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가 고른 샤넬 드레스는 마치 영국 왕실 스타일을 떠올리게 했다. 하의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스커트, 상의는 긴팔 슈트 스타일로 고급스러운 연예인 스타일과도 비슷했다. 그가 이런 옷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아직 날씨가 좀 추워서 이런 옷이 딱 적당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런 원피스의 스커트는 길이가 길지만 맨 다리로 입으면 좀 추울 것 같아서 시후는 스타킹을 하나 더 구매했다. 변지현의 키를 생각하자, 그는 그 자리를 떠나려던 참에 그녀가 어제 신고 있던 운동화가 너무 더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신발을 한 켤레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죽 신발을 구매해다. 시후는 사이즈가 맞을지 확신하지는 못했지만 그건 크게 상관이 없었다. 만약 맞지 않더라도 변지현이 원래 입던 옷을 그대로 입는 것보다 나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시후는 새로 산 옷과 신발을 문밖으로 들고 나간 뒤 우연히 옆에 있는 상점에 속옷만 입은 마네킹이 여러 개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제서야 그는 자신이 변지현이 입을 속옷을 사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변지현이 오랫동안 고생한 끝에 마침내 아침에 숙소에 도착했을 때, 그녀가 지쳐 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그러니 그녀는 아마도 샤워를 하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을 것이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속옷을 하나하나 씻어서 말릴 시간이 없을 것이다. 그녀는 아버지를 만나러 갈 때 갈아입을 깨끗한 속옷이 없다. 그래서 시후는 무작정 매장으로 들어갔다. 시후는 이곳이 여성 속옷만 파는 고급 속옷 매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부 점원은 모두 여성이고, 매장 안을 돌아다니는 손님들도 모두 여성이었다.덩치 큰 시후가 혼자 여성 속옷 가게에 온 것을 보고, 여성들은 모두들 다소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 다시 표정을 숨겼다.시후는 혼자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건 조금 이상해 보일까 봐 빠른 결정을 내리며 모델이 입고 있는 검은색 레이스 속옷을 가리켰다. "이걸로 주세요.”판매원이 어색하게 말했다. "선생님... 선생님... 어떤 사
시후는 자신이 산 속옷이 얼마나 야한 속옷인지도 모르고 그냥 정면의 디자인만 보고 골랐던 것이다. 그러나, 이 속옷의 뒤편은 실제로는 두 개의 줄로 이루어진 T자형이었다. 시후는 필요한 용품들을 사서 호텔 객실로 돌아갔고, 정오가 가까워진 것을 보고 곧바로 변지현의 객실 문으로 가서 초인종을 눌렀다.변지현은 초인종 소리를 들었지만 바로 깨어나지는 못했고, 몇 분 동안 울린 뒤에야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는 아름답게 몸을 쭉 뻗었고 그녀의 온몸이 형언할 수 없을 만큼 편안한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는 가운을 입고 졸린 채 문으로 다가갔고, 문의 구멍을 통해 시후가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 서둘러 문을 열고 정중하게 말했다. "회장님..."시후는 살짝 웃으며 "잘 쉬셨나요?"라고 물었다.변지현은 서둘러 말했다. "네 너무 좋아요! 오늘 제 인생에서 가장 편안하고 편안한 잠이었습니다...""좋아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말했다. "12시가 다 됐으니 짐을 챙기시죠? 학교에 가서 아버지를 만나야죠."변지현은 이 말을 듣고 서둘러 동의했다. "네 그럼요! 그럼 지금 당장 옷을 갈아입으러 가겠습니다!" 그 말을 하고 문득 갈아입을 옷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떠오른 그녀는 자신이 입었던 옷이 모두 더러워지고 찢어졌으며 심지어 누군가의 피까지 묻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했다. 만약 그 옷을 입고 아버지를 만나러 간다면 그녀는 괴로움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시후가 자신의 옷을 준비하는 것을 도와주기에는 조금 이상해 보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머뭇거렸을 때, 시후는 갑자기 뭔가를 떠올려 손을 들고 그녀에게 여러 개의 종의 백을 건네며 말했다. "방금 새 옷을 한 벌 사줬어요. 맞을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입으시고 맞지 않으면 아버지를 만난 뒤에 다시 사도록 하죠.”변지현은 시후가 그렇게 배려 깊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자신이 옷에 대해 걱정할 때 미리 구입한 새 옷을 자신에게 주다니.. 그녀는 이번 일로 인해 시
