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으로 설날이 다가오면서 이미 많은 직원들이 휴가를 내서 집으로 돌아갔고, 대형 마트를 찾는 사람들은 평소보다 두 배로 늘었지만, 인력은 평소보다 적어졌기 때문에 마트는 굉장히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계산대 캐셔, 청소부, 심지어 물품 배송 직원들도 평소보다 수가 적어졌기 때문에 주문 폭주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이미 마트 내부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고 김상곤은 매우 답답해하며 말했다. ”아이고..! 좀 더 일찍 나올 걸 그랬다!! 그랬다면 빨리 장도 보고 집에서 TV나 보면서 누워 있을 수 있는데 말이야!“그러자 시후는 힘없이 웃으며 "어제 오고 싶었는데.. 장모님께서 다치시는 바람에..”라고 말했다.김상곤은 코웃음을 쳤다. "그 냄새 나는 년은 말도 마라..! 매일 허구한 날 밖에서 무슨 사고를 쳐대는지!!“ 결국 김상곤은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말이야.. 이렇게 맨날 문제나 만들고 다니는데.. 왜 법은 안 어기는지 모르겠어?! 실수로 법에 어긋나는 짓거리만 하면 바로 감옥에 몇 년간 가둬 놓는 건데 말이야..!”시후는 참지 못하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버님, 그 말 유나씨가 들으면 얼마나 슬프겠어요..?”그러자 김상곤은 서둘러 말했다. “그냥.. 자네가 있으니까 속마음 한 번 털어놨을 뿐이지! 유나에게는 말하지 마 절대로?!”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아버님.“김상곤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휴.. 일단 그 이야기는 그만하고.. 설날 음식 재료나 좀 사자고~““네, 그럼 채소부터 살까요? 일단 채소 사는 게 늦으면 아무래도 신선한 것들이 다 동나니까요?“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며 야채 코너로 왔다. 야채 코너는 면적이 넓지만, 진열대가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통로가 비교적 좁아 사람이 많으면 혼잡해지기 쉽다. 시후와 김상곤이 쇼핑 카트를 밀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큰 소리로 욕설을 했다. “이 할망구야!! 눈을 어따 두고 다니는 거야?
두 사람의 목소리에 김상곤은 즉시 반응했고, 그는 자신의 어머니라는 것을 알아차린 뒤 놀라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잠시 후 그는 시후에게 물었다. “은 서방.. 저거 우.. 우리 엄마야..? 내가 헛것을 봤나..?“시후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아버님, 정확하게 보신 것 맞아요. 할머님이시네요.”“아니 왜 여기서 직원 조끼를 입고 있지?! 일하러 온 건가..?““그렇게 보이는데요..?“시후의 말에 김상곤은 놀라며 말했다. “말도 안 돼?! 최우식 대표가 돈을 좀 주지 않았나? 그리고 청년재 별장을 구입해서 줬다고 했잖아? 앞으로 행복한 삶을 사는 것 아니었어?”김상곤은 지난 이틀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고, 윤우선이 자신의 형과 조카에게 납치되었던 사실도 몰랐다. 그렇기에 최우식 대표가 상당량의 자산을 포기하고 이화룡 밑으로 들어가 부하직원이 되었다는 사실도 물로 알지 못했다..! 따라서 지난 며칠 동안 신 회장과 가족들이 갑작스럽게 몰락하게 된 상황도 알 리가 없었다..!시후는 이때 입을 열었다. “제가 들은 바로는.. 최우식 대표가 투자를 이미 철회했다고 했습니다.”"철회?" 김상곤이 소리쳤다. "이 최우식 대표는 믿을 수가 없어! 그럼 투자는 왜 철회했지? 그 정도 자산을 가지고 있으면 WS 그룹에 투자한 돈 따위는 전혀 큰 돈이 아닐 텐데 말이야..?“시후는 어깨를 으쓱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건.. 잘 모르겠네요..“두 사람이 대화를 하던 중에 장옥분이 다시 대걸레로 신 회장의 발목을 찌르고는 혐오스럽게 말했다. “이 더러운 늙은이야!! 어휴 젠장!! 좀 비켜!! 내가 바닥 닦는데 방해 되잖아!!”신 회장은 숨이 막히는 듯했다. “옥분 씨, 총판님이 나에게 할당한 일은 여기에서 비닐 봉지를 뽑는 것을 돕는 거야. 내가 잘하지 못하면 해고될 거야.. 부탁할게~! 더 이상 괴롭히지 말아 줘!!”하지만 장옥분은 차갑게 코웃음 치며 말했다. “흥!! 나는 원래 당신을 굉장히 존경했어! 그런데 당신이 한 짓은 당
