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은 혜빈의 말을 듣는 순간 마치 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어떻게 일이 이렇게 돌아가는 거지?그깟 데릴사위 때문에 로이드 그룹과 WS 그룹의 사이가 이렇게 나빠져야 할 이유가 뭐야? 이런 생각을 하자, 신 회장의 심장이 욱신욱신 쑤셔왔다.그녀는 지금 임 대표에게 이쯤에서 WS 그룹을 버리지 말라고 간절히 애원하고 싶었다. 하지만 상대방은 자신의 말을 들은 척도 않고 그저 파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뒤 거들먹거리며 아들을 데리고 돌아가버렸다. 김혜빈은 하늘이 무너진 듯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었다! 그녀는 여러 해 동안 임현우와 함께 붙어 다녔다. 임현우가 해 달라면 간이든 쓸개든 다 빼 주었으며 심지어는 아이까지 임신했었다. 그들은 서로를 사랑했었는데, 한 순간에 그 모든 것들이 꿈처럼 사라졌다. 이 때문에 그녀는 자신의 할머니에게 뼈에 사무친 원한을 품게 되었다. 그녀의 아버지 김창곤 역시 매우 울적했다. 어머니를 따라 상곤이네를 제대로 교육한다는 명분으로 옳은 일을 했다고 자신했는데.. 정작 아무런 이득도 얻지 못한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아들이 다치고 체포되었으며, 딸은 약혼자에게 버림받았다. 이건 그저 혹을 떼려다 혹을 붙인 꼴이 되어 버린 것이었다.그의 원망의 화살은 신 회장을 향했다. 김창곤은 “어머니.. 전 평소에 어머니 말이라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여 다 들어 드렸습니다만, 이번 일로 우리 가족은 너무 큰 손실을 입은 것 같아요..!” 신 회장은 식구들을 조금 진정시키기 위해 입을 열었다. “다들 당황하지 마라! 뭘 그리 서두르는 것이냐? 혜준이 체포된 건은 우리 쪽에서 돈을 써서 사람들을 잘 포섭하면 되는 일이야. 그리고 우리 혜빈의 혼사에 대해서는 우리가 뭐가 부족할 것이 있어? 이렇게 예쁘고 능력 있는 처자가 평생 시집을 못 가겠어? 우리 혜빈은 사랑을 받고 밝게 잘 자란 아이야!! 우리 주변에 부자가 얼마나 많은 지 모르는 게야? 그러니 파혼 소식을 들으면 곧 다른 그룹의 도련님들
이것은 신 회장과 김창곤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WS 그룹이 로이드 그룹 때문에 엉망이 되어 이제 믿을 만한 것은 엠그란드 그룹과의 계약 뿐이었는데.. 감자기 엠그란드 그룹에서 해약이라니..? 게다가 앞으로 WS 그룹과의 협업이 영원히 없을 거라고?이게... 무슨..이건 WS 그룹을 봉인하려는 거야!신 회장은 덜덜 떨면서 “변호사님,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왜 그러시는 거죠? 우리가 지금까지 업무를 잘해오지 않았었나요?”라고 물었다. 변호사는 “김유나 이사님과의 협업은 굉장히 원활하고 좋았습니다. 하지만 저희 측에서 듣기로 김유나 이사님께서 WS 그룹에서 제명당했다고 하던데.. 죄송하지만, 그래서 우리는 협력을 중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신 회장은 그제서야 눈치를 챘다. 역시 김유나 때문인 거야! 그녀는 갑자기 분노가 치밀었다. 왜!??왜 제 구실도 못하는 변변치 못한 손녀를 둘러싸고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거야?WS 그룹은 회장인 내가 소유하고 있는데 어찌 내 체면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내 손녀 딸에 좌지우지되는 거야??!!“아니.. 엠그란드 그룹은 규모도 크고 계산도 빠른 회사일 텐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면, 우리 WS 그룹이 소송을 걸 수 밖에 없어요.. 그러면 얼마나 귀찮겠습니까? 찌라시가 돌면 아무래도 엠그란드에 타격이 좀 있지 않겠어요?” 변호사는 무덤덤하게 웃으며, “신 회장님, 전에 계약서를 보신 적이 있긴 하십니까? 우리 엠그란드 그룹은 대외 협력 시 일방적으로 협력을 중단할 권리가 있다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갑’의 특권이죠..” ‘갑’이라는 단어를 특히 강조하며 말했다. 그리고는 “서울이 아니라, 전국에서 우리가 WS 그룹과의 협력을 중단한다고 알리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합당하고 합법적으로 통지하는 겁니다! 그리고 엠그란드에서 회장님을 겁주고 억압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엠그란드 그룹의 규모가 크고 재력
