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나머지 2대의 헬기는 이가 닌자들이 탄 차량 2대를 뒤쫓아 날아갔다.닌자들은 고가도로에 있었기 때문에 숨을 곳이 없었다. 그들은 차를 몰며 미친듯이 엑셀을 밟고 있었지만, 헬기는 이미 머리 위로 바짝 다가와 있었다..! 이들이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할 때, 헬기에 타고 있던 특전사 대원들이 두 차량의 앞 보닛을 그대로 철갑탄으로 격파시켰다!특전사 대원들이 사용하는 철갑탄은 군용 장갑차도 버틸 수 없을 정도로 관통력이 뛰어나기에 민간인들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 엔진에 맞는다면 말할 것도 없을 정도로 엔진이 망가지게 된다.엔진이 손상되자 차량은 즉시 동력을 잃었고, 차의 속도는 점점 느려져 결국 정지해버렸다. 차에 타고 있던 닌자 6명은 놀라서 문을 열고 내려 머리를 감싸 쥐고 도망치려 하자, 헬리콥터가 다리 위 2~3미터 높이에서 멈추었다. 그 후 특전사들이 재빨리 내려와 검은색 총구를 그들의 머리를 겨눴다.20명의 특전사가 6명의 닌자를 복종시켜 항복시켰고, 그들은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 이토 유키히코와 다나카 코이치는 그 시각,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다.......마츠모토 요시토는 지금 집에서 전략을 세우고 있었다. 그는 마치 도박꾼처럼 집중하여 매우 높은 몰입감에 취해 있었다. 다만, 이번 도박판이 너무 커서, 그는 흥분과 동시에 조금 긴장하며 이 도박판을 운영하다가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질까 두려워했다..!지금, 다카하시 마모치는 이미 죽었고, 이토 유키히코는 곧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두 사람이 모두 죽으면 자신은 이제 일본 비즈니스계에서 최상위에 있는 포식자가 될 것이다!! 긴장과 흥분이 가득한 그는 위스키 한 잔을 들고 시간을 계산하고는 유키히코가 죽었을 것이라 추측하며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암살 책임자인 이가 닌자 리더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런데 갑자기, 통신 장애가 다시 발생했다..! 10분 전 까지만 해도 휴대폰 통화를 할 수 있었는데, 갑자기 ‘발신 제한 구역’이라는 알람이 뜨며 전
마츠모토 요시토는 엘에이치 그룹이 자신을 찾아올 줄은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여자가 자신에게 사건의 경위를 말하자, 그의 온몸은 전율이 느껴지며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집에는 경호원들이 많은데, 어떻게 그냥 들어온 거지..!?” 요시토의 집은 늘 경비가 삼엄했다. 남을 해치려는 악의를 품은 사람일수록 방어에 대한 경계심도 강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그는 혹시라도 남들의 음모를 피하기 위해 집에 20명의 경호원을 배치했는데, 여기에는 여러 소규모 가문의 닌자들도 적지 않게 배치되어 있었기에 방어력이 매우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는 도대체 이 여자가 어떻게 들어왔는지, 왜 자신은 아무런 인기척도 듣지 못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러자 여자는 차분하게 웃음 지었다. "경호원들이 많아도 상관없어요. 그냥 다 죽이면 되죠? 게다가 사람도 많지 않고.. 당신의 가족들까지 포함해서 36명 정도 되었나..? 그런데, 지금은 모두 죽고 당신과 옆에 있는 저 비서만 남았네요..? 그리고 당신은.. 우리 엘에이치 그룹의 부하들을 십여 명이나 죽였으니 당연히 이자는 더 받아야지?"마츠모토 요시토는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창백하고 떨리는 얼굴로 소리쳤다. "너.. 너.. 너희들이 우리 가족을 죽였다고?”"맞아."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걱정 마, 우리 그룹은 일 처리를 할 때 꽤 예의를 차리거든.. 당신 부모님, 아내, 아이들, 그리고 남동생, 남동생의 아내까지 모두 독으로 죽어서 피는 흘리지 않았어.”요시토는 두 다리에 힘이 빠졌고, 자신도 모르게 몇 걸음 뒤로 물러나 소파에 주저앉았다..! 그는 온몸에 핏줄이 터지는 듯한 분노를 느끼며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아무리 그래도 아내와 아이들은 죽이지 말았었어야지!!! 대체 왜?! 무슨 원한이 있으면 언제든지 나를 죽이면 되지! 왜 우리 가족에게 손을 대는 거야!!!!”그러자 여자는 웃으며 물었다. "왜? 마츠모토 요시토 회장님이 언제부터 이런 ‘인정’에 대해
