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유나와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뒤, 은서와의 영상 통화를 연결했다. “여보세요? 은서야 무슨 일이야?”"시후 오빠!!!" 화면 속에는 편한 홈웨어 차림에 화장기 없는 민낯에 긴 머리를 어깨 위로 자연스럽게 늘어뜨린 은서의 얼굴이 떠 있었다. “오빠!! 많이 바빠?”“별로 안 바빠~ 그냥 설 연휴 준비하는 것밖에 없어~”그러자 은서는 행복하게 웃었다. "헤헤, 나도 준비하고 있는데~ 올해는 새해를 맞이해서 예전 집에서 설 연휴 맞이하기로 했어! 지난 번에 오빠 왔었지?!” 은서는 이야기를 하면서 카메라를 전환한 뒤 주변 환경을 촬영했는데, 지난 번에 은서를 보러 갔을 때 함께 비단 잉어를 보았던 그 집이었다."그런데 거기가 너무 넓어서 세 사람이 연휴를 보내기에 조금 썰렁하지 않을까..?” "그럴 리가..!" 은서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올해는 우리만 설 연휴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친척들과 같이해서 세 가족이 모이는 거라서 북적북적 해~”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작은 아버지들은 잘 지내고 계시지? 별 일 없고?”“응~ 전혀 문제없어~ 요즘에 아버지께 굉장히 잘 해주시고 있거든. 우리 집에 올 때마다 선물을 얼마나 많이 사오시는지..! 아 그리고, 아빠에게 새해를 맞아 예전 집으로 돌아가자고 제안한 건 두 분이 먼저였어..! 오랜만에 가족들 모두 모여 활기찬 새해를 보내자고 하더라고? 아빠도 동의하셨어.”시후는 은서의 친척들인 고우정, 고예강 형제와 그들의 아들들이 여전히 불임 상태라는 것을 떠올렸고, 이 상황에서 그들은 고선우 회장에게 잘 보여야 할 것은 당연했다. 왜냐하면 결국 그들은 여전히 고선우 회장의 가족들에게 호의를 베풀어야 자신들도 용서를 받을 수 있을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얼마 전에 이미 고선우와 계약을 맺었고, 앞으로는 큰 형인 고선우 만이 Koreana 그룹의 회장직을 행사할 수 있다고 계약했기에, 더 이상 그들이 고선우 회장에게 대항하지는 않을 것이었다..!“그렇구나. 다행이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아저씨 잘 지내고 계시죠? 아주머니도 잘 지내시고요?”"그럼! 우린 잘 지내지~!" 고선우 회장은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 때 임지연은 그의 옆에 서서 화면 속 시후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시후야, 언제 다시 여기 올 거야? 우리 남편은 최근에 시후 네 생각에 푹 빠져 있는 것 같아~ 하루에 네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하는지.. 귀에 피가 날 지경이야~ 후훗..”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하하…! 당분간 바쁜 일을 정리하고 시간 나면 제가 안성에 두 분을 만나러 갈게요!”그러자 고선우 회장 반대편에 서 있던 은서가 말했다. “뭐야? 왜 두 분을 만나러 간다는 거야? 나는 만날 일 없다는 거야?! 뭐야 섭섭하게?!!”시후는 서둘러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휴~ 아니지! 두 분을 만나러 가면 너도 분명히 있겠지!! 이제 만족하지..?”그러자 은서는 의기 양양하게 코웃음을 쳤다. "흥!! 너무하다 진짜?!” 이때 고선우 회장이 물었다. "그런데 시후야, 고모님이 널 찾아갔다고 하던데.. 괜찮니??”"예. 맞아요…" 시후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언제 들으셨어요?”고선우 회장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할아버지가 오늘 아침에 전화를 걸어 너와 고모님의 일에 대해서 알려 주시더라고..”시후는 깜짝 놀라 물었다. "제가 아저씨를 만난 사실을 할아버지가 알고 계시는 거예요?”그러자 고선우 회장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모르고 계셔. 그래서 은 회장님은 내가 시후 너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계셔서 네 이야기를 나에게 하려고 전화하신 것 같더라.”시후는 혼란스러운 듯 물었다. "왜 제 이야기를 하신 거죠?”고선우 회장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일단 네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 건, 너와 우리 은서가 결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신 거지.. 그 당시 네 아버지와 내가 했던 약속을 이행할 의향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하셨고.”시후는 갑자기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아