엠그란드 그룹과 WS 그룹의 합작이 결렬되었다는 소문은 업계에 빠르게 전해졌다. 업계 바닥에서는 WS 그룹이 이미 끝났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더불어, 신 회장이 급작스럽게 병원에 입원하여 응급처치를 받았다는 소식도 함께 돌고 있었다. 은시후의 장인 김상곤은 이 소식을 듣고도 신기하게 아무런 동요도 하지 않았다.그는 유나와 시후에게 “우리 어머니는 평생 남을 부리면서 살아 오셨어.. 그런데 이번 일로 큰 손해를 입고 남들에게도 웃음거리가 되니 참을 수가 없는 거지.. 그러니 별로 동정할 것도 없고 할 필요도 없어. 아마 어머니께서 반성하게 하는 게 옳아. 어쩌면 평생 살면서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돌이켜볼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르지.”은시후는 장인이 줄곧 멍청이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통찰력이 꽤 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졌다.온 가족이 안도의 한숨을 돌리자 유나는 조용히 새로운 일자리 구하기 시작했다.저녁 무렵, 시후가 막 식사를 끝냈을 때 갑자기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몸을 돌리자, 김상곤이 얼굴에 기쁨이 가득한 표정으로 씩씩하게 집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은시후는 김상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지난 번 골동품 거리에서 쓸데없는 물건들을 비싼 값에 사온 일이 떠올랐다. “아버님? 혹시 어디 다녀오셨어요? 무슨 좋은 일이 있길래 그렇게 싱글벙글 하십니까?”라며 걱정스럽게 물었다.“하하하.. 오늘 운이 좋았어..” 김상곤은 싱글벙글하며 “자네가 준 환을 먹고 나니, 내가 온 몸의 통증도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정신도 더욱 또렷해져서 판단도 아주 잘해! 그야 말로 만병통치약이야!! 고맙네~” 그리고는 “아니, 내가 조금 전에 또 심심해서 골동품 거리를 다녀왔거든? 그런데 내가 누구를 만났는지 한 번 맞춰보게~!” “또 누구를 만나셨는데요?” 시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설마.. 장인어른이 또 가짜 골동품에 속아 돈을 쓴 건 아니겠지? 그는 황급히 김상곤을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행히도,
도대체 어떤 돈 많고 재수 없는 놈이 또 장 사장에게 정신을 팔려 속은 건지..은시후는 참지 못하고 “그 장 사장이 환을 어떤 멍청이에게 판 겁니까?”라고 물었다. “그건 나도 몰라! 장 사장이 고객에게는 비밀로 해야 한다면서 비밀을 지켜야 된다고 어찌나 난리를 치던지..” 김상곤은 이렇게 말하고 나서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그 장 사장이 이 오천을 내 계좌에 바로 쏴주는 게 아니겠어? 그래서 내가 수고비를 좀 나눠 준다고 하니까 펄쩍 뛰면서 싫대잖아~ 그 인간 그거 분명 장사꾼으로 살면 정말 잘 살 텐데.. 그래서 내가 장 사장에게 앞으로 회사에 출근해서 정직하게 돈을 좀 벌라고 권했지.”은시후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장 사장 같은 인간은 어려서부터 속임수를 써서 돈을 버는 것이 이미 일상이 되었으니, 출근해서 일을 하는 건 아마 그에게는 엄청난 고역일 것이다. 그러니 출근은 불가능한 일일 테니.. 평생 출근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좋은 일은 장인이 자신의 환을 비싼 값에 팔았으니 한동안 가계비 걱정을 안 해도 된다는 것이었다.최근 WS 그룹에서 쫓겨나 유나도 한동안 집에서 지내야 하고, 장인어른은 이제 WS 그룹 회사에서 배당금을 받지 못할 것 이기 때문에 돈이 넉넉치 않았는데 마침 이 돈이 생겨 마음이 놓였다.김상곤은 5000만 원을 얻었어도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시후에게 이 이야기를 털어 놓고 나니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는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며 “내 나이가 어때서~~어 내~ 나이가 어때서~~ 돈 벌기! 딱! 좋은 나이이인~데~~”라며 노래를 흥얼거리고는 침실로 들어갔다. 시후는 침실로 돌아와 유나에게 이 이야기를 전했다. 유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으며 긴장했다. “네?? 비싼 값에 약을 샀는데, 만약 문제가 생기면 우리에게도 나쁜 일이 생기는 거 아니에요?” “안심해요..”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 거풍환은 혈전을 녹이고 피를 맑게 해줄 뿐이에요.. 밥을 먹고 사람이 죽
송민정이 몸담고 있는 이룸 그룹은 서울에서 잘 나가는 재벌가다. 하지만 그래봤자 시후의 엠그란드 그룹과 LCS 그룹에는 비할 바가 못 되었다. 송민정은 아직 은시후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이에 지금까지 그녀의 눈에 비친 은시후는 골동품에 대해 좀 지식이 있고, 도술에 조금 능한 젊은이일 뿐이었다. 지난 번 시후가 내려 친 벼락을 맞아 우은찬 대표가 죽은 일이 있었다. 이 일로 많은 사람들이 놀라 한국 도술계의 우두머리가 되어 달라고 시후를 설득했지만 사람들을 만류했다. 그리고 시후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송민정에게 천둥과 벼락을 부린 것이 그저 타이밍이 좋아서 생긴 사건일 뿐이라고 설명하며, 일반인이 어떻게 천둥을 칠 수 있겠느냐고 답했다.마지막으로 한 말은 송민정마저 얼떨떨하게 만들었는데, 그녀는 아무래도 시후가 확실히 운이 좀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 후로 송민정은 은시후와 연락을 하지 않았다.시후는 그녀에게서 별소식이 없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문제가 생긴 것 같았다.그래서 이화룡에게 “무슨 일이죠? 