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빈은 그렇지 않아도 이미 약간 긴장하고 있었는데, 동생 소민지의 말을 듣자 더욱 긴장했다.두 남매는 고은서와 함께 국내에서 잘 알려진 재벌 2세라고 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사실 특별히 친밀한 관계는 아니었지만, 얼굴은 아는 사이라고 할 수 있었다. 소지빈은 오랫동안 고은서를 짝사랑했지만, 고은서는 재벌가 자제들의 모임이나 사교 파티에 전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딱히 그녀와 접촉할 기회가 없었다. 이 때문에 소지빈은 고은서에게 자신의 사랑을 감히 고백하지 못했다. 게다가 더 큰 문제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자신의 아버지 소수도와 Koreana 그룹이 서로 관계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소지빈은 엘에이치 그룹의 장남이자 손자이며 엘에이치 그룹의 차기 리더가 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따라서 소수도는 소지빈의 결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소수도의 입장에서 보면 엘에이치 그룹은 이미 국내 최고의 재벌가이며, LCS 그룹과는 경쟁 관계에 있다. 그래서 소지빈은 국내에서 적절한 결혼 상대를 찾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소수도 대표의 생각이었다. 즉, 소수도의 계획은 소지빈 보다 재력이 높은 사람과 결혼하거나, 아니면 그와 결혼할 해외 재벌가와 접촉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의 아들이 Koreana 그룹의 고은서와 결혼하는 것을 기꺼이 허락하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했다.소지빈은 지금까지 고은서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할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그는 엘에이치 그룹의 장남이자 손자로서 소민지만큼의 능력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소민지보다 일반인들에게 인지도는 높았다. 그는 자신이 결혼에 대한 결정권이 없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았기 때문에, 자신이 선택할 권리를 포기하고 가족들이 논의하는 바에 대해 간섭하지 않았다. 하지만, 며칠 전 일본에서 닌자에게 납치되어 목숨을 잃을 뻔 하자 자신의 인생이 정말 짧고 언제 목숨을 잃게 될 지 모른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소지빈은 아무리 잘 산다고 해도 몇 십 년 밖에 안 되고,
소지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자신감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아.. 내가 이전에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은서씨가 LCS 그룹과 정략 결혼을 한 것 같던데 말이야.. 그런데 내가 진심으로 그녀에게 고백한다면, 과연 수락해줄까..?”그러자 소민지는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오빠를 위로했다. “오빠..! 대체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어..? 일단 부딪혀 보기로 했으니 어려움이 있더라도 해보는 거야! 이미 화살은 활을 떠났어! 더 이상 힘들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그리고 고은서와 정략 결혼을 하기로 한 사람은 은서준 상무의 아들이야. 은서준 상무 부부가 세상을 떠났을 때 두 사람의 아들은 이미 사라진 뒤였고, 지금도 그래.. 그가 아직 살아 있는지도 알 수 없고.., 어떻게 돌아와서 갑자기 고은서와 결혼할 수 있겠어..?” 이에 대해 소민지는 다시 말했다. “오빠.. 오빠는 잘 해낼 수 있어! 오빠는 엘에이치 그룹 중에서 외모도 가장 잘 생겼고, 돈도 가장 많고 학력도 제일 높잖아! 내 생각에는 오빠처럼 고은서와 잘 어울리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소지빈은 또 다시 탄식하며 말했다. "사실 이야기할 것이 한 가지 더 있는데.. 혹시 너도 알고 있는 이야기 인지 모르겠어..““무슨 이야기..?““아버지와 은서준 상무가 늘 사이가 안 좋았다는 거 말이야.. 은서준 상무님의 멈출 수 없는 기세에 저항하기 위해 아버지는 은서준 상무님에 대한 반대 연합회를 조직할 정도였어. 아버지의 은서준 상무님에 대한 증오는 매우 깊은데, 은서씨의 아버지께서는 은서준 상무님의 의형제이기도 해서 혹시라도 우리 일가에 대해 편견을 가질까 봐 걱정이 되더라고..“소민지는 눈살을 찌푸렸다. "아빠와 은서준 상무님이 서로 사이가 좋지 않고 다퉜다는 건 알고 있어. 삼촌한테 들었거든 그런데 은서준 상무님이 고선우 회장님과 절친이라는 건 처음 듣는 소리야!” 이에 소민지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하지만, 이미 세월이 많이 흘렀으니 이런 원한은 더 이상 없지 않을까? 게다가 편