LCS 그룹은 명절에 조상들의 묘에 가서 제사를 지내는 것을 집안에서 가장 큰 행사로 생각했다. 최근 한국의 많은 가족들은 더 이상 명절에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LCS 그룹은 가족들이 모두 모여 성대한 의식을 치르는 것을 중시했다. 왜냐하면 은 회장의 경우, 그들의 3~4대 선조들이 한 묘지에 묻혀 있으며 그들의 정체성이 계속해서 후손들에게 전해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LCS 그룹과 같이 상류층 사회에 속해 있는 사람들은 강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족 모임을 굉장히 중시했다. 특히 돈과 권력 외에도 출신과 재산을 중시하는 상류층 사회의 분위기는 LCS 그룹이 먼저 시작한 문화라고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고구려 시대 때부터 무관 집안으로 대모달이라는 최고 관직을 휘어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후의 집안이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한 시기에는 총 31명의 인물이 관직에 오른 경우도 있었다..! 조선 시대에는 특히 특별 시험인 별시가 열리는 빈도가 문과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외적의 침입 등 급히 무사를 뽑아야 하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임진왜란 이후에는 식년무과가 치러질 때 적게는 수십 명에서 수 천명 까지 뽑히는 경우도 있었다..! 숙종 대에는 한 해에 18,000여 명의 합격자를 선발하기도 했는데, 늘 경쟁은 치열했다. 평가 과목은 보시(땅에서 활 쏘기), 기사(말 타며 활 쏘기), 기 창(말 타며 창 쓰기) 등이 있었다. LCS 그룹의 조상들은 아무리 치열하더라도 각자의 능력을 뽐내며 궁술, 기마술 등에서 각자의 능력을 뽐내며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결국 LCS 그룹의 가족들과 그들의 집안이 수백 년 동안 계속 존재할 수 있었고, 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바로 조상들의 재능 때문이었으며, 잦은 전쟁을 거치고 긴 식민지 시기와 혼돈의 시대가 왔음에도 LCS 그룹은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의 능력을 마음껏 펼쳐왔다..! 게다가 그들의 핏줄은 전 세계로 뻗어 나갔고, 후손들
따라서 직계 가족에게는 일정한 기간마다 방계가족을 모이게 하는 제사와 같은 집안 행사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가족들이 서로 친해지고 각자를 알아가며 공통 조상을 함께 모신 후에는 혈통간의 연결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한 대규모의 가족들이 힘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이에 따라 LCS 그룹은 12년마다 큰 규모의 제사를 지낼 뿐만 아니라, LCS 그룹 전체의 족보를 다시 편집하기도 했다. 이 12년과 사이에는 각 가정에 새로운 자녀가 태어나고, 나이 많은 어른들은 세상을 떠나기도 하고, 동시에 청년과 중년층은 아내나 남편을 맞을 것이다. 따라서 12년이라는 시간 마다, 수많은 LCS 그룹의 핏줄들은 지난 12년 동안의 변화를 직계 가족에 보고해야 했다.그 때 직계 가문은 족보를 갱신하고, 그 족보에 변화들을 하나하나 따져 기록해야 했다.기존의 LCS 그룹 족보에는, 딸과 결혼 한 LCS 그룹의 아들 또는 배우자의 이름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이름까지 기록되어 있었다. 더불어 딸들은 누구와 결혼했는지 낱낱이 기록되었기 때문에, 수정될 때마다 많은 정보들이 추가되었다..! 족보는 온습도가 일정한 금고에 보관되어 있으며, 조상을 모시는 행사가 있을 때마다 꺼내어 사용한 뒤, 새로운 족보를 갱신했다. 새 족보가 갱신된 후에는 새 족보와 함께 원래 족보를 보관했다. 그리고, 모 든 LCS 그룹 구성원들은 이 족보를 가족의 신성한 보물처럼 여겨왔다. 그리고 직계 가문만이 족보를 지킬 권리가 있는 유일한 가문이기 때문에, 방계 가문들은 조상에게 제사를 드리러 올 때마다 족보에 대한 경의를 표하며, 자연스럽게 직계 가족과 핏줄에 대한 강한 소속감을 갖게 되었다..!이것은 마치 임근들이 신하들과 함께 번거로운 예절과 의식, 엄격한 규칙과 상속을 통해 왕에 대한 신하의 충성심을 강화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었다..! 이것은 방계 가족들이 자신들 앞에 고개를 숙이게 하는 직계 가문의 큰 의지이기도 했다..!그러
고선우 회장은 원래 시후가 은 회장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쉽게 동의하자, 곧바로 물었다. “아마도 네 할아버지께서 굉장히 고마워하실 거다!”시후는 미소를 지었고,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아무래도 할아버지께서 기뻐하실지 여부는 내가 제사에 참석하느냐의 여부가 아니라, 할아버지의 생각대로 제가 다른 집안과 결혼을 하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는 고선우 회장에게 이러한 말은 하지 않았다.이때 은서가 물었다. ”오빠! 그거 알아? 나 잠실 운동장에서 콘서트 하는 날짜가 정해졌어!“시후는 놀라며 물었다. “뭐라고? 콘서트? 잠실에서 한다고..???”은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응! 잠실 스타디움에서 많은 연예인들이 공연을 하잖아~ 구체적인 시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히힛..!”