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은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한 후 돈을 아끼기 위해서 택시도 타지 않고 도착한 별장에서 갑자기 모르는 여자에게 뺨을 맞았다! 게다가 그 여자는 자신을 때리고 눈을 흘기며 욕설을 퍼붓는 것이 아니겠는가..?“이 망할 늙은이가?! 거지 같이 생긴 게 먹는 것도 이상한 걸 먹는지 비닐에 담아 다니고?! 감히 저런 늙은이가 우리 청년재에 들어온다고?! 당신이 이 별장 존에 산다고?! 미친 거 아니야?” 말을 마친 그 여자는 근처에 있는 경비원에게 소리쳤다. “저기요! 당장 와봐요! 눈이 삐었어요? 아니면 앞이 안 보이나?!! 나는 내 아파트를 사려고 50억을 썼는데 지금 경비팀은 일을 왜 이딴 식으로 하죠?! 이런 거지 같은 노인들이 우리 아파트와 별장에 몰래 기어 들어오는데도 그냥 보고 있으면 대체 누가 우리 아파트 값을 지켜 주냐고요!!!”이 말을 들은 경호원들은 긴장한 얼굴로 여자를 바라보았다. 여자의 옆에 서 있는 신 회장은 다소 초췌하고 지쳐 보였고, 한 눈에 봐도 부잣집 노부인 같지는 않았다. 게다가 그녀의 손에는 커다란 비닐봉지 4개가 들려 있었는데, 그 안에는 밥, 야채들이 들어 있어 매우 지저분해 보였다. 신 회장의 모습은 청년재의 고급스러운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급히 신 회장에게 말했다. “할머니, 죄송하지만 여기는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에요~ 얼른 나가세요!”신 회장은 이 말을 듣고 분노에 떨고 있었다. 자신은 지금 청년재 별장의 소유자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청년재 별장에서 거주하는 사람이기는 했기 때문이다..! ‘나는 청년재 별장에 사는 최고급 거주자라고! 왜 자신이 남에게 구타를 당하고 쫓겨나야 해??!’ 화가 난 신 회장은 즉시 출입 카드를 꺼내 손에서 몇 번 흔들고는 화를 내며 말했다. “어이!! 그 눈깔 좀 똑바로 뜨고 말해!! 지금 이 카드가 바로 청년재 별장 출입 카드라고!!”경비원과 여자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청년재 별장의 출입 카드는 우아한 디자인으로, 청년재 별장만의 독특한
따라서 그녀는 별장 존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자신보다 훨씬 더 많은 재력과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그녀는 신 회장을 욕하고 비난했던 것을 생각하고는 옷에 소변을 지릴 것 같이 두려웠다..! 중년 여성은 속으로 걱정하기 시작했다. ‘망했다 망했어!! 이거 진짜 망했네?! 아니!! 이런 거지 같이 입고 이상한 음식이나 들고 다니는 노친네가 어떻게 여기 별장 존에서 살 것이라고 생각하겠어?! 그런데 저 카드를 댔더니 진짜 사는 사람이었잖아..? 어쩜 좋아!! 내가 조금 전에 뺨을 갈겼는데.. 어휴.. 만약에 나에게 복수라도 하겠다고 나오면 나 진짜 망하는 거 아니야..?!’ 이때, 경호원 역시도 두려움에 떨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와.. 큰일 났네..?? 이 할머니가 정말 청년재의 별장에 거주하는 사람이라고..? 왜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게다가 별장 존에 살 수 있는 사람은 모두 갑부라고 알고 있는데.... 왜 이 할머니는 잔반 같은 음식 봉투를 들고 별장으로 돌아가고 있는 거야? 뭐.. 다이어트 한다고 쌀뜨물만 먹고 사는 건가..?’신 회장은 화를 내며 여자에게 쏘아 댔다. “야이 여편네야!! 자! 말해 봐!! 내가 여기 산다고 했지!!”중년 여성은 완전히 충격을 받은 뒤 몸을 덜덜 떨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 때, 김상곤이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중이었다. 그는 신 회장의 뒷모습을 보았지만, 누구인지는 명확하게 볼 수 없었고 그저 신 회장의 손에 들려 있는 음식 냄새부터 맡았다. 그래서 그는 코를 잡고 길을 돌아가려고 마음먹었다. 김상곤이 입구로 걸어가 카드를 대자, 또 다시 입구에서는 음성 안내가 나왔다. " 안녕하세요 청년재 거주민 여러분? 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 이 알람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신 회장은 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자신의 둘째 아들임을 알아본 그녀는 서둘러 외쳤다. "상곤아! 상곤아!"김상곤은 고개를 돌렸고,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을 부르