여동생의 말을 들은 소지빈은 주저 없이 동의했다. “아이고.. 걱정 마! 집에 돌아가면 너에게 완전히 협조할 테니까!”소민지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할 때, 정문 입구로 두 사내와 두 여성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이곳으로 오고 있는 사람은 바로 고선우 회장의 가족들과 고선우 회장의 동생 고우정이었다. 고은서가 들어오는 것을 보자 소지빈은 약간 긴장했고, 그의 손바닥에서는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옆에 있던 소민지는 그를 보고 서둘러 옆구리를 쿡 찌른 뒤, 눈썹을 들어 올렸고,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네 사람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회장님?! 사모님! 그리고 은서 언니~ 미리 새해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그렇게 말하면서 소민지는 재빨리 큰 선물 상자를 꺼내 임지연에게 건네며 인사말을 건넸다.”사모님, 이것은 회장님과 사모님을 위한 선물입니다!“먼저 입을 연 사람이 소민지라는 것을 알고 임지연은 먼저 입을 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지금말씀하시는 분이 소..민지 씨 맞죠? 오랫동안 보지 못했는데.. 점점 더 아름다워지네요?”소민지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핫! 사모님, 정말 과찬이세요~ 아름다워지는 건 은서 언니가 훨씬 예쁘죠~~““어머 세상에.. 너무 공손하신 거 아니에요? 이곳에 온 것도 힘들었을 텐데 선물까지 참..”“아니에요~ 당연한 일인걸요! 회장님과 사모님을 위한 선물은 비싼 선물은 아니지만, 김병기 선생이 그렸던 그림 입니다.“그러자 임지연은 진지하게 말했다. “어머!!! 민지 씨, 이런 건 너무 비싸서 우리가 선물로 받기 부담스러워요~~!”소민지는 서둘러 말했다. “아니에요 사모님!! 이건 저희들의 작은 성의일 뿐이니 꼭 받으셔도 돼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급히 화제를 전환하고 옆에 멍하니 서 있는 자신의 오빠를 소개했다. ”아 참! 여기는 제 오빠인 소지빈이라고 합니다! 아마 은서 언니는 오빠를 아시겠죠..?”고
일부는 심지어 돈을 벌기 위해서 몸을 팔기도 했다..! 하지만 은서는 예외다. 돈은 그녀에게 정말 아무 의미가 없었다. 게다가 은서는 얼마 전 시후와 재회한 뒤 이미 연예계를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먼저 연예계를 그만두고, 시후와 자신과의 결혼 문제를 해결한 뒤 시후와 결혼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다..! 심지어 이번 전국 투어가 막바지에 이르면 자신의 팬들에게 완전히 연예계에서 하차를 선언하고 모든 음악, 영화, TV 프로그램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이미 마음먹었다. 따라서 지금 은서는 소민지가 언급한 협력에 관심이 없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그녀는 별 관심 없다는 듯 말했다. “민지 씨 미안해요.. 이번 투어에서는 타이틀 스폰서를 구할 생각도 없고, 홍보 자료도 이미 다 제작이 되었어요.. 게다가 일부 온라인 플랫폼은 이미 홍보를 시작해서.. 또 추가적인 스폰서를 들이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아요. 이미 준비된 홍보물을 수정하기도 늦었을 거고요..“그러자 소민지는 서둘러 말했다. “에에?! 설마요?! 그래도 언니가 오케이만 한다면 아무 문제 없이 행사는 진행 될 걸요?“ 그렇게 말하고 소민지는 재빨리 오빠 소지빈에게 다시 눈짓을 보냈다.그러자 소지빈이 재빨리 말했다. “그럼 이렇게 하시죠? 저희 회사측에서 은서 씨의 투어 홍보를 하면서 대규모의 공익 사업을 진행할까 해요.. 동의만 해 주신다면, 전국 투어를 할 때 각 지방에 모두 은서 양의 이름으로 자선 단체에 1억을 기부할 예정이며, 이 자금은 고아들의 생활 환경과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될 겁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이 말을 들은 은서는 갑자기 망설였다. 원래 그녀는 두 사람의 제안을 거절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소지빈이 자선이라는 방식으로 그녀와 비즈니스를 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고아를 대상으로 한 자선 활동이라니.. 이것은 즉시 그녀의 마음의 가장 부드러운 부분을 건드리고 말았다. 처음에 은서가 시후와 재회하고, 1