그제서야 시후는 은서와 함께 저녁 식사에 아내를 데려오라고 했을 때, 은서가 곧 콘서트를 개최할 것이라고 아내가 신나게 말했던 것을 떠올렸다. 그래서 시후는 은서에게 물었다. “그럼 콘서트는 언제야?"“응? 언제냐고? 음력으로 2월 2일, 오빠 생일 저녁 7시야!!! 잠실 체육관이야! 알겠지?“시후은 그 말을 듣고 굉장히 놀랐다. ‘음력 2월 2일???? 내 생일이 아닌가..?? 설마.. 은서가 일부러 그 날짜에 콘서트를 선택한 건가..?’ 이렇게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은서는 기대에 찬 얼굴로 말했다. “오빠, 내가 오빠를 위해서 가장 좋은 자리를 예약했으니 그 때 꼭 와 줘야 해?! 알겠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 꼭 갈게~“은서는 행복한 듯 말했다. "그럼 그 때 봐 오빠~~”“알겠어~~~!” 이 때, 영상 통화 중인 고선우 회장의 문을 갑자기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고선우 회장은 “네~"라고 답했다.그러자 고선우 회장의 첫째 동생 고우정이 문을 밀고 들어오며 말했다. “형! 형수님! 엘에이치 그룹에서 누군가가 선물을 드리겠다고 찾아왔어요!” 고선우 회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에 놀라고 있을 때, 소지빈과 소민지 두 사람은 고선우 회장의 집에 와 있었다. 과연.. 엘에이치 그룹이 Koreana 그룹을 압박하기 위해 그들의 손자와 손녀를 보낸 것일까..??하지만 시후는 영상 통화에서 이 이야기를 듣고도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았고, 지금 고선우 회장 또한 시후가 일본에서 겪었던 일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때, 고우정이 입을 열었다. “형, 혹시.. 얼마 전에 일본에서 엘에이치 그룹이 많은 일을 겪었는데, 이 기간 동안 굉장히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고 있어.. 아무래도 자신의 편을 많이 만들려는 속셈이 아닐까..?“그러자 고선우 회장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내가 이 한국에서 제일 극혐하는 것이 바로 엘에이치 그룹의 소수도야!!! 이 쓰레기 같은 자식!!! 그런데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그 대 반 LCS 그룹도 전부 소수도 그 자식이 꾸민 거라고!! 나쁜 자식!“고선우 회장의 옆에 있던 임지연이 말했다. “그렇긴 하지만, 원래 웃는 얼굴에는 침을 뱉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이번에 이곳에 온 소수도의 두 자녀에게는 오래된 원한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는 없잖아요..?“그 말에 고선우 회장은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무튼 무슨 약을 팔러 온 건지 확인은 해 봐야지.“ 말을 마친 후 그는 시후에게 말했다. ”시후야, 일단 엘에이치 그룹에서 선물을 준다고 하니, 이야기라도 한 번 들어봐야겠다.“시후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럼 일 보세요! 그리고 미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고선우 회장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몇 번 끄덕였다. “그래 그래! 올해 설날 만큼 행복한 연휴가 지금까지 없었던 것 같다..!“ 말을 마친 고선우 회장은 다시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다. “하아.. 시후 네가 여기에 와서 새해를 우리와 함께 보내면 얼마나 좋겠니..? 만약 네가 온다면 나는 그 누구도 보지 않고 우리 네 사람이 즐겁게 설 연휴를 즐길 텐데 말이야..“
소지빈은 그렇지 않아도 이미 약간 긴장하고 있었는데, 동생 소민지의 말을 듣자 더욱 긴장했다.두 남매는 고은서와 함께 국내에서 잘 알려진 재벌 2세라고 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사실 특별히 친밀한 관계는 아니었지만, 얼굴은 아는 사이라고 할 수 있었다. 소지빈은 오랫동안 고은서를 짝사랑했지만, 고은서는 재벌가 자제들의 모임이나 사교 파티에 전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딱히 그녀와 접촉할 기회가 없었다. 이 때문에 소지빈은 고은서에게 자신의 사랑을 감히 고백하지 못했다. 게다가 더 큰 문제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자신의 아버지 소수도와 Koreana 그룹이 서로 관계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소지빈은 엘에이치 그룹의 장남이자 손자이며 엘에이치 그룹의 차기 리더가 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따라서 소수도는 소지빈의 결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소수도의 입장에서 보면 엘에이치 그룹은 이미 국내 최고의 재벌가이며, LCS 그룹과는 경쟁 관계에 있다. 그래서 소지빈은 국내에서 적절한 결혼 상대를 찾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소수도 대표의 생각이었다. 