김상곤이 재빨리 도망가는 것을 보고 신 회장은 너무 화가 나서 죽을 것만 같았다..! 그녀는 속으로 슬픔과 분노가 가득해져서 울부짖었다. ‘저런 것도 내 아들이라니!! 친어머니가 구타를 당했다는데 아무렇지도 않아?! 저게 사람인가?? 짐승도 저렇게 행동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신 회장은 바로 맞은편에 있는 여성이 지금 겁에 질려 거의 정신을 잃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중년 여성은 김상곤과 신 회장의 관계에 균열이 있다는 것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두 사람이 어머니와 아들 사이라는 것은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녀는 겁에 질린 채로 생각했다. ‘저 남자는 저 할머니와 같이 살지 않는 거야. 남자가 결혼을 했겠지? 대신에 두 가족은 같은 동네에서 살기 위해서 가장 좋은 별장 두 개를 구입했나 봐.. 아악!! 이게 무슨 일이야 빌어먹을!!! 대체 돈이 얼마나 많길래 별장 두 개를 가지고 있는 거지? 그리고 얼마나 권력이 있길래..?’ 이런 생각을 하자마자 그녀는 조금 전 눈 앞에 있는 할머니를 괴롭혔던 행동을 후회했다..! 초조한 듯 여자는 작은 목소리로 황급히 사과했다. “.. 저.. 할머니.. 정말 죄송합니다..! 할머니께서 별장 존에 정말 살고 계신 줄은 몰랐어요.. 제가 괜히 할머니를 욕했어요..! 그러니 제발 한 번만 봐 주세요..!”신 회장은 화를 내며 꾸짖었다. "이 여자야!! 당신은 나를 때리고 미안하다고 말만 하면 끝이야?!”여자는 급히 다시 물었다. “그.. 그러면 어떻게 해결하고 싶으세요!! 혹시 제가 사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아니면 저를 몇 번 때리세요..! 아무 말도 안하고 맞겠습니다..!”신 회장은 이를 악물고 달려가서 이 여자의 얼굴을 박살내고 싶었지만,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내가 화를 풀자고 때리면 아무런 득이 없잖아..? 차라리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게 낫겠어!’ 이렇게 생각한 신 회장은 차갑게 말했다. “당신이 나를 욕하고 뺨까지 때렸으니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당신이 조금 전에 말한 것처럼 보상을 해줘야겠
신 회장은 돈 다발을 들고는 속으로 생각했다. ‘뺨 한 대 맞으면 100만 원을 벌 수 있다고..? 이건 하루 종일 지치도록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지 않아?’ 그래서 그녀는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 “알겠어요. 이 일은 여기서 끝내죠. 하지만, 당신 외출할 때 더 이상 사람들을 함부로 업신여기지 말도록 해요!!”여자는 즉시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확실히 기억할게요!’...신 회장은 100만 원과 큰 비닐 봉지 4개를 들고 집에 도착했는데, 온 집안이 음식 냄새로 가득 찬 것을 알아차렸다.이 냄새는 바로 장옥분과 동료를 포함한 세 사람이었다..! 그들은 오늘 청소부로 일하며 하루에 30만 원 정도를 벌었고, 각자 번 돈을 모아 요리 재료를 사왔던 것이다..! 물론 이 재료들은 지극히 평범하기는 했지만, 정성껏 요리하고 먹는다면 고급 레스토랑도 부럽지 않을 만큼 행복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장옥분과 다른 동료들은 모두 하루 종일 피곤하게 일한 것에 대한 보상을 위해 고기를 더 먹고 싶었고, 삼겹살, 김치, 쌈장, 나물들을 사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냄비에 김치찌개를 끓이기 시작했다. 세 사람은 삼겹살 일부를 후라이팬에 굽고, 나머지는 김치와 함께 김치찌개로 만들었다. 지글지글 구워 지는 삼겹살의 냄새는 레인지 후드로도 억제할 수 없을 만큼 강했다..! 찌개 냄비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기 시작하자, 장옥분은 후드를 꺼버렸다. 그런 다음 장옥분은 냄새가 더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부엌 문을 열었다..!그러자 2층에 있는 김창곤과 김혜준에게 이것은 엄청난 고문이었다..! 김치찌개는 비록 고급 요리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한국인이라면 누구라도 좋아하는 맛있는 소울 푸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었다..! 게다가 김창곤과 김혜준은 며칠 째 굶어 배가 고프고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배가 고프면 후각이 극도로 예민해졌고, 희미한 냄새라도 그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먹을 요리
홍라연은 이럴 때 신 회장이 야박하게 굴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큰 비닐 봉지에 있는 음식을 가리키며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어머님! 이렇게 밥을 많이 가져오셨는데, 제가 한 두 입도 못 먹게 하시는 거예요? 저도 그동안 너무 배고팠단 말이에요!”"그래서 어쩌라는 말이냐?! 먹고 싶으면 나가서 직접 돈을 벌어서 오던가!” 홍라연은 즉시 불안해하며 말했다. "오늘.. 제가 김상곤에게 속았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계산원으로 일하고 어머님보다 더 많이 벌겠죠!!”그러자 신 회장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네가 얼마를 벌든지 간에 나는 모르겠고, 각자 도생으로 사는 거야! 너는 네가 번 돈으로 밥 먹고, 나는 내가 번 돈으로 밥 먹고! 그러니까, 내가 가져온 음식은 먹을 생각도 말고 먹고 싶으면 나가서 직접 벌어 와!!”