시후는 김상곤에게 물었다. “아버님, 혹시 다른 생각이 있으신가요?” 시후는 이때 김상곤의 기분이 어떤지 몰랐지만, 아무래도 그가 신 회장을 도우려고 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이때 김상곤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무래도.. 내 어머니가 이런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는 걸 보면.. 나는 너무 마음이 아파..“ 하지만 김상곤은 갑자기 화제를 전환해 눈을 가리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아무것도 못 본 거야!! 조금 전은 환각이었던 거야!“ 말을 마친 그는 재빨리 돌아 서서 시후에게 말했다. “그럼, 은 서방!! 우리 생선, 새우, 고기, 계란을 사야 해.. 채소는 다른 곳에서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어떻게 생각하나 자네..?”시후는 김상곤이 의미하는 바를 알아차렸고, 즉시 웃으며 말했다. "예, 장인 어른 동의합니다. 이 마트의 재료들이 생각보다 신선하지 않네요. 나중에 시장에 가서 구매 하시죠.. 일단 저기에 랍스터가 있는데.. 한 번 확인해 보시고 마음에 들면 사가실래요?“김상곤은 미소를 지으며 시후를 가리키며 말했다. “큭큭큭! 역시 우리 사위 내 마음을 잘 안다니까? 자 가자!! 우리 랍스터 사러 가자고~~” 사실 김상곤은 마음 속으로 어머니에게 동정심을 느꼈지만, 그는 바보가 아니었다. 그는 이미 몇 년 동안 신 회장의 얼굴을 분명히 보았다.지난 번 자신이 그룹을 떠날 때, 신 회장은 정말 인심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혈연관계에 대해서도 전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게다가 딸 유나를 속일 때도 마찬가지로 무자비했다. 게다가 나중에 WS 그룹이 망하게 되자, 청년재에서 살기 위해 신 회장은 많은 역겨운 일을 계획하고 수행했다. 그래서 김상곤은 오랫동안 이러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데 지쳐 버렸다. 따라서 그는 현실이 신 회장에게 심오한 교훈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즉, 신 회장이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완전히 뉘우치기 전에는 신 회장에게 도움을 줄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시후와 김상곤은 많은 것을 샀지만, 야
시후도 이때 홍라연을 발견했다. 슈퍼마켓 녹색 조끼를 입은 홍라연을 보자, 시후는 갑자기 피식 웃음이 나왔다. 왜냐하면 시후의 머릿속에 갑자기 홍라연이 막노동판에서 일할 때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 때 당시 막노동판에서 홍라연에게 작업복을 줬는지는 알 수가 없고, 홍라연이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어떤 모습인지 알 수는 없기는 했지만 말이다.홍라연은 지금 너무나도 괴로웠다. 홍라연은 시후를 몹시 못마땅하게 여겼는데, 예전에 윤우선을 잡을 함정을 만들었는데 그것을 망친 장본인이 바로 시후이기 때문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최악인 것은 바로 시후가 모든 돈을 기부 단체에 기부하게 만든 뒤, 자신을 막노동판으로 보내 버렸다는 것이..! 막노동판에서의 시간을 생각하면 홍라연은 너무나도 괴로워서 죽고 싶었고, 분노만이 가득했다. ‘이 개 같은 자식!! 나를 막노동판에 보내지 않았으면, 지금 내가 이토록 괴롭지는 않았을 텐데!! 내가 그렇게 오랜 기간동안 많은 희생을 했지만 얻은 것이라고는 성병과 남의 아이라니..! 은시후가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 비참하게 살고 있지 않을 텐데..!!’ 지금 홍라연은 이 사실을 생각하면 할 수록 화가 나서 이가 갈렸다. 그래서 홍라연은 시후가 물건을 사러 오는 것을 보고 즉시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계산대를 바꾸세요. 여기는 계산 안 합니다~”그러자 시후도 화를 내지 않고 미소를 지었다. “저기요.. 그건 좀 이상한 것 같은데요? 저희가 이렇게 오래 기다려서 이제야 차례가 왔는데.. 저희 앞에 있던 사람들은 다 계산을 했는데, 갑자기 왜 우리 차례에 계산을 안 하신다는 거죠?”홍라연은 화를 내며 말했다. “이제 제가 쉬는 시간이라서요! 그러면 계산을 일시 중지할 수 있는 거죠! 여기가 뭐 당신 집이에요? 갑자기 와서 왜 헛소리예요? 오늘 계산 안 한다고요! 계산을 하려면 다른 계산대에 가세요! 여기에 오지 말고!”그러자 김상곤은 불만을 품고 화를 내며 소리쳤다. “아 놔 진짜..!! 왜 이래?! 여기 계산원이
