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에게는 민정에게 약을 한 알 더 주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하지만 그 약을 받은 민정에게는 의미가 남달랐다.그녀는 이미 시후에 대한 감동과 고마움이 폭발하고 있었다. 마치 학창 시절 여학생이 자신이 좋아하던 남학생에게 보호받고 보살핌을 받을 때의 그 설렘마저 생기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녀의 멍한 눈빛을 느끼지 못하고 시후는 임 대표의 앞으로 걸어갔다."임 대표님, 이거 하나 드리죠.”임 대표는 떨리는 손으로 다른 사람들을 따라 마찬가지로 공손히 두 손을 올리고 기다리고 있었다.시후가 약을 손에 넣어주자 임 대표는 "고맙습니다 은 선생님!! 저희 로이드 그룹도 선생님께서 필요로 하실 때 언제나 든든하게 선생님의 뒷배가 되어 드릴 것입니다!"라고 소리쳤다.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던 임 대표의 진지한 표정을 보며 시후는 말했다.“예전에 대표님의 자제분들은 애당초에 저를 화나게 한 적이 있었지요.. 하지만 대표님의 됨됨이로 인해 편견이 사라졌고 만약 대표님이 아니었다면 그들은 이미 세상에 없었을 것입니다.."임 대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아이고.. 선생님께서 제 못난 자식들을 관대히 봐주셔서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시후는 "자제분들께 앞으로 인간이 되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좀 알려주셔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임 대표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그럼요, 제가 잘 가르치겠습니다!!!""네." 시후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만약 약을 잘 보관하신다면 누군가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임 대표는 그 신통하다는 환약을 손에 넣자마자 흥분하여 얼굴이 온통 새빨개졌다."은 선생님, 앞으로 저희 로이드 그룹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씀만 하십시오!”그리고 진원호가 그 다음 약을 받을 차례였다.시후는 설아에게 환약 두 알을 주겠다고 했기 때문에, 진원호에게 한 알 그리고 나머지 한 알은 설아에게 주었다.진원호와 설아는 곧이어 감사의
시후는 손을 저으며 "됐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전 당신의 공로를 잊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다.이화룡은 "절대로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단칼에 잘라 말했다.시후가 약을 이화룡에게 선물한 것을 보는 많은 이들의 가슴은 찡해지며 그 떨림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이화룡은 서울 바닥에서 이름 있는 조폭 두목으로 사실 자신들과 같은 거물들에게 있어서는 아무것도 아닌 인간이었다. 그런데 시후는 이런 사람들 조차도 아낌없이 좋은 물건들을 나눠 준 것이다!이건... 정말..그들이 보기에 시후는 자기 사람에 대한 신뢰는 말할 수 없이 깊고 도와준 대가에 대한 보상은 정말 확실히 하는 사람처럼 보였다.이화룡은 주체할 수 없는 감동으로 눈물이 비 내리듯 쏟아졌다."은 선생님, 저라는 인물을 이렇게 챙겨 주실 줄은 몰랐는데.. 저는 정말 감격스러워 눈물이 다 납니다..흐억...”시후는 빙긋 웃으며 "이화룡 씨, 전 그저 상대방의 인품을 보고 대하는 겁니다.. 상대방의 신분이 아니라요.. 지난 번에 제 동창 김도훈의 일을 기억하시죠? 지위로 따지면, 그는 당신에게 미치지 못하죠.. 게다가 힘도 세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난 번에 그가 자신의 여친에게 속아 병원에 누워 있을 때 제가 왜 그를 도와주고, 구해주고, 감싸줬을까요? 그냥 그는 내 친구였으니까요? 아무리 힘이 약한 사람이라도 저와 인연이 있다면 전 그냥 두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답했다.이화룡은 가슴이 떨려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고, 울먹이며 머리를 숙였다. "은 선생님! 저는 장차 당신의 오른팔이 될 것입니다!"시후는 이화룡의 손에 환약을 꼭 쥐어 주며 "그런데 말입니다.. 날 따르려면, 한 가지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요.. 사실.. 내 실력만으로도 충분하니, 그렇게까지 나를 위해 목숨을 바치려고 할 필요는 없어요. 그저 저는 당신이 해야 할 일이 주어졌을 때 착실하게 일해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제가 반드시 당신의 부귀영화가 평생 갈