스타킹은 쌀쌀한 겨울, 센스 있게 매칭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온성을 높여주는 제품이었다. 그녀는 따뜻함을 보장하는 레깅스와 스타킹을 자주 신었다. 변지현은 아직 남성으로부터 스타킹을 선물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느낌이 조금 미묘한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시후가 세심하고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녀는 드레스를 걸친 뒤 거울로 다가가 자신의 모습을 본 뒤 살짝 놀랐다. "회장님이 사주신 옷이.. 사이즈가 너무 잘 맞는 것 같아.. 스타일도 너무.. 내 취향인데..?” 그러다가 변지현은 드레스를 내려놓고 신발 상자가 들어 있는 또 다른 커다란 샤넬 가방을 발견하고 서둘러 신발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절묘한 패션 신발 한 켤레가 들어 있었고, 이것을 발견한 그녀는 얼른 꺼내서 신어보고는 더욱 놀랐다. "뭐야? 신발도 크지도 작지도 않고 딱 맞는 사이즈잖아...? 발에 정말 딱 맞아. 회장님이 눈으로만 봐도 이렇게 사이즈를 정확하게 판단하신다고..? 너무 정확하지 않아..?" 그러자 변지현은 시후에게 조금 더 감동을 느끼게 되었다. 시후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아버지를 떠올리자 변지현은 더 이상 딴 생각을 하지 않고 서둘러 옷을 입고 외출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녀가 가운을 벗었을 때, 갈아 입을 깨끗한 속옷이 없다는 것이 갑자기 생각났다..! 새벽, 호텔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너무 지쳐서 푹신한 바닥에서 잠이 들 뻔했다. 몸이 너무 더러워서 억지로라도 샤워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샤워를 하고 나자 극도로 피곤해서 눈도 뜰 수가 없었기에 속옷 빨래를 할 생각도 없이 그냥 잠이 들었다. 이것을 생각하자 그녀는 갑자기 극도로 짜증이 났다. "이 멍청아..!! 왜 속옷을 안 빨아? 이제 어떡하냐? 다시 그 더러운 속옷을 입어야 해?! 너무 역겹잖아... 근데... 그렇지만 입을 수밖에 없잖아. 회장님이 나를 위해 속옷을 사달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변지현이 당황하여 어쩔 줄 모를 때, 갑자기 시후가 가져온 거대한 샤넬 쇼핑백 몇
포장을 열어보니, 안에는 개별 포장된 비닐봉지 2개가 들어 있었다.변지현은 레이스 장식이 달린 검은색 속옷을 바라보며 부끄러움으로 얼굴 전체가 뜨거워졌다. 속옷인 줄은 짐작했지만 검은색 레이스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변지현은 실제로 이렇게 화려한 속옷을 입지 않는 실용주의였다. 그래서 그녀는 단색으로 몸에 꼭 맞는 피부 친화적인 원단을 좋아하며, 결국 편안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시후는 이미 속옷을 사버렸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속옷을 볼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먼저 외출하기 위해 입는 거야. 일단 내 개인 소지품은 모두 미국에 있고 짐과 옷들은 모두 시리아에 있어.. 이번에 아버지를 만날 때까지만 기다렸다가 대량으로 구매해야지 뭐.." 그녀는 즉시 얼굴을 붉히며 시후가 직접 사준 속옷을 열어 보았다. 변지현이 개봉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사이즈를 살펴보는 것이었다. 평소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밋밋한 몸매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녀는 실제로 키 170cm, 핫한 몸매를 자랑하는 여성이었다. 등은 기본이고 어디에나 있는 S자 곡선은 슈퍼모델 못지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녀는 대학에 진학한 이후 종종 아름다운 몸매 때문에 지긋지긋하게 매달리는 구혼자들을 만나곤 했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은 껌딱지처럼 그녀에게 달라붙어 그녀를 귀찮게 했다. 그녀는 그 이후로 자신의 몸매를 돋보이게 하는 옷을 입어본 적이 없었다. 예를 들어 여름에는 최대한 헐렁한 옷을 입고, 날씬한 다리가 노출되지 않도록 무릎 위까지 오는 스커트는 절대 입지 않았다. 겨울에는 옷을 크게 입어 몸매를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다. 시후는 이 함정에 빠졌다. 그가 변지현을 보니 몸매가 별로 좋지 않았고 가슴도 크지 않았기에 그는 속옷 상의 사이즈를 가장 작은 A컵으로 구매했던 것이다. 하지만 변지현의 실제 사이즈는 적어도 두 배는 더 컸다... 그래서 시후가 사준 속옷을 입어보며 극도로 말문이 막힌 그
…….10분 후, 시후의 방 초인종이 울렸다. 그는 문을 열었고, 문 밖에는 그야말로 새로운 변지현이 서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맞춤형 샤넬 드레스를 입고 레깅스와 가죽신발을 매치한 변지현은 고귀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사실 그녀의 이 드레스는 유럽의 공주가 한때 입었던 것으로, 변지현의 분위기를 더욱 고급스럽게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변지현의 소박하고 고귀한 의상 아래에는 그녀를 매우 부끄럽게 만드는 속옷 세트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누가 알겠는가..?시후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고, 그녀가 옷을 잘 차려 입은 것을 보고 말했다. "다행히도 옷을 잘 고른 것 같네요. 