송 대표가 무슨 일을 당했나요?”라고 물었다.이화룡은 “송 대표님이 요즘 삼재인지.. 계속 문제가 생기지 말입니다...” 그러자 이화룡은 다시 “대표님께서 방방곡곡을 다니며 풍수와 관련된 거장이란 거장은 다 찾아서 원인을 물으러 다녔지만, 아직도 그 이유를 밝혀 내지를 못했지 뭡니까?! 그래서 제가 회장님께 이렇게 직접 연락을 드린 겁니다.. 회장님이라면 해결하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지 뭡니까..?”은시후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간단하게라도 이야기를 해보시죠. 그래야 저도 대충 판단할 수 있어서요.” 이화룡은 “대표님께서 교통사고가 몇 번 나셨어요. 그리고 얼마 전에는 계단을 내려가다가 굴러 발을 삐었고.. 커피를 마시려고 물을 끓이다가 손등을 데지를 않나.. 어제는 키우던 개에게 물려 다치셨고, 이룸 그룹에게 상당히 중요한 협력 건에도 큰 차질이 생겨 계약이 파기되기도
은시후가 계단을 내려가자 이화룡은 차에 탄 채 그를 향해 손짓을 했다. 은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 차 안으로 들어가자, 이화룡은 급히 차를 출발시켜 서울 외곽을 향했다.이화룡은 운전을 하던 중 “회장님, 오늘 사주와 관상을 굉장히 잘 보기로 유명하신 스님도 한 분 오신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회장님께서 질 수는 없지요?” 그러면서 “송 대표님은 곧 이룸 그룹을 인수할 예정입니다. 만약 이 일을 멋지게 처리한다면, 아마 대표님과 전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은시후는 “어허, 이 사람이?! 어제는 전화를 해서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고 그렇게~ 그렇게 말씀하시더니.. 역시 송 대표에게 잘 보이려고 그렇게 기를 쓰신 겁니까?”이화룡은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 보은은 보은이고, 좋은 관계를 맺는 건 또 다른 일이지요.. 허허허.. 그리고 저는 회장님의 신통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사실 송 대표님과 친해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일 아닙니까? 허허.. 송 대표님은 배경도 좋고 능력 있으신 데다가 아름답기까지 하시니 서로 친분이 있으면 이후에 회장님께도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은시후는 빙긋 웃으며 담담히 말했다. “그렇지만, 그 대사님이 정말 수준급의 실력을 가지고 계신다면 저도 어쩔 수 없죠.” 이화룡은 한숨을 내쉬며, “후우.. 일단 가보시죠. 왜냐하면 회장님께서는 실력자이시니까요. 그러니 적당한 기회를 찾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분명 그 스님보다 훨씬 나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은시후는 아무 말없이 잠시 동안 생각에 빠졌다. 만약 그 대사가 사주와 관상에 능하다면.. 대원군 시절 백운학(白雲鶴)이라는 예명을 가졌던 박유붕이란 도사의 후손일지도 모른다.아무래도 그의 가족사가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이룸 그룹의 별장은 남양주에서 가장 호화로운 별장 지역에 있었다. 이화룡은 은시후를 태우고 빠르게 달려 호화로운 별장 앞에 멈춰 섰
집사는 이화룡에게 경멸스러운 눈빛을 보냈지만, 그는 전혀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얼굴에 웃음을 지으며 공손히 말할 뿐이었다. “집사님, 아가씨의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데, 아마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하고 있을 겁니다! 만일 스님이 아가씨의 문제를 잘못 짚어 해결을 못한다면 어떻게 할 겁니까?” 집사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에이.. 정말 자네가 사람을 찾는다고 해도 대학 대사에 비할 수 있겠는가? 혹시라도 스님을 방해라도 한다면 자네는 감당할 수 없을 텐데..”이화룡은 다급하게 머리를 긁적거렸다. 이렇게 집요하게 집사가 막을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이화룡은 “집사님! 이 분은 우은찬 그 놈을 벼락을 콰광! 쳐서 죽여버린 그 분이라고요!” 집사는 그 말을 듣고 아연실색했다. 은시후의 눈빛을 보자 경외심도 더해졌다.우은찬의 일을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우은찬을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분명치 않았다.하지만 생각지도 못했는데, 바로 눈앞에 있는 젊은이가 그를 처리했다니!? 순간 그는 은시후의 앞에서 다소 숙연한 기색을 보였다.이에 그는 은시후를 향해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며 말했다. “아하.. 선생님께서도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지고 계시군요..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들어가 보십시오. 