고은서가 동의한다는 소식을 듣고 소지빈은 너무나도 기쁨에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동생 소민지를 바라보며 존경의 표정을 지었다..! 지금 소지빈은 자신의 여동생을 그 누구보다, 그 언제보다 존경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여동생이 몇 살 어리지만, 아무래도 그녀의 두뇌가 자신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기부를 통해 고은서가 자신과의 협력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것도 민지가 며칠동안 생각해 온 해결책이었기 때문이다.동생 소민지는 고은서를 분석했을 때, 돈, 사랑, 구혼자들이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평범한 남자가 그녀를 감동시키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그녀와 친하게 지내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녀와 협력하는 것조차 하늘만큼 어려울 것이었다. 따라서 소민지는 고은서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고은서가 한때 부모가 정한 약혼자가 있었고, 그 약혼자의 생사를 알 수 없기 때문에 고아들을 위한 기부는 고은서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느꼈다. 결국 오랜 세월 동안 실종된 사람의 경우 높은 확률로 두 가지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나는 더 이상 살아 있지 않거나 다른 하나는 고아로 성장하고 있을 가능성..! 따라서 그녀는 그녀의 오빠가 고아들을 위한 자선 활동을 제안하는 한, 고은서가 절대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대로 고은서는 그녀의 계획에 정확하게 걸려 들었다..!그래서 소지빈은 매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은서 씨 그러면 계약을 체결하시기로 하고, 그 때 직접 비용을 지불하면서 계약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고은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각자 1억씩을 기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 소속사에 지불할 필요는 없어요. 각 지역에서 열리는 투어가 시작되기 전에 해당 지역의 기부 단체에 1억씩 각자 기부하면 되는 거니까요. 어떠세요?”물론 소지빈은 조금도 이견이 없었기에 주저없이 말했다. “네 괜찮습니다~ 은서 씨가
고은서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럼 곧 도움을 받게 될 지역의 아이들을 대신해서 소지빈 씨에게 먼저 감사 인사를 전하도록 할게요.”그러자 소지빈은 재빨리 손을 저었다. “아하하!! 아닙니다~ 이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더구나 제가 기부할 돈들은 홍보비로 쓸 예정이었는 걸요..? 그러니 아이들이 제가 아니라 은서 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은서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럼 지빈 씨, 협업은 이미 결정되었으니, 실제로 추진하는 건 조금 기다리시죠? 그럼 저는 볼 일이 있어서 먼저 실례할게요~“소민지는 이 말을 듣고 재빨리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언니, 바쁘시죠? 그럼 저희가 먼저 돌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고은서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두 분 마중 나가라고 말씀드릴게요~“ 말을 마친 은서는 집에 있는 가정부들을 불렀다. “이모~ 손님들 이제 가신다고 하네요!“그러자 조금 뒤, 중년 정도 되어 보이는 가정부가 즉시 다가와 정중하게 말했다. ”네, 두 분 여기로 모시겠습니다~“소지빈은 약간 주저했지만 일어서서 고은서를 포함한 세 사람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럼 저희 먼저 가보도록 하겠습니다.”고선우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분하게 말했다. “조심해서 가요~”임지연은 미소를 지으며 정중하게 말했다. "그럼 밖까지 나가지는 않겠어요~ 조심해서 가세요!“소민지가 말했다. “이모, 시간 되시면 두 분 집까지 가는 길을 배웅해 주시겠어요?“임지연도 정중하게 말했다. “맞아요. 데려다 드릴 수 있는 곳 까지는 배웅해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몇 마디 인사를 나눈 후 사람들이 소민지, 소지빈 남매를 데리고 나갔다. 두 사람이 떠난 후 고선우 회장은 어쩔 수 없이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저 두 친구들 좀 이상한 것 같아..?“임지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뭔가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니면.. 두 사람이 일본에서 겪었던 일과 관련이 되지 않았을까요