시후는 이런 사람들이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자신에게 선물을 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이 준 선물 하나하나는 평범한 사람이 생각할 수도 없는 굉장히 고가의 물건이었다.두 대의 스포츠카는 거의 5-60억 정도의 수준이었고 명나라의 술잔은 적어도 4-50억 원은 되었다.게다가 민정은 100억 수표를 직접 써서 건네기까지 하다니...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시후에게는 썩 필요한 것들이 아니었다.먼저 고급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면 너무 화려하기 때문에, 그런 종류의 차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시후였다.그 다음은 골동품.. 시후가 생각하기에 골동품에는 거품이 너무 많이 끼여 있다고 생각되었다. 그렇기에 골동품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리고 마지막은.. 민정이 준 돈이었다. 돈이야 말로 그가 제일 부족하지 않은 것이다.네 사람의 눈빛을 보자 시후는 고민이 되어 쉽사리 입을 열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눈빛을 보면서 바로 단칼에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많은 고민 끝에 시후는 그들에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써 주시는데.. 제가 어떻게 거절을 하겠습니까? 성의로 받아들이지요.”자리에 모인 이들이 자신의 뜻을 따라 휘하의 세력이 되고 싶다며 여러모로 애를 쓰는 마당에, 그렇다면 그들의 표시를 받아들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시후가 선물을 받는 것을 보고 나서야 사람들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하나같이 얼굴에 뿌듯함과 기쁨이 가득하였다.그래서 오늘, 시후는 100억의 현금 수표와 두 개의 고급 슈퍼카 스마트 키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명나라 술잔까지 주머니에 넣고 나서야,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다. “자 그러면 여러분, 이렇게 기쁜 날 식사가 빠질 수 없죠? 식사합시다!"사람들은 황급히 "네네, 식사하시죠!! 드십시다!"라고 대답했다.이화룡은 이 때 시후에게 "은 선생님, 저는 그럼 계속 연회장 입구 앞에서 대기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손녀 민정이 은 선생으로부터 환약을 받아 복용한다면 아마 그는 10-20년 전의 전성기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그런데 마침 민정이 환약을 들고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송 회장은 부들부들 모을 떨었고 몸부림치며 바로 소리쳤다."민정아, 은 선생이 약을 주더냐?!!!"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할아버지, 이게 은 선생님께서 이번에 지어 주신 환약이니까 어서 드셔보세요~~~!!"라며 환약을 두 손으로 드렸다."좋다, 좋아!!!" 송 회장은 감격에 겨워 몇 번이나 좋다고 연거푸 소리치고는, "최 선생은 약을 먹었냐?"라고 물었다.“네, 은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반 알만 복용하고도 고질병을 모두 치료했어요! 정말 신기했어요!!”송 회장은 이 말을 듣자, 갑자기 흥분하여 벌벌 떨며 "정말 이렇게 신기한 약이 다 있다니...... 어서 물을 좀 준비해주겠니? 나도 좀 먹어 봐야겠다!”그러자 옆에 있던 도우미가 즉시 물 한 잔을 가지고 왔다.이룸 그룹의 자제들은 모두 송 회장의 옆을 지키며 기적이 일어날 순간을 지켜보고 있었다.지금의 송가 자제들은 모두 회장이 조금 더 살아서 자신들을 많이 도와주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송 회장이 환약을 복용한 뒤 바로 나을 수 있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다.송 회장이 덜덜 떨며 약을 따뜻한 물과 함께 삼켰다. 약이 식도를 타고 위로 내려가자마자 송 회장은 온 몸을 엄청난 에너지가 휘감는 것을 느꼈다.곧 이어 그의 온 몸에 힘이 실리는 것이 느껴졌다. 송 회장은 조금 뒤 지팡이 없이 몸을 일으키려 했다.주변의 사람들은 혹시라도 송 회장이 일어서지 못하고 넘어질까 봐 모두 옆에서 긴장하며 눈을 떼지 못하고 서 있었다.그러나.. 그 누가 송 회장이 이렇게 가볍게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겠는가?!그는 타인의 도움은 전혀 필요 없는 듯 자신의 두 다리만으로 자리에서 거뜬히 일어섰다.송 회장은 두 다리 근육의 팽팽함과 힘찬 기운을 느끼며 이내 용기를 내어 밖으로 걸어 나갔다.오늘 내딛