홍라연은 즉시 슬픔과 분노 가득 한 표정으로 신 회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머님, 정말 이렇게 하실 거예요? 그냥 저 마음에 안 들죠?!! 자꾸 이렇게 몰아가시면 그냥 이 집에서 나가 버릴 거예요!!”그러자 신 회장은 웃으며 손뼉을 쳤다. “어이고.. 잘 됐다! 당장 나가라! 네가 집을 나가면 내 눈에 거슬리게 해서 내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 않아도 되고, 네 발로 나간 것이니 최 대표는 나를 비난하지 않을 테니,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네 일석 삼조야!! 오호호!”홍라연은 이를 갈며 소리쳤다. "그래요!! 이 늙은이! 두고 봐!!”이때 김혜빈은 서둘러 완만하게 일을 처리하기 위해 노력했다. “할머니, 엄마가 너무 오랫동안 배가 고팠어요.. 그래서 그냥 엄마도 밥 조금만 먹게 해주세요~!”"먹게 두라고??" 신 회장은 비웃었다. “남은 밥은 바닥에 다 쏟아 버리고 개에게 줘도, 저 인간에게 줄 밥은 없어!” 말을 마친 신 회장은 다시 한 마디를 덧붙였다. “얼른 그릇이랑 수저 좀 가져와라. 우리 네 명만 여기서 밥 먹을 거야! 저 인간은 그냥 옆에서 보라고 해!”홍라연은 신 회장의 말에 즉시 울음을 터뜨리
김창곤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엄마.. 내가 몸만 제대로 나으면 꼭 일하러 나갈 거예요! 내가 시멘트를 지고 다닌다고 하더라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든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다 할 거예요! 이렇게 나이 든 어머니가 밖에서 힘들게 일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김혜준도 중얼거렸다."할머니, 저도 아버지처럼 나가서 돈을 왕창 벌어 오겠습니다..!”신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둘 다 일단 다친 몸부터 다 낫도록 해라. 완전히 회복되면 내가 죽을 때까지 효도하고!”WS 그룹의 네 사람이 마침내 배불리 식사를 끝냈을 때 홍라연은 그녀의 방에서 눈물을 펑펑 쏟고 있었다..! 그녀는 굶주림과 추위에 직면했고, WS 그룹의 사람들과는 연을 끊기로 마음먹었을 뿐만 아니라 이곳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더 이상 이 가족들과 함께 살 이유가 없었으며 더 이상 수도권에서 살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이 태어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비록 그녀의 친가는 돈이 많지 않았고, 그녀의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오빠가 있었지만 적어도 그녀의 친가는 자신이 이렇게 비참하게 살도록 내버려 둘 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그녀의 고향이 조금 멀다는 것 뿐이었다..! 기차를 타고 가면 최소 3~4 시간이 걸리고, 기차를 내려도 버스를 타고 더 가야 했다. 게다가 기차표를 사려면 돈이 꽤 드는데, 이것이 홍라연에게는 가장 큰 장애였던 것이다.고향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은 뒤, 홍라연은 신 회장에게서 방법을 찾기로 결정했다. 그날 밤, 신 회장은 하루 종일 고된 육체 노동으로 인해 굉장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이른 아침, 홍라연은 신 회장의 방에 몰래 들어갔고, 신 회장의 주머니에서 110만 원을 발견했다..! 10만 원은 신 회장이 일하고 난 뒤에 받은 월급이었고, 나머지 100만 원은 뺨을 맞은 뒤 얻은 돈이었다..! 이 현금 다발을 보고 홍라연은 굉장히 흥분했다..! 이 돈은 예전에 쓰던 돈
유나와 여빈은 오랫동안 아는 사이였고, 서로의 가족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유나는 여빈이 사촌을 데려온다는 소식을 듣자 놀라며 물었다. "여빈아, 네가 말하는 사촌이.. 은찬 오빠야??"여빈은 미소를 지으며 "크큭.. 응.. 맞아.. "라고 말했다."에에?" 유나는 문득 플레이보이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물었다. "은찬 오빠가 서울에 있어?!”"응, 안성에서 계속 살면서 계속 말썽을 일으켜서.. 잠시 동안 훈련하라고 서울에 와 있어..”유나는 놀라서 물었다. "훈련? 무슨 훈련을 한다는 거야?”여빈은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요즘에 힘들게 살기 연습하고 있어.. 큭큭.. 엄청 작은 단칸방을 빌려서 부유하게 살지 않기로 했거든..”유나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뭐야?! 은찬 오빠는 원래 엄청 날라리였잖아? 그런데 갑자기 왜 그런 단칸방에서 살게 하는 거야?! 엄청난 고문 아니야?! 이건 분명 자기가 나서서 결정한 건 아닐 것 같은데.. 누가 이렇게 한 거야?”시후는 이 말을 듣고 살짝 당황했다. 왜냐하면 공은찬이 단칸방에서 살게 만든 주범이었기 때문이다. 이때 여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은찬 오빠가 거물의 심기를 건드려서 이렇게 되었어.. 돌아가기 전에 서울에서 1년을 보내라고 했거든.. 나는 새해를 맞아서 집으로 돌아갈 거고, 오빠는 여기 혼자 있어야 해.”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진짜야? 그런데 사실.. 은찬 오빠가 어렸을 때부터 좀 거만하기는 했어.. 하하.. 이번에 이 기회로 좀 성격이 사그라지면 좋을 텐데 말이야..”"그러니까 말이야~ 히히..” 여빈도 웃으며 말했다. “그럼 조금 뒤에 너희 집에 가면 이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에게 하지 마~ 체면 구기니까 말이야!”"걱정하지 마~ 나도 그런 건 안다고?”"하핫.. 오케이~ 잠시 후에 도착하니까 조금만 기다려~”"알았어! 집에서 기다릴게!" 전화를 끊은 후 유나는 시후에게 말했다. "남편, 여빈이 사촌 오빠와 함께 잠시 집에 온다고 하네요..
