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아내는 마츠모토 요시토와 전처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을 싫어했기 때문에, 요시토는 재혼 후 장남까지 쫓아내고 전처와 함께 살게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자, 요시토와 재혼한 부인은 아들 둘을 낳았기 때문에, 그는 요 몇 년 동안자신의 전처와 장남을 좀처럼 떠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요시토는 전처와 아들을 떠올리며 마음속에 조금의 위안을 받았다. 적어도 자신이 죽은 후에 마츠모토 가문의 핏줄이 오늘 밤 완전히 끊어지지는 않을 테니까..! 자신의 장남은 계속해서 자신의 가문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요시토에게 이보다 더 위로가 되고 다행인 일은 없었다.하지만, 눈앞에 서 있는 엘에이치 그룹 출신의 여성은 마치 그의 생각을 간파한 것 같았다. 이 여인은 갑자기 입을 떼며 물었다. “마츠모토 요시토 씨, 또 다른 아들이 있다고 하던데..? 후후후훗?!”마츠모토 요시토는 깜짝 놀라 말했다. "아닌데..!? 누구한테 들었지? 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어!""어머나?! 다들 어른인데 이런 치졸한 거짓말을 해서 망신당할 필요는 없죠~~~ 후후훗!! 당신의 장남의 이름은 마츠모토 다로라고.. 당신이 집안에서 쫓아낸 뒤 성을 바꿨고, 당신 전처의 성을 따라 구로사와 쇼타로로 이름을 바꿨더라고?! 올해로 12살, 도쿄에서 멀지 않은 야마나시현에 살고 있던걸? 내 말이 맞지 않아???"마츠모토 요시토는 그녀의 말을 듣고 벼락을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잠시 후, 그는 눈물을 흘리며 온몸을 떨었고 ‘쿵’하고 무릎을 꿇은 뒤 소리쳤다. "제발!!! 내 아들을 죽이지 말아주십시오!! 나는 이제 이 아들 하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 아이도 죽으면 우리 마츠모토 가문은 완전히 대가 끊겨요!!! 그러니 우리 가문에 핏줄을 남겨주세요! 제가 이렇게 머리를 박겠습니다!!” 이 말과 함께 요시토는 자신의 머리를 단단한 대리석 바닥에 내려쳤다..!그는 지금 심히 절망하고 후회하고 있었지만, 눈앞에 온 가족의 시신이 놓여 있고 이미 그들을 살릴 방법
이 시각, 도쿄 경찰청.경찰청장은 이토 유키히코 회장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담배 한 대를 꺼내어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이고는 한 모금 들이마셨다. "하아.. 이 기이한 날들이 언제 끝나려나..”그러자 옆에 있던 직원 한 명이 급히 말했다. "청장님, 엘에이치 그룹 남매는 아직 못 찾았는데요..!”그러자 경찰청장은 화를 냈다. "아악!!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말라고! 그 남매는 아직 생사불명 상태야! 생사불명의 뜻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거지 이미 죽었다는 건 아니라고! 일단 오늘 밤 나의 요구는 간단하다. 누군가 죽었다는 것을 나에게 말하지 마! 그것 만으로도 나는 만족스러울 테니까, 일단 나머지는 내일 다시 이야기하지!”그러자 직원은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청장님,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으니 먼저 집에 가서 쉬십시오.”"그러지." 경찰청장은 담배를 피워 물며 "돌아가서 푹 쉬어야겠어.."라고 말했다. 경찰청장이 건물을 빠져나가려고 하는데 누군가 뛰어들어와 숨을 헐떡거렸다. "청장님, 청장님!!!!! 큰일 났습니다, 청장님!!!"경찰청장은 당황스러움에 물었다. "뭐야?! 또 무슨 일이야?""마츠......마츠모토 요시토 회장입니다....!! ..마츠모토 요시토 회장의 집에 일이 생겼습니다!!!"경찰청장은 당황하며 물었다. "뭐야?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 이토 유키히코 회장, 이제는 마츠모토 요시토 회장까지!! 숨 쉴 틈이 없잖아!!? 말해 봐! 마츠모토 요시토 회장에게 이번에는 무슨 일이 생겼나? 살아는 있나??" 경찰청장은 이제 사람이 살아 있기만 하면 되고, 상처를 입거나 불구가 되는 건 상관이 없었다. 자신의 유일한 요구는 더 이상 사람이 죽지 않는 것이다.그러자 상대방은 두 눈을 크게 뜨고 공포에 질려 말했다. "청장님..!! 마츠모토 가문에 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집안에 30여 명이 다 몰살당했습니다..!”"뭐라고오오!?!" 경찰청장은
이토 나나코는 시후에게 하고 싶은 말이 가득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부잣집에서 태어났다고는 하지만, 어린 시절은 그리 즐겁지 않았다. 그녀의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재혼하지는 않았지만, 나나코가 어린 시절에 느꼈던 빈자리를 채워주지는 못했다. 또 유키히코 회장은 하루 종일 일하느라 바빴기 때문에 나나코에게 할애할 시간이 워낙 적었다. 게다가 이토 유키히코는 늘 진지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나코는 어린 시절 많은 사랑을 받지 못했다. 나나코의 어머니는 대감집 규수였기에 살아 있을 때 아주 전통적인 방식으로 나나코를 교육했다. 따라서 그녀 역시도 어머니를 따라 다도, 삽화, 자수 등을 배웠고 시문을 많이 배우고 익혔다. 