그날 밤, 시후에게서 환약을 받은 사람들은 설레어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할아버지가 건강해지는 기적을 목격한 민정의 마음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설레고 있었다.그리고 자기 차 안에 시후가 준 환약이 하나 더 남아 있다고 생각하니, 뭔가 마음이 든든해지는 그녀였다.민정은 시후가 이토록 자신에게 친절을 베풀었기에 평생 잊지 못할 은혜라고 생각했다!한 편, 민정과 같이 시후 생각에 쉽사리 잠이 오지 않는 것은 천진 그룹의 설아 역시 마찬 가지였다.그녀의 아버지는 환약을 두 알 받은 후 집에 오자마자 바로 알 한 알을 자신에게 주었고, 이 약을 꼭 몸에 잘 지니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신신당부했다.그래서 지금, 이 환약은 그녀의 몸 가까이에 보관되어 있고 그녀의 체온과 향기를 머금고 있었다.시후가 자신에게 이 약을 선물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그녀는 마음속으로 행복에 취해서 쓰러질 것만 같았다.하지만, 이 모든 일의 배후인 시후는 오히려 유나의 침대 옆 바닥에 누워서 달콤한 꿈을 꾸며 꿀잠을 자고 있었다.......다음 날 아침 일찍, 유나는 또 다시 작업실로 일찍 출근했다.여라 날 동안의 준비를 거쳐, 그녀의 작업실은 이미 기본적인 모습을 갖추었고 이제 정식 개업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시후는 계속해서 유나를 도와주러 가려고 했으나, 유나가 자꾸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하고 싶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돕고 싶다는 생각만 할 뿐이었다.시후는 그런 그녀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유나는 WS 그룹을 떠난 후로, 어떻게 하면 무시당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시후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장보러 나갈 준비를 했고, 단정하게 차려 입었다. 그런데 옷을 입고 나가려는 데 거울에 비친 자신의 옷 주머니가 불룩한 것을 그제서야 알아차렸다. 그건 바로 사람들이 어제 자신에게 준 선물들이었다.두 개의 슈퍼 카 스마트 키와
도훈은 우물쭈물 대며 답했다. "아.. 다름이 아니라.. 내가 오늘 서울 모빌리티쇼에 왔는데…"라고 말했다.시후는 그가 자동차 마니아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예전에 대학에 다닐 때부터 늘 모터쇼 같은 자동차 관련 전시회를 보러 부산과 서울을 왔다 갔다 하던 걸 봐왔기 때문이다.그러자 시후는 웃으며 "야아~ 또 차 보러 달려간 거야?"라고 물었다."응응.. 맞아!! 요즘에는 잘 안 오는데 올해 세계 탑급 한정판 스포츠카 몇 대가 전시를 하고 있어서 말이야.. 진짜 이건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니까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거든!”도훈은 대답을 하다가 말고 급하게 한 마디를 덧붙였다. "아이코!! 내가 너한테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전화 한 게 아니라.. 네 집 사람을 여기서 봤거든..?”"응? 유나를??" 시후는 "모빌리티쇼에 뭐 하러 간 거지?"라며 의아해했다."자세한 건 나도 잘 몰라.." 그리고 도훈은 "근데, 어떤 남자랑 같이 있어서 지금 아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나 싶어서 전화한 거야!"라고 말했다.시후는 순간 미간을 찌푸렸다.지금 아내가 모르는 남자와 모빌리티쇼를 보러 갔다고?그런데 왜 자신에게 한 마디 언급도 없었지?두 사람은 평소 교류가 많지는 않지만, 어떤 부분은 서로만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왜 다른 남자와 모빌리티쇼를 보러 가는데, 자신에게 알리지도 않은 것일까? 사정이 있는 건가?시후는 LCS 그룹의 자제이고 서울에 있는 재벌가 중 탑이었지만, 여전히 유나에 대한 감정에는 늘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는 늘 유나가 밖에 나갔을 때 누군가 그녀를 꼬시기라도 할까 봐 늘 전전긍긍했다.“도훈아, 알려줘서 고맙다!”도훈은 "시후야, 우리 어머니께서 집에 일이 좀 있어서 빨리 돌아오라고 전화를 하셨거든.. 아무래도 네가 직접 와서 봐야 할 것 같은데..?..""좋아. 이따가 가 볼 테니까, 넌 바쁜 일부터 처리해~ 고마워!"전화를 끊고 시후는 차를 길가에 세운
사회자의 말에 모두들 아연실색하며 놀랐다.이 두 대는 모두 세계 정상급 슈퍼카로 평소에는 극히 보기 힘든 고급 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내에는 몇 대 없는 귀한 차인데, 이걸 한 번에 한 사람이 다 사갔다고?이 정도 급의 고급차는 돈만 있다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부가티의 경우 차량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회원의 자격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7가지의 관문을 거쳐야 한다. 먼저 소유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파악을 한다. 두 번째는 부가티의 역사 수업을 들어야 한다. 원칙은 프랑스 몰샤임에 있는 부가티 소유 성에서 브랜드 관련 역사 수업을 들어야 한다. 세 번째는 공장으로 이동하여 엔지니어들의 설명을 직접 들어야 한다. 네 번째는 직접 테스트 드라이브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계약금을 세 차례 나눠서 지불하는 것이다. 부가티는 계약금만해도 3억 원이 넘는데 첫 계약금을 지불하면 부가티와 계약이 체결되게 된다. 여섯 번째는 수많은 옵션들을 하나하나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 관문은 바로 주문한 부가티를 인도받는 것이다. 