소지빈과 소민지가 함께 돌아오는 길, 지빈은 운전을 맡았고 소민지는 조수석에 앉았다. 소지빈이 기분이 좋아 입이 귀까지 걸린 것을 보고 동생 소민지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오빠, 이 일은 내가 해결한 거야?! 그러니까, 그 사람 찾는 거 꼭 도와줘야 해 알겠어?!“소지빈은 주저하지 않고 바로 답했다. ”에이~ 민지야! 당연하지~ 걱정 말라고! 이 오빠가 최선을 다해서 그 사람을 찾는 걸 도와준다고!!“소민지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적어도 오빠는 양심이 있긴 하구나?! 후훗?!”그러자 소지빈은 다시 한숨을 쉬었다. ”하아.. 그런데 네가 찾는 그 자료들.. 너무 양이 많은 거 아니냐? 그 사람을 본 건 우리 두 사람 밖에 없잖아!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이 자료를 확인할 수도 없고.. 알기만 한다면 적어도 간단하게 선별 작업을 도와줄 수 있을 텐데 말이야..!““오빠! 그래도 내가 좋은 방법을 찾았어! 이 방법을 활용한다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거라고?!”“그게 무슨 방법인데..?”“일단 우리 우리 두 사람만 그 사람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는 없어. 하지만 최소한 간단한 필터는 할 수 있겠지? 먼저, 엘에이치 그룹 직원들에게 공항 영상 속 여성 승객은 성별 상관없이 모두 패스 하라고 부탁할 수 있어. 그리고 남성들 중에서 백인, 흑인 및 서양인처럼 보이는 승객들은 거르고? 미성년자로 보이는 남성 승객, 30세 이상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 승객, 중장년 및 노약자 승객을 모두 걸러내라고 하는 거야!? 그런 다음 비디오에서 남은 사람들을 캡쳐해서 우리에게 넘기라고 하는 거야. 이런 식으로 필터를 한다면 우리는 비디오 자료를 계속 보고 있을 필요가 없어! 직원들이 자격을 갖춘 승객만 가려내서 스크린샷을 찍도록 도와주기만 한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찾을 수 있는 거지!?“소지빈은 이 말을 듣고 신이 나서 말했다. “야.. 너 진짜 머리 좋다..?! 네 말대로라면 우리는 그냥 비
설상가상으로 설날이 다가오면서 이미 많은 직원들이 휴가를 내서 집으로 돌아갔고, 대형 마트를 찾는 사람들은 평소보다 두 배로 늘었지만, 인력은 평소보다 적어졌기 때문에 마트는 굉장히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계산대 캐셔, 청소부, 심지어 물품 배송 직원들도 평소보다 수가 적어졌기 때문에 주문 폭주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이미 마트 내부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고 김상곤은 매우 답답해하며 말했다. ”아이고..! 좀 더 일찍 나올 걸 그랬다!! 그랬다면 빨리 장도 보고 집에서 TV나 보면서 누워 있을 수 있는데 말이야!“그러자 시후는 힘없이 웃으며 "어제 오고 싶었는데.. 장모님께서 다치시는 바람에..”라고 말했다.김상곤은 코웃음을 쳤다. "그 냄새 나는 년은 말도 마라..! 매일 허구한 날 밖에서 무슨 사고를 쳐대는지!!“ 결국 김상곤은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말이야.. 이렇게 맨날 문제나 만들고 다니는데.. 왜 법은 안 어기는지 모르겠어?! 실수로 법에 어긋나는 짓거리만 하면 바로 감옥에 몇 년간 가둬 놓는 건데 말이야..!”시후는 참지 못하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버님, 그 말 유나씨가 들으면 얼마나 슬프겠어요..?”그러자 김상곤은 서둘러 말했다. “그냥.. 자네가 있으니까 속마음 한 번 털어놨을 뿐이지! 유나에게는 말하지 마 절대로?!”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아버님.“김상곤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휴.. 일단 그 이야기는 그만하고.. 설날 음식 재료나 좀 사자고~““네, 그럼 채소부터 살까요? 일단 채소 사는 게 늦으면 아무래도 신선한 것들이 다 동나니까요?“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며 야채 코너로 왔다. 야채 코너는 면적이 넓지만, 진열대가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통로가 비교적 좁아 사람이 많으면 혼잡해지기 쉽다. 시후와 김상곤이 쇼핑 카트를 밀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큰 소리로 욕설을 했다. “이 할망구야!! 눈을 어따 두고 다니는 거야?