잘 어울려 보여요.”변지현의 얼굴은 즉시 목덜미까지 붉어졌다. 그녀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겉으로는 정말 어울리지만 속옷은 전혀 맞지 않아요! 진심인지 아닌지 정말 모르겠어.. 의도하지 않은 것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의도적인 것이라면 완전 변태인 거야!! 게다가 속옷 상의는 너무 작아서 숨을 쉴 수가 없다고!’ 그러나 그녀는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고 “회장님, 감사합니다. 옷과 신발이 잘 맞네요.”라고 말했다.시후는 조금 당황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옷과 신발은 잘 맞지만 속옷은 맞는지 모르겠다고 질문을 할 수가 없어서 그냥 화제를 바꿔 버렸다. "시간이 늦었으니 가죠.”"네!" 변지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시후는 안세진에게 자동차 열쇠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고, 그는 변지현을 데리고 버킹엄 호텔에서 마련한 롤스로이스를 타고 세연대학교로 향했다.도중에 변지현은 호기심에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말했다. "서울은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발전할까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은 급속도로 발전했잖아요. 앞으로도 계속 발전 계획이 있고요.”변지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동적으로 말했다. "저는 최근에 한국의 문화가 미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도 신기했는데 다시 한국에
12시 30분, 시후는 천천히 차를 몰고 세연대학교로 들어섰는데, 이때 학교는 이미 점심시간이라 많은 학생들이 캠퍼스를 걷고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식당과 기숙사로 향하고 있었고 일부는 캠퍼스 밖에서 식사를 할 것처럼 보였다.변지현은 시후에게 물었다. ‘회장님, 아버지와 식사하러 가실 건가요? 연락하지 않으시나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말했다. "나중에 통화를 할 테니 조용히 해주세요."변지현은 시후가 아버지에게 서프라이즈 선물을 주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고 동의했다. "알겠어요~”시후는 건물 아래에 차를 주차한 후 변 교수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가 연결됐고, 변 교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후 씨, 잘 지냈고?! 진전은 있나요?"그러자 시후가 말했다. “삼촌, 걱정하지 마세요. 이곳 상황은 좀 복잡해서 간단하게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변 교수는 서둘러 물었다. "그럼 지현이는 봤나요?"시후가 말했다. "아직은요.. 경비가 매우 삼엄해 아직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에 시후는 "삼촌 점심 드셨나요?"라고 물었다.변 교수는 한숨을 쉬었다. "어떻게 밥 먹을 기분이 들겠어요? 어젯밤부터 불안해서.. 여러 번 전화했지만 서비스 지역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연락도 안 되고..”"확실히 통신이 없어서 정상적으로 전화를 걸 수 없었어요. 그런데 여기 위성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위성 인터넷 기기가 있는데, 좀 비싸더군요." 시후가 설명했다.변 교수는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했지만 한숨을 쉬었다. "하아.. 이 문제는 정말 번거로운 일입니다... 지현이를 만날 기회가 있든, 구할 기회가 있든, 일단 시후 씨 당신의 안전을 보장해야 합니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삼촌,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따님을 꼭 집으로 안전하게 데려오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서둘러 말했다. "그럼, 전화를 끊고 진전이 있으면 알려 드리죠.”"그래요, 안전에 주의하세요.”시후는 음성 통화를 종료했고, 옆에 있
하지만, 자신에게는 딸을 구할 능력이 없고 딸이 있는 곳에 찾아 갈 능력도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는 이 지구에서 딸과 가까워질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가까이라도 있다면 그나마 마음의 위안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가 온통 걱정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 갑자기 연구실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혼란스러운 생각은 강제로 중단되었고, 그는 문으로 걸어가서 손을 뻗었다. 문이 열리자 밖에는 젊고 패셔너블한 옷차림의 젊은 여성이 서 있었는데, 여성은 마스크를 쓰고 있어 잘 알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무슨 일이죠?” 변 교수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딸을 알아보지 못했다. 