조수석에는 스타일리시하게 꾸민 여빈이 타고 있었다. 여빈이 유나와 전화를 끊자 공은찬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여빈아, 그냥 은시후의 집에 혼자 갈 수 있었잖아?! 나는 그 자식의 얼굴을 더 이상 보기 싫다고!!”여빈은 공은찬의 얼굴이 마치 시어머니에게 괴롭힘을 당한 며느리처럼 불만으로 가득한 것을 보고 놀릴 수밖에 없었다. “은시후 씨를 만나러 가는 게 아니라 설날 인사를 드리러 간다는 건데 뭐가 이렇게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어? 큭큭큭..”공은찬은 한숨을 쉬었다. “하아.. 내가 자전거를 못 타는 걸 알면서도 안성에서 서울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라고 하지를 않나.. 내가 그래서 중간에 다친 것 아니야! 만약 내가 그를 다시 보게 되었을 때, 혹시라도 기분이 안 좋아서 아프리카로 가라고 하면.. 어쩌려고 그래?!”여빈은 진지하게 말했다. "오빠, 너무 과하게 생각하고 있어~ 사실 시후 씨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 그리고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도 않는다고~ 다른 사람이 자신을 괴롭힐 때만 잔인하게 대하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오빠는 시후 씨 앞에서 겸손하고 또 겸손해야 해! 그러면 그는 오빠를 절대 괴롭히지 않을 거야!”공은찬은 여빈의 말에도 여전히 여전한 두려움을 가지고 말했다. "말이야 쉽지.. 겉으로 감정을 드러내지도 않는데 혹시라도 내가 의도치 않게 또 화나게 하면 어떡하냐고!!”여빈은 지시를 내렸다. "그러면, 말을 좀 줄여! 시후 씨를 만나면 정중하게 대하고 다른 말은 하지 말라고.”“어휴.. 아니면 너 혼자 갈래? 시간이 되면 내가 앞에서 주차하고 차에서 기다릴게! 제발!!!”여빈은 화난 척하며 말했다. "오빠, 방금 유나에게 같이 간다고 말했고, 유나는 시후 씨에게도 말했을 거야! 혹시라도 안 오면 시후 씨가 오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잠시 후 여빈은 다시 말했다. “그러면 오빠에게 또 불만을 품게 될 텐데, 그 때 가서 내 탓 하지 마?!”이 말을 듣고 공은찬은 목을 움츠리고는 작은 목소리로
유미경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시후가 가볍게 건넨 생일 선물이 이렇게까지 엄청난 가치가 있을 줄은. 그 가치는 심지어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조차 시후에게 겨우 반쪽을 얻어낼 정도라니!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녀는 마음 속으로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는 것을 느꼈다. 소녀의 마음 같은 기쁨과, 아무런 대가 없이 거대한 보상을 받은 것에 대한 불안감도 밀려왔다. 그러나 그녀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은, 배유현의 다음 말이었다.배유현은 잠시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진지한 얼굴로 유미경을 바라보며 물었다. "미경 씨, 혹시 이 거풍환을 팔 생각이 있나요? 만약 그렇다면, 제가 10억 달러를 드릴게요!" 지금 세상에서 배유현보다 회춘단과 거풍환의 가치를 잘 아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었다. 현재 회춘단은 한 알에 16억 달러를 호가하는 기적의 영약이었다. 하지만 거풍환 역시도 백 가지가 넘는 병을 치료할 수 있으며, 중상을 입은 사람도 회복시킬 수 있는 최상급 약이었다. 심지어 죽음에 가까운 사람조차 이 약을 먹으면 3~5년은 더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절박한 상황에 몰린 사람들은 심지어 5년을 더 살기 위해서 얼마라도 내놓으려 할 수도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물품을 위해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일도 하지만,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 즉 세계 최고의 부자들과 같은 이들은 단 1년이라도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10억 달러, 아니 수십 억 달러라도 심지어 수천억 달러를 쓸 의향이 있을 것이다.따라서 배유현 역시 이 약을 손에 넣고 싶었다. 만약 훗날 할아버지의 건강이 더 나빠졌을 때 이 약이 있으면 그 위기를 충분히 넘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에게 10억 달러는 전혀 아깝지 않은 돈이었다. 오히려, 그 가격에 이 약을 살 수 있다면 엄청난 이득이라고 생각했다.유미경은 이 말을 듣고 머리가 띵했다. 하지만 유미경은 그저 시후가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며 건넨 작은 약 한 알이, 배유현의 눈에는 10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 물건으로 보인다는