나나코의 첫인상에서 풍겨 나오는 우아한 분위기는 아마도 어머니와 교육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나나코는 무술에 빠져 들었는데, 이는 무술을 익힐 때면 현실에서 느끼는 슬픔과 불행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현실 도피 차원에서 무술을 익혔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무술 자체를 좋아하게 되었다.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다 한 뒤 시후에게 물었다. "시후 군, 혹시 시후 군의 어릴 적 이야기를 해줄 수 없을까요..?”시후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나의 어린 시절은 극단적이었다고 할 수 있어요. 여덟 살까지는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잘 살았죠. 부모님은 금슬이 좋으셨죠, 재산도 넉넉했고, 먹고 사는 것에는 걱정이 없었지만, 여덟 살 때 부모님이 뜻하지 않은 죽음을 당했고 나는 길거리를 떠돌아다니는 고아가 되었어요. 그 후 계속 성인이 될 때까지는 줄곧 보육원에서 자랐어요.”"에에?!" 이토 나나코는 이 말을 듣고 놀라며 안타까워했다. "어어!! 미안해요..! 나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괜찮아요, 미안할 필요 없어..""그럼.. 내 어린 시절은 시후 군보다 훨씬
나나코는 아버지가 이렇게 늦은 시간에 자신에게 전화할 줄은 몰랐다. 그래서 그녀는 긴장한 채 시후에게 말했다. "시후 군, 아버지의 전화를 받아야 할 것 같아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럼 받으면 되죠? 하하.."나나코는 급히 수신 버튼을 누른 뒤 "아버지, 이렇게 늦게 저에게 전화하셨네요? 무슨 일이세요?"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러자 수화기 너머로 이토 유키히코의 허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나코.. 이 아버지에게 좀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서.. 네 안부를 확인할 겸 전화했다.. 교토 쪽은 괜찮니..?"나나코는 아버지의 말을 듣자 급히 물었다. "네??? 아버지, 무슨 일이세요?! 심각한 건 아니죠??”"다나카 코이치와 함께 누군가에게 쫓기다가 다행히 탈출했다. 우리는 운 좋게도 무사히 벗어 났지만, 그 놈들이 너에게도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으니 혹시나 해서 확인 차 전화했다.." 지금 유키히코는 도쿄 대형 병원의 VIP 병실에 누워 있었고, 닌자, 경호원, 도쿄 경찰청의 경찰들이 3개 층을 완전히 철통방어하고 있었다. 병상에 누워 있는 유키히코는 언뜻 보기에는 심한 외상은 없는 것 같았지만, 무릎 아래쪽은 완전히 사라졌고 두 다리의 허벅지 끝에는 두툼한 거즈만이 그의 다리를 감싸고 있었다.고가도로에서 추락한 뒤 유키히코의 뇌와 내장은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추락의 충격을 주로 받은 두 다리는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따라서 발바닥과 발목, 종아리뼈가 거의 다 부서졌으며 피범벅이 된 그의 보기에 굉장히 참혹했다.이러한 상황에서 의사들은 그의 다리가 완전히 회복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부서진 뼈와 심각하게 손상된 근육은 이미 생명력을 잃었기 때문에 큰 감염 위험에 처해 있었다. 의사들은 그래서 최대한 빨리 심하게 손상된 다리를 절단해야만 더 이상의 손상을 멈추고 유키히코의 목숨을 지킬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일반인의 경우 신체 조직이 대규모로 죽어 버리면, 대부분 회복 가능성이 없다. 따라서 심각하
이토 유키히코는 서둘러 말했다. "오지 마라.. 지금 도쿄는 매우 혼란스럽다. 하루 이틀 만에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 죽었어.. 게다가 너는 건강이 안 좋으니 교토에서 잘 쉬고 있도록 하거라..”"아버지, 제 부상은 이미 다 나았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러니 제가 가능한 한 빨리 도쿄로 가서 돌봐 드릴게요..!”유키히코는 딸의 부상이 완쾌될 것이라고 믿지 않고 있었기에, 나나코가 그를 위로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그는 딸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나나코, 내 말을 듣고 교토에 가만히 있어라. 아무데도 가지 말고 도쿄에는 절대 오지 마!"나나코가 또 뭔가 말을 하려고 하자, 유키히코는 성질을 냈다. "네가 도쿄에 몰래 온다면, 나는 너를 딸로 인정하지 않을 거다!!” 그는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나나코는 전화를 끊자마자 눈물을 글썽이며 아버지를 걱정했다. 휴대폰에 들리는 아버지의 목소리는 확실히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버지의 부상은 뭔가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러자 옆에 있던 시후가 물었다. "나나코 양,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네.. 아버지가 너무 걱정돼요..”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께서 전화하셔서 누군가에게 쫓기셨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병원에 입원해 계신다고 해요..” 