이것은 바로 그와 변지현의 사이가 서먹해서가 아니라, 그의 기억 속에 그의 딸 변지현이 이렇게 세련되고 여성스러운 옷을 입은 적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평소 변지현은 항상 심플하고 수수한 옷을 즐겨 입으며 스커트를 거의 입지 않았다. 그녀의 스타일은 실리콘 밸리의 프로그래머와 거의 비슷했다. 여름에는 티셔츠에 청바지, 겨울에는 스웨트나 다운 재킷과 청바지를 매치하여 입었던 것이다.앞에 서 있는 여성은 세련된 외모와 옷차림에 신경을 쓰는 것 같았고 변지현의 스타일과는 엄청나게 거리가 멀었다. 그러니 그는 이 여성이 자신의 딸일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의 생각에 자신의 딸은 이미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시리아에 있었기에 이렇게 갑자기 자신의 앞에 나타날 리가 없었다.변지현은 아버지가 정말로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아버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고, 놀라움과 함께 그녀의 눈은 커졌다.그러나 변 교수는 여전히 딸을 알아보지 못했고, 그녀의 눈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건지 주의 깊게 알아내려고 노력했다. 눈앞의 소녀가 자신을 바라보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본 변 교수는 계속 서서 시간을 보낼 수 없어 입을 열었다. "할 말
변 교수는 변지현의 말을 듣고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다. 변지현의 얼굴을 본 그는 겁에 질려 소리쳤다. "지현이?! 정말 너냐..??!" 딸 지현이 자신의 앞에 서 있었지만, 변 교수는 마음 깊은 곳에서 여전히 그의 앞에 있는 여성이 정말로 그의 딸이라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의 딸은 아직 시리아에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딸이 갑자기 자신의 앞에 나타날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그는 조금 전에 시후와 전화 통화를 하지 않았던가? 그 때 시후조차도 아직 그의 딸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뉴스에서도 잡힌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소식이 없었기 때문에, 시리아 반군이 갑자기 딸을 석방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시리아 반군 세력들이 정말 자비롭다고 해도, 이렇게 빨리 딸이 한국에 나타날 수는 없었다. 그러므로 이 순간 그는 뭔가 이상하다고만 생각했고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랐다.변지현은 아버지를 만나 매우 신나고 기뻤지만, 아버지가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자 갑자기 약간 허탈하고 불행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화난 표정으로 아버지를 바라보며 불평했다. “아빠!!! 내가 이렇게 아빠 앞에 멀쩡하게 살아 돌아왔는데도 아직도 믿지 못하시는 거예요?!”변 교수는 서둘러 말했다. "믿지! 믿는다...!! 하지만... 그런데 어떻게 한국에 온 거야??! 이건...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인데..?!"변지현은 무기력하게 고개를 저으며 벽에 기대어 서 있는 시후를 바라보고는 아버지에게 말했다. "제가 어떻게 한국에 왔는지는 이 분에게 여쭤 보시면 될 것 같네요.”변 교수는 문밖 벽에 누군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문 앞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정신을 차린 그는 서둘러 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고, 시후가 방금 마스크를 벗고 자신과 눈을 마주친 것을 보았다. 충격과 당혹감으로 가득 찬 변 교수의 눈빛을 본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며
홍원산은 급히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그럼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양주성을 거칠게 잡아 일으켜 뒤에 있던 부하들에게 내던지듯 넘기고는 명령했다. "이 놈을 잘 감시해! 나중에 나갈 때, 함부로 입을 놀리지 못하게 하고."부하들은 공손히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형님!" 그 후 두 명의 부하는 양주성을 좌우에서 부축하듯 끌고 나가, 유가휘의 사무실을 떠났다.이때, 시후는 설수아와 함께 있던 또 다른 여성에게 말했다. "그럼 두 사람은 돌아가요. 오늘 본 것과 들은 것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고."설수아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 있던 또 다른 여성도 마치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설수아는 이미 시후에게 두 번이나 목숨을 구원받았기에 그에 대한 충성심이 커졌고, 함께 있던 또 다른 여성은 시후에 대한 공포심이 강했기 때문에 감히 그를 화나게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두 여성이 떠난 뒤, 유가휘는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양주성은 오늘 나에게 신인을 소개해 주겠다고 했으니, 나름 호의적으로 왔을 텐데... 