"아니요." 배유현이 말했다. "우리는 알게 된 지 얼마 안 돼요. 한두 달 정도밖에 안 됐죠."유미경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은시후 씨를 안 지 한두 달 밖에 안 됐는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잘 아는 거예요?!"배유현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괜히 똑똑한 척해서, 은 선생님에 대해 끝까지 파헤치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파고들수록 더 깊이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배유현은 웃으며 말했다. "가끔은 너무 똑똑한 것도 좋은 일이 아닌 것 같아요. 나도 은 선생님이 이토 나나코를 좋아한다는 걸 알았을 때, 당신처럼 하루 종일 힘들어했거든요."유미경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배 회장님,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배유현이 웃으며 말했다. "추리했죠." 그러면서 그녀는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선, 내가 알기로 이토 나나코는 한국에서 경기를 치른 뒤 심각한 부상을 입었어요. 당시 언론에서는 그녀가 생명이 위독하다고 했고, 설령 살아남더라도 평생 침대 신세를 질 거라고 했죠. 이게 첫 번째 단서예요. 두 번째, 이토 나나코가 부상당한 후 일본으로 돌아가고 나서 얼마 안 돼서, 은 선생님도 일본으로 떠났어요. 겉으로는 일본의 고바야시 제약을 인수하러 간 것처럼 보였지만, 그 직후 도쿄에서는 심각한 암살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했어요. 일본의 여러 재벌가들이 혈투를 벌였고, 심지어 이토 나나코의 아버지, 이토 유키히코 전 회장도 그 싸움 때문에 목숨을 잃을 뻔했죠.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게 뭔지 알아요?"유미경이 궁금한 듯 물었다. "뭔데요?"배유현이 진지하게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의 몇몇 재벌가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고, 어떤 가족은 아예 몰락했다는 거죠. 이토 유키히코 역시 심각한 부상을 입어 결국 두 다리를 잃게 되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중상을 입었던 이토 나나코는 기적적으로 회복했고, 결국 이토 그룹을 상속받게 되었어요. 당신 생각엔 왜 그런 걸까요?"유미경이 고개를 저었다. "잘
배유현의 한마디 농담에 유미경은 깜짝 놀라 허둥지둥하며 급히 손을 내저었다. "저... 저는 못 해요... 제 동생은 아직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배유현이 웃으며 말했다. "공부한다고 연애를 못 하나요? 당신도 아직 박사 과정 중이잖아요? 아직 졸업도 안 했으면서?"유미경은 급히 말했다. "저...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배유현은 그녀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동생 이야기는 일단 넘어가고, 하나 더 물어볼게요. 혹시 혜리를 알고 있나요?""한국 연예인 혜리요?!" 유미경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그녀는 요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연예인이에요!" 그러면서 문득 뭔가를 떠올린 듯 깜짝 놀라며 물었다. "설마 혜리도... 은시후 씨를 좋아하나요?!"배유현이 눈썹을 살짝 치켜 올리며 미소 지었다. "혜리는 우리랑 다른 존재예요. 그녀는 은 선생님과 약혼을 했거든요. 어릴 적부터 두 집안이 이미 두 사람을 위해 약혼을 해두었다고 하더군요. 그녀는 은 선생님을 몇 년 동안 찾아다녔고 얼마 전에 겨우 재회했어요. 그런데도 감정은 예전과 전혀 다름이 없더군요." 그러면서 배유현은 유미경을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 "당신은 혜리가 왜 연예계를 은퇴했는지 알고 있나요?"유미경은 계속해서 쏟아지는 충격적인 비밀들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리고 그녀는 절망적인 눈빛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설마 은시후 씨와 결혼하려고 그런 건가요?"배유현이 웃으며 말했다. "당연하죠. 생각할 필요가 있겠어요?"유미경은 중얼거렸다. "하지만 은시후 씨는 이미 결혼했잖아요..."배유현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이미 20년도 전에 약혼을 했잖아요. 그러니까 당신 생각엔, 은 선생님의 현재 아내와 혜리 중 누가 정말 '불륜녀'일까요?""그건..." 유미경은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기분이었다. 그녀의 뇌에서는 시후와 관련된 생각이 마치 컴퓨터 오류가 난 것처럼 응답 없음 상태가 되어 버렸다.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고 묵묵히
