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신 같은데..!?” 이화룡은 어안이 벙벙해 그 자리에서 멍을 때리며 서있었을 뿐 아니라 송민정과 집사도 모두 놀라 멍하게 시후를 쳐다보았다.손가락을 넣어보니 시멘트에 숨겨진 수도관을 찾아낼 수 있는 게 굉장히 신기했다. 은시후는 또 “수도관을 부수고 물을 흘려보내요. 이 물이 흘러 나가면 이제 송 대표님은 문제에서 벗어나실 겁니다.” 송민정은 “이화룡 씨, 어서 이 수도관을 깨주세요!”라고 급히 말했다. 이화룡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몇 번이고 내리친 후 수도관에 구멍을 냈다. 구멍 난 수도관에서 순식간에 물이 쏟아져 나오자, 은시후, 송민정, 집사는 모두 빠르게 뒤로 물러나 물을 피했다. 하지만 이화룡은 제때 피하지 못해 온몸에 물을 뒤집어썼다. 물이 쏟아져 나올 때, 은시후는 팔살이 말끔히 사라진 것을 느꼈다. 그러자 시후는 집사에게 “그럼 수도관을 잠가주세요. 제가 보니 팔살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벌써 해결되었다고?” 모두가 믿을 수 없는 얼굴로 시후를 쳐다보았다. 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이제 다 되었습니다. 곧 송 대표님의 막힌 운세가 다시 트일 겁니다. 하핫..” 시후의 말이 끝나자마자 송민정의 휴대폰이 울렸다. “송 대표님.. 미국 쪽에서 전화를 걸어왔는데, 샘플을 그쪽에서 잘못 봤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측에서 보낸 물건들 모두가 합격이라고 합니다.” “아.. 정말요? 정말 다행입니다!” 송민정은 매우 탄복했다. 은 선생님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자마자, 이렇게 바로 운이 트였기 때문이다. 전화를 끊자마자 그녀는 고맙다는 표정으로 은시후 씨에게 “선생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저의 생명의 은인이세요! 정말 감사해요!” 시후는 빙긋 웃으며 “천만에요, 저도 이화룡 씨의 부탁을 받아 이렇게 온 것입니다.”라고 답했다.이화룡은 시후의 말을 듣고 감동하여 곧 눈물을 흘릴 것만 같았다. 정말 은시후가 자신이 했던 말 까지 기억하고 있을 줄이야.
이 부장의 태도가 갑자기 180도 달라져 송민정은 너무나 놀라 턱이 땅에 떨어질 지경이었다! 비록 속으로는 조금 전 이 부장의 처사에 화가 나긴 했지만, 지금은 기쁨의 환호를 지를 지경이었다.하지만 그녀는 휴대폰을 붙잡고 “그렇다면.. 이왕 이렇게 된 이상, 약속 장소와 시간을 픽스해서 협약식을 가지시죠..?” 그러자 이 부장은 “좋습니다! 계약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법이니까요?! 그러면 송 대표를 직접 만나러 가겠습니다.”송민정은 전화를 끊고 은시후에 대해 거의 숭배에 가까운 눈빛을 보냈다.조금 전 받은 전화 두 통을 통한다면 은시후의 능력을 알 수 있었다. 조금 전 그 사기꾼 대학 대사가 자신의 방에 있던 유일한 식물을 버리고 돌을 올려두자, 화한 그룹에서는 즉시 전화를 걸어 협력을 거절했다. 하지만 은 선생이 나쁜 풍수를 바로잡자마자 바로 전화를 걸어 이룸 그룹의 재물운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송민정이 은시후의 실력에 감탄하는 사이 또 다른 낯선 전화가 걸려왔다. “안녕하십니까? 혹시 이룸 그룹 송 대표님이신지요..?” “네.. 맞습니다. 혹시, 누구세요?” 상대방은 “송 대표님, 저는 압구정 에르메스 점장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지난 주에 저희 가게에 들르셔서 옷과 액세서리들을 착용 해보셨는데 혹시 기억나세요?” “아.. 네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그게.. 저희가 조금 전 의상실 한 구석에서 목걸이를 하나 발견했는데, 대표님 이름이 새겨져 있어서요.. 혹시 대표님께서 가게에 두고 가신 게 아닌가 해서 확인 차 연락 드렸습니다!” 송민정은 혹시 “팔찌가 지금 어디 있어요? 점장님이 가지고 계신가요?” “네, 저희 가게에 있습니다!” “그럼 곧 찾으러 갈게요!” 전화를 끊고, 송민정은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은시후를 바라보며 감격스러워했다. “선생님.. 저희 어머니가 남겨 주신 유일한 유품인 목걸이를 찾았다고 해요!! 정말 정말 정말 고마워서 이를