원래 홍라연은 오늘 일자리를 구하러 왔고, 그녀가 지원한 것은 하루에 최저 시급을 지불하는 비정규직이었다. 홍라연의 상사는 그녀와 면접을 할 때 이야기를 나눈 후 홍라연이 대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계산대에서 일할 것을 요청했다. 사실, 계산원 일은 피곤하지 않고 잡일을 하는 것보다 편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홍라연은 곧바로 일하겠다고 동의했다. 조금 전에 부장은 문제를 확인하고 홍라연에게 물었지만, 조금 전 그녀가 자신의 친척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했기에 잠시 걱정을 접어 두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한 마디 하며 주의를 주었다. "홍라연 씨 일단 지금 일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친척들이 왔다고 해도 농담하고 사적인 이야기를 하면 안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조심하세요!”홍라연은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며 아첨을 해댔다. "어휴~ 걱정 마세요! 다음부터는 절~대 안 할 게요 부장님~~”그러자 부장은 콧노래를 부르며 돌아서서 떠날 준비를 했다.이때, 김상곤이 물었다. “저기요! 당신이 여기 부장입니까?”“네, 맞습니다.”“저, 내가 하나 따질 게 있는데 말이요!”“예? 무슨 일이시죠!?”김상곤은 홍라연을 가리키며 화를 내며 말했다. “아니!! 당신 부하직원이라는 여자가 나를 아무 이유 없이 인신공격하고 욕설을 퍼붓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어요? 이건 명백한 직무유기 아닙니까?! 평소에도 그렇게 부하직원들 관리를 허술하게 합니까?!”부장은 의아해하며 말했다. "예?!! 두 분 친척 아닌가요?""말도 안 되는 소리하네!! 친척은 무슨 친척이에요!”그러자 부장은 홍라연을 가리키며 당황했다. "홍라연 씨가 친척이라고 했는데요?!”김상곤은 경멸스럽게 말했다. "그럼 그냥 저 여자의 말만 믿는 겁니까? 정말 직무유기네요! 혹시 당신 두 사람이 친척 아니에요? 친척이 아니면 이렇게 쉽게 편을 들고 그냥 넘어가기 어려울 텐데요?”그러자 부장은 심장이 뛰면서 깜짝 놀랐고, 서둘러 정중하게 물었다. "선생님, 홍라연 씨와 관련
홍라연의 상사는 김상곤의 말을 듣고 즉시 상황을 파악하려고 노력했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홍라연 씨 뭐야?? 조금 전까지 친척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지금 고객님과 갈등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소리를 지르고 심지어 나를 속이려고 거짓말까지 해? 이런 사람을 여기에 두고 계산을 하게 하면 얼마나 많은 고객들과 문제를 일으킬지 모르겠어! 잘못하면 나까지 잘릴 거야! 안 되겠어! 당장 잘라야겠군!’ 이렇게 생각한 부장은 주저 없이 날카로운 말투로 말했다. “홍라연 씨, 오늘 잠시 알바로 일하면서 문제 일으키지 말고 친절하게 고객들과 소통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이렇게 고객 응대가 나쁠 줄은 몰랐네요! 그럼 이제 더 이상 여기서 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으니 캐셔용 키 넘기고 지금 당장 조끼 벗고 나가세요!!!”홍라연은 멘붕할 것만 같았다..! ‘무슨 소리야? 내가 오늘 일자리를 찾으러 아침 일찍부터 여기에 왔고, 지금까지 열심히 일하느라 피곤해 죽겠는데!!! 그리고 이제 점심 식사 시간이 얼마 남지도 않았고 직원식당에 가서 배를 채우려고 했는데..? 부장님이 이렇게 바로 해고를 통보하다니.. 이렇게 하면 점심도 못 먹고 오늘 받을 일당도 날리는 것 아니야..?’ 그러자 홍라연은 "부장님! 제발 해고하지 말아 주세요!! 저는 집에 있는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일하러 나온 거예요!! 흑흑흑.."이라며 눈물을 흘리면서 애원했다. 홍라연은 다급히 부장의 팔을 잡고 끌어당기며 말했다. "부장님, 제 남편과 아들이 몸이 마비되어서 아무것도 못해요..!! 제가 돈을 벌어야 해요!! 그래야 요리할 쌀도 사고 그.. 그러니까 식재료도 사야 해요..! 제발 자비를 베풀어주세요. 이번만 용서해주세요. 다시는! 절대 고객님들과 트러블 일으키지 않을게요..!”부장은 경멸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홍라연 씨, 상상력이 너무 풍부한 거 아닙니까? 조금 전에는 당신이 이 분의 형수라고 하더니, 이번에는 집에 가족들이 몸이 마비되어 있다고 말해요?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그런 거짓말까지 지