지금의 아내는 마츠모토 요시토와 전처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을 싫어했기 때문에, 요시토는 재혼 후 장남까지 쫓아내고 전처와 함께 살게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자, 요시토와 재혼한 부인은 아들 둘을 낳았기 때문에, 그는 요 몇 년 동안자신의 전처와 장남을 좀처럼 떠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요시토는 전처와 아들을 떠올리며 마음속에 조금의 위안을 받았다. 적어도 자신이 죽은 후에 마츠모토 가문의 핏줄이 오늘 밤 완전히 끊어지지는 않을 테니까..! 자신의 장남은 계속해서 자신의 가문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요시토에게 이보다 더 위로가 되고 다행인 일은 없었다.하지만, 눈앞에 서 있는 엘에이치 그룹 출신의 여성은 마치 그의 생각을 간파한 것 같았다. 이 여인은 갑자기 입을 떼며 물었다. “마츠모토 요시토 씨, 또 다른 아들이 있다고 하던데..? 후후후훗?!”마츠모토 요시토는 깜짝 놀라 말했다. "아닌데..!? 누구한테 들었지? 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어!""어머나?! 다들 어른인데 이런 치졸한 거짓말을 해서 망신당할 필요는 없죠~~~ 후후훗!! 당신의 장남의 이름은 마츠모토 다로라고.. 당신이 집안에서 쫓아낸 뒤 성을 바꿨고, 당신 전처의 성을 따라 구로사와 쇼타로로 이름을 바꿨더라고?! 올해로 12살, 도쿄에서 멀지 않은 야마나시현에 살고 있던걸? 내 말이 맞지 않아???"마츠모토 요시토는 그녀의 말을 듣고 벼락을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잠시 후, 그는 눈물을 흘리며 온몸을 떨었고 ‘쿵’하고 무릎을 꿇은 뒤 소리쳤다. "제발!!! 내 아들을 죽이지 말아주십시오!! 나는 이제 이 아들 하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 아이도 죽으면 우리 마츠모토 가문은 완전히 대가 끊겨요!!! 그러니 우리 가문에 핏줄을 남겨주세요! 제가 이렇게 머리를 박겠습니다!!” 이 말과 함께 요시토는 자신의 머리를 단단한 대리석 바닥에 내려쳤다..!그는 지금 심히 절망하고 후회하고 있었지만, 눈앞에 온 가족의 시신이 놓여 있고 이미 그들을 살릴 방법
이 시각, 도쿄 경찰청.경찰청장은 이토 유키히코 회장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담배 한 대를 꺼내어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이고는 한 모금 들이마셨다. "하아.. 이 기이한 날들이 언제 끝나려나..”그러자 옆에 있던 직원 한 명이 급히 말했다. "청장님, 엘에이치 그룹 남매는 아직 못 찾았는데요..!”그러자 경찰청장은 화를 냈다. "아악!!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말라고! 그 남매는 아직 생사불명 상태야! 생사불명의 뜻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거지 이미 죽었다는 건 아니라고! 일단 오늘 밤 나의 요구는 간단하다. 누군가 죽었다는 것을 나에게 말하지 마! 그것 만으로도 나는 만족스러울 테니까, 일단 나머지는 내일 다시 이야기하지!”그러자 직원은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청장님,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으니 먼저 집에 가서 쉬십시오.”"그러지." 경찰청장은 담배를 피워 물며 "돌아가서 푹 쉬어야겠어.."라고 말했다. 경찰청장이 건물을 빠져나가려고 하는데 누군가 뛰어들어와 숨을 헐떡거렸다. "청장님, 청장님!!!!! 큰일 났습니다, 청장님!!!"경찰청장은 당황스러움에 물었다. "뭐야?! 또 무슨 일이야?""마츠......마츠모토 요시토 회장입니다....!! ..마츠모토 요시토 회장의 집에 일이 생겼습니다!!!"경찰청장은 당황하며 물었다. "뭐야?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 이토 유키히코 회장, 이제는 마츠모토 요시토 회장까지!! 숨 쉴 틈이 없잖아!!? 말해 봐! 마츠모토 요시토 회장에게 이번에는 무슨 일이 생겼나? 살아는 있나??" 경찰청장은 이제 사람이 살아 있기만 하면 되고, 상처를 입거나 불구가 되는 건 상관이 없었다. 자신의 유일한 요구는 더 이상 사람이 죽지 않는 것이다.그러자 상대방은 두 눈을 크게 뜨고 공포에 질려 말했다. "청장님..!! 마츠모토 가문에 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집안에 30여 명이 다 몰살당했습니다..!”"뭐라고오오!?!" 경찰청장은