사무실에 올라왔다가 자기 회사를 홀랑 빼앗길 줄이야....’ 이렇게 생각하며 그는 한탄했다. ‘은 비서는 어제 블랙 드래곤의 리더인 성도민까지 클럽으로 불러냈고, 솔직히 홍원산 따위는 손쉽게 처단할 수도 있었어. 하지만 그를 살려둔 이유가 바로 이거였구나.... 홍원산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 돌아왔기에, 은 비서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바치게 된 거야. 그리고 그는 이제 은 비서의 명령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개가 되었지. 이런 자를 홍콩에 남겨둔다? 이제 은 비서는 홍콩에 강력한 기반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어....’유가휘는 다시 양주성을 떠올렸다. ‘양주성 저 놈도 정말... 진짜 앞뒤 분간을 못하고 스스로 장기말이 되겠다고 나서다니. 아무래도 앞으로 홍콩에서 계속 살아있고 싶다면, 조용히 몸을 사리는 수밖에 없을 거야....’이때 시후는 유가휘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며, "유
시후는 자신이 어릴 적 많은 고생을 했던 경험이 있기에, 공부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는 사람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설수아가 더 이상 공부를 하고 싶지 않을 때까지 원하는 만큼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설수아는 시후에게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깊은 감사를 표하며 말했다. “선생님, 안심하세요! 저는 열심히 공부해서 꼭 학업을 마치고,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하지만 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신경 쓰지 말아요. 중요한 건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는 거니까."설수아는 이 말에 감명 깊은 표정으로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시후는 그녀에게 물었다. "이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했으니, 더 이상 홍콩에 머물 필요는 없겠네요?"설수아는 대답했다. "네... 이미 도쿄대 입학 허가를 받았어요. 정해진 기간 내에 등록 절차만 마치면 되고, 일본으로 가기 전에 비자만 갱신하면 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도쿄대에서 무슨 전공을 공부하고 있죠?"설수아는 서둘러 대답했다. "도쿄대학교 경제학부에서 경제학을 배우고 있습니다."시후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경제학이구나. 그럼 이론 뿐만 아니라 실무 경험도 중요할 텐데.. 책만 파는 것보다는 직접 실전 경험을 쌓아야 하고요."설수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원래는 집안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면, 인턴쉽을 할 회사를 찾으려 했어요."그러자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잘 됐네. 지금 당장 좋은 실습 기회가 있으니까." 그러고는 홍원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분은 바로 홍 대표인데, 딱 봐도 공부를 많이 한 분은 아닌 것 같죠? 그런데 지금 그 양 대표님이 회사를 그에게 넘기려고 합니다. 내가 걱정되는 건, 홍 대표가 회사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거죠. 그래서 수아 씨가 개학하기 전까지 짧은 기간이라도 그를 도와 회사 경영을 맡아보는 게 어때요?"홍원산은 이 말을 듣고
하지만 오늘 이 상황을 보아하니, 자신은 이미 피할 길이 없는 것 같았다. 장운추 조차도 상대가 못 되는데, 자신은 어떻게 이곳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살아 남기 위해서는, 시후의 조건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이에 그는 울먹이며 말했다. "선생님, 저... 받아들이겠습니다..."시후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그 말은 나에게 할 필요 없어. 당신과 나는 아무런 관계도 없거든. 비록 당신이 오늘 나를 여러 번 모욕했지만, 난 당신에게 손끝 하나 댄 적 없고, 당신 돈도 한 푼도 요구한 적이 없어. 오늘 이 일은 전부 당신과 홍원산 간의 사적인 문제라고. 그를 직접 부른 건 당신이고, 당신을 때린 것도 내가 아닌 홍원산이지. 지금 내가 당신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그에게 팔라고 한 것도, 어디까지나 당신 두 사람이 자발적으로 거래하는 거지, 나랑은 일절 상관이 없는 거야. 그러니 당신 두 사람이 따로 가서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 나는 이 일에 개입하고 싶지 않거든.”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와 말도 안 돼. 은시후 이 놈은 정말 뻔뻔함의 극치잖아?! 고작 두 마디 말로 이 일에서 자신을 완벽하게 쏙 빼버리다니?’