“떳떳하고 당당하게...” 유미경은 무의식적으로 이 네 글자를 가볍게 따라 중얼거렸다. 유미경은 그러다 문득 뭔가 깨달은 듯,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배 회장님, 당신 말이 맞아요...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건 잘못이 아니에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떳떳하고 당당한 태도가 중요하죠...”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어때요? 아직도 좀 억울한가요?”유미경은 입술을 앙다물고 조용히 말했다. “그래도... 여전히 억울해요... 하지만 조금 전 보다는 조금 나아졌어요...”배유현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어휴~ 만약 당신이 위축되고 은 선생님을 좋아하는 마음을 멈출 수 없다면, 일단 사고방식부터 확실히 바꿔야 한다고요. 왜냐하면, 당신의 경쟁자는 너무 많아요. 그것도, 각각 엄청난 능력과 배경을 가진 여자들이죠. 솔직히, 나도 순위권에 들기 어려울 정도라고요.” 그러면서, 배유현은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졌다. “혹시 그거 알아요? TS Shipping이 겉으로 보기엔 일본의 이토 그룹과 한국의 엘에이치 그룹이 함께 합작한 기업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은 선생님이 최대 주주라는 사실을요?”유미경은 고개를 저으며 당황스럽다는 듯 되물었다. “왜죠?”배유현은 빙긋 웃으며 설명했다. “그건, 일본 이토 그룹의 이토 나나코가 TS Shipping 51%의 지분을 은 선생님을 대신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혹시 이토 나나코라는 사람을 알고 있나요?”“네 알고 있어요....” 유미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토 나나코는 과거 킥복싱 대회에 출전했을 때부터 이미 엄청난 유명세를 얻었잖아요. 전 일본이 인정하는 진정한 미녀라고 불릴 정도였으니....”배유현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바로 전 일본인들이 인정한 미녀가 사실은 우리와 같은 경쟁자 중 한 명이에요.”“뭐라고요?!” 유미경은 무의식적으로 놀라며 외쳤다. “그녀도 은시후 씨를 좋아한다고요?!”배유현은 피식 웃으며 답했다. “좋아하는 정도가
배유현의 말은 유미경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녀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배유현처럼 거대한 기업의 회장이, 유부남과 이렇게 사랑에 빠질 수 있다니. 그리고 그녀의 말 속에는 어딘가 모르게 자신을 낮추는 느낌까지 묻어 있었다. 유미경은 갑자기 배유현의 이 솔직함에 감탄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는 배유현과 비교하면 자신은 한참 부족한 것 같았다. 하지만 유미경은 여전히 의문이 남아 배유현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배 회장님, 은시후 씨는 이미 결혼했는데도 당신은 그를 그렇게 사랑하는데 혹시라도 나중에 아무런 결과도 얻을 수 없을까 봐 걱정되지 않나요?”배유현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감정이란 건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마치 어떤 음식을 먹지 않겠다고 억지로 참을 수는 있어도, 그 음식을 먹고 싶다는 욕망까지 스스로 통제할 수는 없는 것과 같죠.” 이렇게 말한 뒤, 배유현은 유미경을 바라보며 장난스러운 어투로 말했다. “그나저나, 당신도 이제 그가 결혼했다는 걸 알았죠? 그럼 지금부터 완전히 감정을 접고 은 선생님을 좋아하는 감정조차 갖지 않을 자신 있어요? 그게 가능하다면, 제발 나에게도 좀 알려주세요.”유미경은 그 말을 듣고 순간 멍해졌다. 그리고는 고개를 푹 숙이며 후회스럽게 중얼거렸다. “난 못 할 것 같아요...”“그렇죠?” 배유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럴 수 없는데 굳이 스스로를 힘들게 만들 필요가 있나요? 좋아하면, 그냥 대범하게 좋아하면 되는 거예요. 보고 싶으면, 가능한 볼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만들어야겠죠. 다만, 당신이 다른 사람의 가정을 깨는 게 싫다면 영원히 당신이 그를 좋아한다는 것을 티 내지 않으면 되는 것이고요.” 그러다가, 배유현은 주제를 바꾸고 나서 눈빛이 조금 더 깊어지며 덧붙였다. “하지만 만약, 내 사랑이 도덕적 가치보다 더 크다면,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과감히 싸워야겠죠. 설령 다른 사람의 결혼 생활에 끼어드는 꼴이 된다고 해도 그게 그렇게 나쁜 일일까요? 우리는 모두 단 한 번 뿐
