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연은 지금 이 빌어먹을 일상이 오히려 막노동판에서 지내던 시간 보다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홍라연은 눈물을 흘리면서 막노동판에서의 삶을 회상했고,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 건축 감리들과 함께 일할 때, 매일 밥은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는데..! 배고플 일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일을 많이 할 필요도 없었고, 술을 마실 수도 있었어.. 생각만 해도 정말 멋진 삶 아니야..?’ 이렇게 생각한 홍라연은 긴 한숨을 내쉬며 옆에 있던 김혜빈에게 말했다. "혜빈아.. 하아.. 우리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돈도 다 날아가고, 회사도 부도가 났지, 지금은 남의 별장에서 얹혀살며 먹을 것 마저 다 떨어져 없는데.. 언제쯤 이런 끔찍한 날들이 끝날까..?”김혜빈 역시도 자신의 신세를 생각하자 울음을 참지 못하고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그러니까요.. 엄마.. 나도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돼요.. 우리 가족들은 이전에 부자였고, 잘 살았잖아요. 현우 오빠와의 관계도 좋았고.. 난 오빠와 결혼도 앞두고 있었는데.. 그런데 갑자기 한 순간에 하루 하루가 끔찍해졌어요..”홍라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절에 가서 108배라도 드려야 하나.. 이러다가는 죽어 버릴 것 같아..!”"엄마,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가족의 불운은 할머니의 지난 번 생신 뒤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뭐라고? 언제를 말하는 거니?”"생각해봐요? 할머니의 마지막 생신 잔치에서 현우 오빠가 할머니에게 대홍포 차를 주었고, 김유나를 좋아한다고 하던 그 박주원이라고 하던 사람은 할머니에게 블루 다이아몬드 반지를 주기도 했잖아요!”홍라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 박주원이라는 친구가 준 반지가 엄청 비쌌던 걸로 기억나는데!” 이에 대해 홍라연은 유감스러운 듯 한숨을 쉬었다. "어휴.. 하필 그 반지들과 할머니의 다른 골동품들이 모두 은행에 압류되었어!!!”"그 생일 파티에서 은시후가 할머니에게 그 고아원에서 만난 여사님을 위해 돈을 좀 빌려 달라고 했던
김혜빈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우 오빠와 저는 이태리 부회장을 만나러 올라갔는데, 그 여자는 만나지도 못하고 되려 엠그란드 그룹의 경비원이었나..? 구타를 당했어요.” 그리고 김혜빈은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나서 엠그란드 그룹은 현우 오빠와 로이드 그룹 간의 협력을 종료했어요. 현우 오빠의 가족들이 이 사실 때문에 너무나도 분노했고 그 이후로 오빠는 나와 점점 멀어졌어요. 그러다가 로이드 그룹의 임 대표님이 은시후와 매우 가까워졌고, 심지어 우리 옆에 있는 저 청년재 별장을 은시후에게 주기까지 했죠.. 그 후에 할머니가 약속을 어긴 뒤 김유나가 협상하던 엠그란드 그룹의 계약 역시도 엠그란드 측에서 종료시켰고요.. 그 이후로 우리 가족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어요.. 박주원은 김유나를 좋아한다고 쫓아다니다가 그의 가족은 파산하게 되어 버렸고, 그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버렸어요. 그리고 글로벌하이 그룹의 장진환도 김유나를 좋아한다고 쫓아다니다가 그의 아버지 장수원과 함께 사라졌어요. 아마 글로벌하이 그룹은 아직도 두 사람을 찾겠다고 엄청난 보상금을 걸고 있을 걸요..? 그리고 이제 김익수 대표의 이야기를 해볼까요? 그는 우리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우리 집에 왔지만, 은시후에게 구타를 당했고 남자가 될 능력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절망에 빠져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갔어요... 나중에 김익수 대표는 저를 이장명의 여자 친구로 만들기 위해 그에게 보냈는데, 이장명 씨 역시도 은시후를 업신여겼기 때문에, 그의 아버지와 함께 사라졌죠.. 지금은 그의 사생아가 사업을 물려 받았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이장명과 그 아버지가 산속에서 매일 인삼을 캐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어요. 물론 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요..”지금 이렇게 딸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홍라연은 너무 배가 고파서 죽을 것 같았지만, 갑자기 이 말을 듣고 테이블을 손바닥으로 내리치며 소리 쳤다. “그래!! 저 개 같은 은시후 놈! 그 자식이 나를 막노동판으로 보냈어!!! 젠장! 내가 보기에 이 모든 일의
