 그렇게 시후에게 엄살을 부렸는지 후회를 하기 시작했다.서울 바닥에서 이화룡에게 청부살인을 받는다면 아마 온 동네 조폭들이 몰려들어 그를 죽이려고 하지 않겠는가?왜냐하면 잡아오기만 하면 이것은 이화룡의 비위를 맞출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이니까!시후는 이때 전화기를 들고 김혜준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당장 빠져나가려고 나에게 복종하는 척하지 말고, 나에게 성의를 좀 보여주시죠? 그렇지 않다면, 난 아마 잠깐 넘어가려고 수를 쓰는 것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으니까.. 내가 만약 여기서 너를 놔준다면 분명 다시 나에게 건방진 짓거리를 할 수 있잖아..?”김혜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시후가 그렇게 쉽게 자신을 놓아줄 리 없겠다는 생각에 말없이 병원의 매끈하고 단단한 벽에다 머리를 박으며 소리쳤다."형님, 제가 틀렸습니다! 제가 사과드릴게요! 그러니 제발 용서해주십시오. 이화룡 선생님이 날 쫓지 못하게요!!”이쯤 되자 김혜준은 눈물을 흘리며 후회했다.머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왜 굳이 시후에게 강한 척했던 것인지.. 이건 자기가 죽고 싶어서 한 짓이 아니겠는가..? 이화룡은 자신이 사기꾼이란 걸 알아차리고서 그를 죽여버릴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시후가 이화룡에게 자신을 죽여버리라고 한다면, 아마 자신은 내일 아침까지
이 말에 무릎을 꿇고 깜짝 놀란 김혜준은 신 회장을 압박하기 시작했다."할머니, 빨리 진실을 말해 보세요!!! 안 그러면 저희는 그냥 죽게 생겼다고요!!”김창곤도 불똥이 튈까 황급히 "어머니, 그냥 사실대로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간청했다.신 회장은 이번에는 거짓말하는 것을 포기하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후우.. 그래.. 은 서방의 말이 맞다. 내가 이번에 여기에 온 것은 고육지책을 써서 그냥 너희들을 속이고 유나를 그룹으로 데리고 돌아가려고 한 것이다."하지만 신 회장은 자신의 잘못을 좀 줄여보고자 "그런데 내가…"라며 또 한 마디를 덧붙이려고 했다.하지만 시후는 곧바로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 "네, 그럼 이제 가셔도 됩니다."신 회장은 그를 원망스럽게 쳐다보면서 말했다. "어쨌든 나에게 말을 시켰으면 나도 할 말은 다 해야 하지 않겠어? 그런데 나도 고충이 있어서 이렇게..""그렇다면 회장님께는 고충이 있으셨나요? 하지만 그건 다 회장님께서 자초하신 일 아닙니까? 그러니 회장님 손으로 다시 거두셔야죠?”그러자 시후는 이야기를 마친 후 다시 말했다. "당신들이 눈치 있게 지금 입을 다물고 몸을 사리며 당장 이곳에서 사라지면 이 일은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그러자 시후는 이화룡에게 분부를 내렸다."이화룡 씨, 만약에 이 전화기 너머로 회장님의 윽박지르는 소리를 또 들으면 당장 김창곤, 김혜준을 죽여버리십시오.”이화룡은 즉시 "은 선생님 걱정 마십시오! 분부대로 저 이화룡이 감히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신 회장은 너무 놀라 고개를 끄덕이며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고 아들과 손자에게 말했다. "우리 그럼 돌아가자!”그러자 김창곤, 김혜준, 그리고 묵묵부답이던 혜빈은 얼른 그녀를 부축하여 재빨리 병실을 빠져나갔다.그들이 돌아간 뒤 김상곤은 한숨을 내쉬며 "난.. 이제 엄마가 드디어 깨달은 줄 알았는데, 그냥 다 계산이었어.."라고 쓸쓸히 말했다.우선은 "
이 시각, LCS 그룹의 콩코드 여객기는 공항 활주로의 끝에서 대기 중이었다. 가느다란 기체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이 비행기를 마치 유령처럼 보이게 만들었다.이 비행기는 시후가 미리 준비해 국내에서 멕시코까지 보낸 전용기로, 그를 귀국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민간 항공이나 일반 전세기는 환승이나 준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 콩코드기는 전체 비행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줄 수 있었다.