배유현은 이 말을 듣자마자, 유미경이 분명 휴대폰이 깨지는 바람에 울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단번에 깨달았다. 그래서 배유현은 시후에게 말했다. “어휴, 은 선생님 혹시 T에요? 가끔 여성들은 남자들처럼 행동력이 강하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러니까 해결책만 제시할 게 아니라 감정적으로 공감 받고 싶어한다고요. 저기 길 건너편에 보면 노점에서 휴대폰 액세서리를 파는 곳이 있던데... 가서 미경 씨 휴대폰 모델에 맞는 케이스를 하나 사주세요.”시후는 이 말을 듣자, 별다른 의심 없이 곧바로 말했다. “좋아요! 미경 씨는 여기서 기다려요. 배유현 씨, 미경 씨와 같이 있어 주세요.” 그렇게 말한 뒤, 그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황급히 달려갔다.시후가 떠난 뒤, 배유현은 유미경의 손을 잡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혹시 은 선생님이 결혼했다는 사실을 들은 건가요? 괜찮아요, 난 이미 오래전에 알고 있었어요.”유미경은 온몸이 순간적으로 떨리더니, 고개를 들어 배유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억울한 듯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 번도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어요...”배유현이 물었다. “그가 말해줬다면 뭐가 달라지나요? 그가 결혼한 사실을 말해줬다면,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았을까요?” 그러자 유미경은 울먹이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 “그가 미리 말해줬다면, 난 처음부터 그에게 거리를 두었을 거예요.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불륜이에요. 설령 내가 정말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해도, 절대 그에게 다가가지 않았을 거예요...”그러자 배유현은 웃으며 말했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당신처럼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 어떻게 불륜의 당사자가 될 수 있겠어요?”유미경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 결혼했어요. 그런데도 내가 그와 가까이 지낸다면, 그건 분명 불륜녀가 되는 거잖아요? 그게...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거랑 무슨 관계가 있어요...”배유현은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시후는 연애 감정에 관해 잘 아는 사람이 아니었다. 비록 유나와 결혼한 지 4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지만 사실 시후는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한 번도 유나와 심각한 갈등을 겪어본 적도 없었고, 크게 다퉈본 적도 없었다. 그들의 감정은 잔잔한 물결처럼 천천히 깊어 졌을 뿐, 격정적인 기복을 겪은 적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시후는 뜨겁고 격렬한 사랑을 경험한 적이 없었다.하지만 연애 고수들은 대부분 수많은 일들을 겪으며 사랑과 관련된 감정에 단련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연애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단 한 번 보더라도 상대방이 이미 자신에게 빠져들었는지 아닌지를 알아차린다. 그러나 시후처럼 연애 경험이 거의 없는 사람은, 상대가 바로 눈앞에서 눈물을 쏟으며 울고 있어도,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래서, 유미경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고도, 시후는 단순히 이렇게 말했다. “아니, 겨우 휴대폰이 깨졌다고 이렇게 우는 거예요? 괜찮아요, 내가 새로 하나 사주면 되잖아요. 그렇게 눈물 흘릴 필요까지는 없어요...”유미경은 감정을 억누를 수 없어 울먹이며 말했다. “하지만... 하지만 새로 사줘도 이 휴대폰이 아니잖아요! 내가 좋아하는 건 이 폰이라고요!”시후는 다급히 말했다. “당신이 이 휴대폰에 애착을 갖고 있는 거군요… 하지만 걱정 말아요, 휴대폰이 깨져도 수리가 가능하니까. 뒷면 커버만 갈면 되겠네요.” 이렇게 말한 뒤 시후는 시간을 확인하더니 덧붙였다. “지금은 좀 늦었으니까, 내일 아침에 바로 서비스센터에 가서 수리하면 돼요. 부품이 있으면 오전 중에 고칠 수 있을 것 같네요. 만약 부품이 없으면, 똑같은 기종을 하나 사서 부품을 빼서라도 고쳐줄게요. 이러면 괜찮죠?”유미경은 슬픔을 억누를 수 없었지만, 차마 자신의 마음을 밝힐 수도 없었다. 그래서 억울한 듯이 더욱 서럽게 울면서 말했다. “나는... 나는 그냥 이 폰이 좋아요... 완전히 똑같은 이 휴대폰이요... 뒷면을