말을 마치자 그녀는 시후를 바라보며 울먹거렸다. "시후 군, 나 너무 걱정돼요..!”시후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아버지는 생명에 지장이 없을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이토 나나코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버지께서 분명 뭔가 제게 숨기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결국 그녀는 눈물 젖은 눈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시후 군, 지금 도쿄로 돌아가고 싶은데.. 혹시 도와줄 수 있을까요..?”"내가 어떻게 도와줄까요?”"아버지께서 저를 돌아오지 못하게 하셨어요.. 제가 만약 집안의 직원들에게 말한다면, 그들은 절대 승낙하지 않을 거예요. 심지어 저를 집에 가둬 둘 수도 있겠죠. 우
늦은 밤, 시후는 이토 나나코를 태우고 차를 몰아 도쿄로 향하며 길을 질주하고 있었다. 도쿄로 가는 도중에 안세진은 시후에게 전화를 걸어, 시후가 일을 다 끝냈는지 그리고 언제 오사카로 돌아가는지 물었다.시후는 당분간 돌아올 수 없다고 했고, 아마도 내일 중에나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답했다.안세진은 시후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지만, 시후가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아무도 그를 위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안심했다.조수석에 앉아 있는 나나코는 가는 내내 긴장한 모습이었다. 아버지가 통화로 위험한 상태가 아니라고 했지만 은근히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시후는 3시간여 뒤 차를 몰고 도쿄로 돌아와 도쿄 최고의 대형 병원인 도쿄대학 부속병원 앞에 섰다..! 이 병원은 일본에서 세계에서 가장 최고 수준의 치료 기술을 가진 대표적인 병원이었다.차가 멈추자 나나코는 얼른 문을 열고 내리려고 했지만, 차에서 내리기 전 시후를 보고 물었다. "시후 군, 같이 갈래요?”시후는 약간 당황한 듯 말했다. "아버지께서 저를 별로 보고 싶지 않을 걸요..?”이토 나나코는 진지하게 말했다. "시후 군, 당신이 제 목숨을 구했잖아요.. 그러니 아무리 큰 오해와 갈등이 있더라도 아버지께서는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시후는 잠시동안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래요, 그럼 같이 가죠.” 사실, 시후는 이토 유키히코가 나나코의 아버지이기 때문에, 만약 그의 몸에 정말 큰 문제가 있다면, 자신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두 사람이 VIP 병동을 찾았을 때 엘리베이터 입구부터 휴게실, 복도까지 모두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이 보였다. 이 중 절반은 이토 그룹 출신이고, 절반은 도쿄 경찰청이 파견한 특수팀 소속이었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밖에서 사람들이 경계하며 엘리베이터를 쳐다보았고, 나나코와 낯선 남자가 함께 왔다는 사실에 모두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때, 한 중년 여인이 빠른 걸음으로 달려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운이 좋았다고 하자면, 사실 몇 시간만 늦게 절단했다면 다리가 아직 남아 있는 한 시후가 준 회춘단으로 치료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절단되었다면 회춘단도 어쩔 수 없다. 회춘단은 효과가 강하기는 하지만, 이미 사라진 다리를 다시 나게 만드는 효과는 없다. 게다가 이토 유키히코는 오늘 밤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몇 시간 늦게 절단해도 큰 지장이 없었을 텐데.. 결국 손상된 사지 조직이 썩고 감염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의사가 항염증 치료를 계속 했다면 몇 시간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유키히코가 조금 망설이고 고민했다면, 자신과 나나코가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었을 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이렇게 쿨하게 다리를 절단할 줄은 몰랐다. 시후는 병원에서 유키히코의 부상 부위가 더 이상 보존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나쁘다고 판단해 아예 절단 수술을 한 것으로 추측했다. 결국 이 부분에 있어서는 유키히코의 운이 그리 좋지 않았다고 할 수밖에..그때 옆에 있던 나나코는 눈물을 흘리며 물었다 "고모, 그럼 아버지는.. 상태는 괜찮아요?? 특별히 힘들어하거나 우울해하지는 않으시나요?”이토 에미는 나나코의 손을 가볍게 잡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아버지는 괜찮아. 그는 지금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큰 은혜라고 생각하고, 나중에 정상적으로 살지 못해도 너와 함께할 수 있다면 행복하다고 했어. 사실, 네 아버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장애를 얻거나 생명을 잃는 것이 아니라, 너와 동행할 수 없다는 거라서.. 이번에 이렇게 살아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얼마나 기뻐했는지..”나나코는 더 이상 감정을 억제할 수 없어, 즉시 고모를 껴안고 펑펑 울었다.등을 토닥이며 무언가를 떠올리던 이토 에미는 놀라서 물었다. "어머!! 그런데 나나코, 너 어떻게.. 어떻게 일어설 수 있니??! 의사 선생님께서 앞으로 휠체어를 평생 타야 한다고 하지 않았니..?”이토 나나코는 시후를 바라보며 이토 에미에게 사실을 말했다. "고모, 이 모든 것