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 말을 기억하고 있겠어. 나중에 내가 당신에게 맡길 일이 있을지도 몰라요?!”라며 웃었다. 이화룡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대학 대사는 시후의 앞에서 엎드려 울면서 용서를 빌었다. “형님.. 제가 앞으로는 절대 이런 짓을 안 하겠습니다.. 살려 주이소..” 이화룡은 그를 차갑게 비웃었다. “이 사기꾼아, 조만간 내 아우들이 올 건데... 아마 네 놈에게 잘 해줄 거야! 하하하!”은시후는 “어떻게 처치할 생각이죠?”라고 속삭였다. 이화룡은 “다져서 그냥 물고기 밥을 만들어 버릴 거예요! 제 친한 동생 중에 양식하는 놈이 있는데..”대학 대사는 이 말을 듣자, 혼비백산하여 눈물 콧물을 다 흘리며 용서를 빌었다. “형님, 제가 부양할 가족들이 많아서.. 제발 살려만 주신다면..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은시후는 아무런 동정도 없는 눈길로 그를 쳐다보았다. 이런 허세를 부리는 사기꾼은, 돌팔이 의사나 다름없다. 돌팔이 의사가 만약 환자를 고치지 못했을 때 잘못하면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 그러니 이런 돌팔이가 풍수를 읊는다면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솔직히 말해서 돌팔이 의사나 이런 가짜 풍수가 모두 사람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만드는 나쁜 놈들이니 죽어도 별 탈은 없을 것이다.게다가 대학 대사는 오늘 돈을 얻기 위해 송민정이 용상팔살을 범하게 만들었다. 만약 자신이 없었더라면 송민정은 얼마 못 가 명이 다했을 것이다.그녀와 같은 사람은 큰 규모의 자산을 가지고 있어 만약 그녀가 목숨이 위태로워지면 그녀를 따르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 위태로워질 것인가?! 그러니 이런 쓰레기는 세상에 남아 있을 필요가 없긴 해 보였다. 이때 이화룡의 부하들이 와서 교활한 대학 대사를 잡아 끌고 갔다.대학 대사는 떠날 때 울부짖으며 자신이 얼마나 비참하고 무고한지에 대해 한탄하며 눈물을 흘렸다. 아무리 후회한다고 외쳤지만, 아무도 그를 동정하지 않았다. 은시
다음 날 점심. 시후는 아내를 태우고 차를 몰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찾았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5성급 호텔로 강남에서도 고급 호텔로 통했는데, 이를 보면 김도훈이 이번 식사 대접에 얼마나 정성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김도훈은 출혈이 꽤 심했지만 그래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에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을 하나 잡았다.해당 객실은 10명 정도까지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호텔 내에서 하나 밖에 없는 객실로 하루 숙박에만 해도 1500만 원이 드는 고급 객실이었다. 얼마 전 BTS가 그래미 상을 받고 나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화제가 된 곳이기도 했다.은시후와 유나 두 사람이 도착했을 때, 객실에는 이미 김도훈과 권여빈 외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있었다. 최근 권여빈은 계속 잘 지내지 못했다. 그녀는 해외에서 유학하다 서울로 온 지도 꽤 오래되었는데, 여전히 엠그란드 그룹의 회장을 만날 기회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사내에서 경영 본부장을 하고 있었기에 그나마 회사에 오랫동안 남아있었는데, 갑자기 마케팅 본부장으로 직책이 바뀌면서 매일 밖에서 뛰어다니며 일을 처리하다 보니, 그나마 있던 회장을 만날 기회조차 더욱 없어졌다. 더욱이 그녀를 고민스럽게 만든 것은 지난 번 그 미스테리의 남성에게 구출된 이후부터, 그녀가 그 남자를 잊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이전보다 엠그란드 그룹 회장을 만나고 싶다는 열망이 크지 않았다. 그녀의 생명의 은인인 그 남자에게 첫눈에 반해 마음이 떠난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사실 엠그란드 그룹의 회장과 그 미스터리의 생명의 은인 모두가 한 사람인 것 같았다. 바로.. 은시후였다.은시후와 유나가 처음 룸에 들어서자 김도훈은 황급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시후야, 유나 씨 어서 앉아요!” 도훈은 시후와 유나에게 매우 존경한다는 태도로 대했다. 권여빈은 두 사람을 보았지만 그녀는 약간 초췌한 얼굴