즉, 소수도의 계획은 소지빈 보다 재력이 높은 사람과 결혼하거나, 아니면 그와 결혼할 해외 재벌가와 접촉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의 아들이 Koreana 그룹의 고은서와 결혼하는 것을 기꺼이 허락하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했다.소지빈은 지금까지 고은서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할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그는 엘에이치 그룹의 장남이자 손자로서 소민지만큼의 능력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소민지보다 일반인들에게 인지도는 높았다. 그는 자신이 결혼에 대한 결정권이 없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았기 때문에, 자신이 선택할 권리를 포기하고 가족들이 논의하는 바에 대해 간섭하지 않았다. 하지만, 며칠 전 일본에서 닌자에게 납치되어 목숨을 잃을 뻔 하자 자신의 인생이 정말 짧고 언제 목숨을 잃게 될 지 모른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소지빈은 아무리 잘 산다고 해도 몇 십 년 밖에 안 되고,
소지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자신감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아.. 내가 이전에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은서씨가 LCS 그룹과 정략 결혼을 한 것 같던데 말이야.. 그런데 내가 진심으로 그녀에게 고백한다면, 과연 수락해줄까..?”그러자 소민지는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오빠를 위로했다. “오빠..! 대체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어..? 일단 부딪혀 보기로 했으니 어려움이 있더라도 해보는 거야! 이미 화살은 활을 떠났어! 더 이상 힘들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그리고 고은서와 정략 결혼을 하기로 한 사람은 은서준 상무의 아들이야. 은서준 상무 부부가 세상을 떠났을 때 두 사람의 아들은 이미 사라진 뒤였고, 지금도 그래.. 그가 아직 살아 있는지도 알 수 없고.., 어떻게 돌아와서 갑자기 고은서와 결혼할 수 있겠어..?” 이에 대해 소민지는 다시 말했다. “오빠.. 오빠는 잘 해낼 수 있어! 오빠는 엘에이치 그룹 중에서 외모도 가장 잘 생겼고, 돈도 가장 많고 학력도 제일 높잖아! 내 생각에는 오빠처럼 고은서와 잘 어울리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소지빈은 또 다시 탄식하며 말했다. "사실 이야기할 것이 한 가지 더 있는데.. 혹시 너도 알고 있는 이야기 인지 모르겠어..““무슨 이야기..?““아버지와 은서준 상무가 늘 사이가 안 좋았다는 거 말이야.. 은서준 상무님의 멈출 수 없는 기세에 저항하기 위해 아버지는 은서준 상무님에 대한 반대 연합회를 조직할 정도였어. 아버지의 은서준 상무님에 대한 증오는 매우 깊은데, 은서씨의 아버지께서는 은서준 상무님의 의형제이기도 해서 혹시라도 우리 일가에 대해 편견을 가질까 봐 걱정이 되더라고..“소민지는 눈살을 찌푸렸다. "아빠와 은서준 상무님이 서로 사이가 좋지 않고 다퉜다는 건 알고 있어. 삼촌한테 들었거든 그런데 은서준 상무님이 고선우 회장님과 절친이라는 건 처음 듣는 소리야!” 이에 소민지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하지만, 이미 세월이 많이 흘렀으니 이런 원한은 더 이상 없지 않을까? 게다가 편
시후는 다소 에둘러 표현했지만, 사실상 두 사람에게 은근히 경고를 준 것이었기 때문이다. 시후는 방가흔과 관련된 구체적인 이야기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지만, 유가휘와 방가흔 부부는 동시에 방가흔이 이중열과 함께 도망쳤던 일을 떠올렸다.수년 간, 이 일은 유가휘 앞에서 방가흔의 약점이었고, 유가휘에게는 깊은 상처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 시후가 이 점을 은근히 언급하자 두 사람 모두 마음이 불편해졌다.시후가 이런 말을 한 것은 의도가 있던 것이었다. 그는 유가휘가 자신 앞에서 얼마나 인내심이 강한지를 시험하고 싶었던 것이다. 지금은 단순히 가볍게 도발한 것에 불과했지만, 그가 이 일을 참고 넘긴다면 이후에는 더 큰 도발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만약 유가휘가 시후 앞에서 화를 내고 본색을 드러낸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도 없었다. 어쨌든 시후가 이번에 미국에서 멀리 홍콩까지 온 이유는 유가휘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시후가 가장 잘 하는 것은 바로 사소한 일을 트집 잡아 크게 벌이는 것이었다. 따라서 만약 유가휘가 시후의 발을 실수로 밟기라도 한다면, 그걸 핑계로 그를 철저히 짓밟을 계획이었다.그러나 유가휘는 시후가 협력을 제안하러 온 행운의 신이 아니라, 그의 모든 살갗을 벗겨내기 위해 온 불운의 신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유가휘는 시후의 언급으로 인해 느낀 분노를 억누르고, 웃는 얼굴로 말했다. “은 비서님, 이렇게 멀리까지 오시느라 많이 피곤하셨을 텐데, 저희 집에 환영 만찬을 준비해주었습니다. 은 비서님만 괜찮으시다면 지금 바로 출발하시죠.”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러죠. 초대해 주신다면 기꺼이 가겠습니다.”유가휘는 크게 웃으며 손짓으로 시후를 안내하며 열정적으로 말했다. “은 비서님, 이쪽으로 오시죠!”공항 출구 홀 밖에는 여러 대의 롤스로이스 차량으로 이루어진 차량 행렬이 도로에 정렬되어 있었다. 유가휘는 시후를 데리고 가장 중앙에 위치한 롤스로이스 차량으로 향했고, 아내