하지만 매사는 순서가 있으니 먼저 대학 대사가 오신 이상 방해는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대학 대사께서 일을 다 마치면 선생님께서 들어가 주시고, 만약 대학 대사가 아가씨의 문제를 해결하셨으면 선생님께서는 돌아가주시길 바랍니다.” 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는 표정으로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집사는 그제서야 대문을 열어주며 이화룡에게 차를 몰고 들어가라고 했다. 이화룡은 급히 차를 몰고 별장으로 들어가면서 “회장님.. 제가 정말.. 이룸 그룹을 제외하고는 이렇게 체면치레를 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 알고 계시지요..?”라고 물었다. 은시후는 “허허.. 이룸 그룹의 집사에게 하는 걸
방 안에 들어서자 승려 복장을 한 깡마른 중년 남성이 나침반을 들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중얼대고 있었다. 송민정은 문을 등지고 서 있다가 세 사람이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돌아서며 “집사님, 무슨 일이죠?”라고 물었다. 집사는 “아가씨, 이화룡이 은 회장님이라는 분을 데리고 와서요..”라고 급히 답했다. 송민정은 몸을 돌려 은시후를 보고는 “은 선생님, 여기는 어떻게 오셨어요?”라며 놀라워했다. 은시후는 송민정을 보자마자 얼마 전에 본 것보다 훨씬 초췌해지고, 안색도 어두워진 것을 알아차렸다. 『구현보감』에 따르면 양미간 사이가 어두워지면 좋은 기운이 빠져나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녀의 얼굴에서 그런 기운이 느껴졌다.은시후는 빙긋이 웃으며 “이화룡 씨가 대표님이 요즘 좀 곤란하다며, 굳이 절 끌고 와서 이렇게 도와 달라고 하더군요.” 그러자 나침반을 든 중년은 사투리를 구수하게 내뱉으며 말했다. “송 대표님, 제가 쓰는 이 영풍법은 일반인은 손도 못 대요~ 좀만 잘못해도 풍수의 운행에 영향을 줘버린다 이 말입니다.” 송민정은 은시후가 골동품과 도술에 조금 능하지만 풍수 및 관상은 엄밀히 말하자면 시후가 잘 아는 분야와는 조금 달랐다. 은시후의 실력으로는 누가 강하고 약한 지 따지기에는 적합하지만, 풍수는 주역 팔괘와 관련된 학문에 더 가깝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도술과는 조금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 송민정은 과연 은시후가 이 스님보다 나은 실력일지 판단하기 어려웠다.“은 선생님.. 실례지만, 대학 대사께서 저를 도와주고 계십니다. 그러니 먼저 집사님과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가 계시면 제가 이따가 다시 오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며 송민정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은시후가 입을 열었다. “송 대표님, 아무래도 한 명이라도 더 많으면 좋은 기운도 더 많아집니다. 저도 대표님이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들어오는 순간 확실히 알아차렸고요.. 그냥 교류가 있었던 친구로서 이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은데.. 이 대사께서 먼저 시작을 하셔서요.. 만
유나는 시후가 말하는 풍수 이론을 이해하는 듯하면서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것은 늘 겉으로 보기에 뭔가 이치가 있는 것 같지만, 동시에 약간 신비로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경외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어떠한 질문도 하지 않았다. 한편, 아내의 곁에 있는 시후는 속으로 약간의 긴장감과 불안함을 느꼈다. 그는 저녁에 외가 식구들에게 자신의 정체가 노출될 것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뭔가 자제가 안 되고 고향 근처로 돌아온 듯한 미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시후는 비록 외가 식구들이 과거에 했던 행동들에 대해 약간의 원망을 품고 있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혈연의 정을 여전히 느끼고 있었다. 그러니 오늘 밤은 시후가 지금까지의 시간 중에서 외가 식구들과 가장 가까이 마주하는 순간이 될 것이었다. 따라서 그가 느끼는 긴장감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그 시각, 시후의 외조부모는 자녀들과 함께 맨해튼에 위치한 AB 빌딩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으로 올라가는 동안, 안산은 감회에 젖어 아내와 자녀들에게 말했다. “예선이가 살아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이 빌딩에 엄청난 정성과 노력을 쏟았지만, 이 빌딩을 실제로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에는 단 한 번도 와보지 못 했어....”그러자 시후의 외할머니는 급히 말했다. “큰 병에서 회복한 지 얼마 안 됐으니, 너무 슬픈 생각은 하지 마세요. 오늘 우리가 뉴욕에 온 이유를 잊지 마시고요.”안산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우리가 왜 왔더라?”시후의 외할머니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차 안에서 조금 전에 다 설명했잖아요! 오늘 우리는 시후 약혼녀의 콘서트를 보러 왔다고요!”“아....” 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생각났네.... 시후 약혼녀의 콘서트를 보러....” 그는 말을 마치고 시후의 외할머니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시후도 오나?”시후의 외할머니는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시후는 아직 못 찾았잖아요!”안산은 민망한