시후가 따라온 것도 이토 나나코의 체면 때문이었고,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주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토 유키히코는 이미 다리를 절단했고 생명도 위험하지 않으니 시후의 도움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따라서 그는 괜히 유키히코를 만나 어색하게 있고 싶지 않았다.나나코는 시후에게 강요하지 않고, "시후 군, 그럼 여기서 잠시 기다려 주세요. 제가 들어가서 아버지를 뵙고 올게요!"라고 부드럽게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난 신경 쓰지 말고 뵙고 와요.”나나코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모 이토 에미와 함께 병실로 들어갔다.병실에 있는 유키히코는 잠에서 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다리를 절단한 뒤 의사가 진통제 주사를 놓았기 때문에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했지만, 그는 교토에 멀리 떨어져 있는 딸 나나코가 걱정되어 잠을 설쳤다. 그리고 조금 전 꿈에서 나나코가 교토에서 사고가 났다는 꿈을 꾸었기 때문에 이토 유키히코는 놀라서 깨어나 동생 이토 에미를 불러 빨리 사람을 보내 나나코를 도쿄로 데려오라고 명령하려고 했다. 하지만, 병실 문을 열고 동생 이토 에미와 함께 들어온 것은 바로 자신이 사랑하는 소중한 딸, 나나코였다!!"나나코?! 네가 왜 여기 있니??" 그는 놀라워했다.나나코는 병상에 누워 있는 아버지의 얼굴이 창백하고 핏기가 없으며, 두 다리에도 두꺼운 거즈를 두르고 있으며 무릎 아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을 보고 눈물을 펑펑 쏟으며 "아빠!!"라고 울부짖었다. 그녀는 말을 마치자 병상 앞으로 달려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통곡했다.이토 유키히코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딸이 무사히 눈앞에 나타나는 것을 보고, 안도하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나나코, 나는 정말 너를 살아서 볼 수 있을 줄 몰랐다. 지금 이 순간, 네가 내 앞에 있는 것을 보니, 정말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여..”나나코는 "아빠, 고생 많으셨죠..?"라며 울먹였다."아니, 나나코.. 이 아버지는 이렇게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라는 것
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냉정하게 말했다. "이놈들은 무기가 정교하고 훈련도 잘되어 있으며, 무술 고수를 상대할 때도 질서 정연하게 철저히 준비를 해온 것 같았습니다. 무술인이 아니더라도 무술 고수들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으며, 그들의 약점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전술을 세웠죠.""그렇습니다!" 성도민은 진지하게 말했다. "그들이 어떤 조직이든 간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일반인의 신체 능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방법은 꽤나 무서울 정도입니다. 블랙 드래곤 휘하의 용병이 수만 명이지만, 실제로 무술을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백 명에 불과합니다. 그 중에서도 대부분은 평생 3성 무인의 경지조차 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놈들은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일반인의 체력을 이런 수준까지 끌어올렸죠. 만약 이런 방법을 대량으로 적용할 수 있다면, 그들의 전력은 절대 과소평가할 수 없을 겁니다!"시후는 무심결에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런 방법을 썼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그러면서 그는 성도민에게 물었다. "이와 관련해 들어본 적이 있나요?""은 선생님, 저도 없습니다." 성도민이 대답했다. "외부에도 일부 무술인이 용병단에 합류했다는 이야기는 있었지만, 오늘 같은 경우는 처음입니다. 현재로서는 직접적인 단서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그 무리의 시체를 처리하기 전에 얼굴, 지문, DNA 샘플을 채취했기에, 전 세계의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하여 이놈들의 신원을 알아낼 계획입니다. 