시후가 탄 차량이 공항 활주로에 진입하자마자, 기체 내부에서 탑승문이 열렸고 두 사람이 빠르게 내려와 계단 아래 좌우에 나란히 서서 정중히 대기하고 있었다. 이 둘은 바로 시후의 왼팔, 오른팔이라 할 수 있는 인물들로 한 명은 바로 버킹엄 호텔의 책임자 안세진, 나머지 한 명은 뒷골목의 실세 이화룡이었다.두 사람 모두 시후의 지시로 이 전용기를 타고 국내에서 멕시코까지 날아왔지만, 정작 그들은 왜 시후가 자신들을 이렇게 먼 곳까지 불렀는지 아직 알지 못했다.이화룡은 시후가 탄 차량이 다가오는 것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안세진에게 물었다. “부장님, 도련님께서 우릴 멕시코까지 부른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안세진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모르지... 나도 그냥 도련님이 오라고 하셔서 비행기를 타고 같이 온 거야. 이후 일정은 나도 모르지.”이화룡은 혀를 차며 말했다. “쯧쯧, 제 생각엔 도련님께서는 이번에 당장 떠날 준비를 하시는 것 같은데요. 아 참... 난 무슨 일 시킬 줄 알고 기대했잖아… 게다가 온 김에 정통 멕시코 타코를 좀 먹어볼까 했는데 말입니다...? 제가 타코를 꽤나 좋아하잖아요. 국내에서도 파는 데가 있긴 한데, 뭔가 제대로 된 맛이 아닌 것 같아서 말이죠. 원래 음식은 그 나라에서 먹어야 진짜 맛이 나는 거 아니겠습니까.”그러자 안세진은 웃으며 말했다. “타코를 먹는 건 급한 일이 아니니까, 나중에 도련님이 시키시는 일이 끝나고 내가 제대로 자리를 마련해주도록 하지!” 그리고는 곧이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여기 멕시코에서는
시후는 장모 윤우선이 감옥 안에서 그런 별명을 스스로 붙였을 줄은 몰랐다. 베드포드 힐의 귀신도 벌벌 떠는 수감자라니... 솔직히 말해, 이 별명은 들으면 들을 수록 묘하게 인상적인 것 같았다. 하지만 시후는 놀라지 않았다. 그게 바로 장모 윤우선의 전형적인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윤우선은 바로 뒷배만 믿고 날뛰는 약자라고 하기에는 뭔가 애매하지만, 뒷배가 있다면 남을 괴롭히는 스타일이라면 딱 들어맞는 인물이었다.예상치 못하게 불과 이틀, 사흘 사이에 교도소 내에서 그런 존재가 됐다니 윤우선은 정말 감탄할 만한 적응력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그럼 그냥 두지 뭐. 본인이 즐거우면 된 거지... 내가 뉴욕에서 볼일을 다 보고 돌아오면, 장모님께서 베드포드 힐의 귀신도 벌벌 떠는 수감자든, 미친 듯 날뛰는 멧돼지가 됐든 간에, 어쨌든 그때는 무조건 나오셔야죠.”성도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럼 은 선생님 연락을 기다리겠습니다.”“그렇게 하죠.”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럼 가서 볼일을 처리하고, 나는 버스 쪽으로 가서 아직 정리 안 된 일이 있는지 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네, 은 선생님.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성도민은 공손히 인사를 한 뒤 자리를 떴다.시후는 대형 버스에 올라탔다. 그는 구조된 사람들 한 명 한 명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고, 동시에 아주 미세한 영기를 그들의 몸속으로 전해주었다. 물론, 사람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마지막으로 시후가 악수한 사람은, 예전에 자신에게 봉골등을 건넨 할머니였다. 시후는 그 할머니의 손을 잡으며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어르신, 제 부하들이 어르신과 아드님을 먼저 귀국시킨 뒤 생활상의 문제들도 도와드릴 겁니다. 주소도 기록할 거고요. 제가 귀국한 후에 직접 어르신 댁으로 찾아 뵙겠습니다.”할머니는 감격스러우면서도 당황한 듯 말했다. “은... 은 선생님... 그게 어찌 가능하겠습니까. 저희는 은인 덕분에 살아난 사람들이니,