이렇게 구매 관문이 까다롭다 보니 이 브랜드의 자동차는 전 세계 200여 개국 중에 손에 꼽을 만큼 적은 수량이 판매되며, 더더욱 국내에서는 1-2대 정도 밖에 볼 수 없는 귀한 슈퍼카이다.게다가 부가티 에르메스 스페셜 에디션 스포츠카는 세계 최고 갑부들을 위한 서비스인데다, 에르메스와의 공동 합작으로 인해 그 금액은 더욱 비싸다.게다가 람보르기니 베네노의 경우 금액이 50억 정도였다. 그런데 이 두 대의 차를 구매한 것이 같은 사람이라니? 이는 돈이 수 백억은 있는 사람이어야 가능할 금액이었다. 그러니 사회자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아마 이 차들의 주인이 신분과 지위가 모두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높은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차주인 시후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그의 두 눈은 그저 수많은 관중들 속에서 아내 유나의 그림자만을 쫓고 있었다.시후는 한참 동안 유나를 찾았지만
진환은 늘 유나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남편이라는 시후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데, 한 번도 직접 본 적은 없었다.그런데 눈앞의 남자가 바로 유나의 무쓸모한 남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진환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음.. 그럼 선생님께서는 지금 무슨 일을 하십니까?"시후는 "저는 지금 일은 안 하고 있고, 백수입니다."라고 무덤덤하게 말했다.그러자 여진은 옆에서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그럼 유나가 버는 돈으로 먹고 사는 거 아니에요?"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그러자 진환의 눈에도 순간 경멸스럽다는 듯한 눈빛이 스쳤다. 그는 유나가 WS 그룹에 있을 때부터 유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기에, 유나가 창업했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그녀를 찾아가 리모델링 견적서를 주고 이 자리에 유나를 초대했던 것이다.하지만 그는 유나 앞이었기 때문에 시후를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아하.. 그런데 시후 씨.. 사실 오늘 안 오는 게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오늘 이 자리에 온 사람들은 모두 서울시에서 내로라하는 유명한 인물이라서요.. 이렇게 집사람의 밥이나 얻어 먹는 남편이 이곳에 오면 유나 씨가 부끄럽지 않겠어요..?”유나는 진환의 말을 듣자,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지기 시작했는데, 그녀는 장 부장의 입에서 시후를 비꼬는 듯한 말이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기분이 나쁜 정도를 넘어서서 화가 나기까지 했다.그러나 유나가 채 입을 열기도 전에, 시후의 눈빛이 먼저 싸늘해졌다. 그는 “이런 전시회가 멋있나 봅니다? 저는 제 차가 여기에 있지 않았으면 발도 안 들였을 것 같은데 말이죠..?”라고 따져 물었다."당신 차가 여기 있다고요? 지금 자기 분수도 모르는 것 같은데..?" 여진은 옆에서 경멸스러운 듯 소리를 쳤다. 그리고는 뒤이어 계속해서 시후에게 쏘아붙였다."아니.. 여기 전시된 차들은 전부 밀리언셀러나 고급 외제차 브랜드라는 거 몰라요? 당신은 여기에 있는 차 타이어 하나라도 못
이 시각, LCS 그룹의 콩코드 여객기는 공항 활주로의 끝에서 대기 중이었다. 가느다란 기체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이 비행기를 마치 유령처럼 보이게 만들었다.이 비행기는 시후가 미리 준비해 국내에서 멕시코까지 보낸 전용기로, 그를 귀국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민간 항공이나 일반 전세기는 환승이나 준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 콩코드기는 전체 비행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줄 수 있었다.시후가 탄 차량이 공항 활주로에 진입하자마자, 기체 내부에서 탑승문이 열렸고 두 사람이 빠르게 내려와 계단 아래 좌우에 나란히 서서 정중히 대기하고 있었다. 이 둘은 바로 시후의 왼팔, 오른팔이라 할 수 있는 인물들로 한 명은 바로 버킹엄 호텔의 책임자 안세진, 나머지 한 명은 뒷골목의 실세 이화룡이었다.두 사람 모두 시후의 지시로 이 전용기를 타고 국내에서 멕시코까지 날아왔지만, 정작 그들은 왜 시후가 자신들을 이렇게 먼 곳까지 불렀는지 아직 알지 못했다.이화룡은 시후가 탄 차량이 다가오는 것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안세진에게 물었다. “부장님, 도련님께서 우릴 멕시코까지 부른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안세진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모르지... 나도 그냥 도련님이 오라고 하셔서 비행기를 타고 같이 온 거야. 이후 일정은 나도 모르지.”이화룡은 혀를 차며 말했다. “쯧쯧, 제 생각엔 도련님께서는 이번에 당장 떠날 준비를 하시는 것 같은데요. 아 참... 난 무슨 일 시킬 줄 알고 기대했잖아… 게다가 온 김에 정통 멕시코 타코를 좀 먹어볼까 했는데 말입니다...? 제가 타코를 꽤나 좋아하잖아요. 국내에서도 파는 데가 있긴 한데, 뭔가 제대로 된 맛이 아닌 것 같아서 말이죠. 원래 음식은 그 나라에서 먹어야 진짜 맛이 나는 거 아니겠습니까.”그러자 안세진은 웃으며 말했다. “타코를 먹는 건 급한 일이 아니니까, 나중에 도련님이 시키시는 일이 끝나고 내가 제대로 자리를 마련해주도록 하지!” 그리고는 곧이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여기 멕시코에서는