홍라연은 멘붕한 채로 소리 쳤다. "대체 나에게 왜 이래요? 왜 나를 끌어 내는 거예요?! 왜 돈은 안 주냐고!!!” 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큰 소리로 외쳐도, 아무도 그녀를 불쌍히 여기거나 동정하지 않았다..!홍라연이 슈퍼마켓 밖으로 끌려 나가는 것을 본 마트 부장은 죄책감에 찬 표정으로 시후와 김상곤에게 말했다. "두 분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부적절하게 고용을 하는 바람에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김상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 이런 문제가 모두 당신 책임은 아니겠지만, 일부 책임이 있겠죠!" 김상곤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결국 당신이 사람을 잘못 뽑은 것 아니겠어요?”부장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앞으로 저도 이런 일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김상곤은 손을 뻗어 그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마치 선배가 후배를 위로하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파이팅 하십쇼!”"예, 예, 예!" 부장은 계속 고개를 끄덕이더니 교대 근무를 위해 방금 식사를 마치고 돌아온 캐셔에게 황급히 인사하며 말했다. "자, 장희진 씨, 이 두 분 얼른 계산 부탁해요~ 너무 늦게 계산해드렸어요!”그러자 직원은 서둘러 시후와 김상곤이 결제를 마무리하도록 도와주었다. 김상곤과 시후는 마트를 떠났고, 신 회장과 홍라연 두 사람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홍라연은 마트에서 쫓겨난 후 수십 시간 동안 쌀 한 톨도 먹지 않았기에 너무 배가 고파서 어지러움을 느꼈고,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을 정도로 배가 고파 거의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그녀는 다른 임시직을 찾을 힘도 없었기에 집까지 터덜터덜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홍라연은 별장으로 돌아오자마자 소파에 드러누웠고, 눈꺼풀을 들어올릴 힘조차 없었다.집에서 김창곤과 김혜준을 돌보고 있던 김혜빈은 아래층에서 움직임을 듣고 서둘러 확인을 위해 내려갔다. 홍라연이 소파에 누워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놀라서 말했다. “엄마!! 왜 벌써 왔어요? 일하러 가신
홍라연은 지금 이 빌어먹을 일상이 오히려 막노동판에서 지내던 시간 보다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홍라연은 눈물을 흘리면서 막노동판에서의 삶을 회상했고,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 건축 감리들과 함께 일할 때, 매일 밥은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는데..! 배고플 일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일을 많이 할 필요도 없었고, 술을 마실 수도 있었어.. 생각만 해도 정말 멋진 삶 아니야..?’ 이렇게 생각한 홍라연은 긴 한숨을 내쉬며 옆에 있던 김혜빈에게 말했다. "혜빈아.. 하아.. 우리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돈도 다 날아가고, 회사도 부도가 났지, 지금은 남의 별장에서 얹혀살며 먹을 것 마저 다 떨어져 없는데.. 언제쯤 이런 끔찍한 날들이 끝날까..?”김혜빈 역시도 자신의 신세를 생각하자 울음을 참지 못하고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그러니까요.. 엄마.. 나도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돼요.. 우리 가족들은 이전에 부자였고, 잘 살았잖아요. 현우 오빠와의 관계도 좋았고.. 난 오빠와 결혼도 앞두고 있었는데.. 그런데 갑자기 한 순간에 하루 하루가 끔찍해졌어요..”홍라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절에 가서 108배라도 드려야 하나.. 이러다가는 죽어 버릴 것 같아..!”"엄마,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가족의 불운은 할머니의 지난 번 생신 뒤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뭐라고? 언제를 말하는 거니?”"생각해봐요? 할머니의 마지막 생신 잔치에서 현우 오빠가 할머니에게 대홍포 차를 주었고, 김유나를 좋아한다고 하던 그 박주원이라고 하던 사람은 할머니에게 블루 다이아몬드 반지를 주기도 했잖아요!”홍라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 박주원이라는 친구가 준 반지가 엄청 비쌌던 걸로 기억나는데!” 이에 대해 홍라연은 유감스러운 듯 한숨을 쉬었다. "어휴.. 하필 그 반지들과 할머니의 다른 골동품들이 모두 은행에 압류되었어!!!”"그 생일 파티에서 은시후가 할머니에게 그 고아원에서 만난 여사님을 위해 돈을 좀 빌려 달라고 했던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