“예 알겠습니다! 이해했습니다!” 성도민은 그 때 다소 흥분한 상태였다. 비록 그는 오랫동안 블랙 드래곤을 이끌어왔지만, 블랙 드래곤이 자체 위성 통신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다. 이건 단순히 조직의 업그레이드를 넘어, 질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나훈구가 시리아로 가는 것을 승낙했기에, 시후는 그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버스에 태우지 않고, 성도민에게 지시하여 그를 다른 대원들과 함께 따로 차량으로 이동하게 하도록 지시했다.이때 성도민이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저희 쪽 사람들이 구지화의 행방을 찾아냈습니다. 그녀와 그녀의 정부는 현재 라스베이거스에 숨어 있으며, 구지화를 뉴욕으로 데려오기만 하면 장모님 쪽의 혐의는 완전히 벗을 수 있을 겁니다. 언제쯤 행동을 개시할까요?”“구지화?” 시후는 살짝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뉴욕 공항에서 우리 장모님과 접선했던 그 여자 말인가?”“예 맞습니다.” 성도민이 대답했다. “그 여자의 본명은 황수향이라고 하고, 김미화와 비슷한 부류의 인간입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히 말했다. “우선은 계속 감시만 하도록 합시다. 나도 아직 뉴욕에서 처리할 일이 남아 있으니, 지금은 성급하게 움직이지 말고 내가 필요하다고 할 때 그때 데려오도록 하죠.”“예 알겠습니다.” 성도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대원들에게 24시간 밀착 감시를 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언제든지 행동할 수 있도록 대비시켜 두겠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그에게 물었다. “우리 장모님은 교도소 안에서는 잘 지내고 계시죠?”성도민은 머리를 긁적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은 선생님, 이걸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시후는 무심하게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그냥 하세요.”성도민은 두어 번 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크흠... 장모님께서... 지금 베드포드 힐 교도소에 계신데... 말 그대로 물 만난 고기처럼, 돌아갈 생각을 안 하시는 것 같
나훈구의 전공은 IT였고, 그 중에서도 위성 통신이 바로 그의 세부 전공이었다. 원래 그는 과학기술 연구와 개발 능력이 매우 뛰어난 전문가였다. 하지만 나이가 다소 많다는 이유와 대부분의 통신 업계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이 안정된 상태에서 이익만을 추구하며 신기술 개발에 큰 투자를 하지 않는 상황이 겹쳐 그동안은 만족할 만한 직장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사실 전문 기술자에게 가장 가슴 아픈 일은 바로 해고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야망을 펼칠 수 있는 진정한 환경을 만나지 못하는 데 있다. 그러나 시후의 말 한마디가, 나훈구에게는 엄청난 격려로 다가왔다. 시후는 그저 한 마디를 던진 것일 뿐이었지만, 블랙 드래곤을 위한 자체 위성 통신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결심을 내보였고 이와 같은 결단력은 보기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나훈구는 자신의 능력과 포부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기에, 시후의 말을 듣고 몹시 흥분하고 들뜬 상태가 되었다. 그는 거의 아무런 망설임 없이 바로 소리쳤다. “은 선생님! 저를 믿고 이 일을 맡겨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반드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옆에 있던 성도민을 향해 말했다. “성도민 씨, 형님이 시리아에 도착하면 세후 연봉을 백만 달러로 지급하도록 하세요. 게다가 그쪽은 꽤나 멀기 때문에 매년 오십만 달러의 정착 지원금도 별도로 지급하고, 만약 프로젝트가 품질과 일정 모두 만족스럽게 진행되면 성과급도 따로 지급하는 걸로 하죠.”성도민은 즉시 공손하게 대답했다. “은 선생님, 안심하십시오! 시키신 대로 잘 준비하겠습니다!”옆에 있던 나훈구는 갑자기 긴장한 듯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안 됩니다, 안 됩니다... 은 선생님! 제 목숨을 구해주신 분께 제가 어떻게 돈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지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먹고 자는 것만 해결해 주신다면 나머지는 저는 한 푼도 필요 없습니다.”시후는 손을 내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형