시후는 다소 에둘러 표현했지만, 사실상 두 사람에게 은근히 경고를 준 것이었기 때문이다. 시후는 방가흔과 관련된 구체적인 이야기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지만, 유가휘와 방가흔 부부는 동시에 방가흔이 이중열과 함께 도망쳤던 일을 떠올렸다.수년 간, 이 일은 유가휘 앞에서 방가흔의 약점이었고, 유가휘에게는 깊은 상처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 시후가 이 점을 은근히 언급하자 두 사람 모두 마음이 불편해졌다.시후가 이런 말을 한 것은 의도가 있던 것이었다. 그는 유가휘가 자신 앞에서 얼마나 인내심이 강한지를 시험하고 싶었던 것이다. 지금은 단순히 가볍게 도발한 것에 불과했지만, 그가 이 일을 참고 넘긴다면 이후에는 더 큰 도발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만약 유가휘가 시후 앞에서 화를 내고 본색을 드러낸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도 없었다. 어쨌든 시후가 이번에 미국에서 멀리 홍콩까지 온 이유는 유가휘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시후가 가장 잘 하는 것은 바로 사소한 일을 트집 잡아 크게 벌이는 것이었다. 따라서 만약 유가휘가 시후의 발을 실수로 밟기라도 한다면, 그걸 핑계로 그를 철저히 짓밟을 계획이었다.그러나 유가휘는 시후가 협력을 제안하러 온 행운의 신이 아니라, 그의 모든 살갗을 벗겨내기 위해 온 불운의 신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유가휘는 시후의 언급으로 인해 느낀 분노를 억누르고, 웃는 얼굴로 말했다. “은 비서님, 이렇게 멀리까지 오시느라 많이 피곤하셨을 텐데, 저희 집에 환영 만찬을 준비해주었습니다. 은 비서님만 괜찮으시다면 지금 바로 출발하시죠.”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러죠. 초대해 주신다면 기꺼이 가겠습니다.”유가휘는 크게 웃으며 손짓으로 시후를 안내하며 열정적으로 말했다. “은 비서님, 이쪽으로 오시죠!”공항 출구 홀 밖에는 여러 대의 롤스로이스 차량으로 이루어진 차량 행렬이 도로에 정렬되어 있었다. 유가휘는 시후를 데리고 가장 중앙에 위치한 롤스로이스 차량으로 향했고, 아내
1시간 후. 시후가 탑승한 비행기는 홍콩 국제공항에 착륙했다.이때, 공항 출구에서는 홍콩의 유명 재벌 유가휘가 직접 ‘은시후’라는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아내 방가흔과 함께 공항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방가흔은 두꺼운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사업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지만, 홍콩에서 유명한 '유가휘의 아내'로서 자신이 공항에 직접 나와 사람을 맞이한다는 것이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유가휘는 이 상황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사업을 하려면 절대 돈을 마다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조금의 희생을 함으로써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면, 이건 자본이 크게 들지 않는 장사라고 여겼다.이때, 시후가 백팩을 메고 출구로 걸어 나왔다. 주위를 둘러보던 그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뚱뚱한 남성을 발견했다. 시후는 미소를 살짝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시후는 유가휘 앞으로 가서 웃으며 물었다. “유 대표님이십니까?”유가휘는 시후를 바라보며 기쁨에 찬 얼굴로 물었다. “은 비서님이시죠?”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맞습니다, 접니다.”유가휘는 즉시 팻말을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넘기고, 두 손을 내밀며 시후와 악수하려 했다. 그는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아, 은 비서님, 이름만 듣던 분을 이렇게 뵙게 되다니요! 홍콩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는 YJ 에스테이트 회장 유가휘라고 합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시후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한 손만 내밀어 유가휘와 악수했다. 그리고 담담히 말했다. “네 회장님이시군요,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시후가 한 손으로만 악수하자, 옆에 있던 방가흔과 유가휘의 비서, 경호원들의 표정이 모두 달라졌다. 그들은 유가휘가 두 손을 내밀며 예의를 갖춘 데 비해, 시후가 단 한 손으로 응대한 것은 예의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시후 역시 자신의 행동이 다소 실례일 수