홍라연은 딸이 은시후의 내연녀가 되고 싶다는 말을 하자 즉시 불안해졌다. 그래서 그녀는 급히 말했다. "혜빈아! 너 미쳤어? 네가 누군가에게 애인이 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야. 네가 그런 놈의 내연녀가 되는 게 말이 되니? 그런 놈이 어떻게 네 수준에 맞겠어?!”그러자 김혜빈은 한숨을 쉬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난 이제 은시후가 정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외모도 괜찮죠, 책임감 있고, 성격도 좋고, 사실 현우 오빠보다 훨씬 낫죠?!”"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홍라연은 딸을 노려보며 말했다. “은시후 같은 그런 쓰레기 같은 데릴 사위는 내연녀를 가질 가치도 없어!”김혜빈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엄마.. 거의 1년 동안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는 거죠? 엄마.. 나는 그렇게 잘 나가던 부잣집 손녀에서 지금은 바닥까지 떨어졌어요..” 이렇게 말하면서 김혜빈은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 “흐윽.. 엄마!! 이제 저의 평판은 나락으로 떨어졌어요..!! 흐윽.. 너무 속상해..!!”김혜빈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홍라연은 마음이 아파 괴로워하며 딸을 꽉 안아 주었고 위로했다. “아니야 내 귀한 딸!! 그런 생각하지 마! 알겠어? 평판은 무슨 평판이야?! 제대로 잘 사는 게 더 중요하지 않겠어?!” 이어서 홍라연은 다시 덧붙였다. “그리고 넌 그렇게 많은 남자들과 사귀지도 않았어! 임현우, 김익수, 이장명 세 남자 밖에 없잖아! 너는 아직 20대야! 겨우 남자 세 명 만나 본 게 어때서?! 사실 어떤 여자들은 대학 졸업도 안 하고도 너보다 더 많은 남자들과 잠자리도 가지는 걸?! 그런 아이들은 자기 평판이 어떻든지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데 너는 뭐가 무서운 거야?!?”김혜빈은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 "엄마, 그런 사람이랑 나는 다르죠. 대학 캠퍼스에서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면, 그저 작고 폐쇄된 사회에서 지내는 것과 같죠. 4년 동안에 무슨 행동을 하든 무슨 일을 하든 상관이 없는 거예요. 그러니 졸업하고 나
"남들은 남자 하나 고르는데 머리를 싸매고 이것저것 따지며 수천 명 중에서 한 명을 선택하곤 해요. 그런데 가끔 그 선택이 똥차를 고를 때가 있죠. 마치 나처럼요. 하지만 이 김유나는 선택을 위해서 싸우지도, 경쟁을 하지도 않고 남자를 고를 필요도 없었어요. 할아버지가 김유나에게 은시후라는 데릴 사위를 정해줬으니까요. 그런데 김유나는 아무 말없이 순순히 은시후와 결혼했어요.. 그런데 우리 모두가 그 당시 냄새나는 똥차라고 생각했던 은시후가 최고급 외제차일 줄 누가 알았겠어요?” 김혜빈은 고개를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은시후와 조금 더 가까워질 기회가 있다면, 아무리 나를 싫어하고 무시한다고 해도 우리 가족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좋겠어요.. 이제 난 깨달았어요. 외부인들에게는 기댈 곳이 없다는 것을 말이에요.. 이제는 은시후보다 더 나은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믿을 수도 없고요..!” 그러자 홍라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 딸, 네 말이 맞다.. 엄마가 조금 전에 너무 흥분했어.. 그래서 그런지 배가 더 고파진다.. 나 좀 눕게 해줘.. 할머니 퇴근해서 오시면 우리 뭐라도 좀 먹자..”...그 시각, 신 회장은 마트에서 하루 종일 고객을 위해 비닐 봉지를 확인하고, 빈 곳에는 봉지를 채워 놓으며 일했다. 마트에 있는 비닐봉지 롤은 뜯을 때 많은 정전기가 발생하는데, 하루만 계속해서 비닐을 관리해도 머리카락이 하늘로 말려 붕 뜬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신 회장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왜냐하면 점심 시간에 마트 직원 식당에서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오늘의 식사는 신 회장이 평생 먹은 것 중 가장 맛있는 식사였다. 물론 음식이 특별하지 않고 맛있지도, 기름지지도 않았지만 신 회장은 너무 오랫동안 배가 고팠기에 오늘의 식사는 정말 천국의 맛이라고 할 수 있었다..! 사실 이렇게 배가 고플 때에는 백미 한 그릇이라도 이미 별미인데, 고기와 야채 반찬까지 더해지니 신 회장은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충분히 먹고 마