1시간 후. 시후가 탑승한 비행기는 홍콩 국제공항에 착륙했다.이때, 공항 출구에서는 홍콩의 유명 재벌 유가휘가 직접 ‘은시후’라는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아내 방가흔과 함께 공항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방가흔은 두꺼운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사업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지만, 홍콩에서 유명한 '유가휘의 아내'로서 자신이 공항에 직접 나와 사람을 맞이한다는 것이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유가휘는 이 상황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사업을 하려면 절대 돈을 마다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조금의 희생을 함으로써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면, 이건 자본이 크게 들지 않는 장사라고 여겼다.이때, 시후가 백팩을 메고 출구로 걸어 나왔다. 주위를 둘러보던 그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뚱뚱한 남성을 발견했다. 시후는 미소를 살짝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시후는 유가휘 앞으로 가서 웃으며 물었다. “유 대표님이십니까?”유가휘는 시후를 바라보며 기쁨에 찬 얼굴로 물었다. “은 비서님이시죠?”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맞습니다, 접니다.”유가휘는 즉시 팻말을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넘기고, 두 손을 내밀며 시후와 악수하려 했다. 그는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아, 은 비서님, 이름만 듣던 분을 이렇게 뵙게 되다니요! 홍콩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는 YJ 에스테이트 회장 유가휘라고 합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시후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한 손만 내밀어 유가휘와 악수했다. 그리고 담담히 말했다. “네 회장님이시군요,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시후가 한 손으로만 악수하자, 옆에 있던 방가흔과 유가휘의 비서, 경호원들의 표정이 모두 달라졌다. 그들은 유가휘가 두 손을 내밀며 예의를 갖춘 데 비해, 시후가 단 한 손으로 응대한 것은 예의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시후 역시 자신의 행동이 다소 실례일 수
방가흔이 중얼거리며 말했다. “당신 딸은 당신 말도 듣지 않는데, 어찌 새엄마인 제 말을 듣겠어요? 딸을 부르고 싶으면 직접 부르세요..”유가휘는 방가흔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잠시 망설이더니 결국 손을 흔들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됐어, 가는 길에 내가 직접 얘기하지 뭐! 당신은 다른 일이나 준비해!”“그래요!” 방가흔은 거부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한편, 시후는 변지현의 전화를 받고 유가휘가 자신을 집으로 초대하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후는 깜짝 놀랐지만, 머릿속에 장난스러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래서 그는 곧바로 성도민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가 연결되자 물었다. “성도민 씨, 지금 어디죠?”성도민은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지금 공항으로 모시러 가는 중입니다.”시후는 그에게 말했다. “성도민 씨, 오늘은 공항에 특별히 나올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먼저 유가휘 집에 며칠 머물러 볼 생각이거든요.”성도민은 놀라 물었다. “은 선생님, 유가휘 집에 직접 가서 머무신다고요?!”“네.”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스스로 늑대를 집으로 들이겠다면, 나도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가서 제대로 얘기 좀 해보려고요.”