이토 나나코는 시후에게 하고 싶은 말이 가득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부잣집에서 태어났다고는 하지만, 어린 시절은 그리 즐겁지 않았다. 그녀의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재혼하지는 않았지만, 나나코가 어린 시절에 느꼈던 빈자리를 채워주지는 못했다. 또 유키히코 회장은 하루 종일 일하느라 바빴기 때문에 나나코에게 할애할 시간이 워낙 적었다. 게다가 이토 유키히코는 늘 진지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나코는 어린 시절 많은 사랑을 받지 못했다. 나나코의 어머니는 대감집 규수였기에 살아 있을 때 아주 전통적인 방식으로 나나코를 교육했다. 따라서 그녀 역시도 어머니를 따라 다도, 삽화, 자수 등을 배웠고 시문을 많이 배우고 익혔다. 나나코의 첫인상에서 풍겨 나오는 우아한 분위기는 아마도 어머니와 교육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나나코는 무술에 빠져 들었는데, 이는 무술을 익힐 때면 현실에서 느끼는 슬픔과 불행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현실 도피 차원에서 무술을 익혔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무술 자체를 좋아하게 되었다.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다 한 뒤 시후에게 물었다. "시후 군, 혹시 시후 군의 어릴 적 이야기를 해줄 수 없을까요..?”시후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나의 어린 시절은 극단적이었다고 할 수 있어요. 여덟 살까지는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잘 살았죠. 부모님은 금슬이 좋으셨죠, 재산도 넉넉했고, 먹고 사는 것에는 걱정이 없었지만, 여덟 살 때 부모님이 뜻하지 않은 죽음을 당했고 나는 길거리를 떠돌아다니는 고아가 되었어요. 그 후 계속 성인이 될 때까지는 줄곧 보육원에서 자랐어요.”"에에?!" 이토 나나코는 이 말을 듣고 놀라며 안타까워했다. "어어!! 미안해요..! 나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괜찮아요, 미안할 필요 없어..""그럼.. 내 어린 시절은 시후 군보다 훨씬
나나코는 아버지가 이렇게 늦은 시간에 자신에게 전화할 줄은 몰랐다. 그래서 그녀는 긴장한 채 시후에게 말했다. "시후 군, 아버지의 전화를 받아야 할 것 같아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럼 받으면 되죠? 하하.."나나코는 급히 수신 버튼을 누른 뒤 "아버지, 이렇게 늦게 저에게 전화하셨네요? 무슨 일이세요?"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러자 수화기 너머로 이토 유키히코의 허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나코.. 이 아버지에게 좀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서.. 네 안부를 확인할 겸 전화했다.. 교토 쪽은 괜찮니..?"나나코는 아버지의 말을 듣자 급히 물었다. "네??? 아버지, 무슨 일이세요?! 심각한 건 아니죠??”"다나카 코이치와 함께 누군가에게 쫓기다가 다행히 탈출했다. 우리는 운 좋게도 무사히 벗어 났지만, 그 놈들이 너에게도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으니 혹시나 해서 확인 차 전화했다.." 지금 유키히코는 도쿄 대형 병원의 VIP 병실에 누워 있었고, 닌자, 경호원, 도쿄 경찰청의 경찰들이 3개 층을 완전히 철통방어하고 있었다. 병상에 누워 있는 유키히코는 언뜻 보기에는 심한 외상은 없는 것 같았지만, 무릎 아래쪽은 완전히 사라졌고 두 다리의 허벅지 끝에는 두툼한 거즈만이 그의 다리를 감싸고 있었다.고가도로에서 추락한 뒤 유키히코의 뇌와 내장은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추락의 충격을 주로 받은 두 다리는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따라서 발바닥과 발목, 종아리뼈가 거의 다 부서졌으며 피범벅이 된 그의 보기에 굉장히 참혹했다.이러한 상황에서 의사들은 그의 다리가 완전히 회복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부서진 뼈와 심각하게 손상된 근육은 이미 생명력을 잃었기 때문에 큰 감염 위험에 처해 있었다. 의사들은 그래서 최대한 빨리 심하게 손상된 다리를 절단해야만 더 이상의 손상을 멈추고 유키히코의 목숨을 지킬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일반인의 경우 신체 조직이 대규모로 죽어 버리면, 대부분 회복 가능성이 없다. 따라서 심각하