양주성도 말문이 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가 보기에 비록 시후가 뻔뻔하게 행동하기는 했지만 사실 조금 전 시후가 한 말은 흠잡을 구석이 없었다. 왜냐하면 애초에 오늘 이 모든 상황은 자신이 직접 초래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홍원산을 부른 것도, 자신이었고, 자신을 때린 것도 시후가 아닌 홍원산이었다. 게다가 자신의 회사를 매각하는 것 역시 자신과 홍원산 사이의 문제일 뿐, 시후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다시 말해, 오늘 이 고비를 넘기고 나서 후회하여 경찰에게 개입을 요청한다고 하더라도 시후를 잡을 수는 없을 것이고, 오직 홍원산 만을 체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홍원산은 수천 명의 부하를 거느린 거물이었다. 그러니 그와 적이 된다면, 자신은 그야말로 죽음 밖에 남지 않는 셈이지 않
"예?" 유가휘는 시후의 질문에 순간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그냥... 그냥 목숨만이라도 살려달라는 뜻입니다... 두 다리를 부러뜨려도 괜찮으니 말입니다..."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양주성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말했다. "좋아, 직접 말해 봐. 내가 어떻게 목숨을 살려주길 바라나?"양주성은 망설임 없이 외쳤다. "이 개 같은 목숨이라도 살려주십시오! 제발, 은 선생님! 제 개 같은 목숨만이라도 살려주십시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회장님도 널 위해 나서주셨으니, 네가 원하는 대로 ‘개 같은 목숨’을 남겨줄 방법을 하나 제시해주지. 불가능한 건 아닐 거야. 지금 내가 기분이 좋으니 해결책을 알려주지." 이렇게 말한 시후는 덧붙여 말했다. "잘 들어. 이건 단 하나뿐인 해결책이다. 네가 받아들이면 이 일은 여기서 끝내겠지만, 거절한다면 모든 걸 홍원산이 알아서 처리할 거다.”양주성은 깜짝 놀라며 기쁨이 밀려왔다. 그는 급히 말했다. "선생님, 무조건 받아들이겠습니다!"그러나 시후는 손을 흔들며 태연하게 말했다. "섣불리 대답하지 마. 내 말을 다 듣고 난 뒤에 다시 결정하라고."양주성은 긴장하며 말했다. "부디 말씀하십시오!"시후는 그를 한 번 쳐다보더니, 홍원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당장 문서를 작성해. 당신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단돈 1만 홍콩 달러에 홍원산에게 넘긴다고 말이야.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뭐라고요?!" 양주성은 즉시 무너져 내리며 외쳤다. "그건 내 반평생의 피땀 어린 결실입니다!"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서 거절하겠다는 거야?"이때 유가휘가 다급하게 나섰다. "양 대표, 지금 죽게 생겼는데도 그까짓 재산이 그렇게 중요해? 은 선생님은 네가 가진 모든 걸 빼앗겠다는 것도 아니잖아. 그저 엔터테인먼트 회사 하나만 넘기면 되는 거라고! 도대체 뭐가 그렇게 고민이야?"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회장님, 조금 전
시후는 냉소하며 말했다. "그가 이곳에서 나에게 그렇게 잘난 척을 해댔는데, 내가 그냥 봐주면 내가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습니까?”유가휘는 급히 말했다. "은 비서님.... 제 말은 그저 그를 완전히 용서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처벌 방식을 조금 바꿔 주셔서 최소한 목숨만 살려주셨으면 해서...."양주성도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애원했다. "그렇습니다, 선생님! 제발 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그럼, 뭐든 선생님께서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다급하게 덧붙였다. "선생님, 제가 원하시면 얼마든지 돈으로 사죄하겠습니다! 얼마를 원하시든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을 얕보는 건 아닌데, 솔직히 말해서 관대한 처분을 바라며 그에 대한 대가로 돈을 주려는 사람들이 많지만.. 당신 수준은 나에게 조건을 걸 만한 깜냥이 안 돼." 그런 뒤 시후는 경멸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회사 시가총액이 얼마지?"양주성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대략 30억 홍콩 달러 정도입니다...."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미국 달러로 환산해 봐야 겨우 4억 달러 남짓이군. 솔직히 말해서, 그건 먼지 정도로 적어. 게다가 당신의 전 재산을 다 합쳐 봐야 10억 달러가 최대일 텐데, 홍원산에게 물어봐. 어제 장운추가 나에게 용서를 받기 위해 어떤 조건을 걸었는지.""장운추?!" 양주성은 경악하며 홍원산을 바라보았다.홍원산은 우월한 태도로 말했다. "잘 들어라, 양주성. 어제 장운추는 은 선생님께 용서를 구하기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 총 10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약속했다!""10년 동안 100억?! 그것도 미국 달러로?!" 양주성은 입을 떡 벌리고 경악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반박했다. "아니, 장운추도 총 자산이 100억 달러 남짓일 텐데.... 그가 어떻게 그런 거액을 내겠다고 약속했단 말이야....?"“짜악!” 홍원산은 양주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양주성의 뺨을 후려쳤다.양주성은 눈앞이 번쩍