성도민은 웃음을 참을 수 없는 듯 말했다. “아무래도 유가휘는 이번 결정을 자기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결정으로 여기게 될지도 모르겠네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요 며칠 홍콩에서 살펴본 건 어떻습니까?”성도민이 말했다. “안 그래도 이 부분에 대해 보고 드리려 했습니다. 유가휘의 자료는 전부 정리해 두었고, 홍콩의 주요 세력 상황도 대부분 파악했습니다. 현재 홍콩의 몇몇 주요 세력은 이중열 씨를 공격해서 유가휘가 건 현상금을 차지하려고 벼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홍콩 경찰 쪽에서도 이 소식을 접하고 세관과 함께 만반의 준비를 갖춰 이중열이 홍콩에 도착한 뒤 그들에게 인계될 때까지 중간에 어떠한 사고도 없도록 막으려 총력을 다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현상금을 노
변지현은 유가휘가 시후를 그의 집에 머물게 하겠다는 말에 약간 놀랐다. 하지만 그녀는 시후가 유가휘를 만나는 이유를 알지 못했기에, 시후를 대신해 마음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 “이건 대표님이 시후 씨와 직접 만나서 얘기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의 의견을 들어보시고 결정하세요.”“알겠습니다!” 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반드시 홍콩의 열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겁니다!”변지현은 이어서 말했다. “좋습니다. 제 비서의 이름은 은시후라고 합니다. 공항 입구에서 그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계시면 찾아갈 겁니다.”“그렇게 하시죠. 문제 없습니다!” 유가휘는 바로 대답했다. “그럼 지금 바로 출발하겠습니다!”전화를 끊은 후, 그는 방가흔에게 말했다. “가정부들에게 2층의 제일 큰 객실을 서둘러 정리하라고 전해. 귀한 손님을 모실 거야!”방가흔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여보, 대체 어떤 귀한 손님이길래 직접 마중 나가고, 집에까지 모시려는 거예요?”유가휘는 말했다. “TS Shipping 쪽 사람인데, TS Shipping의 두 대주주가 직접 임명한 인물이라고 하더군. TS Shipping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토 그룹과 엘에이치 그룹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재벌가라고 불리고 있어. 그러니 이들과 협력할 수 있느냐는 전적으로 그 손님에게 달렸고.”방가흔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며 물었다. “우린 이미 사업을 잘하고 있잖아요.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협력할 필요가 있어요?”유가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당신은 몰라. TS Shipping이 설립된 이후로 아시아의 해운 시장 상황이 크게 변했어. TS Shipping은 이토 그룹과 엘에이치 그룹의 모든 해운 운송에 관련된 자원을 통합했을 뿐 아니라, 블랙 드래곤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 블랙 드래곤은 현재 전세계 무장 호위 업무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으며, TS Shipping에 우선적으로 자원을 제공하고 있어. 그러니 우리가 TS Shipping과 협력할 수
“네!” 유나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말했다. “어서 들어가 봐요. 비행기가 8시에 출발한다면서요? 지금 30분밖에 안 남았잖아요.”“알았어요.” 시후는 차에서 내렸다. 유나가 운전석에 앉자 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여보, 그럼 먼저 갈게요. 돌아가는 길 조심해서 운전해요.”유나는 다정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 끝나면 미리 연락해요. 돌아오는 날 내가 공항에 마중 나갈게요.”“그래요!”시후는 유나가 차를 몰고 떠나는 것을 지켜본 후 공항으로 들어갔다. 간단한 보안 검색을 통과한 후, 그는 성도민이 준비해 둔 전용기에 탑승했다. 정각 8시, 비행기는 정확히 출발하여 홍콩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14시간 후, 홍콩 현지 시각은 이미 오전 10시가 되어 있었다. 시후가 탄 전용기는 홍콩까지 약 1시간 정도의 비행이 남아 있었다.시후는 변지현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곧 도착할 예정임을 알리며, 유가휘를 공항으로 보내 자신을 마중 나오게 할 것을 요청했다.그 때 유가휘는 여전히 집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는 미국 이민국에 이중열의 송환 절차를 요청한 후로 과도한 흥분 상태에 빠져 밤마다 잠들기 어려워했다. 그의 머릿속은 이중열과의 갈등과 그로 인해 자신이 겪은 조롱과 멸시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했다. 