그들 중 한 명의 신원만 확인돼도 더 많은 단서를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좋아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놈들은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 배후 조직의 실제 전력은 블랙 드래곤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고요. 이들의 신원을 추적하되, 반드시 은밀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절대 정체를 드러내서는 안 됩니다. 아직은 정면 대결할 때가 아니니까요."성도민은 진지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명심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미국에 가는 것에 대해 윤우선은 이미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렸지만, 당장 시후와 유나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막막했다. 윤우선은 시후가 준 돈뿐만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었던 돈을 다 써버렸고, 생활비가 없었지만 공짜로 미국에 갈 수 있는 1등 상품에 당첨되었다고 솔직히 말할 용기는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딸 유나에게 먼저 약간의 불쌍한 척을 하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이미 새벽 두 시였기에 윤우선은 잠시 망설이다가 한국 시간으로 밤이 되고, 미국이 아침이 될 때 영상통화를 하기로 결정했다.한편, 미국에 있는 시후는 유나가 깊이 잠들었는지 확인한 후 그녀의 머릿속에 다시 한 번 소량의 영기를 전달해 숙면을 돕고, 옷을 입은 뒤 버킹엄 호텔을 나섰다. 시후는 손발이 절단된 그 괴한을 만나러 가기로 결정했다. 그 남자의 정확한 신분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다.늦은 밤, 호텔 입구에는 검은색 캐딜락이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 성도민은 운전석에 앉아 시후가 나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가 나오는 것을 보자 문을 열어주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날 준비를 했다.하지만 시후는 손을 들어 이를 제지하며, 빠르게 걸음을 옮겨 조수석 문을 열고 바로 차에 올라탔다. 차에 오르자마자 그는 물었다. “그 놈의 상태는 어떻습니까?”성도민은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그 자는 이미 저희 측에서 안전하게 통제 중입니다. 전담 인력이 감시하고 있으며, 절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그의 치아를 모두 뽑아버렸습니다. 손발이 없기 때문에 자살도 불가능하고요.”“좋습니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그 무리의 시체를 처리할 때 뭔가 발견된 게 있나요?”“있었습니다.” 성도민은 답했다. “대략적으로 조사한 결과 몇 가지 보고드릴 사항이 있습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이어서 말했다. “첫째, 장비가 매우 첨단화되어 있었습니다. 개인 장비의 비용이 미국 특수부대 장비보다 몇 배는 비쌌고
이어 매니저는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그리고, 사모님.. 캐시백 비용은 저희 재무팀에서 지급 가능하게 되면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매니저의 이 말은 윤우선에게 확실하게 경각심을 심어줬다. 윤우선은 자신이 지금 돈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던 것이다! ‘지금 내 손에 남은 건 고작 50만 원 남짓인데, 이 돈으로 한 달이 넘게 버티려면 절약하고 아끼면서 매일 집에서 밥을 해 먹거나 싼 도시락을 시켜 먹어야 해... 게다가 매일 롤스로이스 몰고 나가서 놀기만 해도 기름값을 감당 못 할 테고... 생각해 보면, 이럴 때 미국으로 가는 게 훨씬 낫지 않겠어? 거기 가면 유나와 은 서방에게 의지하면 돼! 미국에 가서 맛있는 거 먹고 잘 놀다 오면, 여기서 별장에서 굶주리고 있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겠어? 게다가 미국에 가면, 내 손에 달러가 없다는 핑계를 대고 한 푼도 안 쓰고 다닐 수 있잖아. 이렇게 하면 내가 돈을 다 써버렸다는 사실도 들키지 않을 테고!’ 이렇게 생각하니, 윤우선의 표정은 금세 어두움에서 밝음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윤우선은 재빨리 물었다. “이 비행기가 미국으로 가는 거면, 미국 어디든 갈 수 있는 건가요?”“네 그렇습니다!” 매니저는 진지하게 답했다. “미국에 있는 공항이라면 어디든 지정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 바로 그곳으로 가실 수 있어요.” 매니저는 말을 이어갔다. “사실 이게 일반 항공기보다 훨씬 편리해요. 상업 항공기를 타고 미국에 가려면, 직항이 거의 없으니까요. 게다가 미국 노선은 몇몇 대도시로만 제한되어 있어서, 작은 도시로 가시려면 도착 후 또 다른 항공편으로 이동해야 하죠. 하지만 전용기를 이용하면, 기내에서 먹고 자고 놀기만 하면 도착지까지 바로 가실 수 있습니다.”윤우선은 이 말을 듣고 즉시 말했다. “좋아, 좋아요! 너무 좋아요! 그럼 저를 그... 뭐더라... 플로 뭐였더라... 아.. 미국 도시.. 급히 생각하려고 하다 보니 잊었네요.”매니저는 시험 삼아 물었다. “혹시 프로비던스 아니신가요?”