양주성이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는 모습을 보자, 홍원산의 얼굴에는 극도로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의 속은 이미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무래도 오늘 이곳에 온 건 옳은 선택이었다! 이 일로 인해 은 선생님이 나를 보는 시선이 틀림없이 한층 더 좋아질 거야!’ 그는 내심 흡족해하며, 더욱 적극적으로 충성심을 드러내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양주성을 발로 짓누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양주성, 네가 은 선생님을 화나게 만든 것은 나를 건드린 것보다 백 배는 더 심각한 일이다.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걸 원망하지 마라.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다면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을 건드린 네 놈 자신을 원망하라고!”양주성은 거의 멘붕 상태에 빠졌다. 그는 시후가 대체 어디서 온 것인지 그리고 홍원산이 어째서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을 배신하고 죽이려 드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그는 홍원산이 어떤 인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홍원산은 매우 잔인하고 무자비한 인간이었다. 그렇기에 그가 ‘죽이겠다’라고 말하면, 그것은 절대 허언이 아닐 가능성이 컸다!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는 순간, 양주성은 즉시 시후를 향해 눈물을 흘리며 필사적으로 애원했다. "선생님! 제가 눈이 멀어 감히 당신을 건드렸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그러나 시후는 태연하게 손을 저으며 말했다. "조금 전에는 이런 기세로 말하지 않았잖아? 이제 와서 꼬리를 내리는 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나?"양주성은 울먹이며 말했다. "선생님! 제가 그때는 눈이 멀었습니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렸으니, 부디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그러자 시후는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 "난 강한 상대에게는 존경을 보내지만, 약한 상대에게는 관심이 별로 없어.. 차라리 당신이 끝까지 그 강력한 기세를 유지했다면 사내답다고 생각했을 텐데, 이렇게 쉽게 무너질 줄은 몰랐어. 꽤나 실망스럽군." 이렇게 말한 그는 홍원산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양주성은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지만, 홍원산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가슴팍을 세게 짓밟으며 사나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양주성! 네가 정말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은 선생님은 나에게 있어 다시 두 번째 부모님과도 같은 분이야! 그런데 네가 감히 나더러 이분을 상대하라고?! 이게 죽고 싶어하는 게 아니면 대체 뭐야?!"양주성은 온몸이 극심한 고통에 휩싸였고,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보아도, 어떻게 상황이 이렇게 전개될 수 있는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당황하여 속으로 급하게 생각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이 은 비서라는 놈이, 그냥 해운 회사의 비서가 아니었나? 유가휘 이 자식이 은 비서라는 모을 치켜세우는 건 이해할 수 있어. 그저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줄을 잘 서고 싶은 거겠지. 하지만 홍원산은 왜 저렇게까지 하는 거야?! 게다가 지금 무서울 게 없다는 듯 날뛰는 저 인간이, 겨우 20대 청년을 앞에 두고 자신의 은인이라고 말하기까지 하다니! 대체 저놈의 정체가 뭐길래?!'이렇게 생각한 그는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홍 대표님! 뭔가 분명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함께 일해 온 사이가 아닙니까! 그러니 아무리 무슨 일이 있어도 날 이렇게 대하시면 안 되죠! 이건 형제끼리 목에 칼을 겨누는 거나 다름없습니다!""이런 망할!” 홍원산은 욕설을 한 마디 내뱉은 뒤 다시 한 번 거세게 양주성을 짓밟았고, 그의 갈비뼈를 몇 개 부러뜨려 버렸다. 그리고 홍원산이 냉랭하게 소리쳤다. “양주성, 내가 경고하는데 여기서 나와 친목질 하려 들지 마! 나는 이제 더 이상 과거의 홍원산이 아니다! 지금의 홍원산은 너 같은 쓰레기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 말이야! 그리고 이 모든 건 내게 옳은 길을 제시하는 등대와 같은 은 선생님 덕분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너 같은 놈들과 아직도 어울리고 있겠지!” 그런 뒤 홍원산은 시후를 향해 공손하게 허리를 굽히