“지연아, 너도 말하는 게 참.. 도훈이와 우리는 정말 친한 친구야.. 그러니 좋은 일이 있으면 우리를 부르는 거지!” 사각턱을 가진 남자는 말을 끝내고 술잔을 들어 단숨에 비웠다. 은시후의 시선이 그들의 몸을 스치고 지났다. 생각해보니 이 두 사람은 모두 자신의 대학 동기고, 여자 이름은 김지연이라고 했고 남자는 류영준이라고 했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났다.김도훈은 쑥스러워하며 말했다. “에이~ 참! 이건 별로 자랑할 만한 일도 아니고.. 하하하..” 그 말 뒤에 도훈은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은시후를 바라보았다.그 때 그 불룬녀를 만날 때, 자신은 가진 것도 없이 속아 넘어갈 뻔했고 심지어는 그녀가 바람을 피운 상대방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후가 도와준 덕분에 레스토랑을 되찾았고, 합의금까지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다.이 모두 시후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기에 어떻게 뻔뻔하게 자신의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자 그는 “영준아 너도 요즘 잘 지내고 있지? 듣기로는 회사의 고위급 임원이 되었다고 하던데.. 연봉도 엄청나겠지?” 류영준은 “말도 마~ 그 회사 요즘 너무 구려.. 그냥 그만두고 다른 회사로 들어가려고.. 너네 거기 알아? 신환 은행? 그 때 우리 같이 복수전공 할 때 법학과 친구 있었잖아~ 강환 기억하지? 요즘 강환이가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던데? 계속 사법고시 치다가 안 돼서 그냥 취업했다고 하더라고.. 거기서 돈도 많이 벌고 잘 살고 있다고 하더라! 대단하지?! 그 자식이 이런 재주가 있을 줄 상상이나 했냐?!” “아... 그래?” 도훈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는 강환과 별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랬기에 모임에 그를 초청하지 않았던 것이다.하지만 류영준과 강환은 매우 가깝게 지냈다. 신환 은행에 가면 아마 영준은 강환의 추천으로 높은 자리에 취업할 수 있을 것이다.권여빈도 “그 회사 꽤 괜찮은 회사라고 들었는데.. 거기 들어가기 어려울 텐데.. 한강환이 그렇게 좋은 회사에 다니고 있을 줄
시후의 눈빛은 싸늘했지만, 김도훈의 체면을 봐서라도 이 두 인간들을 무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김지연과 류영준은 시후가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차가운 눈빛만을 보내자, 더욱 시후를 업신여기며 비꼬기 시작했다. 류영준은 “아휴, 유나야.. 너 진짜 눈이 멀었던 거 아니냐? 우리 과에 얼마나 좋은 남자들이 많았는데~ 왜 하필 저런 시후 같은 놈이랑 사귀고 결혼해서 이렇게 고생이야..” 류영준이 말하는 도중 갑자기 룸의 문이 ‘쾅’하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 검은 정장을 차려 입은 건장한 사내 몇 명이 갑자기 룸에 침입하여 “다 꺼져! 이 객실은 우리가 접수했으니까~”라며 미간을 찌푸렸다.류영준은 “뭐야 이 자식은? 야 우리 지금 식사하고 있는 거 안 보이냐? 여기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이라고~ 몰라?” “뭐?” 양아치는 류영준의 앞으로 다가와 손바닥으로 얼굴을 냅다 갈겼다. 류영준은 땅바닥에 쓰러져 얼굴이 퉁퉁 부어올랐다. “너 임마 누구야? 감히 나에게 이렇게 개기는 놈이.. 나는 이화룡 행님의 동생 김철주 행님을 모시는 동생이다~ 그리고 여기가 바로 김철주 행님이시다! 어디서 겁대가리를 상실하고?! 어?” “김철주?” 류영준은 얼굴을 가린 채 놀랐다. 김철주가 이 지역의 유명한 행동대장이라고 들었기에 만약 이들에게 미움을 샀다가는 좋은 꼴을 볼 수 없었다. “아이구, 미안합니다! 곧 갈게요. 간다고!”김철주는 차갑게 웃으며 “뭐해 거기 뒤에 있는 사람들은? 왜 빨리 안 나가?!”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권여빈과 유나는 당황하여, 무의식적으로 시후의 등뒤에 숨었다. 시후는 김철주를 보고 “내가 이화룡의 체면을 봐서, 지금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라고 말했다. “아?? 시후 씨 미쳤어요? 김철주라고요!! 김철주!” “미안하지만 우리는 그 놈과 친하지 않으니까 무슨 일이 있으면 우리에게 뭐라고 하지마라!”류영준과 김지연은 마음속으로 시후에게 욕을 해댔다. 저 놈이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나?