신 회장은 오늘처럼 밥 한 끼에 온 몸이 떨릴 정도로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 점장의 말에 따라, 그녀는 마트에서 일을 하고 저녁 7시가 되자 저녁 식사 식권을 한 장 더 받았다. 점심에도 이미 배불리 먹은 그녀였지만, 저녁 식사를 할 때 그녀는 그저 3일 동안 좁은 방에 갇혀 굶주린 개처럼 게걸스럽게 눈 앞에 놓인 음식들을 다 먹어 치웠다..! 그녀는 너무 배가 불러서 일어설 수 없었을 때까지 음식들을 뱃속으로 집어넣었고, 더 이상 먹을 수 없을 정도가 되자 30분 동안 구내식당 의자에 앉아 쉬다가 양손으로 테이블을 짚고 일어섰다. 충분히 먹고 마시자, 온 몸에는 활력이 넘쳐 흐르는 것 같았다. 신 회장은 손등으로 입을 닦고 손바닥으로 배를 살살 만지며 만족스러운 듯 한숨을 내쉬었다. "열심히 일한 뒤에 먹는 식사가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오늘 이 정도면 정말 만족스러워!!”신 회장은 시간을 확인했고 벌써 8시가 넘은 것을 보자 서둘러 집으로 돌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늘 이기적이었지만, 온갖 고난을 겪은 뒤, 자녀와 손자들에 대해 관심이 조금 생긴 터였다. 게다가 그녀의 아들과 손자가 침대에 누워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자, 그녀는 급히 구내식당 창구로 달려가 곧 퇴근하려고 하는 직원에게 물었다. “저기 실례합니다.. 혹시.. 먹고 남은 밥이나 반찬 같은 것들이 있나요..?”직원은 신 회장을 보고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 “아니.. 할머니.. 혼자서 3인분 정도 드시는 것 같던데 아직도 배가 고프세요..?”신 회장은 부끄러운 듯 입을 쓱 닦고는 미안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이구.. 내가.. 집에 자식들이 있는데.. 자식들이 밥을 못 먹고 있어요.. 그리고 거의 이틀 밤낮을 아무것도 먹지를 못해서..”그러자 식당 직원은 놀라서 물었다. "예에?!! 그게 사실이에요? 요즘에도 밥을 못 먹고 사는 사람이 있다고요?”신 회장의 얼굴이 뜨거워졌고 그녀는 부끄러운 듯 말했다. “그게.. 큰 며느리가 유방암에 걸려서.. 말기라는
그녀는 윤우선이 자신이 지어낸 이야기처럼 비참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심지어 자신이 말한 것보다 더욱 더 나빠지기를 바랐다!그러나 식당 직원은 신 회장이 허풍을 떨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그 누가 정상적인 가정에서 누가 아무런 이유 없이 자신의 가족을 저주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는가? 그래서 직원들은 신 회장이 말하는 것이 모두 진심이라고 믿었다. 직원은 매우 동정심을 느끼며 말했다. "할머니, 이렇게 집안 사정이 어려운데 밖에 나와서 일할 생각을 하셔요?! 정말 대단하셔요~~! 오늘 군만두 몇 개랑 밥 4인분 정도와 남은 반찬이 조금 있어요. 혹시 담을 통이 있나요? 가져가실 수 있도록 싸드릴게요!”신 회장은 매우 흥분했지만 기쁜 마음을 억누르며 우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이고.. 내가 도시락 통이 없어요 ... 며느리가 둘 다 죽어 가고 있으니.. 내가 그런 걸 가져올 여유가 없었네..” 그렇게 말하면서 신 회장은 카운터에 걸려 있는 비닐봉지를 보고 말했다. “혹시.. 여기에다가 남은 음식을 다 넣어 주면 어떻겠어요? 그냥 다 담아서 내가 가져가지 뭐..!”직원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문제 없는데, 할머님께서 괜찮으시겠어요?”신 회장은 서둘러 말했다. "어휴~ 괜찮고 말고요~ 고맙습니다!”직원은 곧 신 회장을 위해 남은 음식을 모두 꺼내 큰 비닐 봉투 4개에 담아 주었다.신 회장은 봉지 네 개를 들자마자 자신의 말을 후회했다. ‘뭐야 왜 이렇게 무거워! 너무 많아서 무겁잖아!! 이걸 어떻게 다 가지고 가지..? 아니야! 다 들고 가야 해!! 이 정도 음식이면 적어도 이틀은 버틸 수 있을 거야. 아니면 오늘 번 10만 원을 써야 할 것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면서 그녀는 이를 악물고 봉지 4개를 집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돌아오는 길에 신 회장은 택시를 타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왜냐하면 집까지 택시를 타고 가면 하루 종일 힘들게 번 돈 10만 원이 깎일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심사숙고 끝에 신 회장은 버스를 타