시후 은 웃으며 말했다. “형님,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하면, 미국에 있는 아내와 자식들은 어떻게 하시려고요?”“괜찮습니다...” 나훈구는 매우 단호하게 말했다. “사람은 은혜를 알면 반드시 갚아야지. 만약 은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아내와 자식들은 제가 실종된 줄 알고 평생 불안에 떨며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 헤맸을 겁니다. 결국 제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경찰로부터 자세한 내막까지 듣게 될 테고, 그땐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고 비통해 했겠죠...” 이 말을 하며, 나훈구는 시후를 바라보다가 목이 메어 말했다. “제 목숨을 구해주신 건 물론이고, 제 아내와 자식들이 그런 극도의 슬픔을 겪지 않게 해주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생님은 저뿐만 아니라 제 가족들도 구하신 겁니다. 제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최선의 결과가 될 테니까요. 생활고야 어찌 되든, 저는 가족들이 충분히 견뎌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다만 조금 힘들게 살 뿐이죠.”시후는 나훈구의 단단한 표정과 흔들림 없는 눈빛을 보고는, 마음속 깊이 감동을 느꼈다.잠시 후, 그는 성도민을 불러 곁으로 오게 하더니 말했다. “성도민 씨, 이 분은 IT 분야의 전문가, 나훈구 씨입니다. 나는 블랙 드래곤에 반드시 이런 인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니, 그를 데리고 중동으로 돌아가도록 하세요.”성도민은 기쁘게 말했다. “그거 정말 잘 됐습니다! 지금 블랙 드래곤에서는 IT 분야 하드웨어 구축을 강화하려는 참이었는데, 바로 이런 인재가 필요했습니다. IT 인프라와 미래 로드맵을 같이 설계해줄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했거든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내가 보기엔, 앞으로 블랙 드래곤은 IT 기업들과 협력해서 자체 위성을 제작하고, 상업 위성 발사 기업을 통해 발사하여 자체 위성 통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블랙 드래곤 내부의 통신은 보안 수준이 매우 높아야 하기 때문에, 외부 통신망이나 서비스 업체에 의존하면 100% 보안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시후의 질문을 들은 나훈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씁쓸하게 웃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무슨 계획이 있겠습니까. 간신히 은 선생님의 은혜로 살아남았으니, 일단은 미국으로 돌아가서 다른 방법을 생각해봐야죠...”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형님, 이미 멕시코까지 와서 선원 일을 하려 하셨던 걸 보면, 미국으로 돌아가도 마땅한 일을 찾기는 힘들지 않을까요?”시후의 이 말을 들은 나훈구의 표정엔 다소 민망함과 무력감이 함께 떠올랐다. 그는 한숨을 깊게 내쉬며 말했다. “괜찮은 일을 못 찾으면, 그냥 허드렛일이라도 해야지 뭐... 우리 어머니도 식당에서 일하셨는데, 저라고 못할 이유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형님, 제 생각엔 차라리 이렇게 하시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이제 밖으로 나오셨으니 굳이 그렇게 서둘러 돌아가실 필요는 없잖아요? 형님은 IT 쪽 일을 하셨다면서요. 