“됐어요, 김철주 씨. 우리는 이제 식사를 할 테니까 어서 돌아가시고요!” 은시후는 김철주와 그의 아랫것들과 왈가왈부하기 싫어, 직접 물러가라고 명령했다. 김철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 알겠습니다. 안심하십시오. 자! 돌아가자 얘들아! 가자!” 말을 마치자, 마치 개를 따라다니는 양들처럼 양아치들은 황급히 객실에서 나가버렸다.조금 전까지 객실에서 류영준과 김지연은 얼마나 두려움에 떨었는지 모른다. 게다가 자신들의 온갖 비웃음을 사던 은시후가 어떻게 김철주라는 저런 깡패에게 선생님이라는 소리를 듣는지 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다.분명 무슨 오해가 있을 거야.. 은시후는 그냥 거지뿐이야! 그런데 무슨 선생님이야?김도훈은 두 사람에게 “야.. 너희 둘, 앞으로 조심해.. 해야 할 말이랑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골라서 하라고.. 오늘 시후가 있어서 다행이지.. 만약 시후가 없었으면 너희 둘 다 골치 아프게 될 거니까!” 류영준과 김지연은 조금 전 김철주에게 맞았기에 꼼짝도 못하고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 김도훈은 이어 은시후에게 “시후야, 네 덕분에 살았다! 내가 모두를 대신해서 한 잔 올릴게! 고맙다!” 은시후는 “뭐 별일 아니지.. 핫..”이라며 웃었다. ******다음 날, 유나는 신환 은행으로부터 면접 제의를 받았다. 면접 시간이 오후로 배정되자, 시후는 조심스럽게 휴대폰을 꺼내 임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임 대표의 공손한 목소리가 들렸다. “하이고~ 은 대표님,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은시후는 “아.. 그게.. 저희 아내가 신환 은행에 면접을 가게 되어서요.. 그래서 혹시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사정을 좀 알아보고 싶어 연락드렸습니다.”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신환 은행이요?? 그 회사는 로이드 그룹의 자회사입니다만... 혹시 사모님께서 이 회사에 이력서를 넣으신 건가요? 흠.. 지금 들어가면 그냥 일반 사무직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럼 사모님께서 너무 억울하지
임 대표는 “선생님, 지금은 러시 아워라 아마 택시를 잡기 어려우실 것 같은데...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제가 바래다 드리죠.”라고 말했다. 유나는 임 대표가 바로 온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임 대표님께서 귀찮지 않으실까요..?”라며 겸연쩍게 말했다. “귀찮기는요~” 임 대표는 얼른 차에서 내려 두 사람에게 타라며 문을 열어주었다. 은시후는 이를 보고 코를 만지작거리며 말이 없었다. 임 대표가 막 무릎을 꿇고 자신을 핥을 기회를 잡았으니 놓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마침 자신도 필요했다. 그를 쓰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다. 운전사가 앞에서 차를 몰자 임 대표는 조수석에 앉아 시후와 잡담을 나눴다. 차에 오른 유나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의심스러워했다. 이 임 대표라는 사람은 성공한 재벌 대표로 자신의 할머니인 신 회장보다 훨씬 더 잘나갔다. 평소에는 침착한 성격으로 일처리도 분명하고 똑 부러지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런데 지금 임 대표는 은시후에게 조금 오글거릴 정도로 아첨을 해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은시후를 슬쩍 보았지만, 남편의 안색이 자연스럽고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아 보이자 더욱 이상하다고 느껴졌다.왜냐면 일반인들은 임 대표와 같은 사람 앞에서, 모두 설설 기며 애써 비위를 맞추려고 하지만 시후는 오히려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심지어는 아무렇지도 않게 임 대표를 별로 상대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더욱 이상한 점은 임 대표가 로이드 그룹의 대표로 은시후에게 그 비싼 별장 한 채를 선물했다는 것이다.그러나 유나는 일찍이 임 대표가 도술이나 풍수 등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들었다. 마침 자신의 남편이 그쪽에 조금 지식이 있어 아마 임 대표가 시후에게 이렇게 정중하게 대하는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유나는 이런 미신을 절대 믿지 않았다.10여 분 뒤 차는 신환 은행 입구에 도착했고 이미 주차가 되었다. 차가 정차하자 임 대표는 얼른 차에서 내려 직접 두 사람을 대신해 차 문을 열어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