시후는 이 이야기를 듣고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외가 식구들이 고은서의 콘서트를 보러 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대해 어렴풋이 예상하고 있었지만, 정말 그가 예상한 대로 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외가 식구들과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일을 피하고 싶어서 시후는 이번 콘서트를 보러 가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내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VIP 박스석도 있었기에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외할머니가 외할아버지까지 모시고 왔다는 말을 들은 그는 말했다. “손님이 오신 것이니, 혜리 씨께서 잘 대접해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그러자 고은서가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 다른 문제가 하나 더 생겨서요.. 두 노인들께서는 연세도 많으시고, 지위도 좀 특수하니, 관객석에서 제 공연을 보시는 건 적합하지 않을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연세 많은 두 분도 역시 VIP 박스석에 모셔야 할 것 같아요. 그래야 편안하게 관람하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잠시 말을 멈춘 뒤 고은서는 다시 말했다. “그때 제가 지우 언니에게 먼저 은 선생님과 사모님께서 VIP 박스석으로 입장하도록 안내하고, 그 후에 두 분 노인을 들어오시게 하라고 할 생각이에요. 어차피 박스석 내부는 필요한 것들이 모두 다 갖춰져 있어서 공연 중간에 나오실 필요가 없으실 거예요. 공연이 끝나면 지우 언니가 두 분을 먼저 모시고 나가게 할 테니, 양쪽이 만날 일은 없을 겁니다. 이 계획은 어떠신가요?”시후는 잠시 고민한 후, 시원하게 동의하며 말했다. “그 계획 괜찮네요. 양쪽이 동시에 들어오거나 나가는 것만 피하면, 풍수적으로도 문제 없을 겁니다.”고은서는 시후의 말을 이해하고는 말했다. “그렇다면 제가 할머님께 명확히 말씀드릴게요. 그리고 제가 지우 언니에게 선생님과 사모님이 계신 박스석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할머님을 배치하도록 할 게요. 이러면 더 안전할 겁니다.”“그럴 필요 없습니다.” 시후는 말
다음 날. 공교롭게도 오늘은 마침 토요일이었다.유나는 뉴욕에서 열릴 혜리의 콘서트를 너무나 기대하고 있었기에, 이번 기회에 뉴욕에 조금 일찍 가서 쇼핑도 하고, 저녁에 콘서트를 본 뒤 뉴욕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하루를 더 써서 관광을 한 뒤에 일요일 저녁에 돌아오자고 시후에게 제안했다.시후는 아내가 평소 수업을 너무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이번 기회를 빌려 아내와 함께 제대로 휴식을 취하려는 마음으로 유나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시후는 뉴욕의 버킹엄 팰리스 호텔의 스위트룸을 예약했다.두 사람은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차를 몰고 뉴욕으로 출발했다. 유나가 뉴욕에 대해 알고 있던 정보를 바탕으로, 시후는 그녀를 먼저 타임스퀘어로 데려갔고,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갔다.두 사람이 뉴욕에서 관광을 즐기고 있는 동안, Samson 그룹의 가족 10여 명은 두 대의 전용기를 나눠 타고 뉴욕에 도착했다. 안전하게 도착한 뒤, 시후의 외할머니는 곧바로 고은서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시각, 고은서는 이미 공연장에서 저녁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갑작스레 시후의 외할머니의 전화를 받은 그녀는 급히 전화를 받고 정중하게 말했다. “할머니!”“어이구!” 시후의 외할머니는 웃으며 대답하고는, 기분 좋게 물었다. “은서야, 바쁘니? 이 할머니가 전화해서 방해된 건 아니지?”고은서는 거짓말하며 말했다. “할머니, 저 안 바빠요. 방금 앉아 쉬려던 참이었어요.”“그럼 다행이구나!” 시후의 외할머니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말했다. “은서야, 내가 시후 외할아버지랑 외삼촌들, 고모까지 데리고 뉴욕에 왔단다. 오늘 저녁에 네 콘서트에 가서 응원해주고 싶어서 그러는데.. 괜찮겠니?”고은서는 잠시 당황했고,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시후였다. 그녀는 시후가 외가와 하루빨리 상봉하길 바랐지만, 시후가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기에 자신이 대신 결정을 내려선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만약 오늘 시후의 외가 가족들이 자