신 회장은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한 후 돈을 아끼기 위해서 택시도 타지 않고 도착한 별장에서 갑자기 모르는 여자에게 뺨을 맞았다! 게다가 그 여자는 자신을 때리고 눈을 흘기며 욕설을 퍼붓는 것이 아니겠는가..?“이 망할 늙은이가?! 거지 같이 생긴 게 먹는 것도 이상한 걸 먹는지 비닐에 담아 다니고?! 감히 저런 늙은이가 우리 청년재에 들어온다고?! 당신이 이 별장 존에 산다고?! 미친 거 아니야?” 말을 마친 그 여자는 근처에 있는 경비원에게 소리쳤다. “저기요! 당장 와봐요! 눈이 삐었어요? 아니면 앞이 안 보이나?!! 나는 내 아파트를 사려고 50억을 썼는데 지금 경비팀은 일을 왜 이딴 식으로 하죠?! 이런 거지 같은 노인들이 우리 아파트와 별장에 몰래 기어 들어오는데도 그냥 보고 있으면 대체 누가 우리 아파트 값을 지켜 주냐고요!!!”이 말을 들은 경호원들은 긴장한 얼굴로 여자를 바라보았다. 여자의 옆에 서 있는 신 회장은 다소 초췌하고 지쳐 보였고, 한 눈에 봐도 부잣집 노부인 같지는 않았다. 게다가 그녀의 손에는 커다란 비닐봉지 4개가 들려 있었는데, 그 안에는 밥, 야채들이 들어 있어 매우 지저분해 보였다. 신 회장의 모습은 청년재의 고급스러운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급히 신 회장에게 말했다. “할머니, 죄송하지만 여기는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에요~ 얼른 나가세요!”신 회장은 이 말을 듣고 분노에 떨고 있었다. 자신은 지금 청년재 별장의 소유자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청년재 별장에서 거주하는 사람이기는 했기 때문이다..! ‘나는 청년재 별장에 사는 최고급 거주자라고! 왜 자신이 남에게 구타를 당하고 쫓겨나야 해??!’ 화가 난 신 회장은 즉시 출입 카드를 꺼내 손에서 몇 번 흔들고는 화를 내며 말했다. “어이!! 그 눈깔 좀 똑바로 뜨고 말해!! 지금 이 카드가 바로 청년재 별장 출입 카드라고!!”경비원과 여자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청년재 별장의 출입 카드는 우아한 디자인으로, 청년재 별장만의 독특한
따라서 그녀는 별장 존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자신보다 훨씬 더 많은 재력과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그녀는 신 회장을 욕하고 비난했던 것을 생각하고는 옷에 소변을 지릴 것 같이 두려웠다..! 중년 여성은 속으로 걱정하기 시작했다. ‘망했다 망했어!! 이거 진짜 망했네?! 아니!! 이런 거지 같이 입고 이상한 음식이나 들고 다니는 노친네가 어떻게 여기 별장 존에서 살 것이라고 생각하겠어?! 그런데 저 카드를 댔더니 진짜 사는 사람이었잖아..? 어쩜 좋아!! 내가 조금 전에 뺨을 갈겼는데.. 어휴.. 만약에 나에게 복수라도 하겠다고 나오면 나 진짜 망하는 거 아니야..?!’ 이때, 경호원 역시도 두려움에 떨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와.. 큰일 났네..?? 이 할머니가 정말 청년재의 별장에 거주하는 사람이라고..? 왜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게다가 별장 존에 살 수 있는 사람은 모두 갑부라고 알고 있는데.... 왜 이 할머니는 잔반 같은 음식 봉투를 들고 별장으로 돌아가고 있는 거야? 뭐.. 다이어트 한다고 쌀뜨물만 먹고 사는 건가..?’신 회장은 화를 내며 여자에게 쏘아 댔다. “야이 여편네야!! 자! 말해 봐!! 내가 여기 산다고 했지!!”중년 여성은 완전히 충격을 받은 뒤 몸을 덜덜 떨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 때, 김상곤이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중이었다. 그는 신 회장의 뒷모습을 보았지만, 누구인지는 명확하게 볼 수 없었고 그저 신 회장의 손에 들려 있는 음식 냄새부터 맡았다. 그래서 그는 코를 잡고 길을 돌아가려고 마음먹었다. 김상곤이 입구로 걸어가 카드를 대자, 또 다시 입구에서는 음성 안내가 나왔다. " 안녕하세요 청년재 거주민 여러분? 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 이 알람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신 회장은 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자신의 둘째 아들임을 알아본 그녀는 서둘러 외쳤다. "상곤아! 상곤아!"김상곤은 고개를 돌렸고,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을 부르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