1등이란 글자를 본 순간, 윤우선의 가슴은 여전히 설렘으로 요동쳤다. 그 뒤에 있던 홍라연도 윤우선이 한 말을 듣고는 얼른 앞으로 다가와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확인했다. 확인해보니, 윤우선의 말 대로 1등이란 글자가 선명하게 경품 추첨권에 적혀 있었다. 이 순간, 홍라연은 속으로 질투가 나 죽어 버릴 것 같았다. ‘아니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네. 윤우선 같은 얄미운 게 왜 이렇게 운이 좋은 거냐고!! 손만 뻗었을 뿐인데 1등이라니, 이게 말이 돼? 윤우선 이 지긋지긋한 게 1억 상당의 경품에 당첨된 걸 보니, 내가 1억을 잃은 것보다 더 속상하잖아!’윤우선은 매우 기뻐하며 곧바로 매니저에게 물었다. “1등 상품이 대체 뭐예요?”그러자 매니저는 서둘러 대답했다. “계속 긁어보세요! 밑에 상품이 적혀 있을 겁니다. 긁어 보셔야 알 수 있습니다.”윤우선은 중얼거렸다. “1억 원짜리 금괴면 좋겠네. 바로 팔아버리면 되잖아!” 그러다 또 혼잣말로 말했다. “아니면 1억짜리 자동차도 괜찮지. 새 차는 팔아도 가격 방어가 잘 되잖아.” 윤우선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긁기 시작했다. 글자가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그녀는 깜짝 놀라 멍해졌다. “축..하..합..니..다.. 당..신..은..걸..프..스트..림..G..6..5..0.. 전..용..비..행..기..”윤우선은 눈을 크게 뜨며 외쳤다. “아이고 세상에! 내가 전용 비행기에 당첨됐대?! 전용 비행기라니! 세상에, 내 롤스로이스도 아직 제대로 못 몰아봤는데, 비행기를 준다고?!”매니저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손님, 뒤에 더 긁어보세요. 밑에 추가 문구가 있을 겁니다.”“아직 더 있어요?” 윤우선은 의아해하며 계속 긁어내렸다. 그리고는 글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미..국..여..행.. 전..용..비..행..기.. 이..용..권..1..회?” 윤우선은 무의식적으로 이어서 읽었다. “축하합니다! 걸프스트림 G650 전용 비행기 이용권 1회, 미국 여행 제공.. 이게 무슨 뜻이에요?”매니
점심을 먹고 난 후, 윤우선은 머릿속이 계속해서 추첨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비록 1억 상당의 추첨에 당첨될 거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작은 상품이라도 당첨된다면 그녀에게는 그야말로 횡재일 것이기 때문이다....점심을 먹고 윤우선은 홍라연과 함께 다시 하버시티로 돌아왔다. 이때 불가리 매장의 매니저는 이미 송민정이 보낸 추첨권을 수령한 상태였다. 이 추첨권은 오늘 아침 인쇄소에 특별히 부탁해서 급히 만든 것이었기 때문에, 여전히 강한 잉크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윤우선이 홍라연과 함께 매장에 들어서자, 아침에 그녀를 응대했던 여자 판매원이 서둘러 다가와 밝게 말했다. “손님, 오셨군요! 이곳으로 이동해 주세요!” 그러면서 그녀는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며 윤우선에게 속삭였다. “손님, 이번 추첨은 손님처럼 VIP 고객들 만을 대상으로 한 행사입니다. 일반 고객들은 참여할 수 없으니,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으셨으면 해요.”윤우선은 즉시 그 의도를 이해했다. 그녀는 바로 이런 특별 대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곧바로 홍라연에게 눈짓을 보내며, 판매원을 따라 매장 뒤편에 있는 매니저실로 향했다.매니저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니저는 윤우선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마자 환한 미소로 말했다. “사모님, 안녕하세요! 저는 이 매장의 매니저입니다. 그냥 장 매니저라고 불러 주세요!”윤우선은 고개를 끄덕이며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장 매니저님, 제가 추첨에 참여하러 오긴 했는데, 이번 추첨은 어떤 건가요?”매니저는 웃으며 말했다. “손님, 간단히 설명 드리자면, 이번 추첨은 VIP 고객만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행사로, 최저 상품도 1천만 원 상당이며, 최고 상품은 1억에 달합니다. 게다가 당첨 확률도 매우 높고요.”“와!” 윤우선은 단번에 흥미를 느끼며 감탄했다. “최소 상품이 1천만 원 상당이라고요? 정말 통이 크시네요!”“네.” 매니저는 미소를 띤 채 말했다. “이건 저희 그룹의 이벤트로, 주요 VIP