방가흔이 중얼거리며 말했다. “당신 딸은 당신 말도 듣지 않는데, 어찌 새엄마인 제 말을 듣겠어요? 딸을 부르고 싶으면 직접 부르세요..”유가휘는 방가흔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잠시 망설이더니 결국 손을 흔들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됐어, 가는 길에 내가 직접 얘기하지 뭐! 당신은 다른 일이나 준비해!”“그래요!” 방가흔은 거부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한편, 시후는 변지현의 전화를 받고 유가휘가 자신을 집으로 초대하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후는 깜짝 놀랐지만, 머릿속에 장난스러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래서 그는 곧바로 성도민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가 연결되자 물었다. “성도민 씨, 지금 어디죠?”성도민은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지금 공항으로 모시러 가는 중입니다.”시후는 그에게 말했다. “성도민 씨, 오늘은 공항에 특별히 나올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먼저 유가휘 집에 며칠 머물러 볼 생각이거든요.”성도민은 놀라 물었다. “은 선생님, 유가휘 집에 직접 가서 머무신다고요?!”“네.”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스스로 늑대를 집으로 들이겠다면, 나도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가서 제대로 얘기 좀 해보려고요.”성도민은 웃음을 참을 수 없는 듯 말했다. “아무래도 유가휘는 이번 결정을 자기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결정으로 여기게 될지도 모르겠네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요 며칠 홍콩에서 살펴본 건 어떻습니까?”성도민이 말했다. “안 그래도 이 부분에 대해 보고 드리려 했습니다. 유가휘의 자료는 전부 정리해 두었고, 홍콩의 주요 세력 상황도 대부분 파악했습니다. 현재 홍콩의 몇몇 주요 세력은 이중열 씨를 공격해서 유가휘가 건 현상금을 차지하려고 벼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홍콩 경찰 쪽에서도 이 소식을 접하고 세관과 함께 만반의 준비를 갖춰 이중열이 홍콩에 도착한 뒤 그들에게 인계될 때까지 중간에 어떠한 사고도 없도록 막으려 총력을 다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현상금을 노
변지현은 유가휘가 시후를 그의 집에 머물게 하겠다는 말에 약간 놀랐다. 하지만 그녀는 시후가 유가휘를 만나는 이유를 알지 못했기에, 시후를 대신해 마음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 “이건 대표님이 시후 씨와 직접 만나서 얘기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의 의견을 들어보시고 결정하세요.”“알겠습니다!” 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반드시 홍콩의 열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겁니다!”변지현은 이어서 말했다. “좋습니다. 제 비서의 이름은 은시후라고 합니다. 공항 입구에서 그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계시면 찾아갈 겁니다.”“그렇게 하시죠. 문제 없습니다!” 유가휘는 바로 대답했다. “그럼 지금 바로 출발하겠습니다!”전화를 끊은 후, 그는 방가흔에게 말했다. “가정부들에게 2층의 제일 큰 객실을 서둘러 정리하라고 전해. 귀한 손님을 모실 거야!”방가흔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여보, 대체 어떤 귀한 손님이길래 직접 마중 나가고, 집에까지 모시려는 거예요?”유가휘는 말했다. “TS Shipping 쪽 사람인데, TS Shipping의 두 대주주가 직접 임명한 인물이라고 하더군. TS Shipping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토 그룹과 엘에이치 그룹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재벌가라고 불리고 있어. 그러니 이들과 협력할 수 있느냐는 전적으로 그 손님에게 달렸고.”방가흔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며 물었다. “우린 이미 사업을 잘하고 있잖아요.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협력할 필요가 있어요?”유가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당신은 몰라. TS Shipping이 설립된 이후로 아시아의 해운 시장 상황이 크게 변했어. TS Shipping은 이토 그룹과 엘에이치 그룹의 모든 해운 운송에 관련된 자원을 통합했을 뿐 아니라, 블랙 드래곤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 블랙 드래곤은 현재 전세계 무장 호위 업무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으며, TS Shipping에 우선적으로 자원을 제공하고 있어. 그러니 우리가 TS Shipping과 협력할 수
“네!” 유나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말했다. “어서 들어가 봐요. 비행기가 8시에 출발한다면서요? 지금 30분밖에 안 남았잖아요.”“알았어요.” 시후는 차에서 내렸다. 유나가 운전석에 앉자 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여보, 그럼 먼저 갈게요. 돌아가는 길 조심해서 운전해요.”유나는 다정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 끝나면 미리 연락해요. 돌아오는 날 내가 공항에 마중 나갈게요.”“그래요!”시후는 유나가 차를 몰고 떠나는 것을 지켜본 후 공항으로 들어갔다. 간단한 보안 검색을 통과한 후, 그는 성도민이 준비해 둔 전용기에 탑승했다. 정각 8시, 비행기는 정확히 출발하여 홍콩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14시간 후, 홍콩 현지 시각은 이미 오전 10시가 되어 있었다. 