안충주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사실, 자네가 굳이 그 범죄자들을 조사하면 안 되는 것이었는데....”제이크 한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야. 이제 와서 그런 말 해봐야 늦었다고. 게다가, 내 성격상.. 폭력으로 폭력을 되갚는 그런 범죄를 보고도 못 본 척할 수도 없고.”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물었다. “그럼 이제 앞으로의 계획은 뭐야?”제이크 한은 말했다. “경찰서로 가서 업무를 정리하고, 내일부터 정식으로 은퇴하고 쉬려고 해.” 그러다 그는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버님께서는 이제 좀 괜찮아지셨어? 아니면 로스앤젤레스에 가서 내가 한 번 뵙고 올까? 이번에 그렇게 크게 아프셨는데도 한 번도 못 찾아 뵈어, 마음에 걸려서 말이야.”안충주는 말했다. “로스앤젤레스까지 올 필요 없어. 어머니께서 뉴욕에 가서 고은서 양의 콘서트를 보고 싶어 하시거든. 우리 자녀들이 모두 그 콘서트에 참석해야 한다고 하셨고, 아버지도 설득당하셔서 내일 점심에 모두 함께 참석하기로 했어.”제이크 한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버님께서 최근 몇 년간의 일을 전혀 기억 못 하시면서, 왜 뉴욕까지 오시려고?”안충주가 말했다. “아버지께서 눈만 뜨면 어머니께서 한두 시간 동안 먼저 간단히 브리핑을 해드리거든. 아버지의 상태와 20년 가까이 기억 못 하시는 일들을 간추려서 반복적으로 말해주셔. 같은 이야기를 하루에 일곱, 여덟 번도 하셔. 아버지가 고은서 양이 외손자의 며느리이고, 게다가 아버지 목숨을 구했다고 들으셨기 때문에 바로 콘서트에 가겠다고 하시더라고.”제이크 한은 말했다. “그럼 내일 일정이 어떻게 돼? 같이 식사 한 끼 할 시간이 될까?”안충주가 말했다. “좋아. 내일 점심에 우리 먼저 맨해튼의 AB 빌딩으로 갈 거야. 우리 그룹은 많은 부동산이 있지만, 로스앤젤레스의 저택을 제외하면 아버지께서 가장 아끼시는 게 AB 빌딩이니까. 내일 점심에 거기서 같이 식사하자.”제이크 한은 감탄하며 말했다. “AB 빌딩
국장과의 대화는 단 10분이었지만, 제이크 한은 마치 10년은 늙어 버린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는 시장의 의도를 명확히 알아차렸다. 자신을 일찍 퇴직시키는 것은, 직접적으로 책임을 묻지 않더라도, 대중이 보기에 결국 자신이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일찍 퇴직시키는 것은 곧 처벌인 셈이었다. 그 후에는 시장은 자신이 뉴욕을 위해 공헌한 부분을 강조하면서,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다. ‘이번 일은 비록 제이크 한이 잘못 처리하기는 했지만, 그는 뉴욕 시민을 위해 오랫동안 열심히 일해왔고, 결국 자기가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일찍 퇴직하는 것을 희망했다’고 언급하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여 사람들에게 그를 너무 몰아붙이지 않도록 만드는 방식... 사람들은 이런 방식에 약하다. 이것은 마치 자신의 동네에서 반평생을 안전을 지킨 경비원이 퇴직을 앞두고 실수로 도둑들을 들여보낸 상황과 비슷할 것이었다. 그런 경비원을 사람들이 비난할 수 있겠는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제이크 한은 뉴욕 시장에게 감탄했다. 비록 시장은 동양인은 아니었지만, 22년 동안 경찰로 일한 경력이 있었기에 그는 이러한 일들에 능숙한 사람이었다. 그러니 이번에 그는 제이크 한을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것일 분이었다. 대중들의 분노가 폭발적으로 커지는 상황에서 제이크 한을 희생시켜 여론을 돌리려는 전략을 쓴 것이다. 제이크 한에게는 매우 치욕적인 일이지만, 현재로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것이었다.이를 알아차린 제이크 한은 결국 무전기를 들고 특전사 팀에게 마지막 명령을 내렸다. 즉시 특전사 팀을 페이셔스 그룹의 본사 건물에서 대피시키는 것이었다. 특전사 팀의 철수는 이번 체포 작전의 실패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것이었다. 기자들은 경찰 대변인이 나와서 이 상황을 설명할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10년은 더 늙어버린 듯한 제이크 한은 기자들 앞에 섰다. 그러자 기자들은 수많은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고, 제이크 한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제