그렇다면 이후엔 블랙 드래곤에서 일해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블랙 드래곤은 현재 중동을 거점으로 해서 해상과 항공 양쪽으로 전 세계에 영향을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분명 IT 분야의 수요는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지게 될 것이고, 수준도 높아질 겁니다. 형님 같은 인재가 절실히 필요해요.”시후가 이 말을 할 때, 그의 마음속에는 이미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었다. 만약 나훈구가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최상의 결과일 것이었다. 그는 성도민에게 충분한 보상을 준비시키고, 곧바로 중동으로 데려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나훈구가 거절한다면, 여기서 벌어진 비밀들을 알고 있는 그를 미국으로 그냥 돌려보낼 순 없었다. 그렇기에 다른 구출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오늘 일에 대한 기억을 완전히 지워야 할 것이다.다만 시후는 가능하면 그 두 번째 방법은 쓰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자신과 인연이 닿은 사람이고, 이렇게 큰 사건을 겪은 이상 그에 걸맞은 기회도 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억을 지워버리면, 그에겐 이 피비린
때로는, 평생을 바쳐도 이성 무인에서 삼성 무인으로의 도약조차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성 무인이란, 사실 대부분의 무인들이 평생 머무는 한계점과도 같았다. 하물며, 삼성에서 사성, 사성에서 오성, 오성에서 육성으로의 도약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그런데 이번에 시후가 건넨 이 한 잔의 술이, 백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단숨에 수련 경계를 뛰어넘게 해주었다는 건, 그들에겐 말 그대로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블랙 드래곤에서 가장 강한 실력을 가진 성도민은 자신과 함께한 대원들을 돌아보았다. 그들 대부분이 수련 능력이 상승한 것을 발견하고는, 성도민은 가슴 속 깊은 감격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러자 그는 시후를 다시 바라보며, 감격과 동시에 경외심 가득한 눈빛으로 무릎을 꿇은 뒤 공손히 말했다. “저 성도민은 은 선생님의 하늘과 같은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은 선생님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다른 블랙 드래곤의 구성원들도 즉시 정신을 차리고, 성도민을 따라 시후 앞에 모두 한쪽 무릎을 꿇고 소리 높여 외쳤다. “저희들은, 은 선생님의 하늘과 같은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들 역시도 은 선생님을 위해서라면, 그 모든 것들을 하겠습니다!”시후는 눈앞에 있는 100여 명의 블랙 드래곤 대원들을 바라보았다. 시후는 그들의 눈에 맺힌 눈물과 결연한 표정을 보고는 이들이 자신의 확고한 동료가 되어줄 것임을 느꼈다. 만족스러운 마음에 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힘찬 목소리로 말했다. “나 은시후는, 앞으로 결코 여러분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블랙 드래곤이든 여러분 각자든, 앞으로 반드시 날개를 펼쳐, 저 넓은 하늘을 훨훨 날게 될 겁니다!”이 말을 들은 대원들은 곧바로 가슴이 뜨거워지며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이때, 지하 수술실을 불태우고 있던 화염은 이미 지상까지 뜨겁게 달궈 놓았고, 불꽃은 땅 위의 건물까지 번지고 있었다. 이에 시후는 성도민에게 말했다. “성도민 씨, 이제 시간이 됐습니다다. 모두 질서 있게 철수하도