시후는 장모 윤우선이 감옥 안에서 그런 별명을 스스로 붙였을 줄은 몰랐다. 베드포드 힐의 귀신도 벌벌 떠는 수감자라니... 솔직히 말해, 이 별명은 들으면 들을 수록 묘하게 인상적인 것 같았다. 하지만 시후는 놀라지 않았다. 그게 바로 장모 윤우선의 전형적인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윤우선은 바로 뒷배만 믿고 날뛰는 약자라고 하기에는 뭔가 애매하지만, 뒷배가 있다면 남을 괴롭히는 스타일이라면 딱 들어맞는 인물이었다.예상치 못하게 불과 이틀, 사흘 사이에 교도소 내에서 그런 존재가 됐다니 윤우선은 정말 감탄할 만한 적응력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그럼 그냥 두지 뭐. 본인이 즐거우면 된 거지... 내가 뉴욕에서 볼일을 다 보고 돌아오면, 장모님께서 베드포드 힐의 귀신도 벌벌 떠는 수감자든, 미친 듯 날뛰는 멧돼지가 됐든 간에, 어쨌든 그때는 무조건 나오셔야죠.”성도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럼 은 선생님 연락을 기다리겠습니다.”“그렇게 하죠.”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럼 가서 볼일을 처리하고, 나는 버스 쪽으로 가서 아직 정리 안 된 일이 있는지 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네, 은 선생님.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성도민은 공손히 인사를 한 뒤 자리를 떴다.시후는 대형 버스에 올라탔다. 그는 구조된 사람들 한 명 한 명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고, 동시에 아주 미세한 영기를 그들의 몸속으로 전해주었다. 물론, 사람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마지막으로 시후가 악수한 사람은, 예전에 자신에게 봉골등을 건넨 할머니였다. 시후는 그 할머니의 손을 잡으며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어르신, 제 부하들이 어르신과 아드님을 먼저 귀국시킨 뒤 생활상의 문제들도 도와드릴 겁니다. 주소도 기록할 거고요. 제가 귀국한 후에 직접 어르신 댁으로 찾아 뵙겠습니다.”할머니는 감격스러우면서도 당황한 듯 말했다. “은... 은 선생님... 그게 어찌 가능하겠습니까. 저희는 은인 덕분에 살아난 사람들이니,
“예 알겠습니다! 이해했습니다!” 성도민은 그 때 다소 흥분한 상태였다. 비록 그는 오랫동안 블랙 드래곤을 이끌어왔지만, 블랙 드래곤이 자체 위성 통신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다. 이건 단순히 조직의 업그레이드를 넘어, 질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나훈구가 시리아로 가는 것을 승낙했기에, 시후는 그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버스에 태우지 않고, 성도민에게 지시하여 그를 다른 대원들과 함께 따로 차량으로 이동하게 하도록 지시했다.이때 성도민이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저희 쪽 사람들이 구지화의 행방을 찾아냈습니다. 그녀와 그녀의 정부는 현재 라스베이거스에 숨어 있으며, 구지화를 뉴욕으로 데려오기만 하면 장모님 쪽의 혐의는 완전히 벗을 수 있을 겁니다. 언제쯤 행동을 개시할까요?”“구지화?” 시후는 살짝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뉴욕 공항에서 우리 장모님과 접선했던 그 여자 말인가?”“예 맞습니다.” 성도민이 대답했다. “그 여자의 본명은 황수향이라고 하고, 김미화와 비슷한 부류의 인간입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히 말했다. “우선은 계속 감시만 하도록 합시다. 나도 아직 뉴욕에서 처리할 일이 남아 있으니, 지금은 성급하게 움직이지 말고 내가 필요하다고 할 때 그때 데려오도록 하죠.”“예 알겠습니다.” 성도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대원들에게 24시간 밀착 감시를 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언제든지 행동할 수 있도록 대비시켜 두겠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그에게 물었다. “우리 장모님은 교도소 안에서는 잘 지내고 계시죠?”성도민은 머리를 긁적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은 선생님, 이걸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시후는 무심하게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그냥 하세요.”성도민은 두어 번 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크흠... 장모님께서... 지금 베드포드 힐 교도소에 계신데... 말 그대로 물 만난 고기처럼, 돌아갈 생각을 안 하시는 것 같