이토 유키히코는 서둘러 말했다. "오지 마라.. 지금 도쿄는 매우 혼란스럽다. 하루 이틀 만에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 죽었어.. 게다가 너는 건강이 안 좋으니 교토에서 잘 쉬고 있도록 하거라..”"아버지, 제 부상은 이미 다 나았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러니 제가 가능한 한 빨리 도쿄로 가서 돌봐 드릴게요..!”유키히코는 딸의 부상이 완쾌될 것이라고 믿지 않고 있었기에, 나나코가 그를 위로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그는 딸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나나코, 내 말을 듣고 교토에 가만히 있어라. 아무데도 가지 말고 도쿄에는 절대 오지 마!"나나코가 또 뭔가 말을 하려고 하자, 유키히코는 성질을 냈다. "네가 도쿄에 몰래 온다면, 나는 너를 딸로 인정하지 않을 거다!!” 그는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나나코는 전화를 끊자마자 눈물을 글썽이며 아버지를 걱정했다. 휴대폰에 들리는 아버지의 목소리는 확실히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버지의 부상은 뭔가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러자 옆에 있던 시후가 물었다. "나나코 양,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네.. 아버지가 너무 걱정돼요..”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께서 전화하셔서 누군가에게 쫓기셨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병원에 입원해 계신다고 해요..” 말을 마치자 그녀는 시후를 바라보며 울먹거렸다. "시후 군, 나 너무 걱정돼요..!”시후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아버지는 생명에 지장이 없을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이토 나나코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버지께서 분명 뭔가 제게 숨기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결국 그녀는 눈물 젖은 눈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시후 군, 지금 도쿄로 돌아가고 싶은데.. 혹시 도와줄 수 있을까요..?”"내가 어떻게 도와줄까요?”"아버지께서 저를 돌아오지 못하게 하셨어요.. 제가 만약 집안의 직원들에게 말한다면, 그들은 절대 승낙하지 않을 거예요. 심지어 저를 집에 가둬 둘 수도 있겠죠. 우
늦은 밤, 시후는 이토 나나코를 태우고 차를 몰아 도쿄로 향하며 길을 질주하고 있었다. 도쿄로 가는 도중에 안세진은 시후에게 전화를 걸어, 시후가 일을 다 끝냈는지 그리고 언제 오사카로 돌아가는지 물었다.시후는 당분간 돌아올 수 없다고 했고, 아마도 내일 중에나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답했다.안세진은 시후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지만, 시후가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아무도 그를 위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안심했다.조수석에 앉아 있는 나나코는 가는 내내 긴장한 모습이었다. 아버지가 통화로 위험한 상태가 아니라고 했지만 은근히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시후는 3시간여 뒤 차를 몰고 도쿄로 돌아와 도쿄 최고의 대형 병원인 도쿄대학 부속병원 앞에 섰다..! 이 병원은 일본에서 세계에서 가장 최고 수준의 치료 기술을 가진 대표적인 병원이었다.차가 멈추자 나나코는 얼른 문을 열고 내리려고 했지만, 차에서 내리기 전 시후를 보고 물었다. "시후 군, 같이 갈래요?”시후는 약간 당황한 듯 말했다. "아버지께서 저를 별로 보고 싶지 않을 걸요..?”이토 나나코는 진지하게 말했다. "시후 군, 당신이 제 목숨을 구했잖아요.. 그러니 아무리 큰 오해와 갈등이 있더라도 아버지께서는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시후는 잠시동안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래요, 그럼 같이 가죠.” 사실, 시후는 이토 유키히코가 나나코의 아버지이기 때문에, 만약 그의 몸에 정말 큰 문제가 있다면, 자신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두 사람이 VIP 병동을 찾았을 때 엘리베이터 입구부터 휴게실, 복도까지 모두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이 보였다. 이 중 절반은 이토 그룹 출신이고, 절반은 도쿄 경찰청이 파견한 특수팀 소속이었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밖에서 사람들이 경계하며 엘리베이터를 쳐다보았고, 나나코와 낯선 남자가 함께 왔다는 사실에 모두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때, 한 중년 여인이 빠른 걸음으로 달려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