국장은 진지하게 말했다. "제이크, 해결할 수 없는 큰 일이 생기면, 결국 누군가는 대신 뒤집어써야 해. 자네가 뉴욕 경찰로 이렇게 오랫동안 일했으니, 이 점을 모를 리가 없지 않나. 나는 자네가 이 일의 책임을 지게 만들고 싶지 않지만, 만약 자네가 계속해서 고집을 부리면, 미리 사과할 수밖에 없을 거야!"제이크 한은 이를 악물고 상대를 바라보았다. 마음속으로 분노가 치솟았지만, 국장이 말한 것처럼 현실적으로 볼 때, 그의 말이 맞았다. 사실, 뉴욕 경찰은 대부분의 경우 내부 사람들을 보호하지만, 모든 일에 대해서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뉴욕 경찰은 다른 인종들에 대한 폭력적인 법집행으로 인해 거센 분노를 샀는데, 처음에는 내부 경찰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시민들의 반발이 너무 커져서 어쩔 수 없이 희생을 해야 했다. 이번 배호영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 역시도 큰 악영향을 미쳤지만, 사건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바람에 경찰은 대응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 그러나 상황을 봤을 때, 이 사건은 아마 해결되지 않을 확률이 크며, 결국 뉴욕 경찰은 누군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었다. 그러니 지금 이렇게 물러나는 것이 오히려 지혜로운 선택일 수도 있었다. 게다가 제이크 한은 이제 선택지가 별로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자진해서 퇴직하거나, 강제로 퇴직하거나, 퇴직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장단점을 비교한 후, 결국 좌절하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받아들이겠습니다."국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안도한 듯 말했다. "곧 언론과 간단한 만남을 가지도록 하게. 경찰은 정보를 입수해 이 건물에서 용의자가 활동 중인 것을 확인했지만, 수색 결과 용의자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할 거네. 이번 작전은 잘못된 정보였을 가능성이 크다고만 이야기해. 그 외의 이야기는 하지 말고."제이크 한은 할 수 없이 말했다. "알겠습니다. 곧 가겠습니다."국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말했다. "내일 아침에 내부 회의를
제이크 한은 이때 도박 심리에 휘말려, 이번 기회를 통해 한 번 더 승부를 걸기로 다짐했다. 그래서 국장이 자신에게 사람들을 철수시키라고 말하자, 그는 즉시 화를 내며 반박했다. "지금 사람들을 철수시키면, 모든 게 완전히 물거품이 될 겁니다!"국장이 반문했다. "이미 전부 수색을 마친 것 아닌가? 언제까지 수색할 건가? 내가 한 달을 줘도, 페이셔스 그룹 본사를 하나하나 부수어 가며 수색해도, 자네는 찾을 수 없을 거야!"제이크 한은 바로 답했다. "국장님, 특수 부대에 다시 한번 수색을 부탁하시죠. 저는 소이연이 절대 도망쳤을 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페이셔스 그룹의 구석에 숨어 있을 겁니다!"그러자 국장은 분노하며 말했다. "제이크, 지금 자네가 퇴직 전 마지막으로 이런 큰 사건을 맡게 되어 마음이 안 놓이겠지만, 이제 이 일은 이미 언론과 민중 사이에서 엄청난 불만을 일으킨 상황이야! 인터넷에서는 뉴욕 경찰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고, 시장에게도 수많은 비판의 전화가 걸려온다고!"제이크 한은 서둘러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소이연을 잡아야 하는 겁니다. 그녀에게서 블랙 드래곤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끌어내야 합니다!"국장은 욕을 퍼부었다. "제정신인가? 그들이 블랙 드래곤 사람들인지 아닌지 간에, 나는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어. 지금 미국 전역, 심지어 전 세계의 시민들이 이들의 죽음을 환호하고 있고, 그들은 미스터리의 인물들을 영웅으로 보고 있다고! 그리고 뉴욕 시장은 이미 우리에게 수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어! 그런데 자네가 시장의 명령을 무시할 셈인가?!"제이크 한은 순간 입을 다물었다.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물었다. "국장님, 수색을 중단할 수는 있지만, 그 후에 이 사건은 영원히 덮어 두시는 겁니까?"국장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이 일은 자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 자네 퇴직까지 1년도 남지 않았어. 내일 일정을 정리하고, 퇴직 전까지는 집에서 쉬도록 하게. 퇴직할 때는 내가 큰 환송회를 열어 줄 테니, 퇴직을