만약 법률의 제약이 없었고, 홍콩 대중들의 시선이 아니었다면 그는 직접 이중열에게 보복했을 것이다. 결국 이런 방법으로만 그는 자신의 분노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그 날 꿈속에서 유가휘는 이중열이 마침내 홍콩으로 송환되어 오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는 이중열의 비참한 죽음을 직접 보기 위해 공항에 나갔다. 이중열이 공항 밖으로 나오자 주변을 지나던 사람들이 모두 총을 꺼내 이중열에게 겨누었다. 유가휘는 들뜬 마음으로 이중열이 총에 맞아 죽는 모습을 보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바로 그때, 총구들이 갑자기 모두 자신을 향했다. 유가휘가 깜짝 놀란 와중, 이중열은 냉소를 지으며 가볍게 손짓했고 사람들이 총의 방아쇠를 당기
유나와 홍콩에 가기로 상의한 시후는 성도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성도민이 다급히 물었다. "은 선생님, 사모님과 상의는 잘 끝나셨습니까? 혹시 오실 수 있는 겁니까?"시후는 대답했다. "아내와 상의는 끝났습니다. 마침 장모님께서 미국에 오셔서 아내를 돌봐 주실 수 있는 상황이라 다행히 갈 수 있게 되었네요."성도민은 크게 안도하며 말했다. "정말 다행입니다! 은 선생님, 언제가 편하신지 말씀해 주시면, 제가 미국에서 전용기를 준비하겠습니다!"시후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전용기까지는 필요 없습니다. 그냥 제가 비행기 표를 사서 가면 되니까요."그러자 성도민이 재빨리 말했다. "만약 경유해서 오신다면 최소 20시간 이상 걸릴 겁니다. 게다가 가장 빨리 홍콩으로 오는 비행기 표를 구하지 못하실 수도 있으니, 전용기가 훨씬 빠를 겁니다!"시후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네요. 지금 급한 상황이니 최대한 빨리 가는 게 좋겠습니다. 그럼 부탁하죠. 내일 아침에 출발하도록 해 주세요."성도민은 주저 없이 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현지 시간으로 아침 8시에 출발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괜찮으십니까?" "네, 괜찮습니다."성도민은 기뻐하며 말했다. "좋습니다, 은 선생님! 제가 공항으로 직접 마중 나가겠습니다!"시후는 말했다. "그럼 홍콩에서 뵙죠." 전화를 끊고 나서, 시후는 유나에게 말했다. "여보, 저 고객의 상황이 꽤 급한 것 같아서, 내일 아침 일찍 떠나야 할 것 같아요."유나는 아쉬움과 걱정이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야 한다니 너무 힘들지 않을까요...."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뿐인데, 힘든 일도 아니죠. 게다가 고객이 전용기를 준비해 준다고 하니, 편하게 쉬면서 갈 수 있을 것 같네요."한편, 옆에 있던 윤우선은 "전용기"라는 말을 듣자 흥분하며 말했다. "그래! 전용기는 정말 편하지! 앉고 싶으면 앞에 있는
윤우선은 진지하게 말했다. "젊었을 때 돈을 많이 버는 게 좋지. 젊어서 열심히 살지 않으면, 나중에 늙어서 아무리 노력해도 이미 늦게 된다니까?! 네 아빠처럼 인생을 대충대충 살면 안 돼!"유나는 갑자기 어떻게 엄마의 말에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바로 그때, 시후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발신자는 성도민이었다. 시후는 곧바로 전화를 받고 말했다. "여보세요? 네, 성 선생님. 안녕하세요."전화 너머에서 성도민이 말했다. "안녕하세요, 혹시 은 선생님이십니까? 저는 안세진 부장님께서 소개해 주셔서 연락을 드렸는데.. 저희 집 풍수를 좀 봐주셨으면 해서 연락 드렸습니다."시후는 얼른 대답했다. "아, 안세진 부장님의 지인이시군요! 반갑습니다. 혹시 댁의 상황이 대략 어떻게 되는지 여쭤봐도 될까요?"그러자 성도민이 설명했다. "저희가 홍콩 쪽에 부동산 투자를 하려고 합니다. 시훈도라는 곳에 위치한 약 8000평 규모의 저택이고요. 최근에 가족들이 이유 없이 다치거나 병에 걸리는 일이 잦아졌고, 일도 여러모로 제대로 풀리지 않아서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더군요.. 그래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안세진 부장님께서 선생님이 이 분야에서 매우 전문가라고 추천해 주셨지요!"시후는 약간 놀라며 물었다. "홍콩에 투자를 하신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성도민은 재차 물었다. "혹시 선생님께서 요즘 여유가 있으실까요? 저희도 정말 급한 상황이라 직접 방문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저희가 상황이 굉장히 급해서요...."시후는 곤란한 듯 대답했다. "안세진 부장님께서 말씀을 안 해주셨나 봅니다.. 제가 지금 미국에 있어서 홍콩까지 가는 건 조금 힘들 것 같습니다."그러자 성도민은 다급하게 말했다. "선생님, 제발 시간을 내서 한 번 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희 가족들 모두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유나는 스피커 너머에서 성도민의 목소리를 희미하게 들었고, 남편이 의뢰를 받아들일지 긴장한