나훈구의 전공은 IT였고, 그 중에서도 위성 통신이 바로 그의 세부 전공이었다. 원래 그는 과학기술 연구와 개발 능력이 매우 뛰어난 전문가였다. 하지만 나이가 다소 많다는 이유와 대부분의 통신 업계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이 안정된 상태에서 이익만을 추구하며 신기술 개발에 큰 투자를 하지 않는 상황이 겹쳐 그동안은 만족할 만한 직장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사실 전문 기술자에게 가장 가슴 아픈 일은 바로 해고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야망을 펼칠 수 있는 진정한 환경을 만나지 못하는 데 있다. 그러나 시후의 말 한마디가, 나훈구에게는 엄청난 격려로 다가왔다. 시후는 그저 한 마디를 던진 것일 뿐이었지만, 블랙 드래곤을 위한 자체 위성 통신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결심을 내보였고 이와 같은 결단력은 보기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나훈구는 자신의 능력과 포부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기에, 시후의 말을 듣고 몹시 흥분하고 들뜬 상태가 되었다. 그는 거의 아무런 망설임 없이 바로 소리쳤다. “은 선생님! 저를 믿고 이 일을 맡겨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반드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옆에 있던 성도민을 향해 말했다. “성도민 씨, 형님이 시리아에 도착하면 세후 연봉을 백만 달러로 지급하도록 하세요. 게다가 그쪽은 꽤나 멀기 때문에 매년 오십만 달러의 정착 지원금도 별도로 지급하고, 만약 프로젝트가 품질과 일정 모두 만족스럽게 진행되면 성과급도 따로 지급하는 걸로 하죠.”성도민은 즉시 공손하게 대답했다. “은 선생님, 안심하십시오! 시키신 대로 잘 준비하겠습니다!”옆에 있던 나훈구는 갑자기 긴장한 듯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안 됩니다, 안 됩니다... 은 선생님! 제 목숨을 구해주신 분께 제가 어떻게 돈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지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먹고 자는 것만 해결해 주신다면 나머지는 저는 한 푼도 필요 없습니다.”시후는 손을 내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형
시후 은 웃으며 말했다. “형님,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하면, 미국에 있는 아내와 자식들은 어떻게 하시려고요?”“괜찮습니다...” 나훈구는 매우 단호하게 말했다. “사람은 은혜를 알면 반드시 갚아야지. 만약 은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아내와 자식들은 제가 실종된 줄 알고 평생 불안에 떨며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 헤맸을 겁니다. 결국 제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경찰로부터 자세한 내막까지 듣게 될 테고, 그땐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고 비통해 했겠죠...” 이 말을 하며, 나훈구는 시후를 바라보다가 목이 메어 말했다. “제 목숨을 구해주신 건 물론이고, 제 아내와 자식들이 그런 극도의 슬픔을 겪지 않게 해주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생님은 저뿐만 아니라 제 가족들도 구하신 겁니다. 제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최선의 결과가 될 테니까요. 생활고야 어찌 되든, 저는 가족들이 충분히 견뎌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다만 조금 힘들게 살 뿐이죠.”시후는 나훈구의 단단한 표정과 흔들림 없는 눈빛을 보고는, 마음속 깊이 감동을 느꼈다.잠시 후, 그는 성도민을 불러 곁으로 오게 하더니 말했다. “성도민 씨, 이 분은 IT 분야의 전문가, 나훈구 씨입니다. 나는 블랙 드래곤에 반드시 이런 인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니, 그를 데리고 중동으로 돌아가도록 하세요.”성도민은 기쁘게 말했다. “그거 정말 잘 됐습니다! 