특전사들이 사용하는 장비는 가장 최첨단 기술을 자랑한다. 그들이 사용하는 생명 탐지기는 철근 콘크리트도 영향을 줄 수 없으며, 방해를 받을 일이 없다. 따라서 소이연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게 숨는다고 하더라도, 이 장비의 탐지망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현장에는 수십 마리의 훈련된 경찰견들이 대기하고 있었기에, 여러 벽을 사이에 두고 숨어 있어도 경찰견들은 그 존재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두 가지 접근 방식을 사용한다면 소이연이 여전히 페이셔스 그룹 본사에 있을 경우 반드시 발견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최첨단 탐지 기술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소이연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제이크 한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한 가지 의문을 품게 되었다. ‘소이연이 미리 도망쳤을 가능성은 없을까?’ 그러나 여러 가지를 생각해본 후, 그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느꼈다. 자신의 행동은 이미 매우 빨랐고, 배유현에게 정보를 흘릴 틈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소이연이 그렇게 빠르게 도망칠 수 있었을 리가 없었던 것이다!그때 뉴욕 경찰서장은 안절부절못하지 못하며, 이미 신원이 확인되고 승인을 받은 기자들이 현장에서 보도를 계속하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미국 시민들의 뉴욕 경찰에 대한 불만은 보도가 이어질수록 점점 더 커져갔다. 모두가 알듯이, 뉴욕 경찰이 이렇게 큰 소동을 일으킨 이유는, 배호영과 같은 쓰레기 같은 범죄자들을 살해한 미스터리의 인물을 잡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법적 관점이 아니라 개인적인 정의에 대한 감각을 바탕으로 문제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법적인 관점에서 보면, 제이크 한에게 이 미스터리의 인물들은 아무리 악을 처벌하고 선을 알리는 행위를 한다고 하더라도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이것은 분명한 범죄 행위이며, 이러한 범죄자는 반드시 체포되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뉴욕 시민들 대다수는 개인적인 정의를 기준으로 사건을 보기 때문에 그들에게 배호영과 같은 범죄자들은 죽
원래 시후는 불필요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 내일 열릴 고은서의 뉴욕 첫 공연에 참석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공연에 가지 않으면, 고은서는 물론이고 아내 유나 역시 매우 실망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현장에서 직접 공연장을 둘러본 후,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VIP 박스에서 아내와 함께 고은서의 공연을 관람하면, 노출될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김지우는 시후의 사정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시후가 박스를 요청하자,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흔쾌히 승낙하며 말했다. “네 문제없어요,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김지우를 따라 박스로 향했다. 김지우는 문을 열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이 공연장의 VIP 박스는 아주 넓어서 독립 화장실도 있고, 파티를 열 수도 있어요. 필요한 건 직원들이 모두 가져다 드릴 테니 밖으로 나갈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혀 보이지 않고요. 게다가 유리는 단방향 프라이버시 유리라서 외부 관객은 내부를 볼 수 없어요.”시후는 내부를 둘러보았다. 박스는 매우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었고, 뉴욕의 최상류층이 모일 만한 장소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는 말했다. “좋네. 이 방으로 할게.”김지우는 승낙하며 말했다. “만약 최대한 조용히 오시고 싶으시다면, 제가 VIP 통로로 안내해 드릴게요. VIP 박스는 일반 관객석과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으니, 그 통로로 바로 들어오시면 다른 사람들에게 전혀 보이지 않을 거예요.”“좋아!” 시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게 정하자. 내일 공연 전에 연결 담당 직원을 하나 지정해주면, 그 사람을 통해 들어 갈게.”김지우는 즉시 말했다. “아니 이렇게 귀한 손님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다니요. 제가 직접 책임지겠습니다!”시후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니, 아니야. 내일 분명히 바쁠 텐데, 이런 일로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아. 나를 모르는 사람을 하나 정해서, 풍수 전문가라고만 알려주면 돼.”김지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