윤우선은 이 말을 듣고 당장 울고 싶었지만, 고상한 사모님이라는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눈물을 꾹 삼켰다. 윤우선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 이 80만 원이 좀 늦게 들어온다고 해서 판매원과 싸울 수는 없지. 날 위해 할인도 많이 해줬는데, 이 정도는 참아야지 않겠어? 게다가 돈을 안 준다고 한 것도 아니고, 단지 정상적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건데, 내가 여기서 뭐라고 하다가 괜히 판매원이 ‘그럼 환불하세요.’라고 하면 완전히 헛수고가 되는 거 아니겠어?’ 그러면서 윤우선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문제는 지금 내 카드에 남은 게 50만 원 남짓이라는 거야. 50만 원으로 며칠이나 버틸 수 있을까....’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일부러 태연한 척하며 판매원에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나중에 용돈은 만들면 되니까요.”판매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오후 1~2시 사이에 열리는 추첨 행사에 꼭 오세요.”“그래요!” 윤우선은 웃으며 말했다. “그때 가서 1등 상품에 꼭 당첨될 거예요!”판매원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요 분명히 좋은 소식이 있으실 겁니다!”윤우선은 새로 산 목걸이를 챙기고 홍라연에게 말했다. “형님, 이제 가시죠.”홍라연은 부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알겠어, 동서. 동서 정말 운이 좋네. 이렇게 좋은 기회를 잡다니, 정말 부러워.. 그리고 2400이나 절약한 거잖아!”윤우선도 기분이 너무 좋아 웃으며 말했다. “사실 말이죠, 내가 WS 그룹과 손절한 이후로 운이 점점 좋아지는 느낌이라니까요.”홍라연은 탄식하며 말했다. “나는 언제쯤 이 집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특히 그 늙은 시어머니는 매일 얼굴만 봐도 짜증나 죽겠어!”윤우선은 웃으며 말했다. “뭐 하러 신경 써요. 어차피 몇 년 안 있으면 죽을 텐데.”홍라연도 고개를 끄덕이며 문득 떠오른 듯 말했다. “맞다, 동서. 오늘 나도 목걸이 하나 사준다고 했잖아..
여성 판매원이 말했다. “1% 캐시백을 받으실 수 있어요. 고객님께서 이 목걸이를 구매하시면, 구매 후에 1%의 금액을 돌려드립니다. 즉, 사모님께서 80만 원을 더 할인 받으시는 거나 다름없는 거죠.”“맙소사....” 윤우선은 감탄하며 말했다. “그럼, 이 9600만 원짜리였던 목걸이를 이런저런 혜택을 받으면 7200만 원이라는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거예요?”“그렇습니다!” 여성 판매원이 계산기를 두드리며 말했다. “실제 구매가는 9600만 원이지만, 총 2400만 원을 절약하시는 셈이죠!”윤우선은 기쁨에 겨워 미쳐버릴 지경이었다.윤우선이 흥분에 빠져 있을 때, 판매원이 또 다시 말했다. “그리고 구매 후에, 오늘 오후 1~2시 사이에 매장으로 오시면 무료 추첨 행사에 참여하실 수 있어요. 최고 상품은 1억 상당입니다.”“세상에나!” 윤우선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도대체 어떤 상품이길래 1억 상당의 가치가 있는 거예요?”여직원은 웃으며 대답했다. “정확히 어떤 상품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고객님께서 직접 오셔야 알 수 있습니다.”윤우선은 속으로 생각했다. ‘2400만 원을 할인 받는 것도 모자라, 1억 상당의 상품이 걸려 있는 행사에 추첨할 기회를 준다니! 이건 정말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 거 아니야? 오늘은 정말 운수 좋은 날이야!’ 이렇게 생각이 들자, 윤우선은 주저 없이 말했다. “좋아요! 오늘 구매할 게요! 당장 결제합시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자신의 에르메스 가방에서 카드를 꺼냈다.옆에서 지켜보던 홍라연은 부러움에 거의 눈물을 흘릴 뻔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윤우선 이건 대체 운이 뭐가 이렇게 개 같이 좋은 거야?! 이런 대박의 기회를 다 잡다니. 나는 매일 돈 한 푼 없이 쪼들리며 사는데, 이건 어쩜 이렇게 잘 풀릴까!?’이때, 여직원이 윤우선이 카드를 꺼내는 것을 보고 곧바로 말했다. “그럼 사모님 결제해 드리겠습니다!” 판매원은 POS 기계에 금액을 입력하고, 윤우선의 카드를 긁은 뒤 말했다. “고객님,