지금 블랙 드래곤에서는 IT 분야 하드웨어 구축을 강화하려는 참이었는데, 바로 이런 인재가 필요했습니다. IT 인프라와 미래 로드맵을 같이 설계해줄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했거든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내가 보기엔, 앞으로 블랙 드래곤은 IT 기업들과 협력해서 자체 위성을 제작하고, 상업 위성 발사 기업을 통해 발사하여 자체 위성 통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블랙 드래곤 내부의 통신은 보안 수준이 매우 높아야 하기 때문에, 외부 통신망이나 서비스 업체에 의존하면 100% 보안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시후의 질문을 들은 나훈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씁쓸하게 웃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무슨 계획이 있겠습니까. 간신히 은 선생님의 은혜로 살아남았으니, 일단은 미국으로 돌아가서 다른 방법을 생각해봐야죠...”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형님, 이미 멕시코까지 와서 선원 일을 하려 하셨던 걸 보면, 미국으로 돌아가도 마땅한 일을 찾기는 힘들지 않을까요?”시후의 이 말을 들은 나훈구의 표정엔 다소 민망함과 무력감이 함께 떠올랐다. 그는 한숨을 깊게 내쉬며 말했다. “괜찮은 일을 못 찾으면, 그냥 허드렛일이라도 해야지 뭐... 우리 어머니도 식당에서 일하셨는데, 저라고 못할 이유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형님, 제 생각엔 차라리 이렇게 하시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이제 밖으로 나오셨으니 굳이 그렇게 서둘러 돌아가실 필요는 없잖아요? 형님은 IT 쪽 일을 하셨다면서요. 그렇다면 이후엔 블랙 드래곤에서 일해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블랙 드래곤은 현재 중동을 거점으로 해서 해상과 항공 양쪽으로 전 세계에 영향을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분명 IT 분야의 수요는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지게 될 것이고, 수준도 높아질 겁니다. 형님 같은 인재가 절실히 필요해요.”시후가 이 말을 할 때, 그의 마음속에는 이미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었다. 만약 나훈구가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최상의 결과일 것이었다. 그는 성도민에게 충분한 보상을 준비시키고, 곧바로 중동으로 데려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나훈구가 거절한다면, 여기서 벌어진 비밀들을 알고 있는 그를 미국으로 그냥 돌려보낼 순 없었다. 그렇기에 다른 구출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오늘 일에 대한 기억을 완전히 지워야 할 것이다.다만 시후는 가능하면 그 두 번째 방법은 쓰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자신과 인연이 닿은 사람이고, 이렇게 큰 사건을 겪은 이상 그에 걸맞은 기회도 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억을 지워버리면, 그에겐 이 피비린
때로는, 평생을 바쳐도 이성 무인에서 삼성 무인으로의 도약조차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성 무인이란, 사실 대부분의 무인들이 평생 머무는 한계점과도 같았다. 하물며, 삼성에서 사성, 사성에서 오성, 오성에서 육성으로의 도약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그런데 이번에 시후가 건넨 이 한 잔의 술이, 백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단숨에 수련 경계를 뛰어넘게 해주었다는 건, 그들에겐 말 그대로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블랙 드래곤에서 가장 강한 실력을 가진 성도민은 자신과 함께한 대원들을 돌아보았다. 그들 대부분이 수련 능력이 상승한 것을 발견하고는, 성도민은 가슴 속 깊은 감격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러자 그는 시후를 다시 바라보며, 감격과 동시에 경외심 가득한 눈빛으로 무릎을 꿇은 뒤 공손히 말했다. “저 성도민은 은 선생님의 하늘과 같은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은 선생님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다른 블랙 드래곤의 구성원들도 즉시 정신을 차리고, 성도민을 따라 시후 앞에 모두 한쪽 무릎을 꿇고 소리 높여 외쳤다. “저희들은, 은 선생님의 하늘과 같은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들 역시도 은 선생님을 위해서라면, 그 모든 것들을 하겠습니다!”시후는 눈앞에 있는 100여 명의 블랙 드래곤 대원들을 바라보았다. 시후는 그들의 눈에 맺힌 눈물과 결연한 표정을 보고는 이들이 자신의 확고한 동료가 되어줄 것임을 느꼈다. 만족스러운 마음에 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힘찬 목소리로 말했다. “나 은시후는, 앞으로 결코 여러분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블랙 드래곤이든 여러분 각자든, 앞으로 반드시 날개를 펼쳐, 저 넓은 하늘을 훨훨 날게 될 겁니다!”이 말을 들은 대원들은 곧바로 가슴이 뜨거워지며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이때, 지하 수술실을 불태우고 있던 화염은 이미 지상까지 뜨겁게 달궈 놓았고, 불꽃은 땅 위의 건물까지 번지고 있었다. 이에 시후는 성도민에게 말했다. “성도민 씨, 이제 시간이 됐습니다다. 모두 질서 있게 철수하도