시후가 탄 전용기는 홍콩까지 약 1시간 정도의 비행이 남아 있었다.시후는 변지현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곧 도착할 예정임을 알리며, 유가휘를 공항으로 보내 자신을 마중 나오게 할 것을 요청했다.그 때 유가휘는 여전히 집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는 미국 이민국에 이중열의 송환 절차를 요청한 후로 과도한 흥분 상태에 빠져 밤마다 잠들기 어려워했다. 그의 머릿속은 이중열과의 갈등과 그로 인해 자신이 겪은 조롱과 멸시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했다. 만약 법률의 제약이 없었고, 홍콩 대중들의 시선이 아니었다면 그는 직접 이중열에게 보복했을 것이다. 결국 이런 방법으로만 그는 자신의 분노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그 날 꿈속에서 유가휘는 이중열이 마침내 홍콩으로 송환되어 오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는 이중열의 비참한 죽음을 직접 보기 위해 공항에 나갔다. 이중열이 공항 밖으로 나오자 주변을 지나던 사람들이 모두 총을 꺼내 이중열에게 겨누었다. 유가휘는 들뜬 마음으로 이중열이 총에 맞아 죽는 모습을 보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바로 그때, 총구들이 갑자기 모두 자신을 향했다. 유가휘가 깜짝 놀란 와중, 이중열은 냉소를 지으며 가볍게 손짓했고 사람들이 총의 방아쇠를 당기
유나와 홍콩에 가기로 상의한 시후는 성도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성도민이 다급히 물었다. "은 선생님, 사모님과 상의는 잘 끝나셨습니까? 혹시 오실 수 있는 겁니까?"시후는 대답했다. "아내와 상의는 끝났습니다. 마침 장모님께서 미국에 오셔서 아내를 돌봐 주실 수 있는 상황이라 다행히 갈 수 있게 되었네요."성도민은 크게 안도하며 말했다. "정말 다행입니다! 은 선생님, 언제가 편하신지 말씀해 주시면, 제가 미국에서 전용기를 준비하겠습니다!"시후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전용기까지는 필요 없습니다. 그냥 제가 비행기 표를 사서 가면 되니까요."그러자 성도민이 재빨리 말했다. "만약 경유해서 오신다면 최소 20시간 이상 걸릴 겁니다. 게다가 가장 빨리 홍콩으로 오는 비행기 표를 구하지 못하실 수도 있으니, 전용기가 훨씬 빠를 겁니다!"시후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네요. 지금 급한 상황이니 최대한 빨리 가는 게 좋겠습니다. 그럼 부탁하죠. 내일 아침에 출발하도록 해 주세요."성도민은 주저 없이 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현지 시간으로 아침 8시에 출발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괜찮으십니까?" "네, 괜찮습니다."성도민은 기뻐하며 말했다. "좋습니다, 은 선생님! 제가 공항으로 직접 마중 나가겠습니다!"시후는 말했다. "그럼 홍콩에서 뵙죠." 전화를 끊고 나서, 시후는 유나에게 말했다. "여보, 저 고객의 상황이 꽤 급한 것 같아서, 내일 아침 일찍 떠나야 할 것 같아요."유나는 아쉬움과 걱정이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야 한다니 너무 힘들지 않을까요...."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뿐인데, 힘든 일도 아니죠. 게다가 고객이 전용기를 준비해 준다고 하니, 편하게 쉬면서 갈 수 있을 것 같네요."한편, 옆에 있던 윤우선은 "전용기"라는 말을 듣자 흥분하며 말했다. "그래! 전용기는 정말 편하지! 앉고 싶으면 앞에 있는
윤우선은 진지하게 말했다. "젊었을 때 돈을 많이 버는 게 좋지. 젊어서 열심히 살지 않으면, 나중에 늙어서 아무리 노력해도 이미 늦게 된다니까?! 네 아빠처럼 인생을 대충대충 살면 안 돼!"유나는 갑자기 어떻게 엄마의 말에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바로 그때, 시후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발신자는 성도민이었다. 시후는 곧바로 전화를 받고 말했다. "여보세요? 네, 성 선생님. 안녕하세요."전화 너머에서 성도민이 말했다. "안녕하세요, 혹시 은 선생님이십니까? 저는 안세진 부장님께서 소개해 주셔서 연락을 드렸는데.. 저희 집 풍수를 좀 봐주셨으면 해서 연락 드렸습니다."시후는 얼른 대답했다. "아, 안세진 부장님의 지인이시군요! 반갑습니다. 혹시 댁의 상황이 대략 어떻게 되는지 여쭤봐도 될까요?"그러자 성도민이 설명했다. "저희가 홍콩 쪽에 부동산 투자를 하려고 합니다. 시훈도라는 곳에 위치한 약 8000평 규모의 저택이고요. 최근에 가족들이 이유 없이 다치거나 병에 걸리는 일이 잦아졌고, 일도 여러모로 제대로 풀리지 않아서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더군요.. 그래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안세진 부장님께서 선생님이 이 분야에서 매우 전문가라고 추천해 주셨지요!"시후는 약간 놀라며 물었다. "홍콩에 투자를 하신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성도민은 재차 물었다. "혹시 선생님께서 요즘 여유가 있으실까요? 저희도 정말 급한 상황이라 직접 방문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저희가 상황이 굉장히 급해서요...."시후는 곤란한 듯 대답했다. "안세진 부장님께서 말씀을 안 해주셨나 봅니다.. 제가 지금 미국에 있어서 홍콩까지 가는 건 조금 힘들 것 같습니다."그러자 성도민은 다급하게 말했다. "선생님, 제발 시간을 내서 한 번 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희 가족들 모두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유나는 스피커 너머에서 성도민의 목소리를 희미하게 들었고, 남편이 의뢰를 받아들일지 긴장한