이때 양주성은 자신감 넘치게 안경을 정리하며, 무의식적으로 몇 걸음 앞으로 나왔다. 그는 홍원산이 도착하면 오늘 자신은 이미 승리를 확신한다고 생각했다. 남은 일은 은 비서라는 이 자식을 어떻게 고문하여 자신의 분노를 풀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시후가 여전히 매우 여유롭게 소파에 앉아 있는 것에 조금 놀랐다. 시후는 전혀 긴장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옆에 서 있던 유가휘는 아예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는 진심으로 양주성을 도와주고 싶었으나, 양주성은 절벽으로 떨어지려는 걸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은 필사적으로 그를 붙잡고 끌어 올리려고 했지만, 양주성은 칼을 휘둘러서 자기 손을 자르려 했다. 그래서 결국 유가휘는 그의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고, 이제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곧, 홍원산은 열 명이 넘는 부하를 거느리고 위풍당당하게 사무실로 들어왔다. 문이 열리자, 홍원산은 두꺼운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이 모습에 양주성은 약간 놀랐지만, 그는 그가 바로 홍문의 두목임을 한눈에 알아봤다. 그래서 그는 바로 다가가며 공손하게 인사했다. “홍 대표님, 드디어 오셨군요!”홍원산은 그를 한번 쳐다본 뒤, 큰소리로 외쳤다. “누가 감히 은 선생님께 무례한 짓을 한 거야?!”양주성은 너무 흥분해서 잠시 반응하지 못했고, 무의식적으로 시후의 뒤통수를 가리키며 크게 말했다. “홍 대표님, 바로! 이! 놈! 입니다!” 말을 마친 뒤, 갑자기 그의 뇌가 잠시 정지했다. 그리고 그는 당황한 듯 홍원산을 보며 물었다. “홍 대표님, 방금 뭐라고 하셨죠? 은... 은 선생님이라고요...?!”그때, 시후는 자리에서 일어나 홍원산을 바라보고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홍 대표님, 또 뵙네요.”홍원산은 시후를 보고 두 다리가 떨리며, 그 순간 무릎을 꿇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두려운 인물이라, 오늘 상황이 무슨 이유에서든 자신이 먼저 무릎을 꿇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반쯤 정신을 차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설수아는 눈물을 계속해서 흘리며 목이 메어 말했다. “그리고 계약을 해지하려면, 20배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전 그만큼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양 대표님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어요....”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그 100만 홍콩 달러가 필요했죠?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건가?”설수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계속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집안에 문제가 생겨서, 빚이 많이 생겼고 저는 더 이상 학비를 낼 수 없게 되었어요....”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이어서 말했다. “원래는 졸업 후 바로 일을 구해 부모님을 도와 빚을 갚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도쿄 거리에서 양 대표님을 만나게 됐고, 양 대표님이 저를 가수로 키워주겠다고 제안을 하셨어요. 그리고 양 대표님은 계약금으로 100만 홍콩 달러를 주겠다고 약속했어요. 그 돈이면 집안의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어서, 저는 계약을 했고요....”시후는 계속해서 물었다. “그가 당신과 10년 전속 계약을 했고, 100만 홍콩 달러만 준 건가요?”설수아는 급히 대답했다. “네.... 저에게는 100만 홍콩 달러가 정말 큰 돈이었어요.... 당시엔 다른 선택지가 없었거든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만약 위약금이나 집안의 빚 같은 것들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당신은 스타가 되고 싶었나요 아니면 계속 공부를 하고 싶었나요?”설수아는 본능적으로 대답했다. “저는 공부를 계속하고 싶었어요.... 음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스타가 되고 싶었던 건 아니거든요. 그리고 계약을 한 뒤에 이 업계의 여러 가지 어두운 면들을 알게 되었고, 알려지지 않은 내부 사정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들과 같은 길을 걷는 게 무섭고 힘들었어요.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녀는 눈물을 계속해서 흘리며 말했다. “사실, 저는 도쿄대학교 석사 과정에 합격했었어요. 그런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학업을 계속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