시후의 구호가 떨어지자, 그와 함께 모든 대원들이 술잔을 들어 잔 속의 소주를 단숨에 들이켰다.시후에게 있어 이 술에 담긴 영기는 이미 아주 미미한 수준이었기에, 몸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블랙 드래곤 대원들이 느끼는 기운은 완전히 달랐다! 그들은 애초에 이 술에 이토록 강력한 에너지가 담겨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대원들이 술을 한 번에 들이켰을 때 온몸에 강렬한 온기가 복부에서 시작해 단전으로 몰려들었고, 곧이어 기운은 마치 산을 무너뜨리고 바위를 쪼개는 듯한 맹렬한 기세로 팔맥을 향해 폭발적으로 밀려들었다!무술가들에게 있어 자신의 실력 향상은 두 가지 핵심 요소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첫 번째는, 기경팔맥 중 몇 개의 경맥이 열려 있는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무술가들의 경지와 실력을 판단하는 가장 근본적인 기준이다. 경맥을 많이 열수록, 무술가의 등급과 전투력도 함께 높아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이미 열린 경맥이 얼마나 잘 순환되고 있느냐이다. 대부분의 무술가들은 몇 개의 경맥 만을 겨우 열 수 있을 뿐, 모든 경맥을 완전히 순환시킬 수는 없다. 이것은 마치 사람의 코에 있는 양쪽 콧구멍과도 같아서, 누가 더 뚫려 있느냐에 따라 들숨의 양이 달라지듯 경맥도 얼마나 원활히 순환되느냐에 따라, 에너지 흡수량이 달라지게 된다. 지금 이 소주 안에 담긴 영기는 그들에게 단순히 경맥을 몇 개 더 열게 해준 것이 아니라, 기존에 뚫려 있던 경맥까지 더 넓고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즉, 두 가지 방향에서 동시에 무술가들의 실력을 향상시킨 것이다.그래서 이 순간 블랙 드래곤 대원들은 하나같이 깜짝 놀라며 자신의 몸속에서 터져 나오는 그 엄청난 기운이 자신이 오랫동안 뚫지 못했던 다음 단계의 경맥까지 열도록 밀어붙이고 있다는 사실에 크나큰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잠시 후 누군가 감격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나... 나 네 번째 경맥을 뚫었어! 진짜야! 네 번째 경맥이 열렸어!!”곧이어 또 다른 사람이 외쳤다. “나도!
조금 전 까지만 해도 꽤 오랜 시간 동안 시후는 지하 수술실에 있었고, 소이연은 다른 블랙 드래곤 대원들과 함께 들어오긴 했지만, 지상에 남아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시후는 이제서야 소이연도 멕시코에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었다.이 순간, 소이연은 사랑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수줍게 말문을 열었다. “은 선생님... 리더가 선생님께서 업무가 있다고 삼성 이상 무인들만 참여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딱 맞는 위치라... 바로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어요.”시후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물었다. “이번엔 본래 신분을 사용하진 않았겠죠?”“아니에요.” 소이연은 다른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등을 돌린 채, 시후를 향해 장난스럽게 혀를 살짝 내밀고는 말했다. “이번엔 완전히 새 신분으로 왔어요~”“좋습니다.” 시후는 미소 지으며 손에 든 소주를 그녀에게 건넸고, 조금 전 다른 대원들에게 했던 것처럼 공손히 말했다. “오늘 수고 많았어요.”소이연은 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은 선생님께 충성을 다할 수 있는 건, 제게는 큰 영광이에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됐어, 자리에 돌아가요. 돌아가는 길에 이야기 더 하는 걸로 하고. 오늘 밤엔 나랑 같이 미국으로 돌아가죠. 좀 도와줘야 할 일이 있어서요.”소이연은 약간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은 선생님, 탐정... 아직도 절 추적하고 있잖아요. 제가 미국에 가면 혹시 폐를 끼치게 되지 않을까요...?”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감회 어린 어조로 말했다. “제이크 한은 이제 이연 씨를 추적하지 못해요. 얼마 전 그 친구한테 사고가 있었거든. 그 이후로 그가 맡았던 사건들도 대부분 흐지부지 종결됐죠. 게다가 이연 씨는 이미 새로운 신분으로 바꿨잖아. 문제없을 겁니다.”“그럼 정말 다행이에요! 은 선생님께 폐만 안 된다면 저는 뭐든지 다 좋아요! 은 선생님 말씀만 따를게요!”그제야 소이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