20분 뒤, 시후와 유나는 공항에서 오랜만에 윤우선을 만났다. 윤우선은 유나와 시후를 보자 매우 흥분하며 신나게 말했다. "아이고, 유나야, 은 서방 내가 그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저는 엄마가 혼자 집에서 자유롭게 지내느라 정말 편하게 계셨을 거라 생각했는데.."윤우선은 웃으며 대답했다. "편하긴 편했는데, 맨날 혼자 있는 건 너무 외롭더라!" 그러면서 약간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이번에 미국에 오면서 환전도 못 하고 카드도 안 가져왔네. 너희 돈은 충분하지?"유나는 별다른 의심 없이 웃으며 말했다. "엄마, 우리 보러 오셨는데 어떻게 엄마에게 돈을 쓰게 할 수 있겠어요. 그냥 편히 계시다 가요."시후도 말을 보탰다. "맞아요, 장모님. 미국에 오셨으면 당연히 저희가 책임 져야죠. 이곳은 결제가 불편하니까 제가 비자 카드를 하나 드리고 현금도 조금 드릴게요." 그리고 덧붙였다. "아, 장모님.. 미국은 치안이 좋지 않을 수도 있으니 너무 많은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으시는 게 좋으십니다."윤우선은 시후가 카드와 현금을 주겠다는 말에 눈이 반짝이며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역시 내 사위야! 그러니까 사람들이 사위는 반쪽 아들이라고 하는 거 아니겠어?! 자네처럼 이런 사위가 있으면 아들 하나 있는 것보다 백배는 낫지!"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는 윤우선의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평소에는 거칠고 강하게 굴어도, 작은 호의만 보여주면 태도가 금방 180도 바뀌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래서 약간의 돈으로 윤우선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시후에게 매우 간단했고 비용 효율적인 거래였다.그 후, 두 사람은 윤우선을 차에 태우고 호텔로 데려갔다. 윤우선이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 들어섰을 때, 그녀는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놀랐다. 윤우선은 객실 안을 몇 바퀴나 뛰어다녔지만, 여전히 구조를 다 파악하지 못한 채 감탄하며 말했다. "세상에, 이 스위트룸은 너무 크잖아!
그 후 비행 내내 윤우선은 거의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휴대폰을 열어 확인했지만, 비행기가 미국 상공에 도달할 때까지도 여전히 홍라연의 연락 밖에 없었다. 이 상황에서 윤우선은 몇 번이나 휴대폰을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나, 결국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을 위로하며 생각했다. ‘에휴, 그래 가족 외에 진짜로 나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 다들 남 잘되는 꼴 못 보는 사람들이지! 흥, 내가 전용기를 타고 미국 가는데 너희들이 연락 안 하고 관심 없어도 그만이야. 정말 웃겨!’윤우선은 이렇게 생각하며 슬쩍 휴대폰을 다시 확인했지만, 여전히 아무도 연락을 남기지 않은 것을 보고는 더욱 화가 났다. 그녀는 결국 휴대폰을 옆으로 던져버리고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려 애썼다.몇 시간 후, 윤우선이 탄 걸프스트림 G650 전용기는 마침내 미국 프로비던스 공항에 착륙했다. 이때는 미국 시간으로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한편, 시후와 유나는 보스턴에서 열린 혜리의 두 번째 콘서트를 보고 프로비던스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시후는 이미 윤우선의 동향을 알고 있었고, 그녀의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이를 확인했다. 하지만 시후는 윤우선이 자신과 유나에게 전용기를 탔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다. 따라서 그녀가 비행기에서 내린 뒤에야 유나와 연락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게다가 시후는 윤우선이 혼자 입국 심사를 마치는 것은 문제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윤우선은 기본적인 영어 대화는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30분 뒤, 유나의 휴대폰으로 미국 현지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유나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받으며 영어로 말했다. "헬로?" 그러자 전화 건너편에서 윤우선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나야! 나야! 나 미국에 도착했어!"유나는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잠시 멍해졌다. 그리고 그녀는 몇 초 뒤 정신을 차리고는 깜짝 놀라 물었다. "엄마, 언제 미국에 오신 거예요? 출발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