유미경은 매우 놀라고 말았다. 시후가 올해 29살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그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아직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었던 건가요?!”“맞아요.” 시후가 설명했다. “그리고 20대 초반에 내가 일하고 있던 공사팀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은 적이 있었어요. 그때 현장에서 우연히 대표님의 눈에 들었는데, 그분이 내가 대학에 가서 공부할 수 있게 도와주셨고, 나중에는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 손녀딸과 결혼까지 시키고 싶어하셨어요...”유미경은 깜짝 놀라며 크게 눈을 뜨고는 시후를 바라보았다. “지금 나에게 농담하는 거 아니죠? 그 대표님이 왜 그렇게 잘해주신 거예요? 게다가 자기 손녀까지 당신에게 시집을 보내려고 했다니?”시후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우연이었어요. 그분의 집안이 우리 LCS 그룹에서 일했던 겁니다. 그래서 내 정체를 알아보고는, 내가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지만 진정한 가족을 만들어 주고 싶어 하셨던 거고요.”유미경은 시후의 흐뭇한 미소를 보며, 심장이 갑자기 쿵쿵 뛰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녀는 불안한 마음을 애써 감추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설마... 정말 그 결혼을 받아들인 건 아니죠?”“맞아요. 승낙했어요.” 시후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때의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어요. 그리고 끝없는 떠돌이 생활이 지겨웠고, 나도 가정을 갖고 싶었거든요.”순간, 유미경은 마치 천둥을 맞은 것처럼 온몸이 굳어버린 것 같았다. 그녀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참으며 물었다. “그래서... 이미 결혼한 거네요?”“그렇죠.” 시후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대표님이 내가 대학을 다닐 수 있게 해주신 것도 사실 아내와 함께 졸업하도록 하기 위해서였어요. 아내가 졸업한 후, 결혼식을 올렸죠.”유미경은 순간적으로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시야가 갑자기 흐려졌다. 그녀는 시후가 이미 결혼했다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이렇게까지 가슴이
유미경은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시후를 보는 순간 자신의 가슴속에 쌓여 있던 모든 원망과 불만들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시후가 자신에게 사과하는 순간, 그녀는 오히려 조금 부끄러움을 느끼기까지 했다. 부끄러움을 느낀 이유는, 시후는 바로 이중열을 구하기 위해서 이렇게 멀리까지 왔지만, 반면에 자신의 아버지는 그의 체면 때문에 이중열이라는 한 사람의 목숨을 빼앗으려 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옳고 그른지는 너무도 명확했다.시후 역시도 늘 누구에게 빚을 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으로, 서로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놓으니 안도감을 느꼈다. 그래서 그는 유미경에게 말했다. “미경, 이 일은 이미 지나간 일이니 여기서 그냥 다 잊는 걸로 하죠.”“좋아요.” 유미경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오후에 시후가 자신의 아버지와 이야기하던 중 먹자골목 이야기를 꺼낸 것이 떠올라 궁금한 듯 물었다. “은시후 씨, 그런데 오후에 왜 갑자기 우리 아버지에게 먹자골목 이야기를 하신 거예요? 혹시 다른 계획이라도 있는 건가요?”“맞아요.” 시후가 대답했다. “유 회장님이 이곳을 재개발해 상업 중심지로 만들려고 했거든요.”유미경은 놀라며 물었다. “그걸 직접 당신에게 말했어요?”“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부분을 이야기할 때 굉장히 흥분하시던데요. 보아하니 이미 결심을 굳힌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 기회를 이용해 그가 이 먹자골목을 당신에게 모두 양도하게 만들었죠. 이후에 이곳을 떠날지 머물지는 당신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요.”유미경은 따뜻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조용히 물었다. “왜 이렇게 배려해주신 거죠?”시후는 무심한 듯 말했다. “이 먹자골목은 당신에게 중요한 곳이잖아요. 그러니 이곳을 보존하는 건 합리적이고 논리적이죠. 그리고 당신의 아버지는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니기에 이곳의 땅값이 올랐다고 해도, 굳이 허물고 재개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시후는 탄식하며 말했다. “하지만 부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