20분 뒤, 시후와 유나는 공항에서 오랜만에 윤우선을 만났다. 윤우선은 유나와 시후를 보자 매우 흥분하며 신나게 말했다. "아이고, 유나야, 은 서방 내가 그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저는 엄마가 혼자 집에서 자유롭게 지내느라 정말 편하게 계셨을 거라 생각했는데.."윤우선은 웃으며 대답했다. "편하긴 편했는데, 맨날 혼자 있는 건 너무 외롭더라!" 그러면서 약간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이번에 미국에 오면서 환전도 못 하고 카드도 안 가져왔네. 너희 돈은 충분하지?"유나는 별다른 의심 없이 웃으며 말했다. "엄마, 우리 보러 오셨는데 어떻게 엄마에게 돈을 쓰게 할 수 있겠어요. 그냥 편히 계시다 가요."시후도 말을 보탰다. "맞아요, 장모님. 미국에 오셨으면 당연히 저희가 책임 져야죠. 이곳은 결제가 불편하니까 제가 비자 카드를 하나 드리고 현금도 조금 드릴게요." 그리고 덧붙였다. "아, 장모님.. 미국은 치안이 좋지 않을 수도 있으니 너무 많은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으시는 게 좋으십니다."윤우선은 시후가 카드와 현금을 주겠다는 말에 눈이 반짝이며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역시 내 사위야! 그러니까 사람들이 사위는 반쪽 아들이라고 하는 거 아니겠어?! 자네처럼 이런 사위가 있으면 아들 하나 있는 것보다 백배는 낫지!"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는 윤우선의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평소에는 거칠고 강하게 굴어도, 작은 호의만 보여주면 태도가 금방 180도 바뀌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래서 약간의 돈으로 윤우선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시후에게 매우 간단했고 비용 효율적인 거래였다.그 후, 두 사람은 윤우선을 차에 태우고 호텔로 데려갔다. 윤우선이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 들어섰을 때, 그녀는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놀랐다. 윤우선은 객실 안을 몇 바퀴나 뛰어다녔지만, 여전히 구조를 다 파악하지 못한 채 감탄하며 말했다. "세상에, 이 스위트룸은 너무 크잖아!
그 후 비행 내내 윤우선은 거의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휴대폰을 열어 확인했지만, 비행기가 미국 상공에 도달할 때까지도 여전히 홍라연의 연락 밖에 없었다. 이 상황에서 윤우선은 몇 번이나 휴대폰을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나, 결국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을 위로하며 생각했다. ‘에휴, 그래 가족 외에 진짜로 나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 다들 남 잘되는 꼴 못 보는 사람들이지! 흥, 내가 전용기를 타고 미국 가는데 너희들이 연락 안 하고 관심 없어도 그만이야. 정말 웃겨!’윤우선은 이렇게 생각하며 슬쩍 휴대폰을 다시 확인했지만, 여전히 아무도 연락을 남기지 않은 것을 보고는 더욱 화가 났다. 그녀는 결국 휴대폰을 옆으로 던져버리고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려 애썼다.몇 시간 후, 윤우선이 탄 걸프스트림 G650 전용기는 마침내 미국 프로비던스 공항에 착륙했다. 이때는 미국 시간으로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한편, 시후와 유나는 보스턴에서 열린 혜리의 두 번째 콘서트를 보고 프로비던스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시후는 이미 윤우선의 동향을 알고 있었고, 그녀의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이를 확인했다. 하지만 시후는 윤우선이 자신과 유나에게 전용기를 탔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다. 따라서 그녀가 비행기에서 내린 뒤에야 유나와 연락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게다가 시후는 윤우선이 혼자 입국 심사를 마치는 것은 문제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윤우선은 기본적인 영어 대화는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30분 뒤, 유나의 휴대폰으로 미국 현지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유나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받으며 영어로 말했다. "헬로?" 그러자 전화 건너편에서 윤우선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나야! 나야! 나 미국에 도착했어!"유나는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잠시 멍해졌다. 그리고 그녀는 몇 초 뒤 정신을 차리고는 깜짝 놀라 물었다. "엄마, 언제 미국에 오신 거예요? 출발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