윤우선이 반응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홍라연은 벌써 흥분해서 외쳤다. “네?! 내 기억엔 이 매장은 절대 할인을 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렇게 가격이 싸진다고요?”여직원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맞습니다, 고객님. 저희 매장은 원래 할인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유일한 예외로, 매장 창립 기념일이라서 딱 오늘만 특별히 진행하는 이벤트입니다!”윤우선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할인을 절대 하지 않는 브랜드가 한 번에 1천만 원을 깎아 준다니, 이건 진짜 놓칠 수 없는 기회 아닌가?!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있어도, 이렇게 큰 할인은 무조건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윤우선은 오늘 이 목걸이를 사지 않으면, 밤에 자다가도 후회하며 깨어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몰래 휴대폰을 꺼내 은행 앱으로 계좌 잔액을 확인했다. 잔고는 7250만 원. 며칠 전부터 시후와 유나가 집을 비운 동안, 윤우선은 미용실에서 VIP 회원권을 충전했고, 홍라연과 함께 몇 번이나 럭셔리한 외식을 즐겼으며, 자신을 위해 새 옷도 여러 벌 샀다. 따라서 그녀가 가진 돈은 분명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그녀가 가진 모든 돈을 쓴다고 해도 여전히 800만 원 정도가 부족했다. 게다가, 더 문제는 가진 돈을 전부 써버리면 앞으로의 생활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게 될 것이었다. 있는 돈을 다 써버리면, 차에 기름도 넣지 못할 텐데, 설마 가지고 있는 것을 팔아야 하는 것인가? 윤우선은 갑자기 딜레마에 빠졌다. 이때, 눈치 빠른 여직원이 그녀의 표정을 읽고는 공손하게 물었다. “고객님, 혹시 지금 자금 상황이 조금 빠듯하신 건가요?” 그녀는 윤우선이 기분 상하지 않도록 재빨리 덧붙였다. “제가 아는 많은 분들처럼, 고객님도 아마 카드에 큰 돈을 두지 않고 대부분 자금을 투자 상품에 넣어두셨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평소에 사용하실 약간의 유동성 자금만 남겨두시는 거죠.”윤우선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한결 놓였다. 이보다 더 좋
하지만 판매원이 분위기를 이렇게까지 띄웠는데, 자신이 "이 목걸이는 너무 비싸서 살 수 없다"라고 말하면 ‘귀부인 중에서 최정상’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 아닌가 싶어 망설였다.윤우선이 속으로 조마조마하고 있을 때, 여직원이 매장의 간판 상품을 그녀 앞에 놓았다.윤우선이 고개를 숙여 가격표를 보자마자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어머나, 세상에! 1, 4, 0, 0, 0... 숫자 4 뒤에 0이 몇 개야...? 이게 14억이라고?!’앞에 있는 여직원은 목걸이를 꺼내 들고 윤우선을 한 번, 목걸이를 한 번 번갈아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손님,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이 목걸이조차도 손님 앞에서는 조금 가벼워 보이는 것 같아요.”윤우선은 눈물을 쏟을 뻔했다. ‘지금 14억짜리 목걸이가 내 앞에서 가벼워 보인다고? 내가 뭐 태양이라도 된다는 거야?’뒤에 있던 홍라연도 놀라며 외쳤다. “이 목걸이는 너무 비싸잖아요...! 14억이라니, 세금을 빼도 로또라도 당첨돼야 살 수 있겠네!”이때 여직원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돈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제가 보기에는 사모님의 분위기와 재산이라면 이 정도 목걸이는 충분히 구매 가능하실 거라 믿어요.”그녀가 이렇게 말하자, 윤우선은 조금 전부터 점점 마음이 불편해지고 있었다. 여직원은 분위기를 띄우는 데 정말 능숙했다. 처음엔 윤우선이 꽤나 기분이 좋았지만, 하지만 너무 극단적인 성격이라 지금은 진퇴양난의 상황이 되어버렸다.그때 여직원이 화제를 바꾸며 진지하게 말했다. “사실 제 생각엔, 이런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크기, 화려함에만 치중해서 오히려 너무 촌스러워 보일 수 있어요. 결국 돈 냄새가 너무 진하면 오히려 품격이 없어 보이기도 하죠.”윤우선은 이 말을 듣자 눈이 번쩍 뜨이며 외쳤다. “아, 그렇죠. 아가씨 말이 딱 맞아! 이렇게 큰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목에 걸면, 그냥 목에 ‘나 돈 많음!’이라는 글자를 단 것 같잖아. 촌스럽고, 그러니까 정말 촌스러운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