시후의 구호가 떨어지자, 그와 함께 모든 대원들이 술잔을 들어 잔 속의 소주를 단숨에 들이켰다.시후에게 있어 이 술에 담긴 영기는 이미 아주 미미한 수준이었기에, 몸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블랙 드래곤 대원들이 느끼는 기운은 완전히 달랐다! 그들은 애초에 이 술에 이토록 강력한 에너지가 담겨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대원들이 술을 한 번에 들이켰을 때 온몸에 강렬한 온기가 복부에서 시작해 단전으로 몰려들었고, 곧이어 기운은 마치 산을 무너뜨리고 바위를 쪼개는 듯한 맹렬한 기세로 팔맥을 향해 폭발적으로 밀려들었다!무술가들에게 있어 자신의 실력 향상은 두 가지 핵심 요소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첫 번째는, 기경팔맥 중 몇 개의 경맥이 열려 있는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무술가들의 경지와 실력을 판단하는 가장 근본적인 기준이다. 경맥을 많이 열수록, 무술가의 등급과 전투력도 함께 높아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이미 열린 경맥이 얼마나 잘 순환되고 있느냐이다. 대부분의 무술가들은 몇 개의 경맥 만을 겨우 열 수 있을 뿐, 모든 경맥을 완전히 순환시킬 수는 없다. 이것은 마치 사람의 코에 있는 양쪽 콧구멍과도 같아서, 누가 더 뚫려 있느냐에 따라 들숨의 양이 달라지듯 경맥도 얼마나 원활히 순환되느냐에 따라, 에너지 흡수량이 달라지게 된다. 지금 이 소주 안에 담긴 영기는 그들에게 단순히 경맥을 몇 개 더 열게 해준 것이 아니라, 기존에 뚫려 있던 경맥까지 더 넓고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즉, 두 가지 방향에서 동시에 무술가들의 실력을 향상시킨 것이다.그래서 이 순간 블랙 드래곤 대원들은 하나같이 깜짝 놀라며 자신의 몸속에서 터져 나오는 그 엄청난 기운이 자신이 오랫동안 뚫지 못했던 다음 단계의 경맥까지 열도록 밀어붙이고 있다는 사실에 크나큰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잠시 후 누군가 감격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나... 나 네 번째 경맥을 뚫었어! 진짜야! 네 번째 경맥이 열렸어!!”곧이어 또 다른 사람이 외쳤다. “나도!
조금 전 까지만 해도 꽤 오랜 시간 동안 시후는 지하 수술실에 있었고, 소이연은 다른 블랙 드래곤 대원들과 함께 들어오긴 했지만, 지상에 남아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시후는 이제서야 소이연도 멕시코에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었다.이 순간, 소이연은 사랑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수줍게 말문을 열었다. “은 선생님... 리더가 선생님께서 업무가 있다고 삼성 이상 무인들만 참여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딱 맞는 위치라... 바로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어요.”시후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물었다. “이번엔 본래 신분을 사용하진 않았겠죠?”“아니에요.” 소이연은 다른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등을 돌린 채, 시후를 향해 장난스럽게 혀를 살짝 내밀고는 말했다. “이번엔 완전히 새 신분으로 왔어요~”“좋습니다.” 시후는 미소 지으며 손에 든 소주를 그녀에게 건넸고, 조금 전 다른 대원들에게 했던 것처럼 공손히 말했다. “오늘 수고 많았어요.”소이연은 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은 선생님께 충성을 다할 수 있는 건, 제게는 큰 영광이에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됐어, 자리에 돌아가요. 돌아가는 길에 이야기 더 하는 걸로 하고. 오늘 밤엔 나랑 같이 미국으로 돌아가죠. 좀 도와줘야 할 일이 있어서요.”소이연은 약간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은 선생님, 탐정... 아직도 절 추적하고 있잖아요. 제가 미국에 가면 혹시 폐를 끼치게 되지 않을까요...?”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감회 어린 어조로 말했다. “제이크 한은 이제 이연 씨를 추적하지 못해요. 얼마 전 그 친구한테 사고가 있었거든. 그 이후로 그가 맡았던 사건들도 대부분 흐지부지 종결됐죠. 게다가 이연 씨는 이미 새로운 신분으로 바꿨잖아. 문제없을 겁니다.”“그럼 정말 다행이에요! 은 선생님께 폐만 안 된다면 저는 뭐든지 다 좋아요! 은 선생님 말씀만 따를게요!”그제야 소이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